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산타 로사 - 100g, 홀빈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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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에는 커피메이커가 있고, 매일 보쓰는 이 커피메이커를 통해 내린 블루마운틴을 마신다. 보쓰가 마시는 특별한 브렌드, 꼭 그 커피만 마시는데, 그 커피를 내리노라면 사무실에 향이 가득 퍼지고 그 때마다 기분이 좋아진다. 나도 아주 오래, 그리고 아주 많이 그 커피를 마시곤 했다.


드립백은 내 성격에 안맞으니, 그렇다면 원두를 핸드드립분쇄로 사서 저 커피메이커에 내려마시자, 하고는 <콜롬비아 산타 로사>를 주문했다. 처음에 내리면서는 향에서 산미가 확 느껴져서 동료 직원과 함께, '역시 커피향은 보쓰가 마시는 게 최고야' 했더랬다. 그리고 마셔보니, 맛도 그랬다. 보쓰가 마시는 커피, 그러니까 내가 십년이상을 마셔온 그 커피는 산미가 전혀 없는데, 콜롬비아 산타 로사는 산미, 산미가 강하다... 커피맛을 잘 모르는 나는 그 커피가 쓴지 아닌지, 진한지 아닌지, 신지 아닌지 정도는 알 수 있단 말야? 마침 막 배송되어 왔던 지난 주 금요일에 타부서의 동료에게 이 원두 사진을 보내주며, '이거 왔는데 한 잔 내려줄까' 했더니 좋다면서 자신의 머그컵을 가지고 올라왔다. 사무실에는 콜로비아 산타 로사 향이, 내가 두 번이나 연달아 내리는 바람에 매우 강했다.



오늘 출근해서 보쓰의 커피를 먼저 내리고 그 후에 내 커피를 내렸다. 당연히 새로운 종이 필터에다 했지. 그런데 와, 이 산미가 느껴지는 향이, 어느게 더 향이 좋냐고 물어본다면 사실 다수가 '블루마운틴'을 선택할 것 같은데, 그런데 이 콜롬비아 산타 로사 향이 너무 좋은 거다. '시다' 라는 향이 확 느껴지는데 더 따뜻한 느낌이랄까. 이 커피가 내려지고 사무실에 향이 퍼지면서, 아 나는 어쩌면 이 신맛에 그리고 신향에 이제 익숙해질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그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그래서!!!


다른 원두를 좀전에 또 주문했다. 나의 3개월간 알라딘 순수총구매액은 39만원에 육박하고 있고, 오늘 주문하여 아마 더 커지겠지만, 뭐 어떠랴.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이 신맛이 느껴지는 커피향(향에는 산미를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산향?)이 익숙해지는 느낌이 너무 좋아서 기분도 좋아졌다. 히히히히. 커피는 맛보다 향인가보다, 했다. 커피는 정말이지 향이 다 하는 것 같아. 아하하하하하하하. 너무 좋다! 게다가 커피 메이커가 내려주니 세상 편한것이야. 나는 그저 물과 간원두만 넣어주면 끝.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너무 좋아.

이렇게 가다간 나는 커피 전문가가 될지도 모르겠어?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사진은 커피 내린 오늘 아침. 사진엔 없지만 에이스랑 같이 먹었는데 너무 맛있다. 아마도 그건..에이스가 맛있어서?


이 리뷰를 오전 08:15에 작성완료했는데 지금 알았다. 비공개로 써놨다는 걸 ㅠㅠ

밥통.. 바부팅..



(feat. 정원 있는 나의 사무실, 알라딘 커피, 알라딘 머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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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행열반인 2020-03-16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드립 내리다 성질 나빠질 거 같아서 (맛도 오락가락 시간은 오래 걸리고) 커피메이커 하나 질러 말아 하고 있습니다.

다락방 2020-03-16 11:43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처럼 핸드 드립 내리면서 차분해지는 대신 성질 나빠질 것 같다면, 커피메이커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0-03-16 11:52   좋아요 0 | URL
커피메이커 커피 맛을 한 번 보고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겠습니다 ㅎㅎㅎ

2020-03-22 19: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0-03-22 15:11   좋아요 0 | URL
제가 저걸 언제 무얼 사고 얻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보나님, 구하실 수는 있습니다. 아래 링크 들어가보세요~

https://www.aladin.co.kr/shop/wbrowse.aspx?CID=144461&BrowseTarget=List&ViewType=Detail&SortOrder=2

2020-03-22 19: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0-03-22 19:07   좋아요 0 | URL
앗 저도 제가 보낸 링크에서는 저거 똑같은 걸 보지는 못했어요. ㅜㅜ
제 생각에도 알라딘에 연락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을 것 같은데요.. 알라딘에 연락한다고 구해질지도 잘 모르겠지만요. ㅠㅠ

2020-03-22 19: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3-22 19: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3-22 19: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0-03-22 19:30   좋아요 0 | URL
네 비댓으로 돌리셔도 됩니다~~

bona 2020-03-22 1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감사합니다! 그럼 남은 저녁도 편안하게 지내세요^^

다락방 2020-03-22 19:36   좋아요 0 | URL
주말이 가는 건 언제나 너무 아쉬워요 ㅠㅠ 보나님도 남은 주말 밤, 잘 보내세요!
 
뱀파이어 헌터, 에이브러햄 링컨
세스 그레이엄 스미스 지음, 양병찬 옮김 / 조윤커뮤니케이션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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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사실들을 가져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진실이란 말인가 혼란스러워 하며 재미있게 읽었다.
(그래도 뱀파이어는.. 없는거 맞죠?)
그렇지만 너무 길었다. 나중엔 언제 끝나나 했네.
영화로 만들어져 2012년 개봉했다던데 찾아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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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뱀파이어 헌터 후속작은 언제나..
    from 퀸의 정원 2020-03-16 14:25 
    다락방님이 뱀파이어 헌터를 재미있게 읽으셨다는 글을 남기셨더군요.저도 이 책을 재미있게 읽고 리뷰를 쓴 기억이 나서 마이리뷰를 뒤져보니 2010년에 간행된 책이더군요. 2010년에 나온 책이라 절판(웬만한 장르 소설의 경우 평균 5년안에 늦어도 10년이면 완전 절판)이기에 뱀파이어 헌터 역시 절판되었을 거라고 예상했는데 의외로 아직까지 팔리고 있습니다.솔직히 뱀파이어 헌터란 작품이 나온지 10년이 되었고 영화 역시 오래전에 나왔기에 현재 잘 팔릴것 같
 
 
카스피 2020-03-16 0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리뷰 쓴 기억이 나는데 재미었더군요.후속편도 나온것 같은데 국내에 번역되었는지 잘 모르겠네요.소설은 긴 편인데 영화는 2시간 남짓이라 영화만 봐도 책 줄거리는 단박에 알수 있지요.전 영화도 재미있게 본 기억이 나네요^3^

다락방 2020-03-16 09:08   좋아요 0 | URL
영화 넷플릭스엔 없는데 네이버엔 있네요. 네이버에서 다운 받아 봐야겠어요.
소설은 재미있긴한데 지나치게 긴 느낌이에요. 좀 쳐냈어도 좋았을듯요.

카스피 2020-03-16 13:30   좋아요 0 | URL
오래전 영화롸 가끔씩 케이블 방송에서 방영하는 것을 본 기억이 나네요^3^

비연 2020-03-16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게 영화로도 나와 있군요!

다락방 2020-03-16 13:39   좋아요 0 | URL
저 네이버에서 다운받아 30분정도 봤어요. ㅎㅎ
저도 도끼 잘 휘두르면서 살고 싶어요..
 















이 책을 읽는 일은 곀코 쉬운 일이 아니다. 3월의 도서인 이 책에 대해 3월 중순이 다 된 지금까지 올라온 글이 거의 없다는 것이, 아마도 이 책 읽는게 쉽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는 게 아닐까. 

그간 여성주의 책 함께읽기를 하면서 가부장제,자본주의,노동에 대한 책들을 읽어왔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이 책은 서문을 읽다가 던져버렸을 것 같다. 그렇다. 서문. 이 책의 서문은 단지 서문으로 끝나지 않는다. 서문 뒤에 서문 뒤에 서문...

서문이었다가 서문이었다가 서문일 것이었다가...



한국어판 서문 5

개정판 서문 16

초판 서문37



이렇다니까? 

서문이었다가 서문이었다가 서문일 것이었다가...


그래서일까. 서문을 다 읽고나면 그 다음부터는 좀 진도가 나가기는 한다. 왜냐하면 이제 서문이 없으니까... (아무말)




이 책을 열심히 읽고 있었다. 무지개색연필로 밑줄 그으면서 북마크를 붙여가면서 읽고 있었다. 이따가 <하이에나> 볼 때까지 읽어야지, 하고 독서대에 책 똭- 두고 읽고 있었는데, 아, 암소 때문에..암소 때문에 나는 나의 맥북을 열었다.


'마리아 미즈'는 이 책을 통해 사냥을 해서 남자들이 중요한 식량을 공급했기 때문에 인류가 유지되어 올 수 있었고 그가 힘을 가지게 되었다, 는건 말짱 거짓말이라고 얘기한다. 실질적으로 식량 공급은 대체적으로 여자가 해왔고, 그걸 먹고 날을 잡아서 사냥을 가 고기를 잡는 것이 남자들이 한 일이라는 것. 그러나 그런 그들이 여자들을 종속적으로 부릴 수 있고 권위를 가질 수 있게 된 건, 그들이 사냥을 위해 만들어냈던 '도구', 다름아닌 '무기'에 잇었다. 동물을 죽일 수 있었던 그 도구들-활과 화살-은 인간을 향한 것일 수도 있었다는 것. 그동안 여성들이 채집을 위해 만들었던 도구, 식량을 보관하기 위해 만들었던 도구-바구니- 같은 것들이 아닌, '파괴'만을 위한 도구. 그것은 인간으로도 향해질 수 있었기 때문에 힘을 가질 수 있었다는 것.

그에 관련된 연구나 글을 인용하면서 얘기해주고 있는데, 나는 '목축민들'에 대한 부분을 읽게 된다.




목축민은 황소 한 마리가 여러 마리의 암소를 임신시킬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고, 이는 약한 동물들을 거세하고 없애는 것으로 귀결되기도 했다. 그리고 유력한 황소 한 마리가 남아, 목축유목민이 생각하기에 암소를 임신시키기에 가장 적합한 기간에 이용되었다. 암컷들은 성적 강제의 대상이 되었다. 이는 야생의 자유로운 섹슈얼리티가 강제적으로 경제의 대상이 되었음을 의미한다. 강제적 경제는 무리의 수를 증가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사육되는 경제이다. 암컷의 무리를 만들고, 여성을 납치 강간하고, 부계를 따라 후손과 상속이 이어지도록 가부장제를 수립한 것은 이런 새로운 생산양식의 일부라고 할 만하다. 여성 또한 같은 경제적 논리의 대상이 되었고, 움직이는 재산의 일부가 되었다. 여성은 가축이 되었다. (p.156)

매 문장이 슬프다. 모든 문장이 슬퍼. 모든 문장이 아프고 슬프다. 여성이 가축이 되어버린 게 슬프고, 그 슬픔 유래를 꺼내기 위해 가져온 동물이 하필 암소라니, 나는 어제 본 영하 <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가 자연스레 떠올랐다.

















영화의 주인공은 '엘리자베스 베넷'과 '다아시'로 '제인 오스틴'의 원작 [오만과 편견]을 그대로 가져왔다. 엘리자베스가 다아시를 만나 처음 오해하던 것 나중에 사랑하는 것등 기본적인 스토리는 그대로 가져왔는데, 배경에 좀비가 있다. 여기서 흥미로운 건, 엘리자베스네 다섯 자매들이 이 좀비를 없애는 전사로 자랐다는 거다. 엘리자베스의 아버지는 이 자매를 중국으로 보내 무술을 배우게 했고, 그래서 엘리자베스는 중국어로 손자병법을 읽을 수 있다. 그들은 예쁘게 차려 입은 드레스 안에 무기를 숨기고 있고, 그 작은 무기들이 아니라 큰 칼도 그리고 도끼도(!) 다룰 수 있다. 맨몸으로 싸우는 건 기본중의 기본이고!


이런 엘리자베스네 가족은 자매들뿐, 남자 형제가 없다. 엘리자베스의 아버지는 그 시대적 풍습에 따라, 자신의 재산을 어떻게든 남자에게 물려주어야 해서 먼 친척 남자를 불러들이고, 딸들에게는 한 푼도 돌아가질 않는다. 이 얼마나 빡치는 일인가. 그래서 딸들중의 한 명은, 이 재산을 빼앗기지 않으려면 그 친척 남자와 결혼해야 해..정말이지 대환장할 일이다. 친척남자는 여기에 자주 찾아왔던 것도 아닌데, 남자라는 이유로 재산을 물려받는 것... 환장 환장 대환장..


이런 엘리자베스의 어머니는 딸들을 모두 부잣집으로 시집보내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 어머니를 돈만 아는 사람이라고 욕할 수가 없는 배경에는 바로 이런 게 있는 거다. 딸들이 스스로 돈을 벌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든 그 집 남자의 재산에 기대야 하는데, 엘리자베스가 '사랑 없는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하는게, 그래서 어머니가 보기에는 속상한거다. 그러면 너 어쩌려고 그러냐, 너가 아버지랑 살다가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그러면 그 다음은? 정말이지 답이 없는 것이다.



아직 자매들이 모두 신랑감을 찾지 못했는데 마을에서 파티가 열리고, 거기에 돈많은 귀족 집안의 자제가 참석한다는 소식을 듣게된 엘리자베스의 어머니는 딸들을 준비시킨다. 너희들중 누군가라도 그 사람 눈에 띄어야 해, 그래서 시집 가야해, 부잣집, 부잣집으로 시집가야 해! 

이때 엘리자베스가 자신은 그런 파티에 가고 싶지 않다며, 이렇게 얘기한다.




<싫어요, 경매장 어린 암소처럼 행진하기 싫어요.>



그렇다. 엘리자베스는 무도회에 참가하여 남자의 눈에 띄기를 기다리는 것이 가축이나 다를 바 없는 것임을 알고 잇었다. 그리고 그걸 거부한다. 아니, 나는 암소처럼 행진하기 싫어. 아, 암소란 무엇인가.



영화는 무척 재미있다. 좀비가 나온다고 해서 너무 쫄았는데, 사실 좀비가 무섭게 등장하는 일은 별로 없고, 좀비를 없애는 엘리자베스와 자매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마지막에 다아시를 구해주면서 엘리자베스가 좀비의 머리에 도끼를 찍는 건 정말 좋았다. 여자들이여, 도끼를 휘두르자!!


엘리자베스는 책을 읽고 검투 훈련을 하는 사람. 처음 그녀가 청혼을 받았던 남자를 거부한 건 그 남자를 사랑하지 않아서이기도 하지만, 그 남자가 '나랑 결혼하는 조건으로 검투 훈련은 하지 말아줘' 라고 했기 때문이다. 웃기고 있네 진짜. 내가 이 영화를 보면서 느낀게, 여자들은 어릴 때부터 검투 훈련을 비롯한 모든 스포츠를 해야 한다는 거다. 호신술을 물론이고 겨루기를 위한 운동까지도. 내 신체가 단단하고 내가 싸움의 기술을 제대로 알게 된다면 두려움이 없어지니까. 영화속에서 엘라자베스도 '위협을 당할수록 더 용감해진다'고 스스로를 밝히는데, 내가 싸움의 기술을 알고 강해지는 건 그만큼 세상을 살아가는 데 더 유리한 지점이 되는 것 같은 거다. 내가 힘이 세고, 내가 공격하는 방법 그리고 방어하는 방법을 안다면, 남자들의 그 숱한 폭력으로부터 우리는 스스로를 지킬 수 있을 뿐더러 반격할 수도 있을테니까. 그런 반격과 방어앞에 폭력은 더 줄어들 수 있지 않을까. 얌전했던 어린 시절이, 얌전을 강요받던 어린 시절이 너무 원통하다.... 여자들이여, 싸움의 기술을 익히자!

영화속에서 엘리자베스(릴리 제임스)가 훈련을 하고 또 다아시랑 결투를 하는 것도 너무 좋았다. 아주 재미있는 영화였다.




그리고 계속 암소, 암소로 돌아가자. 나는 어쨌든 잘못 없는 암소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으니까. 암소.





사춘기 시절 이야기를 하시니까 재미있는 일화가 하나 생각나는데요. 베블런이 10대 중반 농장에서 자라던 시절에 동네 친구인 여자아이와 함께 소떼를 돌보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때 황소 한 마리와 암소 한 마리가 갑자기 격렬한 사랑을 나누는 광경을 보고 마음이 뜨거워졌나 봅니다. 그래서 옆에 있던 동네 여자친구에게 ˝저걸 보니 한번 해보고 싶어지지 않니?˝라고 물었다고 합니다. 그랬더니 여자친구가 ˝하고 싶으면 해. 저거 너희 집 소잖아.˝ 라고 대답했다고 하네요. 이게 좌절이라면 좌절인데, 이런 실패를 겪으면서 후에 반성하고 분발해서 여성편력을 쌓아가지 않았나 싶기도 해요. (소스타인 베블런, p,340)






베블런... 암소, 하면 나는 이제 베블런이 생각나버려. 죄송합니다..


아무튼 저때, 남자는 황소와 암소를 보고 '한 번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그 때, 그 자리에 같이 있으면서 같은 광경을 목격했던 여자아이는 암소가 되기를 거부한다. '하고 싶으면 해, 저거 너희 집 소잖아.' 너가 하고 싶으면 소랑 해(암소야, 미안. 암소에게 잘못은 없단다), 나를 소처럼 취급하지 말고. 이때도 이 여자아이는 암소 되기를 거부했다. 가축이 되기를 거부하기는 그러니까 아주 오래전부터 여자들이 해오고 있었던 거다. 여자들은 알고 있었던 거다. 남자들이 여자를 가축 취급 하고 있다는 것을, 어떻게든 가축화 하려 한다는 것을. 그래서 얘기한다. 아니, 암소처럼 되진 않을 거야. 나는 가축이 되기를 거부한다. 여자들은 가축이 되기를 거부한다.



가내경제에서 사냥은 남성에게 경제활동이라기보다는 스포츠이자 정치활동 이었다. 이런 원정들에서 남성은 고립되어 채집활동을 하던 다른 부족민의 여성이나 어린이를 납치하기도 했다. (p.158)



가축이 되기를 거부했던 여성들을 떠올리며, 나는 다시 책 읽으러 간다. 

주말 진짜 너무 좋아. 

좀이따 와인 마시면서 티비봐야지. 흐흣.



무기를 통해 이루어지는 대상-관계는 기본적으로 약탈적이며 착취적이다. 사냥꾼은 생명을 전유하지만, 생명을 생산하지는 못한다. 이는 적대적이며, 상호작용이 안 되는 관계이다. - P154

첫 번째 형태의 사유재산은 가축이나 식량이 아니라 납치된 여성 노예라고 추정할 수 있다. - P155

도구가 없다면, 남자man는 사람MAN이 아니다. - P144

새로운 생명의 생산자로서 여성은 첫 번째 자급적 생산자가 되고, 첫 번째 생산 경제의 창안자가 된다. 이는 처음부터 사회적 생산과 사회적 관계임을, 즉 처음부터 사회와 역사가 창조된 것임을 의미한다. - P143

여성은 아이를 젖소처럼 그저 키운 것이 아니다. - P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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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0-03-14 21: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한 번 만난 암소 이야기를, 다락방님 페이퍼에서 리즈의 대사로, 베블런의 대사로 듣게 되네요.
시원한 통찰에 재미도 놓치지 않은 심히 유익한 페이퍼입니다.
이제 좀 쉬어도 되겠어요, 다락방님^^

다락방 2020-03-16 07:45   좋아요 0 | URL
아이참, 단발머리님이 쉬어도 된다 하셔서 이거 쓰고나서 이 책 읽기를 계속 쉬었네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
어제는 쉬고 하루종일 뱀파이어 책 읽었어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
 
요가의 언어 - 걱정과 고민을 툭, 오늘도 나마스떼
김경리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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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로써의 '아사나'가 궁금했는데 마침 이 책을 알게 됐다. 목차에서 드러나듯이 모든 아사나를 아사나 이름 그대로 제목으로 달아두었다. 우르드바 다누라 아사나, 아도무카 스바나 아사나, 하고 발음하는 게 좋아서, 가만 내뱉는 게 좋았는데 마침 맞춤한 책. 아사나를 그림으로 그려둔 것도 알아보기 쉬웠고 설명도 잘 해두었지만, 요가를 전혀 접해보지 않은 사람들이라면 사실 책을 보고 자세를 잡는 건 불가할 것 같다. 일단 요가를 한 달이라도 선생님으로부터 배워보고 그 후에 책이라든가 영상을 보고 따라하는 게 좋을 듯. 


'코브라 자세'가 '부장가 아사나' 라는 걸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반달 자세'가 '아르다 찬드라 아사나' 라는 걸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도움이 될 책.


아사나의 이름을 내뱉는 것처럼 가만가만한 책이다. 

병원 여러 군데를 거쳐 MRI 촬영을 했고 경추와 요추에 약간의 디스크 이상이 보인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진료를 받는 도중에 이런 조언을 들었습니다. "허리는 수술해도 재발할 확률이 높고 수술해도 완전히 좋아지는 건 아니니 척주기립근(척주의 양옆을 따라 길게 뻗은 강한 근육)을 길러서 뼈를 보호할 수 있도록 매일 운동하세요." - P6

울적할 때 마츠야 아사나를 하면서 감정을 받아들입니다. 대부분의 후굴 동작이 우울감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는데 저는 그중에서도 물고기 자세를 추천합니다. 숨을 쉬기가 편안하고 정수리를 바닥에 대고 있으면 머리가 시원하거든요. - P96

부장가에서 양손을 다 떼는 게 처음부터 된 것은 아닙니다. 요가를 본격적으로 하기 전부터 코브라 자세가 숙면에 좋다는 말을 듣고 습관처럼 잠들기 전에 매일(약 16년 동안)했거든요. 그 결과 지금은 손을 짚지 않고 하는 게 더 편해졌습니다. 힘을 적절히 쓰기 때문에 아무리 뒤로 젖혀도 허리에 통증 없이 편안합니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무언가 갑갑할 때에도 이 자세를 하면 좀 살 만해졌습니다. 그래서 부장가는 제 영혼의 단짝이자 ‘최애‘ 아사나라고 할 수 있어요. - P101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다는 옛말로 다시 돌아가봅니다. 하지만 그 원숭이는 죽지 않았다면 다시 나무에 올라갈 겁니다. 삶은 계속되니까요. - P155

보트 자세를 하면 균형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 몸은 많이 움직이면 피로가 쌓여서 아프고, 한 자세로 오래 있으면 굳어서 아픕니다. 그래서 움직임과 멈춤 사이에도 적당한 균형이 필요해요. - P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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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20-03-14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관심 갑니다. 읽어봐야겠어요.감사합니다^^

다락방 2020-03-16 07:46   좋아요 0 | URL
코브라 자세가 부장가 아사나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사실 다른 대부분의 자세에 대해서는 아사나 이름을 모르고 있었거든요. 이 책은 아사나 이름 다 알려주고 그림으로 그려줘서 그런 쪽으로는 확실히 도움이 됐어요! 다 외우진 못하지만요...
 
유쾌하게 떠나 명랑하게 돌아오는 독서 여행 - 매일 읽고 조금씩 넓어지는 삶에 대해
서민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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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작가 특유의 유머가 있는 글이고 매꼭지마다 같이 읽을 책을 덧붙여 소개해둔 걸 보노라니, 역시 독서 내공이 대단하다 싶어 감탄했다. <두번째 여행>부분 읽으면서 엄청 욕먹겠구나 싶었는데, 검색해보니 이 책을 욕하는 글은 아직 보이질 않았다. 책 제목처럼 가볍게 쉬어가기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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