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호박전을 만들면서 와인을 마셨다. 다 만들어질 때까지 기다릴 수가 없어서...그리고 참치전도 했다. 우하하하. 그렇게 와인 한 병을 다 비웠다. 만세!



그러니까 내가 와인을 마시려고 했던 건 아니었다. 목요일, 금요일, 토요일...다 술을 마시게 될텐데 수요일까지 마시면 안되잖아, 라고 생각했던 거다. 그래서 마트에 들러 와인 한 병을 사가면서(돈이 없어서 요즘엔 쟁여두질 못하고 있어 ㅠㅠ), 이건 지금 마시려고 사가는 게 아니고 언제 마시고 싶을지 모르니까 사두는거야, 라고 스스로에게 말했었다.


그렇지만...그렇지만......나는 노동자이므로 와인을 마실 수밖에 없었다. 노동자는 와인을 마셔야한다고, 제르베즈가 말했기 때문이다. 쿠포가 말했기 때문이다. 



알코올에 대한 두려움이 다시 그녀를 엄습했다. 포도주는 용납할 수 있었다. 그건 노동자들에게 힘을 주는 술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독주는 해악일 뿐이었다. 노동자들에게서 일할 의욕을 앗아가는 독과도 같은 것이었다. 아! 나라에서는 왜 저렇게 해로운 것들을 만들도록 내버려두는 것일까! (p.306-307)



오! 신이시여! 예수회교도들이 뭐라고 하건 아무 상관 없었다. 포도주는 진정 놀라운 발명품임을 인정해야만 했다! 초대객들은 모두 웃음을 터뜨리면서 그의 말에 동의를 표했다. 노아는 분명 함석공과 재단사, 그리고 대장장이를 위해 포도나무를 심었을 것이다. 포도주는 몸을 깨끗이 정화해주고, 노동의 노고를 달래주며, 아무런 의욕이 없는 이들에게 자극제가 되어주기도 한다. 그런 다음 어릿광대가 당신에게 묘기를 부리기라도 하면, 당신은 우쭐해져서는 파리가 온통 자신의 것인 양 느끼게 되는 것이다. 또한 부자들에게 괄시받는 지치고 가난한 노동자들이 웃을 수 있는 것도 모두가 포도주 덕분이다. 그런데 단지 인생을 좀 더 장밋빛으로 느끼고 싶어 가끔씩 술에 취한다고 비난하는 것은 너무나 야박한 처사가 아닌가! 그렇지 않은가! (p.345-346)

















그러니까 퇴근길 지하철 안에서 이 책을 읽고 있었고, 와인은 그냥 샀을 뿐이고, 나는 술을 안마시려고 했었고...그런데 자꾸만 포도주는 노동자들에게 힘이 되는 술이라는 제르베즈의 말이 계속 계속 계속 계속 계에에에에에에에속 생각나는 거다. 내가 마시지 않는다면, 나는 아마 잠들기 전까지 노동자는 포도주를 마셔야 해, 라는 생각만 할 것 같아서, 이럴 바에야 마셔버리자, 라고 결심하고 행동에 돌입했다. 진짜 이 책에서 포도주 예찬만 하지 않았어도 내가 어제는 술을 안마시려고 했는데, 책은 이렇게나 해롭다. 나도 오늘 오늘치의 노동을 충실히 했고, 그러므로 포도주를 마실 자격이 있잖아. 나의 노동에 대한 보답으로 나도 마셔야 하잖아. 아, 에밀 졸라 아저씨.... 왜 그러셨어요.... 오, 졸라, 졸라여!!



아니 그런데 우리의 주인공 제르베즈의 삶이 너무나 힘겹고 고달파서 내가 읽다가 자꾸 빡이 친다. 아이 둘을 낳고 함께 사는 남자는 돈 벌 생각 1도 없이 술 퍼마시고 바람을 피다가 어린 아이들 놔두고 아내가 빨래하는 사이에 짐싸서 도망쳐버리고, 그 다음에 끈질긴 구애로 결혼하게 된 남자는 몇 년 성실하고 착한 남편의 모습을 보이더니, 일하다 부상을 당해 일하지 않는 삶을 좀 살아보고는, 그 뒤로 쭉- 일하지 않는 삶을 선택한다. 일하지 않는 삶이 얼마나 편한 것인지 알아버린 몸.... 이 새끼야, 너가 먹고 마시는 돈을 그래서 니 아내가 다 벌고 있잖아...일 안하고 놀기만 하면 편하다는 거, 그거 누구나 다 알아........ 나도 선택가능하다면 그걸 선택하고 싶다고. 그렇지만 먹고 마시고 공부해야 하잖아. 니가 먹고 마시는 거는 니가 알아서 해결하란 말이야. 아아 너무나 빡이치는 것.... 게다가 미친듯이 열심히 살아 모아둔 돈은 남편 부상으로 인해 다 써버리고 이제는 빚도 못갚고, 나중엔 제르베즈의 생일파티를 한다고 전당포에 반지를 맡기는 상황까지 이르는데....이게 지금 내가 읽은 1권의 내용이다. 근데 1권 끝에 몇 년전 다른 여자랑 바람나서 도망쳤던 남자가 제르베즈를 찾아왔어...아 이 새끼들 진짜 가지가지하네 ㅠㅠ


이 책에서 에밀 졸라는 가난한 사람들의 삶을 그대로 다 보여주는데, 아 진짜 내가 다 힘들어서 못읽겠다. 가난하기 때문인건지, 그러니까 여유없이 빡빡한 삶에 대한 고단함, 으로 인해서인지 사람들의 삶이 너무 힘겹다. 여자들을 때리는 남자들도 많고, 자기 아내 앞에서도 다른 여자들을 주물럭 거리는 남자들도 수두룩해. 오죽하면 제르베즈의 소망은 맞지 않고 사는것일까. 개놈들...



그녀는 일밖에 모르던 그녀의 어머니를 많이 닮아 있었다. 20여 년 동안 그녀의 아버지 마카르에게 가축처럼 부림을 당하다 고통스럽게 죽어간 어머니였다. 제르베즈는 아직 날씬한 편이었지만, 그녀의 어머니는 지나는 길에 어개로 문이라도 부술 수 있을 만큼 건장한 체격의 여성이었다. 그런 차이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을 몹시 좋아한다는 점에서 그녀는 어머니를 빼닮았다. 심지어 다리를 약간 저는 것조차 불쌍한 어머니한테서 기인한 것이었다. 그녀의 아버지는 걸핏하면 어머니에게 폭행을 가했다. 어머니는 아버지가 술이 억병으로 취해 돌아온 밤이면 팔다리가 부러질 정도의 거친 애정 행각을 벌이곤 했다는 얘기를 제르베즈에게 수없이 들려주었다. 그녀 역시 그런 날 밤에 만들어진 게 분명했다. 다리 한 짝이 덜 발달된 채로. (p.68)



"난 말이죠, 욕심이 많은 여자가 아니랍니다. 별로 바라는 게 없어요……내 꿈은 별 탈 없이 일하면서 언제나 배불리 빵을 먹고, 지친 몸을 누일 깨끗한 방 한 칸을 갖는 게 전부랍니다. 침대, 식탁 그리고 의자 두 개, 그거면 충분해요……내 아이들을 제대로 키울 수만 있다면, 그래서 좋은 시민으로 만들 수만 있다면 말이죠……또 하나 더 바라는 게 있다면, 그건 맞지 않고 사는 거예요. 내가 만약 다시 결혼을 한다면 말이죠. 그래요, 다시는 맞으면서 살고 싶지 않아요……그게 다예요, 정말 그게 다라고요……" (p.72-73) 



이들은 미친듯이 일하지만 가난하고 그들이 사는 동네 역시 허름하다. 이곳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엄마한테 '나가 죽어라'는 소리도 듣고, 아빠가 엄마를 죽일듯이 패는 걸 아주아주 어릴 때부터, 갓난 아이일 때부터 본다. 이런 환경에서 쭉 살면서, 그곳을 벗어나는 삶을 사는 게 가능할까. 이래서 버트런트 러셀 아저씨가 말씀하셨던 것처럼, 모두가 네 시간 노동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 거다. 모두가 다 함께 네 시간 노동을 한다면, 실직자도 없을 것이며 모두에게 비슷한 경제적 상황이 생길 것이고, 모두가 여유롭게 살 수 있어서 폭력과 기아에서 멀어지지 않을까. 아니면 얼마전 강연에서 정희진 선생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이틀 일하고 이틀 놀고 이틀 공부하는 거다. 정희진 쌤은 공부를 멈추지 말라고 하셨다. 공부하지 않으면 사람은 보수적이 돼요, 라고 하시면서. 나는 그 말에 적극 동의하는 바, 이 가난한 사람들이 이틀 일하고 이틀 놀면서 이틀 공부한다면, 그렇다면 폭력과 기아, 끔찍한 환경으로부터도 멀어지지 않을까... 



제르베즈가 결국은 마음 편하게 해주는 남자를 만나 좀 덜 일하고 좀 덜 고생하고 그리고 사랑 받고 웃으면서 살 수 있을까. 어떻게 죄다 걸리는 게 이런 개놈들일까, 라고 생각하다가, 그건 그냥 개놈이 좀 많기 때문이며 괜찮은 남자를 찾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나는 내렸다. 이건 진짜 사실이다. 특히, 제르베즈가 살던 그때, 그곳에는.





아...또 광분해서 썼네..... 쩝......그냥 포도주 얘기 할라 그랬는데.......(  ")










어제 친구와 포옹에 대해 얘기했다. 친구는 몸이 착 들어맞는 느낌을 주는 근사한 포옹이란 것에 대해 얘기했고, 나는 내가 몹시 작게 느껴지는, 품 안에 쏙 들어가는 포옹에 대해 말했다. 그렇다. 나는 그렇게 내가 작게 느껴지는 포옹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내가 실제로 작아지고 싶은 게 아닌, 작게 느껴지는 포옹. 나는 이걸 예전에도 한 번 페이퍼에 언급했었는데 (난 참 사람이 한결같다니까.. http://blog.aladin.co.kr/fallen77/3508120), 내가 키가 큰 건 아니지만 덩치가 아주 커서, 웬만해서는 남자들 품에 쏘옥- 하고 들어가는 여자사람이 아닌 것이다. 나는 연애할 때 상대의 직업이라든가 외모라든가 덩치라든가 하는 걸 전혀 따지지 않는데, (그럼 뭘 따지냐!), 그래서 키가 작고 덩치도 작고 마르고 힘 없는 남자들.. 도 만났었다. 아니 대체적으로 대부분 나보다 다 약했다. 다른 건 상관없는데 체력이 나보다 약한 건 좀 싫더라. 나보다 술을 못마시거나 체력이 약하거나 하는 식이었는데, 내가 언제나 강한 남자에 대한 로망이 있던 걸로 봤을 때, 그건 그냥 로망일 뿐, 현실이 될 순 없다고 나는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연애를 하면서도 계속 재이슨 스타뎀을 사랑했던 것 같아....... 링크한 페이퍼에서 언급한 것처럼, 채닝 테이텀이 아만다 사이프리드 안는 그런 모습을 나는 살면서 연출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건...영화에서나 가능하지...


나는 약한 여자사람이 되고 싶었던 게 아니다. 나는 강한 이미지가 좋고, 그래서 어릴 때부터 안젤리나 졸리를 좋아했다. 서재에서 만나게 되는 많은 사람들이 내게 왜 안젤리나 졸리냐, 라는 질문을 되게 많이 했는데, 나는 그때마다 강한 이미지가 좋아서라고 답했었다. 졸리는, 남자와는 아무 상관없이, 남자가 전혀 필요하지 않은 이미지라서 너무 좋은 거다. 남자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 의 이미지를 준달까. 혼자 너무 강해서. 브래드 피트랑 결혼해 함께 살았지만, 그렇다고 졸리가 '브래드 피트의 아내' 라고 생각되어지는 건 아니었다. 졸리는, 졸리였다. 나는 그런 이미지가 좋았다. 누구누구의 아내, 여자친구, 애인, 이런 이미지 말고 그냥 나라는 강한 사람. 나 혼자서도 충분히 완벽한 사람. 그러니까 나는 지금 덩치가 작아지고 싶다거나 한 건 아닌데, 그래도 저거는 너무 궁금했다. 품에 쏙- 들어가는 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덩치만 커다란 남자에게 쏙 안기는 거 말고, 근육이 있어서 딱딱한 남자... 한테 쏙 안기는 거. 평생 안되겠지, 안될거야 아마, 라고 생각하며 로망으로 간직하고 살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어쩐지 눈물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다고 평범한 남자들한테 쏙 들어가보기 위해 내가 마른 여자가 되기는 죽기보다 싫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어쨌든. 사람이 간절히 원하면 우주가 도와주는 게 아니라, 내 스스로 그 방향을 향해 나아가기 때문에, 내 노력과 바람으로, 나보다 키도 훨씬 크고 운동을 즐겨해서 근육질이며, 등판도 아주 넓은 남자와 연애를 하게 됐었다. 그는 나를 안기 위해서 약간 허리를 숙여야 했고, 나는 그의 품에 안기면 내가 작다는 착각을 하게 됐다. 아, 그렇다고 내가 가볍게 느껴지는 건 아니었다. 그저 작다...는 느낌뿐. 사람이, 간절히 원하면 된다니까? 그런 남자를 몇 년간 따라다녔더니 가능해지더라.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사실 내가 따라다닐 때는 그 남자가 그런 남자가 되어있을 줄 몰랐지만........나는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되고 당신은 채닝 테이텀이 되고......(응?)




음.....아만다는...너무했나.......

패쓰.


음..그나저나 요즘 너무 추억팔이 글을 쓰는군. 뭔가 진상 느낌이다. 그만해야지... 진상되는 건 시간문제야.....





지난 토요일에 일자산에 혼자 갔는데, 내가 항상 가는 입구의 숲에서 한 아저씨가 소변을 보고 바지를 추리고 있었다. 음.. 못본 척 하고 지나가려는데 바지를 추리면서 나를 보더라. 그래서 그 옆을 지나가려고 하는데, 내 앞에 한 3미터쯤 떨어져서는, 천천히 걷는 게 아닌가. 그런데 신발을 보니 슬리퍼를 신었더라. 저 사람은 슬리퍼를 신고 산에 가려는걸까. 어쩐지 찜찜해서, 나는 그 아저씨가 좀 더 오른 다음에 큰 차이를 두고 가려고 멈춰섰다. 거리를 많이 두고 싶었다. 그런데 내가 멈춰서자 아저씨도 멈춰서는 게 아닌가. 


뭐지?


이건... 뭐지?



저 아저씨는 저기 그냥 멈춘걸까? 내가 멈춰서 멈춘걸까?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면서, 그냥 빨리 걸어서 저 아저씨를 지나칠까? 생각했는데, 둘러보니 그 숲에는 그 아저씨와 나 둘뿐이었다. 그냥 지나칠까, 아니면 돌아서서 다른 길로 갈까.. 그냥 지나치려다가 저 아저씨가 나를 붙잡고 나쁜 짓을 하려고 하면 어떡하지..하는 두려움이 생기자, 나는 '그러면 졸라 패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 살면서 한 번도 다른 사람을 때려본 적이 없는데, 어쩐지 졸라 팰 수 있을 것 같은 거다. 나를 건드리기만 해봐, 주먹과 발길질을 다 동원해서 졸라 패버리겠다!! 라고 생각하고 지나치려는데, 그런데 한 번도 그렇게 해 본 적이 없는데 그게 될까? 하는 의심이 드는 거다. 그리고 저 아저씨가 내 생각보다 힘이 세면? 아아..골치아프다. 나는 그냥 돌아섰다. 돌아서서 왔던 길을 내려가 다른 길로 갔다. 다른 길로 오르면서 계속 생각했다. 내가 그 아저씨를 때릴 수 있었을까? 나를 건드리면 가만두지 않겠다!의 마음이 있다고해서, 그게 됐을까? 그게 만약 됐다면, 경찰서에가고 가해자가 되는 건... 나겠지?




우엇.

시간이 이렇게 되었는지 몰랐는데 점심시간이네.

그만 써야겠다 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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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10-13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저녁에 포도주 한병 사가지고 들어가야 겠습니다!!

다락방 2016-10-13 15:39   좋아요 1 | URL
저는 오늘은 레스토랑으로 갑니다. 와인 마시러 ㅎㅎ
맛있게 드세요!!

에이바 2016-10-13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면 졸라 패면 되지 않을까?

맞아요. 그래서 저는 마동석의 피지컬이 너무 부러워요. 갖고 싶다, 이 남자의 피지컬....

헤헤헤 제가 좋아하는 번역가님의 목로주점을 읽으셨군요. 그렇잖아도 제가 썼던 목로주점 리뷰를 최근 다시 읽었거든요. 왠지 다락방님이랑 통한 것 같아요. 저는 열린책들 걸로 읽었는데 문동 버전으로도 봐야겠어요. 1권에 그 장면 나오던가요? 랑티에가 제르베즈네 밀고 들어오면서 그 유명한 대사 ˝셋이 살아요˝를 완성하는 장면이요. 거기서 더러운 세탁물이 집 여기저기 쌓이고 일터와 집의 경계가 무너지는 것이 제르베즈의 몰락을 상징한답니다..... 진짜 제르베즈 넘 불쌍하죠. 딸 나나는 더 해요. 에밀 졸라, 졸라 잔인한 사람.....

다락방 2016-10-13 15:41   좋아요 0 | URL
제 머릿속에서는 지금의 피지컬로 충분히 남자를 이길 수 있을 것 같은데, 제가 싸움의 기술도 모르고 경험도 전무하므로 단지 머릿속에서만 할 수 있는 일일거란 생각이 들어요.

아아 에이바님 ㅠㅠ 스포일러 ㅠㅠㅠㅠㅠ 랑티에가 제르베즈에게 들어옵니까. 아 개같은 랑티에 ㅠㅠㅠ 넘나 싫으네요 ㅠㅠㅠㅠㅠ 이거 다 읽으면 나나도 읽어보고 싶더라고요. 그렇지만 나나는 새로 사야한다는 게 함정..목로주점은 준비해둔지 한참 됐었거든요...

에밀 졸라, 졸라 잔인한 양반이군요. 졸라 졸라 너무하네요 ㅠㅠ

에이바 2016-10-13 15:56   좋아요 0 | URL
으악!!!!! 죄송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정말 저는 아무 생각없이 다락방님이 목로주점을 저처럼 다시 읽으신다고 생각했나봐요. 완전 바보야, 정말 죄송해요 ㅠㅠㅠㅠㅠㅠ 아 그거 정말 가슴 쥐어 뜯으면서 봐야하는데 아 송구합니다.... ㅠㅠㅠㅠㅠ 인간 짐승도 있어요. 목로주점에는 안 나오는 캐릭터인데 제르베즈 아들로요. 에밀 졸라도 봐야하는, 아 세상에 읽을 책이 너무 많아 슬프고 행복해요.

다락방 2016-10-13 17:11   좋아요 0 | URL
[인간 짐승] 이 검색해보니 문학동네 115 번 도서네요. 이게 100번 안쪽이면 제가 가지고 있었을텐데...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엣헴, 제가 무슨 이벤트에 응모해서 1등해가지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00권을 받았지 않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자랑자랑) 검색해보니 2014년의 일이네요. 히히히히히. 어쨌든 그래서 115번 인간 짐승은 안갖고 있다는 거... 흐음.

빨리 퇴근해서 목로주점 2권 읽고 싶은데 오늘은 술약속이 있어요. 그러면 못읽겠지... 내일이나 되어야 2권을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훌쩍. ㅠㅠ
에이바님의 댓글을 이미 읽었지만, 그래도... 그래도..... 제르베즈가 이 남자들로부터 도망쳤으면 좋겠어요. ㅠㅠ

스윗듀 2016-10-13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잇ㅋㅋㅋㅋㅋ 졸라 패면 되지 않을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오늘도 다락방님 페이퍼 너무 재밌어서 꼼꼼히 읽고 갑니다. 와인색 구두에 마음을 뺏겼쟎아여......뾰롱

다락방 2016-10-13 15:42   좋아요 0 | URL
하여간 저를 성적으로 건드리기만 하면 저는 졸라 팰 마음가짐이 되어있는 것입니다. 기술은 전무하지만 ㅠㅠ

빨간색 주문했는데 막상 온 거 보니 와인색이고... 쩝.
그렇지만 제가 누굽니까. 빨간색 새로 하나 또 샀죠! 으하하하하하하하하 노동자여, 마셔라!!

기억의집 2016-10-13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갑자기 저도 술이 댕기네요~ 배가 너무 나와 술 끊었는데...

정희진씨의 말에 공감해요. 전 정치이야기하다가 뭔 말이 막히면 난 보수야, 라고 뭉텅거려 자신을 방어하는 사람들 보면 실망을 금할 길 없어요. 닭이 부정부패를 일삼아도 아, 난 보수라.... 젠장 여러 글 좀 읽고 살아라, 맨날 껄렁한 글만 읽지말고하는 말이 목구멍에서 차 올라요. 자신의 삶이 보수프레임 하나 걸리면 그게 인생 전부인지 알아요. 짜증납니다. 그래서 전 아주 요즘은 대놓고 난 진보야라고 말해버려요.

다락방 2016-10-13 15:44   좋아요 0 | URL
기억의집님, 저도 배도 나오고 턱도 두 개고 엄청 뚱뚱해져서 술을 좀 줄이자...고 생각은 하는데, 그 생각을 매일 생각만으로 그친다는 게 ㅠㅠ 하아 오늘도 술 내일도 술 모레도 술 글피도 술....

저도 정희진쌤 말에 엄청 공감하며 고개 끄덕였어요. 그리고 보수적이 되지 않기 위해서, 여기에 주저앉지 않기 위해서 계속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계속 책을 읽고 생각하고 말하고 듣고 글을 쓸거에요. 우리 멈추지 말아요, 기억의집님. 우린 보수적이 되지 말자고요!!

Conan 2016-10-13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며칠전 아내와 사발면에 와인을 마셨습니다. 꿀이더군요^^ 와인에 사발면이 이렇게 맛있다니~
그리고 산에서 만나신 아저씨 그분도 무서우셨을수도 있습니다. 저도 가끔 외진길에 모르는 여자분이랑 앞뒤로 걷게되면 괜히 불안하고 무섭더라구요... 극소심 캐릭이라 그렇겠지만요 ㅠㅠ

다락방 2016-10-13 15:45   좋아요 0 | URL
저는 사발면과 술의 조합을 진작부터 즐기던 사람입니다. 으하하하하. 사발면과 맥주 조합을 가장 사랑하긴 해요. 그렇지만 와인이라고 왜 나쁘겠습니까. 사실 세상 모든 음식이 술안주로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나저나 여자분을 무서워하기도 하시는군요. 그럴 수도 있겠지요. 소심해서든 아니든 간에요. 트라우마 같은 게 있을 수도 있고요.
저는 그 남자분이 거기서 다 드러나게 소변을 보고 바지를 추리는 걸 보지 않았다면 그렇게까지 겁나진 않았을 것 같아요.

비연 2016-10-13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목로주점> 읽으려고 사둔 책인데.. 이런 대목들이 있군요. 언넝 읽어야겠다. 호기심 발동.
그나저나 오늘 와인 한잔 해야 하는 건가요? 으앙... 락방님이랑 와인 한잔 하고 싶어지네요, 문득.

다락방 2016-10-13 15:46   좋아요 0 | URL
비연님, 목로주점 너무 재미있어요. 비연님이 읽으신다면 읽다말고 페이퍼 작성하시게 될거에요. 아니, 똑같이 가난한 환경에 살고 있는데, 왜 남자들은 이토록 더 게으르고 더 찌질하고 더 폭력적인지... 한숨만 나와요. 여자들은 돈도 벌고 애도 키우고 그러다 얻어 맞고 남편 술값 대주고... ㅠㅠ

비연님, 우리도 언젠가 만나서 와인 한잔 하십시다!!

자몽 2016-10-13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목로주점 읽으셨군요~제르베즈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남자가 나오긴 하죠.그의 제안을 거절하는 제르베즈를 보면서 맘이 아프지만 한편으로는 이해도 되고..

대학 동기 중에 키도크고 몸집도 있는 친구가 있었는데 자기는 아무래도 외국에서 통하는 스타일인 것 같다고 한국 남자들 쳐다도 안보더니 결국 영국 남자랑 결혼했어요~
그것도 영국 남자가 한국까지 쫓아들어와서요~
다락방님을 채닝 테이텀이 사랑하게 될 수도 있어요. 백인들에게 동양 여자들 인기가 아주 좋은거 아시죠?
누구든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는 다락방님이 부러울 따름입니다.
저도 오늘 저녁에 와인 한잔 해야겠습니다.


다락방 2016-10-13 16:21   좋아요 0 | URL
저 아직 목로주점 2권을 안읽었어요. 구제를 말씀하시는거죠? 1권만 읽어도 구제가 얼마나 괜찮은 남자인지 알겠더라고요. 제르베즈를 사랑하는 것도요. 뭐랄까, 영혼으로도 사랑하는 느낌이랄까요.

ㅎㅎ 저는 중학교때부터 결혼을 한다면 국제결혼할 거라고 늘 생각해와서 엄마한테, 나 외국인하고 결혼하면 어때, 라고 물었었어요. 수시로 물었네요. 어릴 때부터. 예전엔 안된다고 하던 엄마였지만, 요즘엔 외국인도 괜찮으니 좀 하라고...동거라도 하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나이들고 계속 외국으로 여행다니는 건 무의식적으로 외국남자와 사랑하기 위해서일까요? 제 유머감각은 한국어로 통하는데... 제 매력의 진가를 발휘하려면 한국남자가 낫긴한데....

어쨌든 제가 결혼한다면 가급적 국제결혼 하도록 해볼게요, 자몽님. 진짜로요. 국제결혼 화이팅!!

Forgettable. 2016-10-13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밀졸라의 `나나`가 아마 이 제르베르의 딸인가 그럴겁니다. 졸라 책을 많이 써냈음 ㅋㅋㅋ

다락방 2016-10-13 17:21   좋아요 0 | URL
맞아요. 나나가 제르베즈 딸이에요. 제르베즈와 쿠포 사이의 딸. 목로주점 읽다 보면 딸을 낳고 이름을 나나로 짓는 게 나오는데, 거기에 각주로 나나의 주인공이 이 아이라고 되어 있음. 진짜 졸라 책 많이 썼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로그인 2016-10-14 0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전 목로주점은 안 읽었고 나나는 읽었는데, 졸라의 소설은 다 연결되는군요...!
`작품`을 읽을 때 루공 마카르 총서를 몇십 년 동안 썼고, 그러기 위해 매일 새벽 네 시에 일어나 글을 썼다는 걸 보고 아아 독한놈... 이라 생각했었는데. 어릴(?) 때 읽었던 `나나`가 루공 마카르 총서의 일부였군요.(좀전에 검색해봤어요 ㅎㅎ)
근데 졸라 책은 진짜 너무 처절해서 뭔가 읽기가 겁납니다... 그래도 뭔가 묵직한 고전이 읽고 싶을 때 읽으면 좋더라구요~~
고구마 한 관 먹는 기분 각오하고 목로주점도 시도해 봐야겠어요...!

다락방 2016-10-14 08:14   좋아요 0 | URL
저도 이 목로주점 읽기 전까지는 졸라의 소설이 다 연결되는지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했었어요. 그런데 연결된다고 하니 너무 궁금해지더라고요. 나나도 읽어봐야겠다, 생각은 하는데, 제르베즈의 삶이 너무나 힘겹고 나나의 삶도 딱히 더 나을것은 없을 것 같아서 연달아 읽으면 지칠 것도 같아요. 저는 일단 목로주점 다 읽고나면 좀 쉬면서 다른 책을 읽고, 나중에 나나를 읽어야겠어요. 안그러면 진짜 뻗어버릴 것 같아요. ㅠㅠ 너무 힘겨워요, 이 사람들의 삶이 ㅠㅠ

transient-guest 2016-10-14 0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거 읽고서 예나 지금이나 가난한 사람의 삶이란 어찌도 이렇게 팍팍할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좋은 일이 생겨도 결코 지켜낼 수 있는 힘이나 개념도 없는, 그야말로 밑바닥의 삶이 깊이 느껴지는 이야기였습니다. 돈이 생기면 그냥 다 먹는데 써버리고, 엉망진창으로 악연에서 헤어나지도 못하고...-_-: 제르베즈의 삶엔 연민 이상의 무엇인가를 느끼게 하는 그런게 있습니다.

다락방 2016-10-14 16:56   좋아요 0 | URL
저는 아직 2권 시작하지 않았는데, 1권에서도 충분히 가난한 자들의 팍팍한 삶이 드러나요. 이걸 어째야 하나 싶더라고요. 거기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이를 악물고 일해도, 쿠포처럼 일하다 부상을 입고나면 모아둔 돈 다 써버리는 거죠. 그러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고...없는 사람들끼리 돈 빌리다가 안되니까 전당포에 맡기고...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멘탈을 지켜내며 살까요. 그러니 이들이 순간이라도 맛있는 음식을 먹고 뻗어버리고 싶은 게, 이해가 돼요. 구조적인 걸 바꾸지 않는다면 이 가난한 자들의 삶은 계속 대물림 되겠죠...

북프리쿠키 2016-10-14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거 또 읽어야되나.ㅋㅋㅋㅋㅋ

락방님의 페이퍼를 읽다보면

당대 석학들의 추천사보다 더 끌리니....

난감합니다 ㅎㅎ

또 질러야 됩니까~!!

다락방 2016-10-14 16:56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 재미있습니다, 북프리쿠키님. 지르세요! 저는 다른 이의 지름을 말리지 않습니다. ㅋㅋㅋㅋㅋ

로자 2016-10-14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책 잘 받았어요. 책은 그제 경비실에 도착했는데 어제 늦게 찾아왔어요.
재미있게 잘 읽을게요. 고맙습니다~

방명록에 글이 잘 입력되지 않아서 여기에 글 남겨요^^

다락방 2016-10-14 16:56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받으셨을텐데..싶던 참이었어요.
잘 받으셔서 다행입니다. 즐겁게 읽으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