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이다. -_-



평소보다 아주 약간 늦게(라고는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정상적으로 회사에 출근하는 바로 그 시간) 출근하는데 지하철에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앉아서 올 수 있어서 좋았다,


라는것 말고는 장점을 찾을수가 없구나. 어쩔수없이 나와 앉아있긴 하지만, 이왕 나왔으니 일을 하자, 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몸은 노동의 리듬을 기억하는걸까. 도무지 일을 할 수가 없다. 언제 끝날지 모를 임원회의를 기다리며 나는 그 긴 시간을 대체 어떻게 보내야할까. 



이 우울함을 달래기 위해 사무실로 오는 길, 까페에 들러 토마토모짜렐라치즈 샌드위치 를 포장해왔다. 얇은 햄이 겹겹이 포개져있다.




댓글(11)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건조기후 2013-01-19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쉬는 날 출근하는 기분도 "가끔은" 색다르고 좋더라고요 하하하. 한산한 거리에 한적한 사무실에. 저는 꽤 즐겼던 거 같아요. 어차피 돈 더 버니까 좋은 거기도 하고 ㅋ;

다락방 2013-01-21 16:53   좋아요 0 | URL
이게 저 혼자 나와서 빈 사무실에서 제 일을 한다면 오히려 여유로움을 느낄수도 있을 것 같은데, 임원회의..여서 모든 임원들이 회의실에 ㅠㅠ 도무지 즐길수가 없었어요.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샌드위치 사다 먹었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선인장 2013-01-19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사무실...
오늘은 토요일, 그리고 일 년에 한 번 오는 생일날.
그리고 나는 내일도 근무랍니다. ㅠㅠ

다락방 2013-01-21 16:53   좋아요 0 | URL
생일 축하드려요, 선인장님. 이런. 하루가 지나버렸네요!
생일날 근무는 어떻게, 잘 하셨는지요. 대체 무슨 일이 그렇게나 많답니까. 주말도 생일도 못챙길 정도로요. ㅠㅠ

무스탕 2013-01-19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의 매 주 토.일요일 출근하는, 것도 평일 출근보다 훨 빠른 7시까지 출근하고 6시 훨 넘어야 퇴근하는(오늘도 7시 출근에 6시 40분 퇴근..;) 탕이는 어찌 살까 궁금하시죠? ㅎㅎ
평일 휴가요? 어림도 없는 쏘뤼!!

무스탕 2013-01-19 21:27   좋아요 0 | URL
건, 글쿠 참 오랜만이구랴~~~
:)

다락방 2013-01-21 16:54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무스탕님 안부가 궁금해요. 요즘에는 무스탕님 글도 잘 안남기셔서 도무지 짐작을 할 수가 없잖아요. 흑흑. 대체 주말을 출근하면서 어떤 삶을 살고 계시는겁니까, 네? 건강하신겁니까?

세실 2013-01-20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요일 출근하는거 싫을 수도 있는데, 공공도서관 사서는 주말에 가끔 출근해야 해요. ㅠㅠ
오늘은 자진해서 근무하고 있어요. 왜? 그럼 평일에 아무때나 쉴 수 있거든요.
오전에 천원하는 파리빵 커피랑 치즈케익 사와서 먹고 있어요.

다락방 2013-01-21 16:56   좋아요 0 | URL
평일에 아무때나 쉴 수 있다면 주말 근무도 나쁘지 않을것 같아요. 평일에 쉬는건 굉장히 짜릿하지 않아요? 저는 평일 대낮에 영화관 가고 백화점 가고 하는 것들을 해보고 싶어요. 남들 회사에 있을 때 커피숍에 가서 샌드위치랑 커피 마시면서 책도 읽고 말이지요. 흑흑.

moonnight 2013-01-21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토요일 원래 근무라 ^^; 평일보다 두시간 일찍 마쳐서 토요일 좋아욧!!! >.<
원래 쉬는데 나오려면 너무 울적할 것 같아요. ㅠ_ㅠ;

다락방 2013-01-21 17:17   좋아요 0 | URL
앗. 겨우 두시간 일찍 마쳐요? ㅠㅠ
 
유럽, 빵의 위로
구현정 지음 / 예담 / 201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몇주전에 여동생과 나란히 앉아 토요일 아침의 『걸어서 세계속으로』를 보고 있었다. 그날따라 유독 재미가 없었다. 지루했다. 나는 내가 무슨말을 하는지도 모른채로, 아이씨, 왜 뭐 먹는지 안나와! 라고 말했고 옆에 있던 여동생은 언니는 뭐 먹나 궁금해서 저거 보는거냐고 물었다. 그러고보니 그랬다. 나는 다른 지역에선 무얼 먹나, 그게 궁금해서 그 프로를 시청했던 것 같다. 그 프로를 보고 무얼 보고 싶다거나 무얼 경험해보고 싶다거나 한 적은 없는걸 보면. 난 항상 뭔가 먹어보고 싶어서 거길 가보고 싶었던거다. 


여행기를 읽는것도 마찬가지. 내게 여행기는 그동안 재미없는 책이었는데 간혹 신나게 만드는 여행기가 있다. 그런 경우엔 내 흥미를 끄는 음식이 등장했기 때문이었다. 반대로, 얼마전에 읽은 체코 여행기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성당을 조용히 관람한것만 나와서 읽자마자 팔아버렸다. 왜 무얼 먹는지를 말해주지 않는거야, 왜, 대체 왜! 


그런참에 이 책 『유럽, 빵의 위로』란 책을 보니 얼마나 반갑던지. 빵이다, 빵! 그것도 유럽의 빵!!






























내가 이 책에 기대한 건, 빵 사진이 전부이다. 어디에서 어떤 빵을 먹는지, 그 빵들은 어떤 느낌을 주는지만 알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던거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글솜씨도 있었다. 저자가 새로운 빵을 먹기전에 기대하고 또 먹으면서 느끼는 충만함에 대해 얘기할 때, 나에게 그 느낌은 생생하게 전해져 왔다.



브레첼은 짭짤한 맛과 쫀득쫀득한 식감 때문에 맥주와 더없이 잘 어울린다. 특히 독일 남부에서 날씨 좋은 날 비어가르텐에 앉아 맥주 한 잔과 거대한 브레첼 하나를 즐기는 이들을 보면, 그보다 더 좋을 수 없다는 표정들이다. (p.21)


그중에서도 바게트가 가장 맛있는 순간은 살라미 한 조각을 올리거나 마음에 드는 치즈를 두껍게 바를 때가 아닌가 싶다. 가끔 햇살이 좋은 날에는 발코니에 앉아 살라미와 바게트 그리고 화이트와인 한 잔을 곁들인다. (p.39)


내 꿈이 살아나던 그 순간에 우리 테이블 위에는 거품이 싱그럽게 올라온 카푸치노가 있었고, 하얀 접시에는 아펠 슈트루델(Apfel Strudel)이 담겨 있었다.

얇은 빵 안쪽으로 익힌 사과 조각들이 시나몬과 버무려져 포근하게 안겨있고, 그 주위를 바닐라 소스가 따뜻하게 감싸고 있었다. 처음 보는 것이었고 이국적인 느낌이었다. 게다가 내가 좋아하는 향기들이 모두 모여 있다니 ‥‥‥사과향, 계피향, 바닐라향. 그것은 코끝으로 느끼는 회복의 환희였다. (p.48)



빵은 비극일 수도 있다. 빵이 그려내는 장면은 굶주림을 대변하는 것이기도 하다. 밥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빵을 먹는 일들도 있다는 것을 나는 물론 알고 있다(이 점은 나중에 저자도 언급한다). 그래서일까, 나는 읽다가 자꾸만 내 자신이 삐딱하게 나가려는 것도 같았다. 흥, 잘먹고 잘 사는 사람이군, 하는 생각이 들었단 말이다. 이건 빵에 대해 말하는 책의 저자에게 가져야할 바람직한 태도는 아닐텐데, 나는 찌질하게도 그런 생각이 들었다. 순간의 시기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결국은 저자가 느끼고 묘사하는 장면들에 대해 황홀경에 빠진것도 사실이다. 아, 이 여유로운듯한 일상이라니. 빵과 맥주라니, 빵과 와인이라니. 물론 나는 살라미와 치즈에 더 반하기는 했지만, 나른한 오후와 게으른 아침이 연상되면서 행복한 장면이 그려지는거다. 





















































가장 놀랐던 건, 이 책 안에서 다른 책들을 만나볼 수 있다는거다. 빵에 대한 이야기말고는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았던 내게, 저자는 자신의 독서 내공을 보여준다. 책을 읽다가 메모를 해둔 것일지, 혹은 빵을 대하면서 예전에 읽었던 책들을 떠올리게 된 것인지, 거기까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이 책안에서 알랭 드 보통을 만나고 무라카미 하루키를 만난다. 그리고 내가 모르는 다른 작가들도 가끔.



크루아상에 대한 부분에서는 알랭 드 보통의 글을 떠올린다.


프루스트는 아침식사로 무엇을 먹었을까? 그의 병이 너무 심해지기 전에는 카페오레 두 잔이 그의 이름의 머리글자가 새겨진 은주전자에 담겨 나왔다 ‥‥‥(중략) 제대로 바삭바삭하고 고소하게 구울 줄 아는 빵집에서 하녀가 가져온 크루아상을 커피에 찍어 먹었다. - 알랭 드 보통 <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 중에서 (p.57)


프린츠레겐텐 토르테에 대해서는 무라카미 하루키를 떠올린다.


PRINZREGENTENTORTE‥‥‥라는 식의 음식 이름을 일일이 수첩에 메모하면서 어떻게 밥을 맛있게 먹을 수 있단 말인가? 나는 못한다. 대학 1학년 때의 독일어 강의가 생각나서 속이 거북해진다. -무라카미 하루키 <먼 북소리> 중에서 (pp.252-253)



나는 위의 두 책을 모두 읽었다. 그러나 저자가 언급한 부분들에 대해서는 정말이지 결코 생각나지 않는다. 대체 이걸 어떻게 알고 인용한걸까? 놀랍다.





나는 대부분의 육중한 사람이 그러하듯이 빵을 좋아한다. 떡은 잘 먹질 않지만 빵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그러나 밥보다 빵을 좋아하진 않는다. 끼니는 무조건 밥이어야 하고, 끼니와 끼니 사이의 허기짐에 대응해서라면 빵을 선택하는 것이 무척 행복하다. 생크림이 들어간 빵도 좋고 아몬드가 박혀 있어도 좋다. 단팥이 들어가있어도 좋고 딸기쨈만 발라 먹는것도 좋다. 물론 햄과 치즈가 가득 들어가있는 빵이라면 더할나위 없이 좋고. 





















































어쩌면 그래서일지도 모르겠다. 빵은 나를 유럽으로 데려가지 못했다. 나로 하여금 이 빵들을 먹기 위해 유럽으로 날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하지는 못했다. 빵이라면 대한민국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서도 얼마든지 먹을 수 있으니까. 게다가 빵은 내가 간식으로서 만나는 음식이 아닌가. 간식을 위해서 저 멀리로 다녀오고 싶다는 생각은 들질 않는다. 물론 내가 낯선곳을 방문했을 때, 그곳의 빵을 죄다 먹어보고 싶은건 사실이다. 나는 아주 맛있게, 여유를 즐기면서, 그러니까 저자가 언급했던 맥주나 와인들을 한 손에 들고 그 빵들을 음미하고 싶다. 내가 아주 먼 곳에 갔을 때, 낯선곳에 들렀을 때 빵을 즐기고 느끼고 싶은건 분명 사실이지만, 그것들을 즐기기 위한 여행을 작정하게 되지는 않는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부러워했던 건 유럽의 어느 나라도 저자가 거주하는 독일에서 자동차로 여행이 가능하다는 사실이었다. 몇 시간만 달리면 오스트리아로 갈 수 있고 좀 더 긴 시간을 달리면 이탈리아를 갈 수도 있다. 자동차로.


까르멜로와 루칠라의 결혼식은 그들의 고향인 이탈리아 페루자에서 열렸다. 독일맥주가 그립다는 까르멜로의 얘기에 우리는 자동차에 그가 좋아하는 에르딩어 맥주를 가득 싣고 독일 베를린에서 장장 15시간을 운전하여 페루자에 도착했다. (p.220)


아, 부럽다. 나도 15시간을 운전하여 포르투갈에 닿았으면 좋겠다, 21시간을 운전하여 뉴욕에 닿았으면 좋겠다. 12시간을 운전하여 호주에 닿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다면 나는 각 나라에 머물고 있는 나의 친구들에게 전화해서 그들이 먹고 싶다는 한국 음식을 트렁크에 넣고 갈 수도 있을텐데. 중간중간에 휴게소에서 쉬면서 우동을 먹을수도 있을테고, 몇 시간 눈을 감고 지친 몸을 쉬기 위해 길 한 복판의 호텔에 들를 수도 있을텐데. 쓰읍-





그러나 이 책의 부작용은 이런 부러움이 아니다. 읽을 당시에 느껴지는 빵에 대한 허기짐이다. 엊그제 퇴근 시간 지하철에서 이 책을 읽기 보기 시작했는데 정말 미치겠는거다. 책의 절반도 채 읽지 못했는데도 나는 집 근처 빵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빵집을  털었다. 집에 갈 때까지 나는 무겁다고 중얼거렸다. 세상에, 빵을 '무거울만큼' 사다니. 식구들은 무슨 빵을 이렇게나 많이 사왔냐고 내게 물었고, 나는 차마 빵 책을 읽어서라고는 대답하지 못했다.






















































오늘 아침까지도 내가 사온 빵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내가 그 순간 정신줄을 놓았음을 겸허한 마음으로 인정한다. 배고플 때는 이 책을 보지 말자. 더불어 배고플 때는 빵집에 들어가지도 말자.


댓글(34)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꿈꾸는섬 2013-01-18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빵, 너무 맛있어 보여요.
다락방님 오랜만이에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늦었지만 ㅎㅎ)
저도 맛있는 것들 나오는 거 좋아해요. 글구 실제로 그거 먹고 싶어서 막 난리를 쳐요.ㅎㅎ
어느새 점심시간이네요. 점심 맛있게 드세요.^^

다락방 2013-01-18 12:27   좋아요 0 | URL
저는 이 책 읽으면서 얼마나 많은 충동이 들었는지 몰라요. 저 별 모양 빵도 크루아상도 케익도 얼마나 먹고 싶던지요. 결국 빵집에서 빵을 엄청나게 사가지고 집에 돌아갔지만 만족감을 주는 빵은 없더라구요. 사람은 역시 먹고 싶은 걸 먹고 살아야 해요. 흑흑.

꿈꾸는 섬님도 점심 맛있게 드세요. 그리고 해피 뉴 이어! :)

2013-01-18 13: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1-18 13: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무개 2013-01-18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ZEIN-1BEE-B2BC

저는 아직도 소보로빵이 최고 ^^::::::::::
어제 저녁대신 소보로빵한개와 오렌지 쥬스를 마셨어요. 전 몸이 안 좋을때만 꼭 빵이 먹고 싶더라구요.

다락방 2013-01-18 13:22   좋아요 0 | URL
아우. 점심에 쏘이까르보나라떡볶이 라는걸 먹었는데 느끼함 쩔어요. --;;
지금 그래서 자리에 앉아 귤 까먹고 있습니다. 다시는 시키지 않으리라 결심했어요.

쿠폰은 고맙습니다. 지금 막 등록했어요. 희희. 위의 비밀님까지 두개를 주셔서 현재 필요한 수량 모두 득템. ㅋㅋㅋㅋ

제 책상에는 아침에 제가 가져와서 조금 뜯어먹은 모카빵이 있습니다. 빵빵빵빵빵~

아무개 2013-01-18 14:00   좋아요 0 | URL
쏘이까르보나라떡볶이는 이름만으로도 느끼뤼합니다. 느끼느끼~

주말에 무슨 영화 보시려구요? 전 영화 보는대신 다락방님 페이퍼로 대리 만족하고 있으니
엄청나게 재미있는 페이퍼 기대합니다.^^

두시간 후면 퇴근...고양이 에방접종하러 가야해요.

다락방 2013-01-19 10:02   좋아요 0 | URL
[신의 소녀들]을 보고 싶은데 상영관이 없고 ㅠㅠ 그래서 [이 남자가 사랑하는 법]을 볼 예정입니다. 므흣므흣. 주말을 보내고 나서 재미있는 페이퍼를 쓰려면 제가 재미있는 일을 겪어야 하겠지요. 재미있는 일상을 보내야 하겠지요. 저도 그럴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뭔가 기대되는데요. ㅋㅋㅋㅋㅋ

moonnight 2013-01-18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예전에 빵순이라고 불렸던 시절도 있었지만 -_- 나이 들면서 식성이 바뀌었는지 이젠 빵을 거의 안 먹게 되었어요. 누가 주면 맛이나 볼까. 정도예요. 어쩐지 슬퍼져요. ㅠ_ㅠ 빵집을 털어서 무거울 정도로 빵을 사셨단 대목에서 막 부러워지는 달밤입니다. ^^

그나저나, 저역시 내가 모르는 도시에 대해 얘기할 때, 음식 얘기가 빠지면 바로 흥미를 잃습니다. ^^;;;

다락방 2013-01-19 09:56   좋아요 0 | URL
저도 제가 '맛이나 볼까' 하는 정도의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그런 마음으로 모든 음식을 대하고 싶어요. 그런데 언제나 엄청나게 많이 먹자 모드로 음식을 대하기 때문에 지금의 육체를 (ㅠㅠ) 이룩하게 된 것 같습니다. ㅠㅠ

아, 그나저나 문나잇님. 이렇게 먹을걸 좋아하는 저에게 다이어트는..아주 먼 일이겠지요? ㅠㅠ

관찰자 2013-01-18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매장 바로 맞은편이 수제 빵집인데요.
지금 그 빵집 사장님이 저희 가게 오셔서 커피를 드시고 계세요.
그런데 다락방 님은 빵 얘기를 이렇게 먹고 싶게 하시면서,
배가 고플때는 빵집에 가지 말자니요.ㅠㅠ

우리 빵집 사장님께 이 글을 보여 드려야 되겠어요.ㅋㅋ
빵집 사장님. 좌절하시겠네요. 세상에 이렇게 맛있는 빵이 많다는 데서 한번,
배고플때는 빵집에 가지 말자에서 또 한번.ㅋㅋ

다락방 2013-01-19 09:55   좋아요 0 | URL
배가 고플때 빵집에 가면 정신줄 놓고 한아름 사잖아요. 다 먹지도 못할 만큼의 양을 말이지요. 그러니 배고플 때는 빵집에 가면 안돼요. 배고플 때는 시장에 가도 안되고 마트에 가도 안돼요. ㅠㅠ

비로그인 2013-01-18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마 빵책을 읽어서라고는..에서 빵! 터졌어요!!!!!!!
그리고...왠지 그 곳에선 엄청난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 것만 같은~ 강동구 천호동!!!

다락방 2013-01-19 09:54   좋아요 0 | URL
강동구 천호동에서 무슨 엄청난 일이 벌어지겠습니까. ㅎㅎㅎ 그저 제가 많이 먹는 일..만 일어납니다. 흐흣

노이에자이트 2013-01-18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시다 기쿠지로 <양과자 세계사>라는 책이 있는데 아이스크림 크루와상까지 다루고 있어요.추천!

다락방 2013-01-19 09:53   좋아요 0 | URL
오, 그렇군요. 방금 검색해봤는데 미리보기가 안되네요. 표지만으로는 안땡기는데..

dreamout 2013-01-18 2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폴 앤 폴리나. 버터 브레첼 강추! ㅋㅋㅋ

다락방 2013-01-19 09:52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저는 드림아웃님이 책 말씀하시는 줄 알고 알라딘에 폴앤폴리나 넣고 검색했는데 안뜨는 거에요. 그래서 띄어쓰기 해야하나? 하고 갸웃하다가, 뒤에 버터 브레첼 때문에 혹시나 싶어 구글에 넣었더니 빵집..이 뜨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버터 브레첼이 뭔지도 확인 했습니다!! 여기가 드림아웃님 단골집이에요? 홍대라서 제가 갈 일은 거의 없어 보이네요. 음..역시 빵은 저를 움직이지 못하네요. 하하하하하
나중에 버터 브레첼 드시면서 제 생각 나시면 택배로 쏴주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

건조기후 2013-01-19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여행 프로그램에 먹는 게 안 나오다니 정말 화나는 프로네요. 뭐하자는 거야 ㅋㅋㅋ

예전에 집이랑 가까웠던 빵집에 햄치즈 잔뜩 들어간 고로케.. 비스무리한 빵이 있었는데 완전 좋아했었어요. 근데 이사온 이후로는 멀어서 잘 못 가요 ㅜ 그거 말고 제일 좋아하는 건 역시 바게트 ㅎㅎ 그리고 막 구워낸 식빵 덩어리 째 사와서 뜯어 먹기. ㅋ

다락방 2013-01-21 16:57   좋아요 0 | URL
먹는거에 치중하지 않는 여행 프로그램은 싫어요. ㅋㅋㅋ 스치듯 잠깐 언급만 하는건 정말이지 참된 여행인의 자세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햄치즈..잔뜩 들어간, 이라뇨. 아아아아 배고파 미치겠어요. 샌드위치가 눈 앞에 있다면 숨도 안 쉬고 씹어 먹을것 같아요. 아아- 먹고싶다 ㅠㅠ 저도 엊그제는 모카빵 가져와서 뜯어 먹었어요. 손으로 뜯어 먹다가 안되겠다 싶어서 입으로 뜯어먹었어요. 곰처럼...사자처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3-01-19 12: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3-01-21 16:58   좋아요 0 | URL
땡스얼랏!

프레이야 2013-01-19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흑 빵순이가 제 별명인데ㅜㅜ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유혹이ㅎㅎ 저 지금당장 빵 사러 나갈래요. 이런 책이 다 있다니 ᆢ

다락방 2013-01-21 16:58   좋아요 0 | URL
ㅎㅎ 빵 사가지고 오셨습니까, 프레이야님. 어떤 빵을 좋아하세요? 전 샌드위치가 참 좋아요. 햄과 치즈가 들어간 샌드위치요. 빵은 그 다음이에요. ㅎㅎ

프레이야 2013-01-21 23:07   좋아요 0 | URL
빵은 다 좋아해요. 방금도 한 개 먹었어요. 만쥬 종류로요.ㅎㅎ

노이에자이트 2013-01-19 2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내용엔 사진이 많아서 도움이 많이 됩니다.저자가 이야기 솜씨가 좋더군요.아무래도 지루하면 읽기 싫잖아요?

다락방 2013-01-21 16:59   좋아요 0 | URL
아, 사진도 많군요. 미리보기가 되면 좋았을텐데. 잘 알겠습니다.

Kir 2013-01-21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밥보다 빵이 좋은 사람이라 놓칠 수 없다며 찜해두었는데, 다락방님은 벌써 보셨군요^^
전 커다랗고 담백한 빵을 따끈할 때 손으로 뚝뚝 잘라 먹는 게 좋아요~

다락방 2013-01-21 16:59   좋아요 0 | URL
저는 밥을 더 좋아하면서도 빵도 좋아하니까 또 먹는걸 좋아하니까 이런 책이 있단걸 알게 되자마자 급결제를 ㅋㅋㅋㅋㅋㅋㅋㅋ먹는것에 있어서는 엄청나게 열정적이에요. ㅎㅎㅎㅎㅎ
전 햄이 겹겹이 들어간 샌드위치 먹고 싶어요. ㅠㅠ

2013-01-21 17: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1-21 20: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1-22 12: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1-22 12: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1-27 00: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주전부터 친구들이 내게 일러줬다. [이동진의 빨간책방] 에서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를 다룬다고. 나는 한 번도 그 방송을 들은적이 없다. 이동진의 팬이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고(싫어한다거나 하는게 아니라, 하루키가 그의 소설에서 수에즈 운하에 대해 말했듯, 아무 관심이 없다), 누군가 일방적으로 책에 대해 하는 얘기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승우에 대해서 다룬다고 했을때도 무심히 넘겼는데, 새벽 세시라니, 게다가 건지 아일랜드랑 함께 다룬다니, 한 번 들어볼까, 싶었다. 물론 방송할 때가 되서 내가 기억하게 된다면. 그러니까 꼭 들어야지, 했던건 아니라는 거다. 그런데 어제 아침 출근하는데 나의 후버까페로부터 메세지가 왔다. 드디어 올라왔다고. 방송하기 전부터 알려주는 친구가 있고 올라왔다고 알려주는 친구가 있다니, 하하하하, 난 참 복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다운을 받았다. 잠깐 다른 얘기를 하자면, 얼마전에는 친구가 김어준의 상담방송에서 정신과 닥터를 불러놓고 강박증에 대해 얘기를 나눈다며, 내 생각이 났다고 파일을 첨부해 보냈다. 그때도 잠깐 왈칵, 했었다. 나는 이 세상을 살아가며 힘들어도 버틸 수 있게끔 주변에서 도와주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막상 그 방송을 들었을 때 정신과 닥터의 말은 전혀 내게 도움이 되질 않았고 뭔가 납득이 되지도 않았지만, 친구의 그 마음만은 내게 곱게 남았다. 자, 다시 새벽 세시 빨간책방으로 돌아가서.


오늘 출근길에는 책 읽기를 포기하고 방송을 들었다. 출근길 지하철의 그 집중 잘 되는 시간을 읽기가 아니라 듣기에 사용해버린다니, 자꾸만 아까운 생각이 들어 그냥 책을 읽을까 싶었지만, 아니야 한 번만 듣자, 하고 내내 방송을 들었다. 빨간책방의 김중혁 작가는 새벽 세시를 별로 좋아하질 않았다. 물론 책은 취향이니 누군가는 좋게 보는 책을 누군가는 좋지 않게 볼 수도 있다는 걸 알고 있지만 나는 김중혁의 생각에는 별로 동의되질 않았다. 


우선 김중혁은 이 책이 서간 소설이라는 틀에 갇혀서 제대로 풀어내지 못한 느낌이라고 했다. 본인의 생각에는 절반은 이메일로 다루되, 절반은 풀어서 전했다면 훨씬 좋았을거라고. 그러나 내 생각은 다르다. 만약 이 책이 이메일과 이메일이 아닌 형식을 취했다면 이건 이동진이 말한대로 한낱 흔한 로맨스 소설로 끝맺을 가능성이 크다. 뻔한 로맨스 소설. 나는 이메일 형식을 끝까지 고수한 작가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또 김중혁은 이들의 메일은 그저 연애 이야기 뿐이다, 일을 하지 않는다, 라고 했는데 자, 이 부분에서야 말로 그럴수 밖에 없다고 말하고 싶다.


나 역시 이메일로, 문자메세지로, 어느 사이트의 쪽지 등으로 사랑에 빠진 경험이 있다. 그 당시에 그 수단들로 대화를 하는것에 푹 빠져있어서 일이고 뭐고 다 내팽개치고 싶었다. 이렇게 여기에 푹 빠져들다가 나는 회사에서 짤리지 않을까 싶기도 했고, 때로는 그래서 중단하고 싶기도 했다. 내가 여기에 너무 온 신경을 쏟고 있는것 같아서. 그리고 그 수단이 뭐가 됐든(이메일, 문자메세지, 쪽지), 그 수단만으로 사랑에 빠진 상대에게 시시콜콜 사회 전반의 문제에 대해 얘기하지도 않게 될 뿐더러(뭐 이건 개개인의 차이일 수도 있겠다), 친구에 대한 고민이라든가 세계 평화라든가 지구 온난화라든가 하는 연애 혹은 사랑 이외의 것들에 대해 얘기하지도 않는다. 나는 지금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고, 그 사람의 마음 상태가 궁금하고, 그 사람의 감정이 얼마만큼 내게 기울어져 있는지 궁금한데 대체 어떻게 다른 것들에 대해 얘기한단 말인가. 물론 그런것들로 상대에 대해 사랑에 빠지는 사람들도 있을거다. 그가 가진 정치적 소신이 마음에 들어서, 그의 지구에 대한 사랑이 남달라서 그 얘기들을 통해 사랑에 빠졌을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서로가 서로에게 사랑인지 아닌지 그 상태가 궁금할 때는 다 떠나서 감정을 떠보기에 급급하게 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도 또 읽고나서도 만약 이렇게 상대를 보지도 않은채 글 만으로 사랑에 빠졌던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엄청나게 공감하며 잘 읽어낼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런 경험이 전무한 사람이라면 이 책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하고 궁금하기도 했다. 물론 이 세상의 모든 소설 속 이야기들을 모두 경험했기에 공감하는건 아니다. 대부분은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이고 그래서 대리 만족이나 혹은 이해해보려는 노력을 하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이메일을 간절한 마음으로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소설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 그 누구보다 잘 알수 있지 않을까?



방송중에 이동진이 몇몇 부분을 발췌해서 읽어줬는데, 아, 지하철에서 입을 가리고 웃었다. 심지어 걸으면서는 소리내서 웃기까지 했다. 혼자서 키득키득 소리내 웃는 여자라니, 어쩐지 살짝 돈 여자 삘이지만, 너무 웃겨서 그만.. 이동진이 언급한 부분은 하하하하 파자마 부분이었다. 파자마 입고자냐고 묻는 에미의 물음에 레오는 금세 답을 보내온다. 에미 너는 벌거벗고 자냐고. 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난 이게 왜이렇게 웃긴지. 이런 얘기를 계속 하다가 김중혁이 침 삼키고 싶다고 하는데 진짜 빵터져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침에도 에로틱할 수 있다니, 아, 세상은 정말 살맛난다. 이게 책 한 권이 가져다준거다. 나는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소설을 읽어야한다고 온 마음을 다해 생각한다. 에미는 저런 메일을 보내고 난 다음에 너무 더워서 '뭘 더 벗어야 할지 알 수 없을 정도' 라고도 메일을 보낸다. 이동진과 김중혁은 안경을 벗어야 된다고 그러고 ㅋㅋㅋㅋ 아 쓰면서도 웃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둘 다 에미가 훨씬 매력적인 캐릭터이고 레오는 찌질하다고 하는데, 내 주변인들도 모두 에미가 매력적이라고 말하는데, 맞다, 에미 매력적인데, 난 진짜 레오가 엄청나게 좋다. 두 말하면 잔소리. 엄청나게 좋다. 나는 그 책을 읽으면서 책 속에만 존재하는 레오에 대한 사랑을 도무지 멈출수가 없다. 그래서 **랑 섹스한 걸 알았을 때는(스포일러가 될까 이름 감춤) 패닉에 빠져가지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는 에미의 도플갱어가 되어 강동구 천호동에서 분노하고 속상해하고 열받고 짜증나고 잠이 다 안왔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김중혁은 이 책을 읽고 역시 사랑은 말로 시작된다고 했는데, 그러고보니 그렇다. 그렇게 반응했기 때문에, 그런 말투로 그런 억양으로, 그런 말을 했기 때문에 나는 상대와 사랑에 빠지는 것 같다. 나는 아직까지도 어떤 남자들에 대해서는 나에게 말을 거는 말투 때문에 한없이 호감을 품기도 한다. 멜랑콜리한 감정도 그 말로 인해 생긴다. 이 사람을 좋아하길 잘했어, 도 말 때문에 비롯된다. 그러고보니 얼마전에는 며칠 연락이 뜸했던 누군가가 '안부좀' 이라며 메세지를 보내왔을 때, 입이 찢어질 만큼 웃었던 기억이 난다. 만약 그때의 내 표정을 누군가가 봤다면, 사랑하는 사람에게 온 문자냐고 물었을 것이다.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는 소설일 때 가장 빛나는 작품이다. 그 책을 읽는 독자도 에미나 레오의 상태와 다를 바가 없다. 우리는 그들의 겉모습을 알지 못한다. 그래서 레오가 되어 혹은 에미가 되어 상대를 상상한다. 그러나 이게 영화일 경우에는 다르다. 영화일 경우에는 우리는 레오의 모습을 또 에미의 모습을 알 수 있다. 그러니 이야기는 다른식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결론도 마찬가지. 책으로 접한 독자는 그 마지막 이메일을 읽고나서 책장을 덮으면서 네, 바람이 불어요, 라고 대답하고 싶어진다. 그 완벽한 결말은 책으로야 비로소 완성된다. 그러나 이것이 영화라면 그 서늘함을 전할 때 분명 그런식으로는 성공하지 못할것이다. 에미와 레오의 이야기를 전하는 가장 완벽한 수단은 그래서, 소설, 책일 수밖에 없다.


















아직 방송을 다 듣지는 못했는데, 김중혁 작가는 이 책에 대해서는 꽤 만족해했다. 그러면서 돼지고기 먹는 부분에 대한 언급을 했는데, 아....기억이 안나...뭐지 뭐지? 내가 가진 책은 이 개정판이 아니라 구판이고 제목도 다르다. 내가 가진 책의 제목은 『건지 아일랜드 감자껍질 파이 클럽』이다. 난 김중혁의 돼지고기 언급에 그만 집에 돌아가 이 책을 들춰보고 싶었다. 왜 기억나지 않는거야. 흑흑 ㅠㅠ


이 책은 이동진과 김중혁이 말한 그대로 문학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가진 작가가 문학에 대한 애정을 가진 캐릭터들을 등장시킨 멋진 소설이다. 둘 중 누가 말한건지는 모르겠지만 '독자가 쓸 수 있는 최고의 소설' 이라고 했는데, 나 역시 거기에 공감한다. 영화로 만들어진다고 하는데, 아, 얼른 보고 싶다. 


이 책과 '앤 패디먼'의 『서재 결혼시키기』를 보고 '찰스 램' 수필선을 사서 읽었다. 그런데 최근에 『굴뚝 청소부 예찬』이라는 에세이가 새로 나와서 사두었다. 얼마전에 읽으려고 하는데 잘 안읽히는거다. 그래서 에이, 다른 책 읽자, 하고 중고샵에 팔아야지 싶어 등록하려했더니 매입가가 고작 1,000원 이거다. 속상했다. 아니, 이 책을 어떻게 천 원에 판단 말인가. 말도 안돼. 내가 가지고 있겠어! 하고 책장에 다시 꽂아두었는데, 오늘 빨간책방을 들으며 팔지 않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다. 역시 책과 내가 만나는 건 운명이로구나.


오늘 방송에서 들은 찰스램 에피소드 중에 이런게 있었다. 찰스램가 찰스 디킨스가 공통점이 많다. 그들은 글을 잘썼고 글을 써서 성공했다. 물론 찰스 디킨스가 더 크게 성공하긴 했지만, 찰스램은 성공한 뒤에도 삶의 태도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찰스 디킨스는 달라졌다고, 사람들을 차별했다고 했다. 흐음, 디킨스가? 어쨌든 찰스램의 수필을 다시 시도해야겠다.























아, 그런데 내가 사실 이 얘기를 하려고 했던게 아닌데...내가 얘기하고 싶었던건 이 책에 대한거였다.

















좀 오래전에 뉴스에서 충격적인 영상을 봤다. 아마도 호주였던것 같은데, 술에 취한 청년이 캥거루와 권투를 하는거였다. 말이 권투를 '하는'거지, 캥거루는 일방적으로 맞고 있었다. 그리고 청년의 친구는 이 광경을 동영상으로 찍어 올렸다. 낄낄대고 웃는 그들을 보며 나는 엄청 충격을 받았더랬다. 어떻게 상대가 안되는 약자를 앞에 두고 폭력을 휘두를 생각을 했을까, 그러면서 어떻게 웃을 수 있을까, 했던것. 술에 취했다는 것이 그에 대한 면죄부가 될까?


이 책에서도 열여섯살 청소년(밖에서 보기엔 어른이랄수 있고 부모가 보기엔 아이일 수 밖에 없는)이 살인을 한다. 두 명의 청소년이 살인을 하고 그래서 그 두 청소년의 부모가 만나 식사를 하기로 하면서 소설은 시작한다. 이 일을 어떻게 풀어갈것인가.  당사자가 아닌 입장에서는 그 청소년이 저지른 건 분명 살인이고 잘못이니 그들에게 죗값을 치르게 해야한다는 생각으로 결론을 낼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것이 고의에서 온 것이니만큼 그 아이에게 어떤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건 아닌지도 고려해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부모는 나와 전혀 다른 생각을 한다. 이 아이들을 위기에서 구해내야 한다는,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정상적으로 성장하게 해줘야 한다는 것. 두 아이의 부모, 즉 아빠 둘 엄마 둘이 만나 식사를 하는데 한 아빠만이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어서 놀랐다. 이제부터 혼란이 찾아온다. 아 뭐지. 내가 타인이기 때문에 이렇게 생각하는건가? 왜 당연한게 이들에게 당연하지 않은거지? 막상 나한테 닥친 일이라면 모든게 달라지는걸까? 영화 『아무르』에서 죽어가는 여자가 말했던것처럼, 생각과 현실은 다른걸까?



그중 한 아이의 아버지는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다. 폭력적인 성향을 참지 못한다. 아이 앞에서도 아이의 편이 되어 아이의 잘못을 지적하는 상대에게 거침없이 폭력을 휘두른다. 이 질환은 유전될 수 있다고 나오는데, 그렇다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사람으로 커가는지는 유전적인 영향이 큰걸까. 그렇지만 덱스터의 경우에는 환경적인 것도 컸는데. 같은 장면을 목격한 쌍둥이 형과 정반대의 길을 가게 됐는데. 



『디너』는 재미있고 흥미롭게 읽힌다. 무엇보다 놀랐던 건 그 인물들 각자의 숨겨진 면이었다. 겉으로 보이는걸로 그 사람은 이렇다, 라고 판단하게 됐는데, 웬걸, 내 생각과는 전혀 다른 선택을 하는 사람들을 보고 아, 사람이 다른 사람을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되는구나 싶어졌다. 우리는 한 사람을 '안다'고 말할 때 정말 '제대로' 아는건 아닐것이다. 내 자신에 대해서도 내가 모르는 면들이 속속 발견되서 놀라기 일쑤인데, 타인에 대해서는 오죽할까.





아 씨..페이퍼가 길어졌는데, 마지막으로 반값 도서에 대해서 언급하고. 아, 글쎄, 오늘 알았는데 이렇게 좋은 책들이 겨우 반값이다. ㅠㅠ
















아직 건지 아일랜드를 읽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 기회를 놓치지 말것을 얘기하고 싶고(소이진님, 참고하삼!!), 필립 클로델의 저 책은 읽어보지 않았지만, 그동안 필립 클로델의 책을 읽고 실망한 적이 없어서 얼른 장바구니에 넣고 결제했다. 아 젠장 맨날 결제해. 필립 클로델의 국내 번역된 소설중 내가 딱 저 책만 읽지 않았는데, 어쩜 반값일 수가 ㅠㅠ 좋다는 기분보다는 서운함이 앞선다. 



어제는 업무로 인해 엄청 지쳤었다. 오후 다섯시쯤에는 너무 힘들어서 아, 힘들다, 는 말이 절로 나왔다. 그래서 알라딘 박스를 뜯지도 않고 발치에 처박아두었다. 그런데 오늘 또 한박스를 결제했다. 이러면 안된다는걸 알았는데, 이번해에는 이제 그만좀 사자고(읭?) 결심했는데, 현금이 아니라 신용으로 사는거니 이 짓을 좀 그만하자고도 생각했는데, 자꾸만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딱 한 번만 더


하는 생각이 나를 짓눌러서....또 결제해버리고 말았다. 이거 중독인가, 쉬바, 이렇게도 중얼거렸다. 




새벽 세시 때문에 웃으면서 강남역 계단을 올라왔을 때, 눈이 내리고 있었다.





(페이퍼가 너무 길어 미안합니다. orz)


댓글(42)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매지 2013-01-16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이퍼가 길어서 감사합니다. 만세!

다락방 2013-01-18 11:17   좋아요 0 | URL
별말씀을요! ㅎㅎㅎㅎㅎ 전 늘 할 말이 많아요. orz

moonnight 2013-01-16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감사해요. 길게 써주셔서^^
새벽 세시에 대한 다락님의 끝없는 사랑을 느낄 수 있어요! *_* 태그에 쓰신 잠옷 얘기에 잠시 두근거리기도 하며^^;
디너는 저도 궁금하긴 했는데 읽기 너무 괴로울까봐 못 샀어요. ㅜㅜ

다락방 2013-01-18 11:44   좋아요 0 | URL
ㅎㅎ 아침부터 잠옷 얘기 나오는 바람에 막 한없이 멜랑콜리해지고 에로틱해져서 하아- 하루가 풍성했어요, 감정적으로. ㅎㅎ

디너는 좀 힘들긴 하더라구요. 그리고 충격적이기도 했어요. 의미있는 책입니다. 전 좋았어요.

하루 2013-01-16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이퍼가 길어서 좋아요 :)
+ 태그가 정말 크크크.

다락방 2013-01-18 11:44   좋아요 0 | URL
별말씀을요! ㅎㅎ

태그는 므흣

2013-01-16 14: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1-16 14: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1-16 14: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1-16 14: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1-16 14: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1-18 11: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무개 2013-01-16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군가에게 받은 문화상품권과 적립금으로 이승우 책을 세권이나 또 샀어요.
현금이 아니니까 괜찮아 뭐......이러면서 말이죠!
저번에 6권 구매한것중에서 아직 세권밖에 못 읽었는데 말이에요. 아무래도 중독 맞는듯 싶네요.

누군지 전혀 모르겠는 작가들의 이름 사이에서 지금 읽고 있는 책의 작가가 나오네요.
찰스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 읽고 있거든요.
저는 세벽세시보다는 그 책을 좋아하는 다락방님의 글이 더 좋아요.^^
아..그리고 디너가 그런 무시무시한 내용이였군요. 헐~

그나저나 새해도 왔는데 한번 봐요, 야한 꿈 이야기나 합시다 ㅋㅋㅋ

다락방 2013-01-18 11:57   좋아요 0 | URL
우왕 문화상품권을 받다니, 좋겠어요, 마중물님!
마중물님은 그러니까 이승우에 대한 중독이군요. 전 책 사는것에 대한 중독인데 말이죠. ㅎㅎ

디너의 내용은 무시무시하면서도 흥미롭죠. 꽤 인상적이라 자꾸 생각하게도 되구요. 어쩌면 내가 생각하는 정의는 정의가 아닐수도 있지 않을까, 뭐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구요. 사람은 자신의 일로 닥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함부로 장담할 수 없는 것 같아요.

네네, 마중물님. 2월 중순 지나서 한 번 봅시다. 야한 얘기도 하고 소주도 마시고 그럽시다.

레와 2013-01-16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이퍼가 너무 길어 고맙습니다!!! 라고 내가 제일 먼저 댓글 남길려고 했는데 늦었네..ㅎㅎ

빨간책방은 아껴서 듣는데, 이번호는 빨리 들어봐야겠군요.^^

다락방 2013-01-18 11:57   좋아요 0 | URL
별말씀을요. ㅎㅎ

저는 건지편은 듣다가 스톱한 상태에요. 이게 또 한 번 스톱하니까 안듣게 되네요? ㅋㅋ

선인장 2013-01-16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을 끝으로, 장바구니 닫고 결제 들어갑니다. 덕분에 액수가 너무 커졌습니다. 월급날은 아직도 멀었는데 말이죠.. (아... 씨... 아주 소심하게 중얼거린 혼잣말입니다. 절대 누군가를 향해서가 아님.ㅎㅎㅎ)

다락방 2013-01-18 11:58   좋아요 0 | URL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은, 선인장님도 꽤 따뜻하게 읽으실 수 있는 작품이에요. 다 읽고 나서 선인장님은 어떤 감상을 들려주실 지 궁금해요. 저 페이퍼 기다리고 있을게요! :)

blanca 2013-01-16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굴뚝 청소부 예찬>은 고비만 넘기면 읽기 괜찮아요^^아웅, 책 얘기 할 수 있는 친구 둔 다락방님이 부러버요. 그나마 제 옆에서 읽어대던 여동생마저 이젠 책을 안 읽어서 너무 외로워요. 나누고 싶은 감동을 지척에서 나눌 수 있다는 건 축복인 것 같아요. 요새 알라딘 박스가 좀 뜸해서 조만간 저는 좀 질러줘도 되지 않을까 자위하고 있긴 합니다.

다락방 2013-01-18 11:59   좋아요 0 | URL
네, 블랑카님. 찰스램은 어쩐지 애틋한 마음이 들어요. 잘 알지도 못하면서요. 채링크로스에서도 또 건지에서도 또 서재결혼시키기에서도 만나서 그런가봐요. 그냥 애틋해요. 그러니 저도 다시 읽기를 시도해볼래요!

프레이야 2013-01-16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새벽 세시 이야기는 매일 들어도 좋아요. 일곱번째 파도도요^^ 접촉점에 대한 이야기.
물론 새벽 세시, 이야기는 다락방님이 해야 맛깔 나요. 이유가 뭘까요? ㅎㅎ
건지감자껍질파이, 표지가 제가 갖고 있는 거랑 다르네요. 이게 더 예뻐요. ^^

다락방 2013-01-18 12:02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님, 제가 가진 책도 저 책이 아니에요. 저는 [건지 아일랜드 감자껍질 파이 클럽] 이라는 책으로 가지고 있어요. 당연히 표지도 다르고요. 프레이야님은 아마도 제가 가진 책과 같은 책을 가지고 계신것 같아요. 그런데 제목은 [건지 감자껍질 파이 북클럽] 보다 저희가 가진 책의 제목이 더 낫지 않나요?

새벽 세시는 정말 좋아요, 프레이야님. 얘기하고 또 하고 또 해도 자꾸 할 얘기가 나와요!

프레이야 2013-01-21 23:09   좋아요 0 | URL
맞아요. '아일랜드' 들어가는 제목이 나아요.ㅎㅎ
새벽 세시는 자꾸 얘기해 줘요. 호호호~~~ 좋아라.

이진 2013-01-16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침 삼키고 싶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에미가 스키여행 갔을 때 레오가 자기도 파자마 샀다고, 파자마 산 것 때문에 연락 안하는 거라면 반품한다고... 그 부분 읽으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김중혁 작가가 이 책에 대해 평 한 거는 마뜩지 않네요. 다락방님 의견에 훨씬 공감돼요. 김중혁은 이메일로 사랑을 나눠보지 않은 사람이 틀림없어요!!!

이진 2013-01-17 13:52   좋아요 0 | URL
그나저나 빨간책방에서 이 책을 다룬다니!
빨간 책방 안 들은지 몇달째군요 ㅠㅠㅠ 들을 시간이 없어서 ㅠㅠ

<건지 아일랜드... > !! 반값이군요!
아 엊그제 악보집을 세 개 사면서 그나마 남은 적립금을 모조리 써버리긴 했는데,
반값이 끝나는 날 전까지 꼭꼭!!!

다락방 2013-01-18 12:05   좋아요 0 | URL
소이진님, 안그래도 소이진님 찾아가서 친히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었어요. [건지 아일랜드 감자껍질 파이 클럽]은 말이지요. 그리고 또 있어요! [채링크로스 84번지] 요! 이 책 읽어봤어요? 이 책도 완전 대박이에요. 소이진님이 읽는다면 완전 사랑이 철철철 넘쳐서 어쩔줄 모를걸요? 날 믿고 이 두 책 한 번 읽어봐요. 실망하지 않을거에요. 장담해요! ㅎㅎ

이진 2013-01-18 18:54   좋아요 0 | URL
후후 안 읽어봤어요. 꼭 읽어볼게요. 새벽세시 이제 얼마 안 남았거든요!
음 도서관에 없을게 분명하니까... 돈생기면 살게요! 후후.. 설이 지나면 ㅋㅋㅋ

비로그인 2013-01-17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의 페이퍼를 폰으로 보면서 큭큭~얼굴엔 행복한 미소가 가득~~아 젠장 저도 또 결제하러 갑니다 희희~

다락방 2013-01-18 12:06   좋아요 0 | URL
아른님, 그래서 어떤 책들을 결제하셨어요? 전 오늘 또 한 박스가 왔어요. 내일 또 올거에요. 시무룩. 살 때도 받을때도 신나지만 카드값 나갈때는 절망스러워요. orz

비로그인 2013-01-18 13:48   좋아요 0 | URL
번역의 탄생, 43번지유령저택2, 장물바구니, 박정희의 맨얼굴, 누가 박정희를 용서했는가, 라인업, 그리고 건지 아일랜드 감자껍질파이 클럽이욧~ 헥헥...일단은 햄볶해요..ㅎㅎ~
영화 잭 리처 보기 전에 예습하려고 라인업을 도서관에서 빌려보는 중인데 재밌어서 추가~ 다락방님의 이 기회를 놓치지 말라는 페이퍼에 건지도 추가~ ^^

다락방 2013-01-18 13:48   좋아요 0 | URL
번역의 탄생 이라면 이희재의 책을 말하나요? 저 그 책 있는데 그냥 얌전히 꽂혀만 있어요. 펼쳐볼 생각 아직까지 전혀 없는..orz

전 오늘 또 세 권 받았고 내일이나 월요일쯤 일곱 권 올거에요. 아하하하. 전 미쳤어요!!!!!

비로그인 2013-01-18 14:05   좋아요 0 | URL
네 맞아요^^ 간만에 도서관에 갔는데 번역관련도서들 중 제일 재밌어보이더라구요^^
우리 같이 미쳐요~외롭지 않을 거에요~ㅎㅎㅎ~

얼음장수 2013-01-17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의 성실함이면 소설 한 편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독자가 쓸 수 있는 최고의 소설.


다락방 2013-01-18 12:06   좋아요 0 | URL
그렇지만 단순히 '성실함' 만으로는 소설을 쓸 수가 없잖아요! 성실함보다 재능이 우선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얼음장수님, 정말 제가 소설을 쓸 수 있을까요?

얼음장수 2013-01-18 14:26   좋아요 0 | URL
글을 쓰는 시간이 즐겁다면 그건 글쓰기에 재능이 있는 거다
라고 김중혁 작가가 그러더군요.

성실함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재능 중 하나기도 할 거구요.

저는 기꺼이 애독자가 되고 싶습니다!

다락방 2013-01-18 14:31   좋아요 0 | URL
전 늘 소설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시도에 있어서만큼은 게을렀던것 같아요. 만약 제가 시도하게 되고, 그래서 정말 써내게 된다면, 그건 얼음장수님 덕입니다!

마노아 2013-01-17 1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좋다. 이 긴 글을 다 읽고 나니 맛있는 밥을 아주 든든하게 먹고 난 기분이에요. 만족감으로 충만해졌어요.^^
요새 파이 이야기 읽고 있어요. 소설을 읽는 맛깔스러움에 다락방님 생각이 났지요. 역시 또 충만감!!
아, 나 예전에 온라인에서 마음에 들어서 만났다가 실제로 보고는 홀딱 깼던 인물이 생각나네요. 레오는 책 속에서만 가능할까요.ㅜ.ㅜ
목소리 하니까 턴님 생각 났어요. 턴님 목소리 좋은데~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을 샀는지 안 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해요. 산 것 같은데 혹시 모르니 검색 좀 해봐야겠어요.
나도 주문한 책 아직 뜯어보지도 못했는데 새로 결제할 생각을 하고 있어요. 어휴...;;;;

다락방 2013-01-18 12:09   좋아요 0 | URL
[파이 이야기]는 읽기 전에 제가 기대하지 않았던 작품이었어요. 소년과 호랑이 한 마리로 무슨 이야기를 이토록 길게 한단말인가, 당연히 지루하겠지, 하는 생각을 했거든요. 그런데 의외로 끝까지 다 읽어가면서 지루하지 않아서 놀랐어요. 꽤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어요. 초반에 파이가 모든 종교를 믿는 장면에서는 너무나 설득력있지 않아요?

목소리 하니까 턴님, 이라니. ㅋㅋㅋㅋㅋㅋ (턴님, 보고 계십니까!!)
저는 턴님 목소리는 잘 기억이 안나요. 그렇지만 턴님을 처음 만났을 때 제 이상형이라고 생각했던 건 기억나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턴님, 보고 계십니까!!)

건지는 마노아님도 분명 좋아할 책이에요!

관찰자 2013-01-18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 님 페이퍼 읽고, '으흥. 그런가? 역시 사랑은 말로 시작되는 것인가?'하는 생각을 요즘 하고 있었는데요.
읽던 <레 미제라블 4>에 위고 아저씨는 이렇게 얘기 하시네요.

- 사랑을 노래하는 소설에서 사람들이 시선이라는 것을 하도 남용한 탓에, 급기야 그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게 되었다. 그리하여 이제는 두 사람이 서로를 바라보았기 때문에 사랑하게 되었다는 말을 감히 하기조차 어려워졌다. 하지만 사랑이 시작되는 것은 그렇게이다. 아니, 오직 그렇게만이다. 나머지는 그저 나머지일 뿐이고, 시선의 교환 이후에나 생기는 것들이다. 두 영혼이 그 섬광을 교환하면서 서로에게 주는 그 거대한 충격만큼 실질적인 것은 없다 -


흠.
생각해보니 어쩐지 저는 '시선'쪽이네요.ㅋㅋ 꼬시는 눈빛이 일단은...ㅋㅋ

다락방 2013-01-21 17:02   좋아요 0 | URL
물론이죠! 그러나 그때는 이메일과 문자메세지가 없던 때이잖아요. 그러니 보지 않고 어떻게 사랑을 시작할 수 있었겠습니까. 그러나 이메일과 문자메세지에서는 그 사람의 시선을 마주할 수 없죠. 다만 우리 사이의 말과 글이 오고갈 뿐. 그렇게 사랑이 시작되는 경험을 저는 해보았기 때문에, 말로 시작된다는 것에 있어서 동의할 수 밖에 없습니다. ㅎㅎ

그나저나 벌써 레미제라블 4권이시군요!!

minswon 2013-02-06 0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김동진의 빨간 책방에 '새벽 세시,' 가 나오길래 들으면서 잠을 청하려다 왠지 배알이 틀려 누군가도 나같은 기분일 것이라는 믿음으로 검색을 하다 글을 읽고 갑니다.

다락방 2013-02-06 09:26   좋아요 0 | URL
ㅎㅎ 파자마 얘기를 들으면 잠이 오다가 확- 달아나지 않습니까. ㅎㅎ
 
통장 잔고 없는 자의 독서


내가 그렇게 힘들게 구했던 책이 개정판이 되어 새로 나왔네? orz 나는 왜 며칠 더 참지 못하고 그 날 그렇게 애를 써서 이 책을 구하려고 했던가. 통장에 잔고도 없었으면서. 흑. 















개정판에는 내가 가진 책의 단 편보다 세 편이 더 실려있어서 어쨌든 나는 이 개정판도 읽을것이다. 두근두근- 그렇다면 구판을 어쩔것인가, 라고 잠깐 생각했는데, 내가 거기에 열정적으로 밑줄을 그어놨기 때문에 도저히 팔기가 힘들다. 나는 그것도 그냥 가져야겠다. 그리고 「당신이 날 만졌잖아요」는 당연히 구판에서 자주 들추어볼 것이다. 그 분홍색 형광펜으로 정신 집중해서 밑줄 그었던 걸 대체 어떻게 잊겠는가.




그러고보면 책과 내가 만나는 순간도 다 운명인것 같다. 


토요일에 전주엘 갔다. 금요일밤에 가방을 싸면서 어떤 책을 가져갈까 고민했다. 나는 항상 장시간 기차를 탈 때는 혹시 모른다며 책을 두세권씩 챙겼었는데, 번번이 기차에서 잠자기에 바빠 그중에 한 권도 제대로 읽지 못했다. 아니 한권이 무슨 말인가 몇 페이지 넘기지도 못하고 그저 잠만 쳐잤....대체 왜이렇게 책을 읽겠다는 욕심이 똥구멍까지 차가지고 번번이 육체를 힘들게 하는가 스스로에게 늘 미안했다. 한심하기도 했고. 가방 들고다니기 정말 무겁거든. 그래서 이번에는 그래, 딱 한권만 가져가자 결심을 하고 책장 앞에 섰다. 그리고 골라낸 책은 얇지도 두껍지도 않고 심각하지도 가볍지도 않아보이는 바로 이 책이었다.
















한 권이라 불안했지만, 그동안의 경험에 의하면 나는 한 권의 몇 페이지도 제대로 읽지 못했으니, 걱정을 물리치고 이 한 권만 들고가자, 라고 새삼 결의를 다지며 기차를 탔다. 그리고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아....그런데.............너무 재미없어..................진짜 재미없어...............나는 70페이지쯤 읽다가 잤다. 자다가 일어나서는 다시 책을 펼치고 읽다가 96페이지까지 읽다가 잤다. 자고 일어나 다시 96페이지를 펼쳤다가 너무 신경질이 나서 나도 모르게 큰소리로 말했다. 아, 진짜 드럽게 재미없네. 그러자 책을 읽고 있던 옆자리의 나의 동행이 웃었다. 어휴, 난 이 책 한권 밖에 안가져왔는데 대체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가지....전주에 내리자마자 눈에 띄는 서점에 들어가 다른 책을 한 권 사서, 돌아오는 기차안에서는 다른 책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내가 돌아다녔던 전주에서는 서점이 보이질 않았고, 결국 다음날 돌아오는 전주역의 편의점에 들어가서 책을 골라보려고 했는데 어쩜 그래, 읽고 싶은 책이 한 권도 없는거다.  우석훈의 『모피아』를 살까, 망설이다가 그냥 나왔다. 어쩌면 아담과 에블린은 나와 만날 운명인건지도 몰라, 라고 생각하면서. 그래서 돌아오는 기차안에서도 이 책을 펴들었다. 달리 할 게 없었다. 이 책을 읽는것 말고는. 나는 이 책을 다 읽을 운명이구나, 라고 생각하며 결국은 이 책을 다 읽었다.



하아- 다 읽었다. 다 읽고야 말았다. 만쉐이~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했다. 인생 최고의 가치가 사랑일 순 있지만, 사랑이 모든걸 다 감당할만한 건지는 확신할 수 없는거라고. 아담은 재통일전의 동독에서 나름의 삶을 잘 살아내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삶에 만족했다. 자신의 재능으로 돈을 벌었고 그 삶이 안정적이었다. 그러나 아담의 여자친구인 에블린은 달랐다. 에블린은 서독에서의 삶을 꿈꾸었다. 동독에서는 에블린에게 학업의 기회마저 없었다. 에블린은 자유로운 서독으로 가서 좋은 집에서 살며 대학을 다니고 싶었다. 그리고 건너간 서독에서 에블린은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게 되었고 좋은 친구도 사귀었다. 그러나 아담이 그곳에서 할 일은 없었다. 에블린으르 사랑한다는 이유로 서독으로 건너왔지만, 서독에서 그의 재능은 도무지 써먹을 데가 없었다. 그는 우울했고 불행했다. 그리고 에블린은 그에게 계속 다른 살 길을 모색하게 해주려 했지만, 이미 모든것에 의욕상실이 되어버린 아담이 다른 삶을 기꺼이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다.


표면적으로 타인이 보기에 '더 좋은' 환경은 분명히 있다. 여기서 살 수 있는데 대체 왜 그곳에서의 삶을 고집하느냐고 말할수도 있다. 그러나 누군가는 현재에 만족하고 다른 삶을 꿈꾸지 않을 수 있다. 다른이들이 더 낫다고 말하는 곳이, 그에게도 천국이 될 수는 없다. 모두의 파라다이스가 나의 파라다이스가 되란 법은 없다. 사랑하는 한 쌍이 같은 곳을 바라보지 않는다는 것, 같은 방향으로 가려하지 않는다는 것. 그건 비극이다. 그 상태에서도 계속 '함께 '살기를 원한다면, 어느 한쪽은 원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억지로' 해야한다. 억지로 살아나가는 삶이 과연 상대에 대한 극진한 사랑으로 보상받을 수 있을까?


음, 써놓고 나니까 재미있게 느껴지네? 내가 글을 재미있게 잘 쓴것 같다. 킁킁.




전주의 한옥마을을 둘러보고 전동성당엘 갔다. 마침 미사중이라 우리는 성당의 내부를 볼 수는 없었다. 저녁으로 떡갈비와 비빔밥을 시켜두고 소주를 마시는데 육체가 너무 힘들어 술이 꿀렁꿀렁 잘 넘어가질 않았다. 우린 전주역에서 숙소까지 얼음길을 40분간 걸었고, 숙소에서 한옥마을까지 또 1시간 40분을 걸었으며, 그 후에도 한옥마을을 둘러보았다. 당연히 지쳤고 피곤했다.  그래도 샤워하고 술판을 벌이자고 편의점에 들러 캔맥주를 실컷 샀다. 숙소로 돌아가는 택시안에서도 동행과 나는 꾸벅꾸벅 졸았고 샤워를 한 후에도 우리는 좀처럼 피곤함을 없애지 못했다. 결국 사온 맥주의 절반도 채 마시지 못한채로 잠을 자버리고 말았다. 그 밤이 그렇게 지나갔다.


웃긴건 한옥마을에 다녀와 숙소에 돌아온 직후의 나였다. 동행은 숙소에 돌아오자마자 텔레비젼을 켰다. 무한도전이 나오고 있었다. 그들이 뉴욕에 가서 엠씨해머를 만나고 공연을 하는 내용이었다. 아, 나를 어쩌면 좋으니. 한옥마을에 다녀왔는데 거기에 대한 감흥은 없고 뉴욕을 보는 지금이 더 쿵쾅거려. 난 뉴욕에 가고 싶어, 뉴욕이 내 심장을 뛰게 해. 자고 일어나서 다음날까지 내가 생각하는 건 한옥마을이 아니라 전동성당이 아니라 뉴욕이었다. 젠장, 나란 인간..어쩔수 없구나.




한옥마을에서 동행과 나는 차례로 사주를 보았다. 한 스님이 손금과 사주를 봐주고 계셨다. 나와 동행의 사주를 다 봐주신 스님은 나를 보며 절세미인이라 칭하셨다. 꼬시고 싶다고(정말로 이렇게 말했다) 말했다. 그러더니 이내 이렇게 물으셨다.


아가씨, 스님하고 술 한잔 할래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나는 싫다는 말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까 고민했지만 센스있는 답변이 생각나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일어나 인사할 때까지 웃기만 했다. 예쁜건 꽤 피곤한 일이라는걸 새삼 느끼면서. 





덧. 제가 읽었던 『아담과 에블린』읽고 싶으신 분 댓글 달아주시면 보내드릴게요.





댓글(5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해미 2013-01-14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매장에 나와 하루를 보내면서 꼬박 한번쯤은 다락방님의 서재에 들릅니다.
글 쓰시는 것이 꼭 글을 써야지 하고 마음먹고 쓰시는 것이 아니라
그냥 이러저러하다보니 이러저러하게 나온 글 같아 읽기에도 편하고 읽은 후에도 마음이 편해졌네요.
저도 여행을 가면 무슨 과시욕인지 평소에 못읽고 치워둔 아주 두껍고, 어려워 보이는 책들을 가방에 집어 넣네요.
그리고 폼 잡고, 옆 사람 의식하며 몇페이지 읽다가 에라이 이게 뭔짓인가 싶어 덮어두기 일쑤입니다.
<아담과 에블린>은 말씀하신것처럼 엄청 재미없을것 같아, 하다가 또 이거 참고 읽을만 한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다락방님 글 솜씨 덕분이네요.^^
저도 그 스님 소개시켜 주세요. 쌍둥엄마임을 숨기고 사주 한번 보게요.
저도 엄청 이쁜데 술한잔 하자고 해주실려나?(농담을 안 웃기게 하죠?)
암튼 꼭 <아담과 에블린>을 읽고 싶어서가 아니라 전주에 다녀오신 이야기가 재미있어 답글 답니다.

다락방 2013-01-14 13:29   좋아요 0 | URL
매장이라니 어떤 매장일까 궁금해졌어요. 문구용품 매장일까 옷 매장일까 그도 아니면 혹시 서점은 아닐까, 하고요. ㅎㅎ
제 경우에는요, '글을 써야지' 라고 작정하면 글이 안써지더라구요. 가까스로 써도 메롱된 글이 나와요. 그래서 아마도 제가 리뷰를 못쓰는것 같아요. 리뷰만 쓰면 글이 삐꾸가 돼요. 후아-

근데 그 스님이 봐주시는 사주는 비추천이에요. 절세미인이라는 거 말고는 맞는 말이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해미님, [아담과 에블린] 읽고싶으시면 드릴까요? 댓글의 마지막만 보면 책을 보내달라는 건지 아닌지 의미 파악이 좀 모호해서요. 하핫;; 읽고 싶으시면 드릴 수 있으니(다른분들이 더 먼저 말씀하시기 전에!), 거침없이 말씀하세요!

웽스북스 2013-01-14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뉴욕편 보면서 졸았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가 이렇게 다르네요. 다락방님. 아무래도 우리가 만난 것도 운명이라고 할 수 밖에 없어요. 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3-01-14 13:31   좋아요 0 | URL
아, 웬디양님, 뉴욕편이 재미 있어서가 아니었어요. 제가 중학교 다닐때 어마어마한 스타였던 해머가 나오고, 그런 해머를 만난 유재석의 그 가슴 벅참이 그대로 전해져온게 전 너무 좋았거든요. 저도 막 벅찼어요. 으윽, 해먼데, 해머야, 어떻게 해머가 흑흑. 막 이런 심정이 되어가지고. 게다가 연말의 뉴욕이라니, 전 언젠가 연말의 뉴욕에 꼭 가볼거라고 다짐하고 있는 사람인지라 각국의 사람들이 그 도시에 모여있는게 엄청나게 두근거리더라구요. ㅎㅎㅎㅎㅎ

아, 뭐, 이러나저러나 어쨌든 제가 웬디양님하고 다른건 확실하지요. 그건 그래요. 인정!

웽스북스 2013-01-14 14:20   좋아요 0 | URL
운명도 인정하세요! 네?

다락방 2013-01-14 14:28   좋아요 0 | URL
ㅎㅎ 그러고보니 제가 다른것만 인정했네요? ㅋㅋㅋ 날카로운 웬디양님, 네, 인정합니다!!

아, 나 빨간우체통 찾다찾다 못찾았다요. 빨간우체통 찾아서 사진찍어 웬디양님께 짠~ 하고 보낼랬는데. 킁킁. 노란 우체통만 봤어요. -_-

2013-01-14 13: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1-14 14: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1-14 14: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blanca 2013-01-14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페이퍼 읽으니 저도 간절하게 기타 타고 싶어져요. 몇 년 전에 저도 전주에 갔었어요. 전주 한옥마을도 가고 롯데백화점도 가고. 비빔밥도 먹고. 아 또 가고 싶어요. 그런데 더럽게 재미없다, ㅋㅋ 는 말. 그래도 대단해요. 끝까지 읽으시다니. 낭만적인 페이퍼네요.

다락방 2013-01-14 14:23   좋아요 0 | URL
끝까지 읽을 수밖에 없었어요. 안그랬으면 기차안에서 계속 잠만 자야하는데 자는것도 너무 불편했고, 바깥만 봐야 되는데 계속 같은 풍경이고...그래서 운명이구나, 한겁니다. 이 책을 읽어야 되는 운명. ㅎㅎㅎㅎㅎ

해미 2013-01-14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매장은 츄러스카페입니다.ㅋㅋ. 서점 비슷하기도 하네요.
초면(?)에도 책 보내주시나요? 우와.
그렇다면 <아담과 에블린>은 저하고 운명적인 책이네요.^^

다락방 2013-01-14 14:26   좋아요 0 | URL
우앗 츄러스..라면 기 길쭉한 빵에 설탕 묻힌, 그거 말씀하시는거지요? 영화 보러 극장에 갔다가 너무 배가 고파서 그거 사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ㅋㅋㅋㅋㅋ

초면에도 당연히 책 보내드립니다. 주소 삼종셋트(주소, 전화번호, 성명) 적어주시면 되는데, 비로그인이라 아마도 비밀댓글은 안될것 같고, 이메일로 남겨주세요.
fallen77@hanmail.net 로 보내주시면 책 보내드리겠습니다.

깐따삐야 2013-01-14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님이 꼬시고 싶을 정도면 안봐도 너어무 섹시하잖아요. 불심까지 무너뜨리는 다락방님의 매력이란!

다락방 2013-01-14 14:26   좋아요 0 | URL
아 깐따삐야님 완전 빵터졌어요. 불심까지 무너뜨리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황진이 된 기분인데요? ㅋㅋㅋㅋㅋ 그런데 '절세미인' 이란 단어에서 어쩐지 '맏며느리감'이 오버랩되지 않나요? -_-;;

Mephistopheles 2013-01-14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선택의 여지가 없이 재미없는 책을 읽을 땐. 기차니까 홍익아저씨의 물품들을 싸랑해주면 됩니다.
(삶은달걀, 오징어, 기타등등 주전부리)
2.왜 나는 그 동행이 누굴까? 궁금할까요? (나만 그런가?)
3.그 스님 참. 스님의 말씀대로라면 다락방님과 불도장은 동격입니다.

다락방 2013-01-14 14:34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개 2013-01-14 14:54   좋아요 0 | URL
설마 남자 동행이랑 사주 보러갔는데 스님이 작업을 거셨을까요..
전 그래서 동행은 여자분일꺼라고 생각하고
전~~~~~~~~~~~~~~~~~~혀 의심하지 않았는데 말입니다!

Mephistopheles 2013-01-14 17:34   좋아요 0 | URL
어라 정말로 빅브라더의 음모가 존재하는 것 같아요.. 이 댓글 쓸때..갑자기 인터넷 먹통이었는데...
어떻게 다락방님은 미리 그 내용을 알고 답글을 달았을까요....? 음.....

다락방 2013-01-14 18:17   좋아요 0 | URL
마중물님, 너무 예리하신거 아닙니까! ㅎㅎㅎㅎㅎ

메피스토님, 저는 다 알고 있습니다, 쓰기 전의 댓글까지도 말이지요. ㅎㅎ

2013-01-14 14: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1-14 18: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1-14 14: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1-15 13: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무개 2013-01-14 1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빙긋이 웃으면서 페이퍼 보다가 상사한테 딱 걸렸네요.
뭘 보는데 그렇게 헤벌레~하냐고. ㅎㅎㅎ

올만에 댓글입니다. 그동안 저는 감기몸살로 기절모드였어요.
백만년만에 주말에 술을 안마신게 아니고 못마셨네요.
조심한다고 될일은 아니겠지만 이번 감기 무섭습니다.
스님도 고기를 좋아하게 만들수 있을것 같은
초육식 절세미녀 다락방님은 살짜쿵 건너뛰시길! ^^

다락방 2013-01-15 13:09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요즘 마중물님 안보이시네, 바쁘신가, 하고 혼자 갸웃하면서 문자 한 번 날려볼까 했던참인데 이렇게 떡- 하니 나타나셨네요. 운명! 입니다. ㅋㅋㅋㅋㅋ(운명 남발)

저는 전주에 다녀와서 일요일 새벽에 야한 꿈을 꿨어요, 마중물님. 결코 잊고 싶지 않은 그런 야한 꿈이요. 상대는 무려 지성(!) 이었답니다. 왜 뜬금없이 지성이 제 꿈에 등장한건지 모르겠지만, 그런 야한 장면을 연출하는게 지성이라면, 전 그다지 불만 없습니다. 마중물님도 야한 꿈 꾸세요. 그래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쿨럭. ㅋㅋㅋㅋㅋ

비로그인 2013-01-14 1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예쁜 건 정말 피곤해요!! 애엄마라고 말해도 자꾸만 대시하는 남자사람도 있고...하하;;;;;;;
(잽싸게 도망=33)

다락방 2013-01-15 13:09   좋아요 0 | URL
아른님도 아시는군요! ㅎㅎ
예쁜 건 편하기도 하지만 때론 정말 피곤한 일이에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3=3=3=3=3=3=3=3=3=3=3=3=3=3=3=3=3

레와 2013-01-14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을 꼬시고 싶은 그 '스님' 마음이 이해되는 난... 뭐지?? ㅋㅋ

다락방 2013-01-15 13:10   좋아요 0 | URL
스님이 나한테 뻑 갔나봐요. ㅎㅎ 나이가 그렇게 많냐고, 이십대인줄 알았대. ㅋㅋㅋ 동안유지비결을 알려달라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사주는 잘 봐주지 못한것 같은게 함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프레이야 2013-01-14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히 절세미인 다락방님의 유쾌상쾌한 페이퍼로 히죽히죽 웃고있어요. ㅎㅎ 한옥마을과 전동성당이라니ᆢ한번 더 가보고싶은 곳^^

다락방 2013-01-15 13:11   좋아요 0 | URL
전동성당의 내부를 보지 못한게 내내 유감이에요. 한 번 보고 싶었는데. 한옥마을은 걍 한옥마을이구나, 하고 심드렁하게 봤는데 전동성당은 그 앞에 가니까 뭔가 가슴이 턱, 하더라구요. 그게 뭔지 모르겠어요. 예전에 경주에 석굴암 갔을 때는 심장이 둥둥 거렸었거든요. 그런거 비슷한 것 같은데, 그걸 내부를 보면 더 잘 느낄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런데 저는 또 전주를 가게될 것 같진 않아요. 다음엔 다른데로.. ㅎㅎ

이진 2013-01-14 1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책 드럽게 재미없어요? 에미의 [라이크]지만큼이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우 이책 정말... 정말정말 재밌어요. 버스에서 읽기에 딱인 책. 오랜만에 걸으면서 책 읽어보네요.
예전에 다락방님께서 페이퍼 쓰신 꽁생원!!!! 하는 부분에서 빵 터졌어요. 미치겠네 ㅋㅋㅋㅋ

다락방 2013-01-15 13:13   좋아요 0 | URL
우앙 소이진님, 꺄울 >.<
완전 재밌죠. 그건 단순히 가벼운 로맨스물 이라기엔 더 깊고 진한 무언가가 있어요. 게다가 여자와 남자의 심리를 그렇게 통통 거리면서 쓴다는게 대박이죠. 작가가 여자인줄 알았다니깐요. 에미의 심리가 너무 탁월하게 묘사되어 있어서요. 게다가 소이진님 페이퍼를 보니 소이진님도 비슷한 경험이 있던데,

네, 소이진님. 온라인 활동을 하면서 글로 사랑에 빠져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 소설은 정말이지, 남 얘기가 아니죠. 전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가끔 펼쳐봐요, 그 책을. 정말 사랑하는 책이에요. 최고, 최고!

이진 2013-01-15 23:23   좋아요 0 | URL
세상에세상에 작가가 남자여요? 에미의 심리가 정말... 탁월하게!!
그런데 이 둘 너무 싸우는 거 아니예요? 레오가 너무 답답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니 ... 약속 펑크낸 거 미안해하는 것도 모자랄 판인데 거기에 옛애인과 밤을 보낼 '뻔'했다는 걸 왜 이야기 하는 겁니까!!!!! 레오!!!!!!!!! 꽁생원!!!!!!
둘은 서로를 파먹을 듯 공격적으로 달려들다가도 어느샌가 잘자라고 키스를 보내고...
그래도 재밌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 무지무지 최고최고 ㅠㅠ

다락방 2013-01-18 12:10   좋아요 0 | URL
저는 레오의 마음이 너무 이해돼요. 완전 잘 이해돼요. 자신도 물론 끌리고 있지만 상대가 이미 유부녀이기 때문에, 또 이메일 속에서만 존재하는 여자이기 때문에 거기에 하염없이 끌려가지 않고 중심을 잡으려는 노력히 처절하게 다 보인달까요. 왜 그런 이야기를 하는지 그런 마음까지도 다 알겠어요. 저였어도 그랬을거에요. 내가 포기가 안되면 상대로 하여금 나를 포기하게 만들자, 라는 심리도 작동한것 같구요.

엄청 재밌죠, 소이진님? 제가 왜 자꾸자꾸 새벽 세시 이야기를 하는지 충분히 알겠죠? 희희희희희

^______________________^

기억의집 2013-01-14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읽겠다는 욕심이 똥구멍까지 차가지고~ 브라보, 브라보, 브라보! 한참 웃었어여~

다락방 2013-01-15 13:13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제가 흥분해서 똥구멍, 이란 단어도 썼네요. ㅎㅎㅎㅎㅎㅎㅎㅎ

세실 2013-01-14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생각하는 다락방님은 섹시하면서 아름다우실거 같아요^^
그냥 이뻐서는 절세미인이라고 안하더라 ㅋ
참 유쾌, 상쾌한 글~~~

다락방 2013-01-15 13:14   좋아요 0 | URL
세실님. 그래서 전 세실님을 만날 수 없는겁니다. 환상이 아름다운 법이에요. 현실은 잔인하죠. ㅎㅎ
제 생각에 그 스님은 절세미인=맏며느리감 으로 생각하신 것 같아요. ㅠㅠ

단발머리 2013-01-15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다락방님 절세미인이시구나. 보구싶어요, 다락방님...내가 프란세시냐는 안 되고, 스콘이랑 고소한 커피 한 잔은 살 수 있는뎅...ㅎㅎ

전 아직 싱가폴이예요. 내일 밤 비행기로 갑니다. 저도 여기올 때, 레미제라블 1권을 가져왔는데, 노느라 바빠 진도는 못 나가고 괜히 책만 더러워저서 완전 우울해요. 한국가면 밀린 책 다 읽으리라 다짐하건만, 돌아가도 애들 방학이라 짬이 날지 몰라요. 다락방님 추천 목록 다 따라가려면 엄청 버겁고, 책값도 만만찮겠지만, 올해가 넘 기대되요. 기대된다, 2013!!!

다락방 2013-01-15 13:16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단발머리님 그런데 딱- 만났는데 제가 절세미인이 아니면...스콘이랑 커피값은 다시 저에게 내라고 하실건가요? 네? 난 미인에게 산다고 했지 안미인에게는 산다고 안했어! 이러시면서요? 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올해 이제 진짜 책 그만사고 있는 책 다 읽으리라 생각했는데 오늘 또 이번 한 번만, 마지막으로 한 번만, 이러고 있어요. 의지박약아...
저도 나름 올 한해를 기대하고 있어요. 우리 올 한해도 잘 지내봐요, 단발머리님. 서로를 응원하고 격려하고 아껴주면서요. 전 작년에 단발머리님을 알게되서 무척 좋았어요.
^______________^

소금꽃 2013-01-15 2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포스팅도 댓글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절세미인 다락방님.
예뻐서 피곤하신 다락방님
이렇게 꼭 한번 불러보고 싶었어요.
오늘 한 잔 하시려나? 편한 밤 되세요.^^

다락방 2013-01-18 12:12   좋아요 0 | URL
하아- 소금꽃님.
제가 하염없이 잘난척하며 글을 써대긴 했으나,
우리 오프에서는 만나지 않도록 합시다.
저는 상대의 실망을 감당할 자신이 없어요. 전 용기없는 여자사람..orz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점심시간이에요, 소금꽃님. 맛있게 많이 드세요. 꼭꼭 씹어서 많이 많이!

(아 맞다. 얼마전에 전주에서 떡갈비 먹을 때 소금꽃님 생각했다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관찰자 2013-01-16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은 이 책이 저의 손에 있으니,
감사할 따름이며 만쉐이 입니다.^^

다락방 2013-01-18 12:12   좋아요 0 | URL
아무쪼록 관찰자님은 재미있게(!)읽으시기를 바랄뿐입니다.

moonnight 2013-01-16 2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불심을 무너뜨리는' 마성의 미모 다락방님!!!!!!!! 예쁜 건 정말 피곤한 일이로군요. 여기저기서 들어오는 대시로 모자라 스님까지. ^^
몸이 너무 피곤해서 술이 잘 안 넘어가는 그 힘든 상황 저도 이틀 전 겪었어요. 그러고 나니 어제랑 오늘 계속 혼수상태에 가까운 컨디션 -_-;;;;;;;;;;;;;;;;;;; 멀리 여행 가셨는데 술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셨다니 안타까와요. 안주도 좋았건만!! 전주 여행 가신 건 무척 부럽구요. 그러고보니 몇 년간 여행을 못 해 봤네요. 버스나 기차를 타고 훌쩍 떠나고픈 밤이에요. ^^

다락방 2013-01-18 12:17   좋아요 0 | URL
하아 문나잇님. 실망시켜드리고 싶진 않지만, 저는 여기저기서 대시가 전혀(!) 들어오고 있지 않습니다. 너무 대시가 안들어와서 썩어가는 느낌이에요. ㅎㅎㅎㅎ

전 이번주에 한번도 술을 안마셨어요. 약을 먹고 있기도 하지만 딱히 땡기지도 않아서요. 조만간 땡기면 마음껏 마셔주리라, 하고 있어요. 이게 다 늙어가서 그런건가.. 쓰읍- 저는 유감스럽게도 버스 타고 여행은 못해요;; 기차나 자가용을 타야만 여행이 가능하다능;; 앗. 갑자기 비행기 타고 싶어졌어요! 이번 추석엔 연휴도 길던데 빚을 내서라도 비행기 타고 멀리멀리 다녀올까봐요. 하아-

관찰자 2013-02-05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드디어 다 읽었어요. 엉엉.
이거 왜이렇게 재미없나요.ㅠ
진짜 다락방님께 받은 책이라 끝까지 다 읽었어요.
나도 진짜 만쉐이!

다락방 2013-02-06 09:27   좋아요 0 | URL
오 축하합니다, 관찰자님! ㅎㅎ
의미 없는 얘기는 아니었는데 재미는 없었어요 확실히. -_-
 
미국의 아들 창비세계문학 2
리처드 라이트 지음, 김영희 옮김 / 창비 / 201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는 자기가 왜 죽였는지 결코 말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말할 마음이 내키지 않아서가 아니었다. 그 이유를 말하려면 자신의 삶 전부를 설명할 필요가 있었다. 그가 가장 신경 쓰는 것은 메리와 베시를 죽인 행위 자체가 아니었다. 그보다는 그로 하여금 그렇게 할 수밖에 없게 만든 게 무엇인지 결코 누구도 이해시킬 수 없다는 바로 그 생각과 느낌이었다. 그의 범죄는 밝혀졌지만, 그것을 저지르기 전에 그가 느꼈던 느낌은 결코 밝혀지지 않을 것이다. 죄를 인정함으로써, 그의 삶이었던 그 깊고 숨막히는 증오를, 원치 않아도 품을 수밖에 없던 증오의 느낌을 전달할 수만 있다면, 기꺼이 죄를 인정했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전달할 수 있을까? (pp.431-432)

 

 

 

 

내가 만약 이 한 권의 소설을 읽지 않았다면 나는 여전히 뉴스에서 범죄자를 다룰때 그 범죄자에 대한 분노를 가졌을 것이다. 잔인한 범죄에는 그에 맞는 형벌을 가해야한다고 당연히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부분을 읽음으로써 비로소, 한 사람의 범죄자가 저지른 범죄가 사회적 문제때문일수도 있다고 말했던 사람들의 말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한 사람이 어떤 '죄'를 저지르기까지는 그 사람의 삶이 형성된 과정과 시간이 있었다. 그 사람이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에 축적된 경험과 쌓였던 분노.

 

 

이 책 속의 흑인 청년 비거는 마음 속 깊이 분노를품고 있었다. 그 분노가 언제고 폭발할 것 같아서 자신이 두려웠다. 자신 안에 분노가 있음을 스스로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그런 분노로 인해 백인 여자를 죽이려고 계획했던 것은 결코 아니다. 방 하나에서 네 가족이 함께 살았고 하루하루 먹고 사는것도 힘겨웠다. 그가 그 자체로서의 자신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동네 친구들과 모여서 거리를 방황해야했다. 물론 그는 하고 싶은 일들이 많았다. 비행기를 몰아 보고도 싶었고 군인이 되고도 싶었다. 사업을 하는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했다. 그러나 흑인에겐 이 모두가 허락되지 않았다. 백인들은 그들에게 교육을 받으라고 했으며 자유롭게 살라고 했다. 단, 그들-백인들-이 정해놓은 구역 안에서만.

 

 

 

물론 그들에게도 자비를 베풀어주는 백인들이 있었다. 비거에게 일자리를 주려고 했던 돌턴 씨가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 그는 흑인들의 청년 회관에 탁구대를 기증하고 거액의 기부금을 내기도 한다. 그러나 그가 가진 경계선 바깥의 땅에서만 흑인을 거주하게하고, 그들로부터 높은 임대료를 받는다. 그것이 관습이었으니까. 그것이 그의 이득이었으니까. 임차인과 집주인으로서 흑인은 더 가난해지고 돌턴씨는 더 부자가 됐다. 그런 그가 일자리를 주고 기부금을 냈다고해서 흑인의 삶을 이해했다고 보여질 수 있을까? 그를 마냥 선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이 책에서 비거의 변호를 맡은 맥스 변호사는 돌턴을 향해 '점잖은 돌턴 씨는 돈을 기부함으로써 자신의 기분은 달래보려 했다(p.552)' 고 말한다. 나는 돌턴을 보면서 작년 연말에 보았던 뉴스를 떠올렸다. 뉴스에서는 삼성이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얼마냈는지 말하고 있었다. 감히 내가 만져볼 수 없는 큰 금액이었고 그 금액은 재작년보다 더 늘어난 금액이라고 했다.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한 자는 더 가난해지는 것, 힘이 센 쪽이 약한 쪽을 억압하는 것, 차별을 하고 언론을 장악하는 것. 이 모두가 아주 오래전부터 있어왔던 일이었다. 나는 내가 만약 오래전의 미국에서 태어난 백인이라면 어떤 삶을 살았을까를 생각해보았다. 나는 당연한 듯 흑인을 노예로 삼지 않았을까. 나는 그 때 세상이 내게 보여주던 신문 기사만으로 세상의 모든 것을 판단하지 않았을까. 그 때 신문의 이런 기사가 실렸다면 나는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행동을 했을까.

 

 

이곳 남부에서 우리는 흑인이 분수를 지키게끔 단호히 조치하며, 좋은 뜻으로건 나쁜 뜻으로건 백인 여자 몸에 손이라도 닿을 시엔 살아남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만든다.

흑인들이 억울한 일을 당했다고 상상하고 불만을 품을때 정신을 차리게 만드는 가장 빠른 길은 시민들이 직접 법을 대신해 말썽을 부리는 검둥이 한명을 본보기로 삼는 것이다. (p.393)

 

 

지금 보면 이렇게 무섭다고 느껴지는데, 내가 그 당시에 이 기사를 봤더라도 이것이 선동적이고 편견을 조장하는 무서운 기사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을까. 내가 만약 그 시대에 태어난 흑인이었다면 어땠을까? 나는 매일매일의 고된 일상을 당연하다 여기며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살아가기로 마음 먹었을까? 나는 비거처럼 분노를 간직한 채 그것을 터뜨리는 것에서 일종의 해방감을 느끼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하느님을 원망하기는 했을 것 같다. 지금의 내가 이 책을 읽으며 그랬던것처럼.

 

 

"신문에서 매일 사람들에게 증오를 불어넣는 판국에 도대체 어떻게 사람들 마음을 바꾸겠다는 겁니까?" 잰이 물었다.

"하느님께선 바꾸어놓으실 수 있지요!" 목사가 열을내며 말했다. (p.405)

 

 

나는 이 부분을 읽다가 펜을 들었다. 그리고 밑줄을 긋고 그 밑에 이렇게 낙서했다. '그렇다면 그동안엔 왜?' 이 세상을, 흑인이 처한 가혹한 현실을 하느님이 바꾸어놓을 수 있다면 대체 왜 그동안엔 바꾸지 않았던 것일까? 어떻게 하느님을 원망하기 보다 믿을 수 있을까? 백인도 믿는 하느님을, 백인과 흑인을 만들어 둔 하느님을, 죽으면 우리 모두가 같은 곳에 갈 거라는 하느님을 어떻게 원망하지 않을 수 있을까? 왜 죽어서는 같은 곳에 갈 수 있는데 살아서는 같은 곳에서 살면 안되는걸까? 하느님말고는 전혀 의지할 곳이 없었기 때문에 감히 하느님을 원망할 생각조차 하지 못한걸까?

 

 

 

책은 처음부터 조마조마하게 읽힌다. 그러다 결국 이글이글 분노가 타오른다. 흥분하고 수치심을 느끼고. 특히나 흑인들도 동등한 권리를 갖고 있다고 생각해서 비거에게 다가가고 악수를 하고 같이 밥을 먹자고 청하는 메리와 잰을 볼때는 그들의 그런 서투른 행동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 이미 삶 전체를 억압 받으며 살아온 사람에게 갑자기 손을 내밀어 우리는 달라, 너도 같다고 생각해, 라고 말하며 그런 행동을 부담스러워하는 비거로 하여금 자신들과 동석하게 만들다니. 그들의 의도가 선했다한들, 그 순간의 비거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않은게 아닌가. 그들이 생각한 건 그들 자신의 기분이나 만족감이 아니었던가,하는 생각이 들기까지 해서. 비거는 훗날 그때의 자신이 '비굴한 개가 된 기분(p.489)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마지막 맥스 변호사의 변호에 대해서는 할 말도 많고 의욕도 충만해져서 오히려 제대로 정리되지 못한 것 같아 약간 아쉬운 마음이 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의미도 있고 재미도 있다. 나는 그가 최선을 다해 싸웠다는 것을 안다.

 

 

 

 

책에 실린 작가연보를 보면

1926년 멤피스 도서관은 흑인에게 책을 대출해주지 않아 백인 동료의 이름을 빌려 책을 봄. (p.658)

 

 

라고 되어있다. 작가인 리처드 라이트는 실제로 그 삶을 살았다. 그리고 책을 읽었고, 어쩌면 그래서 이 소설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게 되었을 것이다. 나는 이 책이 나왔을 당시에 백인에게 또 흑인에게 어떻게 다가갔을지 상상만 해볼 뿐 잘 알지는 못한다. 그러나 소설이 왜 쓰여져야 하는지를 알수 있었다. 어린 시절 내가 처음 소설이란 걸 읽게 됐을 때, 그 때 소설은 내게 그저 재미를 주는 수단이었다. 그러나 지금 내게 소설은 다르다. 재미와 이야기를 주고 감동을 준다. 세상에 일어나는 내가 알지 못하는 일들에 대해 말해준다.

 

무엇보다 나는 이 소설을 읽음으로써 '하나의 눈에 보이는 사건 뒤로 길고 긴 사연이 있다'는 것을 알게됐다. 하나의 범죄는 한 인간이 저지르는게 아니라 그가 속한 사회가 저지른 것일 수 있다는 것도.

 

 


댓글(8)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dreamout 2013-01-13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로 읽기 시작한 소설이 포크너의 소리와 분노.인데, 그 소설 속 현재가 1928년이고 멤피스와 멀지 않은 남부예요. 흑인에 대한 일상적 차별, 유대인에 대한 미움, 공산주의자에 대한 무조건적 증오, 가난한 자들에 대한 부자들의 조소. 20세기 소설의 4분의 3은 여기에서 나온 듯 해서.. 마음이 쓸쓸하네요.

다락방 2013-01-14 09:50   좋아요 0 | URL
오, 드림아웃님, 이 책도 그래요. 흑인에 대한 일상적 차별과 유대인에 대한 미움, 그리고 공산주의자에 대한 증오까지 이 책에 다 나와요. 언론에서는 전 국민이 공산당을 미워해야 한다고 선정적인 기사를 내보내죠. 물론 흑인에 대해서도 그렇구요. 어휴, 읽으면서 어찌나 답답하고 무섭던지요. 그 시대를 사람들은 대체 어떻게 견디며 살아온걸까요..

다락방 2013-01-14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꺅 >.<

오늘 100, 총 285596 방문

다락방 2013-01-17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좋은글에 추천이 (이것밖에)없다니 이상하군.

moonnight 2013-01-16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네번째 추천은 저예요. ㅠ_ㅠ

얼마전에 영화 '헬프'를 봤어요. 저는 그 영화를 보면서 내가 저 시대에 살았더라면 대다수의 백인들과 다르게 흑인들을 동등하게 대할 수 있을까. 생각했어요. 다들 그러니까, 옳고 그름에 대한 분별 자체가 마비된 사람들을 보니, 영화라도 너무 무섭게 느껴졌어요. 이 책도 읽어봐야겠어요. 맞아요. 정말 좋은 리뷰입니다. ^^

다락방 2013-01-18 12:18   좋아요 0 | URL
저 역시도 마찬가지에요, 문나잇님. 제가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게 그들을 대할수 있었을까, 를 생각해보면 도무지 자신이 없더라구요. 그러면서 그 시대에 그 사람들이 정의롭지 못했다는 이유로 그들을 비난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말이지요.

문나잇님, 이 책이 좋은 책입니다. 읽어보세요. 우리는 하나의 사건뒤로 숨겨져있는 길고 긴 사연이 존재함을 알 수 있어요. 제게는 그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수확이었어요.

이진 2013-01-17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좋은글에 추천이 없다니 이상하군요.

차별은, 그 자체로 폭력적이고 잔인한 것이죠. 아픈 것이기도 하구요. 굳이 흑인뿐만이 아니라도 우리나라에서도 심심찮게 보이는 것이 차별아니겠습니까. ㅠㅠ 저는 조선시대만 생각하면 울컥해요. 핍박받은 여성들을 떠올리면 더욱요. <채홍>을 읽어서 그런 걸까요.

다락방 2013-01-18 12:20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사실 저는 추천이 별로 없다니 이상하군, 하고 제가 댓글 단 게 나름 유머였는데 아무도 웃어주지 않아서 뭔가 자뻑에 빠진 여자사람이 된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네, 차별은 흑인에게만 가해진건 아니죠. 여자에게도 성소수자에게도 유대인에게도 가해졌었죠. 그것이 폭력적이란 것을 가하는 당시에는 잘 모르는 것 같아요. 그것이 주는 폭력성에 다들 취하는 것 같아요. 한참 시간이 지난후에야 알 수 있으려나요. 당시에는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도 못하는 것 같습니다. 흐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