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잠깐 어떤 작가님과 예기치않게 대화할 일이 있었다. 그 분은 나에 대해 글쓰는 걸 들었다며 브런치에 연재하시냐 물으셨다. 아니라고, 알라딘에 쓴다고 했더니 알라딘에 글 쓰는 폼이 생겼냐고 하시는거다. 아뇨, 알라딘에 원래 있었어요.... 그러니까 나는 국내 작가라면 어쩐지 알라딘은 다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걸 모르시는 분들도 있는거구나 하면서 어쩐지 좀 서운했달까. 내가 알라딘을 하니까 다른 사람도 알라딘을 알 것 같은, 그런 자기중심적 느낌적 느낌, 뭔지알쥬?


그리고 어제, 김기태의 단편집을 읽다가 이런 구절을 만났다.

















인터넷 서점의 장바구니에 넣어둔, 아직 읽지는 못한 이름들을 떠올렸다. 스피박, 버틀러, 아감벤, 랑시에르, 라투르, 브라이도티, 차크라바르티, 마사타케, 흰테게르키, 량밍쉬고우, 음뚜아스부아 …… 하지만 자신이 뷔페식 속류 인문학을 좇는게 아닌지도 의심했다. -p.177



'나는 『자본론』을 제대로 읽지도 않고 수업을 했다.'

그러므로 『자본론』의 서문으로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교실에 앉아 대표적인 석학이 몇 해전 내놓은 전면 개역판 세트를 검색했다. 부담되는 가격은 아니었고 쌓아둔 포인트가 넉넉했으며 '지금 주문하면 오후 여덟시까지 배송'이었다. 귀가하면 서재부터 정돈해야겠다고 마음먹으며 곽은 교실 전등을 끄고 문단속을 했다. -p.177



김기태의 단편집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의 단편 <보편 교양>의 화자는 국어 교사이다. 고등학교 3학년의 선택과목으로 '고전읽기'를 만들었는데, 그 수업을 듣는 대부분의 아이들은 밀린 잠을 보충하며 그 수업시간에 깨어 있으면서 수업을 진지하게 듣는 아이들은 고작해야 두세명이다. 그 중에 한 명이 수업중 언급된 마르크스에 흥미를 느껴 마르크스 전작읽기를 시도하고 있다고 했고, 그 아이는 결국 서울대에 합격을 하게 된다. 졸업식날, 화자 곽에게 와서 선물을 주었는데 그 안에는고등학교 시절을 통틀어 가장 좋았던 수업시간은 고전읽기 시간이었다는 글이 적혀있었다. 그런 곽이 다음 학기의 고전읽기 수업을 준비하다가 인터넷 서점의 장바구니에 넣어둔 책을 생각하고, 자본론을 제대로 읽어본 적 없으니 다시 읽어보자 생각하며 책을 검색해보기도 하는거다.


인터넷 서점의 장바구니? 어떤 인터넷 서점일까? 설마.. 알라딘? 이런 생각으로 책을 읽다가 그 다음 인용문에서 '포인트가 넉넉했'다는 구절을 보고 흐음, 알라딘은 포인트가 아닌데.. 했다. 포인트는 예스랑 교보 아닌가. 그런데 예스랑 교보를 다시 들어가니 둘다 '지금 주문하면 오후 여덟시까지 배송' 같은 구절은 .. 안나오지 않았나? 이 배송 부분은 작가의 창작인걸까? 그러니까 특정 인터넷 서점을 떠올리지 않게 하려고 만들어둔 설정인걸까? 지금 주문하면 몇 시까지 배송, 이거는 쿠팡 멤버십 아닌가? 내가 저런 구절을 어딘가에서 보긴 했었는데, 지금은 쿠팡 불매로 멤버십 해지해가지고 확인이 안되네? 설마 책을.. 쿠팡에서 사는걸까? 얼마전에 누군가로부터 쿠팡에서 책 샀다는 얘기도 들었던 것 같기도 하고.. 김기태 님, 알라딘.. 안하세요? 작가들도 독자들의 리뷰를 찾아볼텐데.. 네이버에서만 찾아보나요? 책은.. 예스나 교보에서 사나요? 김혜수 는 알라딘에서 산다고 했는데.....


인터넷 서점 얘기 나오면 알라딘일까? 자꾸 생각하는 나는.. 알라딘을 사랑하는걸까..


다락방은 알라딘에서 책을 삽니다. 알라딘 장바구니에 책을 담아두고요. 가끔 교보에서도 사고 예스에서도 사고 그러지만, 그것도 확 줄었습니다.  


하여간 자본론 얘기가 책에서도 나와서 말인데,


며칠전에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한 저명한 교수가 함께 책을 읽어 보기를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생겼다는 걸 알게 됐다. 사실 저명한 교수라고 광고를 해서 그렇지 나는 그 교수를 모른다. 하여간 일년동안 다양한 분야의 필독서를 완독하자는 취지인 것 같았는데, 한 달에 9만원씩 지불하는거였다. 한 달에 9만원씩 내면 이 교수와 함께 다양한 필독서를 완독하게 된다는 것. 대충 기억나는 책으로는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가 있었고 존 롤스의 정의론, 그리고 한강의 채식주의자, 말콤 글래드웰의 아웃 라이어... 이것 말고도 하여간 책들의 리스트는 다양했는데, 자세히 들여다보기를 하진 않았지만 한달에 9만원이면 적은 돈이 아니니, 아마도 책값을 포함한게 아닐까. 그러다가 아, 돈은 이렇게 버는거구나 싶었다. 야... 책 같이 읽어 완독하자는 거, 나는 2018년 부터 해왔는데... 그렇게 벽돌책 뽀갠 사람들이 많은데.... 나는 그걸로 돈을 벌지 않는데...... 이거, 돈벌기가..가능한거였어? 이걸 돈받고 해? 책 같이 읽는걸 돈받고 한다고? 오, 자본주의여.....별걸로 다 돈 벌 수 있는 것이었구나....그러니까 그 프로그램을 보고 '나도 이걸로 돈벌어야지!' 생각한게 아니라 '이런 걸로도 돈을 벌어보겠다고?' 이런 마음이었달까. 그건 아마도 내가 평소에 책을 읽는 사람이고, 내 주변(이라기 보다는 알라딘)이 책을 읽는 사람들로 채워져서이겠지. 그게..가능한건가요.. 그 프로그램의 매출과 이익에 대해 궁금해지네.....그런게 생겨났다는 건 그런 수요가 있을거라고 짐작해서가 아닌가.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필요한것이겠지...그렇겠지.....그게 돈을 버는 사람은 아닐 거라는 데 오백원 건다. 그러고보면 자본주의, 없어선 안될 것을 시장에 내놓는게 아니라, 시장에 내놓음으로써 '너네 이거 필요하게 될거야!' 로 움직이는 것 같다. 그전에는 필요성에 대해 전혀 인지 못하다가 갑자기 이런 프로그램 마주하는 순간 '오, 이거 나 필요하네!' 이렇게 되어버린달까. 일단 공급한다, 그러면 수요가 따라온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이놈의 인스타그램, 이거에 혹하면 안되는데.

엊그제 자기 전에 인스타그래 봤다가 빅사이즈 가슴을 안정적으로 모아주고 단단하게 받쳐주고 어쩌고..하는 브라 광고를 보게 되었고, '나는 이걸 사면 분명 나한테 안맞아 후회한다'고 머릿속으로 생각하면서도 주문을 해버렸다. 영상 속 모델이 너무 예뻤던거다. 그게 이 브라를 해서 예쁜게 아니라 원래 예쁘기 때문에 이 브라의 광고 모델이 되었을텐데, 어쩐지 이 브라를 하면 내 가슴도 이렇게 되고 내 모습도 이렇게 될 것 같은 미친 느낌적 느낌.. 으로 브라를 주문했고, 한 후에도 '나는 그렇게 안될거야' 하면서 드디어 배송되어 받아본 순간, 그리고 착용해본 순간... 내가 주문한 브라는 꼭지 가리개가 되어서 내 가슴을 아무것도 받쳐주지 못하였고.... 나는 바로 반품을 접수했다. 하.. 쉬바 택배비만 날렸네... 어리석은 나여, 안될줄 알면서도 대체 왜 산 것이냐. 나는 사던 데에서 사던 거만 사자.. 가서 직접 착용해보고 사자. 모델들이 입는 브라 같은거, 나한테 안맞는다는 거, 십수년간 경험해보지 않았니? 그런데 대체 왜... 이게 다 모델한테 반해서다. 너무 화딱지가 나서 브라 반품 접수한 뒤에 그 광고 계정주 차단했다. 연달아 나오는 다른 빅사이즈 브라 광고주들도 차단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래봤자 또 보여지겠지.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이놈의 자본주의는 항상 나를 노려. 나는 자꾸 거기에 당해버리고 만다. 안돼, 꿋꿋하게 버텨, 쓰러지지마!! 내 가슴, 아무 브라나 막 할 수 있는 그런 가슴 아니야. 정신 차렷!!




김기태 책을 요즘 자기 전에 읽는데 한두장도 제대로 못읽고 자꾸 잠이 쏟아져. 그건 책이 하는 일인가요, 내 육체가 하는 일인가요? 안되겠다 싶어서 오늘은 꿀같은 출근길에, 정말 귀중한 출근길에, 정치와 역사의 젠더였나.. 젠더와 역사의 정치였나 하여간 그 책을 읽는 대신 김기태 책을 읽었는데, 와 너무 잘 넘어가고 단편 하나 후딱 끝내서, 역시 독서는 출근길이 짱이다 했다. 그렇지만 정말 귀한 출근길 독서... 여성주의 책 읽어야 되는데........ 흠흠. 아직 다 안읽었지만 김기태 책의 별은 이미 정해졌다. 그것은.. 몇개일까요?



이만 총총.



아, 요즘 퇴근길에는 아마존 프라임에서 잭 리처 시즌3 보고 있는데, 너무 꿀잼이다 진짜루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드라마 시작 전에 원작이 persuader 라고 되어있어서 오, 하고 찾아봤더니 내가 급박하게 사두고 안읽은 책, 『처단』이었다. 

아 잭 리처 진짜 너무 좋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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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과함께 2025-03-14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에 글 쓰는 거 모르는 사람 많을 것 같아요. 100자평 정도만 생각할 듯요.
저는 오늘 출근길에 젠더와 역사의 정치 가져왔는데 당최 뭔 말인지 ㅠㅠ
태그의 새벽세시는 무슨 맥락이죠? 궁금!

다락방 2025-03-14 09:03   좋아요 1 | URL
태그에 새벽세시 들어간 거 몰랐어요! 왜 들어갔지? ㅋㅋ 제가 뭘 잘 못 눌렀나봐요. 방금 삭제했습니다. ㅋㅋ
저는 책 좋아하고 글쓰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 알라딘을 알지 않을까 했는데 아니었나봐요. 그리고 알라딘 서재는 이제 사람들이 많이 줄었죠 ㅠㅠ
저는 젠더와 역사의 정치 2장 읽기 시작했어요!!

잠자냥 2025-03-14 09:36   좋아요 1 | URL
저도 알라딘 서재 존재 모르다가 2016년에야 알았습니다요~ ㅎㅎ

독서괭 2025-03-14 23:01   좋아요 1 | URL
저도 오늘 2장 읽는 중!!

잠자냥 2025-03-14 09: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그래도 이번엔 브라 다른 데로 배송 안 시킨 게 어디인가요!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03-14 10:16   좋아요 3 | URL
잠자냥 님 기억력 너무 천재 되시는 거 아닙니까?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5-03-14 10:42   좋아요 1 | URL
이 글 읽는 내내 아, 이 인간 또 다른 데로 배송시킨 거 아니야.... 조마조마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03-14 11:38   좋아요 0 | URL
제가 번번이 그러지는 않습니다. 흠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blanca 2025-03-14 09: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이 김기태 작가 이야기하니까 너무 신기한 게 어디선가 김기태 작가가 지금 다락방님이 쓴 이 글과 결이 비슷한 자본주의 안에서 쓰는 사람의 내적 갈등 같은 걸 읽은 기억이 나요. 이제 작가도 막 행사 가고 홍보해야 하는 시대가 됐는데 그게 본인과 맞지 않아 괴롭다는 내용이요. 그리고 실제 그런 홍보가 도움이 되는지 확신할 수 없다, 뭐 이런 비슷한 글이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브라 ㅋㅋ 요새 진짜 검색 한번 하면 맨날 알고리즘으로 그 비슷한 영상, 광고가 쫘악 떠서 너무너무 거부감 들어요. 무서워서 검색도 못하겠다니까요.

다락방 2025-03-14 10:19   좋아요 2 | URL
저도 책을 낼 때 제일 두려운게 행사 와 홍보거든요. 막 작가와의 대화 같은거 하고 그럴까봐 그게 너무 두려워요. 그런거 하고 싶지 않아요. 그런 한편 그런거 안해서 책이 안팔리면.. 그건 또 어떤 의미가 있을까 싶기도 하고요. 자본주의 안에서 읽고 쓰는 일은 다른 일과 마찬가지로 내적 갈등 심하게 오는 일이네요. 어디서나 언제나 내적 갈등 불러일으키는 자본주의.. 하아-
이게 핸드폰이 음성도 수집한다고 하잖아요. 제가 딱히 검색을 하지 않아도 친구들과 대화만 해도 바로 광고 연관돼서 뜨더라고요. 우리 회사 근처에는 곤드레밥 먹을 곳이 없다, 나는 곤드레밥 먹고 싶은데.. 라고 회사 동료랑 얘기했더니 ㅋㅋ 밥에 넣어 비벼먹는 곤드레나물 인스타그램에 떠서 ㅋㅋ 그거 사서 밥 먹고 있습니다. 하아- 무서운 세상...

하이드 2025-03-14 10: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중에 하는 유료 독서모임들, 습관 만들기(보통 2-3만원)/단어랑 이디엄, 배경 지식 제공(보통 10만원, 책 미포함!) 은 저는 좀 부족하게 느껴지고, 다른 뭔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늘 하고 있어요. 뭐, 저도 책 읽히고 돈 받거나, 책 읽고 돈 받는 사람이긴 하고요. ‘어린이의 세계‘ 김소영 작가님, 이슬아 작가님도 독서 교실 하잖아요. 독서 교실 생긴지 오래 되었고, 이게 책 읽히고 돈 버는 거죠.

다락방 2025-03-14 11:29   좋아요 0 | URL
저는 저 프로그램이 그런 독서교실과는 완전히 다르게 느껴졌거든요. 광고만 봤을 때는 사람 혹하게 만들어놓고 결국 프로그램 만든 자들만 돈 벌어가는게 아닌가 싶었어요. 광고를 보자마자 그래서 확 거부감 들었는데, 하이드 님의 이 글도 그렇고 단발머리 님의 밑의 댓글도 읽어보면 그것이 독서교실의 역할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분명 책 읽기에 서투른 혹은 어색한 사람들에겐 방향을 이끌어주는게 도움이 될테니까요. 그런데.. 유료 독서모임들이 .. 많군요? 저는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 말입니다. 하하. 배경 지식 제공에 책 미포함이 10만원.. 그런게 있었군요. 제가 몰라도 너무 몰랐네요. 저는 9만원이란 얘기 보고 당연히 책값 포함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말입니다.

2025-03-14 11: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3-14 11: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25-03-14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유료 독서모임이 뭐랄까. 학원 수업이나 팀플과 비슷한 의미에서 ‘도와 주지 않으면‘ 잘 되지 않는 경우에는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보통 카톡방을 이용하면, 그 방에서 공부한 것들 인증해서 올리고 그러더라구요. 저는 유료로 해보지는 않았지만 예전에 프랑스어 책 지인들과 같이 읽을 때 그런 모임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여성주의 책도 ‘유료 모임‘ 있다고 들었어요. 이런 세계가 존재한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본주의에 순진한 그대여! 알라딘 밖에 모르는 그대여!


근데 1825명 무슨 일인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03-14 11:31   좋아요 0 | URL
네네 저도 여러분의 댓글로 누군가에게는 그 도움이 필요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운동을 다 잘못해가지고 선생님이 필요하거든요. 달리기 시작하면서 달리기 통 실력이 늘지 않고 언제나 느려서 이 달리기에도 코치가 있으면 확실히 낫겠구나 싶었는데, 독서에도 당연히 그렇겠지요. 그런데 저 광고는 왜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유용하겠다는 생각보다 이놈의 자본주의.. 하는 생각으로 거부감이 먼저 들었는지... 흠흠.
위에 하이드님 댓글도 그렇고 유료 독서모임이 많다는 걸 이번 기회에 알고 갑니다. 저는 정말 알라딘 밖에 모르는 사람이었네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저도 오늘 아침에 1천명 조회수 보고 무슨일이냐 싶었는데 딱히 어떤 글이든 반응이 더 있는건 아닌걸 보면 뭔가 오작동.. 같습니다. -.-

독서괭 2025-03-14 23:19   좋아요 1 | URL
이런 세상에서 땡투만으로 몇년이나 독서모임을 이끌어나가는 그대.. 다락방님. 고마워요 ㅜㅜㅜㅜ

관찰자 2025-03-14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뜬금없지만 아무 브라나 막 할 수 없는 그런 가슴..... 부럽습니.......다. >.<

다락방 2025-03-14 11:29   좋아요 0 | URL
전혀 부러워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늘 어깨가 아픈 고질병을 갖고 있습니다 ㅠㅠ

숲노래 2025-03-14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서재’가 생기고서 ‘예스24 블로그’하고 ‘교보 북로그’도 생기고, ‘반디 블로그’도 생겼지만, 교보와 반디는 사라졌고, 예스24는 아주 보기 나쁘게 바뀌었습니다. 여러모로 보면 ‘알라딘서재’는 ‘네이버블로그’하고 나란하다고 할 만큼 오랜 글틀을 그대로 두는 곳입니다.

저는 1993년에 ‘하이텔’과 ‘천리안’부터 드나들었고, 1994년에 ‘인디텔(인천 피시통신)’과 ‘나우누리’에 들어가면서 글판을 두루 보았는데, 그동안 거친 ‘프리챌’이나 ‘다음카페’나 ‘싸이월드’나 여러 곳을 보면 껍데기를 ‘바람(유행)’에 맞추어 자꾸자꾸 바꾸면서 스스로 무너졌다고 느낍니다. 글을 쓰고 책을 읽는 사람도 껍데기(옷·디자인)를 아예 안 쳐다보지는 않으나, 글을 쓰는 틀을 함부로 섣불리 바꾸면 대단히 거북하게 여기면서 아예 끊기도 하는 줄, 그들 ‘플랫폼 관리자’는 조금도 살피지 못 하더군요.

여러모로 보면, ‘알라딘서재’는 처음 서재를 열던 해부터 2025년에 이르도록 바탕을 그대로 지킵니다. 네이버블로그하고 비금비금할 만큼 ‘오랜 틀’인데, 네이버블로그는 그동안 이래저래 자질구레하게 함부로 바꾼 대목이 있지만, 알라딘서재는 ‘예스럽다’고까지 할 만큼 껍데기(옷·디자인)를 그대로 잇습니다. 그리고 이 껍데기야말로 “글을 쓰고 읽는 가장 즐겁고 나은 틀”인 줄 알아본다고 느껴요.

요사이는 누리책(전자책)도 있지만, 모름지기 모든 책과 글은, 손으로 쓰고서 손으로 건네고, 손으로 받아서, 한손으로 받치고 다른손으로 넘기면서 읽게 마련입니다. 바탕은 늘 고스란합니다. 이러한 바탕을 읽고 아는 눈이라면, 책을 다루는 판(인터넷 플랫폼)을 어떻게 다루어야 어울리고 알맞을는지 느낄 테지요.

저는 마을책집이 없다고 할 시골(전남 고흥)에서 살기에 누리책집을 안 쓸 수 없는 터이기도 하고, 알라딘서재에 첫 글을 쓰던 2005년에도 멧골(충북 충주)에서 살았기는데, 여러모로 보면 ‘시골에서 지내는 나날 그대로 알라딘서재하고 함께 지냈구나’ 하고도 느낍니다. 이제는 무척 ‘시골스러운 옷(디자인)’이라고 여길 만한 알라딘서재가 앞으로도 시골스러운 빛으로 이어가기를 바랄 뿐입니다.

알고 보면, 서울은 시골에서 거두는 밥옷집 살림을 바탕으로 굴러갑니다. 시골이 바탕이자 뼈대이기에 서울이 반짝반짝 빛납니다. 마을책집이 곳곳에서 북적북적 사랑스레 살아나는 둘레에, 누리책집도 좀 조그마한 몸집으로 어깨동무하는 길로 갈 수 있으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하고도 생각합니다.

(뭔가 적고 보니 너무 긴 덧글이 되고 말았습니다. 봄이라서 봄빛을 받았기 때문인 듯싶습니다)

다락방 2025-03-14 11:37   좋아요 0 | URL
말씀하신 것처럼 알라딘 서재는 그대로인데, 그런데 사람들은 많이 줄어들었죠. 예전엔 아침에 최신서재글 보면 주루루룩 많이도 올라왔는데 이제는 활동하는 사람도, 글도 확 줄어들어서 안타까워요. 이곳에서 오래 여전히 활동중인 저는 이곳이 예전처럼 사람이 좀 더 많아지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줄게된건 짧은 글 위주의 SNS 로 갔기 때문인 것인지.. 긴 글 읽기에 지친 것인지.. 아니면 영상으로 대체된 것인지. 하여간 저로서는 사람이 많이 줄어들은 이곳이 너무 안타깝고 아쉽습니다. 좀 더 사람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저는 어쨌든 별 일 없다면 이곳에서 오래오래 활동할 계획입니다.

봄빛 언급하셔서 바깥을 내다보니 날이 참 화창하고 좋아 보이네요. 나가야겠습니다.

감은빛 2025-03-14 18:12   좋아요 0 | URL
제 알라딘 서재 껍데기는 2004년에 처음 만들었던 그대로예요. 한번도 바꾼 적이 없네요. 아, 중간에 그게 이름이 뭐였더라 책장 같은 것을 광고처럼 넣을 수 있어서, 그걸 쓰다가 알라딘이 자체적으로 폐기해서 저절로 없어진 적이 있었네요.

yamoo 2025-03-14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뭐랄까...아마도 유튜브나 다른 돈이 되는 곳으로 이사갔다고 보는 게 좋을 듯합니다~~

건수하 2025-03-14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ㅁㅁ 가리개……

(부러워서 이것만 기억에 남은 것은 아닙니다)

감은빛 2025-03-14 1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스타그램에서 본 적이 있는데, 어떤 사람이 돈 받고 독서모임을 운영하면서 책을 본인이 사서 직접 손글씨 편지도 포함해 예쁘게 포장해서 여러 사람에게 보내더라구요. 그걸 보면서 그냥 각자 사서 읽으면 될 것을 왜 저렇게 번거로운 일을 하나 생각이 들었는데, 아마도 독자들에게는 책값을 그대로 다 받고, 출판사에 연락해 할인을 받는 방식으로 운영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었습니다. 아닐수도 있겠지만. 출판사에 일할 때 가끔 교수라면서 본인이 이번 학기에 이 책을 언급했으니 할인해 달라고 하면서 그리 많지 않은 부수를 입에 올린 경험이 있었어요. 물론 저는 그냥 서점에서 제 값 주고 사시라고 거절했습니다.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