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오스틴 북클럽』을 영화로  보고 무척 좋았는데 그 영화의 원작 소설이 있다는 걸 알게됐다. 아니, 책은 대체 얼마나 더 좋을까. 흥분해서 나는 얼른 주문을 했고, 그리고 읽었다. 결과부터 말한다면, 이 작품에 대해서는 영화가 더 좋았다, 나로서는.

 

나는 '제인 오스틴'의 작품이라고 해봐야 고작 두 편을 읽었을 뿐이다. 『오만과 편견』과 『설득』. 그 두 편 모두 재미있게 읽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인 오스틴을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리스트에 올려둘 만큼은 아니었고, 또한 다른 작품을 찾아 읽고 싶은 마음도 생기지 않았다. 쉽게 말하자면, 나는 내가 북클럽의 멤버가 된다고 가정했을 때, '제인 오스틴' 북클럽에는 들어가지 않을거란 뜻이다. 나는 제인 오스틴이 써낸 로맨스가 그다지 가슴 떨리지도 않고, 그녀의 문장들이 내게 큰 감동을 불러일으키지도, 강한 인상을 주지도 않았으니까. 다른 사람들과 제인 오스틴의 소설에 대해 얘기해보고 싶은 욕망은 없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책은 어딘가 엉성하다- 제인 오스틴이 궁금해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 책에는 어마어마한 장점이 있었으니, 주인공들이 다들 '나이가 들었다'는 점이었다. 영화에서는 그토록 꽃미남이었던 그리그가 이 책에서는 무려 40대의 남자이고, 그가 좋아하는 여자인 조슬린은 50대이다. 꺄울. 이런게 신난다. 한살한살 나이를 먹고 늙어가도 좋아하는 작가나 책에 대해 이야기 나눌 사람들이 있다는 거, 새로운 로맨스에 가슴이 떨리기도 한다는 사실들이. 이번 여행에서도 나는 나에 대해 새삼 깨달았다. 내가 좋아하는 건 멋있는 풍경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걸.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의 시작, 그 진행에 대해 나는 무척 마음이 끌린다는 거.

 

그러니까 여행동안의 에피소드중 하나를 얘기하자면,

싱가포르 동물원의 화장실이었다. 동물원은 물론 화장실에도 사람(관광객)이 아주 많았다. 한 금발의 외국인이 자신의 딸에게 동생을 잘 보고 있으라는 뉘앙스의 얘기를 하며 볼 일을 보러 화장실의 빈 칸으로 들어갔다. 언니는 5~6세로 보였고 동생은 까치발을 해야 손을 씻을 수 있을 정도로 보아 내 조카와 비슷한 나이 같았다. 그 나이대의 아이들이란 공중화장실에서 손을 씻고 손을 말리는 걸 무척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다. 그리고 뛰어다니며 소리지르는 걸 좋아한다는 것도. 나는 손을 씻던 작은 소녀가, 아무리 언니라고 해도 동생을 돌보기엔 지나치게 어리다고 생각했고, 그보다 더 작은 소녀가 언제든 바깥으로 튀어나가 뛰다가 길을 잃을까봐 걱정이됐다. 하는수없이 그 어린아이들이 손을 씻는 옆에 서서 지켜봤다. 혹시라도 동생이 언제든 바깥으로 튀어나가면 냉큼 쫓아나가 데리고 올 생각이었다. 엄마를 잃어버리면 안돼. 그 작은 손을 꼬물꼬물 씻어대던 아이는 이내 토닥토닥 빠른 발걸음을 움직인다. 나 역시 겁나는 마음에 따라갔는데 손을 말리는 기계 앞에 선다. 그리고는 자신의 두 손을 넣어 말린다. 손 말리는 기계 옆이 화장실 출구라 나는 조금전보다 더 긴장했다. 나가려고 하면 내가 잡아야지, 하고. 그런데 어느틈에 아이들의 어머니가 나와있었는가보다. 손을 말리고 다시 제 언니에게로 가는 아이를 따라가려는데 아이 엄마와 눈이 마주쳤다. 나는 아이 엄마가 나와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돌아서 가려는데 아이 엄마는 내게 땡큐 라고 말했다. 어? 나는 말이 통하지 않아 그녀에게도 아이에게도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는데, 내가 어떤 의도로 옆에 있었는지 알고있네? 나는이 순간이 무척 좋았다. 기분이 좋아서 실실 웃으며 화장실을 나서는데, 아니나다를까 그 작은 소녀가 통통통 바깥으로 튀어나가고 그 뒤를 제 엄마가 쫓는다. 그리고 다시 화장실로 데리고 돌아오면서 나와 눈이 마주쳤다. 그녀는 내게 다시 큰 소리로 말했다. 땡큐! 아...완전 좋아. ㅠㅠ 나를 수상한 사람이라 생각하지 않다니, 내 의도를 파악하고 고맙다고 해주다니. 나는 세계3대동물원 중의 하나인 싱가포르 동물원에서 이 순간이 가장 좋았다. ㅠㅠㅠ

 

 

 

자, 다시 책 얘기로 돌아가자면,

조슬린은 이혼한 그녀의 친구 실비아에게 그리그를 소개시켜 줄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리그가 조슬린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다. 며칠전에 조슬린은 그리그와 싸우기까지 했는데 자신을 좋아한다는 말을 듣게 되니 정신이 없다. 그녀는 그리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기 위해 그리그가 그녀에게 선물한 책을 읽어봐야 겠다고 생각한다.

 

 

"그리그는 제멋대로인 것 같아."

"네가 그 사람을 제멋대로 만들어."

"그리그가 준 책을 읽어 봐야겠어. 좋은 책들이라면 어쩌면, 시도는 해볼게." 적어도 그녀는 남자가 자기를 좋아한다고 해서 더 이상 그를 좋아하지 않는 유의 여자는, 감사하게도 아니었다. (p.291)

 

 

 

그 사람이 어떤 책을 읽느냐가 그 사람의 전체를 대변해주는 건 아니다. 좋은 책을 읽고 좋은 영향을 받은 사람이라고 반드시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은 아니라는거다. 잘 알고 있지만, 나 역시도 그 사람이 읽는 책으로 그 사람을 평가한 적이 있다.

 

오래전의 일이다. 알게된 지 얼마되지 않은 남자사람이 자신은 책읽는 걸 좋아한다고 했다. 가장 좋았던 책은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인데, 이 책을 읽고 자기는 강한 영향을 받아 다니던 직장에 사표를 냈다고 했다. 그때까지 나는 그 유명한 책을 읽어본 적이 없었고 읽어볼 생각도 하지 않고 있었는데, 한 사람으로 하여금 직장에 사표를 던지게 만드는 책이라니 궁금해졌다. 며칠 뒤 서점에 혼자 갈 일이 있던터라, 온 김에 그 책을 한 번 읽어보자 싶어 집어들었다. 책은 작고 얇아 금세 읽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그 책을 들고 서점 한 구석으로 가 철푸덕 주저 앉아 읽었다. 책을 다 읽고 자리에서 일어나 책이 있던 원래 자리로 돌려두면서 나는 생각했다. '아, 그남자가 내 남자가 아니라서 천만다행이다' 라고. 이 책을 읽고 직장에 사직서를 던지는 일이야, 뭐, 그렇게 하고 싶다는 데 잘못됐다고 말할 수는 없는거지만, 그런 사람이 내 사람이 아니라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조슬린은 바로 그리그에게 고개를 돌렸다. "나는 당신이 준 르 귄 책을 다 읽었어요. 사실 세 번째 책도 샀어요. 『해로(海路)』는 반쯤 읽었어요. 정말 대단한 작가예요. 새로운 작가가 이렇게 좋아진 건 이번이 처음인 것 같아요."

그리그는 눈을 깜박였다. "물론 르 귄은 독자층이 꽤 두텁죠." 그는 조심스럽게 대꾸하다가 열정을 되찾고 말을 이었다. "책을 많이 썼어요. 당신이 좋아할 작가들이 또 있어요. 조애너 러스와 앰쉬윌러요."

그들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대화는 좀 더 친밀해졌지만, 우리 귀에 들리는 내용은 여전히 책 얘기였다. 이제 조슬린은 SF 소설 독자가 되었다. (pp.295-296)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내게 책을 추천해주고, 내가 그 책을 읽고 새로운 작가를 좋아하게 될 수 있다면, 와우- 그건 정말이지 근사한 일이다. 이런 일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 내게도 그런 경험은 아주 적다. 그런 경험을 내게 선사해주는 이성이라면, 사랑의 감정이 생기는 것도 어렵지 않을것 같다.

 

 

 

"말해 봐요. 사 준 책들 읽어 봤어요? 르 귄의 책들이요."

"아직요." 조슬린은 아주 조금 양심이 찔리는 것 같았다. 죄책감 때문에 기분이 별로였다. 책을 선물로 준 다음 "책이 어땠어요?" 라고 묻는 것은 강요와 침해의 행위가 될 수 있다. 조슬린은 책을 많이, 많이 선물했지만 한 번도 책이 마음에 드느냐고 물어본 적은 없었다.

왜 달라고도 하지 않은 책 두 권을 읽지 않은 이유에 대해 변명해야 할까? (p.220)

 

 

크~ 속이 쓰리다. 나 역시 선물 준 책에 대해 그 책을 읽었냐고 묻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렇지만 내가 좋아하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준 경우라면, 상대가 읽었는지 아주 많이 궁금하다. 읽었는데 어땠는지, 나처럼 그 책을 좋아했는지 혹은 전혀 아닌건지, 그 책이 좋았다면 어느 부분에서 그렇게 좋았는지 하는 것들이. 그러나 나 역시 선물 받은 책에 대해 상대가 물었을 때 읽지 않았다고 답하는 것이 난처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라, 내가 선물 준 상대에 대해서도 묻지 않으려고 한다. 그저 조용히 기다릴 뿐이다. 이런 느낌은 책을 선물로 주고 받고 또 책 읽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알 수 있는 것이라, 이런 느낌에 대해 말해주는 이 책이 새삼 반가웠다.

 

 

 

버나데트는 재혼했다. 그녀는 커다란 아쿠아마린 반지 세트를 보여 주었다. "이번엔 정말이라고 생각해요. 난 비전 있는 남자를 사랑해요."

그녀는 아이들과 손자들과 증손자들을 만나고 아파트를 정리하려고 돌아왔다. 그녀는 코트와 모자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 우편물은 스칼렛 마코로 보내도록 해 두었다.

물론 우리는 그녀와 운 좋은 세뇨르 오반도가 행복해 보여서 좋았다. 약간 슬프기도 했다. 코스타리카는 먼 곳이니까. (pp.310-311)

 

 

 

북클럽 멤버중에 한 명인 버나데트는 코스타리카로 여행을 갔다가 사랑에 빠지게 되고 재혼을 하게 되고 그곳에서 정착하게 된다. 이 장면을 읽는데, 나는 여행때 들렀던 덕스턴 로드의 작은 서점이 생각났다. 나도 지금보다 많이 늙게 되었을 때, 음, 한 예순다섯살 쯤이 되었을 때, 싱가포르의 재벌 남자와 사랑에 빠져 싱가프로의 덕스톤 로드 어디쯤에 자리를 잡고 머물게 되었으면 좋겠다. 낮에는 실실 산책하며 펍에도 들렀다가 레스토랑에도 들렀다가 낮잠도 잤다가 서점에도 들렀다가 그렇게 지내고 싶다. 밤이 되면 술을 마시고 싱가포르의 재벌 남자와 사랑을 속삭이며 조용히 살고 싶다. 가끔은 한국의 좋은 친구들을 초대해도 좋겠지. 하하하하하. 그나저나 재벌들은 대체 누구랑 사랑에 빠지는거야? 내가 가서 뺨이라도 한 대 날려줘야 하는건가?

 

 

이번 명절에 아버지 어머니께 용돈을 드리면서, 그 봉투에 로또 한 줄 씩을 넣었다. 내가 지금 드리는 건 적은 액수이지만, 어쩌면 나는 억을 드리는건지도 모른다고. 부모님은 센스있다며 좋아하셨는데, 당첨되지 않고 꽝이 되어버린 복권 앞에서는 나를 원망하셨다. 야, 사줄라면 다섯줄은 사줘야지 한 줄이 뭐냐........아니, 될 사람은 한 줄로 되는거 아닌가? 안 될 사람은 오백줄을 사도 안되는거고...로또는 한 줄 사서 맞아야 진짜지.

 

 

커피나 한 잔 마셔야겠다.

 

 

 


댓글(21)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연 2013-09-24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에 대한 다락방님의 감회는... 저와 같으시군요!
전 도대체 그 책이 뭔 감명인지.. 이해가 안된다는..;;;;

다락방 2013-09-26 10:42   좋아요 0 | URL
어딘가엔 그 책을 읽고 인생의 방향을 바꾼 여자사람이 있을것이고, 그 여자사람과 그 남자사람이 만난다면 서로를 이상적이라고 생각하겠죠...........?

관찰자 2013-09-24 1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영화 쪽이 더 좋았어요.
흔치 않은 경우인데 말이죠.
그런데 (뭐, 꼭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원작 소설이 있는 작품이 영화로 옮겨질 때, 주인공들의 연령대가 왜 조금씩 어려지는 걸까요? 네?


흠.
그나저나 제인오스틴 북클럽에 들어가고 싶진 않지만,
건지감자껍질파이 북클럽엔 들어가고 싶잖아요. 다락방님. 그쵸? ㅋㅋ

다락방 2013-09-26 10:45   좋아요 0 | URL
영화에서는 주인공들이 책 읽는 모습도 아주 많이 등장하잖아요. 스벅에 텀블러 가지고 오는 그렉(책에서는 그리그)도 좋았고요. 책은 좀.. 글쎄, 딱히 좋지는 않아요.

건지감자껍질파이 북클럽에 들어가고 싶은건 아니고요, 건지섬엔 한 번 가보고 싶어요!! 건지 책 리뷰중에 어떤 남자가 그 리뷰로 여자에게 청혼을 했더라고요. 그거 보면서 이 청혼이 얼마나 로맨틱한 의미인지 그 여자가 반드시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dreamout 2013-09-24 2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선물은 그래서... 참... ^^;;
과녁을 맞추기가 너무 어려워요. 특히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ㅋ

다락방 2013-09-26 10:45   좋아요 0 | URL
그렇죠. 같은 소설책을 좋아한다고 해도 좋아하는 포인트가 다를 수 있으니까요. 그러니 마냥 선물하기는 어려운 아이템이긴 해요. 그래서 상대가 좋아하면 더 기뻐지나봐요. 흣.

Forgettable. 2013-09-24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 오늘 칸지의 부엌 리뷰 썼는데 괜히 찔림ㅋㅋㅋ

다락방 2013-09-26 10:46   좋아요 0 | URL
뭘 또 찔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 취향 다른거 다 아는데 ㅋㅋㅋㅋㅋ

비밀을품어요 2013-09-24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영화 찾아봐야겠습니다~
그런데 눈을 마주치고 땡큐라고 말해주는 게 정말 놀랍긴 하네요,
다락방님이 믿음직하고 선해보이는 인상이라 그런 것인지도~^^
정말 책 취향이 연인과 비슷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많이 비슷하기보다 조금은 달라서 추천받기 믿음직한 연인이라면 딱 좋을듯 ㅎㅎ

다락방 2013-09-26 10:49   좋아요 0 | URL
기억상실님, 이 영화 엄청 좋아요! 아주 사랑스럽죠. 책보다 더 잘 짜여져 있어요. 등장인물들이 책 읽는 모습이 수시로 등장하는데 그 장면장면들이 무척 좋더라고요.

저도 책 취향이 아주 똑같은 연인 보다는 좀 다른 게 낫다고 생각을 해요. 말씀하신것처럼 이거 좋으니까 이거 한 번 읽어봐, 라고 다른 취향의 책을 내밀 수 있다면 좋을듯. 뭐 저는 책 안읽는 남자여도 상관은 없습니다만. 재이슨 스태덤이나 현빈이라면...................책은 나 혼자 읽으면 되니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혜윰 2013-09-25 0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책이 영화로도 있군요?전 책만 알고 있었어요 읽진 못했구요.
내치즈를 읽고 사표를 던지다니...그남자 저도 다행ㅋ
스무살 무렵 남자인 친구가 생일선물로 책을 사주었을때 기분이 괜히 좋더라구요. 선물해준 책이 취향에 맞았거든요. 그런 사람 곁에 있으면 좋은데 제 주변엔 책선물해주는사람은 없네요ㅋ

다락방 2013-09-26 10:51   좋아요 0 | URL
책보다는 영화가 더 좋아요. 영화로 보세요, 책만먹어도살쪄요님.ㅎㅎ

만약 내 남자친구가 나랑 사귀는중에 내치즈 읽고 사표를 던졌다면 전 아마 헤어지자고 했을것 같아요. 갑자기 정이 뚝 떨어질듯. 뭔가 사람 잘못봤다는 생각도 들 것 같고. ㅋㅋㅋㅋㅋ
아 갑자기 몇 년전에 헤어진 한 남자가 무척 생각나네요. 저를 만나러 오는 길에 집에서 [호밀밭의 파수꾼]을 들고 나와서 읽으면서 왔다는데 밑줄 그은 부분이 저랑 같았어요. 하아- 보고싶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무개 2013-09-25 0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저는 근 몇년간 생일선물을 거의 도서상품권으로 받았어요.
직장동료, 친구, 가족....다들 똑같은 말...이걸로 책사봐~ ㅋㅋ

2.다락방님 덕분에 이승우를 알게된건 정말 행운이었지만,
다락방님이 애정해 마지 않는 세벽세시....는 아직도 베른하르트만 불쌍해요 ㅠ..ㅠ






다락방 2013-09-26 10:52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저는 새벽 세시를 엄청 많은 사람들에게 선물하고 추천했는데 베른하르트 불쌍하다는 사람 되게 많았어요. 그러니 울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무개님. 그래도 우리에겐 이승우가 있으니까요. 이!승!우!

레와 2013-09-25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좀 다른 이유로 로또 선물을 안해요. 혹시 라도 당첨되서 싸움날까봐..ㅋㅋㅋㅋㅋ

네꼬 2013-09-25 23:45   좋아요 0 | URL
하여튼 레와님 앞서가는 감각, 알아줘야 함.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3-09-26 10:53   좋아요 0 | URL
아니, 그게 그렇더라고. 제일 처음 친구에게 로또 사줬을 때 겁나게 떨리더라고요. 당첨됐는데 완전 나한테 거짓말하고 돈 다 지가 가지면 어떡하지? 하고 말이지요. 그래서 아, 나란 인간도 별수없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을 비우기 전에는 로또를 사주지 말자, 라는 생각을 했어요. 이제는 그 때보다는 좀 나아졌어요. 어휴..

페크pek0501 2013-09-25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에도 저를 실망시키지 않는 글이에요. 책 얘기와 님의 경험 얘기가 잘 어우러져 재밌어요.
책을 좋아하는 남자라면 멋진 남자일 거라고 봐요. 최소한 책 이야기로 화젯거리가 풍성할 것 같거든요.
그런 점에서 다락방 님도 멋진 여성일 것 같다는...ㅋ
(저는 미혼 시절에 님만큼 소설을 다양하게 읽지 못했어요. )

다락방 2013-09-26 10:56   좋아요 0 | URL
저는 책을 좋아하는 남자라기 보다는 '어떤 책을 좋아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싫어하는 부류의 책에 홀릭한 남자라면 아무리 책을 좋아한다고 외쳐도 끔찍할 듯...저도 알라딘을 하기 전에는 주변에 책을 좋아하는 남자가 없었어요. 그런데 알라딘을 하고 나서부터는 책 이야기를 할 많은 친구들이 생겼어요. 헤헷. 너무 좋아요!!

네꼬 2013-09-25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님, 이 페이퍼 진짜 재밌네요. 킥킥대면서 읽었어요. 싱가포르 재벌남이랑 조용히 살게 되면 부를 한국 친구에 나도 포함되는 거죠? 나 빼먹으면 안돼요..... 근데 뺨 때리는 거 말고도 방법이 있겠지?

다락방 2013-09-26 10:59   좋아요 0 | URL
뺨 때리는 거 말고도 다른 방법이라면 가만있자..으음...
재벌이 몰고 지나가는 자가용 앞에서 스커트 걷어 올리고 다리 보여줄까? 그러다가 내가 뺨맞겠죠? 하하하하하.

내가 싱가포르 재벌남이랑 함께 살게 되면 당근 네꼬님 불러야죠. 덕스턴 호텔 레스토랑 생맥주 짱맛있어요. 와서 나랑 맥주마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