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에서 늘 애틋한 누군가를 떠올려 보았습니다. 물론 그도 내가 의식하지 못하는 순간에조차 나를 필사적으로 지켜 주고 있지만, 글을 쓸 때마다 나를 지켜 주는 수호천사는 특정 인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이런 글을 쓸 수 있도록 늘 내 등짝을 떠미는 영혼의 바람은 바로 '내 안의 또 다른 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건 바로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아무리 바쁜 날에도 결코 멈출 수 없는 그 무엇이었습니다. 시험도 없고 자격증을 딸 일도 없는데, 하루도 빠짐없이 공부를 해야 한다고 믿는 나 자신이었습니다. 나를 지켜 주는 내 안의 수호천사는 교과서에도 안 나오고 문제집에도 없는, 그렇게 평생 답이 없는 인문학이라는 화두를 짊어지고 세상 모든 것과 목마른 대화를 꿈꾸는 '공부하는 나' 자신이었습니다. 그 친구가 저를 매순간 지켜 주고 채찍질하고 대로는 어개를 토닥여 주기에, 나는 아직도 '나 자신으로 가는 길'을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걸어갈 수가 있었습니다. 나 자신으로 가는 길이 바로 저 멀리 뒤돌아 앉은 당신을 향해 가는 길임을, 저는 본능적으로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p.6)
나는 국민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치면서 점점 더 공부를 못하는 사람이 되었다. 대학교때는 아주 난리가 났었다. 도서관이 어디인지도 알지 못하고 매일 만화방에서 라면이나 먹으며 만화를 봤고, 시험지를 백지로 내거나 그냥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주저리주저리 내기도 했다. 결국 4학년 1,2학기를 통틀어 1,2학년 때 빵꾸 낸 거 메꾸느라 진짜 힘들었고, 간신히 졸업을 했다. 나는 내가 '머리는 좋지만 공부에 있어서 노력을 하지 않는 애'라고 아주 오랜 기간 생각해 왔었는데, 이게 얼마나 잘못된 생각인지 나중에야 알게됐다. 부모들은 자식이 공부를 못하면 '우리 애는 머리는 좋은데 노력을 안해서....'라고 하는데, 그건 그냥 공부를 못하는 거다. 그런 핑계 따위, 다 소용없어. 나는 머리 좋고 노력안한다고 착각을 한, 그런 공부 못하는 평범한 사람이었다. 그렇다고 남들보다 유독 못하는 것도 아니어서, 어정쩡한 .. 위치였달까. 어느 시점까지는 공부 잘하는 애들 집단에 내가 있었는데, 어느 시점부터는 공부로는 언급되지 않는 학생이 되었고, 대학때는 그냥 이상한 애...가 되어 있었지. 훗. 그렇지만 나는 내가 공부 못하는 걸 별로 싫어하지 않았다.
대학 시절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재수를 할까 편입을 할까 어학연수를 갈까 기타 등등을 생각했었는데, 엄마가 반대하고 내가 귀찮아서 안하더라. 엄마가 괜히 반대한 게 아니었어...엄마가 밀어줬어도 나는 뭐 더 앞으로 나갔을 것 같진 않다.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나는 공부로 성공할 사람은 아니었어...딱히 머리가 좋은 것도 아니었어........ 뭐 암기하거나 이런 거 보면 아이큐는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일 거란 생각도 든다.
그렇지만 지금은 다 재미있다. 책 읽는 거 너무 재미있고, 글 쓰는 것도 너무 좋다. 같은 책을 읽고 사람들이 다른 생각에 대해 얘기하는 것도 좋고, 그것을 듣고 읽는 것이 너무 즐겁다. 어제도 집회와 시위에 관한 친구들의 저마다의 의견을 읽으면서 또 너무 좋았다. 이미 나보다 앞선 생각을 한 사람들의 생각을 알게 된다는 것은, 별 노력 없이 얻어지는 큰 수확이다. 내가 이런 사람들을 친구로 두었다니, 한껏 어깨에 힘이 생겼다. 그러니까 내가 더 공부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언젠가부터는 그동안 좋은 글을 쓴다고 생각했던 사람의 글을 읽으며 , 이건 아니다, 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생각이 바뀌고 태도도 변하고, 세상은 더 넓어지고... 공부를 하면 그렇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공부를 멈출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나보다 훨씬 훌륭한 정여울은, 나보다 훨씬 먼저 이런 걸 깨달았기 때문에 나보다 더 좋은 글을 쓰고 더 멋진 사람이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나는 이제야 알아서...너무 늦었지...그래도 이렇게 되지 않는 것보다 낫잖아........ 뭐 어쨌든 공부하는 사람을 보고 만나고 읽고 듣고 하는 건 진짜 너무 좋다. 어제 알라딘에 올라온 친구의 글과 또 자신들의 블로그와 트윗에 올린 내 친구들의 글은, 나로 하여금 정말 좋은 친구들을 사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얼마전에는 이것도 저것도 다 공부하고 싶어지고 계속 공부하는 삶을 살고 싶어서, 그 의욕이 막 샘솟아서, 나 앞으로 계속계속 공부하는 삶을 살고 싶은데, 나 공부하는 내내 옆에 있어줘, 라고 친구에게 문자메세지도 보냈다. 친구는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아, 진짜 너무 신나지 않나?
공부가 뭐 그리 대단한 것도 아니다. 이 책에서 정여울이 공부하는 방법은 나와 같았다. 책을 읽는 거다. 책을 읽고 끊임없이 생각하고 글을 쓴다. 책 읽기를 그래서 멈출 수 없을 것 같다. 계속계속 공부하려면 계속계속 책을 읽어야 해!!! 나에게는 소설책이 가장 좋고, 요즘엔 비소설 분야도 이것저것 기웃대고 있는데, 이 모든 책들이 진짜 다 너무 좋다! 정여울도 말하는데, 책을 읽고나면 그냥 그걸로 멈추는 게 아니라, 그 후에 활동을 해야한다. 누군가에게 얘기를 해주거나 글을 쓰는 일들을. 그렇게 책 한 권을 읽고난 후에 내 감상과 생각을 정리하는 일은, 그것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드는 일이다. 물론 그렇게해도 시간이 지나면 다 까먹긴 하지만.....어떻게든 미미하게라도 영향을 미칠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런 것들이 쌓이고 쌓여서 모이고 모여서 지금의 내가 된 것일테니까.
토요일에 만난 친구1은 내게 '인복이 많다', '복 받은 사람이다' 라는 얘기를 했는데,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한다. 지금 내 곁에 남아있는 친구들은 하나같이 다들 너무 멋져! 요즘엔 자기 머리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를 생각하는데, 내 주변의 친구들은 다들 이런 친구들이다. 자기가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하는 친구들. 그러니 앞으로 친구들을 보면서 배우는 것도 엄청 많을 거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나는 또 친구들 너무 좋으면 참을 수가 없어서, 사랑이 샘솟으면 참을 수가 없어서 바로바로 다 말하곤 하는데, 방금전에도 다른 블로그의 친구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하고 온 참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글이 너무 좋아서 사랑한다고 하지 않을 수가 없었어...... 아아, 나는 뒤늦게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생이면서, 사랑할 줄 아는 능력도 너무나 뛰어난 여자사람이다. 멋져!
갑자기, 정희진의 책에서 본 구절 생각나고요.
《남자-지구에서 가장 특이한 종족》의 저자 디트리히 슈바니츠는 많은 여성들이 남자와 연애할 때 느끼는 사랑의 감정을 상대방으로부터 유래한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고 말한다. 여성들은 자신 속에 내재된 풍부한 감성과 사랑의 능력을, 상대 남자의 매력으로 오인한다는 것이다. (p.104)
지난 연애에서 내가 잘한 게 정말 많지만, 가장 잘한 걸 꼽으라면 상대에게 사랑을 듬뿍 준 일이라고 생각한다. 상대는 내가 자신을 사랑한다는 확신을 한 순간도 의심한 적이 없었을 것이다. 헤어지고 나서도. 내가 이걸 정말 잘했구나, 요즘 이런 생각을 진짜 많이 했다. 칠 살 조카도 이모가 자신을 사랑한다는 게 느껴진다고 했는데, 나의 전(前)애인도 이걸 잘 알고 있었다. 그걸 그가 잘 알고 있고 확신하고 있다는 사실은 내게도 좋았다. 아, 내가 이만큼이나 사랑을 줬고, 그걸 상대로 하여금 알게 하였다, 라는 것. 내가 진짜 이런 능력이 짱인 것 같다. 내가 받았던 사랑의 크기보다 내가 주었던 사랑의 크기가 훨씬 큰 것이었고, 상대 역시 그걸 알 수 있었다는 것. 이건 진짜 내가 가진 어마어마한 능력이다. 나는 늘 사랑한다면, 상대에게 긍정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다면, 그걸 상대가 알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왔다. 혼자 숨기지 말고, 감추지 말고, 그런 건 바로 알려야 해! 사랑받는다는 건 삶에 있어서 큰 축복이니까, 누구에게나 아무때나 수시로 찾아다는 게 아니니까. 사랑은 사람을 변화시키기도 하니까. 세상에 단 한사람이라도 나를 사랑해준다면, 그것만으로 얼마나 많은 힘이 되는지.
그녀는 누군가 골목길에 버리고 간 낡은 피아노가 자신의 인생을 바꾸었고, 매일 그 버려진 피아노를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는 자신을 한결같은 미소로 응원해 준 할머니의 힘으로 가수가 되었다고 고백합니다. 그녀는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한 사람만 있으면 돼요. 나를 이해해주고 믿어 주는 단 한 사람. 나를 전적으로 응원해 주는 단 한 사람만 있으면 돼요." 그녀의 이름은 잊었지만 카랑카랑한 목소리는 기억에 생생합니다. 나를 전적으로 응원해 줄 단 한 사람, 바로 그 한 사람을 얻는 것이 인생의 전부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 가슴이 시려 오는 요즘입니다. (p.253)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많다. 이 점이 내 인생을 풍요롭게 만들어준다. 나는 엄마를 사랑하고, 여동생과 남동생을 사랑하고, 칠 살 조카와 네 살 조카를 사랑한다. 이만큼만 해도 다섯명이고, 한 명만 있어도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되는데 다섯 명이나 있어서 정말이지 너무 풍족하다고 느낀다. 게다가 내가 사랑하는 이 사람들은, 그들이 나를 사랑한다는 것에 있어서 한 치의 의심도 가지 않는 사람들이다. 음... 네 살 조카는.... 확신할 수가 없네? 얜... 보류. 얜 더 커야 나를 사랑하지 않을까. 칠 살 조카는 나를 엄청 사랑하는데! 어제도 오자마자 내게 얼마나 안겨드는지! 이모, 이모하고 이백번은 나를 부른 것 같다. ㅋㅋㅋㅋㅋ
나는 이 사람들의 삶을 끝까지 응원하고 이 사람들의 편이 되어줄 것이다. 정말이지 충만한 사랑속에서 살고 있다. 나는 나의 가족들을 생각하면, 내가 복받은 사람이라고 느낀다. 호텔이나 명화를 사주는 친구가 없어도, 국회의원 친구가 없어도....(응?) 어쨌든 나는 상대를 사랑하게 된다면, 그 상대가 사랑을 받고 있다는 강한 확신을 갖게 하는 사람이다. 지금까지의 삶과 앞으로의 삶까지도 응원해줄 수 있는 사람!!
이 책(장뤼크 낭시, 『신, 정의, 사랑, 아름다움』)에서 가장 흥미로운 대목은 바로 '사랑'을 향한 저자의 열정적인 강의입니다. 그는 사랑하는 이를 부르는 단어인 '자기'라는 평범한 단어에서 사랑의 신비로운 기원을 발굴합니다. 우리말에서는 좀 간지러운 뉘앙스가 강하지만, 사람들이 연인이나 배우자에게 '자기(caerie)'라고 부를 때 그 말 속에는 '누군가에게 완전한 가치를 부여하다'라는 의미가 숨어 있다고 합니다. '자기'라고 부를 대 우리는 '소중히 여기다, 지극히 사랑하다'라는 의미를 송출하는 것입니다. 프랑스어에서 '자기(cherie)'라는 말은 '자비(charite)'와도 어원이 같다고 하지요. 사람들이 무심코 말하는 '자기'라는 단어 속에는 "내가 절대적으로 최상으로 지극히 사랑하는 사람, 즉 유일하고 비교할 수 없는 모든 가치를 넘어서는 가치를 부여하는그 혹은 그녀"를 말합니다. 놀랍게도 '쓰다듬다, 어루만지다(caresse)'라는 단어의 어원 역시 자기 및 자비와 같은 곳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사랑하는 존재를 향한 어루만짐, '접촉'이야말로 낭시가 열정적으로 탐닉하는 또 하나의 철학 개념입니다. (p.174)
나는 그간 연애를 해오면서 한 번도 상대에게 '자기'라고 부른 적이 없다. 이건 정여울도 언급했듯이 너무 간지럽게 느껴진 탓이다. 내가 내 입으로 상대에게 '자기야'를 말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이건 어쩐지 목에 칼이 들어와도 못할 것 같은, 그런 말이었어. 그래서 자신의 연인을 '자기'라고 부르는 사람들을 보면 저게 어떻게 가능할까, 늘 궁금했다. 난 진짜 입 밖으로 '자기'라는 말을 꺼내기가 너무.....너무......각오해도 안되던데...................이건... 나의 성격탓인것 같어....... 이건 혼자 있을 때 연습해봐야 하나....아, 생각만해도 또 너무나 오글오글.......이건 어쩐지 내가 할 수 있다고 해도 상대도 웃을 것 같다. 나랑 너무 안어울리는 단어야....
그러나 지난 연애에서 어, 나, 해볼까, 하는 생각을 했었더랬다. 그러나 그간 해보지 않았던 삶을 살아온지라, 해볼까, 이제 그렇게 불러볼까, 라고 생각만 하다가, 결국 입밖으로 꺼내보진 못하고, 아, 역시 이건 너무 어려워, 그렇지만 이젠 해볼까, 이 생각만 내내 하다가, 쿵-, 이별을 당했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씨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졸라 속으로 혼자 이런 거 고민하고 있는데, 상대는 이별을 생각하고 있었어.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졸라 온도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또 멘붕오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ㅋㅋㅋㅋㅋㅋㅋㅋㅋ졸라 의미있다 진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쨌든 그래서 자기를 자기야로 한 번도 불러보지 못하고 박살나버렸는데, 이건 아마 앞으로도 안되지 않을까 싶다.... 사람 쉽게 안변해........자기야는 무슨 얼어죽을 자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냥 좋은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고 술마시고 여행다니면서......제이슨 스타뎀이나 동경하면서 살아야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기야, 는 제목에만 한 번 써보는 걸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누군가는 하루에도 열두번씩 자기야를 말하지만, 누군가는 사십 년을 살아도 자기야를 못해보기도 하고....세상엔 다양한 사람이 있는 거니까요, 잉.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여울의 이 공부하는 책을 읽으니 나도 공부하고 싶어진 책이 늘어났다. '헤르만 헤세'의 책,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를 예전에 사둬서 다행이다. 참...잘해, 나는. 이런 것도 사두고. 그렇지만 사야할 책이 또 많이 늘었다. 정여울의 공부하는 책을 읽으면서 보관함에 또 책들을 검색해 쓸어담았다.
자, 또 장바구니에 넣었다 뺐다를 시작해야겠다.
겉보기에는 폭력을 당하는 쪽이 열등해 보이지만 진짜 심각한 열등감 콤플렉스를 앓고 있는 사람은 ‘남을 괴롭히는 사람‘입니다. 그들은 남을 괴롭히지 않고서는 자신의 힘을 느낄 수 없습니다.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들은 자신의 존재 자체로부터 만족을 느낍니다. 어딜 가나 타인의 좋은 점을 발견하며, 자신의 결점을 오히려 먼저 고백함으로써 타인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기도 합니다. 인간이 자신의 고유한 힘을 느끼는 것은 결코 죄가 아닙니다. 하지만 ‘어떤 곳에서 어떻게‘ 자신의 힘을 느끼는지가 중요합니다. 친구를 때리고 괴롭히는 아이들, 친구의 돈을 빼앗고 왕따를 시키는 학생들, 여성을 억압하며 성적으로 착취하는 남성들, 도둑질이나 사기 행각을 통해 타인이 소중하게 쌓아 올린 삶을 무너뜨리는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은 ‘진짜 내 것‘이 없다는 거입니다. 진짜 내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아는 사람들은 결코 남의 것을 빼앗지 않습니다. 진짜 내 것 중에는 물건만이 아니라 ‘그동안 지켜 온 삶의 소중한 가치들‘까지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p.232)
나만 생각하다가는 남은 물론 나 자신까지도 무너지게 되어 있습니다. 우울증으로 힘들어 하는 사람에게 아들러는 이런 처방을 내립니다. "14일 만에 좋아질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이 있습니다. 한 사람을 정해서 매일 그 사람을 어떻게 기쁘게 할 것인지 생각해 보십시오." 이기심은 자아를 향해 과도하게 집중된 리비도입니다. 내 주변 사람들을 살펴보고 ‘어떻게 하면 그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까‘를 생각하는 것이 사랑의 시작이고 성장의 시작이며, 뜻하지 않게 자기 안의 우울감을 극복할 수 있는 최고의 비결이 되기도 합니다. (p.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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