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원서 함께 읽는 친구들과는 영어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 주로 영어 잘하고 싶은데 왜 이렇게 잘 안될까, 에 대한 것이고 또 각자가 누군가 에게 듣거나 배운 방법에 대해 얘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영어 공부도 다이어트처럼 본인이 하고자 하는 의지 그리고 계속해서 실행하는 성실성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은 누가 일러주지 않아도 잘 아는 것이다. 공부도 운동도 우리가 몰라서 못하는 게 아니다. 다 알지만 ... 다 알아요 모두 다 알아요.... 

지난주에는 팝송에 대해 얘기를 나누었다, 라기 보다는 나의 일방적인 방법에 대한 것이었다. 나는 오래전에도 한 번 얘기한 적 있는데 중학교 들어갈 때까지 알파벳에 소문자 라는게 있는 것도 몰랐고 대문자도 A,B,C,D 까지밖에 몰랐다. 중학교에 내가 들어갔을 때 한 반에 48명이었는데 대부분은 나랑 비슷한 아이들이었다. 그 때는 그랬다(고 나는 생각한다). 알파벳도 모르고 소문자도 모르는데 굿모닝이 Goon Morning 이라는게 도대체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고 I 는 항상 대문자라고 해서 아 그렇구나 하고 단어 열번씩 써오라는 숙제에서 friend 를 frIend 로 열번씩 써갔다가 선생님한테 등짝을 한 대 맞기도 했었다. 이게 뭐냐고. 아니 선생님, i 는 대문자로 쓰라면서요...


게다가 영어선생님은 너무 무서웠다. 그건 아마도 내가 영어를 못해서 더 그랬을 것이다. 나는 그때까지 뭔가를 못한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었고 뭔가를 잘한다는 얘기를 했을 때 항상 언급됐던 아이였던거다. 나름 초딩시절 티비에도 신문에도 나왔던 영특하기 그지없는 아이였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영어 깜깜이가 되어서 선생님이 하는 말이 뭔지를 알아듣지를 못하겠는거라... 와 이런 경험은 처음이야. 내가 바보가 된 느낌. 그러니까 세상에 바보는 나 말고 다른 애들이라고 생각했고 나는 그런 바보들과는 동떨어져있는 우수한 아이라고 생각했는데 선생님이 뭔가 시킬까봐 쪼는 아이가 되어있었던 거다. 세상에.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영어는 내게 신세계였다. 아니 지옥이었다. 소문자가 뭔지도 모르는데 발음기호는 또 무슨 말인지..번데기 발음이라고 선생님이 칠판에 그려가면서 설명하는데 '대표적 번데기 발음엔 뭐가 있을까?' 했더니 맨 앞자리 앉은 아이가(나는 여중,여고,여대 다녔다) 갑자기 큰 소리로 "땡큐" 하는게 아닌가. 선생님은 그렇지! 하였고 나는 그 아이를 완전 감탄의 눈초리로 바라보게 되었다. 나는 무슨 말인지도 모르는데 저 아이는 답을 하네??


선생님이 너무 무서워서 영어 시간마다 숨이 막힐 것 같았다. 나는 선생님한테 혼나본 적이 없는 아이었는데 영어시간이면 혼날 수도 있다는 것이 공포스러웠다. 나한테 뭔가 질문하면 어떡하지? 그런데 내가 대답을 못하면 어떡하지? 이건 진짜 그때의 나에게 어마어마한 공포였다. 한번도 그래본 적 없어서 그런 일이 내게 닥칠까봐 두려웠던거다. 대답을 못해서 혼나는 것. 무언가 물었는데 내가 모르는 것. 나는 혼나지 않기 위해 영어 소문자를 달달 외워야 했고 그렇게 쪽지시험에서 백점을 받을 수 있었는데, 이게 너무 좋고 행복해서(나의 성취였다!) 기뻐하려 했더니, 맨 앞자리 아이는 심드렁하게 나도 다맞았어, 하는거다. 그거 다 맞은 게 뭐가 대수냐는 듯이.


하루는 그 아이에게 물었다. 너는 어떻게 그렇게 영어를 잘해?  그러자 그 아이는 6학년 때부터 개인 과외를 받고 있다고 했다. 와. 너무 충격이었다. 과외라고? 과외를 하면 영어 수업시간에 쫄지 않아도 되는건가?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는건가? 선생님이 물을 때 답할 수 있는건가? 


나는 집에 돌아가 엄마한테 나도 영어 과외를 시켜달라 했다. 우리반 아이가 영어를 잘하는데 그 아이가 과외를 한다고, 나도 해달라고. 당시 영어 학원도 다녀본 적 없던 나에게 엄마는 과외는 무리라고 했다. 그건 해줄 수가 없다고. 결국 엄마가 내게 해줄 수 있었던 건 헌책방에 가 영어 참고서 중고를 사준 일이었다. 겉표지가 다 뜯어진 참고서. 나는 그걸 들고 집에 와서 책상에 펼쳤는데, 


I am In-su 가 나는 인수다 라고 써있었다. 나는 이걸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아 이엠 인수가 왜 나는 인수인지를 모르겠는거다. 자습서를 아무리 봐도 이게 왜 나는 인수다 인지를 몰라서 자꾸 눈물이 났다. 봐도 모르겠어서 눈물이 났다. 국민학교 시절 모르는 건 엄마가 다 알려줄 수 있었는데 엄마도 배움이 짧아 나의 중학 영어를 가르쳐주는 건 무리가 있었다. 나는 물어볼 사람도 없었고 이해가 되지도 않았고 자습서만으로는 혼자 깨우쳐지질 않아서 그냥 울었고 영어시간은 늘 두렵고.. 영어 때문에 지옥이었다. 하아- 


그런데!

1학기를 마치기 전, 영어 선생님이 갑자기 선생님을 그만둔다고 하신거다. 남편이 의사인데 지방에 가게 되었다며 선생님도 따라 가게 되었다는거다. 그래서 우리 영어 선생님으로는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한 25세의 여자선생님이 새로 오셨는데, 이 분은 교사가 처음이어서인지 아이들에게 전혀 무섭게 대하지 않으셨고, 대답을 못해도 혼내지 않으셨다. 그래서 어떻게 됐냐? 나는 엉망진창이 되었다. 혼나지 않으니 두렵지 않았고 어차피 해봤자 무슨 말인지도 모르는 걸~ 하면서 영어 시간은 그냥 제끼는 시간이 되었다. 선생님이 혹여라도 나를 호명해 뭔가 물으면 답을 하지 못했고 선생님은 그러면 그냥 앉으라고 하셨다. 이 일은 잊혀지지가 않는데, 그 때도 그리고 지금까지도 너무 스스로에게 쪽팔리다. 하아-


아무튼 그렇게 나는 영어를 버린 몸으로 살려고 했는데, 아아 선생님, 나에게 한줄기 구원의 빛이시여... 2학기였던 걸로 기억한다. 여름이었고, 선생님은 갑자기 라디오를 가져오셔서는 그 당시 광고 음악으로 쓰이던 장국영의 <To You> 를 들려주시는 거다. 그리고 칠판 한가득 그 가사를 써주셨다. 해석도 해주셨다. 그리고 노트에 받아 적고 선생님이 들려주는 노래에 맞춰서 그걸 읽는 거다. 이게, 이게 너무 재미있었다. 내가 영어 노래를 따라부를 수 있다는 게 완전 새로운 세상이 열린 것 같은 거다. 와. 이건 진짜 어메이징한 일이었고 내 인생을 확 뒤바꿔 버리는데, 이게 영어에 대한 시동을 걸어서 나로 하여금 닥치는대로 팝송을 듣게 한거다. 그렇지만 여전히 발음기호가 무슨 말인지를 몰라서 어버버 거리고 누가 읽을 때면 한글로 밑에 따라 적어야만 그 단어를 발음할 수 있었던 내게, 중1 겨울방학때는 외삼촌이 사전을 펴놓고 발음기호를 설명해주었다. 삼촌과 나는 꼬박 앉은자리에서 새벽 두시까지 사전을 보고 발음기호를 공부했고 그 밤을 지내고난 후의 나는 발음기호를 마스터한 아이가 되어 있었다. 이제 발음기호 알고 팝송 좋아하고.. 나는 갑자기 천하무적이 되었는데, 그러다 인생 영화(라고 나는 부른다) <더티 댄싱>을 만나게 됩니다... 어린 마음에 이 영화 너무 충격이고 좋아서 영화를 몇 번이고 반복해본 뒤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을 죄다 외워버린 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사집에 빵구가 뽕뽕 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또 복사하고 또 복사하고...



그러다 중학교 2학년, 담임이 영어를 가르치는 남자선생님이었는데, 어느 날 수업중 예문을 들면서 그 때까지는 교과서에 나오지 않았던 단어 'stay' 를 적으셨고, '이 단어의 뜻을 아는 사람?' 하셨는데 내가 갑자기 큰 소리로 "머무르다" 한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더디탠싱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중 제목이 'stay' 인게 있었다)선생님은 '그렇지, 머무르다!' 하고 나를 한 번 보셨다. 이미 내 어휘력은 팝송으로 무장된 천하무적 태권브이 기운센 마징가제트 되시겠다. 듣기평가 천재 되었고 고등학교 3학년때는 그 때도 담임이 영어였고 남자였는데, 수능문제집 읽고 해석 시키더니 "너는 발음과 해석이 모두 완벽해, 너 영어선생님 해라!" 하셨던 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야.. 진짜 황홀한 영어시간들이었지.. 나는 성문이나 맨투맨이나 영어 문법책은 전혀 보지 않았는데 영어 잘하는 아이가 되어 있었고, 그래서 나는 내가 영어 천재로 늙어갈 줄 알았건만 ㅋㅋㅋㅋㅋㅋㅋ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대학가서 망해버렸다. 대학 가니까 뭐 그렇게 살다 온 아이 연수 다녀온 아이 원어민 교수랑 영어로 대화를 하냐..나는 또다시 난 누구 여긴 어디... 이런 쪼렙이 되어서 쭈그러지고 쭈그러지고 쭈그러지고... 그래서 다시 영어 쪼렙이 되어 아아 영어란 무엇인가 성인 어학연수를 가야 한다... 이렇게 되어버렸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나중에야 알게 된건데, 나는 내가 영어를 진짜 잘하는 줄 알았거든? 근데 나는 내 기준에서 잘한거였지 객관적으로 영어를 잘하는 게 아니었던 거다. 한 번은 전교1등 내 친구가 나에게 '너는 천재냐 팝송 가사 다 외우고, 어떻게 그렇게 영어를 잘해?' 이래서 한껏 잘난척 했는데 알고보니 영어 점수는 걔가 늘 항상 높았어 ㅋㅋㅋ 그러니까 걔는 다른 과목보다 영어가 점수가 안나오는데 다른 과목을 워낙 잘해서 그런거고 나는 다른 과목들 점수가 개판인데 영어가 그나마 다른 과목보다 나은 것이었다. 그러니까 우리의 기준 자체가 달랐던 것. 칠봉이 처음 만났을 때도 나를 어필하기 위해 나 고딩때 영어 잘했다 했더니 칠봉이는 외국어영억 만점받고 대학갔다고 해서 아, 어디가서 잘난척 하면 안되겠구나.. 했다. ㅋㅋㅋㅋ 잘하는 줄 알았는데 그건 어디까지나 내 기준이었고 그냥 나는 쪼렙이었어 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 잘하는 애들은 잘난척을 안한다는 것을 나는 크게 배웠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빈수레가 요란한 법... 



아, 근데 왜이렇게 여기까지 벌써 길게 썼지. 아직 내가 쓰려고 하는 건 시작도 안했는데.. 이거 시리즈로 써야 되나 제기랄.. 아무튼 원래 쓰려고 했던 얘기를 해보자. 그러니까,


팝송이 나에게 잘 맞았던 것은 내가 로맨스를 좋아하기 때문이고 팝송 안에는 그 짧은 3-4분의 시간동안 로맨스 한 편이 진행되기 때문이었다. 팝송 가사 안에 심지어 제목 안에 로맨스가 있다. 세상에 막 이런 거 제목 봐라. Everythin I do(I do it for you). 내가 하는 모든 건 다 너를 위한거야 부터 시작해서 Nothin's gonna change my love for you 널 향한 사랑은 무엇도 바꿀 수 없어 막 이런다. I just called to say i love you 사랑한다고 말하려고 전화한거랜다. 져니의 opne arms  는 팔을 벌리고 너에게 가는 내용이다. 팝송 안에 서사가 있고 팝송 안에 문법 있다. 대표적으로 영어 문법 must have pp 가 나와있는 가사 It must have been love 을 보면 어떤가. 그것은 사랑이었지요. 아니 영어 예문을 이렇게 들면 세상 머리 쏙쏙 들어오지 않나. 이 노래는 더 기가 막힌게 뭐냐면, 그건 사랑이었는데 그 다음 가사가 but it's over now 란다. 지금은 다 끝나버렸네. 와 눈물 펑펑 쏟지 않나. 이렇게 서사가 있고 감정이 있고 그걸 표현해주는데 와 넘나 좋지 않나요.. 팝송 외우면 사랑을 고백할 수도 있고 눈물로 공감할 수도 있는 거다. 


아, 내가 오늘 왜 팝송 얘기를 하려고 했냐면, 어제 단발머리 님의 페이퍼에서 새로운 팝송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테일러 스위프트의 노래 no body, no crime 인데 시체가 없어서 범죄도 없다는 것. 나는 모르는 노래였고 그래서 오늘 아침 출근길에 재생했다.




He did it
He did it
Este's a friend of mine
We meet up every Tuesday night for dinner and a glass of wine
Este's been losing sleep
Her husband's acting different and it smells like infidelity
She says, "That ain't my merlot on his mouth"
"That ain't my jewelry on our joint account"
No, there ain't no doubt
I think I'm gonna call him out
She says
"I think he did it but I just can't prove it"
I think he did it but I just can't prove it
I think he did it but I just can't prove it
No, no body, no crime
But I ain't letting up until the day I die
No, no
I think he did it
No, no
He did it
Este wasn't there
Tuesday night at Olive Garden, at her job, or anywhere
He reports his missing wife
And I noticed when I passed his house his truck has got some brand new tires
And his mistress moved in
Sleeps in Este's bed and everything
No, there ain't no doubt
Somebody's gotta catch him out
'Cause
I think he did it but I just can't prove it (he did it)
I think he did it but I just can't prove it (he did it)
I think he did it but I just can't prove it
No, no body, no crime
But I ain't letting up until the day I die
No, no
I think he did it
No, no
He did it
Good thing my daddy made me get a boating license when I was fifteen
And I've cleaned enough houses to know how to cover up a scene
Good thing Este's sister's gonna swear she was with me ("She was with me dude")
Good thing his mistress took out a big life insurance policy
They think she did it but they just can't prove it
They think she did it but they just can't prove it
She thinks I did it but she just can't prove it
No, no body, no crime
I wasn't letting up until the day he
No, no body, no crime
I wasn't letting up until the day he
No, no body, no crime
I wasn't letting up until the day he died


와 이 노래는 대단하다. 보자. 일단  그가 그랬다고 말하면서 시작한다.
에스티는 내 친구고 우리는 매주 화요일에 만나 저녁도 먹고 와인도 마신다, 그런데 에스티가 요즘 밤에 잠을 잘 못잔다고 한다. 에스티의 남편이 좀 달라져서, 그에게서 불륜의 냄새가 난다는 거다. 
그런데 에스티가 이번 화요일에 우리가 만나던 올리브 가든에 나타나지 않았고 일하러 나오지도 않았다고 한다. 그녀의 남편은 그녀가 실종됐다고 하고. 그래서 나는 그를 유심히 보았는데 그의 집앞을 지나가다 보니 그의 트럭 타이어가 새걸로 바뀌었네? 그의 정부가 그들의 집에 들어와서는 에스티의 침대에서 잠을 자네? 흠. 의심의 여지없이 그녀의 남편이 에스티를 사라지게 한 것 같은데 증거가 없네. 

라고 하는데, 아아, 그래서 이것은 남편의 아내 살해 이야기로구나 하면서 갑자기 스티븐 킹의 소설이 떠올랐다.













나는 스티븐 킹의 이 소설집을 좋아하는데 여기에는 온갖 페미사이드가 다 나오기 때문이다. 그중에 <행복한 결혼생활>은 결혼 생활을 27년간 해왔던 아내가 우연히 남편이 여성연쇄살인범인걸 알게 되는 내용이다. 이미 아이들까지 낳고 살고 있었는데, 아이들도 다 독립해서 나가 있는데, 그런데 차고에서 어떤 증거들을 보고 '아 이 남자가 연쇄살인범이구나!' 깨닫게 된 것. 그녀는 모든걸 제자리에 두고 감쪽같이 아무도 모르게 혼자만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 사실을 남편이 안다. 알게된 이상 자신이 그 연쇄살인범이 맞다는 걸 아내에게 말하는데, 아아 그동안에는 그냥 내 남편이기만 했던 사람이 갑자기 여성연쇄 강간범에 살인범인걸 알게 된다면 그 때의 나는 어째야 하는가. 경찰에 신고를 한다면 내 아이의 아빠가 강간,살인범인걸 모두에게 그리고 아이들에게도 알리게 되는데 그렇다고 신고하지 않고 같이 살자니 이 새끼가 나한테는 또 무슨짓을 할지 어떻게 안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그녀의 선택은? 


나는 읽으면서 같이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애썼는데, 내가 내린 답이 책 속 여자가 내린 답과 같았다. 그것 밖에 답이 없었다. 그래야 했다. 


오늘 테일러 스위프트의 노래를 듣는데 갑자기 스티븐 킹의 이 단편집이 떠올랐다. 이 단편집에는 이 이야기 말고도 강간 당한 여자가 자신을 강간한 남자를 개인적으로 응징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사적 복수가 옳은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양할 수 있지만 굳이 그녀가 사적 복수를 선택한 까닭은 그녀가 경찰에 신고한다면 과거 그녀의 짧은 치마를 입었던 사진이나 남자 관계들이 도마에 올라 선정적으로 그녀를 당해도 싼 피해자로 만들거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테일러 스위프트의 노래가, 그가 그런게 틀림 없다고 말하는 노래가, 어쩐지 스티븐 킹의 이 책을 떠올리게 했는데, 아니 테일러 스위프트, 당신은... 뭐죠? 노래로 소설을 썼네. 갑자기 마지막에 


"다행스러운 건 아빠가 나에게 보트 면허를 15살에 따게 했다는 거야, 다행스러운 건 나는 말끔히 청소하는 방법을 안다는 거야, 에스티의 언니가 나랑 같이 있었다고 말만 해주면 돼" 라면서 사람들은 에스티 남편의 정부가 범인일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증거가 없을 것이고, 그러나 그녀는 내가 그랬을 거라고 생각할 것이지만 증명할 수 없을 것이다, 라고 하는 것이다. 이건 .. 반전이야? 세상에. 4분도 안되는 노래로 소설을 써버렸어. 미스테리 소설을 썼다.


여러분, 영어로 짧은 소설을 읽고 싶다면 테일러 스위프트의 노래 < no body no crime>  가사를 읽으세요. 게다가 인터넷을 검색하면 이 노래에 대한 가사 번역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습니다.


자 이것은 미스테리 소설이었다면 이번엔 찌질한 로맨스 소설을 한 번 보자. 구구절절 찌질찌질 가슴 터지는 노래, 월요일 아침 다섯시 십구분 되시겠다. 먼데이 모닝 파이브 나인틴..





At eight o'clock we said goodbye

That's when I left her house for mine

She said that she'd be staying in

Well, she had to be at work by nine

So I get home and have a bath

And left an hour or two pass

Drifting in front of my TV

When a film comes on that she wants to see

It's Monday morning 5. 19

And I'm still wondering where she's been

'Cause every time I try to call

I just get her machine

And now it's almost 6 a.m.

And I don't want to try again

'Cause if she's still not back

And then this must be the end

At first I guess she's gone to Cannes

Her silver pack of cigarettes

A pint of milk, food for the cat

But it's midnight now and she's still not back

It's Monday morning 5. 19

And I'm still wondering where she's been

'Cause every time I try to call

I just get her machine

And now it's almost 6 a.m.

And I don't want to try again

'Cause if she's still not back

Well, heaven knows what then

Is this the end?

At half past two I picture her

In the back of someone else's car

He runs his fingers through her hair

Oh, you shouldn't left him touch you there

It's Monday morning 5. 19

And I'm still wondering where she's been

'Cause every time I try to call

I just get her machine

And now it's almost 6 a.m.

And I don't want to try again

'Cause if she's still not back

Well, heaven knows what then

Is this the end


여기, 여자친구를 믿지 못하는 의심에 가득한 남성의 처절한 몸부림이 있다.

그러니까 내가 그녀의 집을 나와 나의 집으로 간 시간은 저녁 여덟시였다. 그녀는 집에 있을 거라고 했고 아홉시까지 일할거라고 했고 그래서 나는 집에 가서 목욕을 하고 한두시간쯤 지났나,  티비에서는 그녀가 보고싶었던 영화를 하고 있어, 아니 그런데,


월요일 아침 5:19 인데 도대체 그녀는 어디있는거야? 내가 전화걸 때마다 너 없어? 지금 아침 여섯시가 다 된 시간인데 나는 이제 다시 전화를 못하겠어. 왜냐하면 그녀가 돌아와 있지 않다면 이건 분명 우리의 끝일테니까...

처음엔 그녀가 담배를 사러 나간걸까 했어, 아니면 우유라든가 고양이 밥이라든가. 그렇지만 자정이 다 되어서도 그녀가 돌아오지 않았지.

두시 반이 지났을 때는 그녀의 모습이 떠올라 다른 남자의 차에서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머리를 감싸고...

아니 도대체 월요일 아침 5:19 인데 어디있는거야? 아침 여섯시가 다 되었는데 나는 전화를 걸 수가 없어 너가 안받으면 우리가 끝일테니까..



아아 너무 슬프지 않나욤 ㅠㅠ

그녀는 어디갔을까.

혼자서 망상하지 말고 차분히 아침까지 기다렸다가 다음날 물었으면 모든 것은 어쩌면 말끔하게 해결되었을지도 모른다. 두통이 심해서 약먹고 잤다든가, 잠이 안와서 수면제를 먹고 잠들었다든가, 그녀에겐 그녀만의 사정이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거다. 그가 의심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그녀만의 사정이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전화 안받았다고 미쳐 날뛰고 있다니.. 어쩌면 그가 미쳐 날뛰는 건 그녀가 그를 사랑한다는 확신이 그에겐 없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녀가 전화를 받지 않아 애타는 그의 마음보다도 사실 이 노래에서는 '여섯시에도 전화를 안받으면 우리가 끝일까봐 전화를 못하겠다'고 하는 부분이 더 슬프다. 끝이어야 하는데, 끝이어야 맞는건데, 그런데 끝을 맞이하기 싫어서 부러 그 행동을 안하는 바로 그 마음.


아마 누구에게나 다 이런 마음이 있지 않을까.

내게도 있었다. 대답을 듣고 싶지 않아서, 알고 싶지 않아서, 알면 내가 아플게 뻔해서, 그래서 부러 묻지 않았던 일들이 내게도 있었다. 모른다면 넘어갈 수 있다, 그러나 안다면 넘어갈 수 없다. 그러므로 나는 모르고 있는 상태를 선택하겠다, 는 마음이 내게 있었다. 상대는 내가 그런 마음으로 질문하지 않고 있다는 걸 알고 있어서,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 우리는 그것에 대한 대화를 했었다.


"네 대답 듣기 싫어서 묻지 않았어."

"내 대답 듣기 싫어서 묻지 않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어."



아니 너무 아프지 않나요. 너 여섯시에도 전화 안받으면 우리는 끝이잖아, 그러니까 나는 전화를 안하는 걸 택할래....슬픔의 새드니스...



아 나 이 기분으로 일 못해...

못한다 못해.

화려한 슬픔이 나를 감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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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12-28 09: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 중1때 영어선생님이 반 애들 모두
The End of the World 란 노래 가르쳐 주셨던 거 생각나네요 ㅎㅎ 아버지가 그 옛날 노래를 네가 어떻게 아냐고 물으셨던. 이게 1963년도 노래라더군요. 다락방님 오늘 글은 추억이 방울방울에서 추리와 살안으로 가는군요. 스티븐 킹 단편집들 저도 좋아해요 ~~

다락방 2021-12-28 10:53   좋아요 2 | URL
저는 선생님의 선곡이 진짜 탁월했던 거서 같아요. 장국영 투유 초콜릿 광고 한참 흥할때 딱 그 노래 가져오신 거여서 관심끌기가 바로 가능했거든요. 내내 감사하는 선생님입니다. 지금은 어딘가에서 잘 살고 계시겠죠..
스티븐 킹은 <it>에서 도대체 이 사람 뭐여..싶은 여성혐오의 끝판왕 보여주는데 그 뒤로 뭔가 달라진 것 같더라고요. <별도 없는 한밤에>는 참 좋았어요. 스티븐 킹 다 읽은 건 아닌데 생각날 때마다 한 권씩 보려고 한답니다. 그러다가 무서운 거 걸릴까봐 쫄고 있어요.. ㅠㅠ 저 단편집 읽었다가 너무 무서워서 막 밤에 잠을 못자가지고.. 그 <옥수수밭 아이들>이랑 <트럭> 이랑 막.. ㅠㅠ

mini74 2021-12-28 10:54   좋아요 2 | URL
옥수수밭 아이들 으악 저도 넘 무서워요. 영화도 무서웠어요. ~

다락방 2021-12-28 10:55   좋아요 2 | URL
그거 영화도 있나요? 아오.. 생각만해도 벌써 무섭네요. 막 쫄면서 볼 것 같아요. ㅠㅠ

거리의화가 2021-12-28 09: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중학교 때 한참 열심히 팝송 듣던 생각이 나요. 기억나는 팝송은 지미 클리프의 I can see cleary now. 저도 영어 시작할 땐 팝송으로 즐겁게 공부했던 것 같은데 이젠 거의 팝을 듣지 않는 것 같네요. 그래서 영어 실력이 주는 건가ㅋㅋ
한 편의 파노라마 같은 이야기가 팝 속에 들어있네요.
저 마다의 삶 속의 짧은 시간이 노래가 되고 가사가 되지요.

다락방 2021-12-28 10:54   좋아요 4 | URL
크- 우리는 팝송 열심히 듣던 어린 시절을 누구나 다 갖고 있는가 봅니다. 크- 좋네요. 중학교때 들었다는 노래 위에 미니 님도 그리고 지금 거리의화가 님도 언급해주시는데, 다 아는 노래에요. 너무 반갑지 않나요? 으하하하. 역시 노래는 옛날 노래가 짱인가.. 하는 엉뚱한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으하하하하.
저도 요즘은 팝송을 안들어서 영어 쪼렙이 되고 영어 쫄보가 된건가 싶네요. ㅠㅠ

거리의화가 2021-12-28 11:01   좋아요 1 | URL
ㅎㅎ 네. 그 맘때쯤의 팝 좋은 게 많았죠. 90년대 초까지만 해도 팝이 실제 인기가 많았구요. 반갑고 좋아요. 생각나서 간만에 지미 클리프 노래 들었네요.
테일러 스위프트는 참 노래도 잘하고 노래도 잘 짓고 하는 것 같네요. 종종 듣는데 음색도 좋고 좋아요.

다락방 2021-12-28 11:03   좋아요 1 | URL
팝송 가사가 그대로 적어서 편지로 보내도 될만큼 촉촉한 감성을 담고 있었던 것 같아요. 역시 영어 공부는 오바마 자서전이 아니라 팝송으로 해야되는건가 싶네요... 인생.....

새파랑 2021-12-28 10: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릴때 브라이언 아담스랑 리알토 앨범을 들었었는데 작가님의 글에서 보니 너무 반갑네요 ^^
역시 작가님의 감성은 어린시절부터 독보적이군요~!!

다락방 2021-12-28 10:56   좋아요 3 | URL
브라이언 아담스는 목소리도 참 좋지요? 새파랑 님 저보다 한참 젊으신 것 같은데(응?) 브라이언 아담스와 리알토가 겹치다니 후훗. 같이 늙어가는가 봅니다. (그거 아니야..)
리알토는 잘 몰라요. 저 노래만 알아요. 저 노래 너무 찌질해서 기억에 남아요 ㅋㅋㅋㅋㅋ

공쟝쟝 2021-12-28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팝송으로 영어를 배운 esfp... 로맨스로 영어를 배운 esfp... 그러니까 가장 좋아하는 영화가 <더티댄싱>인 esfp.... 슬픔의 새드니스... 화려한 슬픔이 나를 감쌀 수 있는 esfp......

어릴 때 팝송을 별로 듣지도 않았지만, 그걸로 영어 점수가 오를 거라고 생각을 해본적이 단 한순간도 없었던 듯하고... (가사가 ‘시‘라면 영어지문과는 상관 없다고 판단했것 같다...) 게다가 저는 어릴 때 부터 로맨스를 좋아하지 않았답니다. 소년만화와 성장서사, 판타지물로 다져진 취향이지!! 이를 테면 슬램덩크....? 그러고 보면 한참 푹 빠져 있을 때 알음알음 일본어를 할 수 있었던 것 같긴합니다.

<더티댄싱>그 영화 보지는 않았지만, 춤을 추면서 사랑까지하는 영화일거 아니라고? 뮤지컬 영화처럼 노래도 많이 나오겠지....? 에...음... 지금은 좀 달라졌지만, 얼마 전까지도 라라랜드가 인생영화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신기했다. 뮤지컬 영화 대사 왜 노래 부르면서 하는지 이해 못함... (인생에서 뮤지컬 보러간적 세번있나?...) 인생영화 하나 꼽으라면 <러브레터>인 저는........ 그 영화의 서정적인 ost는 인간 목소리 없는 피아노 곡이고... 그러니까...

산다락방 너무 신기하고 재밌는 사람이야... 그녀의 화.려.한 슬픔의 새드니적 태도야 말로, 밥 반찬 간장에 참기름 비벼서 닷새 연속 먹기도 하는 나에겐.... 진지한 탐구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다락방 2021-12-28 11:10   좋아요 1 | URL
아 나 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 웃겨서 운다 ㅋㅋㅋㅋㅋㅋㅋ쟝님 댓글 읽는데 왜케 웃겨 ㅋㅋㅋㅋㅋㅋㅋㅋ 맞아요. 더티 댄싱은 춤을 추면서 사랑까지 하는 영화입니다.ㅋㅋㅋ 춤 영화니까 당연히 노래도 영화 내내 나온다 ㅋㅋㅋㅋㅋ 둘이 섹스할 때는 <당신은 나를 소유하는 게 아니에요> 막 이런 노래 나오고, 둘이 춤 배워주면서는 헤이 베이비~ 나의 연인이 되어줘 막 이런 노래 나오고 ㅋㅋㅋㅋ 맞다, 그런 영화인 것이다. ㅋㅋㅋㅋㅋㅋㅋ 저는 더티 댄싱 보면서 팝송을 외우고 미국에 가겠다는 꿈을 꾸기 시작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영어 점수 올리려고 팝송을 시작한 건 아니었고요, 영어를 내가 따라부른다는 거에 취해서 따라 불렀더니 영어를 잘하게되었다..는 결론입니다. 제가 학창시절 할리퀸 로맨스 엄청 읽었는데요, 팝송안에 로맨스가 있어.. 베리 나이스 굿입니다. ㅋㅋㅋㅋ

저는 가사 성애자인것 같아요. 가사 없는 음악을 왜 듣는지 잘 이해가 안되고 그 음악을 외우지도 못해요. 어디서 들어본 것 같다? 라고는 해도 누구의 뭐다 라고 제목과 아티스트 못외우더라고요. 그렇지만 가사가 있으면 달라진다. 가사에 흠뻑 빠지고 내 온몸을 던져서 나를 촉촉하게 만들어버린다.. ㅋㅋㅋㅋㅋ

아 너무 웃겨. 더티댄싱 보지 않았지만 춤을 추면서 사랑까지 하는 영화일거 아니냐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저 댓글 왜케 터지지. 아 넘나 눈물난다.

그리고 저도 성장서사 좋아해요. 로맨스물도 성장이야. 사랑하고 헤어지고 아파하고 행복해하면서 다들 성장해.... 그럼 이만.....

공쟝쟝 2021-12-28 11:36   좋아요 0 | URL
아.. 더티지... 그러니까... 둘이 춤추고 사랑하고 막 음악은 계속 나오는 데 섹스할 때 까지 비쥐엠이 깔려버리는 것이다.................. 헤이베이비.... 헤이... 베이비... 다 큰 어른들이 자꾸 왜 아기를 불러.. 오 허니... 허니? 꿀?... 그건 할아버지들이 속 편해지라고 먹는 거 아닙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 미국 로맨스 안저아하는거 베이비랑 허니 때문이었던 나..

가사에만 흠뻑 빠지시는 것 같지 않고요, 소설에도 빠지시시고... 일단 촉촉하고 화려한 슬픔의 새드니스 락방님인 걸 제가 넘나 알고 좋아합니다.... 그녀는 흠뻑 충분히 촉촉히 빠지지만... 왜 그렇게까지 빨리 빠져나오는 지도 너무 신기하고요....

제가 최근에 소설읽으면서 알게된 사실인데 연작 소설을 꽤 좋아하더라고요...? 그런데 오래전 부터 그랬던 것 같단 말이지? 그러니까.. 저는 성장서사 중에서도 분류로 따지면 세계관(-_-) 물...을 지독히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지금도 마블이라던가.. 마블.. 에.. 스트라우트도 그랬고... 이영도 소설도 그랬던거 같고.. 지금도 해리포터 - 그린왈랜드? 이런거 다 챙겨보고.. ㅋㅋㅋㅋ (_-_) 응... 내 성장서사 속 주인공들은 그들만의 세계에 살고 있구나....


춤추면서 사랑하며 섹스하며 노래부르는 더티한 댄싱의 영화...... 전 내년에 꼭 볼거예요. 패트릭 세이지 느끼하지만.. 난 이제 그정도 비위는 생겨난 다양한 장르를 섭렵할 소설왕이 될 몸이니까 우하하하하!

공쟝쟝 2021-12-28 11:41   좋아요 0 | URL
그리고, 저 다락방님이 추천해서 저 먼데이 모닝 퐈이부나인틴 들어보고 지금도 가끔 들어요~ 좋아하고 있어요. (가사를 다락방님 만큼 푹 빠져 음미하진 않았지만...) 목소리 제가 좋아하는 목소리거든요... (근데 사랑이야기 좀 슬펐다,) 미국판 휘성이었네..

다락방 2021-12-28 11:44   좋아요 2 | URL
저는 점심 먹으면서 볼라고 넷플에서 <스파이더맨:홈커밍> 다운받고 있어요. 이거 마블 맞죠? 톰 홀랜드 주연이래요. 그러면 맞지?

쟝쟝님이 연작소설을 좋아한다는 걸 뒤늦게 알게되었듯이 앞으로또 알게될 쟝님의 새로운 면이 또 있을거예요. 우리는 그것을 발견하면서 살아가자. 아아 내가 이걸 좋아하는구나, 하는 걸 자꾸 알아가면서 살아가자. 인생은 어차피 내가 나를 알아가는 과정인것 같아요.

아무튼 순대에 새우젓 새우 올려서 먹으면서 스파이더맨 볼거예요, 나는. 크하하하.

아 그리고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쟝님 더티댄싱 끝까지 못볼것 같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가사를 들으면서 푹 빠지진 못하고요(그렇게까지 안들림) 일단 노래가 좋다, 어느 한부분이 들린다 싶으면 가사를 찾아보고 흠뻑 빠지는 편입니다. 영어 쪼렙..

공쟝쟝 2021-12-28 11:50   좋아요 1 | URL
어제에 이어 오늘도 간장에 밥비벼 먹으려고 준비중이었는 데.. 새우젓 순대라니 ㅋㅋㅋ 에이쒸… 참고 순대 안사먹고 이따가 책산다 ㅋㅋㅋ

다락방 2021-12-28 11:52   좋아요 1 | URL
그러면 간장에 버터도 넣자. 버터 간장밥..

persona 2021-12-28 13:18   좋아요 2 | URL
공쟝쟝님 글 보면 저 인티제 아닌 거 같음요. ㅋㅋㅋ 아니 어떻게 닷새 연속 같은 걸 먹어요? 신기해요! 저는 먹으면서 다른 먹고 싶은 걸 떠올리는 사람이라 먹으면서 먹고 싶었던 거에 질리는 편이라서요;; 이건 성격이 아니고 먹성일까요?
순대에 새우젓 몹시 땡기는데 한달 째 봉지에 파는 시장 새우젓 작은 거 살까말까 고민중인 1인입니다. 순대에 막장 먹는 맛은 깨달아서 좋아하지만 저희 동네 오래된 순댓집들은 죄다 소금을 줘요. 소금보다 새우젓이 좋아요. 김치도 새우젓 들어간 김치 최고고 아 순대 사와서 순대국밥을 먹을까요?(라는 당뇨 약 쎈걸로 업그레이드 해온 1인;;)
그런데 쟝쟝님도 가사 잘 안들으세요? 혹시? 저는 가사 전혀 안 듣다가 1-3년 뒤에 19금인지 여성비하인지 눈물의 이야기인지 깨닫고도 여전히 그 음악 소지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특활 부서 팝스 잉글리시였지만 영어엔 그닥 도움이 안 됐었다는… ㅋㅋㅋ

다락방 2021-12-28 14:24   좋아요 3 | URL
저는 순대며 족발이며 모두 새우젓입니다. 무조건 새우젓입니다! 저도 순대에 소금 찍어 먹던 시절이 있었는데, 저랑 만나면 순대 먹으러 가는 친구가 제발 자기 말 듣고 새우젓 좀 먹어보라길래 먹었다가.. 새우젓 순대 조합의 광팬이 되어가지고 ㅋㅋㅋㅋㅋ 그리고 울엄마가 그러셨는데요, 돼지고기 먹고 체하면 약도 없는데 그걸 막아주는게 새우젓이라고 하셨어요. 새우젓이 돼지의 소화를 돕는다고. 그 말을 저는 무조건 따르느라 족발, 순대에는 새우젓을 먹습니다. 오늘 점심도 순대에 새우젓 올려가지고 맛있게 먹고 왔네요. 하핫.

저도 같은 메뉴 못먹어요. 점심 밀가루면 저녁 밀가루는 안먹는걸로 그런 종류도 피해요 ㅋㅋㅋ

persona 2021-12-28 14:37   좋아요 2 | URL
새우젓을 사와야겠어요. 사와서 냉동실에 얼려야지. ㅠㅠ 요즘 너무 땡겨요.

다락방 2021-12-28 14:45   좋아요 3 | URL
저 새우젓 너무 사랑해요. 순대, 족발과 새우젓은 사랑이고요
요즘은 삼겹살, 스테이크에 와사비 조합 사랑해요 ㅋㅋㅋㅋㅋ

공쟝쟝 2021-12-28 17:48   좋아요 1 | URL
다락방// 순대에 새우젓 그만하란 말이야1!!!! ㅜㅜ 스테이크 그만 하란말이야!!!! ... 안돼.... 안돼..... 알콜 중독 자제하겠다고 해놓고서 ... 사흘 연속 술마셔서 육류 섭생 안하고자 햇단 말이야.....치킨과 곱창.. 마지막은 과메기였다... 나에게 벌을 주는 느낌으로 (사실은 뭐먹을지 너무 귀찮아서) 간장에 밥만 비벼 김치랑 먹었는 데.... ... 순대... 순대 왓더 순대...순대 새우젓... 슬픔의 새드니스.... 분식사러가야겠다..저 버터 간장밥 저번에 버터 리뷰 보고 해봤는 데요... 못먹겠더라그여...? ㅜㅜ 참지름 꼬순내가 좋아... 헤헤...


공쟝쟝 2021-12-28 17:46   좋아요 1 | URL
손아// 저는 딱히 미식에 관심없는 데, 워낙 태어난 곳이 맛의 고장 맛존엄 맛지존의 동네에 엄마 요리 잘하셔서 기본적으로 입맛이 상향평준화(?)되어 있다는 평을 들어요. 가리지 않고 잘먹고.. 문제는 메뉴........ 새로운 메뉴에 잘 도전하지 않는다. 이를테면 쌀국수나 마라탕 같은 것도 계속 안먹다가 유행 다지나고 3년 뒤에 처음먹고, 괜찮으면 꾸준히 먹는? 그래서 ...... 먹는 것을 계속 먹을 수 있어요. 그게 인티제의 성향과도 맞을까요? 아닌거 같은 데? ㅋㅋㅋㅋㅋㅋㅋ 그냥 이건 먹는 것에 대해 어떤 가치를 두는가 아닐까요? ㅋㅋㅋㅋㅋㅋㅋ무튼 먹는 것만 계속 먹고 고르는거 귀찮아해서 어쩌다 한번씩 도전하고.. 다락방님이 추천해주시는 스리라차 치킨 같은거 한번씩 먹어보고.. 결국에는 황금올리브 치킨으로 다시 돌아가는 뭐 그런.... 그런 성격인 것 같아요....
올드보이에서 최민식이 당하는 걸 보면서 그 군만두가 맛있다면 상관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하긴 했었다. 마치 매일 쌓이는 먼지를 닦듯 매 끼니를 고민해야한다는 것이 너무도 슬플 뿐이다. 국가여 나에게 급식, 급식을 다오.

persona 2021-12-28 20:52   좋아요 1 | URL
사실 저는 엠비티아이로 성격보다는 취향을 더 잘 알수 있다고 믿고 있었는데 아닌가 봅니다. ㅎㅎㅎ 식욕 식탐 적은 사람 부러워요. 다른 즐거운 거 할 거 아니에요. 제가 음식에 몰두할 동안! 🥲저는 새우젓 요만큼만 사려고 했는데 결국 한 통 사왔어요. 배추랑 겉절이 해서 두부랑 먹을 생각이었지만 생굴도 사오고 생김도 사오고 파래도 사오고 두부도 사와서 생굴김국 끓이고 두부 끓여서 겉절이랑 먹고 생김도 무처서 밥 먹었어요. 그래서 내일은 자동으로 파래인데요. 생각해 보니 저는 재료 하나를 사와도 한가지 방법으로 먹는 게 지겨워서 굴도 겉절이에도 넣고 국에도 넣고 생굴로도 따로 놨네요. 김도 반은 무치고 반은 국 끓이고요. 왠지 내일은 혈당이 착할 예정입니다만 김이 속에서 부는지 배부르네요 ㅋㅋㅋ
혹시 대구세요? 아직 한번도 안가봤는데 서울 맛집에 만족 못하시는 분들 보면 보통 대구 분들이셔서 언젠가 맛집 뿌시러 가보려고요. 저희집은 추운 지방 입맛이라 안 먹어 본 음식이 은근 많은 거 같아요. 배가 부른데 또 다음에 뭐먹을지 생각하는 중이네요. 비건 순대 해보고 싶어요. ㅋㅋㅋㅋ
뭐니뭐니 해도 남이 해준 음식이 제일 맛있고 저는 중고딩 때도 한번도 급식에 불만 품은 적이 없어요. 누군가 나에게 무료 급식카드 주면 정말 좋겠네요 진짜 ㅋㅋㅋ
의식의 흐름(?) 죄송해요!

공쟝쟝 2021-12-28 22:30   좋아요 1 | URL
손아님 음식에 진심이고 부지런하신 분이네요. 침고인다. 저 파래 좋아하는데. 대구 땡! 저는 여수 출신입니다. ㅋㅋㅋㅋ
생굴 생김 겉절이…. 손아님 그거 드실 동안 저 양반김을 밥에 싸먹었어요… (왜 나 좀 짠하지?) 대신 내일은 순대를 새우젓에 찍을어먹을겁니다. 근처 순대국밥집이 있는데 드릅게 맛없는 집이라 저 밑에 시장까지 마실 다녀오려도요 ㅋㅋㅋ

persona 2021-12-28 22:47   좋아요 1 | URL
저 당 중독자라 먹는 거에 좀 집착하는 거 같아요. ㅠㅠ 안먹으면 건강해지는 것을 뭘 먹어야 건강해지지? 맨날 이래요 ㅋㅋㅋ
오 중학교 때 이후로 여수 출신 친구를 만나본 적이 없었어요. 이름만 들으면 서효인 시인 시집 생각나는데요. 저 여수도 안 가봐서 깨장어 구이 이런 거 궁금하긴 해요. ㅎㅎㅎ 내일은 맛있는 거 꼭 드세요. 요즘 식당에서 저렴하게 2인분에 7천원에도 팔고 3인분 세트로도 팔고 그런 거도 맛있더라고요. 백암병천신의주 순대들도 맛나지만요 ㅋㅋㅋ 족발에 서비스로 나오는 순댓국에 족발 뼈 넣고 끓여먹고 싶어졌어요. 그런데 족발 사기엔 연말이라 가격부담이 있군요. ㅎㅎㅎ
저 코스트코 부추고기순대 좋아해서 거기에 사골곰탕 붓고 파랑 부추 엄청 넣어서 끓여먹는 거 좋아하는데 코스트코 회원이 아니에요. 갑자기 저 그거 땡기네요. ㅋㅋㅋ 이러면 새벽에 배고파서 깨는데 참 ㅋㅋㅋ 하루종일 먹을 거 생각하네요 ㅋㅋㅋ
시장 구경 너무 재미나고 좋은 거 같아요. 운동하려고 하면 못하는데 시장이나 마트는 날씨가 궂어도 가게 되는 거 같아요. ㅋㅋ
꼭 맛있는 식사 하세요!

단발머리 2021-12-28 12: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중학교 2학년 때 뭐든 잘했지만 특히 영어 잘했던 반장의 영어 비법이 팝송이었구요 그 뒤에는 토미 페이지가 있었던 것입니다.
덕질이 최고로 쉽고 편한 공부방법인듯 한데, 팝송이 그 중에 제일이라, 전 그렇게 생각해요. 근데 저도 노래를 많이 듣는 편은 아니라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테일러 스위프트 정말 대단하죠. 그 다음 추천곡은 <the last great american dynasty>이고 핵심 가사는.....
.. There goes the maddest woman this town has ever seen ..... 키햐 대단하죠. 여성주의 책 <여성과 광기>와 맞춤인 것입니다.
다른 노래도 많아요. 최근 저의 최애는 <august>이고 이 노래도 서사가 탑재되어 있습니다. 푸하하하하하하하.

다락방 2021-12-28 14:26   좋아요 1 | URL
팝송이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너무 쉽고 재미있기 때문에 잘 맞는다면 영어 습득하기 최고의 수단인 것 같아요. 그렇지만 다들 노래를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다들 가사를 좋아하는 것도 아니니 다른 모든 수단과 마찬가지로 맞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것 같아요. 말씀하신 것처럼 덕질이 최고 공부방법임에는 틀림없는듯요. 일본 애니 엄청 본 사람이 일본 가면 쓰기는 못해도 대화는 한다는 말도 들어봤거든요.

제가 아까 august 를 들었고요, 다른 노래도 다 들어볼게요. 씐나요! >.<

건수하 2021-12-28 12: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중1때 영어시간에 쫄아있는건 저만이 아니었군요? ㅋㅋ
근데 갑자기 그 뒤에 팝송 듣고 영어 잘하게 되면서 공감대 상실... ;;

단발머리님 페이퍼에서 보고 무슨 노래인가 했는데 저런 얘기였군요 ㅋㅋ

저는 점심 먹으면서 돈룩업 좀 봤어요. 더 보고싶은데 할일이 많아 일단 재생중단....
다락방님 취향을 아직 잘 모르겠으나 넷플에서 뭐 볼까 고민이 되신다면 (그리고 앞 부분 조금밖에 못봤지만) 추천합니다.
장르가 일단 코미디예요. 로맨스는 없을거 같지만, 왕년의 로맨스 가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도 나오고 티모시 샬라메도 나온다고.

다락방 2021-12-28 14:31   좋아요 1 | URL
와 진짜 무슨 말인지 모르니까 미치겠더라고요. 뭘 알아야 내가 어디서 부족하구나 뭘 더 하면 되겠구나 알 수 잇는데 알파벳도 모르고 간 사람에게는 정말이지 엄청나게 두려운 시간이었답니다. 그런데 요즘엔 초등학교 들어가기도 전에 아이들이 영어 공부를 하더라고요. 이게..맞는건가요? ㅠㅠ

돈룩업은 보려고 저도 찜해본 영화이긴 합니다. 조만간 봐야겠어요. 히히. 디카프리오는 예전의 꽃미남에서 완전 .. 달라졌지만.. 티모시 살라메는 제가 전혀 좋아하는 타입이 아니고요. 전 심지어 비호감입니다. 엣헴 ㅋㅋ저는 아까 점심 먹으면서 스파이더맨 홈커밍 보는데 <어메이징 스파이더맨>보다 훨씬 낫더라고요! 일단은 이걸 다 볼 예정입니다. 네이버에 사둔 영화도 있는데 그것도 봐야하고.. 바빠요. 후훗.

건수하 2021-12-28 14:34   좋아요 1 | URL
앗 티모시 상당히 많은 분들에게 먹히던데 ㅋㅋ (듄을 보러가신 여성분들 특히) 다락방님에겐 어필 안되는군요 사실 저도 저런 취향 아님…

다락방 2021-12-28 14:48   좋아요 1 | URL
저는 좀 짐승같은 스타일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전완근과 등근육이 울룩불룩한 사람들 쪽이 제 타입입니다. 남자든 여자든 근육을 보여주면 제가 좀 쉽게 넘어가요. 흠흠.

프레이야 2021-12-28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성 돋는 추억의 팝송 두툼한 책 아직 있는데 책장이 너덜너덜해요. 다 옛날일이지만 ㅎㅎ 팝송 가사 좋아가지고 막 베껴쓰고 그랬죠. 테일러 스위프트 노래 찾으러 갑니다.~~

다락방 2021-12-28 14:32   좋아요 2 | URL
캬 저는 굿모닝 팝스 되게 부지런히 들었는데 그 기억이 새록새록 하네요. 오성식한테 편지쓰고 막 그랬는데 말입니다. 그러고보면 굿모닝 팝스가 영어 공부하기 최적의 프로그램 이었던 것 같아요. 팝송으로 영어를 알려준다. 크- 저에게는 효과 있는 방법이었던 겁니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노래 한 곡으로 그냥 미스테리 소설을 썼어요. 즐겁게 감상하세요, 프레이야 님!

책읽는나무 2021-12-28 13: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중딩 때는 영어를 못한다고 깨닫지 못했던 아이였거든요.그렇게 썩 잘하는 아이도 주변에 없었던 것 같고, 그냥 이해는 못했지만 막 외웠더니 점수는 나왔기에 나는 그냥 내가 잘하나 보다!!! 생각 했다가...고딩 들어가설라무네....주입식 공부 뽀록 나고 갑자기 현타 오고, 다른 중학교에서 온 아이들이 영어를 넘 잘하는 거에요. 이건 뭐지? 싶어 영어 잘하는 친구에게 넌 어떻게 영어를 그렇게 잘해?라고 물었더니 그 친구 말이 팝송을 들었대요!!!!!!! 나는 그때 받은 충격이 아직도 선명한데 다락방님이 또 그때의 충격을 댕~~~~ 일깨워 주시는군요ㅋㅋㅋㅋ
저는 그 친구덕에 영포자가 되었죠!!ㅋㅋ
집에서 팝송 들었는데 당최 감정이입도 안되고, 정신도 사납고(그래서 영포자!!!)...근데 저는 멜로디를 듣는게 넘 좋았던 것 같아요.그래서 몇 개의 곡들은 자주 들었는데 한 번씩 그때 들었던 곡들 들음 가슴이 울렁거리긴 해요.가사 내용은 하나도 모르구요ㅋㅋㅋ 근데 가사를 뒤늦게 알고 나서 경악한 팝송들이 많아 어느 순간 팝송 듣는 것도 살짝 가사 예습이 필요하겠구나!생각했죠..그래서 더욱 팝송을 안듣게 되었고..ㅋㅋㅋ

어제 단발머리님 올려 주신 테일러 스위프트 유튭 보고 노래가 참 인상적였어요.
팝송의 매력이란 게 이런 건가?싶었네요~
가사 내용에 훅~~빠지게 되었죠!!!
근데 가수의 목소리와 멜로디는 첨 듣자마자 확 사로잡는 걸 보면 전 역시 옛날이나 지금이나 가사 보다는 멜로디인가 봅니다.
이래서 아직도 영포맨인 건가요??ㅋㅋㅋ

책읽는나무 2021-12-28 13:26   좋아요 1 | URL
참 저는 스티븐 킹 저 책 재미나게 읽었었는데, 그런 내용의 단편도 있었나요? 금시초문!!!ㅜㅜ
저는 쥐 얘기랑 고양이가 벽장에 박제 되었는데 고양이 울음 소리가 들린다는 내용의 글만 어렴풋이 기억나네요. 그것도 좀 무서워 하면서 읽었던 것도 같고....

다락방 2021-12-28 14:39   좋아요 2 | URL
저는 제가 잘한다고 생각했다가 정말 잘하는 사람들 만나면서 아 나는 쪼렙인데 내가 나를 과대평가 했구나...하고 겸손을 배우고 살고 있습니다. 피아노도 그랬고 영어도 그랬고요. 잘하는 줄 알았는데 아, 내가 잘한게 아니었고 잘하는 줄 착각했구나, 했어요. 저는 어릴 때 제가 머리도 좋은줄 알았거든요? ㅋㅋ 근데 나중에 깨달았어요. 아 내 아이큐는 세자리가 안될 수도 있겠구나, 하고요. 겸손을 너무 뒤늦게 배웠고 사실 지금도 그렇게 딱히 겸손을 잘 배우고 있는것 같진 않아요. ㅋㅋㅋㅋㅋ
저는 글자 읽는게 좋고 익숙해서 그랬는지 가사 있는 노래들이 좋더라고요. 한국 노래도 가사 들으면서 훅 가고 그랬어요. 에피톤 프로젝트나 심규선 노래는 가사가 다 좋고, 박정현의 <꿈에> 도 가사 압권이죠! 가사 음미하다가 막 울게 되는 노래잖아요. 크-

저 단편집의 첫번째 단편이 쥐 얘기 나오는 걸걸요? 저도 기억이 희미한데 아들 앞에서 아내를 죽였나, 그런 후에 계속 쥐가 자기를 무는 환상을 겪는 것이었나 하는 그런 단편이었는데 읽으면서 아오 끔찍하고 무섭다.. 했더랬어요. 킹 아저씨 무서운 거 너무 잘써요 ㅠㅠ

수이 2021-12-28 14: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왜 영어를 못했는지 이제야 알았어요. 그리고 락방님이 어떻게 영어를 사랑하고 영어를 즐겼는지 그야말로 영어를 엔죠이한거니까 당연히 흥이 날수밖에 없고 신나서 더 귀에 쏙쏙 들어왔던 거고. 팝송으로 영어를 어떻게 즐길 수 있을까 했는데 락방님 글 읽고나니 이제야 알았어요. 이제 저는 매일 팝송을 하나씩 듣는 새해 계획을 또 리스트에 적어놓았습니다. 그리고 더불어 대학교 가면서 락방님보다 영어 잘 하는 이들 보고 마음이 작아진 것도 이해는 해요. 하지만 그대는 그대만의 넉넉한 쏘울을 지니고 있으니 다시 영어왕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몰타를 꿈꿉니다.

다락방 2021-12-28 14:44   좋아요 1 | URL
그 시절 팝송을 좋아하고 따라부르고 외우던 저는 영어 점수도 올라가니까 막 여러가지로 서로 좋은 영향을 미쳤던 것 같아요. 제 안에서 모든 좋은 것들이 합창했던 그런 느낌.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데 저는 칭찬이 먹히는 사람인 것 같아요. 영어 잘하는 사람들 틈에 있으니 제가 하고 싶은 의욕이 완전히 사라지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저를 가두는 거에요. ‘나는 영어 못하는 사람이니까 뭐‘ 이렇게요. 이미 나를 영어 못하는 사람으로 규정해버리니 잘하게 되질 않더라고요. 아예 손을 놓아버리게 되는..
그래서 아주 오랫동안 잘해야 한다는 생각도 잊고 살았는데요, 뭐 그냥 외국 가도 물이 뭔지 화장실이 어딘지 정도만 알면 여행다니는데 지장 없으니까.. 하면서요.
근데 못하면 자꾸 위축돼서..
애인하고 외국 갔었는데 애인은 영어권 사람이니까 제가 저도 모르게 모든 대화를 애인이 하게 두더라고요. 그러니까 주체적이지 못한 느낌? 그 느낌이 되게 오래 저를 잡고 놔주질 않았어요. 바보된 기분. 한 번은 영어 잘하는 친구랑 미국 갔었는데 친구가 식당 직원과 오래 대화하는데 제가 그걸 절반도 못알아듣더라고요. 그것도 싫었어요. 내 앞에서 얘기하는데 내가 모르는 그 느낌.
그렇지만 영어를 더 잘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건 다시 올리브 읽으면서가 제일 컸어요. 느낌이 진짜 새로웠거든요. 번역본으로 울지 않은 부분을 원서에서 읽을 때 와 이게 뭐지, 하면서 이런 기분을 영어를 잘한다면 다른 책에서도 수시로 느낄 수 있지 않나 하면서요. 잘하는 게 더 자극을 줘서 더 잘하게 건드려주는 것 같아요. 결론은, 영어책 열심히 읽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