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스톤갭의 작은 책방 - 우정, 공동체, 그리고 좋은 책을 발견하는 드문 기쁨에 관하여
웬디 웰치 지음, 허형은 옮김 / 책세상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나도 책 많은 남자랑 결혼해서 헌책방을 차릴테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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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3-11-13 0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 거 봐요. 우선 그런 남자가 필요하디니까요.
책도 많고 서점이 안되도 굶어 죽지 않을수 있게 다른 직업도 있고!!

다락방 2013-11-13 09:21   좋아요 0 | URL
서점을 하면서 다른 직업이 정말 있어야겠긴 한데, 저는 서점을 하면서 다른 직업을 갖고 싶지가 않아요. 투잡은 싫다능...직업은 하나로도 사람 진빠지는데....역시 서점을 차리지 않는게 저에게는 더 나을 듯 해요. ㅠㅠ
게다가 헌 책에 저마다의 가격을 매기는 건...골치 아플것 같지 않아요? 하하하하. 물론 쉬운일은 없겠지만..ㅠㅠ

아무개 2013-11-13 10:07   좋아요 0 | URL
헌책방을 운영하는 남자친구하나 있으면 정말 좋을듯.
남편은 안되고 그냥 남.자.사.람.친.구!!

다락방 2013-11-13 10:10   좋아요 0 | URL
네네 맞아요. 거기가 제가 즐겨 찾는 곳이되, 가끔 주인하고 친하니까 옆에서 홀짝홀짝 와인 마시고 술도 취할 수 있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건 뭥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작나무 2013-11-13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책 많아요. 처치 곤란해서 헌책방 차릴까 생각중이예요.

다락방 2013-11-13 10:10   좋아요 0 | URL
결...결....결혼합시닷!

자작나무 2013-11-13 16:43   좋아요 0 | URL
태도를 확실히 해야해요. 남편인지 남자친구인지.

다락방 2013-11-13 17:12   좋아요 0 | URL
네? 그건 좀 오래 생각좀 해보고..( ")
언제 순대국집 사장아들이 나타날지 모르니까.. ( ")

자작나무 2013-11-14 09:54   좋아요 0 | URL
책이랑 순대 중에 모가 더 좋아요?

다락방 2013-11-14 13:15   좋아요 0 | URL
어제 순대를 먹었다면 오늘은 책이 더 좋습니다.

자작나무 2013-11-15 08:32   좋아요 0 | URL
이렇게 하죠.
지하에 헌책방을 차리는 거예요. 락방님 전용 공간을 마련하여 마음껏 포스팅을 하도록 하고.
일층엔 순대국,족발집을 엽니다. 책보다가 배고프면 올라가서 먹는거죠.
이층엔 와인바 입니다. 족발을 먹다가 생각나면 이층에 가서 슈발블랑을 마시는 거예요.
삼층엔 ...

다락방 2013-11-15 17:31   좋아요 0 | URL
자작나무님....이렇게 살면...저....돈은 언제 벌어요?????????????????????

무스탕 2013-11-13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많은 남자는 이미 결혼을 했거나 게이거나, 라는 공식이 여기서도 적용되진 않겠죠? =3=3=3=3

다락방 2013-11-13 11:17   좋아요 0 | URL
하아 무스탕님. 슬픈데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레와 2013-11-13 14:14   좋아요 0 | URL
으앙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무개 2013-11-14 08:10   좋아요 0 | URL
아하하하 으하하하하

비로그인 2014-09-26 2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 살까말까 고민중인데 다락방님의 100자평이 똭~~
 




이 책을 별로 좋아할 것 같지 않은데 왜 사뒀는지 모르겠다. 고양이 사료 받을라고 산거였나...여튼, 별로 좋지 않겠지, 그렇다면 빨리 읽고 중고샵으로 고고씽, 하며 책을 펼쳤는데, 아이쿠야, 나는 이 책에 밑줄을 긋고 있었다. 밑줄을 그은 이상 내보내지 않기로 결심했다. '앤 패디먼'의 [서재 결혼시키기] 옆에 꽂아둘까 어쩔까 고민 좀 해보고. 


그러니까 내가 이 책에서 제일 처음 밑줄을 그은 건 바로 25페이지의 이런 문장이었다.




그러니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됐다고 해서, 모두에게 그렇게 살라고 희망적인 메세지만 던지려고 하지 않는 저자가 마음에 들었던 거다. '나봐요, 나는 이렇게 했잖아요, 이걸 진정 원했기 때문이에요, 당신들은 왜 못하죠?' 대부분의 꿈을 이뤘다는 멘토들이 해대는 멘트들이 그렇지 않은가. 그러나 웬디 웰치는 알고 있다. 모두가 다 원하는 대로만 살 수는 없음을. 각자 처한 상황이 다르고, 그 무엇보다 먹고 살기에 전념해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아주 힘든 일이 될 수 있음을 알고 있다. 그 점이 고마웠다. 꿈을 좇아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을 의지박약아 취급하지 않아서. 


그런데 읽다보니 이 저자가, 유머감각도 넘치고 마음도 따뜻하다. 새로 정착해 중고서점을 열게 된 마을에 서서히 섞여들어가는 모습이 인상깊다. 헌책방이 단순히 책에 대한 애정만으로는 되는 게 아니라는 것도 실감했다. 헌책방은 책과 '사람'이 있는 곳이었다. 책과 사람이 아주 긴밀하게 연결된 곳이었다. 사람들은 이 중고서점에 들러서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기뻐하기도 한다. 소개되는 사연들이 인상깊은데, 그 중 몇 개의 이야기에는 눈물이 고이기도 했다. 에세이가 이럴 수 있다니, 이 에세이는 내가 그간 읽어왔던 에세이들에 비하자면 아주 훌륭한 에세이로구나. 에세이를 좋아하지 않는 나를 빨아들이다니.



어느 화창한 봄날, 잘생긴 청년이 들어오더니 제임스 패터슨의 책을 찾았다. '터커(라고 하자)'와 나는 교회에서 만나 아는 사이로, 나는 그가 좀더 고전적인 소설에 더 어울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게다가 터커는 이 지역 독서클럽 회원이었는데, 그 독서클럽 회원들은 사람 많은 곳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자기 혼자 욕조에 앉아 있을 때도 제임스 패터슨의 소설 같은 건 절대 손에 잡지 않을 사람이었다. 터커는 자기가 찾는 책의 제목조차 몰랐다(패터슨 군단이 출판한 책이 일흔두 권이나 되는데 제목을 모르면 어쩌라는 건가). 그게 "처음에 나온 책"이라는 것만 알았다.

"혹시 《스파이더 게임Along Came A Spider》을 말하는 건가요?"

"그런 것 같아요." 터커가 쭈뼛거리며 대답했다.

"어쩌다가 이 작가한테 재미 붙였어요?" 터커를 미스터리 및 스릴러 방으로 안내하면서 물었지만, 사실 대답을 듣기도 전에 짐작할 수 있었다.

쑥스러운 표정으로 그가 대답했다. "어떤 아가씨를 만났거든요."

나는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으며, 계산한 페이퍼백을 건넸다. 물론 둘이 잘 안 될 거라고 그 자리에서 말해줄 수도 있었지만, 내 일이 아니라서 그냥 입 다물었다.

터커는 그 뒤로도 패터슨의 소설을 두 권 더 사 가더니 여자친구와 헤어졌음을 알렸다. 그리고 나중에 리 스미스를 좋아하는 멋진 여자를 만나 결혼했다. 우리는 두 사람에게 결혼 선물로 《결혼은 살인이다Marrige Is Murder》《사랑하고 소멸하고 To Love and To Perish》같은 코지 미스터리 열댓 권을 선물했다(코지 미스터리가 뭔지 모르는 독자들은, '주인공들이 새로운 요리법이나 섬세한 수공예에 푹 빠져, 옆에서 누가 죽어다고 콧방귀도 안 뀌는 범죄소설'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pp.229-231)




터커가 고전 취향인데, 좋아하는 여자가 전혀 다른 취향의 책을 읽는다고 해서 그 둘이 '잘 안 될 거' 라고 생각하는 게 내게는 좀 낯설었다. 나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의 책을 좋아하는 취향은 전혀 다를 수 있는게 아닌가. 나는 오히려 전혀 다른 취향의 책을 읽어보려고 한다는 게 너무 예뻤다. 물론, 저자가 예상한대로 그 둘이 깨지긴 했지만. 이 일화는 '책방 안에서 일어난 일은 책방 안에서만 머문다'는 얘기를 하기 위해 소개한건데, 뒷 얘기 때문이다. 뒷 얘기가 더 재밌다. 나는 이 뒷 얘기를 하기 위해 저 긴 걸 옮겼다능...



터커와 그의 아내 '비키(라고 하자)'는 다른 지역으로 이사갈 때까지 우리 책방을 자주 찾았다. 한번은 내가 비키에게 제임스 패터슨의 소설을 읽어보라고 권한 적이 있었다.

비키는 뒷표지의 소개글을 읽더니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글쎄요. 저는 두어 권 읽어봤는데, 터커는 한 권도 안 읽어봤대요."

머릿속의 생각보다 먼저 내 입에서 말이 튀어나왔다. "아니에요. 전에 우리 가게에 와서 몇 권 ‥‥‥" 여기까지 말했을 때 아차 싶었다.

터커의 아내가 썩은 미소라고밖에 묘사할 수 없는 표정으로 나를 보았다. 그러더니, 의미를 해석할 수 없는 윙크를 내게 날리고는, 남편이 고전문학을 고르고 있는 방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그리고 듣는 귀가 그렇게 많은데 신경도 안 쓰고 패터슨의 책을 남편 얼굴 앞에 휘두르며 소리쳤다. "거짓말쟁이! 그년하고 데이트한 적 없다며!" (p.231)



하하하하. 어쨌든 이 일로 저자인 웬디 웰치는 교훈을 깨닫게 된건데, 서점을 차리고 정착하기까지 그리고 그 서점의 매출이 안정권에 접어들게 될 때까지, 무모한 도전이었던 만큼, 무계획의 도전이었던 만큼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게 된다. 


사실, 소개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 특히나 마을 주민 한 명이 고양이를 잃어버렸다가 다시 찾는 이야기는 눈물이 핑 고여서 얘기하고 싶은데, 내가 이것저것 다 얘기하다 보면 타자 치느라 팔목이 아플 것 같으니, 다 생략하고, 하나만 더 이야기 해야겠다. 팔목이 두껍다고 더 많은 타자를 칠 수 있는 건 아니니까.



하루는 글을 읽을 수 없는 남자가 서점에 찾아와 '글을 읽는 법'에 대한 책을 사고 싶다고 한다. 웬디 웰치는, 그런 책들이 몇 권 있지만, 이건 글을 아는 누군가가 옆에서 도와줘야 한다, 혹시 도와줄 사람이 있느냐, 라고 묻는다. 남자는 없다고, 혼자 산다고 한다. 그러자 웬디는 도와줄 사람이 필요할 거라고, 이 동네에도 읽기 강좌가 있을 거라고 하며, 그런 강좌에 대해 알고 있을지도 모를 사람들 세 명에게 급하게 이메일을 보낸다. 



그리고 이 분도 안 되어 전화벨이 울렸다. 제시카가 이것저것 물어보더니 '스티브(라고 하자)'를 어디로 보내면 되는지 알려주었다. 수화기를 내려놓자마자 또 전화가 울렸다.

"전화하라더니 통화 중이야?" 이사벨이 뿌루퉁하게 꾸짖었다. "설명해주게 전화 바꿔봐."

그렇게 해서 알아낸 수업 장소로 잭이 스티브를 직접 데려다 주었는데, 알고 보니 스티브의 집에서 몇 블록 안 떨어진 곳이었다(스티브가 이정표와 설명만으로는 못 찾아갈 듯해 일부러 데려다준 것이었다). 두 사람이 나가자마자 또 전화벨이 울렸다. 청소년 단체 관계자가 읽기 강좌를 진행하는 선생님에게 연락해서, 그 선생님이 다시 내게 전화를 한 것이었다.

집에 돌아온 잭이 테이블에 앉아 시원한 음료가 담긴 잔을 만지작거리다가-밖의 기온이 32도는 됐을 것이다-한마디했다. "대단했어."

"나도 얼떨떨해요." 내가 대꾸했다. "쉰네 살이나 됐는데 자기 이름밖에 못 읽는다니, 믿겨요?"

잭이 손사래쳤다. "내 말은, 우리가 몇 분 만에 네트워크를 가동시킨 게 대단했다는 거야. 그 사람, 겨우 ‥‥‥얼마였더라, 십 분만에 도와줄 사람들이 생겼잖아."

방금 일어난 일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미처 깨닫지 못했는데, 잭의 말을 듣는 순간 따스한 감동이 밀려왔다. 먼저, 한 남자가 비웃음이나 놀림을 받을 수도 있다는 걸 알면서도 외지 출신인 우리 책방에 들어와 도움을 청했다. 둘째, 내가 도움을 청할 사람을 세 명이나 떠올린 것도 새삼 놀라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연락을 취한 세 명 모두 거의 곧바로 전화를 해주었다. 토요일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pp.302-303)



글을 읽지 못하는 당사자인 스티브에게, 그 사실을 입 밖으로 내서 도움을 요청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렸을 것이고 당연히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다. 그가 용기를 내기 전에 누군가가 먼저 강의 얘기를 했다면, 자칫 스티브의 마음을 상하게 했을 수도 있다. 어떤 이들에겐 자존심이 가장 중요할 수 있으니까. 그러나 그는 도와달라고 자기 사정을 얘기했고, 이에 웬디는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을 생각해내고 연락한다. 그리고 그들은 바로 도움의 손길을 맞잡아 응대한다. 그들이 거절하지 않고 도와주려고 했기 때문에, 스티브는, 쉰넷의 나이에 비로소 글을 읽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아흑.



게다가 웬디는 헌책방을 운영하면서 자신이 인정하지 않았던 분야의 책들에도 저마다의 사연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 모든 사람들의 책에 대한 취향이 다른것처럼. 치매 어머니를 모시고 있는 나이든 여자가 '딘 쿤츠'의 책을 찾는걸 보고, 그녀의 취향이 이해되지 않았던(전혀 다른 취향의 책도 찾는 여자니까) 웬디는, 그녀로부터 이런 말을 듣게 된다.



"나는 딘 쿤츠의 소설이 그렇게 좋더라고요. 온갖 시름을 싹 잊게 해주거든요. 이 양반 책의 등장인물들이 겪는 일들에 비하면 나한테 일어나는 일은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져요." (p.377)




아주 재미있게 읽긴 했지만, 헌책방을 운영하고 싶다는 나의 바람은 이 책을 읽으면서 좀 희미해졌다. 그녀의 헌책방이 건재할 수 있는 이유는 그곳을 마을회관처럼 찾는 사람들 때문이다. 마을 사람들이 단골이 되고, 그들과 좋은 친구가 되고, 웬디의 책방을 사랑방처럼 찾는 건 물론 의미있고 뜻깊은 일이지만, 내가 해낼 수는 없는 일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내가 일하는 장소에서, 내가 일하는 공간에서, 사람들이 모여서 뜨개질을 하고 독서모임을 하고 글쓰기 수업을 하는 일. 그 일을 내가 좋다고 받아들일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 나는 아마도 처음부터 그런 모임을 가지려 하질 않았을 것이고, 추진도 하지 않거니와, 설사 제안이 들어와도 '다른곳에서' 하라며 거절하게 됐을 것 같다. 지역공동체가 살아가는 건 바로 그런 끈끈함이 바탕이 되기 때문일텐데, 나는 그보다는 이방인이기를 더 즐겨하는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까, 이 서점에 가서 책을 구경하고 고르고 사는 일까지는 즐겨할 수 있지만, 자리잡고 앉아 그들의 모임에 참석하는 건 못할 것 같은, 나는 그런 사람인거다. 어딘가에 소속이 된다는 건, 내게는 그다지 달갑지가 않다. 학교도 싫었고 회사도 끔찍한데...쩝. 어딘가에 소속되는 건 이것만으로 정말이지 완전 충분하다.



이 책을 읽다보니 당연히 몰랐던 책들에 대해서도 알게 되는데, 제일 기가찼던 건, 새뮤얼 리처드슨의 [클래리사] 라는 작품. 이 작품은 웬디와 친구들이 '싫어하는 작품'에 대해 얘기하며 언급한 작품인데, 뭐길래 그렇게 싫어하지? 하고 검색해봤다. 호기심에 읽어볼라고. 그런데 헐. 여덟권이나 되는 게 아닌가! 윽.











'보디스 리퍼'라는 장르에 대해서도 알게됐다. '남자가 여자 주인공의 속옷을 찢는 장면이 자주 등장해 붙여진 로맨스소설의 별칭' 이라는데, 아흑, 이런게 어딨단 말이냐, 대체. 보디스 리퍼 장르의 소설 아시는 분들은 제게 추천 좀 해주십시오. 간곡히 부탁드리는 바입니다. (꾸벅) 읽고싶다 읽고싶다 읽어보고싶다...



밑줄 그은 문장들이 제법 되는데, 그건 봐서 마음이 내키면 옮기던가 해야겠다.




오늘 이 책방에 대한 영상을 찾았는데, 하하하하, 잭과 웬디 모두 내가 상상한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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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eamout 2013-11-13 0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근하고 들어왔는데, 베트남 쌀국수.. 제목이 반갑네요. 지난주 토욜에 괜찮게 먹었는데.. 다시 생각나네요. Pho....

다락방 2013-11-13 09:12   좋아요 0 | URL
저도 어제 퇴근하면서 베트남 쌀국수 먹었어요. 국물이 너무 좋아서 그만...소주를 시켜버리고 말았습니다. 하핫. 음주후의 베트남 쌀국수는 정말 좋거든요. 하하핫

에르고숨 2013-11-13 0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잭과 웬디의 실제 모습 되도록이면 보지 않으려고 책소개에 실린 사진도 애써 외면했던 기억이 나네요. 읽으면서 상상하려고요. 제가 이상한 건지, 때로는 책에 실린 저자 사진도 독서에 거슬릴 때가 있더라고요.
보관함이 또 쑥 커지겠네요, (실례가 아니라면) 지금 몇 권이나 들어있어요?

다락방 2013-11-13 09:17   좋아요 0 | URL
ㅎㅎ 맞아요. 수키시리즈의 '샬레인 해리스' 사진을 보고 책 안의 남자들 멘트에 계속 고개를 갸웃했었던 기억이 나요. 아니, 이 정신나가는 달콤한 멘트들이 어디서 나온걸까. 설마, 설마 다 그녀의 경험에서 나온것인가? 하면서 말이지요. 물론 그보다 더 큰 멘붕은 <아웃랜더>의 '다이애너 개벌든' 이었어요. 저자 사진을 보면 정말이지 ..어..음.....암튼 엄청난 여자가 딱- 보이는데, 그녀가 그려내는 여주인공이 '글래머' 이며 모든 남자들의 정신을 빼놓는 '큰 엉덩이'의 소유자로 나오거든요. 그 때마다 주인공을 매력적인 모습으로 상상하려다가 탁탁 걸려요. 저자 자신이...모델인가. 저자는 자신을..글래머로 생각하는건가, 글래머란 이런 것인가, 하면서 말이지요. 하하하하.

어제 벌써 '샬롯의 거미줄'을 주문 넣었고요, <분노의 포도>도 사야겠고, <성 안의 카산드라>와 <벌들의 비밀생활>도 장바구니에 들어있고. 하아- 의미는 없지만 일단 보관함에 들어있는 책의 권수를 말씀드리자면 '745'권이네요. -0-

아무개 2013-11-13 0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보디스 리퍼 장르 좀 있음 누군가 댓글 달아주실껍니다. 암요....
터보레이터도 다들 알고 계시는데. 보디스 리퍼 장르 소설쯤이야!!!

2.저도 이 사람들처럼 헌책방 운영하라고 하면 흠...솔직히 자신없어요. 아니 싫다고 해야하나..
이렇게 사람들과 개인적인 접촉을 많이 해야한다는건 생각만해도 손에 땀이... ㅜ..ㅜ

3.저는 오늘 점심에 굴짬뽕 먹으러 갑니다. 회사근처 뽕생뽕사 체인점이 있는데 요근래 먹었던 어떤 짬뽕보다 맛나요 ㅎㅎ

다락방 2013-11-13 09:20   좋아요 0 | URL
1. 보디스 리퍼 장르 제발 좀 누가 알려줬으면 좋겠어요. 읽고싶단 말입니다. 아니, 근데 속옷을 왜 찢는담? 돈 아깝게...전 남자가 제 속옷 찢으면 싸다구 날릴 거에요.

2. 저도 친절한 마음으로 손님을 응대하는건 엄청 자신있는데요, 그들과 개인적 친분을 맺는 건 좀 꺼려져요. 그 많은 사람들과 친밀해지다니. 어휴. 전 때로는 남자친구 하나도 감당이 힘든 사람이라...orz

3. 움화화화핫. 저는 굴짬뽕 싫어하지롱요~ 하나도 안부럽지요~ 움화화화핫

아무개 2013-11-13 10:10   좋아요 0 | URL
오호..... 현빈이 찢으면???? @..@

다락방 2013-11-13 10:11   좋아요 0 | URL
흐음. 흐음. 흐음. 흐음. 이런 곤란한 질문을 하시면 정말 곤란합니다 아무개님.
그럼....어.....

"너 자꾸 이럴거면 니네 집에 내 속옷 많이 사다놔." 라고 해야겠지요. 킁킁.

Mephistopheles 2013-11-13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점심은 베트남 쌀국수로...저녁엔.....히레사케에 오뎅탕....

다락방 2013-11-13 09:42   좋아요 0 | URL
하앍- 히레사케 오뎅탕..좋다...하잉. 좋으네. 그치만 일단 매운족발 먼저 해결해야겠어요. 매운족발이 급히 땡기네요. 크-

유부만두 2013-11-13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하!!! 재밌는 동영상이네요.
전 중고서점 경영의 꿈은 갖고 있지 않았지만 이 책을 재밌게 읽었어요. 중간 중간, 제가 좋아한 책에대한 험담이 나올 땐 분노도 하고 애정하는 책에대한 찬사에는 같이 침을 튀기면서(?) 격하게 공감도 하고요. ... 제일 끝 부분의 비추천 리스트와 그 이유 보셨어요? 재밌다니까요! (안나 카레리나가 너무 길어서 비추래요! ㅎㅎ)

다락방 2013-11-13 09:47   좋아요 0 | URL
전 그 비추목록 보고 아 이 사람이랑 나랑은 취향이 정말 다르구나, 안맞겠어, 라고 생각했어요. 세상에 안나 카레니나 비추라니. 그 불륜이야기는 세 장으로 끝낼 수 있다니. 톨스토이 편을 들어줄 수가 없다니. 전 마음 상했어요. 흥!!

그래도 샬롯의 거미줄 궁금해서 주문했어요. 샬롯의 거미줄이 그런 내용(비극)인줄 몰랐거든요.

자작나무 2013-11-13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엔 책 안읽어 주시나요? 낭독도 잘 하시던뎅.

다락방 2013-11-13 10:12   좋아요 0 | URL
요즘엔 매일 술 먹고 잠드는 게 일상이라...쿨럭.

레와 2013-11-13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꼭 읽어보겠어요!!!

다락방 2013-11-13 15:12   좋아요 0 | URL
네네, 읽어봐요 레와님!!

프레이야 2013-11-13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베트남쌀국수가 급 먹고싶어지는 페이퍼^^ 이 책도 소문 자자하던데 역시 다락방님 페이퍼가 지름신 하강에는 최고에요.

다락방 2013-11-14 08:54   좋아요 0 | URL
저도 베트남쌀국수 먹고 싶어서, 생각하면서 페이퍼 썼다가, 결국 이 날 쌀국수를 먹지 않았겠습니까. 하핫.
 
페코로스, 어머니 만나러 갑니다 페코로스 시리즈 1
오카노 유이치 지음, 양윤옥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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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은 책 광고는 책 자체의 내용이다. 그 책이 좋은 책이라면 소문은 저절로 난다. 자비로 출판한 이 책이 결국 이곳에도 번역되어 나온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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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사일럼
데이비드 맥켄지 감독, 이안 맥켈런 외 출연 / 엔터원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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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어떤 사랑은 이토록 치명적인 독이 될까. 왜 누군가에게 빠져드는 게 이토록 위험해야만 하는걸까. 왜 해피엔딩은 남의 이야기이기만 한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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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꼬 2013-11-08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브리핑에서 '어사일럼'이라는 제목만 보고는 사자성어인 줄 알았어요.


..............(죄송합니다, 진지한 이야기에... 그렇지만 저도 진짜예요...)

다락방 2013-11-11 16:45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그럴수도 있는거구나. 저는 그렇게는 생각을 안해봐서. ㅋㅋㅋㅋㅋ

자작나무 2013-11-09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19세가 안되서 볼 수가 없는걸요 ㅠ

다락방 2013-11-11 16:46   좋아요 0 | URL
아이쿠야, 안타깝네요! ㅎㅎ

moonnight 2013-11-10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이런 영화도 있군요. 맥캘런 경이 출연하는군요. 찾아봐야겠어요. +_+;

다락방 2013-11-11 16:48   좋아요 0 | URL
오래전의 영화에요, 문나잇님. 생각보다 괜찮아서 놀랐습니다. 하핫

단발머리 2013-11-12 0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ㅎㅎ 저는 어사일럼을 보고도 아무 생각이 없었지만서도,
일단 19세 넘었으니까, 함 읽어볼까요?

다락방 2013-11-12 09:38   좋아요 0 | URL
영화에요, 단발머리님. 영화.
별로 안야해......orz

단발머리 2013-11-14 07:30   좋아요 0 | URL
나란 사람, 어째..... T.T
케빈에 이어 한 껀 더......

자작나무 2013-11-13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사일럼은 사원이라는 뜻이구요, 20세기 초까지 정신병원을 지칭하는 말이기도 했죠. 예전엔 사원에서 정신병 치료를 했거든요.

다락방 2013-11-13 11:10   좋아요 0 | URL
네. 저도 영화보고 찾아봤었거든요. 단어의 뜻이요. 그런데 자작나무님은 아는 게 되게 많으시네요. 어사일럼 단어의 뜻도 아시고!!
 

우리는 그와 헤어진 후 요기를 하러 새거모어 요트 정박장으로 갔다. 잡화상과 우편엽서 가게가 나란한 작은 항만이었다. 화창한 날씨에, 강렬한 색의 풍경과 거대한 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거의 닿을 정도로 물가에 인접한 색색의 작은 집들이 잘 손질된 작은 정원과 함께 눈에 띄었다. 우리는 말뚝을 박아 바닷물 위로 테라스를 만들어놓은 식당으로 들어가 스테이크와 맥주를 주문했다. (2권, p.163)

















뭘 준다고 했더라, 여튼 뭘 준다고 해서 이 책의 1권을 사두고 있었다. 근데 뭐였지?... 여튼 1권 읽으며 2권을 살지말지 결정하자, 라고 생각하며 시작했는데, 와- 엄청 빨려들어가는거다. 재미있고 뒷 이야기가 궁금해 빨리 책장을 넘기고 싶어지는거다. 마구 속도가 붙고. 나는 마음이 급해져서 1권의 절반도 채 읽지 않았을 때 당일 배송으로 2권을 주문했다. 


이 책은 재미있다. 팍팍팍팍 책장이 잘도 넘어간다. '조정래'의 <정글만리>도 그랬고, '스콧 스미스'의 <폐허>도 재미있게 팍팍팍팍 넘어갔다. 그러나 이 책,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을 포함해서 이들 모두를 내가 사랑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누가 물으면 재미있다고 답할것이고, 재미있는 책을 추천해달라면 이 책들을 추천해주기도 하겠지만, 누가 그 작품들을 사랑하느냐고 묻는다면 고민없이 '아니' 라고 말할 것이다. 내가 그 작품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대단한 사건'이 필요한 게 아니라, '허를 찌르는 반전'이 있는게 아니라, '엄청난 속도감'이 있는게 아니라,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우아한 문장' 이 필요하다. '줌파 라히리'의 소설에서처럼 대단한 사건은 없어도, 그 인물이 되어 그 감정을 느껴볼 수있게 하는게 내게는 더 중요하다. 나는 그런 작품들을 사랑할 수 있었다. 나는 '그들의 이야기'를 보기 보다는 '나였다면' 할 수 있는게 더 중요하다. 아, 그런데 내가 뭘 사랑하는지 얘기하려고 한 게 아니니까 이쯤하고.


위의 인용한 문장을 보며 나름대로 그 풍경을 상상하다가, 너무 좋아서 자지러질뻔 했다. 요트정박장과, 우편엽서 가게를 떠올려보니 너무 좋은거다. 현 빈같은 남자랑 손을 잡고 요트정박장 앞에 멈추어 한껏 요트와 바다를 바라보다가 우편엽서 가게로 들어가 엽서 몇 장을 고르는거다. 이거 좋지? 이건 어때? 이거 살까? 그리고는 레스토랑으로 들어가 스테이크와 와인을 주문하고...홍홍홍. 완전 좋아. 나는 이곳의 풍경이 내가 생각하는 그대로인지 궁금해져서, 새거모어 항만이 있는 뉴잉글랜드의 이미지를 검색해봤다.





밑에 사진은 출처를 모르겠고, 위에 사진은 출처가 써있는데, 저기에 써있는 대로라면, 뉴잉글랜드는 '대서양에 면한 미국에서 제일 작은 주' 란다. 아..좋다. 내가 떠올린 풍경은 위의 사진에 더 가깝다. 레스토랑에 들어가 스테이크를 주문하고, 천천히 꼭꼭 씹어 육즙을 느끼고, 그것을 와인으로 삼키고...아 쓰읍. 침나온다. 굉장히 행복한 그림이 떠올라서, 내가 살면서 언젠가는, 기필코, 꼭 한 번은, 단 며칠이라도 뉴잉글랜드에 가보겠다고 결심했다. 새거모어 항만으로 가서 레스토랑에 들어가야지. 불끈!




"내 조카 중에 보스턴에 사는 애가 있는데, 금융 쪽 일을 하지. 매달 엄청난 돈을 벌고, 결혼을 해서 자식도 셋이고, 아름다운 아내와 멋진 차가 있고, 이를테면 이상적인 삶이었어. 그런데 그애가 어느 날  자기 아내에게 떠나겠다고 선언한 거야. 사랑을 찾았다고, 강연회에서 만난 딸 또래의 하버드 대학생과 사랑에 빠졌다고 말이야. 다들 정신이 나갔느냐고 펄쩍 뛰었지. 청춘에 대한 회한으로 이성을 잃었다고. 하지만 난 그냥 사랑을 찾은 거라고 생각해. 사람들은 보통 서로 사랑한다고 생각하면 결혼을 하잖아. 그런데 어느 날 뜻하지 않은 사랑이 언제 왔는지도 모르게 찾아오고, 그렇게 진짜 사랑을 만나게 되지. 주위에서는 욕을 하고 난리가 나고 말이야. 수소가 공기와 섞이는 순간처럼, 엄청난 폭발이 일어나면서 모두 휩쓸려 가지. 30년의 결혼 생활이 한순간 날아가버리는 거야. 거대한 분뇨 정화조가 끓어오르다가 폭발해 주위 사람들한테 오물을 튀기듯이 말이야. 사십대의 위기, 중년에 찾아오는 육신의 유혹이라는 건 결국 사랑의 중요성을 너무 늦게 깨닫는 사람들, 그로 인해 삶이 완전히 뒤집어지는 사람들 얘기인 거야." (2권, p.190)



오래전에. 짧은 연애가 끝났을 때, 나는 그를 사랑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슬펐다. 다시는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이 나타날 것 같지 않아서, 내 삶에 사랑이 이게 마지막일 것 같아서. 그 연애 전에도 그랬다. 이제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을거야. 그 생각이 차오르면, 그게 슬펐다. 그러나 그 뒤로도 나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하거나 내가 사랑을 느끼는 사람들은 나타났고, 그 뒤로도 연애는 이어졌고 헤어짐은 반복됐다. 이제는 앞으로 내 남은 삶에 얼마나 다른 남자가 나타나고, 얼마나 다양한 사랑의 감정을 경험하게 될까를 기대하게 되고, 그것 때문에 설렌다. 정착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사랑은 한가지 종류가 아니고, 상대가 바뀔때마다 그 사랑의 빛깔도 달랐다. 아직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사랑들이 많다고 생각하면, 나는 어느 남자도 놓치고 싶지 않아지는거다. 그 다양한 남자들을 만나서 숱하게 사랑 고백을 주고받고, 또 내가 그들에게 미칠듯한 사랑을 느껴 뒤로 넘어가고도 싶다. 그러다 어느 순간에는, 어느 날에는, 그게 당장 내일이든 일흔넷이 되었을 때건간에, '엄청난 폭발' 이라고 느껴지는 사랑이 찾아올지도 모른다. 내가 그 때 그 순간, 어디서 무엇을 하고있건간에, 모든걸 뒤로 내팽개치고 그 사랑을 선택할지도 모른다. 주변 누군가가 뜯어말릴지도 모르고, 손가락질 당할지도 모르는 상황도, 다 감당하며 그 폭발속으로 걸어들어갈지도 모른다. 이건, 진짜 아무도 모르는 일이니까. 만약 내가 그 때 결혼이라는 사회적 제도로 묶여있다면?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가정을 지키고 내 사랑을 포기하겠다'고 감히 단언할 수가 없다. 만약 그게 진짜, 진짜, 진짜 사랑을 찾은거면 어떡해. 그런데 어떻게 이를 악물고 남편 옆에 있기로 할 수 있느냐고. 아이까지 낳은 상황이라면 결정은 더 힘들어지겠지만, 나는 내가 어떻게 할지, 어떤 결정을 내릴 지, 지금은 정말이지 확실하게 말할 수가 없다. 


쉽게 예로 들자면, 안젤리나 졸리와 브래드 피트가 그렇다.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가 연인이 되었다고 했을 때, 우아- 만날 사람들이 만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브래드 피트는 결혼한 상태였고, 졸리를 만나면서 이혼해야 했다. 그 이혼은 그의 아내에게 상처를 주었을 게 분명하다. 그리고 가족들에게도. 졸리의 가족 역시 마찬가지. 가정이 있는 남자를 사랑했다는 사실 때문에 속상했을런지도 모른다. 그러나 피트와 졸리가 서로 '사랑을 찾은'거라면, 거기다대고, 바람을 핀 나쁜놈이라고 무조건 욕하기가 너무 어려운 게 아닌가 싶어지는거다. 그래도 되나. 세상에 많은 사람들이 남편과 아내에 대한 의무를 저버리지 않고 살기 때문에, 이를 악물고 가정을 지키고 살고 있기 때문에, 그래서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대해서 쉽게 비난해도 될까. 나는 이걸 잘 모르겠는거다. 물론 가정을 저버리는 사람들이 저마다 '사랑을 찾았다'는 이유로 가버리는 건 아니니까, 대부분은 순간적인 욕망이나 욕심 때문이니까, 그렇기 때문에 외도는 나쁜짓이 되어버리긴 하지만, 그래도 어떤이들은, 정말 어떤이들은,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사랑을 맞닥뜨린 게 아닐까. 아, 이런게 사랑이구나, 이게 사랑이야, 하는걸 너무 늦게 알아버렸다면. 그러면 어떡해. 할 수 없지 우리는 이어질 수 없는 운명이야, 이렇게 늦게 만나면 안되는 거였어, 하고 뒤돌아 가야하나. 아, 젠장. 뭘 어째야하는거야!!




가족 때문에 너무 많은 것들을 포기하며 살아가는 게 아닌가 싶어, 언젠가 나는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 젊은 남자랑 바람도 피고 연애도 하고 그러면서 살어. 뭐라고 안그럴게. 엄마도 새로운 남자가 있고 새로운 사랑이 있다는 걸 알아야지. 많은 남자를 만나봐야 할 거 아냐. 그러자 엄마가 내게 말했다.


미친소리 하지말고 너나 잘해.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그러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도 남자 없었는데 엄마한테 남자 생기라고 그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말해놓고 웃겨서 웃었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니. 사랑이 도대체 뭐니. 사랑이 뭘까. 모든일의 이유가 되고 변명이 되기도 하며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쑤셔놓기도 하는, 대체 그 사랑이 뭘까.



"사실 전 별로 소심하지 않은 편인데, 이상하게 제니만 보면 말문이 막혀요. 왜 이러는지 저도 ‥‥‥"

"사랑이지."

"그럴까요?"

"그럼."

"제니는 너무 멋져요. 부드럽고, 똑똑하고, 아름답죠! 이런 얘기까지 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전 이따금 제니를 보려고 일부러 클락스 앞을 지나가요. 그냥 보기만 하죠‥‥‥ 제니를 보고 있으면 심장이 터질 것 같아요. 숨이 막혀 죽을 것 같아요. 사랑인 거죠?"

"그렇다니까." (1권, p.337)



심장이 터질 것 같고, 숨이 막혀 죽을 것 같으면 어떡해야할까. 그 사랑을 드러내고 숨통을 트이게 해줘야 하는 게 아닐까.



"그럴 때면 차에서 내려 클락스에 들어가서 인사를 건네고 싶고, 혹시 일 끝나고 같이 극장에 가지 않겠느냐고 물어보고 싶어요. 하지만 용기가 안 나요. 이것도 사랑일까요?"

"아니, 그건 바보라서 그래. 그런 식으로 했다간 사랑하는 여자를 놓쳐버리지. 소심하게 굴면 안 돼. 넌 젊고 잘생겼고 능력도 뛰어나잖아." (1권, p.337)



나는 많은 순간 바보였고, 바보가 아닌 용기를 택했을 때 절망을 맛보았던 적이 있다. 그것은 내 인생의 쓰라린 실패로 기억되는데, 그러니 나는 어쩌면 앞으로도 몇 번이고 또 바보가 될런지도 모른다. 어쩌면 나는, 뒤늦게 '이거구나!' 하는게 찾아왔을 때도, 바보가 되어 바이, 사요나라~ 할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 주고 싶지 않아서 내 자신을 찔러댈지도 모른다.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래도, 사랑이 오지 않는 것보다는 오는 게 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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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와 2013-11-07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타인을 손가락질하고 비난하는거 참 쉽죠.
예전엔 가정을 버리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었어요. 내가 뭐라고.
똑같은 고민을 해봤어요. 다른 사람이 생겼는데 하필 그 사람이 내가 기다려온 바로 '그'사람이였을때, 끝까지 가정을 지켜야 하는건지 마음이 가는대로 해야 하는건지. 어느쪽으로든 선택을 하겠지만 제3자가 그 선택을 옳다 그르다 판단하는건 잘못된거죠.
무튼 아직도 모르겠어요. 지켜야 하는건지, 마음가는대로 해야하는 건지.


현빈같은 남자랑 같이 있다면 마산앞바다 어시장이라도 좋겠수..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3-11-07 12:20   좋아요 0 | URL
마산앞바다 어시장 ㅋㅋㅋㅋㅋㅋㅋㅋ 빵터졌음. 광어회 먹고 싶네요. 크- 차디찬 소주랑 먹으면 정말 좋겠다.
그러게 현빈같은 남자라면 어디든 안좋겠습니까!! ㅎㅎ

아무개 2013-11-07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 젊을 적에 죽을것 같은 싸랑 한번 하고 나면
나머지는 다 고만고만해서
어차피 어떤 놈이랑 살아도 그게 그거인 삶이란 생각이 들꺼고
손해보고 산다는 생각은 안해도 되겠지만......

그래도 그러다가도 심장이 터질것 같은 사람을 늙으막에라도 만난다면
쫒아가야죠 ㅎㅎㅎㅎ

다락방 2013-11-08 08:53   좋아요 0 | URL
저는 곰곰 생각해보니 제가 그 사람을 따라서 여정을 함께할 것 같진 않아요. 아마 저는 정말 사랑하는, 가슴 뜨거워지는 사람이라면 소울메이트로 지내면서 옆에 둘듯. 헤어지기 싫으니까요. 하하하하. 모르죠 뭐. 성적 매력이 폭발해서 소울메이트는 얼어죽을, 하면서 매일 붙어 있을지도. ( ")

아주아주 늙어서까지도 사랑하며 살았으면 좋겠어요. 헤헷
말씀하신대로, 결국 다 그놈이 그놈이지만 말이죠.

단발머리 2013-11-07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 이 페이퍼 진짜 좋아요. 진짜 사랑이란 뭘까요? 사랑이란 건..... 참....

사실 저도 생각 바뀐지 얼마 안 됐는데요 (웬, 커밍아웃?) 뒤늦게 사랑을 찾아서 사랑을 지키겠다는 사람들을 욕할 수만은 없더라구요. 가정을 깬다는 점에서, 아이들에게 무한상처를 준다는 점에서 일단, 욕은 좀 먹어야겠구요.
하지만, 어떻게요. 찾았는데요. 사랑을요.
인제서야 눈이 떠졌는데 어떡해요? 사랑을 잡아야지요. (엥? 잡아?)

근데.... 어떤 사람과 느끼는 사랑이라는 것도. 사람들이 그렇게 중요하다는 느낌, 감정, 이런 것들도 사실 그렇게 오래가는 거 아니잖아요. 그 사람하고도 언젠가는, 짧게는 3개월, 길게 3년 안에는 시들해지는 거잖아요. 그 때, 또! 아, 이 사람이이야! 하면 또 그건 아닌거 같구요.

결론은 나두 잘 모르겠다는건데.
그래서, 결혼 앞둔 후배들에겐 얘기하죠.
죽도록 좋은 사람, 없으면 안 되겠는 사람하고 결혼해. 그래두 맨날 싸워.

참고로 전 싸우진 않습니다^^ 이게 뭐죠?

다락방 2013-11-08 08:57   좋아요 0 | URL
나는 내 사랑과 감정을 희생해서 이 가족을 지키는데 너는 그러면 안되는거 아니냐, 왜 못하냐, 하며 비난의 눈빛과 손길은 무서운 것 같아요. 더 커지고요. 자신은 포기했으니 말이죠. 우리에게 필요한 건 '나는 못했는데 너는 왜그래' 라는 속상함이 아니라, 내가 저걸 포기한 대신 이걸 꽉 쥐었지, 하는 수긍과 확신일 것 같아요.

뭐 이렇게 말하지만 사실, 저도 잘 못할 것 같긴해요. 이런 문제 말고 여러가지 문제들에 있어서 말이지요. 어휴.

아마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또 다른 생각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제가 뭘 어떻게 결정할지도 모르겠을 뿐더러 앞으로도 모를것 같아요. (이게 뭔 말인지, 원..)

자작나무 2013-11-08 0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로스는 내 안에 결핍된 것에 대한 갈구지요.
상대방을 원하는 것 같지만 결국은 내 안의 무언가를 상대방에게 투영하고, 그것을 충족시키고자 하지만, 대부분은 실패하는 것.
심장이 터질 듯한 느낌이 괴로우면서도 그것을 다시 느끼고 싶어하는 건 그것이 젊었던 옛날을 상기시켜주기 때문일 거예요.

다락방 2013-11-08 09:00   좋아요 0 | URL
자작나무님의 이 댓글은 뭐랄까...좀 추상적이에요. 현실적으로 확 손에 잡히는 게 아니라 보이지 않고 잡히지 않는 어떤 개념에 대한 뭐 그런거요.

'젊었던 옛날' 이라니. 하윽- 네, 벌써 그런걸 떠올릴 때가 되어버렸나보네요.

자작나무 2013-11-08 10:33   좋아요 0 | URL
맞아요 내가 락방 님의 글을 좋아하는 이유는 내 안에 결핍된 현실감과 생동감 때문이지요~

네꼬 2013-11-08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니 너무 쿨싴 ㅋㅋㅋㅋ
사랑이라고 하면 언제나 뜨거운 여자 다락님. 나는 그래서 다락님이 좋아요. (너무 단순한가!)

다락방 2013-11-11 17:08   좋아요 0 | URL
울 어머니 쿨싴? ㅋㅋㅋㅋㅋ
나는 요즘 네꼬님이 리뷰를 올려줘서 너무 좋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