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에 이런 페이퍼를 썼더랬다. ☞ https://blog.aladin.co.kr/fallen77/15863246
조경국의 [책 정리하는 법]을 읽고 쓴 것인데, 저 페이퍼에서 나는 '월 8만원의 임대료를 내고 사무실을 빌릴 수 있으면 그곳을 서재로 꾸미고 싶다'고 썼다. 저자 조경국이 진주의 시장에서 몇 년간 그렇게 집이 아닌 곳에 별도의 서재를 둘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생각해보니 서재를 따로 둔다고 해서 나의 집이 깨끗해질 것 같진 않았지만, 무엇보다 조경국은 진주의 시장에서 그런 사무실을 구할 수 있었던 것이고, 내 경우엔 서울 강동구.. 에서 그런 사무실을 구할 수 있을 리가 없기 때문에 불가능한 바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 친애하는 단발머리 님의 댓글을 좀 보자. 단발머리 님은 8만원에 사무실을 얻고 싶어하는 알라디너들을 모아 공동 사무실을 얻는 것이 좋을거라는 아이디어를 내주신거다. 으앗. 넘나 좋은데??? 아니 너무 낭만적이잖아?? 게다가 가능성도 없지 않아?
여러명이 8만원씩 걷는다면,
월세 감당 가능하고, 몇 명이냐에 따라서 좀 넓은 사무실을 임대하는 것도 가능하겠다.
음 그리고 다른 사람의 책장에서 책을 빌려봐도 되잖아? 그러면 오히려 책을 사는 일은 줄어들지 않을까? 나는 아직 사기전인데 저기 저 책장에 있나, 확인해보고 있으면 빌려서 볼 수도 있고.
사무실이좀 넓다면 모든 벽은 각자의 책으로 채운 뒤에 가운데에 큰 테이블과 의자를 놓고 거기에서 읽고 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어떤 날은 읽으러 갔는데 이미 다른 누군가 와서 독서중일지도 모르고.
음, 커피머신도 가져다 놓으면 좋겠네.
회사의 탕비실처럼 간식 코너도 좀 두고.. 와인도 두면 어떨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신, 청소는 정말 확실히 해두기!!
라꾸라꾸 침대..가져다놓는 건 좀 별로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컵라면도 좀 쌓아두면 좋겠지만, 그러면 사무실에서 너무 음식 냄새 나려나?
문제는... 보증금 이겠구나. 보증금... 흐음... 그렇지만 이것도 여러명이라면 ... 그런데 서울이라면 보증금이 엄청날테니까 역시 보증금 마련이 힘들겠구먼. 아 이거 너무 좋을 것 같다.
보통 외국에 워킹홀리데이 하러 가는 사람들이 그곳에서 셰어하우스로 비용을 지불하곤 하던데, 그러니까 가정 집의 방 한칸을 쓰면서 그에 따른 월세를 내고 집주인은 그 월세들을 모아 자기월세를 내는거다. 큰 사무실을 얻어 그렇게 사용하면 되지 않을까. 셰어오피스... 샤라라랑~
그렇지만,
그렇지만 말이다!
여기엔 치명적인 약점이 또 있으니,
그건 모두랑 함께 쓰는 공간인 만큼 모두가 접근하기 좋은곳에 사무실을 얻어야할 것이고, 그렇다면 내 집으로부터는 내 서재가 멀어진다는 걸 뜻한다. 그러면... 역시 집에 다시 책이 쌓이지 않을까? 아, 광화문에 있는 서재에 가면 이 책 있지만 가기 귀찮은데... 하면서 또 책을 사서 침대 옆에 쌓아두게 되지 않을까....... 광화문(임시로 장소 정함) 서재에 갔다가 '자, 오늘 이런 책을 읽고 싶네' 하고 책 여러권 빼서 집에 가져갔다가 다시 서재로 가져다두지 않아 집에 또 책이 쌓이는 일이 생기지 않을까...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내 경우엔 백퍼다, 백퍼.. 그러면 나는 광화문 서재에도 책 쌓아두고 월세 내면서 내 집도 책 쌓아두는 이중의 악순환에 빠지게 되는데......... 아아 그렇지만, 집에 있는 책들 지금 한꺼번에 다 읽을 수도 없으니 서재 따로 두는 것도 너무 좋지 않나?
다치바나 다카시는 건물 하나를 다 서재로 쓴다.
그가 소유한 건물이 고층빌딩은 아니지만, 4~5층 되는 빌딩 하나를 빌려서 여러 사람들이 한 층씩 갖는 것도 너무 좋을 것 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러면 빌딩은... 누가 사지요? 일단 나는 못삽니다.
아이 해브 노 머니.
아 너무 낭만적이다. 너무 좋다. 생각만해도 너무나 좋다. 너무 신나는 일이야.. 함께 쓰는 공간에서라면 내가 가진 책들도 더 쓰임이 있지 않을까. 너무 멋진 생각이다. 누군가 빌딩 기증해주신다면(응?) 제가 한 층 정도 빌려 쓸 의향은 있습니다. 좋군.
아, 댓글 하나에 나의 마음 몰랑몰랑해진다..
최근에 <정희진의 공부> 9월호를 듣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의 저자이자 활동가인 황유나 님과 정희진 쌤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아 이 책이 갑자기 급박하게 읽고 싶어지는게 아닌가!!
나는 이 책을 산 걸로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 어제 집에 가서 이 책이 이쯤에 꽂혀있겠지, 짐작되는 곳을 들여다보는데 응? 없네?? 사려고 했지만 안샀나?
나는 알라딘에 들어가 구매하기를 눌러본다.
역시나 내가 이전에 구매한 상품이라고 나온다. 2022년 8월 11일에 샀단다. 그래, 산 것 같았다니까?
나는 다시 찾는다.
이 책장에 없네? 여기 있어야 될 것 같은데? 하는수없이 다른 책장도 살펴본다. 일단 침실 책장엔 없다. 나는 서재방으로 가서 책장들을 살펴본다. 이중으로 꽂아둔 곳에서는 앞의 책들을 빼고 뒤의 책들을 보느라 빡이 친다. 그런데 없다. 아니, 찾을 수가 없다..
분명 샀는데, 안읽었는데, 없다. 찾을 수가 없어. 하아... 나는 책을 왜 사냐???
나는 빵꾸똥꾸다.
다락방은 빵꾸똥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