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비평을 모른다.

내가 써 본적도 없고 쓸 생각도 없는 글이다. 몰라서 못썼고 못쓰니까 몰랐다. 


6월 <정희진의 공부> 팟빵에서는 영화 <섹, 계>를 비평한 독자의 글을 정희진 쌤이 읽어주며 합평을 해주셨다. 일단 원글을 읽어주시는 동안 와, 잘썼다는 생각을 했다. 중간에 으응? 여기서 왜 그런 전개가? 한 부분이 있었는데-아버지의 사랑을 받고 자라지 못했다는 언급후에 이어지는 뒷부분이 맥락상 생뚱맞다 생각했음- 전체적으로 참 잘 썼구나 싶었던 거다. 그런데 정희진 쌤은 그 글에 대해 여러 부분을 지적하셨다. 물론 그 글이 잘 쓴 글, 질문을 던지는 글임은 언급하셨지만, 이렇게 짧은 글에 같은 단어가 여러차례 반복하는 걸 지양해야 한다, 내가 어떤 관점으로 볼건지 짚고 넘어가야 한다, '것'은 글에 가급적 쓰지 않도록 해야 한다등, 와 내가 생각하지도 못한 것들을 지적하시는 거다.


정희진 쌤은 팟빵에서도 여러차례 글 쓰기가 얼마나 어려운지에 대해 말씀하셨더랬다. 글쓰기가 어려워 글을 읽기만 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다른 사람들의 사례를 가져오기도 하셨고, 글쓰기가 너무 힘들어서 간식도 많이 드신다고(?) 하셨더랬다. 글을 쓰는건 어려우니 읽기만 하면 얼마나 좋겠어요, 라고 되물으신 적도 있었더랬다. 나는 그런 말들에 대해서 고개를 갸웃하는 편이었다. 글쓰기가 뭐가 어렵지? 그냥 쓰면 되는데. 다다다닥~ 하고 쓰면 되는데. 하고 말이다.


그런데 이번에 팟빵을 듣다보니 선생님께 글쓰기가 어려운 이유를 너무나 잘 알겠더라. 머릿속에 잘쓴글이란 어떤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있고 그걸 지키려고 하다보니 어려운 게 아닌가. 퇴고까지 수차례 본인이 쓴 글을 읽어본다 하셨는데, 아, 이러니까 어렵구나, 싶었다. 아니, 그것보다는 이 표현이 더 적확하겠다.


'내가 이런걸 안하니까 쉽구나.'


즉, 나란 사람, 퇴고까지 몇 차례 글 읽어보는 과정? 

안한다.

내 글에 '것'이 얼마나 들어갔나 살펴보기?

안한다.

내가 어떤 관점으로 글을 쓸 것인가?

이건 내 머릿속에 있지만 그게 정리가 되는건지는 모르겠다.

같은 단어의 반복?

체크해본 적 없다.


물론 선생님이 쓰시는 글은 지면을 통해 발표하게 되고 선생님의 이름 석자 너무나 유명해서 본인이 쓴 글에 더 꼼꼼해지는 게 당연할지도 모르겠지만, 이번 합평 코너 들으면서 나는 내 글에 대한 지독한 반성을 해야했다. 아, 글 너무 막쓰는구나. 써놓고 다시 읽어보지도 않아서 일단 오타부터 수차례이고 나중에 시간 지나 다시 읽어보면 비문도 수두룩하며 문장 호응 어쩔거야. 그런데 그냥 둔다. 나는 인터넷에 공짜로 올리는 글이기 때문일까? 내 글쓰기, 이대로 좋은가. 나는 너무 쉽게 쓰지 않나. 나한테 글쓰기가 쉬운 이유가 너무 명백하게 드러나버리니 부끄러웠다. 좀 더 좋은 글을 위해서는 글쓰기에 까다로워야 하는게 아닐까, 기준이 있어야 하는게 아닐까. 만약 내가 글을 써서 쌤께 보내면 아마 내 글은 합평하기 위한 글로 뽑히지도 않을 것 같았다. 이게 도대체 뭔소리여,,, 이렇게 되어버릴 것 같아서. 나에게 글쓰기가 쉬운 이유는 내가 글을 정말 쉽게 쓰기 때문이었다. 어려운 조건이나 기준을 내가 적용하지 않기 때문이었어. 그냥 막 쓰기 때문이었어!!! 하아- 이래서 정희진은 정희진이고 다락방은 다락방이구나.


인생이란 무엇인가.



아무튼, 막 써보자.



그래, 여러분, 얘들아. 내가 6월 5일에 러너가 되고 싶다는 주옥같은 리뷰를 한 편 쓰고난 뒤(제발 그만해..) 드디어!! 런데이 8주차를 모두 완료했다. 모두 소리질럿!!!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30분 연속 달리기를 과연, 내가? 하였지만, 앱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크게 의지하니 뛸 수 있었다. 독서괭 님은 이 안내자의 목소리를 꺼버리셨다 했는데, 나는 그런 사람들을 물론 이해하지만, 나의 경우엔 그 목소리가 큰 도움이 되었다. 으.. 힘들어.. 할라치면, 여러분은 할 수 있어요! 여기까지 달려왔으니 앞으로 남은것도 할 수 있어요! 자, 자세를 똑바로 허리를 펴세요! 자 호흡을 잊지 마시고, 중요한 건 페이스에요! 하는 말들을 던져줄 때마다 그 말들에 의지하며 한 발 한 발 계속 뛸 수 있었다. 내가 30분 연속 달리기를 하는 그 위대한 순간에는 런데이 앱이 함께 있었고, 내 귀를 통해 잘했다고 고생 많닸다고 나를 다독여주는 안내자의 목소리가 있었다. 아아, 내  성취의 순간에 함께한 런데이 앱, 그리고 그 목소리. 2024년 나의 소울메이트는 바로 이 런데이 앱 안내자가 아닌가. 아아.. 이렇게, 바로 이렇게,


다락방은 AI 와 사랑에 빠지는 겁니까? (영화제목은 HIM)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아니 그런데 너무 좋잖아. 나의 건강한 삶을 응원해주고 내가 포기하지 않도록 해주고 내가 다치지 않게 신경써주고 그런데 그 목소리는 내가 원할 때, 내가 선택했을 때만 들려온다. 개꿀.. 집착을 하기를 하나, 식탐을 부리기를 하나,  스토킹을 하기를 하나. ㅋ ㅑ ~사랑은 연필로 쓰고 사랑은 AI 와 합시다!!



아무튼 나 30분 달린 사람! (으쓱)



책을 샀다.

조금 샀다.


















[듄] 3권까지 6월 안에 읽어야 하는데 이제 겨우 1권 다 읽었다. 발등에 불뜰어져써... 그렇지만 다음 책은 내가 [오리엔탈리즘]으로 선정했고, 그리하여 이 책 [오리엔탈리즘과 에드워드 사이드]도 준비해두었다. 읽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읽으려고 산 건 맞다.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는 투비에서 리뷰 보고 산 책. 재미있을 것 같다.


[당근 할머니]는 독서괭 님 서재에서 보고 옳다, 이거다! 하고 잽싸게 샀다. 마침 토요일에 아가 조카를 만나러 가서 이 책을 주었는데 읽어달라길래 읽어주는데, 한 두 장 읽었나, 놀자고 해서... 책 안읽고 놀았다. 보통 소꿉놀이에 참여하게 되는데, 어떤 날은 캠핑을 가고 어떤 날은 소풍을 가고 어떤 날은 그냥 파티를 하고 그리고 지난 주말에는 내가 의사가 되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조카가 자기 인형이란 인형은 다 가져와서 얘는 배가 아프대요, 얘는 꼬리가 아프대요, 얘는 똥꼬가 아프대요, 얘는 손가락이 아프대요 하는게 아닌가. 날더러 의사 하래놓고 처방은 자기가 다했다. 소독을 좀 해야겠어요, 주사를 좀 맞아야겠어요, 밴드를 붙여야겠어요, 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러면 나는 시키는대로 네, 주사 맞아요 뾱-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무튼 당근할머니 못읽어주고 왔고 (나만 봄)그러나 두고두고 조카가 읽을 것을 안다.



오늘 저녁엔 이러저러한 이유로 내가 나를 좀 위로해야겠다. 맛있는 음식 사주면서 말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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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06-11 12: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다락방 님은 본인 위로를 정말 잘하시는군요? 점심때도 하고 저녁때도 하고... 위로의 달인!
˝~것˝ 최대한 안 쓰려고 하거나, 같은 단어 중복된 거 얼마나 있는지 등등은 저는 글 쓰고 나서 늘 체크해요.
근데 다락방님은 그런 거안하고 일필휘지로 휘리릭 쓰는 그 글맛도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갑자기 왜 샀는가 했더니 그런 사연이....

잠자냥 2024-06-11 14:13   좋아요 0 | URL
저도 그 <색계>편 오늘 점심때 들었어요. 희진쌤 첨삭 부분은 아직 안 듣고 그 글쓴이 글만 읽었을 때 일단 든 생각은... 저도 다락방 님처럼 아버지부분하고 킨포크 부분 좀 읭??? 스러웠고...(무리다 무리데스네 ㅋㅋㅋㅋ 민족주의& 자본주의 엮어서 색계평을 쓰려다 보니 좀 갑자기 뜬금없이 엮은 느낌) 또 저라면 갑자기 주어를 ˝우리˝로 상정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제가 싫어하는 글... 뜬금 주어로 ˝우리˝ 내세움). 마지막에 ˝우리는 그렇다면 민족주의와 자본주의에서 대안은 있는가....˝ 이런 식의 글 흐름도 약간 촌스럽.............. 탕웨이가 월담한 자의 눈빛이 아니라는 부분도 색계를 이 사람은 나랑 참 다르게 읽었구나 싶더라고요....

다락방 2024-06-11 14:23   좋아요 0 | URL
제가 저를 가장 잘 위로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현재 계획으로는 탄탄면과 소룡포를 저에게 줄 생각인데 막상 때가 오면 무슨 음식을 택할지는 모르겠네요? ㅋㅋㅋㅋㅋ 요즘 왜케 탄탄면+소룡포 조합에 꽂힌건지, 원.. ㅎㅎ

저는 색,계 오래전에 봐서 기억은 안나지만, 쌤이 읽어주신 글쓴이의 글을 듣노라니, 저였다면 여성주의적 시각으로 비평했을 것 같아요. 민족주의자 남자친구 부분도 그렇고 아버지 부분과 그 뒤의 결말까지, 여성주의 시각과 가부장제로 더 할 말이 많아졌을 것 같아서 흐음, 다시 보고 써볼까 싶었는데 길기도 길고 지하철 안에서 볼 수 없는 영화이기 땜시롱(확실히 기억나는 알과 털..) 패쓰하기로 했습니다. 책도 읽는 자의 몫이요 영화도 보는 자의 몫일테니, 저는 아마도 글쓴이같은 시각은 가질 수 없었을 것 같아요. 저는 아버지의 사랑이 결핍된 여성이 아버지 또래의 남성에게 끌리는 것에 대해서 (모두가 그런건 아니지만)필연적이라고 생각하고, 어찌됐든 [메리, 마리아, 마틸다]도 연결지어서 생각할 수 있을 것 같고요. 뭐, 그랬습니다.

잠자냥 님, 색,계 다시 보고 써줘요!!

단발머리 2024-06-11 12: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아직 그 글쓰기 에피소드는 안 들었거든요. 안 들을까 이런 생각도 쪼금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냐하면 다락방님처럼 나에게도 반성의 파도 몰려올 것이기에. 절망할 것이기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것‘을 벌써 두 번이나 썼어요. 이것 보세요. ‘것‘을 안 쓰면 ‘점‘을 씁니다. 나는 어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다락방님의 일필휘지가 좋아요. 엘렌 식수가 말한 여성적 글쓰기의 전형이라고 생각합니다, 라고 제가 일전에 말한 적 있습니다. 오늘 저녁에 만나 위로해줄 그 친구, 잘 좀 부탁합니다. 제게도 소중한 친구거든요.

다락방 2024-06-11 14:25   좋아요 1 | URL
저도 툭하면 ‘것‘을 쓰는 것 같은데 선생님 말씀 듣다보니 ‘그렇다면 것이 많이 등장하는 글은 결코 좋은 글이 될 수 없겠구나‘ 싶더라고요. 그 글은 바로 제 글로 이어지고...(슬픔의 새드니스) 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그런데 아마도 성격이 급해가지고 ㅋㅋ 제 글 다 쓴 다음에 다시 읽어보면서 것 빼고 다른 단어로 대체하고 같은 단어 몇 개있나 체크하고 이런거 못할 것 같아요. 글 잘 쓰는 것도 뭔가 정리정돈 잘하고 차분한 자의 몫인가.. 싶네요? 그게 저는 아닙니다.

아무튼, 단발머리 님의 부탁을 받을어 제가 오늘 그 친구를 아주 잘, 정말이지 아주 잘, 위로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는 아주 잘 위로를 받아도 이틀도 안돼서 또 뭘 사달라고 징징대더라고요? 먹이느라 힘이 듭니다.. 휴.....

망고 2024-06-11 12: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뭐든 시작하면 꾸준히 하시는 다락방님 책도 꾸준히 사시고 밥도 꾸준히 두그릇 드시고 이젠 달리기까지!!! 진심으로 존경스럽습니다👏👏👏저는 올해 꾸준히 걷자를 계획했는데요...더워서 못 걷고 비와서 못 걷고 등등 이런저런 핑계로 요리조리 빠져나가고 있어요ㅠㅠ 다락방님 정말 대단

다락방 2024-06-11 14:29   좋아요 1 | URL
안그래도 저도 그런 생각했어요. 저는 변덕이 죽끓듯 한 사람도 아니고 뭔가 다방면에 관심 있는 사람도 아니고 기분 따라 이리저리 휩쓸리는 사람도 아니고 그래서 쉽게 사랑에 빠지는 사람도 아니구나, 하고 말이지요. 저는 뭔가 하나 좋아지면 그걸 오래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제 여동생은 저에게 항상 우직하다고 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8주 런데이 마치고나니 하아- 그 다음 달리기의 동기가 생기질 않네요. 아무튼 내일 부터 일주일에 세 번 30분씩 달릴 계획이었는데 과연 저는 달릴 수 있을까요... 그만 달릴까요..... 달리니까 뭔가 시간이 없어요. 책도 덜 읽고 글도 덜 쓰고..이게 다 달리기 때문인 것 같은 느낌적 느낌.... ㅋㅋㅋㅋㅋㅋㅋㅋ이렇게 핑계대고 그만 달릴까요? 하아-

밥은 한그릇 먹을 때가 더 많습니다. 두그릇만 먹는 건 아니라구욧!!!!!!!!!!!(버럭)

망고 2024-06-11 16:00   좋아요 0 | URL
와 밥 두그릇 끊으셨어요? 꾸준하지 못함에 실망드리겠습니다😛😄

다락방 2024-06-12 07:47   좋아요 2 | URL
끊었다니요. 저 그렇게 쉽게 끊는 사람 아닙니다. 어제 저녁에도 탄탄면+소룡포 혼밥 했습니다.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06-11 13: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소리질러!!!!!!👏👏👏👏👏👏🥳🥳🥳🥳🥳🥳🥳🥳
축하합니다 다락방님!! 역시 의지의 다락방!! 많이 뛰고 조금 산 다락방!! 그냥 막 써도 잘 쓰는 다락방!!!
땡투 다락방님이었군요. 감사합니다 ㅋㅋ

다락방 2024-06-11 14:31   좋아요 1 | URL
독서괭 님은 요즘 어떻게 달리시나요? 매일 아침 달리시나요? 아침에 달릴 때는 보통 몇 분 달리시나요?
저는 런데이 8주코스를 마쳤으니 저 스스로 계획을 세워서 해보려고 하는데, 벌써 달리기 싫어지는 저를 어떡하죠? 나는 러너가 될것이다!! 큰소리 뻥뻥 쳐놓고.. ㅠㅠ
독서괭 님이 항상 부자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제가 땡투 드렸습니다. 저는 독서괭 님이 아이들 책 페이퍼 쓰시면 너무 좋습니다. 참고해서 조카 줄 책을 삽니다. 물론 조카는 이번주에도 저를 혼냈습니다. [고녀석 맛있겠다]는 왜 샀냐고... 중간도 못읽고 그만 읽으라고 무섭다고, 안가져간다고 해놓고서, 그런데 제목은 기억하고 있네요... 아이들은 영특합니다. 하여간 그랬습니다. 아이들 책 페이퍼도 자주 써주세요!! >.<

독서괭 2024-06-11 15:30   좋아요 0 | URL
앗 매일 달리냐고 물으시니 갑자기 부끄러워지는데.. 마치 매일 달리는 것처럼 써놨지만 별로 못 달렸습니다. 일단 계획은 원래 주3회 홈트 하던 것 중에 1-2회 정도를 달리기로 대체하는 거였는데 여러가지 사유로..(주로 둘째 땜에) 못 나가기도 하고 잠을 설쳐서 못하기도 하고 .. 그렇습니다. 흑
8주코스 마치면 다음 계획이 없어 방황하게 돼죠 ㅋ 매일 30분 달리기가 동력이 안 되신다면(저는 달릴 땐 이걸로 합니다) 5키로 달리기 목표 몇주 안에 완성 코스 짜달라고 하면 짜주는 것도 있던데 한번 해보심 어때요?
다락방님의 응원에 힘입어 아이들 책 더 많이 써야겠.. 지만 요즘 둘째는 맨날 보던 것만 또 보고 첫째는 글밥 많은 걸 읽으니 제가 같이 안 읽게 되네요 ㅎㅎ 귀여운 조카님 좋아할 만한 거 발견하면 꼭 추천할게요!

다락방 2024-06-12 07:50   좋아요 1 | URL
저는 이왕 8주 달리기 달력에 달리는 날 표시되었던만큼 현재는 8주 3회차 30분 달리기를 한 번 계속 해볼까 해요. 그러다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조금 더 늘려보자 싶은데 과연... 하여간 오늘 퇴근 후에 뛸 생각인데 현재는 그런 생각이지만 제가 하게 될지는 아직까지는 알 수 없습니다. 여하튼 저는 러너가 되어보겠다는 생각을 좀 실행에 옮기는 쪽으로 해보겠습니다. ㅎㅎ

blanca 2024-06-11 13: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러너 다락방님, 진짜 대단해요. 존경스러워요. 조카 ㅋㅋㅋㅋ 병원놀이 실시간 음성지원 되네요. 저도 이 놀이 하고 싶어요. 그런데 이번 책탑 좀 소박하네요. 다락방님 근래 책탑 중 가장 낮아요. 분발하셔야겠어요. ^^

다락방 2024-06-11 14:33   좋아요 0 | URL
물론 블랑카 님은 너무나 잘 아시겠지만, 소꿉놀이 아, 세상 피곤합니다 ㅋㅋㅋ 밤에 감자튀김 사와서 먹자고 하는데 고모랑 놀거라고 이따 먹겠다고 해서 계속 저랑 놀고 ‘다 먹는다!‘ 하니까 안된다고 그제야 일어나더라고요. 다음날 아침에도 밥 먹자마자 ‘고모 얼른와 같이 놀자‘ 이래가지고 또 병원놀이 했습니다. 힘들었어요. 너무 예쁘지만 힘들었습니다. 흑흑. 달리기가 덜 힘든 것 같아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제가 요즘 너무 일도 바쁘고 달리기도 하느라(응?) 책을 잘 읽지도 못하고 사지도 못하고 있네요. 분발하겠습니다. 빠샤!!

건수하 2024-06-11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 달 매거진 듣는게 좀 괴로워서 천천히 듣고 있어요. 다락방님은 벌써 다 들으셨군요. 저는 글쓰는게 큰 부담이라 다락방님 스타일 글 읽으면 화통하고 좋더라고요. 다른 분들도 그러신 것 같아요.

8주 뛰기 해내셨으니 저녁에 맛난거 드세요~ 술은 너무 많이 드시지 말고 ^^

잠자냥 2024-06-11 14:15   좋아요 1 | URL
건수하 님 오늘 잠자냥 서재 정주행도 하고??? ㅋㅋㅋㅋㅋㅋㅋ바쁘다 바빠 ㅋㅋㅋ

다락방 2024-06-11 14:35   좋아요 1 | URL
아, 수하 님! 저 아직 다 안들었어요. 레이버데이랑, 첨삭만 다 들었고요 다른건 더 들어야 합니다. 아 밀양 듣는 중이고요. 저 차례대로 듣지 않고 그 달에 리스트 보고 아무거나 꽂히는 거 먼저 듣거든요. ㅎㅎ 아직 다 들으러면 멀었습니다!!

8주 뛰기 하기 전에도 맛있는 것 먹고 8주 뛰기 하면서도 맛있는것 먹고 다 했다고 맛있는 것 먹고.. 역시 제가 달리기를 해도 배가 나오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건수하 2024-06-11 16:47   좋아요 1 | URL
잠자냥님/ 특정 카테고리 글들을 정주행했습니다 ㅎㅎㅎ 잠자냥님이 요즘 글 안 써서 그래요

건수하 2024-06-11 16:47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저는 순서대로 듣거든요. 그래서 다 들으신 줄 알았어요. 저도 밀양 듣는 중 ^^

자목련 2024-06-11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런데이 8주차를 모두 완료!!!
대단합니다. 당연히 맛난 거 드셔야죠. 많이 드셔야죠^^

다락방 2024-06-11 14:36   좋아요 0 | URL
8주차는 일요일에 완료해서 와인도 먹고 순대도 먹고 떡볶이도 먹었어요. ㅋㅋㅋ 오늘은 최근 며칠간 일하느라 힘든 저를 위로할 겁니다. 하여간 맛있는 것 먹을 이유는 세상에 많고도 많은거 아니겠습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 앞으로도 러너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만세!!

moonnight 2024-06-12 10: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축하드리고 존경합니다♡

다락방 2024-06-12 16:31   좋아요 0 | URL
흐흐 저도 뿌듯합니다!! >,<

얄라알라 2024-07-23 0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리기˝라는 단어 보고 클릭했는데, 다락방님 페이퍼^^

런데이앱이군요. 나도 깔아볼까....생각합니다 ㅎ

올려주신 러닝 코스 딱 좋아보여요^^

다락방 2024-07-23 10:35   좋아요 1 | URL
올림픽공원이 뛰기에 제일 좋아요. 무엇보다 뛰는 사람들이 많아서 같이 뛰는 기분 들면서 힘이 됩니다. 후훗.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임홍빈 옮김 / 문학사상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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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런데이는 5분간 웜업을 한 뒤 5분간 달리고 3분간 휴식하며 걸은뒤 다시 20분을 달려내는 거였다. 그리고 다시 5분간의 걷기 쿨다운으로 마침. 

처음 런데이를 시작할 때만 해도 1분 달리기로 시작했는데 1분은 1분 30초가 되고 2분이 되더니 3분이 되었다. 3분을 다섯차례 달려야 했을 때는 입에서 피맛이 났다. 와, 3분 달리기 너무 힘드네!! 그렇게 힘겹게 3분 달리기를 마치고 시간은 점점 늘어났고, 어제는 급기야 쉬지 않고 20분 달리기에 이르렀던 거다.


어제 20분 달리기 전에 가장 오래 달린 시간은 연속 15분 이었다. 15분도 간신히 달렸던 터라 20분을 과연 달릴 수 있을까 두려워하며 달리기를 시작했다. 사실 10분을 그리고 15분을 달리는 것도 늘 두려웠지만 기어코 달려내긴 했으니까. 20분은 좀 차원이 다른 것 같다, 하였지만 런데이 앱은 어떻게든 그 다음을 해낼 수 있게 준비시키는 것 같았다. 너무 힘들면 포기하자, 하면서 시작했다. 너무 힘들면 포기하자, 그러나 포기하지 않을 수 있게끔 천천히 달리자, 천천히 달려도 페이스가 8분은 안넘어갔으면 좋겠네. 이런 다짐들을 하며 충실하게 런데이 앱을 따라갔다. 아마도 15분쯤 즈음이었던 것 같다. 호흡이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앱에서는 1분 달리기 때부터 호흡의 중요성을 얘기해줬던 터다. 네가 편한대로 쉬어라, 꼭 코로 숨쉬지 않아도 된다, 그런 법칙은 없다, 입으로 쉬고 싶다면 입으로 쉬어라, 다만, 산소를 충분히 들이마셔라!


그간 나는 입으로 숨을 쉬어왔고 호흡때문에 고통스럽진 않았기 때문에 잘해왔다고 생각했는데, 20분 달리기에서는 호흡이 흐트러지고 힘들어지는 때가 와버리고 말았다. 산소를 들이마시라고 했어, 그게 중요하다고 했어, 나는 의식적으로 힘껏 산소를 들이마시려고 했지만, 내뱉는 것보다 짧았고 그것이 반복되자 더 힘들어졌다. 들이마시자, 들이마시자, 들이마시자. 앱에서는 이제 3분이 남았다고 알려줬다. 조금만 더 힘을 내자. 들이마시자, 들이마시자. 이제 1분이 남았다고 알려주었다. 들이마시자 들이마시자. 그리고 곧 달리기를 종료하겠다고 알려왔다. 그렇게 나는 내 인생 가장 긴 연속 달리기를 해냈다. 


달리기를 마치고나자 바로 피로가 찾아왔다. 그리고 잠이 쏟아질 것만 같았다. 나는 열심히 호흡에 신경쓴다고 썼지만, 아마도 산소는 부족했는가 보았다. 와, 다리나 엉덩이, 무릎 통증보다 먼저 잠이 쏟아지려 하다니. 나는 앱에서 시키는대로 쿨다운 걷기를 마친후, 양재천에 있는 계단에 앉아 잠시  쉬었다. 페이스는 간신히 8분을 넘기지 않았다. 그리고 어쨌든 20분 달려냈다. 다음회차에서는 몇 분이려나, 확인했더니 25분 이었다. 와, 지금도 이렇게 힘들었는데 여기서 5분이 더 늘어난다고? 내가 25분 달리기에 도전해야 한다고? 벌써 두려워졌지만, 그동안도 늘 두려움 속에 달려왔고, 아직까지 한 번도 중도에 달리기를 포기하거나 걷지 않았다. 무리하지 말자고 연신 되뇌이면서도 그러나 포기하고 싶지는 않은 마음이 있다. 그래, 일단 한 번 해보는거지, 뭐.


어제 그토록이나 긴 20분 달리기를 하면서 내가 가장 많이 생각한 건, '안돼, 포기하지마, 하루키는 11시간을 달렸다고!' 였다.


맞다, 하루키는 100킬로미터 울트라 마라톤에 참여해 11시간 이상을 달리기도 했다. 그는 마라톤에서 걷지 않는 사람이었고 느려도 어떻게든 계속 뛰는 사람이었다. 열한시간 달릴 때조차도 앉아서 쉬지는 않았다. 앉아서 쉬면 일어날 수 없을 것 같았다고 그는 말했다. 하루키가 달리는 사람인 건 아주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아니, 100킬로미터 마라톤이라니, 이런게 세상에 존재하는지도 몰랐네. 그러고보니 어떤 러너는 프랑스 와이너리 마라톤에 참여하면 와인도 마시고 스테이크도 먹고 그러면서 달린다고 했던 것 같네. 어쨌든 20분 달리기가 너무 힘들고 괴로웠는데, 나는 그래서 자꾸 나에게 '하루키는 열한시간도 달렸다!' 했다. 그게 나에게 힘이 되었는가에 대해서는, 흐음, 잘 모르겠지만.



하루키는 젊은 시절 부터 매일 한시간씩 조깅을 해왔고 그렇게 성실한 러너로 20년 이상을 살면서 마라톤에도 매년 참가했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달리기를 놓았던 공백기가 있고, 이 책,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그 공백 후에 '다시' 달리기를 시작하면서 쓴 책이다. 다시 하루 평균 10킬로미터를 뛰는 일을 하루키가 하고 있었다. 왜 굳이 그에게 달리기여야 했는가도 이 책에 잘 나와있다. 사회성이 부족한 사람이지만 소설가가 되고 나서 만나야 할 사람도 생기고 해야 할 일도 생겼던 그에게 누가 말걸지도 않고 자신이 말걸지 않아도 되는 오롯한 혼자만의 시간은 달리기가 줄 수 있었다고 했다. 다른 사람들과 섞여서 하는 운동도 하고 싶지 않고 도구를 사용하는 운동도 하고 싶지 않다는 데에서 나는 하루키랑 동질감을 느꼈다. 나는 도구나 기구가 필요한 운동을 하고 싶지 않다. 그저 내 맨 몸으로 해내고 싶은데, 내가 요가를 좋아하는 수많은 이유중에는 바로 그게 있었다. 요가를 하기 위해서는 나만 필요했다. 오로지 내 자신만. 그런데 달리기도 그랬다. 달리기는 그저 나 하나만 있으면 됐다. 아, 물론 이건 뛸 공간도 필요하긴 했지만. 사실 지금 내 달리기의 가장 어려운 점은 뛰는 공간이다. 주말에야 올림픽공원에 가서 뛰지만, 평일에는 집 근처에 뛸만한 곳이 마땅치 않아 회사 앞 양재천에서 뛰어야 하고, 그렇게 뛰고 나면 얼굴은 시뻘개진 상태, 땀 범벅된 상태로 집까지 가야 하는 커다란 임무가 남아있다. 물론, 순대국밥 먹기도... 땀 겁나 흘린 뒤에 순대국밥 흡입하기가 이즈음의 루틴..이랄까. 어제도 순대국밥 코박고 먹었네. 하아-


자, 다시 하루키의 달리기로 돌아가면, 그런데 하루키는 자신이 소설 특히나 장편 소설을 써내는데에도 달리기는 아주 중요했다고 말한다. 지금 자신이 써내는 소설이 자신의 마음에도 들지만 거기엔 필시 큰 지구력과 집중력이 필요하고 그것을 길러내기 위해서는 장거리 달리기가 아주 도움이 됐다는 거다. 그리고 덕분에 자신이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도. 음, 나는 장편 소설을 써내는 소설가는 아니지만, 그러나 달리기를 오래 지속해서 하루키 말대로 근육의 위치가 새로이 잡히고 또 체력이 빵빵해져서 뭐든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바탕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다. 하루키는 장거리 달리기를 '다시' 시작하면서 슬슬 붙기 시작한 뱃살이 빠졌다고 하는데, 쳇, 나는 왜 계속 배가 나오지? 하루키는 10키로 달리고 나는 5키로도 채 달리지 않기 때문인가? 하루키는 매일 달리고 나는 일주일에 많아야 세 번 달리기 때문인가? 런데이 앱에서도 달리기를 믿으라고, 분명 체중이 준다고 말했는데, 그 날은 과연 내게 언제 오는가. 왜 하루키에게는 금세 오는데 나에게는 올 생각을 안하는가. 물론, 체중 감량도 목표지만, 다시 원래 얘기로 돌아가서, 나는 체력이 좋아지고 건강해지길 바란다. 내가 무언가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체력 때문에 포기하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 내 달리기에는 그런 뜻이 있다. 



하루키는 달리기가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말한다. 다른 사람과 경쟁하는게 아니라 과거의 나와 경쟁하고 또 자신과 싸워야 하는 거라고.

런데이 앱에서도 같은 얘기를 했다. 다른 사람을 앞서가려고 하지 말고 경쟁하려고 하지말라고. 달리기는 그런게 아니라고. 그런데 나약한 자신과는 싸우라고. 자신과 싸우라고 자꾸 얘기한다.


하루키와 런데이 앱이 공통적으로 얘기하는 '자신과 싸우라'는 부분이 그런데 나는 너무 싫다. 나는 자신과 싸우는 걸 어릴 때부터 싫어했다. 아마도 그래서 뭐가 됐든 일등도 못하고 챔피언도 못하고 다이어트도 못하고 그러는 것 같지만, 아니, 왜 자꾸 싸움붙여? 난 자신과 평화롭게 지내고 싶다. 부둥부둥해주며 살고 싶어. 저는 달리기를 열심히 해볼테지만, 자신과 싸우지는 않겠습니다. 살살 달래며 함께 가겠습니다. 맛있는 것도 사먹이면서... 먹임은 사랑. 나는 나를 사랑해. 먹이자.


하루키는 매년 마라톤에 나가지만, 그러나 나는 아직까지 딱히 마라톤에 나갈 생각은 없다. 일전에 '김상민' 의 [아무튼, 달리기]를 읽고 '나도 언젠가 파리 마라톤에 나가야지!' 했지만, 사실 그걸 구체적으로 꿈꾼건 아니다. 20분 달리기 하고 극도의 피로감을 느낀 내가 4시간 이상을 과연 달릴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세계 각지에서 뛰겠다고 온 러너들과 함께 달리는 건 퍽 즐거울 것 같긴 하다. 뭔가 짜릿할 것 같아! 하루키는 '다시' 달리기를 시작한 나이가 50대였는데, 그리고 어떤 마라톤에서는 나이든 여성이 자신을 앞질러가는 걸 보기도 했는데, 사람 일 모르는거지, 어쩌면 나는 50대에 머리서기를 성공하고 60대에 파리 마라톤에 나가 젊은 남자들을 따돌리는 러너가 되어 있을지도?



만약 과거의 나에게 누군가가 '네 인생 그 시점에 너는 아마 달릴 것이다' 라고 했다면 '웃기시네!' 햇을 것이다. 달리는 일이야말로 나랑 가장 먼 곳에 있다고, 아니 나랑 아예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는 삶을 살아왔으니까. 그런데 이게 무슨일이야, 내가 달리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달리고 싶다. 나는 그야말로 러너가 되고 싶다. 


하루키의 이 책은 나에게 재독이다.

아주 오래전에, 하루키를 좋아해서 하루키의 재미있는 문장을 읽고 싶어서 이 책을 읽었다.

지금은, 달리는 사람의 이야기를 읽고 싶어서 이 책을 다시 읽었다. 러너 입문자로서 읽는 이 책에서는 성실하고 꾸준하게 달려 달리기 능력 최대치에 이른 슈퍼 러너를 만날 수 있었다. 나는 감히 하루키만큼은 꿈꾸지 않지만, 그래도 러너가 되고 싶다. 누군가 묻는다면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요가를 하고 달립니다, 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많이 먹습니다'는 잊어버리도록 하자. 


나는 그야말로 러너가 되고 싶다.

나는 물론 대단한 마라톤 주자는 아니다. 주자로서는 극히 평범한-오히려 그저 평범한 주자라고 할 만한-그런 수준이다. 그러나 그건 전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어제의 자신이 지닌 약점을 조금이라도 극복해가는 것, 그것이 더 중요한 것이다. 장거리 달리기에 있어서 이겨내야 할 상대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과거이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다. - P27

달리는 거리가 늘어감에 따라서 체중도 줄어갔다. 2개월 반 만에 7파운드가 줄고, 배 둘레에 조금씩 붙기 시작한 군살도 빠졌다. 7파운드라고 하면 3킬로그램 정도 된다. 정육점에 가서 3킬로 그램의 고기를 사서 손에 들고 집까지 걸어 돌아오는 걸 상상해 보기 바란다. 아마도 그 무게를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의 무게를 몸에 붙이고 살아왔구나, 하고 생각하면 꽤 복잡한 기분이 든다. 보스턴에서의 생활에는 생맥주(사무엘 아담스의 서머에일Summer Ale)와 던킨 도너츠를 빼놓을 수 없는데, 그래도 매일의 집요한 운동이 큰 성과를 거둔 것이다. - P34

혼자 있고 싶다는 생각은 변함없이 항상 내 안에 존재하고 있었다. 그런 까닭에 하루에 1시간쯤 달리며 나 자신만의 침묵의 시간을 확보한다는 것은, 나의 정신 위생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 작업이었다. 적어도 달리고 있는 동안은 누구와도 얘기하지 않아도 괜찮고, 누구의 얘기도 듣지 않아도 된다. 그저 주위의 풍경을 바라보고, 자기 자신을 응시하면 되는 것이다. 그것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 P35

어쨌든 나는 다시 한 번 ‘달리는 생활‘을 되찾았다. 꽤 ‘착실하게‘ 달리기 시작해서, 이제는 제법 ‘진지하게‘ 달리고 있다. 그것이 50대 후반을 맞이한 나에게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아직도 잘 알 수 없다. 아마도 뭔가를 의미하고 있을 거라고 나는 믿고 있다. 별로 대단한 일은 아닐지도 모르고, 대단한 분량이 아닐지도 모르지만, 거기에는 뭔지 모를 깊은 의미가 내포되어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은 뭐가 어찌 됐든, 그저 한결같이 달리고 있다. - P43

8월 14일, 일요일. 앙침나절에 칼라 토머스Carla Thomas 와 오티스 레딩Otis Redding의 음악을 MD로 들으면서 1시간 15분간 달렸다. 오후에는 체육관의 풀에서 1,300미터를 수영하고, 저녁에는 해변에 가서 수영을 했다. 그 뒤에 하나레이 거리의 입구 근처에 있는 돌핀 레스토랑에서 맥주를 마시고, 생선 요리를 먹었다. - P49

내가 공부하는 일에 흥미를 느끼게 된 것은, 소정의 교육 시스템을 어떻게든 마친 다음, 소위 ‘사회인‘이 되고 나서부터다. 자신이 흥미를 지닌 분야의 일을 자신에게 맞는 페이스로, 자신이 좋아하는 방법으로 추구해가면 지식이나 기술을 지극히 효율적으로 몸에 익힐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가령 번역 기술도 그렇게 해서 나만의 스타일로, 내 돈을 들여가면서 하나씩 익혀 나갔다. 그래서 어느 정도의 수준에 이르기까지 시간도 걸렸고 시행착오도 거듭했지만, 그런 만큼 배운 것은 확실하게 내 것으로 만들었다. - P63

오랫동안 달리기를 계속하면 신체 근육의 배치가 완전히 달라져버린다. - P69

만약 내가 소설가가 되었을 때 작정하고 장거리를 달리기 시작하지 않았다면, 내가 쓰고 있는 작품은 전에 내가 쓴 작품과는 적지 않게 다른 자굼이 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느낌이 든다. 구체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는지 거기까지는 알 수 없다. 그렇지만 무엇인가가 크게 달라졌을 거라는 생각은 확실히 든다.
아무튼 여기까지 쉬지 않고 계속 달려온 것은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나는 내가 지금 쓰고 있는 소설을 나 스스로도 좋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다음 나 자신의 내부에서 나올 소설이 어떤 것이 될지 기다리는 그것이 낙이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불완전한 인간으로서, 한계를 끌어안은 한 사람의 작가로서, 모순 투성이의 불분명한 인ㅅ냉의 길을 더듬어가면서 그래도 아직 그러한 마음을 품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은, 역시 하나의 성취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다소 과장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기적‘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 P127

그리고 만약 매일 달리는 것이 그 같은 성취를 조금이라도 보주해주었다고 한다면, 나는 달리는 것에 대해 깊이 감사하지 않으면 안 될 일이다. - P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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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06-05 12: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러너 다락방 응원합니다!

근데... 하루키는 달리기 이후 채소 곁들인 두부샐러드 정도 먹고 말았을 텐데, 다락방 님은 달리고 난 후 순대국밥 먹는 게 루틴이라 배나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6-11 08:34   좋아요 2 | URL
맞습니다. 하루키는 한시간 이상 달리고나서 저녁엔 수영도 하거든요? 운동량도 엄청 많은데 소식하더라고요. 가벼운 음식으로 소식.. 나따위.. 배 나오는게 넘나 당연한 것인가.. 하하하하하. 그렇지만 두부샐러드 같은거, 나는 간식으로도 먹고 싶지 않다고욧! ㅠㅠ 땀 뺐으면 뜨끈한 순대국밥 한 그릇 해야죠!!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잠자냥 2024-06-11 10:07   좋아요 1 | URL
국밥 먹으며 또 땀 빼고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6-11 10:25   좋아요 2 | URL
냄새나는 다락방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06-05 12: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늘의 명언: 먹임은 사랑. 나는 나를 사랑해. 먹이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님, 런데이 30분 달리기 8주 코스 막바지에 이르셨군요!! 마지막에 연속 뛰는 시간이 팍팍 늘어서 저도 당황했는데 그게 또 되더라고요?? 다락방님이라면 너끈히 해내실 수 있을 거예요~ 전 트레이너 음성 처음 두어번 듣다가 꺼버려서 못 들었지만 ㅋㅋ 마지막 달리기 성공하면 멘트가 웅장하다고 하더라고요 ㅋ


다락방 2024-06-11 08:36   좋아요 3 | URL
저 마지막까지 달렸거든요? 잔뜩 기대했는데 뭐 그렇게 막 웅장하게 멘트해주진 않던데요? 아마 독서괭 님은 그간 안내멘트를 안들어보셔서 그런것 같아요. 항상 달릴 때마다 매번 잘했다 잘했다 우쭈쭈 해주거든요 ㅋㅋㅋ 그정도로 해주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멘트 끄고 달리는 사람들도 충분히 이해하지만, 제 경우에는 멘트가 있어서 달렸던 것 같아요. 2024년 저의 소울메이트는 런데이앱 안내자 입니다. 이게 바로 AI 와 사랑에 빠진건가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청아 2024-06-06 13: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나를 잘 먹이자! 저도 어제 런데이 했어요. 다락방님 저를 앞서 가셨네요. 저 한동안 런데이앱 쉬다가 어제 7분 달리기ㅋ 하루키의 저 책에서 런던마라톤?이었던걸로 기억하는데 세계 여러나라에서 온 참가자들과 런던 도심을 달리는기분. 저도 마라톤 가능할까 두렵지만 궁금해요! -평균 페이스 8분 동지 미미

다락방 2024-06-11 10:25   좋아요 2 | URL
저는 일요일에 드디어 8주 완료했습니다. 와 땀을 한바가지 흘렸어요. 뛰면서도 머리에서 뚝뚝 땀이 떨어지더라고요. 올림픽공원에게 감사했습니다. 미미 님, 기운내세요. 저는 앱의 안내방송 나오게 하는데 좋더라고요. 할 수 있다!! 이걸 자꾸 말해줘서 ㅋㅋㅋㅋㅋ 저는 8주완성했지만 흐음 마라톤은 너무 거대한 벽같네요 ㅋㅋㅋ 5킬로미터 마라톤 정도라면 좀 더 열심히 훈련한 뒤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긴 하지만.. 그런데 저는 음.. 모르겠어요. 일단 달리기 훈련을 더 해야 할 것 같아요. 30분 하고 쓰러질 것 같았으니까요. 그렇지만 처음엔 3분 달려도 입에서 피맛이 났는데 30분이라니. 아무튼 달리기 꼬꼬마 열심히 해보렵니다. 미미 님, 우리 열심히 해봅시다!
 
듄 신장판 1
프랭크 허버트 지음, 김승욱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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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 허버트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이 가진 상상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책 뒤에는 부록으로 용어 설명이 실려있을만큼 그가 창조한 이 듄이라는 세계에서 사용하는 언어는 독자에게 매우 낯선 언어이고 그는 언어뿐만 아니라 모래벌레라는 새로운 생명체도 탄생시켰으며 이 이야기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조차도 기존의 인간 세계 인간들과는 다르다. 스파이스라는 새로운 식량은 사람의 눈동자를 변화시키고 베네 게세리트라는 사람의 마음을 읽는 훈련을 읽힌 존재도 나오고, 하여간 읽으면서 와, 이 작가의 상상력은 어마어마하구나, 도대체 이런 걸 다 어떻게 만들어냈냐 싶어지는 거다. 새로운 이야기 자체를 만드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닌데 아예 새로운 세계와 그에 따른 세계관을 만들어버렸으니. 이야, 사람의 상상력은 끝이 없구나, 라고 사실 새로운 세계에 별 관심 없는 나조차도 감탄하다가 이내 짜게 식어버린다. 왜냐하면, 프랭크 허버트는, 아주 수많은 것들을 새로 만들었으면서, 지구상에 없던 것들을 먹거리부터 옷, 도구, 언어, 문화, 세계까지 새롭게 만들어냈으면서, 그러나 그 모든걸 다 새로이 만들면서도 단 하나 단단하게 유지한게 있었니, 그 이름하여,



아이 세이 가부

유 세이 장제




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는 진짜 어이가 없어가지고. 가부장제란 무엇인가. 세상에. 그러니까 이 완전히 새로운 세계, 지금을 살고 있는 인간이 겪어본 적 없는 세계에서, 그러나 너무나 익숙한 가부장제는 펼쳐진다. 어머니가 아무리 오랜 시간 훈련 받아도 결코 아들을 이길 수 없으며, 심지어 아들이 두려워. 여자는 남편의 소유였다가 남편이 죽으면 아들의 소유가 된다. 그뿐인가, 남자1과 남자2가 싸웠는데 남자2가 패배해 죽었다면, 네, 남자2의 아내와 자식들은 남자1의 소유가 됩니다. 여기에 아내와 자식의 의지나 뜻 같은 건 전혀 반영되지 않아요. 그런데 남자 1은 그 여자를 자기 소유로 하면서 아내로 삼을 수도 있고요 하녀로 삼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의 주인공, 그렇게 차지한 여자를 아내가 아닌 하녀로 썼으니, 아하, 순진하고 착하구나, 감탄하라고 만든건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하튼 우리의 남자주인공 다른 종족의 여자인간과 사랑하게 되어 아들을 하나 낳았으나, 그녀를 아내 삼은 건 아니라서요, 이 파벌 싸움에서 이기고 통합하여 권력을 갖기 위해서는 공주랑 결혼하여야 하였으니, 이에 남주의 아들을 낳은 '챠니'가 슬퍼하는 건 불보듯 뻔한 일. 그러나 우리의 너무나 착한 남자, 자기 사랑은 아내에게 안주고 첩에게 줄거래. 쑈를 한다 아주 그냥 ㅋㅋㅋㅋㅋㅋㅋㅋ 자, 내가 어제 읽다가 육성으로 '지랄한다' 내뱉앴던 부분, 잠깐 같이 읽어보자.




"그럼 황제의 첩은 어떻게 되는 거지?"

"난 어떤 칭호도 싫어. 아무것도. 부탁이야" 챠니가 속삭였다.

폴은 그녀의 눈을 들여다보며 언젠가 어린 레토를 품에 안고 서 있던 그녀의 모습을 갑자기 떠올렸다. 이번의 폭력 사태로 목숨을 잃은 그 아이, 레토를. "당신에게는 어떤 칭호도 필요하지 않게 될 거라고 내가 지금 맹세할게. 저기 있는 저 여자가 내 아내가 되고 당신은 첩에 지나지 않겠지. 이건 정치적인 일이고 우린 지금 이 순간으로부터 평화를 만들어내서 랜드스라드의 대가문들을 우리 편으로 만들어야 하니까. 우린 형식을 지켜야 해. 하지만 저 공주는 내 이름 외에 아무것도 갖지 못할거야.내 아이도, 내 손길도, 부드러운 누길도, 내 욕망의 순간도.

"내 아들에 대해 그렇게 모르는 거냐?" 제시카가 속삭였다. "저기 서 있는 공주를 봐라. 아주 오만하고 자신만만하지. 사람들 말이 공주 스스로 문학적 재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더구나. 공주가 거기서나마 위안을 찾기를 바라자. 그 밖에는 공주가 가질 수 있는 게 거의 없을 테니까." 제시카는 씁쓸한 웃음을 터뜨렸다. "생각해봐라, 챠니. 저 공주는 아내라는 이름을 갖겠지만 첩보다 못한 삶을 살게 될 거야. 결혼으로 자신과 묶여 있는 남자에게서 단 한 순간도 부드러움을 맛보지 못하겠지. 하지만 우리는 말이다, 챠니. 첩의 이름을 달고 있는 우리는 역사가들에 의해 아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될 거다." -p.891~p.892



이 부분만 읽으면 이곳이 다른 새로운 세계라는 걸 전혀 알 수가 없다. 그냥 눈 돌리면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세계랄까. 

챠니는 자신이 폴을 사랑하는데 폴이 자신이 아니라 다른 여자를 아내 삼는다니까 슬프고, 폴은 그런 그녀를 위로한답시고 그녀를 다정하게 대하지 않을 거래, ㅋ ㅑ 세상 다정한 남자 되시겠네요? 그리고 폴의 어머니는 우리는 첩이지만 세상은 우리를 기억할거래, 네 남편은 너를 사랑할거래, 네 땡큐 베리 머치요, 저는 팔자 폈네요 사랑받는 첩이라니 껄껄. 진짜 미친 거 아니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리고 저 아내는 뭐가 됨? 저 아내는 개똥임? 지가 뭔데 다른 한 명의 인간을 아내라는 자리에 세워두고 무시한대? 챠니를 위로한답시고 그렇게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응, 챠니 남자 굿 맨 이래야 되냐? 그러면 챠니는 나중에 친구 만나서 '응 나는 첩인데 남편이 아내보다 나를 더 사랑해' 이러는 부분? 그리고 아내는 나중에 친구들 만나서 '나는 아내지만 남편이 나를 사랑하지 않아' 이러면서 울어야 되냐. 야, 결혼했는데 혼자 남겨져서 남편의 사랑을 못받는 여자라니. 이 여자는 이 여자대로 저 여자는 저 여자대로 괴로워야 하는데 그 중심에는 주인공 남자가 있었으니 두둥- 하여간 마리아 미즈 말대로 낭만적 이성애를 파괴해야 한다. 이 세상이나 저 세상이나 낭만적 이성애에 세뇌되어가지고 아주 그냥 못쓰게 되버렸어. 


그리고 저 892페이지의 인용문을 보면 말이지, 아주 중요한 문장이 나오는데, 이 세 명의 중심인물-폴, 챠니, 제시카-가 무시하고 사랑하지 않겠다는, 그러니까 결국 '사랑 받을 수 없는' 공주라는 인물의 큰 특징이 뭐냐, 바로 '문학적 재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갖고 있다고 표현하는 것도 아니고 갖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한다면서 그녀를 멸시하고, '거기서나마 위안을 찾기를 바라자' 면서 그녀가 가진 건 그게 전부라고 말한다. 와- 나 여기서 피해의식 돋았는데, 이거 너무 페미니스트 까는 것 같은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너무 오버센스한건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기가 막혀서. 아니 그러니까 내가 몇해전 뉴욕에 갔는데 거기서 알게 된 오래전 미국으로 이민 온 한국남자가 나랑 얘기하다 그랬다니까.


"너 처럼 책 많이 읽는 여자 남자들이 싫어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내가 진짜 내 눈앞에서 들었다니까. 나한테 한 말이었다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대화 하다가 그랬다고.


"와 이것봐 또 생각하네. 너처럼 생각 많으면 결혼 못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내가 진짜 들었다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세상에. 문학적 재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저 여자는 남편에게 사랑받지 못할테니 거기서나마 위안을 얻도록 하자, 고. 명색이 주인공인 사람들이 대화를 나눕니다. 



이렇게 내가 1권을 끝냈는데, 설마 2권에서 반전이 있나? 문학적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는 이름만 아내인 공주가 세상을 다 뒤집어 버리는건가? 프랭크 허버트 페미니스트인 부분? 그녀의 활약을 보여주기 위해 졸라 가부장제에 찌든 사막 세계 보여준건가? 아니면, 챠니랑 공주가 사랑에 빠져버리는 부분????????????????



마리아 미즈는 [가부장제와 자본주의]에서 사회주의로 가면 나을 줄 알았더니 그곳에서도 가부장제는 견고하며 여성들은 이중노동에 시달린다는 얘기를 했더랬다. 민주주의? 여성은 가부장제 아래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사회주의? 가부장제 확고합니다. 모래벌레가 기계도 잡아먹는 모래왕국? 가부장제 쩔어요. 프랭크 허버트는 세상 모든 걸 다 새로이 상상하고 만들어낼 순 있어도 가부장제는 건드릴 수 없었다. 여성은 남성을 '돕는' 존재이며-무릇 창세기의 이브가 아담을 '돕는' 존재였던 것처럼- 여성은 남성의 소유이다. 거기에 대해서 프랭크 허버트는 아무것도 상상하지 못했다. 아니, 상상할 필요가 없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그걸 굳이 바꿀 이유가 뭐람. 너무나 견고하며 남성들에게 너무나 편리한 가부장제를. 나한테 편한데 왜 다른 식으로 상상해 보겠습니까, 못하죠. 그런겁니다. 



듄, 니가 나를 하필 이 때에 만나 고생이 많다. 나, 마리아 미즈 읽었거든.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첩과 아내를 만나게 되는 듄 1권을 다 읽었다. 2권에서 '문학적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는' 여성의 활약을 바란다. 


과연..


누가 이 공주의 입장에서 소설을 하나 써줬으면 좋겠다. 제인 에어 읽고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 썼던 진 리스처럼. 앗. 이미 최명희가 쓴 거 아닌가. 혼불로.. 결혼 첫날밤부터 남편이 건드리지 않았던 혼자 남겨진 여자. 그리고 그 남편은 어떤 남자가 되었지요? 그건 혼불을 읽어보면 압니다.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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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4-06-04 09: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이 세이 가부, 유 세이 장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빵 터졌네요 ㅋㅋㅋㅋㅋㅋ
다락방님의 깊은 빡침에 공감하며~~ 아마도 페미니즘은 새로운 생명체보다 새로운 식량보다 전복적인가 봅니다~ 상상력 거기까지?
뒤에 과연 반전이 있을까요? 없을 것 같은데..

다락방 2024-06-04 11:47   좋아요 2 | URL
상상력 뛰어난 남자 작가도 가부장제 그 너머를 상상할 순 없는 것 같습니다. 남자 작가의 한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이 책 읽으면서 마리아 미즈 님이 진짜 찐천재구나 생각했어요!! 저는 새로운 세계를 그려내는 사람보다 문제를 분석하고 답을 찾는 사람들 쪽으로 마음이 기우는 것 같습니다. 마리아 미즈 만세!!

잠자냥 2024-06-04 10: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작품 영화로만 봤는데, 보면서도 가부장제에 빡쳐서... 뭐가 새롭다는 것인가???!!! 했어요.
영화 보는 내내 ˝어이구 그놈의 아들아들...˝ 중얼거렸다능 ㅋㅋㅋㅋㅋ
스파이시인가 뭔가도 하 징짜.. 태양초 고춧가루 서로 차지하려고 싸우는 거 같고.................. ㅋㅋㅋㅋㅋ

챠니랑 공주가 사랑에 빠져버리는 설정 좋지만... 왠지 안 그럴 듯 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6-04 11:48   좋아요 2 | URL
저는 책도 영화도 관심 전혀 없었는데 책에서 모래벌레 보고 오오, 어떻게 표현되려나 싶었거든요. 그래서 모래 벌레 확인하게 볼까? 하다가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ㅋㅋㅋㅋㅋㅋㅋ아니 젠다이아 왜 이런 영화에?? 막 이렇게 되어가지고 ㅋㅋㅋㅋㅋ(그 비리비리 남성에 대해서는 기대나 관심이 없으므로...)

그렇다면 공주랑 제시카가 사랑하며 어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4-06-04 11: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가 그래서 1권만 읽고 말았습니다...

베네 게세리트가 그런 능력이 있는데 왜 퀴사츠 해더락만 기다리냐고요.

다락방 2024-06-04 11:46   좋아요 2 | URL
베네 게세리트 천 명 있어봤자 퀴사츠 헤더락 한 명으로 다 끝내더군요. -.-

건수하 2024-06-04 13:00   좋아요 1 | URL
ㅋㅋㅋ 그러니까 그런 애 나오기 전에 능력을 발휘해야 될 거 아닙니까..
 

토요일에는 친구를 만났다.

우리는 좀 일찍 만나 공원엘 갔다. 처음 가보는 공원이라 지도를 보면서 공원을 찾아갔고, 공원에 도착해서는 이 길로 가볼까 저 길로 가볼까 하면서 땡볕아래 걸었다. 공원은 너무 좋지 않냐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걸었다. 친구는 오전에 달리기를 하고 나왔다 했고 나는 오전에 요가를 하고 나왔다. 한동안은 공원 내의 벤치에 앉아 있었다.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누다 삼겹살을 먹으러 갔다. (응?)


소주..



그리고 익어가는 고기들



고기는 맛있었다. 우리는 둘이서 고기 3인분에 된장술밥 그리고 소주 세 병을 마시고 식당을 나섰다. 삼겹살을 먹으러 가기 전 호기롭게 '2차는 치킨!' 이라고 외쳤었는데 배가 불러서 치킨을 먹을 수가 없었다. 나는 친구에게 먹태 어때, 하고는 치킨집에 갔다. (응?) 상황봐서 가능하면 치킨을 먹자는 계산도 내 안에 있었다. 


나는 술 중에 맥주를 가장 싫어한다. 배부르고 화장실 자주 가서 싫어하기도 하지만, 숙취가 가장 심하게 남는게 내게는 맥주다. 맥주를 마시면 다음날 세상 피곤해진다. 그게 가급적 맥주를 멀리하는 이유다. 그런데 이 날은 낮에 땡볕에 걸어서인지 시원한 맥주 생각이 났다. 맥주보다는 하이볼이 나을 것 같은데 싶었지만, 메뉴판에 하이볼은 없더라. 좋았어. 친구랑 나는 생맥주를 시켰다. 나 생맥주 진짜 오랜만이야, 하고 친구와 둘이 나란히 일단 생맥주 500cc 고고!!  그렇게 내 앞에 놓인 시원한 생맥주 두 잔. (feat. 친구 상반신. 친구에게 이 사진 보여주고 맥주 찍다 너 나왔는데 이거 인터넷에 올려도 돼? 물으니 괜찮다고 했다.)



여러분, 지금은 생맥주 500이 한 잔에 5,000원인 거 알고 있었어요?

나는 너무나 놀랐다. 세상에. 한 잔에 오천원 이라니! 나는 맥주를 주문하며 친구에게, "봤어? 한 잔에 오천원이야! 내가 한창 마실 때는 한 잔에 1,700원 이나 1,800원이었는데!!" 했다. 친구는 내게 "그게 언젯적이야!" 했고, 아아, 나 라떼는..을 하는 꼰대가 되어 버렸구나 했다. 아니 그런데 생맥주 한 잔에 오천원 넘나 심하지 않나요. 물가 무슨일이야. 이렇게 비싼데 나는 도대체 왜 이렇게 술을 자주 마시는가, 나여. 왜지.. 그만 마셔라.


나 대학 때는 대학로에 가면...

그만두자, 이런 얘긴. 이런 얘긴 해서 뭐해. 다 부질없다. 내가 이런 얘기 한다고 물가가 내려가는 것도 아니고...(먼 산)



아무튼 친구와 달리기 얘기도 실컷 하고 미래에 대한 이야기도 했는데, 잭 리처 이야기도 했다! 친구가 아마존에서 드라마 조금 봤는데 지루해서 안 보고 있다고 해서 그 얘기 좀 하고, 그런데 내가 재미없어 하는 이유와 네가 재미없어 하는 이유는 좀 다르네? 하다가, 내가 잭 리처를 왜 좋아하는지에 대해 실컷 얘기했다. 친구는 드라마를 보다 말았고 잭 리처 책은 한 권도 안읽었다고 해서, 나는 잭 리처의 큰 특징들을 말해주었다. 잭 리처는 일단 무조건 약자의 편이다. 어린이와 여자를 건드리는 걸 참을 수 없어한다. 그리고 많이 먹는다. 그 덩치를 유지하려면 많이 먹는건 너무나 당연하다. 먹는 거 잘 먹어서 너무 좋다(그런데 이건 누구나 다 그런건 아니다. 사람이 싫어지면 먹는것부터 꼴보기 싫어지고, 그렇게 되면 다시 좋았던 시절로 결코 되돌릴 수 없다). 그리고 나는 무엇보다 잭 리처와 나의 윤리감각이 비슷하다 느낀다, 그는 내가 넘지 말아야 할 선이라고 생각한 선을 넘지 않는다. 그 선의 기준이 그와 내가 같다는 생각을 한다. 아마존 프라임에서 잭 리처 시즌2는 무척 재미있게 다 보았는데, 그건 국내 책 [1030]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오래전에 읽어 드라마랑 어느만큼 같고 어느만큰 다른건지 잘 모르겠는데, 기본적인 스토리는 같다.

잭 리처가 특수부대에 있던 시절 함께 일했던 동료들이 살해당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고, 그래서 살아있는 동료들이 모여 이 사건을 추적하는 것. 그 동료들 중에는 '딕슨'이라는 여자 동료가 있는데, 잭 리처는 부대에 있던 시절 딕슨에게 성적 매력을 느꼈다. 책에서 그가 딕슨과 섹스하는 게 나오긴 했는데, 그러나 그가 부대에 있었을 때에는 그녀에게 매력을 느꼈어도 섹스를 하지 않았던 일이 언급된다. 드라마에서도 니글리가 '너 그녀랑 잤었지?' 물었더니 잭 리처는 아니라고 말한다. '너 그녀에게 매력을 느끼는 것 같았는데?' 하자 잭 리처는 '누가 그녀로부터 눈을 뗄 수 있겠냐, 그러나 자지 않았다' 라고 한다. 니글리가 어째서 자지 않았느냐 물었더니 '나는 그녀의 상사였다' 라고 말하는 거다. 잭 리처는 그가 이끄는 특수 부대의 보쓰였다.


오랜만에 딕슨을 재회하고 여전히 매력을 느끼는데, 딕슨과 둘이 되었을 때 딕슨이 묻는다. 그 때 왜 나랑 자지 않았냐, 내가 수없이 사인을 보내지 않았냐, 하는 것이었다. 이 때도 역시 마찬가지, 잭 리처는 답한다.


"나는 너의 상사였어. 그건 부적절한 일이지."


크- 나는 이런게 너무 좋다. 잭 리처 읽으면서 '그건 하지마' 라고 속으로 말하고 있노라면 잭 리처는 그걸 안한다. '그건 말해야 돼, 그게 맞아' 라고 생각하고 있으면 잭 리처는 그걸 말한다. 내 기준에서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잭 리처와 같은 것 같다. 아마도 내가 평범한 인간이고 그래서 나같은 윤리 감각을 다수가 가지고 있을 터. 그래서 잭 리처가 인기 많은 시리즈가 된 것이겠지. 아무튼 딕슨과 잭 리처의 그 다음 이야기는 딕슨의 이런 대답으로 이어진다.


"더이상 내 상사가 아니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네, 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잭 리처 너무 좋다. 

 잭 리처 시즌2 너무 재미있어서 다 봤는데 시즌 3 찾아보니 올해 말에 나오는가 보았다. 빨리 나와라!!

잭 리처랑 삼겹살 한 번 같이 먹어보고 싶다. 내가 사긴 할건데... 할부로 결제하게 될까? 흐음..

잭 리처 어쩐지 순댓국 되게 좋아할 것 같다. 수육 함께 먹으며 소주 한 잔 하자, 잭 리처. 그동안 읽은 시리즈를 보노라면, 아직 한국에서는 어떤 여자도 만난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책을 샀다.



















리 차일드의 [인계철선]은 사두고 당장 읽고 싶었는데, 내가 저걸 펼치는 순간 잠을 다 잔 것이기 때문에 아직까지 펴들지는 않았다.


[태풍의 계절]은, 그만 얘기하자. 슬프니까.


[우리 패거리] 도 샀다. 필립 로스 니까. 

이메일 친구에게 일전에 필립 로스 얘기를 하면서 [네메시스]를 적극 추천한 적이 있다.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나는 필립 로스 책 중에서 제일 좋아하고, 그런데 필립 로스의 책중에서 그 책이 제일 훌륭한 건 아니다, [휴먼 스테인]이 감탄할만하다,  페미니스트를 그 안에서 그려놓은 거 정 떨어지는데 그런데 그 책 정말 잘 썼다, 이런 얘끼를 했었었는데, 그 친구는 아니나 다를까, [네매시스]를 먼저 읽고서는 큰 감흠이 없었다고 했다. 이어 [휴먼스테인] 읽고 감탄이 나왔다고 했다. 역시 필립 로스의 네메시스를 가장 좋아하는 건 나 뿐인가. 책을 읽는 건 읽는 자에게 달린 일이다. 나는 네메시스 너무 좋아서 원서도 샀는데, 최근에 집에 안 읽은 책이 물론 너무나 많지만(안읽은 책이 천 권일 것 같다) 원서 역시 안 읽고 쌓아두고 있다는 생각에, 안 읽었고 안읽을 것 같은 원서 죄다 빼사 팔려고 했더니, 얼라리여~ 매입가 측정되는 원서가 별로 없더라고요.. 눈물이 났죠. 요즘 많은 책들을 동네 그 뭐더라... 그.. 이름이 생각 안나네, 여하튼 거기에 기부하고 있는데, 원서..도 기부해도 될까? 흐음..




어젯밤에 또 장바구니에 잔뜩 책을 담아두었는데 이대로 계속 사면 안되는 것 같은데 왜 자꾸 이대로 계속 사는건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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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4-06-03 09: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언제 읽어도 잭 리처는 짱이지만, 저는 어느 해 여름에 대형 쇼핑몰에 가서 식구들 풀어두고 (풀어두고 중요. 각자 알아서 자기꺼 하기 ㅋㅋㅋㅋㅋㅋㅋㅋ) 커피숍에서 리처 읽었을 때 그렇게나 행복했습니다. 시원했고 음료는 맛있었고 리처는 바빴고요.
올해도 그럴 예정입니다. 그러니깐 제가 누리는 호사 중에 호사죠. 뜨거운 여름에 시원하게 리처 읽기.

다락방님 페이퍼 보면서 제가 리처 심정으로 생각해 봤는데 리처는 삼겹살도 순대국도 좋아할 거 같아요. 뭐든 잘 먹지만 고기 좋아하는 스타일 ㅋㅋㅋㅋㅋ조만간 우리 셋이 자리 한 번 만들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6-03 11:54   좋아요 1 | URL
저는 잭 리처 읽기가 너무 행복하면서도 무서운게 한 번 읽기 시작하면 무서운 속도로 책에 몰입을 하게 되더라고요. 누가 말 거는 것도 싫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뭔가 단단히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해요. 너무 빠져들지 말자! 막 이런 거요. 제가 일전에 사랑에 빠져서 상대에게 너무 반해가지고 정신 차릴라고 백팔배를 햇던 기억이 새록새록 합니다. 아무튼, 무섭게 빠지게 만드는 잭 리처인 것입니다. 단발머리 님, 우리 잭 리처로 행복합시다. 그리고 네, 우리 셋이 자리 한 번 만들어요. 그 날은 제가 삽니다! 그런데 양꼬치를 먹으러 가면.. 가게 안의 양꼬치 잭 리처가 다 먹을 것 같아요. 굽는 걸로는 잭 리처 먹는 속도를 못따라갈듯... 하아- 역시 순댓국이 좋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달자 2024-06-03 18:28   좋아요 0 | URL
잭리처? 저 처음 들어요! 제가 좋아하는 분들이 좋아하는 작가라니, 단박에 읽고 싶어져요!!! 시원한 곳에서 자리잡고 읽으면 미친듯이 빨려들어가는 그런 소설이군요 흠흠 아주 좋습니다 좋아요.

다락방 2024-06-04 08:41   좋아요 1 | URL
잭 리처는 제가 너무나 애정하는 캐릭터입니다. 많이 먹고 근육질이고 덩치가 크고 약자를 위하며 양치를 잘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06-03 0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미니스르……!? 일단 오타 지적 ㅋㅋㅋㅋ

다락방 2024-06-03 11:54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이참 그건 어디있담. 찾아서 고칠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06-03 12:02   좋아요 1 | URL
안 고치고 밥 먹으러 나갔구나....
맨 마지막 단락, 둘째 줄 필립 로스 책 이야기하는 부분에 있따.........

다락방 2024-06-03 12:42   좋아요 1 | URL
고쳤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06-03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겹살 3인분 먹고 치킨 먹을 각…. ㅋㅋㅋㅋㅋㅋㅋ 나도 많이 먹기는 하지만 부장님은 절대 경지입니다. 존경합니다. ㅋㅋㅋㅋ 근데 <비정상체중> 왜 안 읽니? ㅋㅋㅋ은오는 벌써 읽고 5별 줬던데…. 분발하자 ㅋㅋㅋㅋㅋ

맥줏값도 그렇고 소주도 5천원이잖아요?! 진짜 술꾼은 밖에서 술 마시기 무섭다니까요. 전에 집사2하고 치킨집에서 치맥하는데 치킨값2만원에 맥줏값 4만원 나와서 깊은 현타…….

다락방 2024-06-03 11:56   좋아요 1 | URL
결국 치킨은 먹지 못했는걸요. 역시 전 그냥 보통사람인 것입니다!
비정상체중 읽어야되는데 눈앞에 읽어야할 게 너무 많아요. 요즘 듄 읽느라 정신 없어요. 아직 1권도 다 못읽었는데 6월이 되어버려서요 ㅠㅠ 아 이놈의 듄 ㅠㅠ

잠자냥 님, 저 둘이서 삼겹살 먹고 71,000 원 나왔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잠자냥 2024-06-03 12:04   좋아요 0 | URL
삼겹살도 그래요. 소주값이 일단 만오천원 나왔겠는걸요? (거의 삼겹살 1인분 값이여...) 아 젠장...

부장님하고 저 만날 때는 편의점에서 각자 소주 두 병씩 까고 만납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6-04 08:44   좋아요 1 | URL
만날 그 날을 대비해서 미리 돈 좀 모으고 있을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다락방회동적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6-04 08:44   좋아요 1 | URL
나 순대 간 먹고 싶어요... 간....... 나 간 좋아.

잠자냥 2024-06-04 08:47   좋아요 0 | URL
갑자기 순대간 ㅋㅋㅋㅋㅋㅋㅋ
순댓국집 가서 부장님이 간은 다 드시오 ㅋㅋㅋㅋ (근데 제가 왠지 한 여름에 보자고 할 거 같은데… 다락방 님 생일 즈음?!) 순댓국집 너무 덥지 않은지?!?!

다락방 2024-06-04 08:50   좋아요 1 | URL
여름에 만나면 일단 삼겹살, 양꼬치는 먹지 맙시다. 땀..
광화문(아니 종로인가)에 순대 그냥 접시에 내주는 집 있거든요? 거기 간도 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링크 줄게요. 함 살펴봐여.

성가백암순대
서울 종로구 삼봉로 81 두산위브 1층
https://naver.me/xcHVPkVo


다른 데는 또 찾아볼게요. 참치집 갈까?

다락방 2024-06-04 08:56   좋아요 1 | URL
보쌈집?

잠자냥 2024-06-04 09:37   좋아요 0 | URL
셋 다 좋은데 어떡하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삼겹살 빼고 양꼬치도 빼고 순대/참치/보쌈 중 한군데....(?) 갑시다 ㅋㅋㅋㅋㅋㅋㅋㅋ 2차로 치킨집 가는데 소주 먹자......... 맥주 안 되겠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암튼 8월에 봅시다.

잠자냥 2024-06-04 09:38   좋아요 0 | URL
돈 모을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날 우리 집에 못 가는 거 아닙니까....?ㅋㅋㅋㅋㅋㅋㅋ
참치집 갔다가 순댓국 해장 소주도 좋은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blanca 2024-06-03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필립로스 <네메시스> 정말 걸작이죠! 특히 그 마지막 장면, 울컥했던 거 기억나요. <휴먼 스테인>은 빌리기만 하고 읽어보진 못했는데 다시 도전해 볼까요? <우리 패거리>는 다락방님 어여 읽고 추천/비추천 해주세요. 난 이제 금주예요. 내가 마실 평생 주량은 이십대에 다 채워서 ㅋㅋ

다락방님의 월욜 책탑 페이퍼 이거 은근 기다려져요. 오늘도 안 올라왔나 바로 확인하고 안도!

다락방 2024-06-03 11:58   좋아요 1 | URL
크- 블랑카 님, 네메시스의 마지막 장면을 얘기해주시니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마지막 장면, 정말 압권이죠! 저도 마지막 장면에서 울컥 했었어요. 저는 그 장면이 영화 <빌리 엘리어트>의 마지막 장면-발레리노의 도약-과 겹치더라고요. 아, 그래 신념을 가졌던 그의 육체가 이토록이나 찬란했었지! 하면서 정말 깊은 감탄을 했더랬습니다. 필립 로스, 이 영리한 늙은이, 라고 생각했고요. 어떻게 마지막 장면을 그렇게 썼을까요 ㅠㅠ 휴먼 스테인 꼭 도전해보세요, 블랑카 님. 필립 로스는 정말 잘씁니다 흑흑 ㅜㅜ

우리 패거리, 곧 읽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다음주에는 더 많은 책들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그러지마!!)

하이드 2024-06-03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읽기만하면 사는건 괜찮은 것 같아요..

다락방 2024-06-03 11:58   좋아요 0 | URL
한 권 읽을 때 다섯권 사는것 같아요 ㅠㅠ 또다시 바닥에 쌓고 있습니다 ㅠㅠ

하이드 2024-06-03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잭 리처 1시즌도 재미있게 봤는데 2시즌 더 재미있다니 기대됩니다!

다락방 2024-06-03 11:59   좋아요 0 | URL
저는 시즌1이 처음에 되게 재미없었거든요? 그래서 보다가 한동안 멈췄었어요. 시즌1은 7회부터 재미있었어요. 그런데 어쩐 일인지 시즌2는 처음부터 엄청 몰입해 봤네요. 시즌3 기다립니다. 만세!!

Falstaff 2024-06-03 13: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책 사진 볼 때마다 은근히.... 캥기는 1인. ㅜㅜ

다락방 2024-06-03 13:58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빨리 읽어버리겠어요!!!!!
 

아오- 5월 같이읽기 도서였던 《가부장제와 자본주의》가 너무 좋아서 가슴이 뜨거워집니다.

6월 도서도 가슴 뜨거워지는 책이길 바라면서, 같이읽기 도서 안내합니다.


6월, 니라 유발 데이비스, 젠더와 민족




뭔가 어려울 것 같고 지루할 것 같지만, 

우리 이제 그런 거 잘 읽잖아요?

함께 읽어봅시다!














7월, 조한혜정, 한국의 여성과 남성

















8월, 김민정 외, 다문화주의와 페미니즘
















자, 여러분, 힘내서 함께 읽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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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과함께 2024-05-31 23: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까 땡투하고 구매! 어려울 것 같지만 그래도 분량에 안심하고요!

다락방 2024-06-02 17:52   좋아요 1 | URL
분량에 안심하는 만큼 잘 넘어가기를 바라봅니다!! 우리 6월에도 열심히 합시다. 화이팅!

단발머리 2024-06-01 08: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아.... 아직 5월책인 사람이 보기에 6월책 안내는 너무 반갑다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6-02 17:53   좋아요 2 | URL
단발머리 님의 5월책 완독 축하합니다. 그리고 언제나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