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들과 공동으로 써야 하는 공간이 지저분하고 정리되지 않은 것에 스트레스를 받는 편이다. 나는 길에다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을 이해할 수 없고 공중 화장실을 더럽히는 사람도 이해하지 못한다. 얼마전에는 탕비실에 물건들이 아무렇게나 쌓인걸 보고는 씩씩대며 정리해두었다. 여러사람이 함께할 때는 최대한 깔끔하게 치우려고 하는 편이다. 그러나, 내 개인으로 놓고 보자면 세상에... 책상과 책장이 아주 난리가 났다. 아빠는 내 방에 들어올 때마다 한숨을 쉬고 초등학생 조카는 올 때마다 내 책상을 정리하다가 어느 날은 "이모! 정리를 하려고 해도 도대체 정리를 할 수가 없어", 라고 하기도 한다. 이런 나는 뒤메질러이다..



뒤메질러는 이 페이퍼 참조 ☞ [알라딘서재]이런저런 실존주의와 검증된 외국어 공부법 (aladin.co.kr)


나라고 정리 안된 책상이나 책장이 좋은 건 아니다. 사실 뭐 그렇게 크게 신경 쓰이진 않지만 어떤 날은 이대로는 안되겠어, 정리하겠다! 하고 코에서 불을 내뿜으며 정리에 돌입한다. 그러나 그렇게 정리한 상태는 정말이지 사흘도 안간다. 사실, 세 시간은 가나 싶다. 공동으로 쓰는 공간은 결벽증을 보이면서 도대체 왜때문에 내 개인 책상과 책장은 쓰레기통과 맞먹는가, 나여... 책상이 좁아서인가 책상을 넓고 크게 바꿔봐도 변한 건 없었다. 책장을 하나 더 들여도 마찬가지. 아아, 나에게 이것은 풀지 못할 미스테리인데, 이것은 그냥 나의 기질인 것인가... 하다가, 아아, 나는 오바마를 만나게 됩니다.


Next to the kitchen, there was a small study where I worked in the evenings. Michelle called it "the Hole" because of the way it was always filled with stacks of books, magazines, newspapers, legal briefs I was writing, and exams I was grading. Every month or so, prompted by my inability to find something I needed, I‘d clean the Hole in an hour-long frenzy, and I would feel very proud of myself for the three days or so it would take for the books and papers and other clutter to spring back like weeds. The Hole was also the only room in the apartment where I smoked, although once the girls were born, I took my foul habit outside to the slightly rickety back porch, where I‘d sometimes interrupt families of raccoons foraging through our trash cans. -p.171



번역해보자. 물론, 내가 하는 건 아니고 번역본이.


나는 저녁마다 부엌 옆에 있는 작은 서재에서 일을 했다. 미셸은 그곳을 ‘굴‘이라고 불렀는데 책, 잡지, 신문 더미, 작성하던 준비 서면, 채점하던 시험 답안지로 언제나 꽉 차 있었기 때문이다. 한 달에 한 번쯤 필요한 물건을 찾지 못해 한 시간 동안 광적으로 굴을 치우고 나면 나 자신이 무척 뿌듯했지만, 사흘만 지나면 책과 문서와 잡동사니가 잡초처럼 다시 들어찼다. 굴은 집에서 내가 흡연할 수 있는 유일한 방이었는데, 아이들이 태어난 뒤에는 좀 허름한 뒤 베란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래서 이따금우리가 버린 깡통을 뒤지던 아메리카너구리가족을 방해할 때도 있었다. -책속에서


아아.. 오바마..오바마도 뒤메질러다. 책, 잡지, 신문 더미, 작성하던 준비 서면, 채점하던 시험 답안지로 꽉 차있고 광적으로 치우고 나서 뿌듯해하지만 이내 잡동사니가 잡초처럼.. 아아 반갑습니다, 오바마. 당신도 나처럼 뒤메질러 로군요. 뒤메질러 하이파이브!!!!!

그렇다면 나도.. 대통령으로? 후훗.



자 그럼 어지러운 책상에서 다시 일하러 간다, 나는. 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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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1-11-30 09: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앞으로 알라딘 서재에서 ‘뒤메질러‘ 쓰려면 각주를 답시다. ㅋㅋㅋ 다부장님은 각주 잘 달았어요. ㅋㅋㅋㅋ

다락방 2021-11-30 10:47   좋아요 1 | URL
제가 이렇게나 다정하고 섬세한 사람입니다. 엣헴- ㅋㅋㅋㅋㅋ

공쟝쟝 2021-12-02 09:48   좋아요 0 | URL
매우 잘했어요 >_< ㅋㅋㅋ

미미 2021-11-30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 대선도 출마하셨더라면 좋았겠지만 아무래도 늦었으니 다락방님 다음 대선으로!!!👆😉

다락방 2021-11-30 10:47   좋아요 2 | URL
이번엔 진짜 해볼만했을텐데 말입니다. 이번에 제가 출마하면 제가 됐을텐데.. 너무 늦었네요. 크-

잠자냥 2021-11-30 21:16   좋아요 1 | URL
뒤메질 러닝메이트로 쟝쟝하고 같이 나왔으면 증말 2340 여성표 싹쓸이 아닙니까? 심상정이 연합하자고 손 내밀었을지도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11-30 21:30   좋아요 2 | URL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데, 그렇다면………… 🙄🙄

공쟝쟝 2021-12-01 18:27   좋아요 0 | URL
ㅋㅋㅋ 쟝쟝은 출마 싫어요 😞 선거이즈 부르주아 민주주의제도의 꽃…

Falstaff 2021-11-30 10: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보고 또 봐도, 소리내 발음해봐도, 뒤메질.... 참 기가 막힙니다. ㅋㅋㅋㅋ

다락방 2021-11-30 10:47   좋아요 1 | URL
아니 어떻게 이름이 뒤메질이랍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자꾸 써먹고 싶은, 불러보고 싶은 이름이에요. 껄껄.

책읽는나무 2021-11-30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뒤메질은 곧 대선으로 가는 길이라!!!!!
음......우리 집엔 제각각 모두 다 대통령감이었군요!!!음....😆😆
저도 글의 앞부분에서 뜨끔 했어요ㅋㅋ
공동 공간에선 what!!!! 그러면서~~
내 집에선 뭐 어때?? 누가 본다고??
또 나의 뒤메질은 용서가 되는데 아이들의 뒤메질은 못참고 잔소리 하면서, 정말 등짝에 🖐 새기고 싶더라는..ㅋㅋㅋ

다락방 2021-11-30 14:00   좋아요 1 | URL
책나무님, 잘 지켜보세요. 책나무님 댁에서 대통령 나옵니다 ㅋㅋㅋㅋㅋ
자기만의 공간이 지저분한 건 자신이 감당할 몫이잖아요. 그런데 다른 사람들과 함께 쓰는 공간을 엉망으로 하는 건 너무 싫어요. 특히 자기 자리 깔끔하게 정리하면서 공동공간 막 쓰는거 보면 화딱지가 납니다 ㅠㅠ

지금도 제 책상은 한숨나게 지저분해요. 일단.. 오늘은 일 좀 하고 정리는 나중에... ( ˝)

새파랑 2021-11-30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오바마와 다락방님의 공통점이~!! 다락방님 정계진출? ^^
뒤메질 어감 너무 좋아요~!!

다락방 2021-11-30 14:00   좋아요 1 | URL
대선 나가면 새파랑 님, 저 밀어주실 겁니까? ㅋㅋㅋㅋㅋ
뒤메질 너무 좋아요. 뒤메질을 알게 돼서 너무 좋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1-11-30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뒤메질 - 처음엔 뒤질래?인줄 알았어요. ㅎㅎ
근데 엄마한테 뒤지는 각은 맞는 듯....

제가 정계에 진출하지 못한건 오로지 책상이 깨끗해서라는걸 오늘에서야 깨달았습니다. 집은 더러워도 책상만은 깨끗한 사람입니다. 제가..... ㅎㅎ

다락방 2021-11-30 14:18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상 깨끗한 분이시라니, 존경스럽습니다 바람돌이님! 저는 그게 도대체 왜 안될까요? 이런 지저분한 책상 위에서도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그저 신기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꼬마요정 2021-11-30 1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이 이번에 나오셨으면 무조건 당선되셨을텐데… 너무 아쉬운걸요. 저도 찍을 사람 생겨서 좋고 다락방님 대통령 돼서 좋고 그쵸? ㅎㅎㅎ

다락방 2021-11-30 19:56   좋아요 0 | URL
제 말이 그 말입니다!!!!!!!!! ㅠㅠ

밥이좋다 2022-01-04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업무가 줄면서 책상이 깨끗해진 1인입니다. 일이많으면 책상이 어질러진다고 주장합니다.

다락방 2022-01-05 07:54   좋아요 0 | URL
그 주장에는 동의합니다만, 제 경우에는 그냥 타고나길 지저분한 것 같아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