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부아르 님은 온갖 책을 읽고 제2의 성에 버무려내셨다. 그리고 그 처음은 생물학적 조건이다. 뇌의 크기부터 난자와 정자, 난소 까지 다 다루시는데, 당연히 고추도 다루신다. 페니스! 페 to the 니 to the 스!!


보부아르는 페니스에 대해 이렇게 언급한다.



그에게 페니스는 자기 자신인 동시에 자기와 다른 물체다. 그것은 장남감이고 인형이며 자기 자신의 살덩이다. 부모와 유모는 그것을 하나의 작은 인격으로 대한다. - p.91



아, 부모와 유모가 그것을 하나의 작은 인격으로 대하는 것은 동서양 모두 같았구나! 아마 내 또래의 사람들이라면 간혹 남자 아기들의 홀딱 벗은 사진, 말 그대로 고추를 드러내놓은 사진을 본 적이 여러번일 것이다. 태어난 아이의 고추는 자랑스러운 것이고 사진으로 찍어 남겨야 하는 것이었다. 고추는 사내아이라는 것을 상징함과 동시에 사내아이 그 자체이자 고추라는 별개의 존재로도 인식되어져서, 간혹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고추에 대고 말을 걸곤 했다. 아이고 그 놈 고추 참 잘생겼다 부터 시작해서 고추 따먹자 까지. 이런말 진짜 ㅋㅋㅋㅋㅋㅋㅋ 지금 하면 쌍욕먹을텐데, 나는 자라면서 이런 말을 여러번 들었다. 내가 고추가 있는건 아니고 고추 있는 아가들을 향한 어른들의 이런 말들. 으 ...


보부아르는 생물학적으로 얘기하다 바로 정신분석학으로 넘어간다. 우리의 프로이트 당연히 언급되고, 프로이트 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사람도 프로이트가 남자는 고추가 있고 여자는 고추가 없으며 고추를 선망한다, 의 말을 했다는 것은 다들 알 터인데, 우리의 보부아르 님은 여자들이 선망한 것은 그 고추라는 별개의 존재가 아닌, 그 고추가 상징하는 남성권력이었음을 이 책을 통해 밝히고 있다.



사내아이는 자기 페니스에 대해서 생생한 경험이 있고 그 경험은 그것으로부터 자랑거리를 끌어내게 하지만, 이러한 자부심은 자기 누이들의 굴육과는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없다. 왜냐하면 누이들은 남자의 기관을 외면상으로밖에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즉, 이 돌출물, 살로 된 이 약한 줄기는 단지 그들에게 무관심만을 그리고 혐오감조차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여자아이의 선망은 이것이 나타날 때에 남자다움에 부여된 가치에 대한 사전 지식의 결과인 것이다. -p.85


여자아이들이 원하는 것은 그 작은 줄기가 아니라, 그 줄기를 갖고 있음으로 인해 세상이 다르게 대우해주는 바로 그것이란 말이다. 유 노우 왓 보부아르 민? 오케?



집에 가서 이 책을 읽으려고 하면 너무 졸려서 한두장을 넘기는 게 고작이다. 분량은 방대하고 벌써 10월도 열흘이 다 지나가려는 참이라, 안되겠다 싶어 나는 소설책 읽고 싶은 마음 꾸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욱 누르고 이 책을 오늘 출근길에 들고왔다. 두꺼운 책.. 그리고 지하철 안에서 꺼내 읽기 시작하는데, 아흐.. 이걸 언제 다 읽나. 현재 읽은 부분을 보니 고작 이만큼이었다.




아아, 10월 안에 나 완독 가능한 부분?






오늘 아침 출근길에 제2의 성 읽으면서 와 새로워... 짜릿해! 했다. 읽었다는 기억은 있고 또 기록도 있지만, 그런데 이 내용 뭔데 이렇게 새롭고, 보부아르 님은 어쩜 이렇게 새롭게 똑똑하지요? 지난번 읽었을 때는 동서문화사 1,2권으로 읽었고 그 때는 어느 부분에 대해 뭐라 글을 썼나 좀전에 찾아보았는데, 그것이 2019년이었고, 내가 써놓은 글에는 2017년에 내가 1권은 이미 다 읽었다고 해놨더라. 2017년, 2019년, 2021년.. 그러니까 제2의 성 앞부분은 무려 지금이 세번째 읽는 셈인 것이다. 세상에.. 피 땀 눈물... 근데 왜케 새로워염????



얼마전에 인스타그램에 이제 진짜 책 안산다고 썼는데 ㅋㅋㅋㅋㅋ 그거보고 나의 오랜 벗이자 인친이 '네가 책 안산다고 말하는 거 늘 새로워, 짜릿해!' 한게 아닌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는 보부아르 제2의 성 앞부분 세번째 읽으면서 오 새로워! 짜릿해! 하고 있다. 진짜 나란 인간은..


얼마전에 친구가 자신이 아는 천재는 뒤메질과 다락방이라고 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기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 같은 책 세 번 읽어도 늘 새로운 사람, 뇌 깨끗하게 언제나 씻어내는 사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친구야 미안해 실망시켜서, 나란 여자.. 천재랑 딱히 상관은 없는 것 같아? 늘 새로운 마음으로 새로운 뇌로 책을 읽는단다? 그리고 또다시 새로워지지. 샤라라랑~



어쨌든 이렇게나 새로운 제2의 성, 부지런히 읽도록 하겠다. 완독을 향하여 고고씽!! 히비고~






댓글(24) 먼댓글(0) 좋아요(3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잠자냥 2021-10-08 10:1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제2의 성> 두께 증말 이런 뒤메질…..

다락방 2021-10-08 10:13   좋아요 3 | URL
장난 아니에요 진짜. 이걸 어쩌면 좋아요.. 저처럼 출퇴근길에 읽는 사람은 난감하기 짝이 없습니다..

독서괭 2021-10-08 10:52   좋아요 3 | URL
ㅎㅎ 저도 받았는데 두께도 두께지만 이 글자크기, 줄간격, 자간 무슨 일이예요? 다른분들이 빽빽하다고 사진 찍어 올리신 거 보긴 했지만 실물은 진짜 헉이더라구요 ㅋㅋ

다락방 2021-10-08 11:23   좋아요 3 | URL
장난아니죠 ㅋㅋㅋㅋㅋㅋ작은 글자들이 가득 차있어요. 가아아아아아아아아득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레이스 2021-10-08 10: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제 프로이트 부분 읽고 있어요 ;; 이제 막 재밌어지는데 읽어야 할 다른 책때문에 덮을 때가 많아요. ㅠ

다락방 2021-10-08 11:23   좋아요 2 | URL
저 예전에는 어렵다고만 생각했었는데 이번에 읽는데는 어렵다기보다는 그렇지! 그렇지! 하면서 좀 재미있어요. 다른 책 읽고 싶어서 자꾸 덮고 싶어지지만 꾹 참고 읽어봐야지요. 진도 쭉쭉 나가고 싶은데 마음처럼 잘 안되네요. 어휴.. 화이팅입니다, 그레이스 님!

독서괭 2021-10-08 10: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자기와 다른 물체로 여기는 건 맞는 것 같습니다. 우리 둘째는 몇달전에 “고추가 커졌어~”하며 엉엉 울었답니다 ㅋㅋㅋ 아니 이거 뭐라고 달래줘야하나 난감 ㅋㅋㅋ 고양이들이 자기 꼬리를 유심히 쳐다보는 것처럼 자기 고추를 유심히 보기도 하구요.. 신기한가 봄..

다락방 2021-10-08 11:22   좋아요 1 | URL
바깥으로 나와 있는 부분이라서 신기하기도 하고 그런것 같아요. 독서괭 님 댓글 읽는데 만약 아가가 그렇게 울면.. 저도 정말 어찌 달래야할지 난감하네요. 하핫. 아 어려워요. 어렵습니다. 하핫 ;;

등롱 2021-10-08 11: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기 시작했습니다!! 두께와 페이지 수에 비해서 가벼워 그나마 다행인 거 같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렇게 빽빽할 줄 몰랐습니다 ㅎㅎㅎㅎㅎㅎㅎ
보봐르 너무 똑똑하고 읽으면 너무 설레는데 갈길이 멀어서… 과연 완독이 가능할지? 일단 밥 먹고 다시 읽으러 갑니다 ㅎㅎ

다락방 2021-10-08 11:21   좋아요 2 | URL
맞아요. 두께와 페이지 수에 비해서 무게 자체가 무겁지는 않죠. 그런데 정말 글자 빽빽한 거 어쩝니까 ㅋㅋㅋㅋㅋㅋ 이거 그냥 책 들고 아무데나 똭 펼쳐도 흐미.. 깜짝 놀라게 돼요. 이걸 어쩌나 싶고요. 작은 글자들이 빽빽하게... 완독하면 성취감이 대단할 것 같죠? 일전에는 어려운 것 같았는데 이번에 읽으니까 좀 재미있어요. 레이디그레이님도 힘내서 넘기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빠샤!!

막시무스 2021-10-08 19: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번 연휴기간에 바짝 달려 보려구요!ㅎ 이성적이거나 논리적인 부분은 머리에서 피상적으로 이해는 가는것 같은데, 남자다 보니 여성의 신체나 감성에 대해 마음으로 깊이 느끼기에는 부족한 듯 싶네요!ㅠ 화이팅입니다!ㅎ

다락방 2021-10-08 11:20   좋아요 1 | URL
저는 연휴 기간 내내는 안될 것 같고 일요일에 좀 마음먹고 읽어야 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것도 하루종일은 아니고 단 몇 시간이라도.. 막시무스 님, 화이팅입니다!!

moonnight 2021-10-08 11: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존경하는 다락방님@_@; 응원합니다. 저는 대리만족만^^;

다락방 2021-10-08 16:59   좋아요 1 | URL
문나잇님도 막상 시작하시면 재미있게 읽으실 것 같은데요. 게다가 속도도 빠르실 것 같고요. 응원 감사히 받습니다. 빠샤!

책읽는나무 2021-10-08 13: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럼 2023년에는 네 번째로 읽으실????ㅋㅋㅋ
저는 이제 딱 중간 정도 읽은 듯 하네요~~그래도 다 읽을 수 있을지 늘 달력 쳐다 보고....참다 참다 옆에 소설책 펴고..또 덮고....지금 이것도 저것도 다 집중 안되긴 마찬가집니다.
거의 자기 자신과의 싸움인 것 같네요ㅋㅋㅋ
제 2의 성 책 제목만 내뱉은 것도 백 번은 될 것 같아요.아무래도 제 2의 성 매니아 3위 정도 될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ㅋㅋㅋ

다락방 2021-10-08 17:00   좋아요 2 | URL
네번재로 읽어도 새롭고 짜릿할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아오 진짜 책 왜 읽는건가요? 이렇게 죄다 까먹어버리는데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저 지금 너무 소설 읽고 싶어서 미치겠어요. 잠깐 소설 좀 읽고 다시 돌아올까, 그래도 읽을 수 있을까.. 내적 갈등 오지게 하고 있습니다. 후훗.
제2의 성 매니아 그렇다면 1위는 누구일까요? 저는 1위에 도전해보겠습니다. 어쩐지 1위는 안될것 같지만.. 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1-10-08 14: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침에 20쪽 읽었습니다. 이상 오바.

다락방 2021-10-08 17:00   좋아요 1 | URL
화이팅, 단발머리님! 저는 아침에 저렇게 읽은 부분이 적고 남은 부분이 엄청나서 아이고 이게 뭐야 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힘내서 열심히 읽어야지요. 빠샤!

붕붕툐툐 2021-10-08 18: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오~ 락방님 치고 나가시는데요~ㅎㅎㅎㅎ
저도 보부아르 샘의 생물학 강의 잘 듣고 있는 중입니다!!ㅎㅎㅎㅎ

다락방 2021-10-09 21:28   좋아요 1 | URL
치고 나가고 싶지만 그렇게 되어지진 않아서 내일 마음먹고 뽝 읽어 볼랍니다. 뽜샤!!

공쟝쟝 2021-10-09 19: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추!!!!! 저 읽다가 띵했던게 그 오줌누는 소년 동상 있자나요 ㅋㅋㅋ 저 어릴땐 많았는데 ㅋㅋㅋ 암튼 그 자신감 ㅋㅋㅋㅋㅋ 그 서서 오줌싸는거 부러워하는 거 저도 어렸을때 부러웠던거 같아서 읽으면서 잼썼는디ㅋㅋㅋㅋ 지금은 노상방뇨 한남들 다 때려죽이고 싶음 ㅋㅋㅋ (엊그제 룰루랄라 러닝하다가 식겁 ㅋㅋ)

잠자냥 2021-10-09 21:21   좋아요 2 | URL
전 따라해봤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10-09 21:27   좋아요 3 | URL
저도 따라했능데 허벅지를 따라 흘러서 개당황하고 엄마한테 디지게 혼났어요 ㅎㅎㅎㅎㅎ

공쟝쟝 2021-10-09 21:31   좋아요 2 | URL
모두다 한번쯤은 따라해봤겠지 ㅋㅋㅋㅋㅋㅋ 근데 뭐랄까 조준해서 맞추는 경험을 상상하면 그것이 참 부럽다??? ㅋㅋㅋㅋㅋ (남근 선망 고백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