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메세지로 내가 주문한 책들이 발송되어 내일 받을 수 있다고 왔다. 그렇지만..나는 또 책을 사고 싶다.. 솔닛... 솔닛의 신간이 나왔어. ㅠㅠ
















나는 아직 기존의 책들중에 《걷기의 인문학》, 《이 폐허를 응시하라》,《어둠 속의 희망》도 사지도, 읽지도 못하고 있지만, 아아, 신간이 나왔다니 이걸 먼저 너무나 사고싶다. 다음달 월급날까지 기다려야지, 생각하고 있는데, 너무 좋다. 좋아하는 작가가 있고, 그 작가의 신간을 기다릴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이렇게 툭, 신간이 나와 읽고 싶게 한다는 것. 나는 책 읽는다는 게 정말이지 너무 좋다. 그리고 너무 멋지다! 신간 소식을 기다리는 작가가 내게 있어. 정말 멋져!


좋아하는 작가님들, 글 많이 많이 써주시고 책도 많이 많이 내주세요. 기다리고 있습니다.

솔닛의 신간이라니. 흑 ㅠㅠ 너무 좋아 ㅠㅠ 이 똑똑한 분의 글을 내가 좋아한다니...나도 너무 멋지고 ㅠㅠㅠ

리베카 솔닛, 책... 다 너무 좋다 ㅠㅠㅠ

똑똑한 여자들이 지금보다 더 많이 글 쓰고 살았으면 좋겠다.
















호주 작가 '마이클 로보텀'의 신간도 나왔다. '조 올로클린' 시리즈인데, 토요일날 조 올로클린 시리즈를 읽고 있는 친구를 만나, 이 시리즈 욕을 실컷 했다. 계속해서 여자들을 죽이고 진짜 짜증난다는 것. 나도 실컷 같이 욕하다가, 그런데 친구야, 나는 계속 읽고 싶어, '조 올로클린이 아내랑 헤어지고 다시 함께하고 싶어하는 이야기가 너무 와닿아' 라고 하면서...


조 올로클린은 심리학자이고 살인사건이 일어나면 경찰에서 수시로 불러간다. 이건 범인이 어떤 유형일까요, 이러면서 물어보고 그러는데, 그 과정에서 범인과 직접적으로 대면하고 싸우게 돼, 아내는 그런 삶을 싫다한 것. 내가 아내였어도 싫었을 것이고, 내 남편이 그런일 안했으면 좋다고 생각했을 거야. 조 올로클린은 아내를 너무나 사랑하지만, 경찰이 부를 때 나가지 않을 수가 없어, 거절을 못해.. 또 이것도 뭔지 알겠고. 사건 해결에 도움을 주는 거니까.... 누군가는 해야 할 일 아닌가. 그 누군가는 왜 당신인것인가...


아무튼 조 올로클린 또 나왔구먼...




그리고 이 책도 장바구니에 넣어두었는데, 결제할 때마다 자꾸 빠진다.. 미안해...















그리고 이런 책들이 장바구니에서 결제 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나에게 월급이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정말.... 어떻게 되긴 뭘 어떻게 돼, 도서관에 가서 빌려서 보면 되지.



지난 번에 도서관 카드를 만들고 나서 빌린 책들 2권중 한 권을 읽고 반납했다. 그리고 희망 도서를 신청했고, 누군가 대출해간 도서에 대해 예약도 신청해두었다. 재밌다. 내가 도서관을 가기 위해서는 시장을 지나야 하는데, 어제 도서관에 가는 길에 시장을 통과하면서 얼마나 호떡이 먹고 싶었는지 모른다. 호떡 파는 곳에는 어디나 사람들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더라. 사실 호떡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데, 앞에서 따끈하게 굽고 있으니 하나쯤 호호 불며 먹어야 되는 게 아닌가 싶은 거다. 그렇지만 먹지 않았다. 훗.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고 가져다주는 일이 아직까지는 참 재미있다. 그렇지만 기다리는 작가의 신간이 나와서 좋아하며 책을 사야지, 벼르는 일도 참 재미있고. 그냥 책에 관련된 건 다 재미있는 것 같다.


장바구니야, 딱 기다려.. 내가 월급날 오면 다 비워줄게...음..다는 안될 것 같아, 내 월급은 쪼꼬미니까... 5만원 어치만...소심하게 비워줄게. 딱 기다리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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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8-10-29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솔닛 신간 있는데 으하하하하

다락방 2018-10-29 11:36   좋아요 0 | URL
쳇!! 흥!!!

원더북 2018-10-29 12: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쪼꼬미 때문에 막 웃고 갑니다^^ 월급이 이리 귀엽게 느껴질 수가 ㅎㅎ

다락방 2018-10-29 12:20   좋아요 1 | URL
월급이 좀 크고 푸짐해야 하는데 그냥 귀엽기만 하네요...저를 터치하고 가요... ㅋㅋㅋㅋㅋ

원더북 2018-10-29 12:28   좋아요 0 | URL
쪼꼬미가 뚠뚠이가 되는 그날까지! 다락방님의 책쇼핑 응원할게요^^

다락방 2018-10-29 15:04   좋아요 0 | URL
뚠뚠이 월급이라니, 생각만해도 너무 좋으네요... 히히

2018-10-29 22: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8-10-30 10:20   좋아요 0 | URL
우어어엇 제가 이번 달에 쓸지는 잘 모르겠지만, 쿠폰 감사합니다!
:)

- 2018-10-30 0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띠용 지금 솔닛 멀고도 가까운 4/5지점 읽고 있었는데.. 오.. 이 머모님의 책이 저렇게나 많았네요 ㅋ

다락방 2018-10-30 10:20   좋아요 0 | URL
네네, 많습니다. 부지런히 읽읍시다, 공장쟝님. 세상에 읽을 책이 이렇게나 많아요!!
 
책 읽어주는 여자
레몽 장 지음, 김화영 옮김 / 세계사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책을 읽어준다‘는 여성을 성적 대상화 하는 남자들을 보여주는 건 현실의 반영일 수 있지만, 그런 남자들에게 응하고 수긍하는 여자를 그려내는 것은 ‘남자 작가‘가 한 일이다. 보통의 여자들이라면 뛰쳐나왔을 상황에서 그녀는 스커트를 걷어 올린다. 정말 지긋지긋하다, 지긋지긋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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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10-30 0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긋지긋 하다!

다락방 2018-10-30 07:53   좋아요 0 | URL
피로합니다. 이제 남자들이 여자를 성적대상화 시키는 건 그만 보고 싶어요..
 















'책 읽어주는 여자' 라니, 이 얼마나 성장을 다루기에 좋은 소재인가! 나는 이 책을 읽기 전에 주인공이 다른 사람들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또한 누군가 책을 읽어주는 걸 들으면서, 그들이 서로 책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며 사고의 확장과 시야가 넓어지는 걸 경험하는, 그런 성장소설일 거라고 생각했다. 책을 읽어주며 성장하는 사람들이라니, 진짜 끝내주잖아! 역시 소설가란 대단하다, 이런 소설을 써내다니!! 이것이 읽기 전에 내가 이 책을 마주한 심정이었다. 그러니까 이 책을 주문한 이유는 내가 그런 이야기를 기대했기 때문이었어. 그러나 이 기대는 어긋나버려.... 성장 소설이 아닌 것으로 판명돼... 어쩌면 음.. 성장했을 수 있겠다. 몰랐던 더러운 세상을 잔인하게 알게 됐으니까.



주인공 '마리-콩스탕스'는 34살의 기혼 여성이다. 아직 아이는 없고 직없도 없다. 그런 그녀에게 그녀의 단짝 친구 '프랑수아즈'는 책을 읽어주는 일을 직업으로 해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한다. 왜냐하면, 마리 콩스탕스의 목소리는 끝내줬으니까!



넌 목소리가 기차게 멋있어. 그런 걸 전혀 써멋지 않고 놀린다는 것은 바보짓이야. (p.19)



아아, 너무 좋다. 정말 좋지 아니한가. 목소리가 멋있어서 다른 사람에게 책 읽어주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다는 것. 나 역시 이 일을 언제까지 해야할지 몰라, 아마도 오 년 내에는 어떻게든 관두게 되지 않을까 나름 생각하고 있어서, 언제나 다른 일, 그 후의 일, 그 후의 돈벌이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아마 이 회사를 그만두고나면, 이 회사에서 받았던 만큼의 월급을 받는 일은 할 수 없을 것이다. 돈벌이를 한다해도 무척 금액은 적어질 것인데, 그나마 무언가를 하고자 한다면, 내가 무언가를 '할 수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 능력..능력이 있어야 돼... 그런데 능력이가 없다...그런 참에 목소리가 기차게 멋있는 여자가 책을 읽어주는 걸 일로 삼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으음, 나도 도전해볼 만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것이다. 이거 할만한데? 이거 괜찮겠어. 사실, 목소리라면 나도 어디가서 빠지지 않는데.... 나는 이렇게 상상에 빠지기 시작한다.


책을.. 내가 골라서 읽어주는 게 나을까, 아니면 읽어달라는 걸 읽어주는 게 나을까? 아, 내가 읽어주자, 만약 희곡 같은 거 읽어달라고 하면 내가 연기..를 해야되잖아. 곤란하다. 시집을 읽어달라고 하면, 연과 연 사이에 텀을 주어야 하는데, 그걸 내가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아. 그냥 .. 음 인문학 서적이나 소설..을 읽어주는... 아니, 가만, 소설은...대화 나오면 내가 또 연기해야 되나..혼란스럽다....하는데,



마리 콩스탕스는 친구의 제안을 받아들여 신문에 광고를 내러 간다. 젊은 여성이 책 읽어준다는 광고... 이에 광고를 실어주는 사람은, 젊은 '여성'이 아니라 '사람'으로 하면 어떻겠냐고 한다. 그런데 그녀는 끝까지 젊은 여성을 고집해. 광고 실어주는 사람은 그것은 뒷일을 책임질 수 없는 일이 일어날 수 있고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하지만 그녀는.. 그녀랑 친한 남자교수도 그녀에게 그런 식의 광고를 말리고 또 성인 남자가 책을 읽어달라 부르는 데에는 가지 않는 게 좋다고 말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그녀는...


그녀가 광고에 '젊은 여자'라고 싣는 걸 보면서 나의 생각은 현실적으로 바뀌고 만다. 이 일은 결코 낭만적이지 않다. 내가 책을 읽어주러 '간다'고 했을 때, 상대가 누군지 알고 막 가는가. 나는 신원보장을 상대로부터 어떻게 받는가. 혼자 갔다가 무슨 일이 생길줄 알고.. 게다가 그가 읽어달라고 하는 책이 해괴망측한 책이라면. 이를테면 핑거스미스에서 그랬던 것처럼, 영화 《아가씨》에서 그랬던 것처럼, 성적묘사만 가득한 글을 읽어달라고 한다면, 나는 어떻게 그 상황들을 모면할 것인가. 과연 내가 기대한대로, 지극히 정상적으로 건전하게 책을 읽어주기만을 원하는 독자를 만날 수 있을 것인가, 라고 한다면, 내가 '젊은 여자'임을 밝힌 이상 가능성이 너무 낮은 거다. 의도는 눈이 침침한 사람들이라거나 글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읽어주고자 하는 것이었지만, 가서는 성적 대상이 되어버릴 확률이 너무 높은 거 아닌가! 나는 이런 복잡한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하는데, 그녀에게 첫 고객이자 독자가 생긴다. 그는 열 네살의 하반신 마비된 소년이었는데, 책을 너무 좋아해서 누군가 읽어주길 바라는 것.


그녀는 그렇게 책을 읽어주는데, 어라? 무릎 위로 스커트 올라간 것만 바라보며 소년은 책 낭독을 듣는데 집중한다. 뭔가 쎄-한 느낌이 드는데, 그 다음부터 책읽기에 바지를 입고 가니 나중에 소년이 지난번에 입었던 스커트를 입어달라 말하고(뭐여 시방..) 그녀는 스커트를 입고 와서는 점점 더 허벅지 위쪽으로 걷어 올리며 책을 읽는다...


네???


그런 제안을 받자마자 기분 나빠한 게 아니라, 오히려 스커트를 허벅지 끝까지 걷어 올리다 소년의 엄마가 들어오면 확 내리는 거다.


뭐하는거죠??


소년은 나중에 '다음엔 팬티를 입고 오지 말아주세요' 라고 한다.


네??


아 나는 진짜 졸라,졸라,졸라, 졸라 짜증나는 것이다. 그런데다가 주변에서 말리는데도 그녀는 성인 남성이 혼자 사는 집에 가서 책을 읽어주고, 그 남자는 자신의 교양을 쌓기 위해 낭독을 바란다고 했지만 책 내용이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고 그냥 갑자기 그녀를 끌어안고 입을 맞추면서 너를 본 순간부터 반했다고 막.. 다음에는 이 남자랑 자게 되겠구나, 이런 고민을 남편에게 하고 남편은 니가 하고 싶은대로 하라고 하고...


네???


교수님도 니 마음대로 해라, 그런데 니가 처음에 읽어주고자 한 의도는 그게 아니지 않았냐, 하지만.... 그녀는 그와 섹스를 하고, 원래 목적은 책읽기였으니까 나랑 하기 전에 궁둥이에 책 올려놓을테니 읽어..이런 개같은 ....한 번만 자려고 했지만 그 다음에도 자고 남자는 너를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한다. 처음부터 남편이 있다고 했는데... 아오 너무 쓰다보니 속이 거북해져. 너무 화가 난다..



사이 사이 어린 소녀 독자도 있었고 괴팍한 할머니 독자도 있었는데 또 이번엔 나이 지긋한 은퇴한 할아버지를 만나서... 이 사람은 뭔가 진지하고 우아하다고 생각했는데, 읽어달라고 한 책이 사드의 글이었다. 그녀는 사드의 글이라면 좀 생각할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 '생각해보고 다음에 올게요' 라고 하지만, 남자는 테스트겸 지금 읽어달라는 거야. 그녀는 남자가 읽어달라는 부분을 마주하고, 아아, 이걸 어쩌지, 고민하다가, 그래 아무렇지도 않은듯 프로처럼 읽는데 막 똥구멍을 핥고... 하아-



그녀는 다음에 또 그를 찾아간다. 그런데 그는 초대한 손님이 있다는 거다. 그렇게 중년의 남자 의사와 형사를 초대해서는, 그녀에게 다시 사드의 글을 읽으라는 거다.




너무 짜증나...

그녀는..성장했을까?

스커트 속에 팬티를 입지 말아달라는 소년의 부탁에, 자기랑 같이 여행가자고 사랑하자고 하는 남자의 고백에, 우리 앞에서 사드의 글을 읽어달라는 늙은 남자의 말에.. 그녀는 '아 세상은 좆같구나' 생각했을까? 그래서 이 일은 이렇게 해서는 안되는 거였다..라고 생각하고 다른 식으로 세상을 살아가게 될까? 그녀는 너무 순진했던 걸까? 34살이 되도록 남자들이 어떤 존재인지 몰랐단 말야?


남자들은 왜 책을 읽어준다는 여자한테 팬티를 입지 말라고 하지? 왜 섹스를 하자고 덤비지? 애초에 광고에 '책을 읽어준다'고 냈잖아. 그런데 왜 그렇게 성적 대상으로 보지? 그것은 성적 대상으로만 흐를 거라고, 남자 작가는 생각한 것 같다. 성장을 기대했다가 성적 대상화만 오지게 되는 여자를 보니 정말 남자들의 글을 읽는 것은 지긋지긋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긋지긋해, 정말. 뭘 해도 그냥 성적 대상이야. 책을 읽어주는데도 팬티를 입지 말라고, 고작 열네살 소년이 말하다니. 야, 진짜 너무 지긋지긋하지 않냐.


머릿속에 그냥 여성의 육체, 섹스 밖에 없어. 세상 질려..

여성이 책을 읽어준다고 했을 때 성적 대상화가 되는 것은 현실 남자들의 반영이겠지만, 거기에 응해 스커트를 걷어 올리고 섹스를 하는 것은 남성 작가가 만들어낸 것이다. 아마 보통의 여자들은 스커트를 걷어 올리지도 않았을 뿐더러, 섹스하자고 덤비는 남자의 집에서 미친듯이 도망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런 것들에 수긍하고 응하는 여자를 그려내는 것, 그러니까 처음부터 그걸 불쾌해하고 불편해 하는 게 아니라, 시키는대로 하는 것은, 남자 작가가 만들어낸 여자다.

지긋지긋해.



그래서 좀 복잡해졌다. 나는 책 읽어주는 여자라는 것 자체는 아이디어가 좋은데, 마리 콩스탕스처럼 누군가의 공간으로 내가 '가서' 읽어주는 건 너무 위험할 것 같은 거다. 나를 가둘지, 음료에 약을 탈지 내가 어떻게 알아. 갔는데 갑자기 자기 친구들을 불러모으면? 세상 힘들고 더럽다 진짜. 그러니 이 일을 내가 가서 하는 걸로는 안돼. 그렇지만 책을 읽어주는 여자라는 것 자체는 아이디어가 너무 좋은 거다. 책을 잘 읽고, 목소리도 좋다면 이것을 일로 삼지 못할 게 뭐란 말인가. 그러나 나의 안전성은 어떻게 보장하지?


책을 덮고 어째야 하나, 여자 손님만 받는다고 해야 하나, 해도 궁극적 답은 아닌 것 같다. 여자가 불렀지만 가보면 남자랑 같있거나 남자가 튀어나올 수도 있고.. 그래, 부른다고 내가 가는 걸로는 답이 아니다... 그러나 이 일을 하고 싶다, 안전하게 하고 싶다면 어쩌나... 생각해보다가, 앗!



내가 공간을 만드는 거다, 내가.

학원처럼 꾸며놓는 거지. 꾸며놓고 시간표를 만드는 거다. 이를테면 월요일 오전 11시에는 《웃는 남자》를, 화요일 오후 두 시에는 《페미니즘의 도전》을, 금요일 저녁 다섯시에는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를 (이건 어려울 것 같다... 레오가 되었다가 에미가 되었다가 해야되는데...) 수요일 오후 세 시에는《저지대》를... 이렇게 시간표를 짜놓고, 원하는 사람이 와서 듣는 거다. 그러면 나이가 어린 사람이나 많은 사람, 그리고 어떠한 성별이든 자기가 찾아와 다른 사람들과 같이 들을 수 있지 않나. 애초에 내가 '간다'고 생각했을 때 요금을 얼마나 책정해야 하는가 아리송한거다. 한 시간에 오만원은 너무 많지? 두 시간에 오만원으로 할까... 하다가, 만약 지방에 가야 한다면, 그 차비도 상대에게 달라고 해야 할텐데, 부산 이런데 케이티엑스 타면 차비가 십만원이 넘어... 아아, 이것은 효율적이지 못하다.. 했는데, 어? 지방 출장은 안가면 되잖아? 라고 생각하게 되면서, 내가 애초에 왜 자꾸 지방출장을 생각했지... 하게된 거다. 그냥 딱- 터를 잡고 이런 시간표대로 할테니 원하는 사람 와서 들으세요, 하면... 그리고 학원처럼 한 달로 돈을 받는거지. 일주일에 몇 회 참여하면 한 달에 얼마, 이런 식으로 받으면...너무 굿 아이디어 아닌가. 그리고 한 달에 한 번은 고객의 신청도서를 읽어주는 거다. 이벤트를 하는거지.' 8/9에는 고객 다락방님의 신청도서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읽어드립니다' 이런 거지. 우하하하핫. 그런데...



아무도 안오면 어떡하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면 뭐 바깥을 쳐다보면서 혼자 커피 마시면서 쿠키 먹거나, 라면 끓여 먹거나 그러지 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지만... 누군가 책을 읽어줘야 하는 상황이라면 스스로 읽지 못할 확률이 크기 때문일텐데, 그런 사람들은 애초에 바깥으로 나와 내가 운영하는 센터로 오기가... 어려운 상황이 아닐까. 어쩌면 나는 병원이나 실버타운 같은 곳에 명함을 돌리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어드립니다' 하고. 그래서 상대의 사적인 공간인 집으로 가는 것 보다는, 공적인 공간.. 으로 가는 거지. 그러면 안전하지 않을까. 그런데 어쩐지 돈은.. 크게 벌지 못할 것 같군... 나는 언제나 다른 식의 돈벌이를 생각하는데, 왜 언제나 돈을 적게 버는 것만 이렇게 내가 할 수 있을 것 같을까... 그냥 내 팔자에 큰 돈은 없는건가....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아...이것이 나의 운명이란 말인가.....


운명이란 무엇인가..

데스티니....





하아-




어제 백래시 페이퍼 쓰면서 정신 차려보니 내 책상이.. 나의 책상은 왜 언제나 이모양인가. 마음 먹고 깔끔하게 정리해 두어도 곧 이렇게 되고야 만다..





 

어째서..왜 때문에..책상이 이런것인가...... 왜죠.................orz

내가 아는 내 주변의 공부를 잘했던 혹은 잘하는 사람들은 모두 책상이 아주 깔끔하던데, 나는 이런 나의 책상을 보면서, 아아, 나는 공부를 못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구나... 싶었다. 왜이렇게 된거야 대체...ㅜㅜ



예전에 첫직장에서 입사동기 남자직원과 종종 은행에 같이 가곤 했는데, 한 번은 은행에 대기인이 많았을 때 둘이 나란히 앉아 순서를 기다리다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남자 직원이 내 가방에서 내가 뭔가 찾는 걸 보고, '어휴, 가방이 진짜... 줘봐요' 이러더니 다 꺼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차곡차곡 정리해주었던 적도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무실에서 일하다가 타미가 영상 걸었을 때 타미가 '이모 회사 책상 보여줘' 이러길래 보여줬더니 으악 이모 너무 지저분해! 정리좀 해! 했었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아 모르겠다. 지금 내 방 침대 헤드 위도 난리났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책들이 막 쌓여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인생 뭘까....

책상..뭘까?.................



아무튼 오늘 부터 '박경리'의 《김약국의 딸들》읽는데... 하아- 21쪽까지 읽으면서 숨을 골라야 했다. 이건 다 읽고나서 분노의 페이퍼를 쓰는 걸로 ..... 분노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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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18-10-29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읽어주는 팟캐스트나 유튜브도 좋을 거 같아요. 라이브로 ㅎㅎㅎ 만약 원하는 책을 신청해도 된다면 전 추리소설을 신청할테에요. 흥미진진하게 읽어주세요 ㅎㅎ

남자들이 원하는 건 예쁘고 착한 창녀죠. 아니 진짜 안 이쁜 여자는 안 나온다니까요. 헐. 게다가 거절이란 건 상상도 못한다니까요. 태초에 거절할 줄 몰랐다도 아니고. 처음엔 강제였어도 나중엔 나도 원했어가 되고... 정말 이기적이고 변태같아요.

김약국의 딸들 분노의 페이퍼도 기대하겠습니다. 저도 읽다가 책이 끝날 때 ‘뭐야 끝이야? 더 없어? 이게 머야?’ 했던 기억이 가득합니다. 벌레를 눌러죽인 자국이 가득한 방과 함께ㅠㅠ

다락방 2018-10-29 10:29   좋아요 0 | URL
저는 책 읽어주는 걸로 돈벌이를 하고 싶은데, 역시 가능성이 희박한 일일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제가 팟캐스트 하고 싶어서 마이크까지 샀던 사람이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이크에 먼지만 쌓여 저기 옷장 위에 올려져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란 인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제가 여자로 살면서 만약 저런 상황에서 ‘다음에 치마 입고 와라‘ 라는 말만 들어도 소름 돋고 토나왔을 것 같아요. 그런데 스커트를 걷어 올리다니..이거야말로 남자 작가들의 판타지 아닌가요. 세상 모든 것들이 다 이럴 때 치마 걷어올리는 여자들을 그려놓으니, 현실속 남자들이 그게 당연한 줄 알고 그렇게 하지 않았을 때 화를 내는 것 같아요. 다들 미쳐돌아가는 것 같아요. 세상이 하나되어 여자를 성적대상화 하고 거기에 수긍하는 여자를 그려내요.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죠. 계속해서 까주겟어요.


김약국의 딸들은 21쪽까지 읽었는데 너무 빡이쳐서 ㅋㅋㅋㅋㅋㅋㅋㅋ 분노의 독서가 멈춰버리고 말았어요. 다 읽고 진짜 이 사내새끼들 또 가열차게 까줄거예요!

syo 2018-10-29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각해보면 <책 읽어주는 남자>에서도 결국 그들은 섹스를 했드랬죠. 이건 뭐 무서워서 어디 책 함부로 읽어 주겠어요?

다락방 2018-10-29 11:37   좋아요 0 | URL
저는 그걸 받아들이는 여자로 그려냈다는 게 너무 짜증이 났어요. 어린 놈이 치마 입고 오라는 것도 받아들이고 섹스하자고 덤비는 놈하고 섹스도 하고... 이건 진짜 판타지죠, 판타지. 아 짜증나요.

단발머리 2018-10-29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읽어주러 가는 거랑 학원에 와서 신청한 사람이 듣는 거랑은 페이가 다르죠. 다른 레슨이랑 비교해서도 그렇구요.
선생님이 직접 가는 경우에 레슨비가 더 비싸구요. 2시간에 5만원 정도면 좋을 것 같아요. (진지하게 매출 계산^^)
하지만 전 다락방님이 학원을 직접 운영하시는 것에 한 표를 드리고 싶네요.
<다락방이 읽어주는 소설 이야기>. 이런 식으로요.

그나저나 진정 작가의 책상입니다.
전 보기 좋은데요. 창조적 사고는 원래 좀 자유분방한 분위기에서 뿜뿜하는거 아닌가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다락방 2018-10-29 15:07   좋아요 0 | URL
학원을 운영하는 쪽이 저도 더 안전하고 좋을 것 같아요. 지방 출장 없는 운영... 음.. 학원을 운영하면 지방 출장을 갈 수도 있을 수도 있을 것 같고... (왜 지방 출장을 놓지를 못하는가..)
돈 벌어야 먹고 살 수 있으니 계속해서 무엇을 할 것인가..생각해야 해요. 지금 다니는 사무실에서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서요...


제 책상이 자유분방하기는 하죠....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이 말 밖에는 달리 할 말이 없네요. 자유분방한 책상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성주의 책 같이 읽기 시작합니다.

현재 [백래시] 같이 읽기에는 (위의 먼댓글 링크 참조) 공장쟝님, 단발머리님, 하이드님, 그리고 제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잠깐 외국에 계신 관계로 참여 댓글을 달지 못하고 계시지만  jsshin 님도 참여 의사를 밝혀주시어, 저까지 총 5인입니다. 자, 모두들 열심히 읽고 부지런히 글도 올립시다. 참여하시고 싶으신 분은 언제든 가능합니다!!


















'마리 루티'의 책 [나는 과학이 말하는 성차별이 불편합니다]에서 마리 루티는, 그간 '여성은 이렇다' 혹은 '남성은 이렇다'라는 주장에 대한 근거들이 얼마나 잘못된 해석이었으며 일방적이었는지에 대해 밝힌 바 있다. 수치상으로 남녀가 모두 별 다를 바 없음에도 불구하고 여성과 남성의 특성이 이렇게나 다르다고 말하는 데 쓰였다는 것. 


백래시는 그런 식으로 온다. 자신의 주장에 대한 근거로 작은 것들을 확대 해석하거나 과장하면서. 수전 팔루디의 [백래시]를 읽다보면 여자들에게 생각이나 행동을 제한하기 위해 지구가 하나 되어 빈약한 근거를 크게 확대해석하고 과장해 목소리 높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스리프리젠테이션] 은 미디어에서 여성에게 어떤 압박이 가해지는지를 보여주는데, 나는 이 다큐를 보자마자 '각성'이란 단어를 떠올렸다. '이디스 워튼'의 소설 원제 중에 각성이 있었다. awakening. 

세상이 여자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아니 여자를 어떻게 '만들고자' 하는가, '통제하고자' 하는가. 나는 대체 어떤 세상속에서 지금까지의 삶을 살아온 것인가. 그리고 미디어는 여전히, 그렇게 하고 있다.



그런 참에 수전 팔루디의 [백래시]를 읽는 일은 작지만 '니들이 하고자 하는대로 움직이지 않겠어'라는 반항의 의미가 될 것 같다. 이 두꺼운 책을 사두고도 오래 읽지 못했던 것은, 혹여나 그 내용이 어렵지 않을까 해서였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알았다. 이런 세상에서 살아온 여성들에게 이 책이 어려울 수 없다는 것을.


'각성'은 페미니즘과 뗄레야 뗄 수 없는 단어가 아닐까 싶다. 백래시 23 페이지에서도 이 단어는 등장한다.




하지만 여성들의 정치적 각성은 즉각적인 정치 보복을 불러왔다. 1992년 여름 공화당 전당대회 연사들은 이 문제를 그냥 내버려두지 못했고 과장된 어법을 통해 자신들이 얼마나 공황 상태에 빠져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 주었다. 이들은 페미니스트 군대가 우리 문화와 텔레비전 프로그램(1차 부시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맡았던 인물은 연단에 올라 어떤 허구적인 여성이 "아버지의 의미를 욕되게 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린 것으로 유명세를 탔다)과 정치 시스템(팻 뷰캐넌Pat Buchanan은 최근의 민주당 전당대회는 "미국 역사상 최대의 크로스 드레싱 대회"라고 맹비난했다)과 여성들의 정신과 영혼 (부통령 후보자의 아내는 청중들에게 페미니스트들이 "여성의 필수 불가결한 본성"을 말살시키려고 작정했다고 말했다)을 침략했다고 울부짖었다. (p,23)



페미니스트 군대...뭘까? 지금 페미나치라고 부르는 것도 마찬가지. 페미니스트는 군대였다가 나치였다가 하는구나.

여성의 필수 불가결한 본성... 뭘까? 

자, 이어서 읽어보자.



연사들의 걱정은 기우가 아니었다. 선거일이 되자 '크로스 드레서'들이 승리했다. 바버라 복서Bsrbara Boxer, 다이앤 파인스타인 Dianne Feinstein, 패티 머레이Patty Murray, 캐럴 모슬리 브라운Carol Moseley-Braun처럼 민주당 후보였을 뿐만 아니라 페미니즘을 내걸고 출마했던 후보들이 상원에서 의석을 차지했다. 하원에서는 스물여덟 명이던 여성 의원 수가 마흔일곱 명으로 훌쩍 늘어났다. 민주당이 여성의 자유를 수호하겠다며 목청을 높이자 (그리고 공화당이 여성의 자유를 공격하자) 공화당 여성 당원 28퍼센트가 다른 당에 투표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평소 페미니스트에게 적대적이던 미디어 마저 1992년은 '여성의 해'가 될 것 같다고 인정하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여성의 해는 길지 않았다. 몇 달 만에 우익들은 현대판 테르미도르 반동의 여성 혐오 버전에 착수했다. 온건함이라는 가면 뒤에 권력욕을 숨겼던 프랑스 쿠데타 세력들처럼 반페미니즘 반혁명 세력들은 '더 친절하고, 신사적인' 장막 속에 자신들의 궁극적인 의도를 숨겼다. 페미니스트들은 여성들의 관심사를 정치 무대의 전면으로 끌어냄으로써 민주당 후보를 대통령으로 선출하는 데 힘을 보탰고 대법원의 보수적 판결을 거의 막아 냈다. 이제 보수 인사들은 여성운동을 이들의 안방에서 무너뜨릴 쿠데타를 계획했다. 이번에 의상을 바꿔 입을 쪽은 그들이었다. (p.23-24)



얼마전에 회사 동료가 그런 말을 했다. 


"차장님, 남자들이 여자들을 너무 죽여서 여자들이 남아날 것 같지 않아요.."


나는 온 세상이 하나가 되어 여자들을 미워하는 것 같다. 그냥 여자들이 미운 게 아니라, '통제 안되는' 여자가 너무 미운 거다. 니네 예쁘게 꾸며야 되는데, 허리는 잘록하게 들어가야 되는데, 남자 말 잘듣고 따라야 되는데, 순결해야 하는데, 나에게 잘보이려고 곱게 차려 입어야 하는데, 나에게 잘보이려고 날씬함을 유지해야 하는데, 그런데 너 왜 안그래? 바로 이 지점이, 자신의 통제가 상대 여자에게 작동하지 않는다고 생각될 때, 여자를 미워하다가 폭력을 쓰고 살인을 하는 것 같다. 다른 사람이 자신의 통제권안에 기꺼이 들어가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을 몰라서. 그 중 숱한 사람들은 자신이 속한 집단 내에서 '을'로 살면서 얼마나 그것이 부조리한지 잘 알고 소리내어 '사람을 이렇게 취급하면 안된다'라고 부르짖기도 하는 사람들인데, 그런 사람들이 자신의 통제가 작동하지 않는 여자에 대해서는 가차없이 폭력을 휘두른다. 나는 그것이 여자를 같은 '인간'으로 보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여자는 인간이 아니고, 내 말을 잘 들어야 하는 소유물인데, 그런데 내 뜻대로 안돼? 어, 이것봐라?

너무 무식해... 알아야 할 걸 모르는 거야. 무식해. 진짜 무식해...



수전 팔루디는 자신의 책 26쪽에서 '반격보다 더한 무언가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이 책을 170쪽 가량 읽었고, 11월 안에 다 읽으려고 하지만, 죽죽 밑줄 긋고 포스트잇 붙이고 그러면서 아마 나중에 또 다른 책을 읽으며 참고하게 될 것 같다. 내가 이 페이퍼를 쓰려다가 마리 루티를 가져온 것처럼.


책을 읽다보면 26쪽에, 그리스 로마신화의 '아탈란테'가 나온다. 책에도 간략히 아탈렌테에 대해 설명되어 있긴 하지만, 나는 그리스 로마 신화사전 있는 사람이니까 가져와본다.



















저 때도 저랬네. 아들을 원했는데 딸이 태어나서 갖다 버리고... 결혼을 원하지 않는데 그런 그녀와 결혼하려고 사과를 갖다 굴리고.... 



자, 나는 또 읽으러 간다.





페미니즘이 여성들을 '더 미천한 삶'으로 몰아넣었다는 비난은 여성들에게 더 넓은 경험의 폭을 선사한다는 페미니즘의 핵심을 완전히 놓치고 있다. 페미니즘에 분칠을 해서 페미니스트들을 우스꽝스러운 광대로 만들려는 시도가 반복되고 있고 이는 엄청나게 효과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페미니즘은 상당히 간단한 개념이다. 1913년에 리베카 웨스트Rebecca West가 표현했듯 "나는 페미니즘이 정확히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다. 내가 아는 건, 내가 가만히 앉아서 당하지만은 않겠다는 결심을 표현할 때마다 사람들이 나를 페미니스트라고 불렀다는 것이다. (p.49)





1970년대 초에 페미니즘이 부활하고 난 뒤 몇 년간 미국 여성들은 워낙 빠르게 승승장구해서 우리 할머니 세대의 삶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정도가 되었다. 워낙 많은 전투에서 승리했고, 워낙 많은 장벽들을 무너뜨리다 보니, 페미니즘을 가장 열심히 반대했던 사람들마저도 여성운동이 일구어 낸 변화들을 뒤집을 수 없다고 생각할 정도다. 하지만 우리는 결승선에 다 와서 정신이 딴 데 팔려 버렸다. 우리는 명백한 흠모자에게서 반짝이는 싸구려 장신구를 받아 내려고 멈춰 서 버렸다. 그 흠모자는 시장이고, 싸구려 장신구는 해방의 언어를 새롭고 강력한 예속의 도구로 사용해 온 상업 문화의 풍료오움이다. 상업 문화에 예속된 미국 여성들은 이제 목숨은 부지하겠지만 너 자신을 잃게 될 것이라는 신탁의 예언을 이행할 위험에 처해 있다. (p.26-27)

소비 시장이 페미니즘으로 구사한 유인 상술은 유구한 역사를 자랑한다. 1929년 광고계의 한 저명한 남성은 5번가에서 여성 참정권을 예찬하는 의미에서 여성들에게 마음껏 담배를 피우라고 촉구하는 ‘자유 행진Freedom March‘을 조직했다. 아메리칸타바코사American Tabacco Company의 홍보 담당자였던 그는 ‘선도적인 페미니스트‘에게 ‘자유의 횃불‘을 빽빽 피워 대는 여성 대오의 선두에 서 달라고 설득했다. 좀 더 최근인 페미니즘 두 번째 물결 이후, 광고업체들은 샴푸에서부터 나일론 스타킹에 이르기까지 온갖 물건을 팔기 위해 여성의 ‘혁명‘정신을 갖다 붙였다. 하네스에서는 전미여성연맹National Organization for Women, NOW의 한 임원에게 ‘해방적인‘ 팬티스타킹을 홍보해 달라고 설득하기도 했다. (p.27)

이런 전략은 이 책이 처음 출간될 즈음엔 일반적인 관습이 되어 버렸다. 얼마 가지 않아 나 역시 청바지나 하이힐, 심지어는 가슴 확대 수술 브랜드에 내 페미니스트 인장을 박아 달라는 상인들의 숱한 권유를 처리(하고 거절)하게 되었다. (p.27)

자기 결정이라는 페미니즘 윤리는 ‘자기 계발‘이라는 황금 사과로 변신했다. 이 자기 계발은 주로 외모와 자부심, 그리고 젊음을 되찾으려는 헛수고에 바쳐진다. 그리고 공적 주체라는 페미니즘 윤리는 언론의 관심이라는 황금 사과로 탈바꿈했다. 이제는 이 세상을 얼마나 많이 바꾸는지보다 이 세상의 틀에 얼마나 멋지게 맞춰 사는지에 좌우되는 인기를 좇고 있다. (p.27-28)

페미니즘이 여성들을 ‘더 미천한 삶‘으로 몰아넣었다는 비난은 여성들에게 더 넓은 경험의 폭을 선사한다는 페미니즘의 핵심을 완전히 놓치고 있다. 페미니즘에 분칠을 해서 페미니스트들을 우스꽝스러운 광대로 만들려는 시도가 반복되고 있고 이는 엄청나게 효과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페미니즘은 상당히 간단한 개념이다. 1913년에 리베카 웨스트Rebecca West가 표현했듯 "나는 페미니즘이 정확히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다. 내가 아는 건, 내가 가만히 앉아서 당하지만은 않겠다는 결심을 표현할 때마다 사람들이 나를 페미니스트라고 불렀다는 것이다. (p.49)

여성의 소득이 늘수록 결혼에 대한 열망은 잦아든다. (p.69)

미시건 대학교 사회연구소 Institute for Social Research에서 남성의 정신 건강 변화를 추적하는 로널드 케슬러 Ronald Kessler는 이렇게 말한다 "실제로 돌아가는 상황을 들여다보면 싱글 여성으로 지내는 게 얼마나 힘든지에 대해 떠들어 대는 모든 활동들은 대단히 황당무계해 보입니다. 여기서 가장 악전고투하는 건 싱글 남성들이에요. 남성이 결혼을 하면 정신 건강이 크게 향상되죠. (p.71)

실제 싱글 남성들은 기혼 남성들보다 시무룩하고 소극적이며 혐오증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 (p,71)

싱글 남성들은 싱글 여성에 비해 숱한 정신 건강상의 문제로 힘들어할 가능성이 두 배 더 높다. 더 우울해하고, 소극적이며, 신경쇠약을 겪을 가능성이 높고, 기절에서 불면증에 이르기까지 온갖 심리적 고난의 증상에 시달릴 공산이 크다. 한 연구에서는 싱글 남성의 3분의 1이 중증 신경증에서 높은 수치를 기록한 반면, 싱글 여성의 경우는 겨우 4퍼센트 뿐이었다. (p.72)

여성의 우울증에 대한 모든 문헌을 검토하고 유전학에서부터 월경 전 증후군, 피임약 등 다양한 요인들을 테스트해 본 저명한 정신 건강 연구자 제럴드 클러먼 Gerald Kleman과 미르나 와이즈먼Myrna Weissman은 여성 우울증에는 두 가지 큰 원인밖에 없음을 확인했다. 그것은 바로 낮은 사회적 지위와 결혼이었다. (p.97)

문학 비평가 샌드라 길버트Sandra M. Gilbert와 수전 구바Susan Gubar가 전후 시대에 대해 논평한 것처럼 "뇌를 써서 돈을 버는 여성들이 늘어갈수록 소설, 연극, 시에서 여성을 육체밖에 없는 존재로 재현하는 남성들이 늘어났다." (p.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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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백래시] 여자를 괴롭히는 남자들
    from 마지막 키스 2018-10-30 08:57 
    이틀전 일요일에 백래시 페이퍼를 썼으니, 앞으로 일요일에만 쓰자..라고 마음을 먹었지만, 그냥 닥치는대로 쓰겠다.그러니까 내가 어제 자기 전에 '백래시를 조금만 읽다 자자' 했는데, 읽다보니 또 딥빡이 온 것이다.'킴 베신저'는 내가 중고등학교 다닐 당시에 섹시한 여배우로 이름을 날렸었다. 내가 아마 내 페이퍼를 통해서 여러번 킴 베신저 얘기도 했던 것 같다. 그녀의 몸매가 강조되는 영화들이 주를 이루었는데, 그녀가 찍었던 영화 중에는 나도 대학시절 보
 
 
- 2018-10-30 0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작하셨군요! ㅋ 저 자진신고 합니다. 오늘 동생한테 빌려왔어요 ㅋㅋ 11월 1일부터 시작하게써요!!:)

다락방 2018-10-30 07:54   좋아요 1 | URL
후훗. 자, 오십시오, 백래시의 세계!
저는 어제 자기전에도 좀 읽다 잤고요, 그래서 오늘 또! 페이퍼 쓸 게 생겼습니다. 분노가 타오릅니다!!
 
열쇠
밀란 쿤데라와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분명 이 시집을 사서 가지고 있었는데 지금 책장에는 없다. 어디로 어떻게 보낸건지 기억이 전혀 나지 않고... 원더북 님이 올려주신 쉼보르스카 시를 읽고 나니 나 역시 생각나는 시가 있어 올려둔다. 그 시를 왜 좋아했더라, 하고 다시 읽어봤는데, 내가 다시 읽어보기 전까지 기억나는 거라곤, '열쇠' 였다. 열쇠가 나오는 시다, 그 시를 나는 좋아했다, 하는 것.


오늘 이 시를 다시 읽고 올려두면서, 시집이야말로 두고두고 오래오래 보야아 하는 책이 아닌가 싶어졌다.



열쇠

 

 

열쇠가 갑자기 없어졌다.

어떻게 집으로 들어갈까?

누군가 내 잃어버린 열쇠를 주워 들고

이리저리 살펴보리라 - 아무짝에도 소용없을 텐데.

걸어가다 그 쓸모없는 쇠붙이를

휙 던져버리는 게 고작이겠지.

 

 

너를 향한 내 애타는 감정에도

똑같은 일이 발생한다면

그건 이미 너와 나, 둘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 세상에서 하나의 '사랑'이 줄어드는 것이니.

누군가의 낯선 손에 들어 올려져서는

아무런 대문도 열지 못한 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열쇠'의 형태를 지닌 유형물로 존재하게 될

내 잃어버린 열쇠처럼.

고철 덩어리에 덕지덕지 눌어붙은 녹(綠)들은 불같이 화를 내리라.

 

 

카드나 별자리, 공작새의 깃털 따위를 굳이 빌리지 않더라도

이런 점괘는 종종 나온다.




나에게는 집으로 들어갈 수 있는 중요한 열쇠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쇠붙이..




가장 이상한 세 단어

 

 

내가 "미래"라는 낱말을 입에 올리는 순간,

그 단어의 첫째 음절은 이미 과거를 향해 출발한다.

 

 

내가 "고요"라는 단어를 발음하는 순간,

나는 이미 정적을 깨고 있다.

 

 

내가 "아무것도"라고 말하는 순간,

나는 이미 무언가를 창조하게 된다.

결코 무(無)에 귀속될 수 없는

실재하는 그 무엇인가를.




재미있다. 누군가가 책을 읽고 글을 썼더니, 그 글을 보고 생각나는 게 있어 시를 가져오고, 또 그 글을 읽어보니 그 시인의 시 나도 좋아하는 게 있어, 하고 이렇게 글을 쓰고. 아, 진짜 책 읽고 글 쓰는 게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일 같다. '박총'이 [읽기의 말들]에서, 책을 통해 알게된 사람들과 각별한 사이가 된다는 말을 했는데, 나 역시 진짜 그렇다.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책 읽고 글쓰다가 연을 맺게 된 사람들. 역시 책 읽고 글 쓰는 게 제일 좋다. 내가 이걸 좋아한다는 거 너무 좋아.



저는 잠시후, 백래시 페이퍼로 돌아오겠습니다. 두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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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북 2018-10-28 13: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다락방님 덕분에 저는 또 읽었던 시집에서 새로운 시를 발견하고 좋아합니다. 시집을 통째로 외우지 않는 한 어쩔 수 없는 걸까요^^ 제가 시집 선물은 안 하는데(시집은 받는 사람이 부담스러워할 때가 많아서;) 이 책은 친구에게 덥석 안겨줬답니다. 시집이라기에는 시집 같지 않게 너무 좋은 시집이라 제가 좋아하는 친구도 꼭 좋아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랬었지요~ 좋아하는 시집에 대해 함께 좋아하고 얘기나눌 수 있는 다락방님을 만나서 그 또한 너무 좋습니다. 좋은것투성이라 행복하네요. 한 권의 책이 주는 행복이 이렇게 크네요^^

다락방 2018-10-28 16:47   좋아요 0 | URL
왜 그 유명한 말이 있잖습니까. 같은 책을 읽었다는 것은 사람들 사이를 연결해주는 끈이라고요. 이렇게 우리는 쿤데라 와 쉼보르스카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아름다워요! 후훗.

붕붕툐툐 2018-10-28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시 모임에서 함께 읽을 시를 찾고 있었는데-각자 좋아하는 시를 가져오거든요-좋은 시 소개해 주셔서 감사해요^^

다락방 2018-10-28 21:13   좋아요 0 | URL
오오 이렇게 도움을 드릴 수 있다니 제가 기뻐요!!

뒷북소녀 2018-11-02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책들이 있더라구요. 분명 샀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못 찾겠는 책이요.^^

다락방 2018-11-05 08:33   좋아요 0 | URL
이 책은 아마도 제가 팔아버린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