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을 추적해 드러냈다고 했을 때에도 나는 활동가들이 아주 어리다고 생각했다. 이런 일을 하기엔 너무 어리지 않나, 더 나이든 사람들도 해내지 못한 일을 어떻게 이렇게 해냈나. 지지하고 응원하는 마음이 되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디지털 성폭력에 반대한다는 반성폭력 활동단체 디소 도 활동가가 매우 어렸다. 어리고 젊은 여성들이 그만큼 피해에 노출되고 절박했던걸까. 그런데 내 나이대의 사람도 그리고 나보다 위인 사람도 성폭력에 노출됐었잖아. 스쿨 미투가 터졌을 때에는, 내가 그걸 공론화하지 못했기 때문에 대물림 됐다는 생각으로 괴롭기도 했다.
박지현이 정치를 한다고 했을 때, 나는 응원하고 지지하면서도 그런데 너무 젊지 않나 했다. 박지현보다 훌쩍 나이 많은 내가 하기에도 어려운 정치를, 할 수 있을까, 이 젊은 여성이? 그런데,
박지현은 내 생각보다 잘하고 있고 내 기대보다 잘하고 있다. 온갖 쌍욕을 얻어 먹으면서도 꿋꿋이 잘해내고 있다. 나였으면 하지 못했을 발언들과 행동들로 너무 단단하게 해내고 있다. 어떻게 이렇게까지 잘할 수 있을까. 어린 여성이라고 무조건 이름으로 부르며(지현아 지현아) 욕하는 어른들 틈에서 그녀는 욕받이가 되고 있고 심지어 엔번방 추적에 대한 업적까지도 폄하되는 가운데, 나 역시 젊다는 이유로 그녀가 이만큼까지 해낼 줄은 몰랐던 것 같다. 나 역시 그녀가 젊다고 능력을 과소평가 했던게 아닌가.
나는 민주당 지지자가 아니었으나 박지현 때문에 민주당을 다시 믿기로 했고, 그리고 민주당이 잘못해온 일들에 반성하고 바꿔나가겠다고 하는 박지현 때문에 또 민주당을 지지하려고 한다. 그녀의 어깨에 너무 큰 짐이 지워진 것 같아 그게 마음에 걸리고, 그녀가 잘 버텨주길 바라면서도 그런데 이렇게까지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는데 버텨달라고 하는 건 내 욕심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나는 박지현을 지지하고 응원한다. 박지현이 있는 민주당을 지지할 것이다. 만약 박지현을 어떻게든 몰아내고자 하는 분위기에 당이 휩쓸려 박지현을 밀어낸다면, 나는 결단코 민주당을 다시 돌아보지 않을 것이다.
나는 박지현을 지지하고 응원한다. 박지현은 민주당에 간 후로 한 번도 틀린 말을 한 적도 없고 틀린 행동을 한 적도 없다.
나는 박지현을 지지하고 응원한다.
[김민아 칼럼] 민주당, ‘박지현 찬가’ 생생한데… (kh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