- 끝도없는 귀여움이란 것에 대해 생각한다. 그러니까 특별히 귀여운 말과 행동, 같은 게 아니라, 그냥 뭘해도 귀여운 상태. 무슨 말을 해도 뭘 해도 귀여우면 그건 이미 게임끝! 아닌가.


다음주에는 조카의 생일이 있다. 지난 금요일, 엄마와 남동생과 셋이 술을 마시던 중에 조카의 전화를 받았다. 이모 생일선물로 나 연필이랑 지우개랑 샤프심이랑 사줘! 란다. 그래서 알았다고 말했는데 옆에서 남동생이 삼촌은 뭐 사줄까? 물으니 삼촌은 자두 사줘! 하는 거다. 자두? 자두를 생일 선물로 사달라고?



"타미야, 자두? 타미 자두 좋아해?"

"응. 나 하루에 네 개씩 먹어!"



아.... 귀여워. 너무 귀엽다. 자두 하루에 네 개 먹는다는 이 말이 정말이지 너무 귀여워서 자지러질 것 같아. 전화를 끊고 폭발하는 사랑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다음날인 토요일. 친구들과 술을 마시기 위해 만났는데, 아직 도착하지 않은 친구를 기다리고 있으려니 조카로부터 전화가 왔다. 자기 선물 샀냐고 묻더라. 아니, 이모가 내일 살거야, 라고 말해줬는데. 



"삼촌한테 자두는 적당히 사라 그래."

"적당히?"

"응. 나 자두 하루에 네개 넘게 먹을 수 있는데 엄마가 네 개밖에 안줘."



아..........이 폭발하는 귀여움. '자두', '네개', '먹다' 이 모든 단어들 중에 귀여움을 포함한 단어는 1도 없지만, 나는 귀여워서 곧 쓰러질것 같은 기분이 되었다. 너무 귀여워서 친구들하고 술먹다가, 아아, 너무 귀엽지 않아? 하고 조카찬양... 이 말이, 이 대화가 특별할 게 없는데, 진짜 아무것도 없이 그저 귀여운 거다. 귀엽고 사랑이 폭발해. 뭔가 특별히 한 게 아니어도, 뭔가 특별히 말한 게 아니고 특별한 단어를 쓴 게 아니어도 이렇듯 귀여움으로 가득찰 수 있다니. 이러면 그냥 끝 아닌가. 끝이야, 끝. 이건 그냥 사랑이야, 사랑이라구!!!!!!!!!!!!!!!!!!!!!!!!!!!!!!!!





- 트윗 타임라인에 영화 《아수라》에 푹 빠진 사람들이 많길래, 으응? 왜지? 왜 때문이지? 하고 궁금해서 나도 다운 받아 보려고 했는데, 내가 그 영화를 참을 수 있는 시간은 6분이었다. 3분에 끌까 하다가, 그래도 뭔가 있으니까 사람들이 그토록 좋아하는걸텐데, 그걸 찾기 위해서 좀 더 보자, 하다가 결국 6분만에, 아아, 난 안찾을래, 하고 꺼버렸다. 워낙에 폭력영화 보고싶은 생각 1도 없어하는 사람이지만, 그래도 그 뭔가를 찾기 위해 보려고 했어...그렇지만 정우성이 상대의 얼굴을 주먹으로 가격하는데 아아, 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불한당》도 당연히 패쓰하려고 했었는데, 아 또 타임라인이 불한당으로 난리가 난거다. 왜지, 왜때문이지, 궁금한 나는, 막 조직폭력배? 깡패? 들 나와서 싸우는 거 넘나 싫어하지만, 또 다운받아 보기 시작했다. 아니, 그런데 임시완, 애.. 뭐지? 아름답다.... 뭐랄까, 아름답고 깡으로 가득한 똘끼 충만한 ... 남자야. 매력적이다. 뭐지, 왜.. 매력적이지... 그러고보면 나는 임시완이 출연했던 걸 본 기억이 별로 없는데, 음... 아, 《변호인》 .. 거기에서만 보고 임시완을 또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근데 이 영화에서 너무...아름답고 예쁘고... 30분 보다가 잘라고 멈췄는데, 자리에 누워서도 아아 자꾸 임시완 얼굴 떠오르고.. 궁금해...임시완 보고싶어... 막 이렇게 되는거다?


물론 이 영화도 중간에 끄려고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허준호 고문 장면 ㅠㅠ 에서였다. 아 진짜 너무 힘들어가지고, 나는 보다말고 중간에 으윽, 하고는 고개를 옆으로 돌려버린 것이다.


나는 왜이렇게 폭력물 보기 힘든 사람이 되었나..



예전에는 심한 폭력물을 힘들지 않게 보았던 것 같은데..아닌가? 나 그 뭐냐, 비(정지훈) 나오는, 닌자 어쩌고 영화도 봤고, 잘 기억은 안나지만 그 영화도 엄청 잔인했던 것 같은데... 


나이먹을수록 볼 수 있는게 더 많아지는 게 아니라 볼 수 있는게 더 적어진다는 생각이 든다. 귀신 나오는 것도 못보겠고 ㅠㅠ 귀신 너무 무서워 ㅠㅠ 이렇게 고문하고 때리고 이러는 것도 못보겠다 ㅠㅠㅠㅠㅠ 내가 특별히 평화주의자여서가 아니라(오스카!!), 모르겠다, 못보겠다. 그렇지만 이 불한당은 끝까지 보고싶다... 임시완...보고싶어.... 마지막에 어떤 식으로 나올지 너무 궁금한거다. 이 매력적인 또라이가 어떻게 되는거지?







- 토요일 친구들을 만나러 갈 때 가방 무거운 게 싫어서, 큰 맘 먹고 책을 빼고 크레마를 들고 나갔다. 크레마를 가지고는 있지만 잘 사용하지 않아서 주요 기능도 알지 못하고 있었는데, 조명을 좀 밝게 하려다가 그건 못찾고 글자 크기를 키웠다. 그런데 오!! 글자 크기 키우니까...어쩐지 씐나는 거다! 좋은데? 뭔가..나 이북으로 뭔가 좀 읽을 수 있을 것 같은데? 하는 마음이 됐던 것. 글자 크기 이렇게 커지다니, 이게 뭐라고 이렇게 씐나지? >.< 

그렇게 친구들을 만나기 전까지 이북으로 책을 조금 읽었다.

















두꺼운 책이라서 이 책을 언제 다 읽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글자 포인트 크게 해놓고 씐난다면, 이북으로 완독에 도전할 수 있지 않을까,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다른 분의 서재에서 《모비딕》을 크레마로 완독하셨다는 글을 보게 됐다. 오호라? 나도 모비딕 읽고 싶어했었고, 아직 사기 전이었고, 흐음, 그렇다면 이북으로 사서 도전해볼까? 하는 도전 의욕이 불끈 샘솟는 거다. 게다가 여름휴가갈 때 비행기 안에 여섯시간 반을 있게 될텐데, 나는 항상 캐리어에 책을 꾹꾹 눌러담아 가져가지만 읽지 않고 돌아오는 사람이었으니, 이제 무거운 종이책대신, 여행갈 때는 크레마가 어떨까? 그리고 그 안에는 모비딕을???

















나는 여행갈 때를 대비해서, 이 북 몇 권쯤은 질러둬야 하는 건 아닐까? 아아, 설레인다, 설레어... 근데, 글자크기 크게 해놓고 씐나하는 건...내가 노안이 왔다는 증거, 바로 그것인걸까?















- 토요일에 친구들하고 2차로 찾아간 레스토랑에서는 와인이 한 종류 뿐이라며, 위에 있는 루프탑바로 가라고 했다. 거기는 와인이 많다고. 그러면서 제가 안내해드릴게요, 하고는 우리를 엘리베이터 앞까지 안내하고 버튼을 누르고 같이 기다려주는 게 아닌가. 우리는 알아서 갈테니까 그만 들어가시라고 했는데, 그 직원이 들어가고나자 여자 셋이서 '아 훈남이 친절해' 이러면서 너무 좋다고 호들갑을 떨었다. 이런 거 진짜 너무 좋잖아? 그러고는 루프탑 바에 갔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거기 직원은 완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 잘생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내가 진짜 인물 안보고 사람 좋아하는데, 그러니까 사람 좋아할 때 인물은 크게 신경 안써서 그동안 못생긴 남자들하고도 잘만 사귀었는데, 그건 그거고, 잘생긴 사람 보면 기분이가 좋아지는 걸 내가 어쩔 수가 없네 ㅋㅋㅋㅋㅋㅋㅋ 게다가 완전 친절한거다. 친절하고 너무 잘해줘. 그래서 참 기분이가 좋아. 우리 여자 셋은 잘생겼다, 친절하다, 이러면서 술집 엄청 좋아해가지고, 우리가 감당하기 벅찰만큼의 레스토랑이었지만 눌러 앉아서 술을 열심히 마신 것이다.



이렇다. 

귀엽고, 다정하고, 자상하고, 친절한걸 좋아한다. 이 얘길 하고 싶었다, 나는. 귀엽고 다정하고 자상하고 친절한 게 최고다. 일전에 누구였지, 누가 그린 만화에서 남자가 여자를 때려가면서 사랑을 표현하던데, 그러면서 나쁜 남자(?) 타이틀 쓰던데, 그건 쓰레기같은거고, 우리는 그런 남자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귀여움이야 눈에 꽁깍지라, 상대가 귀여운 짓을 한다기 보다 그냥 내가 너무 귀엽게 보는 거지만, 다정하고 자상하고 친절한 건, 그 사람의 노력이고 의지다. 다정한 천성이야 왜 없겠냐마는, 사람은 자기 중심적 동물이라, 내 기분이 나쁜데도 상대에게 다정하기는 힘들다. 또한 내 기분이 좋다고 해도 상대의 기분까지 좋게 만드는 다정함을 보이기 위해서는, 순간순간 애를 써야 하는거다. 다른 사람을 대할 때 생각을 하고, 예의를 차리고, 매너를 가지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좋다. 이건 분명한 사실이다. 누군가 나를 좋아하길 원한다면, 누군가의 관심과 애정을 받고 싶다면, 내가 다정하게 다가가야 하는 게 우선이다. 배려를 먼저 하는 게 우선이다.





- 언제나 그렇듯이 책사고 싶다. 장바구니에 책이 또 어마어마하게 들어있는데, 나는 5만원어치만 사고 싶고... 그래서 내 장바구니에 담긴 그 많은 책들중에서 대체 뭘 골라야할지 모르겠다. 들뢰즈를 좀 공부해볼까, 하는 서투른 생각이 들어 입문서를 추천 받아 놓았고, 철학을 공부하고 싶어 철학에 대한 책도 장바구니에 넣어두었다. 소설도 읽고 싶고 페미니즘 관련 서적도 사고 싶다. 여기저기서 보고 찜해둔 어린이책도 읽고 싶다. 그래서 이 많은 책들 중에서 대체 뭘 골라야 할지 모르겠어 ㅠㅠㅠ




























- 출근길에 버스정류장 근처에서 버스를 '뛰었지만' 놓쳤다. 으으윽- 하고 부르르 떨고 있었는데, 3분쯤 기다려 다음 버스가 왔다. 아까 그 버스를 탔으면 더 빨리 갔을텐데, 뭐 지금도 괜찮지많, 하고 버스를 타고 자리 잡고 앉았는데, 회사 남자과장이 뒷자리에서 다가와서는 커피를 마시잔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잠깐 고민하다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정거장 전에 내려 그가 사주는 커피를 낼름 받아 마셨다. 놓친 버스를 탔다면 커피를 얻어 마실 수 없었을텐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주문했고, 그는 차가운 돌체라떼인가를 주문했는데, 벤티사이즈라서 정말 크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니까 나는 조금 더 빨리 가지는 못했지만, 아메리카노 한 잔을 얻었다. 그런 아침이었다. 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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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7-07-11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름휴가갈 때 비행기 안에 여섯시간 반을 있게 될텐데... --> 어디일까 잠시 생각. ㅎㅎ

2017-07-11 10: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연 2017-07-11 11:32   좋아요 0 | URL
아 맞다 ㅋㅋㅋㅋ 잊고 있었네요~ 부럽^^

무해한모리군 2017-07-11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느순간 잔인한걸 정말 못보겠어요. 잔상이 쉬이 잊혀지지도 않고. 옥자도 음악도 마음에 들고 꼭 보고 싶은데 도살장이 나온다고 해서 못보고 있어요. 제가 맥.도.날드 다큐를 보고 일년이상 햄버거 못먹었는데 영영 고기를 못먹게 될거같아서 아예 안볼려구요.

저도 오만원어치씩 사서 다읽고 또사야지 생각하지만, 오늘도 무심하게 대하던 옆자리 대리가 다른사업부로 간다기에 선물사러 들어왔다 제것도 또 이따만큼 사고야 말았어요. 읽기는 쥐똥만큼 읽는데 ㅋㅋㅋㅋㅋ

다락방 2017-07-11 13:46   좋아요 0 | URL
나이들면서 자극적인걸 싫어하게 되는걸까, 라는 생각도 드네요. 예전엔 보던 것들인데. 누가 누구를 때리는 장면을 보는게 진짜 힘들더라고요. 최근엔 ‘년‘자 들어가는 욕도 듣기가 너무 힘이 들고 ‘~녀‘도 듣기
싫은데, 나이들수록 사는 게 쉬워지고 편해지는 게 아니라 더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더 불편해지고요. 피해야할 것들 투성이란 생각이 들어요. 게다가 또 꼴보기 싫어지는 인간은 어찌나 늘어나는지... 저는 옥자는 아무 이유없이 그냥 안보고 싶어요. 궁금하지가 않아요. ㅎㅎㅎㅎㅎ


저렇게 많은 책이 들어있는데 저기서 오만원어치를 선별하려니 너무 머리가 아프네요. 대체 뭘 골라야 할지.. 하하하하하. 저도 읽기는 쥐똥만큼 읽으면서 사기는 어마어마하게 사대서 큰일이에요. 있는 책만 다 읽어도 몇 년은 책 안사도 될텐데 말이지요. 이런 반복되는 페턴이라니...Orz

비연 2017-07-11 16:01   좋아요 0 | URL
읽기는 쥐똥만큼 읽는다는 말에 ... 갑자기 격하게 동감이 가는 것은 -.-;;
그 와중에 오늘 어마어마하게 책을 주문한... 아하하~ ㅜㅜ

다락방 2017-07-11 16:06   좋아요 0 | URL
저는 아까 이 페이퍼 다 쓴다음에 한바탕 주문하려다가 여태 참고 있어요. 내가 참는데까지 참아보리랏! 하는 마음으로다가 주문을 최대한 뒤로 미루고 있어요. 어디 한 번, 버텨볼랍니다. 후후훗.

조선인 2017-07-12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참 다락방님이 영 귀여워서. ㅎㅎ

다락방 2017-07-12 17:08   좋아요 0 | URL
아이참 조선인님도 별말씀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해맑게 좋아한다)

2017-07-30 2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7-07-31 08:09   좋아요 0 | URL
아니 이런 일이 다 있나요 ㅋㅋㅋㅋㅋㅋ 문자 넣을게요 ㅋㅋㅋㅋㅋㅋㅋ
 
그림자밟기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13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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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고통당한 이들을 위로하려고 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라 마음이 좋은데, 그러다가도 불쑥, 고통을 주는 것도 인간이란 생각에 인류애가 사라진다. 또 그러다가 다시 아, 그래도 그들의 영혼을 만져주는 존재도 인간이야...이렇게 눈물도 핑- 고이고.

2. 메밀국수 먹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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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왕 짱이닷. 내가 이 책 상품넣기 하려고 검색한 제목은 '나는 너를 어떻게 잃었는가' 인데, 이 책이 제대로 검색된다. 만세! ㅋㅋㅋㅋㅋㅋㅋㅋ



여자는 자신의 15개월된 아기를 죽였다는 죄로 감옥에 갇혔다가 3년만에 가석방되어 풀려난다. 여자는 자신이 아기를 죽였을 때의 기억이 전혀 없고, 사람들이 그녀의 산후우울증을 지적하길래, '그런가' 한다. 이게 중요한 지점인데, 나라는 자신에 대해서 내가 확신을 가지려고 해도, 주변 모두가, 나를 제외한 모두가 그렇지 않다고 말하면 이게 빠져나갈 방법이 없는 거다. 여자는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이 아기를 죽였을 것 같지가 않다, 기억에도 없을 뿐더러 자신이 아기를 사랑한 추억만이 고스란히 떠오르는 거다. 그런데, 사람들 모두가 자신이 아기를 죽였다고 한다.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부분에서, 내가 아기를 죽였다고?? 나는 살인자네... 하게 되는 거다.



결국 그녀는 가석방 후에 끊임없이 가해지게 되는 위협에 대해서도, '이거 기억 못하는 사이에 내가 한건가?' 하며 자기 의심을 하게 된다. 여러 사람이 한 사람을 지옥에 가둬두는 게 이렇게나 쉽다. 그녀는 자기가 한 짓이 아닌데도 자기가 했다고 생각하게 되고, 자기가 한 짓이 아닌데도 이것도 내가 했나 의심하게 되는 지경에 이르렀으니까. 



여자는 어쩌면 모든 것이 처음부터 잘못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하면서 어쩌면 살아있을지 모를, 살아서 네 살이 되었을지 모를 아들을 찾기 위해 위험속으로 빠져든다. 그 과정에서 그녀를 돕는 친구들과 멀어지게도 되지만, 결국 '내 스스로 헤쳐나가야 한다'며 문제 해결의 정점에 서게 된다. 



어느 지점부터 나는 여자주인공을 페미니즘으로 대치시켜도 이야기의 흐름이 맞아 떨어진다는 생각을 했다. 작가가 그런 의도로 쓴 건 아니지만, 주변에서 사람들이 그녀가 잘못했다고 모두 말하고 그래서 그녀가 자신을 의심하고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것도, 그녀가 앞으로 나아가도록 조력자가 생기는 것도, 그러니까 한 사람의 여자가 자신의 인생을 행복하게 잘 살고 싶었는데 그걸 방해하는 사람이 너무나 많은 것도, 특별히 더 나쁜 남자그룹이 있고 그것이 잘못됐다는 걸 알면서도 빠져나오지 못하는 구성원들이 있는 것도.... 왜 그냥 평범한 삶을 사는게 힘들어진거지? 뭔가 여기에 대해서 쓸 얘기가 있어서 페이퍼 쓰기 창을 눌렀는데, 막상 열고나니 이야기가 정리가 안되네... 내가 할 수 있는 건 여기까지인가... 정리가 힘들어요...정리는 내몫이 아닌듯.


앗 이야기가 어떻게 되려고 이렇게 꼬이고 꼬이는가... 하면서 책장을 빨리 넘길 수 있었지만, 다 읽고나서는 딱히 더 생각나지는 않는 책이다. 영화로 만들어지면 더 재미있을 것 같은데, 이렇게 영화로 만들어지면 좋을 책은 내가 좋아하는 책의 종류는 아니다. 기욤 뮈소라든가, 그 누구냐, 더글라스 케네디라든가... 




- 오늘 새벽에는 슬픈 꿈을 꾸었다. 아침에 잠에서 깨어 그 선명한 꿈의 기억으로 괴로웠다. 이걸 어서 털어내고 싶어서, 아침 일찍부터 친구에게 다다다닥 꿈얘기를 터뜨리듯 했다. 그리고는 개꿈이라고 말해줘, 라고 말했더니 친구는 개꿈이라고 해줬다. '나 김밥 먹고있다'고 했더니, 자신이 꿈해몽을 좀 할 줄 아는데, 그 꿈은 김밥을 먹게 되는 꿈이라고 했다. 빵터졌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출근하기 위해서는 집 앞에서 신호등 하나를 건너 버스를 타야하는데, 신호등의 빨간불이 들어오지 않더라. 고장나있었다. 112에 문자메세지로 신고가 가능하다는 걸 알고 있던 나는, 사진을 찍어 여기에 신호등 고장났다, 라고 문자메세지를 보냈다. 112에서는 곧 출동하겠다는 답장이 왔고, 잠시 후에, 출근길 지하철 안에 있던 내게 낯선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핸드폰 번호였다. 여보세요? 전화를 받으니, 신고 받고 나와서 점검했다며, 보행신호등 빨간 불 안들어 오는거죠? 라고 확인하셨다. 그래서 맞다고 했더니, 점검했고 조취를 취하겠다 하셨다. 



- 지난주말에도 긴 원피스를 입고 외출했고, 오늘도 긴 원피스를 입고 출근했는데, 와, 지하철안에서 세상 편한거다. 다리를 모으고 앉지 않아도 되니까! 벌려도 돼! 물론 내가 다리를 벌린다고 해서 마치 자몽만한 불알이라도 가진것처럼 다리를 벌리는 그런 아저씨들만큼 쩌어억-벌리는 건 결코 아니다. 





-슬픈 꿈을 꾸기에 앞서 이상한(?) 꿈도 꾸었는데, 내가 여행을 가기 전에 머무르던 친구네 집에서 저녁에 파티를 한다는 거다. 파티의 구성원1과 나는 파티에 필요한 것들을 사기 위해 외출했는데, 구성원1(남자인지 여자인지 기억이 가물)이 한 가게로 들어가더니 맷돌을 사는 거다. 내가 왜 맷돌을 사냐고 물으니, 구성원2가 사오라고 했다는 거다.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야, 이걸 어떻게 들고가!! 했더니, 안아서 들고가려고 하는 거다. 맷돌을!! 오 마이 갓??? 그런데 그 가게에 나를 스토킹하던 남자가 따라 들어왔다. 이미 짐을 많이 가진채였다. 아, 이자식 여기 또왔네, 라고 꿈에서 생각하면서, 왜이렇게 따라다니냐고, 따라다닐 거면 니가 들고오라며, 나는 구성원1이 가진 맷돌을 들어 그에게 안겼다. 오 신이시여.....



- 슬픔이 나를 싸고돌까봐, 내게 깊이 침투할까봐, 이를 악물고 버텨내고 있다. 슬픔에 당하지 않을거야. 이제 슬픔은 우리를, 아니 나를, 어쩌지 못할거야. 꿈은 꿈일 뿐이니까. 그 꿈엔 아무 의미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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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7-07-05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꿈 해몽을 좀 할 줄 아는데, 그 맷돌꿈은 제가 다락방님 페이퍼에 댓글을 달게 되는 꿈입니다! 이런, 벌써 실현되었어요.

다락방 2017-07-05 11:15   좋아요 0 | URL
오 맙소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런겁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제 꿈이 기가 막히게 잘듣는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헬페미니스트 선언, 그날 이후의 페미니즘
윤김지영 지음 / 일곱번째숲 / 201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요즘에는 눈웃음청년과 페미니즘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그는 내게 페미니즘에 대해 '묻는다'고 하지만, 사실 나는 그와의 대화로부터 배우는 것도 많다. 오늘은 '각자의 페미니즘'에 대해 얘기했다.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이 과연 좋은 것인가, 옳은 것인가, 하는 얘기를 시작해서 각자의 페미니즘 쪽으로 결론이 났는데, 그러니까 지난 토요일 북콘서트에서 누군가 그런 얘길 한것이다. 요즘 서점에 가면 페미니즘 책이 많지만, 실상 그들이 서로 다른 얘기를 하는 것 같지가 않다, 온건하다, 고. 그러자 윤김지영 쌤은, 그게 우리 출판계가 딱 그만큼까지를 허락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얘기를 하신거다. 더 극단적인, 래디컬한 페미니즘에 대한 책 소개까지는 아직 할 수 없는, 아직은 이만큼까지만 소개할 수 있는 딱 그정도. 쌤은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은 사실 말이 되지 않는 것 같다 하셨다. 이를테면, 흑인 인권운동을 위해 싸운다고 할 때, 그것이 과연 기득권이었던 백인에게도 좋을까, 기득권인 백인은 불편할 것이다, 하는 얘기였다. 이런 상황에서 이것이 '옳기' 때문에 '모두를 위한' 게 될까? 페미니즘 역시 마찬가지로 '모두를 위한다'는 건 좀 아니지 않나, 하는 거였다. 성평등에 가기 위해서는 기득권의 불편함은 당연히 따라올 터, 그것이 과연 '모두를 위한다'고 할 수 있겠느냐는 거였다.



페미니스트 라고 자신을 정의하는 사람들도 모두 각자가 페미니즘에 대해 생각하는 바가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페미니스트들이 서로 싸우기도 한다. 자신이 생각하는 페미니즘이 더 옳다고 믿고 주장하기 때문인데, 그렇다면 페미니즘 내부에서 이렇게 서로 자기 주장을 피력하는 것은, 페미니즘의 모순일까?



아니,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우리 모두가 궁극적으로 한 방향을 보느니만큼 다같이 어깨동무하고 사이좋게 가면 더 빨리 닿을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결국 지향하는 바에 닿기 위해서는, 갈등은 필연적으로 따라올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눈웃음청년과 나는 '각자의 페미니즘'에 대해 생각했다. 내가 생각하는 페미니즘, 내가 지향하는 페미니즘과, 내 친구 a가 생각하는 페미니즘, 내 친구 b 가 지향하는 페미니즘은, 성평등을 향해 나아가되, 조금씩 다를 수 있다. 우리는 살아온 환경과 각자의 경험이 모두 다르니까. 같은 책을 읽어도 느끼는 바가 다른 것처럼, 우리는 같은 페미니즘 책을 읽어도 서로 다르게 소화해낼 것이며, 받아들이는 게 다를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페미니즘이라는 걸 자기 나름대로 받아들이고 인식할 것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의 갈등은 결코 '모순'으로 표현되어져서는 안되는 것 같다. 갈등은 모순과 다르니까. 



토요일에 만난 친구는 정희진 쌤의 말에 대부분 동의한다고 했지만, 벨훅스도 읽었지만, 아, 뭔가 어딘가 다른 걸 더 듣고 싶어서, 뭔가 더 있지 않을까 싶어서 윤김지영 쌤의 북콘서트에 오게 됐다고 했다. 나 역시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발언을 듣고 싶었다. 내가 페미니즘을 지향하고 페미니스트가 된다고 했을 땐, 그건 이미 유명한 페미니스트 하나만을 모델로 두고 가는 게 아니다. 다양하게 읽으면서 또 다양한 강의를 들으면서, 거기에서 내가 느끼는 바와 생각하는 바를 정리하고 내 자신을 성찰하며 끊임없이 나 자신에게 어느것이 옳고 그른지, 어디를 향해 나아갈건지 물어야 한다. 페미니즘은, 내가 생각하기에, 바로 이것이라고 생각한다.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내가 옳게 가고 있는지를 끊임없이 묻는 것. 이런 페미니즘에 있어서 내부 갈등은 필수적이지 않을까. 나 하나의 개인을 놓고 봐도 내적 갈등이 수시로 오고가는데, 하물며 페미니즘이라는 성평등을 주장하는 사상이 어떻게 아무 잡음 없이 앞으로 앞으로 쭉쭉 내달을 수 있겠는가.




윤김지영 쌤은 이 책에서 그간 헬페미니스트가 어떻게 생겨났는지 그리고 어떤 액션을 취해왔는지를 잘 정리해주었다. 이미 내가 보고 듣고 알고 있던 바를 차근차근 정리해둔 그런 책이다. 게다가 틈틈이 내가 궁금해했던 것들에 대한 언급도 있어서 지금까지 내가 여기 있는 이유에 대해 다시 돌이켜볼 수 있게 되었다. 또한, 개인의 내적갈등과 집단의 내부 갈등을 어쩔 수 없이 끌고 가야 하는 것도 고개 끄덕이며 인정할 수 있었고.



페미니즘이 매력적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나는 페미니스트들이 끊임없이 행동한다는 데 있다고 본다. 이 책에서도 언급되어진 것들, 몰카를 몰아내고자 하고 리벤지 포르노의 용어를 바꾸는 것들을, 페미니스트들이 해왔다. 언젠가의 페미니즘 강연에서 이현재 선생님은 그간 온건파 페미니스트로 살았는데 아무것도 바꾸지 못해, 이제 자신도 래디컬로 돌아서기로 했다는 말을 한 적이 있었는데, 이렇게 지극히 당연한 것들을 이만큼 바꾸는 데에는 지옥을 헤쳐나가려는 의지가 필요한 것 같다. 헬페미니스트들의 행동력이 없었다면, 그들의 강한 나대기가 없었다면, 우리는 아직도 몰카에 시달리고, 여자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마치 잘못해서 복수를 당하는 것마냥 리벤지 포르노란 용어를 쓰고 있었을 것이다. 


일전에 페이퍼에서 언급한 적 있던 '혐오'라는 단어에 대해 눈웃음 청년과 이야기를 나눴다. 만약 다른 사상이었다면, 페미니즘이 아닌 다른 부분에서였다면, 많은 사람들이 지나치게 과격한 단어라고 했을 때, 혐오라는 단어를 버리고 다른 단어를 선택하려 했었을텐데, 페미니즘은 끝까지 혐오라는 단어를, 다른 사람들 입맛에 맞춰 버리는 게 아니라 가져간다는 것에 대해 그는 감동한다고 했다. 나는 페미니스트가 세상을 바꾸기 위해 취해야 할 자세는 바로 이런 데 있는 게 아닌가 싶었다. '그건 너무 심해', '그건 아니야' 라는 숱한 말들에 물러서지 않는 것. 지금처럼 계속 나대고 시끄럽게 쿵쾅대는 것. 그래야 조금, 아주 조금 바뀌니까. 



언젠가 친구들과 할머니 페미니스트가 되자, 라고 말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의 친구들에게 나는 이제 이렇게 말하고 싶다. 우리 할머니 헬페미니스트 들이 되자고. 영화 매드맥스에서처럼, 후손에게 씨앗을 건네줄 수 있는 전사 할머니가 되고, 공격에 맞서 싸우는, 그런 할머니가 되자고. 헬페미니스트라니, 정말 좋다.




아래 올리는 밑줄긋기는 모두들 다 읽어보았으면 한다.







리벤지revenge포르노-헤어진 연인이나 부인의 신체, 성행위를 찍은 사진이나 동영상을 여성의 동의 없이 온라인에 유포하는 범죄 행위-라는 용어에 대한 헬페미니스트의 비판을 살펴봅시다. ‘리벤지‘라는 단어는 사적 영역에서 여성이 저지른 잘못에 대한 남성의 사적 복수, 사적 정의 구현이라는 함의를 가지고 있으며, ‘포르노‘라는 단어는 피해자인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시선의 연장이므로 헬페미니스트는 ‘리벤지 포르노‘라는 단어 자체가 남성 중심적인 관점임을 지적합니다. (p.38)

때문에 헬페미니스트는 리벤지 포르노란 용어를 파기하고 ‘디지털 성범죄digital sexual crime‘라는 새로운 용어를 제안해 널리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의 잘못에 방점을 찍어 이것을 사회적 문제로 부각함으로써 적극적 해결책을 촉구하는 것이지요. 소라넷 폐쇄를 이끈 DSO(디지털 성범죄 아웃)팀은 영상 유출자만이 아니라 이를 유통시키고 소비하는 자들 역시 디지털 성범죄의 공범자라는 점을 지적합니다. 이러한 공범성을 분명히 드러내기 위해 동영상 유포, 재생산 행위를 ‘유포 강간‘으로, 영상소비행위를 ‘시청 강간‘으로, 악성 댓글로 조롱, 협박하는 것을 ‘온라인 강간‘으로 명명합니다. 강간이라는 의미의 외연을 확장함으로써 디지털 성범죄가 어떠한 방식으로 한 사람을 사회적 죽음-사회로부터의 백안시, 배제, 열외, 비하, 협박에 의해 이민을 가거나 직장과 학교를 그만두는 것등-은 물론 생물학적 죽음-디지털 성범죄 영상유출 후 자살 등-으로 내모든 구조인지를 드러내는 것이지요.(p.40-41)

이후 데스티니 차일드 게임 일러스트 중에서 송 작가의 그림이 지워집니다. 송미나 작가가 사용한 한남충이라는 용어가 메갈리아라는 징표로 받아들여져 집중공격의 대상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넥슨 사태 때와 마찬가지로 남초 커뮤니티딜의 소비자 집단주의가 시작되면서, 소강기로 접어들었던 메갈 사냥이 재점화된 겁니다. 김치녀와 된장녀라는 용어는 남초 커뮤니티가 골고루 사이좋게 나누어 가지며 확대 재생산되고 농담처럼 용인되지만, 한남이나 한남충이란 용어는 메갈리아의 전유물로 규정되어 금기와 외설의 언어가 되어버리는 사태가 재연된 것입니다. 단지 여성이 남성을 호명하는 용어를 발명해 냈다는 이유만으로 여성 성우는 목소리를, 여성 일러스트 작가는 그림을 몰수당하게 된 것이지요. (p.76)

이런 질문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 ‘강간문화‘라는 단어는 형용모순은 아닌지 라는 것이 그것입니다. 어떻게 강간이라는 흉물스런 폭력과 문화라는 고상한 단어가 조합될 수 있을까요? 하지만 문화라는 개념은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의미만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문화는 자연과 야만, 미개성의 영역을 설정해야만 존립 가능한 개념입니다. 문화는 자연에 대한 조작과 통제, 이용을 통해 형성되며, 이러한 정복 행위를 문명화라고 부르는 것이지요. 문화란 타자에 대한 폭력을 내포하고 있는 것입니다. 남성들 간의 결속과 담합으로 이루어진 문화가 타자로 설정하고 있는 대상은 바로 여성입니다. (p.98)

폭로divulgation는 자족적 독백이 아니며 비림의 봉인을 풀어 공론장 안에 던져 넣고 변화를 촉구하는 주체적인 발화양식입니다. 오늘의 문명 안에서 누군가가 누리는 특권이 다른 누군가를 짓밟음으로 이루어져 온 것임을 밝힘과 동시에, 문명의 밑바닥에 설치된 가부장제의 음험하고도 비루한 하수구를 철거하려는 행위입니다. 또한 기존의 가치와 의미체계에 편입되지 않는 새로운 가치의 들끓음이기도 합니다. 당연히 이것은 기성 질서가 제어할 수 있는 규칙을 벗어나는 것으로, 세련되기보다 난장판에 가깝고 통제되지 않은 소란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폭로는 고백을 듣는 청자로 ‘정의로운 남성‘의 자리를 남겨두지 않음으로써 모두를 진창으로 끌고 들어갑니다. 성폭력을 폭로하는 행위자는 여성 포식 구조인 강간문화를 방관해 온 남성에게 비판의 활시위를 당깁니다. 여기서 무지의 권력이란 그들 역시 여성을 향한 폭력을 폭력으로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무지無知의 권력‘을 누리는 공범자이기 때문이빈다. 그러한 무지는 단지 둔감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여성에 대한 성폭력은 ‘알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몰라도 된다고 믿는 특정 문화의 소산입니다.(p.108)

이제 여성들은 일상의 고통과 상처의 목록을 꺼내들고 주저함 없이 그것들의 부당함을 폭로하기 시작했습니다. 여성들은 더 이상 자기검열 구조에 갇혀 ‘내 탓이오‘를 외치며 착한 죄인으로 고백의 값을 받아내려 하지 않습니다. 폭로 행위자들이 자신이 감내해온 고통의 강도가 얼마만한 것인지, 자신이 받은 상처의 깊이가 어떠한 것인지에 오롯이 집중하며 말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이 세상은 폭발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여성혐오사회의 긴 터널을 무너뜨리는 다이너마이트이자 새로운 사회를 상상하는 폭죽입니다. 폭로는 바로 해방의 언어 그 자체인 것입니다. (p.111)

밀실에서 거리로 여성들의 공간 이탈을 가능하게 한 것은 통감이었습니다. 그렇다면 통감通感이라는 정동 역학은 어떻게 개념화될 수 있을까요? 통감의 축자적 의미는 ‘마음에 사무치게 느낌‘입니다. 이에 한정하지 않고 새로운 윤리적 감각으로 이론화한다면, 통감은 고통의 감각이 나를 오롯이 관통하는 ‘가로지름‘의 감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p.153)

나아가 통감은 타자의 고통을 경청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온몸으로 절절히 반응하게 합니다. 타자의 고통을 관망하지 않고 그것에 반응하며 행동하는 전신全身의 행위자가 되게 합니다. 지금까지 여성 살해에 대한 반응은 공감에 가까웠으며, 대부분 죽은 여성에 대한 안타까움에 그쳤습니다. 심지어 피해자 여성의 행실을 의심하는 일도 빈번했습니다. 5·17 페미사이드를 "강남역 유흥가 살인 사건"으로 보도하는 방식이 그러한데, 여기에는 ‘유흥가‘라는 적절치 못한 곳에 여성이 있었기에 죽임을 당했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보도에 대한 비판적 관점이 제시되고서야 유흥가라는 당너가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즉 여성의 죽음은 살아남은 여성들에 대한 경고이자 공포정치의 효과적 표본이 되어왔기에 여성 살해는 추모의 연대와 분노의 저항으로 적극적으로 이어지지 못했던 것입니다. (p.156)

통감은 어느 한 사람의 고통에 다른 이가 먹혀버리는 것, 일방적 흡수행위가 아닙니다. 어느 누구도 변이와 이행의 에너지에 온전한 자리를 담보 받을 수 없는 것, 이러한 차이의 회오리로 빨려들어가 변신의 파동에 일렁여 새로운 행위를 구성하도록 하는 것이 통감입니다. 즉 감정적 전염은 감정적 매몰에만 그쳐 어떠한 행위도 구성할 수 없도록 하지만, 통감은 타자의 고통에 대한 공명뿐만 아니라 이에 대한 행위화로 이행해가는 인식의 차원 또한 내포합니다. 또한 통감은 감정과 사유의 섬세한 뉘앙스가 진동하는 접촉의 양식이자 생이 약동하는 계기입니다. 새로운 행위의 존재 진동을 낳는다는 점에서 감정적이자 인식적 차원 모두를 포함하는 것이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p.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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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as 2017-07-05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동안 원론적인 페미니즘 책에 조금 지쳐있었는데 좀 새로워 보이네요 :) 사러갑니다

다락방 2017-07-05 13:51   좋아요 1 | URL
네, 잘 정리되어 있어서 좋았어요. 그것보다 또다른 페미니스트의 글을 읽는 것도 기뻤고요. 헬라스님은 어떻게 읽으실지 궁금하네요. 얼른 읽어주세요!
 
















나는 '율라 비스'의 이 책, 《면역에 관하여》를 아직 사지도 읽지도 않았는데, 이 책에 대한 리뷰는 이미 많이 보아왔다. 어제는 마침 친구가 이 책을 읽고 감상을 써놨는데, 전문분야가 아니면서도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고 써낸 이 책에 대해 많이 감동하고 있더라. 게다가 그걸 쓴 문체조차 좋다는 것. 깊이 있는 사고와 그걸 써내는 저자에게 꽤나 놀라움을 표현하는 친구의 리뷰를 보면서 이 작가에 대해 검색해봤는데, 저자는 역시 면역학에 대한 전공과는 관련이 없었고, 스스로 공부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책이 어떻길래, 옮긴이는  “한편으로는 과학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시이며, 무엇보다도 밀도 높은 사고” 라고 표현한걸까. 






나는 친구의 그 감상, 저자에 대한 깊은 감탄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다이애너 개벌든'이 떠올랐다. 로맨스 소설이고 드라마로 만들어지기까지 한 《아웃랜더》의 저자다.



















책속의 여자주인공 '클레어'는 현재에서 과거로 슝- 하고 이동하게 되는데, 거기에서 남자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결혼하며 살아가는 내용이다. 과거로 간 것이니만큼 현재와 같은 백신도, 약도 개발되지 않아, 병에 걸리거나 상처 입은 사람들을 치료하는 민간의학에 관해 수차례 나오는데, 그걸 멋지게 써냈을 뿐더러, 스코틀랜드의 역사까지 이야기하는 거다. 물론, 제이미와의 섹스도 이야- 뭐 말할것도 없고. 뭐든 박학다식한 사람은 섹스도 잘하는 것인가.. 책 속에서 클레어는 제이미보다 연상이고, 제이미는 아직 섹스를 해본적이 없는 남자인데, 어쨌든 그렇게 된다.


과거인만큼 인상적인 장면들이 몇장면 나오는데, 일전에도 이 책으로 언급한 적이 있지만, 클레어가 종아리 털을 미는 장면이었다. 이에 제이미는 왜 몸에 나있는 털을 미냐고 놀라는 거다. 클레어는 현재에서 늘 밀었던만큼 미는 거고. 또 인상적인 장면은, 동네에서 마녀라고 취급당하며 사형대에 오르게 되는 여자가 있는데, 그 여자가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지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며, 사형 당하기 직전의 그녀에게서 클레어는 예방주사 자국을 보게된다. 현재에서 이 과거로 빨려들어 오게된 건 자기 혼자만은 아니었던 것. 


아무튼 아주 치밀한 구성과 어마어마한 지식으로 무장한 로맨스 소설인데, 너무 멋있지 않나. 자, 이 작가의 어마어마한 약력을 보자.



다이애너 개벌든: 동물학 학사 학위, 해양생물학 석사 학위, 그리고 생태학 박사 학위과정을 밟았다. 작가가 되기 전까지 월트 디즈니를 위한 연작 만화를 쓰기도 했으며 12년간 대학교수를 역임했다. 지은 책으로 <Voyager>, <Drums of Autumn> 등이 있으며, 국내 출간작으로는 <호박 속의 잠자리>의 전편인 <아웃랜더>가 있다. 현재 애리조나주의 스콧데일에서 살고 있다.





그리고 어마어마한 작가는 또 있다! 얼마전 북콘서트에서 만난 윤김지영 쌤!! 와, 이분 책날개의 작가소개보고 내가 넘나 놀란것이다.


















윤김지영:건국대학교 몸문화연구소 교수. 프랑스 파리 소르본느 대학에서 철학 학사와 석사를, 팡테옹 소르본느 대학에서 철학박사를 취득하였다. 페미니스트 철학자로서 프랑스 현대철학 사상-데리다, 푸코, 들뢰즈-과 포스트 휴머니즘, 정신분석학 등을 넘나들며 여성철학의 계보학을 열어가고자 한다. <증오의 프리즘으로서의 일간베스트 현상 읽기>, <전복적 반사경으로서의 메갈리안 논쟁> 등 20편의 논문들이 있다.




이 분은 페미니즘 철학을 하시는 분인데, 누군가가 어떻게 페미니즘 철학을 공부하게 됐냐고 물었었다. 이 분은 본인의 어릴적 사적인 얘기를 하시면서, 자기는 자꾸 질문하는 아이였고, 그 질문에 답을 얻기 위해서는 철학이 답인 것 같았다, 그래서 프랑스 철학책을 봤는데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더라, 그래서 프랑스에 가서 직접 공부하기로 했다, 하고는 프랑스로 슝- 날아가 철학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딴 것이다. 우앙- 짱이다.. 그 생각을 스무살에 했다고 했는데, 와, 대박...



나는 요즘에야 답을 얻으려면 결국 철학에 닿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나도 끊임없이 아주 기본적인 것부터 질문하고(이를테면, 비루한 육신이란 무엇인가.... 남자란 무엇인가..........) 이 모든 질문들에 답을 하기 위해 생각하고 고민하다보니, 결국, '철학을 공부하자' 이렇게 결론을 내리게 된 것이다. 이러기까지 수십년 걸렸는데.... 스무살에 이미 거기에 대한 방법을 찾고 공부할 수 있다니.... 그래서 윤김지영 쌤은 보기에 나랑 같은 또래인 것 같던데, 저렇게 멋진 어떤 사람이 되어 있고, 나는 이렇게 ....그냥...... 여기에...................있으면서......................술마시고 ..............노래부르고........



사랑한다고~ 말할 걸 그랬지~ 님이 아니면~ 못산다 할 것을~ 님은 먼곳에~




흥얼흥을 ♪♬





아.. 어쨌든 이 똑똑한 여자들이 너무 근사하고 멋있어서 막 반해가지고, 나도 똑똑해지고 싶다!! 막 이렇게 되었는데, 요즘에 공부하고 싶어서 대학원도 생각해봤다, 라고 했더니, 어제 술 같이 마신 친구가 대학원 가라고 엄청 뽐뿌질 하는 거다. 내가 대학원에 대해 관심이 그동안 1도 없어서 모르는데, 그거..대학교에서 공부 못했어도 가도 되나요? @.@



주변에 '나 대학원 가는 거 어떻게 생각해?' 물었더니, 가라는 사람과 가지 말라는 사람들이 골고루 분포되어 있는데, 내가 사랑하는 남동생은 나에게 '구몬이나 해' 라고 말했다. 그래, 구몬!


그러니까 나는 요즘 겸손을 배우고 있다. 2017년 나의 키워드는 '겸.손.'




영어공부를 나도 구몬영어로 해볼까, 싶어서 지난 주에 레벨테스트를 받았더랬다. 그래봤자 문제집 푸는게 다이지만, 어쨌든 그걸 받아들고 풀기로 하면서 '흐음, 나 만점 받아서 더이상 공부할 필요가 없다는 말 듣는 거 아닌가?' 같은 생각을 내가! 한 것이다. 그러고 시험지를 똭- 받아들었는데, 으응? 별 거 아닌 것 같은데? 이러고 풀면서, '수동태로 바꾸시오' 에 맞닥뜨리자,



??????????????????????????????



이렇게 된것이었다. 읭? 이거 중학교때 배운 것 같은데...뭐지? 어떻게 하는거지? 1도 기억이 안나네? 그러면서 그래도 억지로 아무 단어나 써넣으면서, 그래도 내가 대학까지 나왔는데, 아니 그래도 응? 이거 다 못맞냐, 만점이다 만점, 아아, 공부할 필요도 없는데 구몬쌤 고생 시키는 거 아닌가, 같은 생각을 하게됐던 것이었던 것이다. 아무튼 그래서 '아니, 이렇게 영어 잘하시는데 왜 공부하려 하세요?' 같은 말을 당연히 들을거라고 생각했는데, 바로 어제, 레벨테스트 결과 나왔다며, 구몬 쌤은 


<be동사부터 시작하시면 되겠습니다>



하는 거다. 응? 비동사? 그건...너무 기초잖아???? 내가 왜??? 하고 있는데, 하하, 채점된 나의 테스트지를 똭- 보내주셨다. 결과는 이렇게 된 거시었던 거시었다...







틀린게 있는 면만 보내준다 하셨는데, 자, 이제 대망의 마지막! 수동태!!




샤라라랑~ 룰루랄라~ 빵점 빵점~~~~~~~~~~~~~~ 이 답안지를 받아들고서는 선생님께, 네, be 동사부터 주세요, 라고 말씀드렸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나 이래놓고 대학원 생각한거야, 지금? 아아, 나는 겸손해진다. 대체 어디서 무슨 자신감으로 그토록 오만한 것이었나...


똑똑한 여자들 그렇게나 좋아했던 건, 내가 이렇게나 무식하기 때문이었어....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나저나 이래저래 살 책이 많네? 하루키 신간도 사야하고, 박준 신간도 사야하고, 면역에 관하여도 사야하고? 살 거 투성이구먼. 후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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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17-07-04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제 히라가나 다 외웠어요!!! 일본 맥주캔도 읽을줄 알죠! 으쓱. 뜻모른다는 게 함정.

다락방 2017-07-04 09:30   좋아요 0 | URL
유부만두님 넘나 멋져요.... 전 고딩때 제2외국어 일어였고 항상 ‘수‘ 받았었는데, 언어라는 게 안하면 죄다 까먹는 거더라고요. 이제 히라가나 읽을 줄도 몰라요 ㅠㅠ

syo 2017-07-04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윤김지영 선생님은 소르본을 나오셨지만, 페이퍼 가운데 ˝흥얼흥을 8분16분˝ 이런 거 안되실걸요? 다락방님만 되는거임ㅎㅎㅎ

다락방 2017-07-04 11:18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흥이 많아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식은 미천하나 흥은 많습니다. 흥얼흥얼 콧노래~ 잇힝~

단발머리 2017-07-04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율라 비스.... 1977년생... 에서 저만 슬픈가요....
멋지고 근사한데.... 조금 슬픔.... ㅠㅠㅠ

다락방 2017-07-04 12:00   좋아요 0 | URL
앗. 저는 몇 년도에 태어난 것 까진 안봤는데, 지금 단발머리님의 댓글로 인해, 저 역시 슬퍼졌다고 합니다.


슬픔의 새드니스.... ㅠㅠ

무해한모리군 2017-07-04 12: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야 나는 세월을 다 어디다 썼나라는 생각이 들게하는 프로필들이지만, 나만 하루를 48시간 줘도 저런 프로필 못가질거 같아요, 남은 시간 술먹거나 놀겠지 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저분들이 글을 써서 저같이 어리석은 백성에게도 앎에 한켠을 쥐어주려고 하는군요 감동.

다락방 2017-07-04 13:39   좋아요 1 | URL
저도 그렇습니다, 휘모리님. 시간을 거꾸로 돌려서 과거로 돌아간다 해도, 제가 저런 타이틀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 저렇게 공부를 열심히 할 사람도 아니지만, 한다해도 저만큼까지 하지는 못했을 것 같아요. 타고난 것도 어느정도 작용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말씀하신대로, 똑똑한 분들이 글을 써주셔서 저희도 읽고 생각할 수가 있네요. 좋은 일입니다 흑흑 ㅜㅜ

2017-07-04 14: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7-04 14: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7-04 16: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7-05 08: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고양이라디오 2017-07-04 15: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면역에 관하여> 굉장히 좋았아요ㅎ 기대이상이예요ㅎ 문체가 정말 좋아요^^
은유를 잘 활용하는 멋진 작가입니다ㅎ

다락방 2017-07-04 15:03   좋아요 1 | URL
고양이라디오님도 이리 말씀하시니(고양이라디오님 서재에서 본 것 같아요!!), 아아, 이번에 장바구니 털 때 반드시 넣어야 겠군요.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