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비아 페데리치는 이 책에서 아직도 일어나고 있는 마녀사냥에 대해 페미니스트들이 항의하지 않는 것을 원망하고 있다. 분연히 맞서 싸워야 하는데 왜 다들 가만있는거죠? 라고 울부짖는다. 


나는 페데리치의 이 말을 믿을 수 없었다. 그건 내 눈 앞에 보이지 않는다고 없다고 생각하는 다른 한심한 논리들과 같은 것이 아닌가 싶었던 거다. 어떤 성범죄 사안에 대해서 '여성단체들은 대체 뭐하느냐' 라는 장엄한 꾸짖음 같은 것이었달까. 실상 여성단체를 포함한 여성 개인들이 자신들이 힘닿는 데에서 발언하고 행동하고 있었는데도 자기 눈앞에 보이지 않는다고 '너넨 뭐하는거야, 이럴 때 나서야지' 하는 일을 목격하게 될 때가 얼마나 많았던가. 니 눈앞에 안보이면 없는거냐? 니 눈앞에는 왜 안보일까? 다 너같은 놈만 있기 때문이다, 라고 답해주고 싶은 일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그런데 페데리치가 그런 생각을 혹은 행동을 한다고? 페데리치의 전작들을 읽어오고 이 책의 주장에 동의하면서도, 그런데 설마 페미니스트들이 마녀사냥에 대해 항의하지 않는다고? 그건 페데리치가 못봤다고 없다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 라고 생각한 거다. 그런데 나는 실제로 페미니스트들이 아프리카에서 일어나는 마녀사냥에 항의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됐다. 



아프리카의 마녀사냥이 여성에게 위협이 되고 고통을 부여하며 여성의 신체와 권리를 침해하고 있는데도 페미니스트들은 이에 맞서서 목소리를 높이거나 힘을 모으지 않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서 우리는 추측만 할 수 있을 따름이다. 누군가는 이 이슈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전쟁, 전 지구적 부채, 환경 같은 더 광범위한 정치 사안들로부터 부차적인 문제로 눈을 돌리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또 앞서 언급한 것처럼, 아프리카 사람들은 후진적이라는 식민주의적 이미지를 더 확산시키게 될까 봐 이 주제를 다루기를 주저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 결과 이러한 박해를 분석한 사람들은 대부분 언론인과 학자들이었고, 이는 분석의 탈정치화로 귀결되었다. 대개 설명은 관찰자의 입장에서 작성되어 있고, 고발당한 그 많은 사람이 감내해야 했던 끔찍한 사태에 분노를 표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내가 읽은 문헌 중에서도 소수의 예외를 제외하고는 [마녀사냥 피해자를 대변하는 입장에서 쓰인 것이나 이 학살에 대한 국내외 기관의 무관심에 항의하는 것을 찾기는 어려웠다. 대부분의 인류학적 분석은 이 새로운 마녀사냥이 전통으로의 회귀가 아니라, ‘근대성’이 유발하는 과제들을 아프리카인들이 해결하려는 방식임을 입증하는 데만 천착하고 있다. -p.151



페데리치가 추측하는 이유도 있지만 누군가의 말을 가져온 것도 있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후진적이라는 식민주의적 이미지를 더 확산시키게 될까봐 주저'한다는 이유. 이 이유는 말이 된다. 그러니까 이 이유가 합당하다, 합리적이라서 말이 된다는 게 아니라, 이 이유로 여성이 죽어가는 걸 내버려둘 수 있는 사람들은 있을 수 있다는 거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치적으로 올바른 걸 지향하고 또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하지만, 그 중에 또 숱한 사람들은 정치적으로 올바른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하기도 한다. 보이고자 하는 면이 너무 강해 무조건 '더 약자'의 편에 서려고 하고, 그것이 자신의 정치적으로 올바름을 드러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더 약자'는 어떤 기준이냐는 것이며, 그렇다면 그 사람이 생각하는 '덜 약자'는 뒤로 밀려도 되냐는 것이다. 아프리카의 이미지가 더 나빠질까봐 죽어가는 여성들에 대해 눈 돌리는 것, 그것은 정치적으로 올바른 것인가? 나는 여성의 몸을 아기 낳는 도구로 사용하는 대리모 찬성론자들이 생각났다. 







나는 2014년 대리모 우호 회담의 티타임에서 대리모로 인해 여성과 아동에게 발생하는 위험에 대해서 어떤 여성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내게 동의했지만 착석 종이 울릴 때쯤 곧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가엾은 게이 남성들이 아이를 그토록 원하는데 안 된다고 할 수는 없잖아요."

다른 이들의 감정을 해치는 데 대한 긴장감과 겁, 특히 이 경우 우리 사회에 너무나 만연한 동성애 혐오로 보일 수 있다는 이 두려움은 특히 여성들 사이에서 팽배하다. 겁은 많은 사회 정의 쟁점들과 결부된 근본적인 문제를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게 만든다. 용감하게 '안 된다'고 말하지 못하게 만든다. (p.116)






왜 게이들은 가여운가.


동성애 혐오자로 여겨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은 여성의 신체를 착취하는 것에 대해 침묵하게 만든다. 장애인 혐오로 보일까봐 여성의 신체를 착취하는 것에 대해 침묵하게 만들고, 성소수자를 혐오하는 걸로 보일까봐 여성의 공간을 차지하는 일에 등을 돌리고, 가난을 혐오하는 걸로 보일까봐 여성의 편을 드는 것을 주저하고, 인종차별하는 걸로 보일까봐 여성에 대한 폭력에 눈을 감고 …



나는 아주 많은 사람들이 정치적으로 올바르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지만 동시에 정치적으로 올바른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한다는 것도 안다. 나는 그게 징글징글하다. 내가 혐오자로 불리는 것이 두려워서, 혐오자로 보이는 것이 두려워서 어떤 폭력에 입을 다무는 일을 하고 싶지는 않다. 인권은 줄세우기가 아니고 약자는 누가 더 약자인가 경쟁할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어떤 경우에 '너는 나중에'라고 말하게 되는 일은 어쩔 수 없이 일어나고, 나는 그런 경우에 여성에게 나중에를 말하는 경우를 숱하게 봐왔다. 왜 여성은 자꾸만 나중에가 될까. 왜 다른 어떤 사안이 끼어들면 그 다음이 될까. 나는 정치적으로 올바른 사람으로 '보이기를' 거부하는 쪽을 택하겠다고 생각한다. 종종, 혐오자로 불리우는 것을 각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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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오 2023-08-16 08: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가엾은 게이 남성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 페미니스트한테 페미니스트라면서 왜 ㅇㅇ은 안챙겨? ㅇㅇ은? ㅇㅇ도 같은 약자잖아? 하는 거에 신물나요 거 좀 들이밀지좀 마쇼 여혐하는 티라도 내지 말든지

다락방 2023-08-16 09:00   좋아요 3 | URL
은오님, 저도 그거 너무 싫어요. 페미니스트한테 바라는 게 뭐 그리 많은가요. 페미니스트는 성평등한 사회를 만들자는 사람인데 그런 사람들한테 이것 저것 요구할거면 그냥 자기들이 하면 되잖아요. 아주 웃기고들 있어요. 남한테 외주 주지 말고 자기가 지향하는 바는 자기가 행동으로 보여주면 되는겁니다. 어우 빡쳐.

건수하 2023-08-16 10: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치적으로 올바른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 하는 것...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존중은 하겠지만 양보는.. 각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을 위해 노력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다락방님 글 읽으며 의지를 다집니다.

다락방 2023-08-16 12:03   좋아요 1 | URL
저는 보이고 싶어하는 스스로의 욕망만 잘 다스려도 덜 혼란스러울 거란 생각을 합니다만, 그렇다고 싸움이 줄어들 것 같진 않아요. 각자가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지점은 다를테니까요. 저는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걸 위해 행동하고자 합니다.

열심히 읽고 씁시다, 수하 님! 빠샤!!

독서괭 2023-08-16 12: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치적 올바름 신경쓰다가 막상 해야할 말도 다 못하는!! 그런 일이 허다할 것 같습니다. 맞아요.. 뭣이 중헌디? 마녀사냥에 대해 써주신 그런 이유로 제대로 비판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내용이 저도 놀라웠어요. 참 어렵습니다.

다락방 2023-08-16 14:25   좋아요 2 | URL
정치적 올바름은 마땅히 지향해야 할 것이지만 정치적으로 올바른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욕망은 그릇된 판단을 내리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언제나 옳다고 믿는 바를 바라보며 행동하기를 멈추지 않도록 해야겠어요. 독서괭 님 말씀대로, 뭣이 중헌디? 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3-08-16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일어나는 일 어느 하나도 한가지의 원인으로 일어나는건 없고 그 사이사이에 얽혀있는 수많은 관계들 때문에 복잡하게 보이면서 거기서 자신의 정치적 위치나 나에게 필요한거 좋은거 이런거 생각하다보면 진짜 올바른게 뭔지 못찾는게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요. 세상의 대부분의 일들은 아주 복잡해보이지만 또 무엇이 옳은가를 판단하는 것은 의외로 간단한데 인간들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욕망들이 그 올바름을 가리고 있다고 싶고요.

다락방 2023-08-16 16:33   좋아요 3 | URL
맞습니다. 또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 나는 내 기준이 있다고 생각해도, 그런데 그게 정말 누구에게나 옳을것인가 라고 하면 그렇지도 않을테고요. 며칠전에 이나영 주연의 <박하경 여행기> 보는데, 거기서 이나영이 그러더라고요. ˝그게 민주주의다˝ 라고요. 시끄러운 게 민주주의라고, 조용한 게 더 무서운 거라고요. 다양한 사람이 살기 때문에 다양한 의견 그로 인한 충돌은 너무 당연하겠지요. 그렇다고 생각하고 알고 있으면서도 제 기준과 충돌되는 의견을 보면 또 가슴 답답해지고 그렇네요.

달자 2023-08-16 22: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피씨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서‘ 깊은 탐구와 공부 없이, 어디서 대충 들어본 소위 ‘진보적‘인 사안에 대해 오케이 오케이 하는 분위기 아 정말 너무 뭔지 알고 싫어요... 프랑스에서도 고학력, 중산층(이거나 그 이상)의 소위 진보의 젊은 Bobo족들 너무 많고... 더 나아가서 피씨한 사람이 ‘쿨‘한 거기 때문에 자잘한 차별에 분노하기 보단 더 큰 대의를 위해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 이런 주의로 흘러가는 거 정말 많죠. 자신들은 절대로 차별받을 일 없는 문제 - 이를테면 성차별이나 인종차별-는 지방방송이니 끄고, 더 큰 대의를 위해 다같이 집중하자, 이런 주의....

다락방 2023-08-17 09:06   좋아요 2 | URL
맞아요, 달자 님. 자기 생각 없이 진보적으로 보이고 싶고 피씨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서 누군가의 혹은 어딘가의 편에 서는 건 실제로 다른 식으로 타인에게 해를 입히기도 하는 것 같아요. 여성인권은 특히나 대의에 눌려버리는 것 같아요. 저에게는 여성인권이 대의인데 말입니다. 아오 ㅠㅠ

감은빛 2023-08-18 2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가 더 강한지 잘 모르겠지만, 어쩌면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남들에게 올바른 사람인것처럼 보이고 싶어하는 것과
정말 그렇게 생각하고 그렇게 말하고 행동하는 것

이를테면 4대강 사업이 홍수를 예방한다고 주장했던 학자는
정말로 그렇게 믿은 걸까요?
아니면 돈과 권력에 굴복한 것일까요?
아니면 권력자들의 편인것처럼 보이고 싶어서 였을까요?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가 안전하다고, 먹어도 된다고 말하는 인간은
정말로 그렇게 믿는 걸까요?
남들이 그렇게 믿고 있다고 믿어주길 바라는 것일까요?

가끔 저는 저들이 정말로 그렇게 믿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무서워요!
 















한 여자를 마녀로 몰아세우며 죽이는 일에 사람들이 동조했다는 것, 그리고 아직도 아프리카에선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한나 아렌트의 말을 다시 새기게 한다. 사유하지 않는 것은 악이다. 생각하지 않으면 그런 악의 구렁텅이에 빠져버린다. 왜 그래야 할까, 정말 그런가, 그것이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 일인가, 등등을 생각하다보면 그렇게 한 여자를 죽음으로 밀어내는 일에 동조하지 않을 수 있을텐데 우르르 몰려다니며 저 여자가 마녀다! 하고 한 생명을 꺼뜨리는 일, 거기에 주도자가 되거나 참여자가 되는 일은 자기 머리로 생각을 멈춘 일이고,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곧 악으로 발현된다.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죽이는 일에 가담한다는 것은 악이 아니면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이런저런 이유를 만들어 여자를 마녀로 몰아세우고 죽이는 것이 이 세상이 한 일이었지만, 그러나 어디 세상이 마녀만 죽였던가. 성녀도 죽였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숱한 페미사이드의 사례가 생각났는데, 사티도 예외가 아니다.




어제, 정부의 금지조치가 내려졌음에도 엄청난 수의 인도인 군중이 죽은 남편과 함께 화장되는 신부이게 찾아와 경의를 표했다. 18세의 신부는 화장용 장작더미 위에서 남편의 머리를 무릎에 뉘고 조용히 앉은 채로  불태워졌다.

지난 9월 4일, 결혼한 지 8개월 된 신부 칸와르Roop Kanwar는 무늬를 넣은 비단으로 지은 결혼예복 사리를 입고 불타는 장작더미 위에 앉아 사티를 거행했다. 이 분신자살은 예부터 인도에서 정절을 드러내는 궁극적 행위로 여겨진 관습이지만, 이미 몇 세기 전부터 불법화되었다. 

이 젋은 신부의 행동 덕분에 라자스탄 주의 서부에 위치한, 자이푸르에서 80킬로미터가량 떨어져 있는 이 사막 마을은 순례객들의 성지가 되었다. (p.238)




사티를 보았다고 인정한 20세의 학생 라진데르 싱Rajinder Singh은 기자들에게 말했다. "그녀에겐 아우라가 있었어요. 불꽃이 그녀를 감쌀 때도 그녀는 고요했습니다. 내가 도착했을 때 이미 그녀의 몸은 반쯤 타 있었어요. 화장용 장작더미 위에 두 손을 모으고 앉아 있었는데, 얼굴에 공포의 기색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녀는 만트라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p.239)




마녀라서, 맞을 짓을 해서, 나쁜 영향을 끼쳐서 죽이는 거라는 헛소리 하지 말아야 한다. 그렇다면 성녀는 왜 죽이냐. 왜 성지로 만들면서 무고한 여자를 남편과 태워죽이냐. 그리고 뭐? 아우라? 놀고 있다 진짜. 그럼 너도 네 몸을 스스로 불태워봐라, 내가 아우라 있다고 해줄게. 죽지 않았어야 할 사람이 죽어가는 걸 보면서 아우라 운운하는 걸 보면 저 남자의 삶과 미래는 뭔가 싶고, 그런 광경을 보고 아우라 느끼고 와서 저 스무살의 청년은 여자 만나서 결혼했는지, 그 여자랑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하다. 아우라? 



이렇게도 저렇게도 죽이면서 말이 많다. 옛날에도 지금도 죽이면서 무슨 할 말이 있을까.

끝까지 살아남자는 생각이 들었다. 페데리치의 이 책속에는 여자들이 말을 하지 못하도록 재갈을 채우는 얘기가 나오는데, 끝까지 살아남아서 계속 시끄럽게 떠들어야 겠다고 새삼 결심하게 됐다. 계속 읽고 계속 말해야 한다. 계속 시끄럽게 떠들어야 한다. 계속 글을 써야한다. 널리 널리 퍼지게 전달하고 또 전달하자.


여러분, 계속 씁시다. 계속 써요. 계속 쓰고 말합시다.

입을 다물게 만드려는 것에 반항하고 죽이려는 것에 반항하자.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면서 하고 싶은 말 다 하면서 살자. 해야 할 말도 다 하면서 살자. 아주 화딱지가 나 미치겠다. 이렇게도 저렇게도 죽이면서 이래서 죽인다 저래서 죽인다 말짱 개소리 하는 새끼들 다 불구덩이에 밀어넣고 싶다.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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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3-08-15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티...아 울분이 일어납니다.
세계 주요뉴스는 온통 유럽에 집중 되어서 마치 사각지대처럼
여성살해가 만연한 곳들을 가리네요. 그러나 페데리치의 책을 읽고 보니 모든 억압의 문제가 사실상 연결되어 있군요. 힘 빠질때 다락방님의 이 글을 읽어야겠어요!!

다락방 2023-08-16 08:02   좋아요 0 | URL
저는 사티도 화딱지가 나지만 그걸 관람한 후에 감동받은 남자도 짜증납니다. 여자의 입장에서 내 남자가 사티에 감동하는 남자라는 걸 알면 그 남자랑 살고 싶을까요? 너무 징그러워요. 아 너무 빡칩니다 ㅠㅠ

독서괭 2023-08-16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우라...있었겠지요?? 그 정도 고요히 이 억울한 사태를 받아들이려면 얼마나 강해야 할지. (망할) 종교적 신념 때문이 아니라 사실은 저 여성이 속으로 저주를 퍼붓고 있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도 저렇게도 죽이면서 이래서 죽인다 저래서 죽인다 말짱 개소리˝!! 공감 백만개요^^

다락방 2023-08-16 14:26   좋아요 1 | URL
아 너무 짜증나요. 남편 따라서 죽는 여자 보고 아우라 운운하는 사람이라니. 뛰어들어가 그 여자를 데려오지는 못할 망정 구경하면서 아우라 라뇨. 아 너무 짜증나요 독서괭님. 너무 화딱지가 납니다 ㅠㅠ

달자 2023-08-16 2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오...... 감동은 무슨 .... 걍 다 타 죽여야해........ 죄송합니다 너무 화가 나서 그만...

다락방 2023-08-17 09:02   좋아요 0 | URL
아우라 봐줄테니 숭고한 감정 느끼는 놈들이나 다 타죽었으면 좋겠어요. 아오 빡쳐. ㅠㅠ

감은빛 2023-08-18 2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끔찍하네요!
세상에서 제일 큰 고통이 불에 타는 고통이라고 들었어요.

저 인간은 아마 거짓말을 하는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정말 자신의 눈에는 그렇게 보였을 수도 있겠지요.

다락방 2023-08-22 14:13   좋아요 0 | URL
아오 함께 불타는 여자는 그 순간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그 고통을 어떻게 받아들였을까요. 진짜 생각도 하기 싫어요. ㅠㅠ
 
우리는 당신들이 불태우지 못한 마녀의 후손들이다 아우또노미아총서 81
실비아 페데리치 지음, 신지영 외 옮김 / 갈무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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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데리치의 [캘리번과 마녀], [혁명의 영점]을 읽기 전의 입문서로 적합하지만, 그러나 그 책들을 먼저 읽고난 내 경우에는 그 책들을 다시 떠올리며 정리하기에도 맞춤했다. 세상은 여자를 마녀로 몰아 죽이기도 하고 성녀로 취급하며 죽이기도 한다. 어떻게든 죽여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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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과함께 2023-08-15 21: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다락방 2023-08-15 22:00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아주 화딱지 나는 독서였어요 ㅎㅎ
 
행복한 돼지 웅진 세계그림책 8
헬렌 옥슨버리 글 그림, 김서정 옮김 / 웅진주니어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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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티 프리단은 여성성 신화에서 여성의 가사 노동을 돕는 기구-도구, 기계-들이 생기는 것은 과연 여성을 더 편하게 만든 것인가 의문을 제기했는데, 헬린 옥슨버리의 행복한 돼지를 읽으며 자본주의는 뭐가 됐든 여성을 노동으로 침몰시킨다는 생각이 든다. 깊이, 더 깊이. 빠뜨려 죽여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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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오 2023-08-16 04: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기계 생기고 나서도 여자들의 가사노동 시간은 오히려 더 늘었고 거기에 더해 기준치가 높아져서 더 완벽을 요하게 됐다고....

다락방 2023-08-16 07:27   좋아요 1 | URL
그리고 그 기계를 사기 위해 돈을 내야 하고 유지하기 위해 돈을 내야 하고 … 이익을 보는 건 누구일까요. 하하하하하.

독서괭 2023-08-16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 책 저희 집에도 있습니다 ㅋㅋ이제 조카 주시나요?

다락방 2023-08-16 14:25   좋아요 1 | URL
읽기 전엔 조카를 주려고 하였으나 읽고 나서는 일단 제 책장에 꽂아두는 걸로 마음을 바꿨습니다. ㅎㅎ

달자 2023-08-16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 동화책은 무슨 동화책이죠...? 다락방님 후기를 읽으니 읽고 싶어져요.......

다락방 2023-08-17 09:01   좋아요 1 | URL
달자님, 수하 님의 페이퍼를 읽어보세요. 그림책의 내용이 사진과 함께 다소 나와 있습니다. 링크 드릴게요.
https://blog.aladin.co.kr/suha/14806084

저도 이 페이퍼 보고 사서 읽었어요. 행복했던 돼지들이 갑자기 큰 돈 생겼는데 그러자 남자는 빈둥거리고 여자는 노동에 시달리게 되는 그림책입니다 ㅎㅎ
 
흰옷을 입은 여인
크리스티앙 보뱅 지음, 이창실 옮김 / 1984Books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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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뱅의 문장들이 에밀리 디킨슨과 만나 포텐 터진다. 보뱅은 에밀리에게 가장 맞춤한 글쓰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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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3-08-14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느낌일지 감은 좀 오긴 합니다. 보뱅 때문이 아니라 에밀리 디킨슨 때문에 이 책을 읽고 싶어요.

다락방 2023-08-15 14:20   좋아요 2 | URL
보뱅의 문장이 아름답다는 건 알지만 저는 딱히 좋아하진 않는데, 보뱅의 문장은 에밀리 디킨슨을 표현할 때 정말 찰떡이네요!!

책읽는나무 2023-08-15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뱅은 문장으로 에밀리 디킨슨의 남자가 되었군요. 음....

다락방 2023-08-15 21:46   좋아요 1 | URL
보뱅의 문장과 에밀리 디킨슨의 존재는 찰떡궁합 입니다. ㅎㅎ

독서괭 2023-08-16 12:58   좋아요 1 | URL
보뱅 남자입니까..?? 그러고보니 크리스티앙이란 이름은 남자 이름인 것 같네요.

다락방 2023-08-16 14:26   좋아요 2 | URL
네, 저도 처음엔 깜짝 놀랐습니다. 보뱅은 남자사람 입니다!! ㅎㅎ

책읽는나무 2023-08-16 15:18   좋아요 0 | URL
ㅋㅋㅋ
전 왜 여자일 것이란 의심을 못했던 것인지?
당연히 남자일 거라고 생각했었던..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