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랑 제목만으로도 이 영화는 당연히 보고 싶은 영화였다. 나는 이 영화에 대한 정보를 전혀 알지 못하는 채로 무조건 예매를 했고 무조건 극장엘 갔다. 때때로 그렇게 아는게 없는채로 포스터와 제목이 주는 느낌만으로 선택하게 되는 영화들이 있는데, 그런 영화들을 보고 성공했다고 느낄때는 세상에, 그보다 더한 만족감은 없다.  

 

 

 

 

 

그런영화들을 당장 꼽아보자면, 

[줄위의 종달새]와 [미필적 고의에 의한 여름휴가] 

이 두 영화도 아무것도 모르는채로 포스터와 제목만 보고, 그리고 거기에서 느끼는 내 직감만 가지고 극장에 갔다가 전혀 후회하지 않았던 영화들이다. 

 

 

 

 

자, 다시 [당신을 오랫동안 사랑했어요] 

이 영화는 남녀간의 사랑이야기가 아니다. 그러니 여기서 말하는 당신은 이성의 당신이 될 수 없다. 이 영화속의 줄리엣은 살인을 저질러서 15년간 형을 살다 나왔고, 줄리엣의 동생은 그런 줄리엣이 다시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힘써 도와주고자 한다. 어색하고 낯선 환경과 관계들 속에서 줄리엣이 가족들과 그리고 새로 만나게 된 사람들과 소통하는 장면, 그리고 그 모든것들에 적응하는 순간들 그 하나하나가 참으로 소중하고 아름답다. 이 영화를 갖고 싶어질 만큼. 

이 영화의 감독은 소설을 두권 낸 작가라고 한다. 이 영화는 그 작가의 감독 데뷔작. 

 이런 영화를 만들어내는 감독이 쓴 책은 도대체 어떨까 궁금해진다. 

 

 

 

그리고 어두운 극장안에서 내 핸드폰을 꺼내 메모하게 만들었던 화가 '에밀 프리앙'. 영화속에서 줄리엣은 '에밀 프리앙'의 [고통]이란 작품 앞에 멈춰서서 한참을 바라본다. 그럴 수 밖에 없는 작품. 

 

 

 

 

 

이 화가의 다른 작품을 좀 더 살펴보면, 

 

눈을 배경으로 한 젊은 낭시여인 

 

그림자를 드리우다 슬픔에 빠진 아이 

 

아, 정말 좋았고 뭔가 뿌듯해진다. 필립 클로델을 그리고 에밀 프리앙을 더 알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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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당신을 오랫동안 사랑했어요-
    from aimer 2010-03-24 11:34 
       제목만으로도  마음이  무너진다.  `당신을  오랫동안 사랑했어요`.  하지 않았던, 아니 다 하지 못했던, 할 수 없었던 말.  발화되지 않고   누군가의  가슴속에  오래도록  살아 숨쉬었던  감정.  그것이  애착이든  과잉된 집착이든,  오랜 
  2. 당신을 오랫동안 사랑했어요 와 문자메세지
    from 마지막 키스 2010-04-07 09:16 
    어제 이 영화를 보았다는 친구로부터 문자메세지를 받았다. 좋았다고, 무척 좋았다고. 이 영화속에서 주인공이 내쉬는 공기도, 이 영화속에서 주인공이 감명받던 그림도 다 좋았다고. 무엇보다 이 영화를 보고 좋다고 같이 공유할 수 있는 내가 있어서 좋았다고. 주변에 이 영화를 본 사람은 나 뿐이라고 했다. 덩달아 나도 기분이 좋아졌다. 내가 무척 좋아하는 이 영화를 그 친구도 같이 좋아해줘서. 어쩐지 으쓱해진달까. 그 친구보다 먼저 보고 먼저 좋다
  3. 내게는 하나의 작은 우주
    from 마지막 키스 2010-04-25 21:29 
    을지로 전주집 삼겹살집에서는 파절이 위에 계란 노른자를 띄워준다. 계란 노른자를 젓가락으로 톡- 터뜨려서 파절이와 함께 섞고, 그 파절이와 함께 구워진 삼겹살을 먹으면 한없이 고소하다. 익힌 콩나물과 양념한 부추무침도 함께 내어주는데, 그것들까지 삼겹살과 한데 구워, 상추에 고기며 마늘, 파절이, 콩나물과 부추를 넣고 쌈을 싸면 한 입 가득이다. 때때로 너무 커서 숨이 넘어갈 것도 같다. 그런데 그 맛이 일품이라, 나는, 도무지 그 삼겹살집을 끊을래야
 
 
얼룩말 2010-02-14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필적 고의에 의한 여름휴가...포스터.. 밑에 있는 여자의 모습..너무나 예쁜...
정말 최고

다락방 2010-02-14 20:25   좋아요 0 | URL
[타인의 삶]에도 나왔던 배우죠. 전 미필적 고의에 의한 여름 휴가가 영화 자체로도 참 좋았어요. 젊고 발랄한 여자 아이에게 그 미묘한 신경전을 느끼는 나이든 여자의 섬세한 감정이라니! 그것도 남자 때문에 말이죠. 아- 정말 좋은 영화였답니다.

얼룩말 2010-02-14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머리칼과 저 원피스와.. 아.. 나도 저렇게 되고 싶은..

다락방 2010-02-14 20:25   좋아요 0 | URL
원피스는 저의 로망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Kir 2010-02-14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가 나온다는 이유만으로도 보고싶어요.
'잉글리쉬 페이션트'를 보고 홀딱 반했거든요...

다락방 2010-02-14 20:26   좋아요 0 | URL
Kircheis님도 보시면 정말 후회하지 않으실 영화에요. 장면장면이 다 좋았어요. 어울리지 않는 듯한 코트를 입고 거리를 걷는 모습도, 계속해서 담배를 피워내는 모습도, 책을 읽는 모습까지. 포스터가 정말 대단하지 않습니까!!

치니 2010-02-14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슈린의 아기라는 책을 오랫동안 보관함에만 담아두었는데, 이 작가가 감독이 된 거군요. 흠흠. 기대 되네요 ~

다락방 2010-02-14 20:27   좋아요 0 | URL
전 모르는 작가였어요. 이런식의 감동을 주고 이런식의 이야기를 하는 작가라면 읽어도 좋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지 뭡니까. 치니님, 정말 좋은 영화에요!

프레이야 2010-02-14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신을 오랫동안 사랑했어요!!
락방님, 전 이 영화를 저번 금요일저녁 유로시사회로 봤어요.
혼자서 무작정 가까운 예술관에 가서요.
무지하게 끌렸던 작품이었거든요. 역시 참 좋았어요.
에밀프리앙의 저 그림앞에서도요, 마지막 "나 여기 있어요"에서도요,
툭 끊듯 끝나버리는 여운이 깊고 길었어요.
설날 오후 시댁에서 아버님 컴으로 요런 서재질을^^
설날 떡국은 드셨어요? 다락방님 ^^

다락방 2010-02-14 20:30   좋아요 0 | URL
나이 먹기 싫어서 떡국도 안먹으려고 했는데, 아 그만 먹고 싶어져서 먹어버리고 말았답니다.
전 이제 제부랑 술 마실 일만 남았어요. 하하하하

저는 제대로 감동할 줄 아는 사람을 정말 존경하고 좋아하는데요, 이 영화속에서 줄리엣이 저 [고통]이란 그림앞에서 멍하니 서있을때, 오- 정말 좋았어요. 그 그림앞에 서있는 줄리엣과, 줄리엣을 멈추게 한 저 그림이 정말 대단히 좋았답니다.
조금씩 조금씩 그녀가 모두에게 그리고 이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걸 볼 수 있어서 안도했어요. 줄리엣에게 아이들을 맡기는 걸 몹시 싫어했던 레아의 남편이 "줄리엣에게 부탁하지."라고 말할때의 그 가슴벅참이란!!

에밀 프리앙의 그림은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다 정말 좋더군요!

hnine 2010-02-14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영화 아직 대전에서도 상영하고 있는데 교통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지금 몇 주째 눈독만 들이고 있어요.
그래서 저는 사실 내용을 쪼~금은 알고 있는 상태이지만 다음 주에도 계속 상영하는지 당장 체크해봐야겠네요.
저 여배우는 정말 안어울리는 배역이 없는 듯 해요. 'Keeping Mum'이라는 영화에서의 코믹한 배역은 또 얼마나 잘 어울리던지요.

다락방 2010-02-14 20:31   좋아요 0 | URL
hnine님, 보시면 정말 후회하지 않으실 영화에요. 그러니 저는 교통이 불편한것쯤은 감수하고라도 상영하고 있다면 챙겨 보시라고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영화를 보시게 된다면, 영화속의 줄리엣에게 다시 한번 반하고 말거에요. 저는 영화속에서 그녀가 안경을 쓰고 일을 하는 모습조차도 멋있게 보이더라구요.

마노아 2010-02-14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소개해준 영화 다 보고 싶어요! 제목이 주는 울림도 깊은데 그림이 주는 감동이 또 있네요. 다락방님이 미로 스페이스를 사랑하는 걸 이해할 수 있어요!!

다락방 2010-02-14 20:34   좋아요 0 | URL
그런데 미로스페이스가 영업이 종료되서 극장이름도 바뀌고 그러는 것 같더라구요. 자세한 내막은 모르지만 말입니다. 사실 저는 미로스페이스 보다는 씨네큐브를 더 사랑했지만, 아시다시피 거기는 이미 재단이 바뀐 상황. 안가려고 했지만...그랬지만......보고 싶은 영화를 씨네큐브에서만 할 때는 어쩔수가 없어요. 흑.

[줄 위의 종달새]는 40년도 더 된 영화라서 보면서 지루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미필적 고의에 의한 여름 휴가]는 언젠가도 말씀드렸지만 섬세한 여성의 감정묘사가 뛰어난 작품이에요. 점점 나이들어가는 제 자신을 돌아보게 만들었죠. 나도 젊고 어린 여자들에게 묘하게 긴장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아서 말이에요.

전 그림을 모르고 아는 화가도 없지만 에밀 프리앙은 궁금해졌어요. 영화를 본다면요 마노아님, 왜 줄리엣이 저 그림앞에 멈춰설 수 밖에 없는지 가슴으로 다가올거에요.

2010-02-14 2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2-14 20: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2-15 18: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2-15 20: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0-02-14 2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영화 보고싶었는데 다락방님의 리뷰를 읽으니 이젠 너무 절실히 보러가고싶군요. 술마시자는 약속은 많은데 왜 잔잔한 영화 보자는 사람은 없는건지.. ^^;

다락방 2010-02-14 20:38   좋아요 0 | URL
그렇다면요, Manci님.
혼자 보러 가는 것도 방법이지요. 사실 이런 영화를 볼 때는 혼자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영화에 충분히 몰입할 수 있고 혼자서 초조해하다가 안도하다가 눈물을 흘리는 것이 꽤 만족스러울테니 말예요. 그리고 장담하건데,Manci님은

이 영화 분명 좋아하실겁니다, 분명!!

L.SHIN 2010-02-14 2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밀 프리앙'
덕분에 나도 좋은 화가를 알게 되었군요. 사진으로 찍은 듯한 섬세함 그리고 그 안에 실어 있는 감정들.
아름다운 그림들입니다.

다락방 2010-02-15 17:58   좋아요 0 | URL
저도 저 [고통]을 보는 순간 너무 좋아서, 뭐랄까, 그 안에 고통이 고스란히 살아있는 것 같아서 재빨리 가방에서 핸드폰을 꺼내 메모해 두었어요. 저는 그림에 대해서 모르기 때문에 영화를 보고 극장을 나서면 그 화가의 이름과 그림의 제목을 잊을까 두려웠거든요.

네, 정말 아름다운 그림들이에요.

blanca 2010-02-14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밀 프리앙의 그림....전율이 오네요...그림이상의 그림, 실재의 재현 이상의 재현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 주는 것 같은.

다락방 2010-02-15 17:59   좋아요 0 | URL
저는 프랑스 영화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 영화는 참 좋았어요. 에밀 프리앙은 프랑스의 화가더군요. 저 역시 저 [고통]이란 그림이 참 좋았답니다.

... 2010-02-14 2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영화 볼거예요, 볼거랍니다, 곧! 그런데.... 대체 어디서 하죠?

다락방 2010-02-15 17:59   좋아요 0 | URL
윽, 저는 미로스페이스에서 보았는데 글쎄요, 대체 어디서 하는걸까요? 미로스페이스에서도 특별상영으로 보여준 것 같던데 말입니다. 끙.

니나 2010-02-15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일 당장 보리랏, 불끈! 락방님 감사 :-)
미로스페이스에서 해요!!!
내일 안하네요. 힝. 언제본담 ㅠ.ㅠ

다락방 2010-02-15 18:00   좋아요 0 | URL
그래서 오늘은 무슨 영화를 보셨나요, 니나님??

니나 2010-02-16 07:27   좋아요 0 | URL
술마셨어요 ㅋㅋ

다락방 2010-02-16 08:39   좋아요 1 | URL
아 좋았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카스피 2010-02-15 20: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근데 저 포스터의 여자 주인공이 누구인가요? 제 기억에 톰 크루즈 주연의 미션 임파서블1에 나오는 에반 헌터의 팀원중 하나였던것 같은데 맞는지 모르겠네요^^

다락방 2010-02-15 20:22   좋아요 1 | URL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라는 영국 배우구요, 제가 본 그녀의 영화로는 [쇼퍼홀릭], [라르고 윈치], 프랑스 영화 [발렛] 등이 있네요. 필모그라피에 [미션 임파서블]은 뜨질 않는데요, 미션 임파서블1은 본지가 하도 오래되어 톰 크루즈의 팀원이 누구였는지는 전혀 생각나질 않고, 톰 크루즈가 얼굴 가면 벗기던 장면만 생각나네요. ㅎㅎ

비로그인 2010-02-17 08: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위에서 세번째 그림, 너무 맘에 드네요. 새벽 한 시 즈음. 평소보다 훨씬 좁아보이는 둥근 어깨, 마주 하는 거리에는 수 많은 말들이 오고가는, 그런 그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어쩌면 새벽 한 시에 그림들을 다시 봐서 그런지도 모르겠네요. 즐겁고도 황홀한 꿈길 되세요 다락방님~^^

다락방 2010-02-17 08:20   좋아요 1 | URL
바람결님, 아침 08:04에 왜 꿈길 되라는 댓글을 남기신걸까요? 일어나서 활동해야 할 시간이잖아요!
저는 당연하게도 사무실에 출근해 있습니다. 즐겁고 황홀한 꿈길을 다녀오고 싶었지만 지난밤 어떤 꿈을 꾸었는지는 기억도 나질 않네요. 뭔가 꾸긴 꿨는데.

그치만 잠은 오늘 또 잘거니까요, 그때 즐겁고 황홀하고 행복하고 아름다운 꿈을 꾸어야겠어요. 미리 인사드릴게요, 바람결님. 오늘밤에 안녕히 주무세요!! :)

비로그인 2010-02-17 13:40   좋아요 1 | URL
아.. 8시 4분에 뭔가 한글자 수정했더니 새벽 1시에 남긴 흔적이 사라지는 거였네요.

열쇠들을 많이 맞이하시는 꿈자리 되시길 "꼭" 빌겠습니다. ㅎ

다락방 2010-02-17 13:46   좋아요 1 | URL
아, 저도 추측은 했습니다. 새벽 한시에 남겼으나 여덟시에 무언가 수정을 하신게 아닐까 하고 말이지요. 어제 페이퍼도 야심한 밤에 쓰셨으니 제게 남기신 댓글도 야심한 시간에 쓰셨을텐데 했습니다.

점심은 맛있게 드셨습니까? :)

에이바 2016-10-12 13: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2010년의 다락방님께 새삼 반하는 날이에요! 저도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 팬이라 이 영화를 보게 됐는데 필립 클로델도 알게 돼 행복해요. 막 그러잖아요. 자식을 먼저 보낸 부모는 평생 그 감옥에서 나갈 수 없다던가.... 정말 좋은 작품이에요.

다락방 2016-10-12 13:35   좋아요 1 | URL
마지막 장면에, `나 여기 있어요` 라는 대사를 하고 끝나잖아요. 그 장면도 좋더라고요, 저는.
그리고 동생부부가 언니에게 아이를 맡기고 외출하기로 결정하기 바로 직전의 그 숨막힌 긴장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