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코 SE - 아웃케이스 없음
마이클 무어 감독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마이클 무어는 해야할 말을 제대로 전달할 줄 안다. 그가 하는 다른말들도 들어보겠다. 그건그렇고, 의료보험 민영화 얘기 나오기만 해봐, 아주 그냥 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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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2-12-05 0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그냥 콱! 같이 밟아주도록 해요!!

다락방 2012-12-05 13:05   좋아요 0 | URL
전 물어뜯을랍니다!

무해한모리군 2012-12-05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콱 ㅋㄷㅋㄷ

다락방 2012-12-05 13:05   좋아요 0 | URL
짓이겨 버려주세요!

차좋아 2012-12-05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미녀 삼총사 화이팅! 멋져요^^√

다락방 2012-12-05 13:06   좋아요 0 | URL
좋네요 미녀삼총사 ㅋㅋㅋㅋ 인원이 좀 더 불어나면 미녀군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테레사 2012-12-05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의보민영화는 얘기하지 않고 착착 진행하고 있다는 불길한 소문이 들려오고 있습니다....가카는 퇴임하는 2월 28일인가(?) 그날까지 일을 칠 사람입죠. 서울시장일때 퇴임 15일을 남겨두고 파이씨티인지 뭔지 인허가를 어쩌고 했다는 뉴스를 들었던 기억이 악몽처럼 되살아 나네요...가카는 그런 분입니다.

다락방 2012-12-05 13:06   좋아요 0 | URL
네, 저도 그런 기사를 어디선가 본 것 같아요. 서서히 진행중이라는. 아놔. 세상이 미친게 아니라 대한민국이 미친것 같아요. 아니 대한민국이 미친게 아니라 대한민국의 상위층들이 미친거죠. 이런 젠장. ㅠㅠ

가넷 2012-12-05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 민영화으로 가는 시도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시작되었다는 기사가 시사in에 이번주 커버스토리로 실렸네요. 워낙 의료민영화와 물민영화 같은 경우에는 저항이 심해서, 단계별로 나아가는 전략(살라미전략이라고 하네요.)을 쓰고 있다고 하네요.

다락방 2012-12-05 13:07   좋아요 0 | URL
시사인 안본지 오래되었는데 오늘은 집에 가면서 시사인을 좀 사서 읽어야 할까요? 단계별로 나아가는 전략이라니. 미쳤네요, 이것들이. ㅠㅠ

테레사 2012-12-05 13:16   좋아요 0 | URL
아니, 물까정? 이런 썩을....그 남미 어느 나란가요? 미국의 무슨 다국적사 생수를 사먹어야 하는 나라..그러다가 국민들이 들고 일어나서 다시 원래로 돌렸다던가? 아 젠장 제대로 기억은 안나는데..암튼..물값이 장난 아니라 빗물을 받아 먹어야 할 정도였다는 기사와 빗물 받으러 크고 작고 깨진 물통들이 주욱 늘어 놓여있던 사진... 정말이지...이런 나라...살아야 하나...싶네요...어째야 할까요?..미치겠어요...

다락방 2012-12-05 13:39   좋아요 0 | URL
이번 선거때 꼭 투표합시다, 테레사님. 나쁜놈들한테 나라를 맡겨선 안되겠어요, 정말!!

테레사 2012-12-05 15:19   좋아요 0 | URL
맞아요.맞아, 반드시 투표해야겄어요...근데 눈오고 비오면,,이불밖으로 나가기 싫은데...그래도 꼭 해야겠죠?

다락방 2012-12-05 15:59   좋아요 0 | URL
눈이 오고 비가 오고 바람이 불어도 꼭!! 합시다.

가넷 2012-12-06 09:48   좋아요 0 | URL
볼리비아? 인걸로 알고 있습니다.
 

(음 리스트는 먼댓글이 안되는구나.)

















얼마전에 마이리스트를 작성하면서 이 책을 너무 읽어보고 싶지만 품절이라고 썼었다. 그래서 못구하는걸까, 하다가 YES24 에 가보니 품절이란 표시가 되어 있질 않은거다. 오호라. 나는 예스에 로긴을 했는데, 휴면계정이라고 무슨 확인 과정을 거치란다. 하핫. 그래서 여튼 주문을 하는데, 이 책 한 권만으로는 배송료가 나온다. 그래서 내가 마침 갖고 싶었던 다른 책 한 권을 함께 주문했다. 그 책은 장 그르니에의 『섬』이었다.


신간도 아니고 알라딘에서는 품절이니 배송은 며칠 걸릴거라고 예상하고 느긋하게 기다리고자 했다. 그런데 며칠뒤에 문자메세지가 왔다. 주문한 상품중 한 권만 배송될거라고. 그래서 나는 불길한 마음에 내 주문을 조회해봤다. 준비된 상품은 예상대로 『섬』이었다. 나는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그래서 『목사의 딸들』이 준비되지 않는다면, 주문 전체취소를 하겠다고 했다. 잠시후 직원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이 책은 품절이라 구할 수 없고, 정말 전체취소를 하겠냐는거다. 그래서 나는 그렇다고 했더니, 일단 목사의 딸들 한 권만 부분 취소가 되고, 섬은 따로 하겠단다. 이미 배송 시작되서 반품으로 잡아야 한다는거다. 아이쿠야. 그래서 그럼 놔두라고, 그거 다시 반품잡지 말라고, 받을테니 목사의 딸들만 취소하라고 했다. 그래서 YES24에서 장 그르니에의 『섬』을 사게 됐다.



문제는 섬이 아니라 이 목사의 딸들인데, 가질 수 없다고 하니 더 갖고 싶어졌다. 아, 제기랄. 나는 인터넷에 창비를 검색해서 전화번호를 찾아냈다. 그래서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이 책의 재고 여부를 물었다. 뭐 좀 낡아도 괜찮으니 재고가 있으면 내가 좀 구매하겠다고. 직원은 다시 연락을 준다고 했고, 잠시 후에 한 권 찾았다며 보내주겠단다. 그래서 나는 얼마를 보내드리면 되나요? 라고 물었더니


책값 8,000원에 배송료 3,000원 해서 합이 11,000원 이라고 했다.


아, 책값은 정가로 받는건가요? 네, 정가로 판매합니다. 그래서 나는 알겠다고, 11,000원을 보내드리겠다고 했다. 그게 11월 29일의 일이었다.


지금 바로 송금해주실건가요?


라고 창비의 직원이 내게 물었는데 나는 아뿔싸, 통장에 잔고가 영, zero 라는데 생각이 미쳤다. 아..욕나오네?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아뇨, 다음주 월요일에 보내드릴게요, 라고 말했다. 나를 상대하던 직원은 아, 내일도 안되세요? 라고 물었다. 나는 좀전보다 더 작은 목소리로(분명 얼굴까지 빨개졌을것이다) 네, 내일도 안돼요...라고 답했다. 그리고 이내 다시 말했다. 제가 다음주 월요일에 보내드릴테니 입금 확인후에 보내주세요, 라고.


내 통장에 잔고는 제로. 그러나 매달 1일에 회사에서는 나에게 식대를 초큼 넣어준다. 한 달 식량값으로는 턱없이 부족하고 보름치 간식값 정도? 여튼 월요일에 그 돈이 입금됐고, 나는 유니세프 자동이체에 맞추어 일부를 송금, 지난달에 돈 없어 못낸 신문대금 송금, 목사의 딸들을 받기 위해 11,000원을 송금했다. 후아. 그러니 밥값은 남은게 없었...... 뭐, 괜찮다. 내게는 신용으로 똘똘뭉친 카드가 있으니까. ㅠㅠ


어쨌든 이 책은 곧 있으면 내게로 올 것이다. 그런데, 저렇게 창비로 돈을 송금하기 전, 전화통화를 마치고 알라딘 중고샵을 검색해보니 아 글쎄 이 책이 6천원으로 판매되고 있는게 아닌가! 배송료 포함 8,500원이 문제가 아니라, 흑, 카드로 긁을 수 있는데...돈 없다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를 내지 않아도 됐는데... ㅠㅠ 그렇다고 다시 전화해서 다른데서 구했어요, 라고 하자니 재고를 찾으려고 노력했을 직원에게 너무 미안하잖아. 책상에 꺼내두었다는데. 후아-



저 책, 재미없으면 내가 가만있지 않겠어!! 으르렁-


















그나저나 이 책이 대박이다. 나는 고양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 장 그르니에가 말하는 고양이는 지독하게 사랑스럽다. 물론, 이 책은 고양이에 대한 책은 아니지만, 내가 읽었던 그 어떤 고양이에 대해 말하는 책들보다 고양이에 대한 애정이 가득하다. 주옥같은 문장들이 한가득이라 나는 절반쯤을 읽은 지금 포스트잇을 몇 개나 붙여놨는지 모른다.


일단 이 책은 카뮈의 서문만으로도 압도적으로 아름답다.


나는 길거리에서 이 책을 열어본 후 겨우 그 처음 몇 줄을 읽다 말고는 다시 접어 가슴에 꼭 껴안은 채 마침내 아무도 없는 곳에 가서 정신없이 읽기 위하여 나의 방에까지 한걸음에 달려가던 그날 저녁으로 되돌아가고 싶다. 나는 아무런 회환도 없이, 부러워한다. 오늘 처음으로 이 「섬」을 열어보게 되는 저 낯 모르는 젊은 사람을 뜨거운 마음으로 부러워한다.- 알베르 카뮈(작가)



누군가의 추천글이라거나 웅장한 서문에 반해도 실제로 그 책의 본문에 반하는 일이 그리 쉽지는 않다. 추천글은 과장됐을 확률도 있지 않은가. 그런데 이 카뮈의 서문이 몹시 신뢰가 되는거다. 이 책을 선택한건 훌륭한 결정이었을거라는 확신이 드는거다. 물론, 정말 그랬고. 내가 밑줄 그은 몇몇 부분들을 옮겨보겠다.



사람이 자기의 주위에 있는 것들을 무시해 버리고 어떤 중립적인 영역 속에 담을 쌓고 들어앉아서 고립되거나 보호받을 수는 있다. 그것은 즉 자신을 몹시 사랑한다는 뜻이며 이기주의를 통해서 행복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자신을 세상만사 어느 것과도 다를 바 없는 높이에 두고 생각하며 세상의 텅 비어 있음을 느기는 경우라면 삶을 거쳐가는 갖가지 자질구레한 일들에 혐오를 느낄 소지를 충분히 갖추는 셈이다. 한 번의 상처쯤이야 그래도 견딜 수 있고 운명이라 여기고 체념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날이면 날마다 바늘로 콕콕 찔리는 것 같은 상태야 참을 길이 없다. 대국적인 견지에서 보면 삶은 비극적인 것이다. 바싹 가까이에서 보면 삶은 터무니없을 만큼 치사스럽다. 삶을 살아가노라면 자연히 바로 그 삶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절대로 그런 것 따위는 느끼지 않고 지냈으면 싶었던 감정들 속으로 빠져들게 마련이다. 기것이 저것보다 더 낫다고 여겨지는 대도 있다. <이것>과 <저것> 둘 중에서 선택을 해야만 하는 경우도 있다. 아니라고 말해 보아야 소용이 없다. 그렇다라고 나는 말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이야말로 고문이 아니고 무엇인가? (空의 매혹, p.31)



퇴근길의 지하철 안에서 옆자리의 쩍벌남에게 시달려가며 이 책을 읽는데 아, 어찌나 가슴속으로 파고드는 문장들이던지. 지하철 의자에 앉았을 때, 왼쪽 옆과 오른쪽 옆이 모두 남자들이라면 정말 불편하다. 게다가 그들이 팔짱이라도 끼고 뒤로 확 기대면 나는 앞으로 상체를 쑥- 빼내야 한다. 그런데 팔짱끼고 있는 남자들은 이상하게 다리는 쩍벌려.. 후아- 정말 발로 차버리고 싶다. 직장에서 상사때문에 화가 나있었고, 그런 퇴근길의 지하철안이 몹시 피곤했는데, 아, 정말이지 삶은 터무니없을 만큼 치사스럽지 않은가.



오후에는 침대 위에 가 엎드려서 앞발을 납죽이 뻗은 채 가르릉거리는 소리를 내며 잠을 잔다. 어제는 흥청대며 한바탕 놀았으니 아침 일찍부터 내게 찾아와서 하루 종일 이 방에 그냥 머물러 있을 것이다. 이때다 싶은지 여느때 같지 않게 한결 정답게 굴어댄다. 피곤하다는 뜻이다- 나는 그를 사랑한다. 물루는, 내가 잠을 깰 때마다 세계와 나 사이에 다시 살아나는 저 거리감을 없애준다. (고양이 물루, p.41)



우리가 어떤 존재들을 사랑하게 될 때면 그에 대해서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지게 마련이어서, 그런 것은 사실 우리들 자신에게밖에는 별 흥밋거리가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적절한 순간에 늘 상기하지 않으면 안 된다. 오직 보편적인 생각들만이 사람들에게 호소력을 가진다. 왜냐하면 그런 생각들이라야 이른바 그들의 <지성>에 호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p.고양이 물루, p.57)




나 역시 사랑하는 존재에 대해서 언제나 하고 싶은 말이 많아진다. 그러나 내가 사랑하는 존재를 반드시 상대도 사랑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그렇지 않을 확률이, 그렇지 않을 경우가 더 많다. 나는 사랑하지 않는데 상대가 사랑하는 존재에 대해 말을 할 때 내게 아무런 감흥이 없는것처럼, 내가 말을 할 때도 상대 역시 그렇지 않겠는가. 그래서 언제나 상대에게는 별 흥밋거리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상기하려고 하지만, 언제나 그렇게 깨달을 때쯤엔 이미 너무 많은 것들을 말해버리고 난 뒤다.



아, 그나저나 이 책이 너무 좋아서 절반쯤 남았는데 마저 읽자니 아까워진다. 아까워서 두고 두고 읽는다는게 어떤건지 알 수 있게 해주는 책이랄까. 그러다가 최근에 그르니에-카뮈 서한집이 나왔다는 글을 여기저기서 본 기억이 난다. 얼마전에 카뮈 전집을 구매한 ㅌ 님이 생각났는데, 나는 그르니에 책을 한 권씩 차근차근 읽어야겠다. 그리고 ㅌ 님과 나도 서로 카뮈와 그르니에에 대한 서한집을....쿨럭.



















점심 시간이 또!!!!!! 끝났다. 시간은 왜이렇게 잘도 흐르는건지,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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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책과 내가 만나는 것도 운명
    from 마지막 키스 2013-01-14 12:10 
    내가 그렇게 힘들게 구했던 책이 개정판이 되어 새로 나왔네? orz 나는 왜 며칠 더 참지 못하고 그 날 그렇게 애를 써서 이 책을 구하려고 했던가. 통장에 잔고도 없었으면서. 흑. 개정판에는 내가 가진 책의 단 편보다 세 편이 더 실려있어서 어쨌든 나는 이 개정판도 읽을것이다. 두근두근- 그렇다면 구판을 어쩔것인가, 라고 잠깐 생각했는데, 내가 거기에 열정적으로 밑줄을 그어놨기 때문에 도저히 팔기가 힘들다. 나는 그것도 그냥 가져야겠다. 그리고 「당신
 
 
하루 2012-12-04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감입니다. 왜 이렇게 빨리 흐르는지.

다락방 2012-12-05 13:07   좋아요 0 | URL
또 점심시간이 지났...orz

Mephistopheles 2012-12-04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 안붙어있다면 그 통장잔고는 제법 튼실한 편입니다..^^

다락방 2012-12-05 13:09   좋아요 0 | URL
메피스토님 잔고가 0이라고 했지(인출할 수 있는 금액이 0) - 가 안붙었다는 말은 안했습니다. ( ")

Mephistopheles 2012-12-05 14:06   좋아요 0 | URL
헉!

다락방 2012-12-05 14:17   좋아요 0 | URL
쉿!

차좋아 2012-12-04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다가,섬 잘 사신거에요, 라고 댓글 달려고 했는데 이미 만족하시는군요ㅎㅎ
예전에 네이버 오늘의 책이란 추천코너가 있었는데 여름휴가때 섬에가서 읽기 좋은 책이란 소개에 갸우뚱 했었던 기억이 있어요 ㅋㅋ

다락방 2012-12-05 13:10   좋아요 0 | URL
ㅎㅎ 섬에서 읽어도 좋을것 같은데요, 뭘. 제가 생각하기엔 도시에서 읽으면 더 좋을 책입니다. ㅎㅎ

아무개 2012-12-04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섬'이 도대체 언제부터인지 모르겠는데 계속 제 책장에 있어요.
제가 산것 같지는 않고,1990년대 또는 80년대쯤에 출판된듯 보이는 아주 오래된 책이거든요.
저도 카뮈의 추천사에 혹 해서 여러번 읽어 보려고 했는데 왠지 전혀 이해가 되질 않아서 그냥 덮었어요.
안나 카레리나도 이제 막 다 읽었는데, 저는 아직 이런 대문호희 작품을 읽긴 이른가 싶고 그렇네요.
특히나 지구력이 떨어지는 저로서는 장편소설은 정말 무리인듯하기도 하구요.

저도 예쁘고 잘생기고 낯가리는 어떤분 덕분에 심각한 재정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데 말입니다 ㅠ..ㅠ

다락방 2012-12-05 13:11   좋아요 0 | URL
마중물님 전 정말 절반가량 미쳐서 좋아가지고 읽었는데 뒷부분은 잘 이해 안되는-무슨말인지 잘 모르겠는;;- 부분이 있네요. 그래도 책장에 꽂아두고 마음이 빡빡해질때마다 들여다봐야겠어요. 고양이 나오는 부분에서는 정말이지 사랑이 극에 달해요. 마중물님 댓글을 읽으니 그럼 마중물님은 단편이 더 좋으실까, 하고 생각하다가 오늘 아침 제가 들고나온 단편집이 생각나네요. 단 한 편 읽었을 뿐인데 완전 최고 ㅠㅠ

비로그인 2012-12-04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돈이 없어서 책을 못 사고 있어요..흑...덕분에 사놓고 아직 못 읽은 책들을 열심히 읽는 중이랍니다 ㅎㅎ~
장 그르니에, 로제 그르니에, 미셸 투르니에 ~니에씨들은 다 좋아요 ㅎㅎ~

다락방 2012-12-05 13:15   좋아요 0 | URL
아른님, 저도 사고 싶은책이 자꾸 생기는데 잔고가 없어서 미칠것 같아요. 자꾸 장바구니만 들여다보며 사둔책들 읽고 있어요. 물론 저는 한 일 년간 사지 않아도 읽을 책들이 충분하지만 말입니다. 제가 사 둔 책들중 오십권 정도만 다 읽을때까지 전 출판계가 스톱! 하고 신간 좀 안냈으면 좋겠어요. -_-

말씀하신 니에 중에서는 저는 이번 책으로 장 그르니에 밖에 읽어보지 못했네요. 이거야 원..

2012-12-04 14: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2-05 13: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당고 2012-12-04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섬>은 대박!
다락방님이 아직까지 이 책을 읽지 않으셨다니 놀라울 따름!
제가 (미투에) 가장 많은 구절을 발췌한 책에 속할 거예요 ㅎㅎㅎ

다락방 2012-12-05 13:16   좋아요 0 | URL
뒷부분은 좀 다시 읽어봐야겠어요. 인도에 대한 부분..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어요. 천천히 다시 읽어봐야겠어요. 회사 좀 때려치면. -_-
고양이 얘기하는 부분은 진짜 환상적이에요! >.<

개인주의 2012-12-04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잔고는.. 잔고는..
어..음...
연말이라 정리해야 할 돈들만 자꾸 기억나는군요..
그래도 뭔가 장바구니에 담았다 뺐다 하고있는..

다락방 2012-12-05 13:16   좋아요 0 | URL
저도 지금 에라이 모르겠다 어차피 빵구인생 빵구 조금 더 내자, 이러면서 저 장바구니를 털어 말어 하고 있답니다. 하아. 인생이란...

moonnight 2012-12-04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지난달에 일년 넣었던 적금을 탔어요. 그걸로 적자를 메꿔나가고 있다는. 적금 안 탔으면 어쩔 뻔 했어요. ㅠ_ㅠ 이번달도 이미 적자인생 -_-;;;;;;;;;;;;;;;;;;;;;

'섬'은 아주 옛날에 카뮈와 장 그르니에의 관계도 알지 못했던 백지 상태에서 사서 읽었었어요. 당연히 내용은 기억 안 나요. (다락방님 인용하신 부분 참 새롭네요. 저런 글이 있었던가 -_-a;;;;;) 책장에, 같은 자리에 불평없이 꽂혀있는데요. 이제 다시 꺼내 읽어볼 시간인가봐요. 다락방님 덕분에. ^^

BRINY 2012-12-04 18:36   좋아요 0 | URL
어휴, 저도 적금으로 적자 메꿔요. 적금 왜 드나 하는 생각까지 들어요.

다락방 2012-12-05 13:17   좋아요 0 | URL
저도 적금 좀 탔으면 좋겠네요. 전 탈 적금도 없다능. ㅋㅋㅋ큐ㅠㅠㅠ
이상하죠? 저는 분명 십년전보다 월급이 두 배 이상 올랐어요. 그런데 왜 그때나 지금이나 적자인생이죠? 왜죠? 왜그럴까요?

이진 2012-12-04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구입하는 일련의 과정이 후후... ㅎㅎ 제 영어학원 선생님도 얼마전에 카뮈 전집을 구매하셨는데... 마치 메밀꽃밭의 허생원이 기분을 느낍니다!ㅋㅋㅋ 뭐래

다락방 2012-12-05 13:31   좋아요 0 | URL
저도 집에 카뮈의 책이 한 권 있는데(뭔지 기억이 잘;;) 도무지 읽어보지를 못하겠네요. 완전 어려워서 멘붕이 찾아올까봐... ㅎㅎ
매일매일 새롭게 다짐해요. 집에 있는 책 다 읽고 새로사자고. 그러나 늘 무너지는 결심 ㅠㅠ

야클 2012-12-04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만간 책 사기 위해 대부업체 대출을 받았다는 페이퍼가 나오는 건 아닌지...

Mephistopheles 2012-12-05 13:03   좋아요 0 | URL
알라딘론???

다락방 2012-12-05 13:31   좋아요 0 | URL
가능성이 없다고 잘라 말할 수 없는 이 슬픈 현실..orz

BRINY 2012-12-04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게까지 구입하신 책이라니 흥미가 생깁니다.

다락방 2012-12-05 13:31   좋아요 0 | URL
저도 무척 궁금합니다! ㅎㅎ

dreamout 2012-12-04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섬.의 본문 인용문.. 전혀 기억이 안나네요. 아. 구멍투성이 기억.. ㅋ

다락방 2012-12-05 13:32   좋아요 0 | URL
ㅎㅎㅎ 드림아웃님, 저 역시도 대부분의 책들이 그래요. 다른 사람들이 인용한 내용이라거나 요약한 줄거리고 보고 아아, 그랬었나? 막 이래요. ㅋㅋ 뻥뻥 뚫린 기억들 ㅋㅋㅋ

다크아이즈 2012-12-05 0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식으로 보면 까뮈의 스승(고등학교 때 선생님이었지 싶어요.)이
장 그르니에니 까뮈로서는 열심히 헌사를 썼을 듯. 진실로 저는 이 책 사놓고 잘 몰입이 안 돼서 내팽겨쳤는데
의외로 많은 분들이 인용하길래 뭐지 싶어서 시도하고 있어요. 아무리 봐도 아직은 까뮈의 서문이 더 나은 듯 해요.
(독서 취향에도 빈약함이 있다면 제게 해당 되는 말ㅠ)

그건 그렇고 월급이 나오는데 잔고가 없다는 건 빡빡하게 급여관리를 한다는 뜻이지요?
예를 들면 저축을 마구마구하시는 바람에 늘 적자, 뭐 이런 거지요?
전 쓰고 남으면 저축, 아니면 말고 이렇게 사니 통장에 0원이 된다는 게 어떤 건지 실감이 안 나긴 해요.
통장잔고는 쪼깐 있는데, 항상 저축이 없다는 게 문제지요.ㅠ
다락방님, 저 주부 자격 없는 거 맞지요?

다락방 2012-12-05 13:34   좋아요 0 | URL
팜므느와르님, 저도 [섬]의 뒷부분은 좀 이해가 되질 않아서 나중에 다시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런데 고양이 물루에 대해 얘기하는 부분들은 정말 압권이에요. 고양이를 별로 안좋아하는 저마저도 지구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동물은 고양이가 아닐까 싶어지게 만든달까요. 그렇지만 독서란 개개인에게 다른 영향을 미치고 다르게 읽히잖아요. 그러니 까뮈의 서문을 더 낫다하셔도, 그 말도 맞는말이지요.

월급이 나오는데 잔고가 없는건 저축을 해서..가 아니라 쿨럭. 항상 엄청나게 먹어대기 때문이지요. 카드 명세서에 찍히는 수많은 음식점 이름들...부끄러울 지경이에요. ㅠㅠ

turnleft 2012-12-05 0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편지에는 젬병인데;;

다락방 2012-12-05 13:35   좋아요 0 | URL
우희희희희희희희희희희희희희
세 줄씩만 씁시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세 줄씩만. 이정도면 되지 않을까요? ㅋㅋㅋㅋ

비연 2012-12-05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섬'... 언제나 봐도 좋은 책이죠...

다락방 2012-12-05 13:35   좋아요 0 | URL
책장에 꽂아두었어요. 마음이 참 좋아요. 훗.

단발머리 2012-12-05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빨개진 얼굴 상상하고 싶은데, 졸리가, 졸리양이 얼굴 빨개졌네요. ㅋㅎㅎ

다락방님, 진짜 궁금해서 묻는 건데요. 이렇게 사신 책들 어디에 정리하시나요? 저는 책을 많이 안 사거든요. 다락방님이 소개하신 책들도 거의 도서관에서 빌려보구요. 그런데도, 집에 책이 많아요. 흑흑. 다락방님은 책 많이 사시는데 어떻게 정리하시는지 궁금해요.

다락방 2012-12-05 13:37   좋아요 0 | URL
흐음. 졸리양이..얼굴 빨개져본 적이 있을까요? 전 상상이 잘 안돼요. 뭐랄까, 졸리는 엄청 강한 캐릭터잖아요. ㅎㅎ 저처럼 얼굴 빨개지는 일이 없을것 같아요!! 멋져 >.<

단발머리님, 저는 당연히 책장에 넣고요 책장에 언제나 책을 꽂아둘 자리는 비어있습니다. 왜냐!! 제가 죄다 팔아버리기 때문이지요. 예전에 읽었으나 다시 안읽을 것 같은 책들도 팔고, 예전부터 사놨으나 안읽은 책들도 팔고, 최근에 사서 읽은 책들도 팔고, 다 팔아서 제 책장엔 여유가 있어요. 하핫. 저 집에 책이 별로 없다능;; 지금도 책 열다섯권 박스에 넣어두고 택배기사님 기다리고 있습니다. 유후~

시벅 2012-12-09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스마트폰을 사용중이시라면 Noranbook 어플을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쿠폰+적립금을 비교해서 책을 찾아주는 어플인데요 목사의 딸들 검색하니 나오네요 가지고 있는데가

저도 책사기전 꼭 사용하는 어플인데 아주 좋습니다

다락방 2012-12-10 13:26   좋아요 0 | URL
오, 그런게 있습니까? 저도 다음에 혹 품절된 책을 또 구매하고 싶어지면 이 어플을 한 번 이용해봐야겠어요. 고맙습니다, 시벅님.

2012-12-09 23: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2-10 13: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날 보더라도 짖지 마, 제발.


책 읽는 속도가 매우 더디다. 일단 술을 마시면 술 마시고 집에 돌아가는 지하철 안에서도 책을 못읽지만 다음날에도 과음에 시달리며 책을 읽지 못하니까. 게다가 집에는 조카가 와있다. 조용히 침대에 앉아 책을 읽을 생각은 하지도 못한다. 나는 조카와 놀아야 한다. 그러니까 결론은 아직도 이 책을 다 읽지 못했다는거다.
















아, 근데 이 책 지난번보다 진도가 그렇게 많이 나간것도 아닌데, 왜이렇게 나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건지, 원. 하아- 무려 빌 브라이슨이 이 책에서 아침 식사에 대한 얘기를 한다. 내가 맞이하고 싶은 그런 아 침 식 사!! 일전에 모건부부 어쩌고 하는 휴그랜트와 사라 제시카 파커 주연의 영화에서도, 시골에서의 거대한 아침식사를 보고 완전 감탄해서 당장 화면속으로 뛰어들어가고 싶었는데, 아, 아침 때문에 호주 가고 싶은 이 심정은 대체 어쩐담.



다음 날 아침, 또 하루의 기나긴 운전을 위해 거창하게 배를 채웠다. 물론 아침 식사는 서양 사회에서 가장 야만적인 행사다.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면, 배아(胚芽)를 행복하게 먹어치우는 다른 경우를 제시해보라. 어떤 것이든 상관없다. 오스트레일리아 사람들은 아침 식사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처럼 보인다. 아침 식사의 핵심은 탁월한 베이컨이다. 영국의 말린 베이컨이나 미국에서 흔히 먹는 바삭바삭한 스트립과 달리 오스트레일리아 베이컨은 가공 처리가 덜 되고 육질이 많으며 정말 푸짐하다. 도망가려고 안간힘을 쓰는 돼지한테서 때어낸 것 같다. 베어 물 때마다 비명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근사하다. 그리고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식빵을 두껍게 자른다. 간단히 말해, 오스트레일리아 사람들은 아침 식사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알고 있다. (pp.151-152)



나는 베이컨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바싹 구워 짠 베이컨은 정말이지 내가 씹고 싶어하지 않는 것들중 하나다. 그런데 세상에나, '가공 처리가 덜 되고 육질이 많으며 정말 푸짐한' 베이컨이라니. 이건 절로 입에서 침 떨어지게 하지 않는가. 물론 그 뒤에 도망가는 돼지...하는 부분에서는, 아이쿠 빌 아저씨야, 이걸 먹으라는거야 말라는거야, 싶지만, 아니, 그러면 대체, 사람들이 도망가는 돼지 상상하느라 어떻게 베이컨을 먹나 싶지만, 나는 이미 탁.월.한.베.이.컨.에게 마음을 빼앗겨버렸다.



며칠전부터 궁극의 샌드위치를 먹고 싶었다. 햄치즈 샌드위치인데 햄이 겹겹이 접혀있는 그런 샌드위치. 그런 샌드위치만이 나를 만족시킬 수 있으니까. 그런데, 오, 방금 나온 따뜻한 샌드위치를, 캬, 먹었다. 소원성취. 비쥬얼도 맛도 완전 내가 원하던 바로 그것!





입안에서 햄이 씹히는 느낌이 무척 좋았다. 그리고 뜨거운 커피를 곁들이는 것도. 너무 행복해서 이 샌드위치를 먹는 순간에 앞에 앉은 사람에게, 이렇게만 살고 싶다 이렇게만..이라고 말했다. 하하하하. 그러나 이런 샌드위치를 먹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일해서 열심히 돈을 벌어야 한다. ㅠㅠ





엄마가 지인으로부터 금붕어를 얻어오신지 꽤 되었다. 금붕어라고 해야하나, 잘라놓은 손톱만큼 작은 크기의 물고기들인데, 엄마는 작은 어항 앞에 앉아 물끄러미 헤엄치는 붕어들을 보며 좋아하신다. 이런걸 좋아하실줄 몰랐는데. 하루에 한 번씩 먹이도 주며 좋아하신다. 그런데 이제 28개월된 조카도 우리집에 오면 언제부턴가


고기(라고 말한다) 맘마 줬나?


이러면서 밥을 챙긴다. 이쁘다. 그리고는 가장 작은 물고기가 어딨는지 두리번거린다. 그중에서도 유독 작은게 한 마리 있다. 부러진 샤프심의 크기만한 정말정말 작은것. 조개 껍질 뒤에 숨거나 하면 잘 보이지 않는 고기인데, 그래서 조카가 물을 때마다 저기 밑에 있네, 저기 숨어 있네, 했었는데. 며칠전부터 그 붕어가 보이질 않았다. 어디 숨어있겠지, 했는데도 어항 물을 갈아주려고 보니 여전히 보이질 않았다. 이 붕어들은 알을 낳으면 그중 큰 붕어들이 그 알을 잡아먹기도 해서 알 낳을때가 되면 따로 떼놔야 한다던데, 그렇다면 혹시 그나마 큰 붕어들이 작은 붕어를 잡아먹은게 아닐까, 싶었다가, 엄마가 물을 갈아줄 때 너무 작아서 놓쳐버린 건 아닌가, 싶기도 했다가....그 때부터 아빠랑 엄마랑 나의 고민은 시작됐다. 조카가 물을텐데, 어쩌지? 와서 쬐끄만 고기 어딨지? 하고 물으면 어쩌지? 엄마는 조개껍질 뒤에 숨었다고 말하자고 했다. 아빠는 그냥 죽었다고 말하자고 했다. 아!


아빠, 나는 말 못해. 죽었다고 말 못해. 그걸 어떻게 말해. 죽는게 뭔지도 모르는 아기한테 어떻게 말해, 난 못해.


아빠는 죽은걸 죽었다고 하지 그럼 뭐라고 하냐는거다. 엄마도 그래도 죽었다는 건 너무 심하다고 그런데 대체 어떻게 말하느냐고 하고 우리는 어떻게 해야하나 함께 뉴스를 보다가 고민을 했다. 그런데 나에게 벼락같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래, 컸다고 하자!!


아빠 엄마는 기가 막히게 좋은 아이디어라고 했다. 며칠전 조카가 왔고, 어김없이 어항 앞으로 와서는


쬐끄만 고기 어딨지?


하고는 두리번거린다. 나는 아기를 안고 손으로 그나마 제일 작은 붕어를 가리키며, 먹이 먹고 저렇게 컸어, 커졌어, 라고 말했다. 조카는 컸어? 하고 되묻는다. 응, 맘마 먹고 자라서 저렇게 커졌어, 라고 다시 한 번 말해주었다. 그런데,



내가 잘한건지 도통 모르겠다. 이렇게 하는게 맞는건지도 모르겠다. 팻 콘로이의 소설 『사우스 브로드』에 보면 남자주인공 둘이 자신들이 너무나 사랑하는 여자친구 '시바'의 죽음에 대해 얘기하는 장면이 있다. 시바의 남자형제는 매일 시바 생각을 한다고 말했던가, 그러자 시바의 남자사람 친구는 '난 아직 시바 얘기 못해' 라고 말한다. 그 장면에서 나는 줄줄 눈물을 흘렸다. 나는, 붕어가 죽었다는 얘기를 차마 할 수가 없었다.




좀전에 아주 따뜻한 유자차를 마셨다. 껍질까지 죄다 씹어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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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따삐야 2012-11-30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아침 라디오 방송을 들으니 호주가 스위스 다음으로 태어나기 좋은 나라로 뽑혔대요. 다녀온 분들마다 아름답다고 감탄을 하더라구요. 그나저나 우리나라가 19위라는데 너무 상위권이어서 의아했어요.
2. 이렇게만 살고 싶다... 에서 커피를 뿜을 뻔. ㅋㅋ 저도 신선한 햄샌드위치 같은 거 먹고 싶은데 그냥 커피랑 초코파이로(그래도 오리온!) 위안 삼았어요.
3. 저희도 물고기를 키우는데 영달이가 어항 청소를 돕기도 하고 물고기 먹이도 주고. 마트에 가면 숨진 물고기 가리키며 아줌마한테 건지라고 얘기도 해주고. 참 좋아해요. 저는 죽은 건 그냥 죽었다고 얘기해요. 처음엔 저도 그 말을 하기 힘들어서 물고기가 자고 있나? 배가 고파 쓰러졌나? 친구들이 괴롭혀서 우울한가? 등등의 거짓말을 하다가 지금은 어? 죽었네! ㅠ.ㅠ 가까이 살면 다락방님 조카랑 서로 친구하면 좋겠다.^^

다락방 2012-12-05 13:48   좋아요 0 | URL
1. 저는 이 책 읽고나니까 호주에 가긴 가되 갔다가 빨리 돌아오자, 라는 생각이. ㅎㅎ (거기 3미터짜리 지렁이도 있어요. 아세요?)
2. 질릴때까지 먹고 싶어요. 하아. 오늘 퇴근길에 또 먹을까요? ㅠㅠ 전 너무 먹는데 돈을 많이 써요. ㅠㅠ
3. 저는 그 쬐끄만 물고기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저렇게 거짓말을 할 수 있었지만, 먄악 죽어서 둥둥 떠있었다면 그때는 아마 있는 그대로 말해야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구요. 그러게요 영달이랑 제 조카랑 친구하면 좋겠어요!! 꺅 >.< 생각만해도 막 신나요! 희희

다다 2012-11-30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앙마같은 마성의 다락방님. 다락방님 매력에서 헤어나오질 못하겠어요. "그래, 컸다고 하자." 아아아아 이 아이디어 정말...박수를 쳤네요. 꺄악 >.< 0<-<

다락방 2012-12-05 13:49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하하하하 어쩌나요, 한 번 빠지면 다시는 되돌릴 수 없을텐데요. 그게 제 매력의 힘입니다. 쿨럭.

=3=3=3=3=3=3=3=3=3=3=3=3=3=3=3=3=3=3=3=3=3=3=3=3=3=3=3

Kir 2012-11-30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조카도 예쁘고, 조카를 위해서 고심하는 다락방님 가족의 풍경도 정말 예뻐요~
나중에 조카가 컸을 때 이 이야기를 들려주면, 이모에 대한 사랑이 새삼 타오를(?) 겁니다^^

+) 전 유자차는 그저 그렇고 모과차를 좋아하는데, 모과는 씹으면 떫어서 차마 못 먹겠어요;

다락방 2012-12-05 13:50   좋아요 0 | URL
조카가 이 일을 얘기해줘도 시큰둥하면 어쩌죠? 뭐, 그래도 저는 변함없이 조카를 사랑하겠죠. 조카가 태어나고 나서야 알았는데요, 전 조카를 사랑했던만큼 제 애인들을 사랑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ㅋㅋㅋㅋ

Forgettable. 2012-11-30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대어... 얘기 하시는거에요? ㅎㅎ

다락방 2012-12-05 13:50   좋아요 0 | URL
열대어랑은 좀 다른것 같은데..열대어의 일종인가?
그나저나 쌀국수 말고 다른 메뉴에도 좀 도전해봐요! ㅎㅎ 나도 그 앞에 앉아서 같이 맥주 마시고 싶다. 힝.

치니 2012-11-30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죽었다,고 말해도 좋을 시점이 올 거에요. 그냥 아이도 알게 되고 어른도 알게 되는 그런 시점. 지금은 다락방 님처럼 넘어가주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정답은 없지만, 아이의 눈높이에서 걸맞은 답을 찾아낸 그 노력, 아이가 다 느낄 거라고 믿어요. 멋진 이모, 다락방 님!

다락방 2012-12-05 13:51   좋아요 0 | URL
네, 저도 그런 때가 올 거라고 생각해요. 제가 말하지 않아도 저절로 알게 될 수도 있구요. 넥스트의 [날아라 병아리]도 자꾸 생각나고 그러더라구요. 그리고 하이킥에서 신애랑 헤어지고 마고 울던 해리 생각도 나구요. 생에 첫 이별이 되지 않을까 싶으면서, 아윽, 아이를 키우는 건 제가 감히 하지 못할 일 같아요, 치니님. 저는 이모만으로도 정말이지 벅차요!!

레와 2012-11-30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샌드위치 먹고싶다.

다락방 2012-12-05 13:52   좋아요 0 | URL
우리 만나면 샌드위치 먹자. 질릴때까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Jeanne_Hebuterne 2012-11-30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키싱 구라미, 야생코브라구피, 메탈릭옐로우구피, 수마트라, 제브라 다니오, 카디날 테트라, 엔젤......
제가 이름을 기억 못하고 형체만 기억하는 물고기들이 더 있어요. 열 살이 되기 전, 물고기는 저의 가장 친한 친구였어요. 하루종일 바라보고 있어도 지겹지 않았고 혼자 있을 때도 함께, 밤중에 화장실에 가려고 어둠이 무서웠는데 쭈뼛, 내 방 문을 열면 물 속에서 빛을 내면서 다니는. 아프거나 다치거나 수를 늘리거나 죽는 모든 모습을 본 그들은 지금까지도 제가 가장 다시 만나보고 싶은 친구들입니다. 다락방님의 페이퍼 덕분에 친구들 생각이 다시 나는 오후에요. 보고싶어요.

아참, 한가지 갑자기 생각났는데요, (제가 기억하는 최초의 죽음)그렇게 애지중지 키우던 물고기 중 한 마리가 죽었는데 아버지께서 물고기에게 인사해라, 하시더니 변기 물에 넣고는 보내버리시는 거 아닙니까! 제가 `땅에 묻어줘야 하는 것 아니야, 아빠?' 했더니 아버지께서......'물고기는 물에서 사니까 죽어도 물로 보내줘야지' 라고 진지한 얼굴로 말씀하셨어요. 그땐 그게 이해가 가더라구요.

다락방 2012-12-05 13:57   좋아요 0 | URL
쟌님의 어린 시절은 그러했군요! 제 어린 시절과 너무 달라서 가끔 정말 놀라요. 전 병아리를 키웠었는데, 그 병아리가 닭이 되어가고 있는 시점에서 어느날 고양이한테 쫓기다가 간장독에 빠진거에요. 그래서 익사했죠. 키우던 닭(병아리)을 아빠가 뜨거운 물에 삶아 털을 뽑는 걸 봤어요, 저는. 그 어린 때에. 그런 환경에서 자랐어요. 낚시를 좋아하시던 아빠가 붕어를 잡아오면 언제나 집에서 손질을 하셨어요. 배를 가르고 내장을 꺼내고 하는 일련의 행동들도 다 보았죠. 가장 어린 제 막내동생이 울먹이며 붕어야 잘가, 라고 말하던 것까지 기억나요. 키우던 강아지가 새끼를 낳았는데 그 새끼들이 겨울을 이겨내지 못하고 죽었어요. 아빠는 묻어주는 대신 봉지에 넣어 버리셨어요. 키우던 강아지의 새끼였는데. 전 어릴적에 만났던 그 죽음들 중에 어떤것도 예쁜게 없네요. 짓밟힌 동심이랄까, 현실세계로 일찍 들어와버렸달까.


그래서 제가 이토록 지금 과격한 여자사람이 되었는가 봅니다. ㅠㅠ

2012-11-30 15: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2-05 13: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2-07 17: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12-11-30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각보다 아이들은 많은 것을, 그것도 아주 잘, 이해하고 있더라구요. 가끔 진심으로 깜짝 놀라게 돼요. ^^
그나저나, 샌드위치 너무 맛있겠어요. 먹고 싶다. 끙. -_-a

다락방 2012-12-05 14:08   좋아요 0 | URL
아, 문나잇님 댓글 읽으니 제 조카 보고싶어요. ㅠㅠ 헤어진지 며칠됐다고 ㅠㅠ
전 조카가 저희집에 올때마다 새로운 말을 배워가지고 와서 깜짝깜짞 놀라요. 습득력이 진짜 장난 아닌 듯. 그만큼 아가들은 순수하기 때문이겠죠. 하아.

저 샌드위치 이름은 토마토모짜렐라치즈 샌드위치 입니다. 아잉. 좋아요 ㅠㅠ

Mephistopheles 2012-11-30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쿡에...가면 블랙퍼스트 부폐가 있어요. 정말 어마어마한 아침을 먹을 수 있다죠.
모닝롤도 수북~, 셀러드도 수북~, 스프도 수북~, 각종 햄들도 당연히 수북~, 스크램블 에그도 고봉으로 수북~
베이컨.....그거야 물론 당연히 수북수북수북북..
하지만 몇 번 먹고 금방 질려버리더군요.

다락방 2012-12-05 14:10   좋아요 0 | URL
국내의 미군부대도 조식뷔페가 엄청난가 보던데요. 조만간 저도 가보기로 했습니다. 저는 미국가서 한국음식 부페를 가가지고. 쿨럭. 제가 이렇게 촌스러워요;; 하하하핫.

이놈의 회사 때려치고 호주도 가고 뉴질랜드도 가고 미국도 가고 그래야겠어요. 흥!! 때려칠거야!!

Mephistopheles 2012-12-07 18:55   좋아요 0 | URL
그럼 돈을 못벌겠지....돈 못벌면 소고기 못사묵겠지..

BRINY 2012-11-30 2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워먹는 임실치즈를 주문했답니다~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를 읽었을 때부터 치즈를 구워먹는게 로망이었음!) 내일 배송된다니 저런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을 계획입니다~

다락방 2012-12-05 14:11   좋아요 0 | URL
구워먹는 임실치즈..라뇨? 그게 뭐죠? 아아. 검색 들어가야겠어요. 저 이러다 또 사는거 아닐까요? ㅠㅠ

단발머리 2012-12-01 2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자차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베이컨 이야기고, 물고기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이 페이퍼의 진짜 주인공은 귀여운 조카네요. 근데, 다락방님,나도 저 샌드위치 먹고 싶어요!!!

추신 : "추우니까 코트를 입혀 주자!" 에서 빵 터졌습니다~~~ ㅋㅎ

다락방 2012-12-05 14:12   좋아요 0 | URL
ㅎㅎ 아니 추우니까 코트를 입혀 주자가 그렇게 빵터질 말입니까? 얼마전에 비밀댓글로 그 멘트에 완전 빵터졌다고 하시던데. 추우면 코트 입는게 당연한건데, 왜 다들 빵빵 터지시는거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샌드위치는 엄청 맛있어요! 아 침나와요..점심 방금 먹었는데. 히잉. ㅠㅠ

프레이야 2012-12-01 2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냐ᆢ 이밤에 저렇게 윤기 나는 샌드위치라니 아흑 ᆢ 호가든 마시고 배도 부른데 저런 샌드위치라면 하나쯤 먹을 수 있어요ㅋ 근데 전 호주 베이컨은 입맛에 덜 맞을 거 같아요. 돼지비명소리 들릴 거 같은 육질의 베이컨이라니ㅠ 유자차 껍질까지 씹어 드시고 비타민 섭취 충분히 하고 푹 쉬었어요? ㅎㅎ 조카랑 놀아주느라 잘 못 숴었을라나요.ㄷ

다락방 2012-12-05 14:13   좋아요 0 | URL
저런 샌드위치라면 언제나 먹을 수 있죠. 막 밥 먹고 배 두드리다가도 먹을 수 있죠. 샌드위치가 들어갈 배는 여자들에게 따로 있으니까요. 누구나 가지고 있으니까요. 하핫.

전 호주 베이컨이 제 스타일일 것 같은데, 그런데 왜 저렇게 도망가는 돼지를 잡은것 같다고 써놔가지고;; 뭔가 나쁜 사람 되는 기분이에요... 그런다고 안먹을 것도 아니면서 말이지요.

여기 눈와요, 프레이야님!

차좋아 2012-12-03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자차를 마시고 가라 앉은 유자껍질을 식빵으로닦아 먹으면 꽤나 괜찮아요 . 식빵은 그런 용도로 참 좋아요. 카레도, 닭도리탕도 ㅋㅋ. 최근에 다시 서재에 오기 시작했는데 글은 아써도 이웃분들 근황보니 책 이야기 들으니 참 반갑더라고요. 다시 서재질을 하려니 어쩐지 좀 설래네요 ㅋ

다락방 2012-12-05 14:15   좋아요 0 | URL
ㅎㅎ 저는 식빵으로 스프 먹고 스파게티 쏘스 찍어먹고 이러는거 안좋아해요. ㅎㅎ 그러니까 뭐라고 해야하나 음, 퓨전을 안좋아한다고 해야하나. 식빵은 샌드위치 만들어 먹거나 버터 발라 먹거나 딸기쨈 발라 먹거나 아니면 계란에 푹 담궜다가 프라이팬에 부쳐 먹어야.......

이제 다시 열심히 서재질해요, 차좋아님!!
 

몇년전에 친구와 둘이 제주올레를 걸었을 때였다. 파랑색 화살표를 따라 걷고 있었는데, 조금만 더 걸으면 왼쪽으로 바다가 보이는 코스였는데, 그 길을 걷는중에 갈대숲이 있었다. 아니, 갈대숲이었는지는 기억이 정확하지 않다. 어쨌든 오른쪽에 집이 한 채 보였던 그 길을 걷는 사람은 친구와 나, 단 둘뿐이었다. 오는길 어딘가에서도 그리고 조금 더 걷다가도 사람들을 만났지만(올레길 걷는 박중훈도 봤다), 그 길에서는 우리 둘뿐이었다. 대낮이었는데도 사람이 없으니 좀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갑자기 개 짖는 소리가 들렸다. 친구와 나는 깜짝 놀랐는데, 개 짖는 소리는 점점 더 크게 들렸다. 친구와 나는 소리를 지르며 뛰었다. 어떻게 해야할줄을 몰랐다. 그 개를 진정시키는 사람은 커녕 우리 주변엔 다른 어떤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우리는 계속 뛰었다. 그 개가 우리를 따라온건지 아니면 묶여서 짖기만 한건지는 모르겠는데, 그때의 공포만은 생생히 남아있다. 친구는 우리가 야자수가 있는 바닷길을 걷다가 개 짖는 소리를 들었다고 해서 나와 '어디를 걸었는지'에 대한 기억은 다르게 갖고 있지만, 큰 개가 우리를 물듯이 짖어서 무서웠던 것에 대해서는 나와 기억이 같았다. 우리는 지금도 가끔 그 얘기를 하고, 그 기억 때문에 종종 '제주도 다시 가자, 올레길은 말고' 하고 얘기하곤 한다. 나에게 올레길을 여전히 큰 개 짖는 소리와 무서움으로 먼저 떠오른다. 바다를 끼고 걸었던 낭만적일수도 있었을 기억은 개 짖는 소리 저 밑으로 사라져 버렸다. 



나는 요즘 이 책을 읽고 있다.
















재미있는데도 책장이 팔랑팔랑 넘어가지 않아 왜그럴까 왜그럴까 하며 천천히 읽는중인데, 이 책에서 이런 부분을 만나게됐다.



나는 약 20분이면 공원(혹은 오스트레일리아 사람들이 부르듯이 특별 보호 구역)을 통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약 반 정도 걸었을 때 오른쪽으로 얼마 떨어진 거리에서 "거기 누구시오?" 라고 묻듯이 개 짖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 가깝거나 위협적으로 들리지는 않았지만 큰 개가 짖는 소리임이 분명했다. 그 음색에 담긴 무언가가 그것이 늑대로부터 그리 많은 세대를 거치지 않은 상당히 크고 검은 육식 동물이라는 메세지를 전하고 있었다. 그 순간 다른 개가 함께 짖기 시작했다. 이제는 괜히 짖는 소리가 아니었다. "적색경보! 우리 구역에 침입자가 들어왔다"라는 뜻이었다. 1분도 채 지나지 않아 개들은 점차 광란 상태로 변했다.

나는 불안한 나머지 발걸음을 재촉했다. 개들은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것은 중력과 다름없이 우주의 법칙이다. 내가 옆을 지나가려 할 대마다 녀석들은 언제나 마치 내가 자기의 알포Alpo(개 사료 브랜드의 하나-옮긴이)를 빼앗기라도 하는 듯이 행동한다. 결코 과장이 아니다. 몇 년 동안 소파에서 움직이지 않던 개라도 밖에서 내가 지나가는 냄새를 맡으면 분노에 떨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잠긴 창문으로 기세등등하게 몸을 날릴 것이다. 털 달린 슬리퍼만 한 작은 개가 내 피와 힘줄을 쟁취하겠다는 일념으로 공터에서 노부인들을 질질 끌며 달려온 적도 있다. 모든 개는 나를 죽이지 못해 안달이다.

그런데 지금 나는 공허한 숲에 혼자 있다. 숲은 졸지에 거대하고 외로운 곳으로 변했다. 몸집이 크고 화가 난 것으로 짐작되는 개 두 마리가 나를 발견했다. 내가 발걸음을 재촉할 때마다 두 가지 사실이 점점 명확해졌다. 나는 분명 개들의 표적이고, 녀석들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을 것이다. 이제는 짖는 소리가 "우린 너를 해칠 거야, 친구. 너는 이제 죽은 목숨이야. 흐늘흐늘하게 조각 내주겠어"라고 말하고 있었다. 차디찬 선언이었다. "네가 어디 있는지 알고 있어. 숲 밖으로 도망치지 못할 거야. 우리가 곧 너를 따라잡을 테니까. 누군가가 과학수사반에 연락해놓는 편이 좋겠군."

나는 숲을 걱정스럽게 흘끗 바라보며 종종걸음을 치다 이내 달리기 시작했다. 개들이 갑자기 나타나면 어떻게 할지 대책을 강구해야 했다. 방어물로 쓰기 위해 돌멩이를 집어 들고 몇 미터를 달렸다.(중략) 개들은 이제 나와 거의 나란히 달리고 있는 것 같았다. 내 쪽으로 빠져나올 길을 찾지 못했을 뿐 녀석들과 나와의 거리는 약 12~15미터를 넘지 않는 듯했다. 녀석들은 몹시 화가 난 상태였다. 점점 불안해진 나는 더 빨리 달리기 시작했다. (pp.89-90)




아침 출근길 지하철 안에서 이 부분을 읽는데 심장이 두근거리는게 느껴졌다. 내 호흡이 빨라질 것 같았다. 제주도에서 개가 짖는 소리에 놀라 무서워하며 떨던 내 공포가 다시 찾아오는 것 같았다. 하아- 싫어. 큰 개가 짖는 호주에는 결코 가지 않겠어, 하고 다짐하고 싶었지만, 하아- 나는 언젠가 먼훗날, 회사를 그만두고 거기에 가야할 이유가 있는데..



그나저나 빌 브라이슨은 진짜 글 재미있게 잘 쓰는 듯. 내가 처음 읽은 빌 브라이슨의 책은 『나를 부르는 숲』이었는데, 이 책은 선물받고 한참동안을 책장에 꽂아두었더랬다. 숲..에 간걸 쓴 책이 재미있을리가 없잖아;; 라는 생각으로. 그러다가 오랜 시간이 지난후 읽으면서 선물한 친구에게 완전 고맙다고 문자를 보냈었다. 다른 친구들에게도 선물하고. 배낭을 메고 숲을 걷는 그 책이 되게 재밌는거다. 하하. 짐을 쌀 때부터 재밌더라. 『발칙한 유럽산책』도 재미있게 읽었는데, 이상하게 이 호주여행기는 책장이 더디 넘어간다. 그래도 끝까지 읽어야지. 내가 호주에 가야할 이유가 포르투갈로 혹은 스페인으로 옮겨졌으면 좋겠다. 아, 포르투갈에도 스페인에도 개는 있겠지. 다만 날 보고 짖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 사이좋게 지내자, 개야. 난 너를 미워하지 않는단다. 그러니 날 보더라도 그렇게 크게 짖지 마, 제발. 아무리 내가 더 무섭게 생겼더라도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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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유자차는 껍질까지 먹어야지.
    from 마지막 키스 2012-11-30 10:46 
    책 읽는 속도가 매우 더디다. 일단 술을 마시면 술 마시고 집에 돌아가는 지하철 안에서도 책을 못읽지만 다음날에도 과음에 시달리며 책을 읽지 못하니까. 게다가 집에는 조카가 와있다. 조용히 침대에 앉아 책을 읽을 생각은 하지도 못한다. 나는 조카와 놀아야 한다. 그러니까 결론은 아직도 이 책을 다 읽지 못했다는거다. 아, 근데 이 책 지난번보다 진도가 그렇게 많이 나간것도 아닌데, 왜이렇게 나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건지, 원. 하아- 무려 빌 브라이슨
 
 
레와 2012-11-28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개가 짖는다면, 몸이 얼어버릴 것 같아요. 뛰기는 커녕 걷지도 못할껄..ㅡ.ㅜ

나랑 제주도 가자!!! 한라산 소주가 죽이더라..

다락방 2012-11-29 17:21   좋아요 0 | URL
오, 한라산 소주! 오케바리. 가서 소주 먹읍시다. ㅋㅋㅋㅋㅋ 소주먹으러 제주도가기 ㅋㅋㅋㅋㅋ

Mephistopheles 2012-11-28 1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주도에서도 고기를 드셨으니 개가 짖죠.

다락방 2012-11-29 17:20   좋아요 0 | URL
아!
이럴때 제주도에서 고기 먹지 않았습니다, 라고 당당하게 말하고 싶지만............orz

댈러웨이 2012-11-28 2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저는 그 이유가 궁금한 거에요, 다락방님. 5월 달 이후로 쭈욱- 베리베리,스트로베리라즈베리블랙베리, 베리베리. --;

개 두마리가 숲에서 나타나는 건 거의 이언 매큐언의 <검은 개들> 수준이네요. 빌 브라이슨의 여행기가 대단하다는 얘기를 김영하가 했던 것 같은데. 다락방님도 했던 것 같은데. 버벅대다가 가요. 베리베리. --;

2012-11-29 17: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paviana 2012-11-29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전 어제밤에 쓰레기 버리러 나갔는데, 반대편에서 개랑 주인이 오고 잇더라구요. 그래서 줄이 있나부터 봤는데 잘 안 보여서 긴장 딱 하려는 순간에 개가 짖으면서 달려오는 거에요. 그래서 반사적으로 정말로 "엄마야'라고 소리를 지르고 말았어요. 근데 주인이 미안하다는 말도 안하고 개한테만 이리와 하면서 줄을 끌더라구요. 흑흑 . 저도 제발 짖지말라고 하고 싶어요. 짖으면서 달려오는 개들은 정말 무서워요..

다락방 2012-11-29 17:16   좋아요 0 | URL
개를 데리고 다니는 사람들의 매너도 일단은 좀 잡혀있어야 할 것 같아요. 개를 무서워하는 사람도 있는데, 반드시 '물까봐' 무서워하는 건 아닌데, 막 짖어서 무서워하면 '안물어요' 라고 말을 하잖아요. 그 말이 참 공허하게 들려요. 저는 개를 키워본 적도 있고, 대체적으로 개를 참 좋아라 하지만, 낯선 개가 제게 와서 짖어대면 무섭잖아요. 그런데 거기다대고 안물어요, 라고 하면 참 .. 뭐랄까.. 여태 안물었지만 지금은 물고 싶을수도 있는데 어떻게 개의 마음을 확신하십니까, 라고 되묻고 싶어져요. 그 개가 되어봤습니까, 라고. -_-

루쉰P 2012-11-29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 글의 묘미는 마지막 문장 '아무리 내가 더 무섭게 생겼더라도 말야'란 부분이라 여겨집니다. 개의 공포를 자신의 미모로 승화시키려고 하는 작가의 의욕이 돋보입니다. ^^ 개는 귀여워도 무섭고, 커도 무섭고, 말이 안 통해서 더 무서워요. 대화만 할 수 있다면 설득시킬 자신 있는뎅 ㅋ

흠, 전 요즘 '레 미제라블' 읽고 있어요 ㅋ 푸하하하 ㅋ

다락방 2012-11-29 17:13   좋아요 0 | URL
아, 루쉰피님.
제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아주 정확하게 짚어내셨어요! ㅎㅎㅎㅎㅎ 루쉰피님이 개를 설득하는 모습을 꼭 보고 싶네요. 혹시라도 개가 대화를 할 수 있게 되는날이 온다면, 그래서 루쉰피님이 설득하시게 된다면, 반드시 동영상으로 찍어서 남겨주세요. ㅎㅎ

레 미제라블 완전 좋죠? 저도 한동안 푹 빠져 있었어요. 5권 읽을때는 눈물과 콧물을 주룩주룩 ㅠㅠ
레 미제라블 읽고 리뷰 써주세요, 루쉰피님!! (피를 한글로 쓰니까 약간 공포스런 느낌이네요. ㅋㅋ)

BRINY 2012-11-29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옆에 야자수가 있고 개가 무섭게 짖었다는 곳이 혹시 7코스 아니었나요? 저도 비슷한 기억이...무섭게 달려오지는 않았지만, 개 짖는 소리에 위협을 느끼고 빠른 걸음으로 지나간 기억이 있습니다.

다락방 2012-11-29 17:12   좋아요 0 | URL
제가 갔을 때는 5코스밖에 없었거든요, BRINY 님. 아마도 그 후에 코스가 추가, 변경된 것 같은데, 제가 간 코스가 아마도 그때당시 3코스가 아니었나 싶어요. 가물가물;;
그 개가..그 개일까요? ㅠㅠ

BRINY 2012-11-29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맞아요. 코스가 추가되면서 코스번호가 바뀌었지요.
법환포구에서 외돌개 사이 어딘가였던 거 같은데...제주올레 홈피에서 개조심하라는 글을 읽고 간 기억이 있어요.
웬만한 개들과는 사이좋게 지내는 편인데, 그 개는 제 모습을 보기 전부터 짖어대더라구요.

다락방 2012-11-30 08:29   좋아요 0 | URL
네, 제가 만난 그 개도 저 멀리서부터 짖어댔는데, 절 보지도 않고 짖은것 같아요. 어찌나 무섭던지...저도 개를 키워보기도 했고 좋아하기도 하는데 그때는 정말 순수한 공포심 말고는 다른 감정이 생기질 않더라구요. 무서웠어요. ㅠㅠ

자하(紫霞) 2012-11-30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서재는 언제와도 유쾌하네요^^지난 추석에 팔뚝만한 개가 잡아먹을 듯이 짖어서 처음으로 공포감을 느낀 1인이...웬만한 개들은 저의 친구인데 말입니다!!

다락방 2012-11-30 10:10   좋아요 0 | URL
정말 개들이 잡아먹진 않겠지만 엄청 무서워요, 그럴땐. ㅠㅠ

그나저나 베리베리님 완전 오랜만이네요. 며칠전 구매자평보니 취업하신것 같은데, 오, 잘 지내고 계신겁니까? 지내기 괜찮아요?

2012-11-30 10: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1-30 12: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12-11-30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개, 고양이 무지무지무지무지하게 무서워해요. ㅠ_ㅠ 일전에 밤에 동네앞산에 산행을 갔는데 맞은편에서 오던 커다란 개가 저한테 갑자기 달려들어서 기절할 뻔 했어요. 개주인은 걔는 순해서 괜찮다. 고 하는데 말이죠. ㅠ_ㅠ;;;

다락방 2012-12-05 14:16   좋아요 0 | URL
저는 고양이가 더 무섭더라구요. 그래서 고양이를 마주치면 피하게 돼요. 어휴..

개주인들이 순하다고 해도 맞닥뜨리는 사람들은 좀처럼 안심이 되질 않죠. 개 마음을 주인이 어떻게 알아요!!
 
책읽기 좋은 날 - 씨네21 이다혜 기자의 전망 없는 밤을 위한 명랑독서기
이다혜 지음 / 책읽는수요일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나는 리뷰를 못쓴다는 컴플렉스에 시달렸는데, 이 책을 읽으니 뭐 꼭 정해진대로 글을 쓸 필요는 없잖아, 하는 자신감이 생긴다. 이대로도 괜찮겠다는. 그런점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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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2-11-28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점은 셋.

다락방 2012-11-28 13:08   좋아요 0 | URL
넷이랑 셋사이에 잠깐 갈등했지만 역시 셋으로.. ㅎㅎ 전 잔인한 여자사람입니다!

Mephistopheles 2012-11-28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리뷰를 못쓴다는 컴플렉스에 시달렸는데" 나보곤 죽으란 소리...

다락방 2012-11-28 13:09   좋아요 0 | URL
제 글은 왜 기승전결도 없고 주제도 없는지..orz

야클 2012-11-28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를 못쓴다.....???

다락방님이 "나는 술과 고기를 잘 안먹는 편식 버릇에 시달렸는데, 이 책을 읽으니 뭐 꼭 고기를 좋아할 필요는 없잖아, 하는 위로가 된다. 그냥 지금처럼 풀만 먹어도 괜찮겠다는. " 라는 글과 뭐가 다를까요?

다락방 2012-11-28 13:11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빵터졌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너무 막글을 써서 좀 정리도 됐으면 좋겠고, 학습됐으면 좋겠고 뭐 그런 생각이 들어서요.

근데요 야클님. 저는 야클님 댓글의 말투(아니, 댓글투라고 해야하나)가, 가끔 되게 좋아요. 희희.(생뚱)

아무개 2012-11-28 14:13   좋아요 0 | URL
쿠하하하하하하하 야클님 증말 너무 재미있어요! ^^

레와 2012-11-28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I like you!

다락방 2012-11-28 14:36   좋아요 0 | URL
So do I.

Kir 2012-11-29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런 점에서 이 책이 좋았어요, 여전히 컴플렉스를 떨쳐내긴 힘들지만요^^:

다락방 2012-11-29 17:11   좋아요 0 | URL
그때뿐이지, 잠시후엔 다시 또 컴플렉스에 시달리게 되겠죠. ㅠㅠ
이대로도 충분히 괜찮다고 자신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흑.

heima 2012-11-29 1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궁금했는데, 저런 좋은 점이 있었군요! 리뷰에 자신이 없으시다뇨!!!!!!! (느낌표 백 개쯤 더 추가)

다락방 2012-11-30 08:47   좋아요 0 | URL
우왕, 헤이마님, 오랜만이에요! ^__________^

moonnight 2012-11-30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이 컴플렉스라니, 저는 어쩌란 말입니까. ㅠ_ㅠ

다락방 2012-12-05 14:17   좋아요 0 | URL
문나잇님, 우리는 부지런히 그리고 재미있게 책을 읽읍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