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임파서블 보고나서부터 계속 아낌받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고 아낌 받고 싶다는 얘기를 우리 남매 단톡방에서도 했더니, 남동생이 말했다.


<내가 아끼잖아.

졸 아껴줄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난 진짜 얘 땜에 사는 것 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내 남동생 럽 ♡



아, 그런데 이 얘기 하려던게 아니고.


최근에 정말이지 몰라보게 살이 찌고 있어서(응?) 다이어트를 해야겠다 생각했지만, 도저히 먹는 걸 줄일 수도 끊을 수도 없던 나는, 운동량을 늘리는 걸로 하자, 하고 오랜만에 지난 토요일, 일자산엘 갔다. 며칠전에 다녀오신 엄마가 역시 산은 가을이야~ 하고 좋아하셨던 것도 생각났고, 이래저래 마음을 많이 다친지라 산의 기운이 필요하기도 했다. 토요일 오전에 일자산 갈거야! 벼르고 있었는데, 아니 글쎄 비가 오는게 아닌가! 으.. 안돼.. 일자산 갈라고 요가도 제꼈는데..(응?)

그래서 이를 어쩌나 하고 치아바타를 구웠는데(네?), 오후가 되니 날이 개더라. 그래서 오전에 간다는 계획은 좀 틀어졌지만 오후에 가자! 하고 일자산으로 향했다.


이맘때의 산은 좋긴 하지만, 오후 늦게 출발하면 내려올 때 어두워져 무섭다. 그래서 좀 서둘러 서둘러, 허리 업 허리 업, 하면서 일자산에 도착. 자, 이 길로 갈까 저 길로 갈까. 이 길로 가면 사람들이 많아 안심되지만, 저 길로 가면 인적이 드물어 불안하고 대신 운동량은 좀 더 많은 것 같은데.. 갈등하다 저 길로 향했다. 아직 오고 가는 사람들이 어디에든 있는 것 같아, 좋아 가보는거야! 하고 도대체 몇 개인지 알 수도 없는 많은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열심히 계단을 오르면서 쉬었다가 헉헉댔다가 하면서 계단을 다 올랐는데,

중년의 여성 한 분이 계단의 끝부분에서 왔다갔다 하시다가 내게 말을 건다. 아이쿠 깜짝이야. 나는 이어폰을 빼고 네? 하고 물었더니 그 분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저 좀 따라가도 돼요?"


그러니까 혼자 오셔서 무섭기도 하고 이 산은 처음이기도 해서 혼자 오는 여자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거다. 혼자 산에 가는 길 조심하라고 아빠도 말씀하실 정도로 요즘 혼자 산은 좀 무서운 게 사실이라, 그러시라고 했다. 그리고 귀에 꽂아두었던 이어폰을 빼서 둘둘 말아가지고 주머니에 넣었다. 그렇게 그 분과 나란히 걸었는데, 그 분은 묻지도 않았는데 본인에 대해 많이 말씀하셨다. 아마도 대화도 좀 하고 싶으셨던 모양이다. 덕분에 나는 그 분이 이제 곧 일흔을 바라본다는 것, 1남2녀를 모두 결혼시켰다는 것, 첫째딸은 노처녀였다가 40넘어 결혼했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이제 비로소 혼자를 만끽할 수 있는 자유를 찾았다는 거였다. 그러나 자유를 찾았다는 즐거움보다, 혼자 다닌 적이 그동안 없어 아직 두렵다는 것. 평소에 남편과 산에 자주 가곤 했는데 남편하고 다니는 거 너무 짜증나서 혼자 다니고 싶어졌고, 그렇게 혼자 왔더니 보호자 없이 간다는 게 두렵다는 거였다. 그래서 내가 말씀드렸다.


"처음은 두려워도 계속 혼자 다니다보면 단단해져요."


그리고 덧붙였다.


"그런데 이맘때는 좀 일찍 오세요. 금세 어두워져요."


우리는 비가 그친 후의 산은 얼마나 좋은가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숲의 냄새가 한결 진해지는데, 그게 너무 좋다고. 그 분은 혼자라 두려운 마음에 내려가려고 했지만, 비 온 후의 숲을 도저히 포기할 수가 없어 혼자 오던 여성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거였다.


한참을 그 분의 이야기를 들으며 같이 올라가다가 그 분에게 전화가 오는 바람에 내가 앞서 걸었다. 정상에 올라 스트레칭을 좀 하고 있노라니 이내 그분이 오셨는데 "아몬드 가져왔는데 먹을래요?" 내게 물으셨다. 나는 아니라고, 밥 먹고 바로 나온 터라 배가 불러 안먹겠노라 말씀드리고, 잠시후 저는 내려가볼게요, 하고 인사했다. 그 분은 내게 손을 흔들어 주셨다. 정상에는 사람이 많았고 그러니 따라갈 사람도 많을 터였다.



그 분과 이야기를 나누고 산에 올라가면서 머릿속 한쪽에서 이런 생각을 했다.


'잠자냥 님이 나 이런 거 알면 또 까무러치겠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김혜리 기자의 팟빵을 듣다가 정윤수 평론가와 함께 하는 <고독한 고전음악방> 코너를 처음부터 듣고 싶어져서 어제부터 듣기 시작했다. 나는 클래식에 대해 아는 바가 전혀 없지만, 처음은 당연히 바흐여야 하는 것처럼 정윤수 평론가와 김혜리 기자는 얘기하더라. 이 두 분은 클래식에 대해 아는 바도 많고 즐기는 것도 같은데, 비단 클래식에만 한정하는 게 아니라, 대화가 어디로 뻗어가도 주고 받고가 되는 거다. 클래식 얘기하다가 역사 얘기 당연히 나오고 문학 얘기 그리고 지금의 지휘자 얘기까지 나와도, 뭐 모르는 게 없이 둘이 막 대화가 돼. 세상 멋지구먼.. 하며 듣고 있다. 이번에 들은 부분에서는 독일의 라이프치히가 언급됐는데, 여기 중앙역이 그렇게나 크다는 거다. 오래전에 라이프치히 중앙역 시계탑에서 만나자고 약속하고 갔더니 세상 넓고 시계탑도 여기저기 있어서 당황했다고 정윤수 평론가는 얘기했다. 게다가 프랑크푸르트 출판 박람회보다 더 크고 오래된 게 라이프치히 출판 박람회라고. 나는 라이프치히 중앙역이 너무너무 궁금해졌다. 사실 라이프치히 알지도 못하는 곳이고 들어본 적도 없었던 것 같은데, 그래서 라이프치히 여행한 블로거의 글을 찾아보았는데, 와 중앙역 진짜 크더라. 게다가 라이프치히 대학교도 멋있어. 어쩐지 꼭 가보고 싶어졌다! 그 블로거가 올려둔 사진 보면서, 음, 내년에 로테르담 가서 유레일 타고 라이프치히 다녀올까, 막 이런 생각을 했다. 



삶은 작은 목표들을 세우고 그걸 실행하면서 연속된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해오고 있다. 물론 모두에게 그런건 아니고 모두가 그렇게 사는 것도 아니지만, 내 경우에는 그렇다. 가볍게는 주말에 어떤 술과 안주를 먹을지 목표하는 것부터 그렇다. 그리고 좀 더 멀게 언제쯤 어디에 가봐야지 하는 것에 있어서도 그렇고. 그러나 그 목표들을 실행하면 끝나는 게 아니라, 그것들로 인해 그 다음, 또 그 다음의 새로운 목표들이 생겨난다. 이 새로운 목표들 덕에 나는 좀 더 의욕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것 같다. 의욕적으로 살고 싶어 목표를 세운 게 아니라, 하고 싶고 먹고 싶은게 많아 목표를 세우다보니 의욕적이 된달까. 뭐가 먼저인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지금은 아주 작게, 책을 사겠다는 목표도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 책들.


















틈틈이, 

퇴사 후에 어떤 일을 하며 먹고살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답을 찾으려고 하면 답을 찾게 되어 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여러분 모두 점심 맛있게 많이 먹어요!!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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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10-19 11: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헉ㅋㅋㅋㅋㅋㅋㅋㅋ 어떻게 알았어요!
내가 이 글 읽으면서도 헐...뭔 대화를 일케 많이해... 그냥 같이 걷는 것도 부담인데.....
어쩜 이래.. 이러고 있는데 ㅋㅋㅋㅋㅋ
‘잠자냥 님이 나 이런 거 알면 또 까무러치겠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몬드 준다는 거에서도 저는 아... 이분이 손 씻었을까 이 생각 중 ㅋㅋㅋㅋㅋ
음, 요즘에는 거기 덧붙여서 아몬드에 뭐 뿌린 거 아닐까...(갑자기 정신 잃게 하는 뭐 그런 거) 생각 중...ㅋㅋㅋㅋㅋ

하지만 비 온 뒤 숲은 참 좋기는 해요. 그 냄새...
일자산 한번 등반해야 하는데!

이 페이퍼에서 MZ들이 도무지 이해 못 할 묘사가 하나 있습니다.
˝이어폰을 빼서 둘둘 말아가지고 주머니에 넣었다.˝
이어폰을 왜 말지? 폭탄주도 아닌데? ㅋㅋㅋㅋㅋㅋㅋ

참, 나도 아낀다. 락방아......

다락방 2023-10-19 11:30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는 대화하면서 ‘나는 어쩜 이럴까?‘ 생각하면서 ‘잠자냥 님은 이해 못할거야‘ 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몬드 먹으면 먹는 동안 옆에서 계속 대화해야 할 것 같아서 ㅋㅋ 안먹었어요. ㅋㅋㅋㅋㅋ손 씻었나 이런 생각은 1도 안함요 ㅋ

이어폰 고장이 나지 않는한 저는 언제까지나 유선 이어폰을 사용할 예정입니다.

그나저나 저를 아낀다는 증언들이 쏟아지네요? 일단 잠자냥 님하고, 단발머리 님하고, 은오 님하고.. 제 남동생하고. 네 명이다!! ㅋㅋㅋ

독서괭 2023-10-19 13:38   좋아요 2 | URL
이어폰을 왜 말지? 폭탄주도 아닌데? 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3-10-19 11: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 분과 대화를 했을 사람입니다. 그러면서 생각하는 거죠. 아, 락방님이랑 나는 비슷한데, 잠자냥님은 이거 이해하기 힘들겠군 ㅋㅋㅋㅋㅋ문제는 저는 산에 가지 않는다는 건데요. 북한산이 바로 진짜 거짓말 1도 안 보태고, 산길이 집에서 10분 거리인데 안 가는 거는.... 북한산의 정기를 받지 않는려는.... 저는 누구일까요.

저는 다락방님을 아낍니다. 그걸 다락방님이 알고 있어서 좋아요. 헤헤!

다락방 2023-10-19 11:42   좋아요 2 | URL
아니, 북한산이 집에서 10분 거리라고요? 우와 너무 좋네요.
일자산은 아주 낮아요. 저는 아마도 그래서 갈 수 있는 것 같아요. 등산 개념이 아니라 산책 개념이라서요. ㅎㅎ
단발머리 님도 그 분과 대화를 했을거라 하시니 너무 좋네요. 그리고 너무 상상돼요. 그 분과 대화하시는 거요. ㅋㅋㅋㅋㅋ 아 좋다. 좋으네요.

저 지금 샤인머스캣 먹고 있는데 단발머리 님과 같이 먹고 싶네요. 후훗.

단발머리 2023-10-19 11:44   좋아요 0 | URL
😲😲😲 아~~~~~

다락방 2023-10-19 11:44   좋아요 0 | URL
쏙~

단발머리 2023-10-19 11:45   좋아요 0 | URL
🤤 맛있네요 하아~~~~

다락방 2023-10-19 12:19   좋아요 0 | URL
^_______________________^

hnine 2023-10-19 13: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처음은 두려워도 계속 다니면 단단해진다는 말을 다락방님께서 하셨단 말씀이지요?
맛있는 슬리퍼 사진도 올려주시지...(치아바타 ^^)
이제 막 치아바타도 직접 구우시고, 저런 멋진 말도 건네실줄 아시고.
여행 좋아하셔서 퇴사 시기를 앞당기시는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다락방 2023-10-19 13:53   좋아요 0 | URL
으흐흐흐 네, 제가 한 말입니다. 왜냐하면 정말 저렇게 느꼈기 때문이에요. 두려워서 안하면 계속 두려운 상태로 있지만, 해보고난 뒤에는 또 해볼 수 있게 되고 그렇게 단련이 되는 것 같아요. 그건 혼자 산을 가는 것, 여행하는 것도 그렇지만 모든일에 다 적용되는 것 같아요. 저는 회사에서 업무를 하면서도 그렇게 느꼈습니다.

저는 지금 딱 일년만 더해보자, 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결국 언제 퇴사하게 될지는 모르겠어요. 말씀하신 것처럼 좀 더 많이 돌아다니고 싶어서 빨리 그만두고 싶기도 하고요, 그런데 그러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니까 더 다녀야 하기도 하고요. 먹고 살 수 있는 다른 일을 얼른 찾아봐야겠어요. :)

구단씨 2023-10-19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살이 너무 쪄서 건강 때문에라도 빼야 하는데, 먹는 거 좋아함에 푹 빠져서 못 빼요... ㅠㅠ
근데 저는 산에서 저렇게 낯선 사람 만나도 말을 거의 안 하는데... ㅎㅎㅎ

일단 낯선 사람 만나면 다락방님처럼 돌맹이 하나 주워서 주머니에 넣는 것을 배웠습니다. ^^
요즘 산에 오르거나, 산책하기에 딱 좋은 바람이 부네요.

다락방 2023-10-19 13:55   좋아요 1 | URL
저는 심지어 술도 좋아해서 아주 그냥 살이 막 찝니다, 막 쪄. 먹는 양이 예전보다 많아진 건 아닌데 왜이렇게 살이 찌나 생각해보면, 아무래도 기초대사량이 확 줄어버린 게 아닌가 싶어요. 나이 들면 기초대사량이 줄어든다는데 ㅠㅠ 그런게 아닐까 혼자 추측해봅니다.

돌맹이 주워 주머니에 넣는 것, 좋은 방법이네요? 저 앞으로 혼자 산에 갈 때 돌맹이 하나 주워 주머니에 넣고 다녀야겠어요. 어휴,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사회적 분위기가 너무 싫으네요. ㅠㅠ

구단씨 님, 우리 건강하게 오래오래 행복하게 지냅시다.

독서괭 2023-10-19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촉촉한 산의 모습 참 좋네요^^
가을이 되면 식욕이 늘어난다는 과학적 연구 결과도 있다고.. 얼마전에 들었습니다.. 이걸 좋아해야 하나.. 저도 봄에 빠졌던 게 요즘 도로 다 쪄가지고 다시 빼려고 하고 있습니다 =_=
저라면, 다락방님과 마찬가지로 저런 이유로 같이 걷자고 하는 분을 거절하지 못할 것 같고, 같이 걷는 이상 말 안 하는 게 더 어색해서 얘기도 나눌 것 같고, 아몬드는 사양할 것 같고 ㅋㅋㅋ 잘하셨습니다 다락방님. 그분께는 좋은 추억이 될 테고 앞으로도 혼자 등산 다니시게 되겠네요^^

저도 많이 아낍니다. 다락방님.
알쥬?

다락방 2023-10-19 18:11   좋아요 1 | URL
제가 식욕이 늘어나서 그런걸까요? 딱히 는 것 같진 않은데.. 활동량이 준 것 같지도 않고 ㅠㅠ 저는 늙어서 나잇살이 찌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ㅠㅠ 슬픔 ㅠㅠ 그나저나 어째야 할지.. 에휴...
그 분이 한 번 도전해보셨으니 두 번 세 번 도전하고 즐기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간 혼자일 새가 없으셨던 거니까요. 화이팅!!

저를 아끼는 사람의 목록에 독서괭 님도 추가추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망고 2023-10-19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산은 아니고 거리 산책하다가 어쩌다 모르는 할아버지가 말을 거시면서 자식들 직업 결혼 얘기를 막 하시더라고요 저는 그때 너무 당황해서 그냥 네~네~ 하면서 슬금슬금 피했는데ㅋㅋㅋㅋ집에 와서는 너무 어색하게 피했나...자책하면서 그분한테 좀 죄송했던 기억이 납니다^^ 낯선 사람들과 대화하기 쉽지 않은데 다락방님은 그걸 자연스럽게 잘 하시는거 같아요 서재활동 하시는 것만 봐도 그렇고요ㅋㅋㅋ서재계의 진정한 인싸😆

다락방 2023-10-19 18:10   좋아요 0 | URL
망고 님, 저도 할아버지나 아저씨가 말걸면 대화고 뭐고 완전 빠른 걸음으로 그 자리를 떠날 것 같습니다. 그나마 중년의 여성분이셔서 얘기를 나눌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저도 망고님 상황이면 피할 것 같아요!!

저도 낯을 가리는 사람이긴 하지만 낯선 사람들과 대화하는 게 힘들진 않습니다. 위 아 더 월드.. 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미 2023-10-19 15: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을 아끼는 자 여기 한명 더 있습니다👋 ㅋㅋㅋㅋ 저도 혼자 산을 오를땐 멧돼지가 나올까봐 긴장이 되더군요. 서로가
마찬가지겠지만요ㅋ

답을 찾으려 하면 찾게 된다는 말씀에도 공감합니다.

다락방 2023-10-19 18:09   좋아요 1 | URL
미미 님, 저도 멧돼지 무서워요 ㅋㅋ 제가 가는 산도 멧돼지 출몰지역 이라는 안내 붙어있거든요. 그래서 오를 때마다 만약 멧돼지를 만나면 나무를 타고 올라야 할텐데, 나는 나무를 탈 수 없는데 이를 어쩌면 좋지.. 일단 119에 전화를 해야겠지? 그리고 버텨야겠지? 막 이런답니다. ㅋㅋㅋㅋㅋ

저를 아끼는 사람에 한 명 더 적어넣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치니 2023-10-19 15: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제가 작년에 그 라이프치히 다녀왔는데요, 다른 건 가서 직접 느끼시는 게 좋으니 아무 것도 말씀 안 드릴 텐데, 그 멋진 중앙역에 화장실이 없다는 점!!!! ㅋㅋㅋ 반드시 참고하시길....(가는 기차에서 하필 화장실 고장이라 참았다가 내렸는데, 내리자마자 화장실이 없다는 비보를 듣고 얼매나 힘들었던지 ㅠㅠ)

다락방 2023-10-19 18:07   좋아요 0 | URL
네???????????????????????????????????????????????

와 ㅋㅋㅋㅋㅋㅋㅋㅋ저는 외국 다니면서 지하철역에 화장실 없는 것도 넘나 대충격이었는데, 뭐라고요? 기차역에 화장실이 없다고요? 그렇게 큰데요?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증맬루 말씀 잘해주셨습니다, 치니 님. 전 화장실 너무나 중요한 사람입니다. 방광 엄청 과민하기 땜시롱 화장실 너무 중요한데 제가 이 댓글을 잊지 않아야 할 것 같습니다. 나야, 기억해. 라이프치히 중앙역엔 화장실이 없다!!

와 대충격이네요. ㅠㅠ

치니 2023-10-20 13:43   좋아요 0 | URL
잘했다고 해주시니 하나 더 추가로 말씀드리면...
커다란 역에 화장실 없듯 커다란 공원에도 당연히 없습니다. ㅠㅠ
너무너무 이해가 안되고 불편해서, 우리가 여기서 공중화장실 사업을 할까!? 라는 생각마저 했지 머여요.
공원에는 아이들도 많고 어른들도 맥주를 주구장창 마시는데 대체 다들 어떻게 해결하냐고 물어보니,
근처의 카페에 도움을 요청하여 빌려 쓰거나 (아이나 여성들), 그마저도 안되면 노상 방뇨 외에는 해결책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여성의 경우 생리를 할 경우에는 근처 친구 집이라도 가거나 자기 집이 가까우면 집으로 가서 해결해야 한대요...
진짜 개 충격이져....ㅠㅠ

다락방 2023-10-20 13:54   좋아요 0 | URL
아니 진짜 너무 어이없네요?
저는 파리 북역에 딱 도착하고 역을 나섰는데 세상 찌린내가 가득해서 이 거대한 도시에서 어째서 이런 냄새가 나는가, 하면서 친구랑 추측한 게 유료화장실을 사용하지 않는/못하는 성인 남자들 때문이 아닌가 였습니다. 와 냄새 너무 지독해서 저에게 일단 파리는 찌린내로 기억되고 있어요. 브뤼셀도 북역에 내렸을 때 그랬거든요. 이게 다 화장실을 자유롭게 이용하지 못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더라고요. 그런데 어떤 사람들 말로는 개를 데리고 산책을 많이 하기 때문이라고 하기도 하더라고요. 개들이 오줌을 싸서.. 개 오줌이 이렇게까지 심하게 도시 하나를 오염시킬 일인가 싶고. 잘 모르겠습니다.

아니 중앙역에도 그렇고 공원에도.. 역시 독일은.. 안가는 게 좋은걸까요? 제 방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뜩하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치니 2023-10-20 16:24   좋아요 0 | URL
ㅎㅎㅎ 유럽의 화장실 이야기로 대댓글이 이어지는 게 웃프지만, 아무튼 제 경험을 또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네요.
바로 얼마 전에 빠리에 다녀왔으니 아무래도 독일과 단독 비교가 가능하자녀요.
제가 관찰한 바와 들은 바로는, 유럽의 지린내의 원인은 둘 다인 것 같습니다...즉, 개도 싸고 사람도 싸고 ㅋㅋㅋㅋㅋㅋㅋㅋ 단, 사람은 낮에는 덜 싼다....에혀.
워낙 화장실 이용이 어렵기 때문에 이런 사실을 알고도 다들 그러려니 하는 분위기에요. 이게 한국인에게는 너무 충격적이고요.
그런데 빠리는 이번에 보니, 코로나 이후 관광객을 훨씬 더 의식하기 때문인지 공원과 도시 중심지역에는 우리로 치면 한강 같은 데 있는 임시 화장실 같은 류의 화장실은 제법 설치해 뒀는데요, 이 화장실의 경우 사용 후 바로 위에서 물이 쏟아지는 자동시스템이라 한국인의 빨리 빨리 근성으로 안에서 사람이 나오자마자 들어가면 물 세례를 받기 십상이라고 조심해야 한대고요...아무튼 왜들 화장실 하나 똑바로 못 만드는지 이해가 불가...ㅋㅋㅋ
독일이 아무래도 더 심하다고 느끼는 것이, 이들은 아시다시피 길에서 맥주를 많이 마시는 바람에 노상 방뇨가 훨씬 잦고요...기차의 경우 민영화 된 이후에는 관리 자체를 안해서 유럽에서 가장 시간을 안 지키는 기차가 되었는데, 역과 내부에 화장실이 거의 없다시피 한 그런...열악한 상황에 처해 있어요.
고로고로 ㅎㅎ 독일에 가신다면 카페나 호텔 등 잠깐이나마 들어가서 실례를 할 수 있는 장소가 있는 지역만 다니시는 것을 강추 드리옵니다.

잠자냥 2023-10-19 17: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락방이, 산에 오르면서 내 생각했구나?

큰일 났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10-19 18:06   좋아요 2 | URL
앗? 그..그..그게 .. 그러니까..... (뒤돌아 뛰어간다)

독서괭 2023-10-19 18:15   좋아요 2 | URL
마성의 잠자냥…

다락방 2023-10-19 18:25   좋아요 1 | URL
나도 모르게 그만.....

감은빛 2023-10-19 1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온 후의 일자산 참 좋았겠어요. 사진만 봐도 좋네요.

정윤수 평론가 오랜만에 이름을 들어보네요. 예전에 가끔 뵙던 분인데, 못 뵌지 오래되어 버렸네요

다락방 2023-10-20 08:09   좋아요 0 | URL
정윤수 평론가 님 너무 좋아요! 김혜리 기자님 팟빵에서 정윤수 님 코너만 열심히 듣고 있습니다. 이거 들으려고 정기구독 유료결제 했어요. ㅎㅎ

책읽는나무 2023-10-19 1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지난 페이퍼 댓글에 애낀다고 썼었는데 애낀다와 아낀다는 차이가 큰가 보네요?ㅋㅋㅋ
전 다락방 님을 애낍니다. 넘 올드한 표현인?ㅋㅋㅋ
산을 오른 후기 좋네요.
낯선 사람과의 대화!
낯선 사람과 오랜 대화가 가능한 그런 장소가 있는 것 같아요.
그분의 대화 속에서 남편 없이 혼자 산행한 게 처음이시란 말을 듣고 가만 생각하니 저도 결혼하고 남편 없이 집을 벗어난 먼 거리를 혼자 다녀본 적이 그닥 많지 않은 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그 아주머니는 나름 큰 용기를 내셨던 것인데 다락방 님이 좋은 길동무, 말동무가 되어드려 다음 번엔 홀로 등산에 겁을 덜 먹겠단 생각이 듭니다. 여자 혼자 등산 한다는 게 요즘 세상엔 특히나 더 두려울테니까요.ㅜ
저는 작년부터 올 해 남편 숙소인 거제도를 찾아간다고 혼자 고속버스를 몇 번씩 타고 갔었는데 그런 게 아마도 혼자 여행 간 듯한 느낌이었달까요? 꽤 괜찮았던 경험이었어요. 주부로서 시외 바깥에 혼자 나갈 일이 흔치 않았던지라 처음 고속버스를 탔을 때의 초조함과 걱정(길치, 차 멀미등) 흥분감이 기억에 많이 남네요.
하지만 이번 주말엔 전라도 광양으로 이사 간 친구집에 혼자 찾아가보기로 약속을 잡았구요.
‘작은 목표를 세우고 그걸 실행하면서 연속된다.‘
저의 실행들은 인생의 큰 목표는 아니었지만 뭔가 하나를 경험해보니 다음이 계속 연속된다는 다락방 님 문장에 오늘도 공감하게 됩니다.

다락방 2023-10-20 10:02   좋아요 1 | URL
ㅋㅋㅋ 나를 애끼는 사람 책나무 님 ㅋㅋㅋㅋㅋㅋ

책나무 님, 왜 올리브 키터리지에도 그런 거 나오잖아요. 인생에는 큰 기쁨이 있고 작은 기쁨이 있다고요. 도넛 가게 직원이 나를 기억해주는 작은 기쁨 같은 예시 나오지 않습니까.
인생의 큰 목표가 있다면 그걸 이루어가는 매순간의 선택을 할 것이므로 저는 큰 목표도 없는 것보다 있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지만요, 그러나 또 그 순간들에 작은 기쁨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작고 쪼꼬만 목표들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작은 성취감이라도 순간순간 느끼다보면 그것이 나를 형성하는데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해요. 해보지 않았던 일을 해보는 것, 한 발 내딛고 용기를 내는 건 삶에 있어서 작은 기쁨들을 가져오는 행동들이라 생각해요. 물론 그것은 사람에 따라서 그리고 그 사람의 경험에 따라서 큰 기쁨이 될 수도 있을테고요.

기쁘게 살아갑시다 책나무 님, 즐겁게 살아갑시다. 빠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