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통.
그러니까 나는 필통이 필요하다. 영어로는 펜케이스 쯤이 되겠다. (영어에 자신감 붙은 사람)
출퇴근길에 책을 읽으면서 형광펜이나 색연필이 필요했고, 그렇게 한두개쯤은 가방 앞주머니나 옆주머니에 넣고 다녔더랬다. 언젠가부터 들고다니는 책들이 무겁기도 하고 여러권이기도 해서(대체 왜..) 백팩을 메고 다니는데, 그렇게 백팩의 앞주머니 뒷주머니에 언제나 필기도구 한두개쯤은 넣고 다녔고... 형광펜과 볼펜을 같이 넣고 다니다 보니 늘상 2-3개의 펜을 들고 다니게 되는거다. 며칠전에는 연필도 옆주머니에 넣었다가 꺼내면서 손을 다쳤다. 그래서 연필은 빼고 다녔는데, 아 글쎄 며칠전에는 볼펜을 눌러놓지 않아 잉크가 새어버린 거다. 대낭패... 하아. 아, 그래서 사람들이 필동을 쓰는거구나. 작은 필통 하나 준비해야겠어.
그러나 갑자기 필통을 '구매'하려니 필통을 살 돈이 아깝다. 천원이나 이천원짜리 사면 어떨까 싶어 검색했는데 쓸만한 건 막 8천원.. 이렇게 해서 도무지 못사겠어. 내가 왜 필통 사는데 돈을 들이냐, 미니멀 라이프 가자...해서는 지퍼백이 답이다!! 지퍼백에 넣어다니자!! 생각했는데, 그러다 퍼뜩, 어쩌면 알라딘....굿즈? 하게 되었고, 아아, 대천재 되시는 나는, 그렇게 이시간 굿즈 총집합? 뭐 거기 들어가서 어쩌면 필통이 있지 않을까 보게 되었고, 으하하하, 필통이 많았다고 합니다. 자, 그러면 나는 어떤 필통을 선택할 것이냐, 책을 사고 공짜로 주는 필통을 받는다니, 천잰데? 하고 둘러보기 시작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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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하나도 안갖고 싶은 필통은 어린이 신학기용 책을 사면 준단다. 필통도 마음에 안들고 어린이 신학기..나랑 관련도 없다. 패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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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필통은... 내가 원하는 바로 그 사이즈일것 같은데 또 하나도 안예쁘고.. 그래도 작고 간편해보이니 괜찮겠다 싶지만, 책이... 내가 읽고싶어하는 종류의 책이 아닌 것 같다. 그러나 나에게는 어린 조카들이 있지. 사서 읽고 필통은 내가 갖고 책은 조카들 줄까? 이거 살짝 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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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둘둘 마는 형태의 필통은 사실 참 나에게는 번거롭게 느껴지지만, 그러나 필통 디자인 만큼은 위의 두 개보다 훨씬 내
스타일이다. 게다가 필통을 이벤트로 주는 책도 제일 마음에 들어. 그러면 좋았어, 하고 사면 되잖아? 근데 살 수 없다.
왜냐하면.... 내가 이 책을 이미 샀기 때문이다. 교보문고 갔을 때 사버렸어. ㅠㅠ
집 어딘가에 있다. 나 이거 산거 기억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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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필통도 나쁘지 않고 심플한게 괜찮아 보이지만 문제는 책이다. 나는 기욤 뮈소도 더글라스 케네디도 내 기준에서는 '한두권 읽으면 더 안읽어도 되는 작가'라고 생각하고 있기 땜시롱, 기욤 뮈소의 신간을 살 생각이 진짜 1도 없는 거다. 그러나 필통 때문에 사야하는가.. 저 필통을 '공짜로' 받기 위해 딱히 생각 없던 책을 사게 되는 것이야말로 쓸데없는 소비가 아닌가. 나는... 그렇다면 차라리 필통을 사는게 낫지 않나. 그런데 뭐하러 필통을 사나, 지퍼백을 사용하자! 이렇게 되었는데,
자, 필통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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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필통도 예쁘고 책도 나쁘지 않다. 이 책은 무서울까봐 꺼려지긴 하지만, 그래도 읽고 조카들 주면 되지 않을까. 그렇다면 이 책으로 살까. 이 필통은 깔끔하고 작고 딱 내가 원하는 바로 그 타입의 필통 같은데!!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그러나 필통을 '얻기' 위해 책을 사는 것은..어쩌면 미련한 짓은 아닐까? 역시.. 그 돈으로 사고 싶었던 책 사고, 필통은 지퍼백으로 대체해야 하는걸까?
고민이 깊다.....
오늘은 보쓰가 불러서 들어가보니 카카오톡의 사용방법에 대해 물으시더라. 나는 버벅 거리면서 이렇게 하면 될것 같은데요, 했는데, 내가 잘 못하니까 "(너는) 카카오톡을 잘 사용안하나보구나?" 하셨다. 나는 "저는 아예 안합니다" 라고 답했는데, 그러자 보쓰는
"왜? 재미가 없니?"
하셨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뇨. 여러가지로 불편해서요."
하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럼 뭐하니. 인스타그램?"
하고 훅- 치고 들어오시는데, 흐음, 그걸 왜 치고 들어오시나, 잠깐 생각해서 내가 사용하는게 뭔지 말하려다가, 흐음, 괜히 그 프로그램 깐다고 하면 골치아파질 것 같아서, "전 다른거 사용합니다" 말한 뒤에 얼른 다른 화제로 돌려 내가 무얼 사용하는지 말하지 않고 넘어갔다.
나는 카카오톡을 사용하지 않는다. 위에 말한것처럼 여러가지 이유로 그러한데, 일전에 회사 직원들이 모두 카카오톡을 사용하는 걸 보고 새삼 다짐했다. 와, 나 카카오톡 안하는 거 진짜 너무 잘했네, 앞으로도 꿋꿋이 안하겠다!!
가끔 임원들이 왜 안하냐, 너 왜 카카오톡에 없냐, 하며 은근 카카오톡 설치하기를 바라지만, 그럴 때마다 나는 단호하게 "저는 카카오톡 안합니다" 라고 대응한다. 그러면 더이상 억지로 설치하게 말하지 않는다.
회사 생활 해보니까 카카오톡을 설치하면 한 번 지시할 거 두번 세번 하는 것 같아.
그리고 그거 있잖아.. 프로필......... 거기에 막 사람들 사진 올리잖아. 나는 그걸로 보기 싫은거 보게 될까봐 너무 쫄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거 봤다가 가슴 쎄게 다치고 엉엉 울고 술에 취해서 기절해버릴까봐 너무 무서워. 나에게 그런 일이 일어나는 걸 미연에 방지하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는 나를 아낍니다. 내가 나를 아껴야지 누가 나를 아껴주냐. 여튼, 그렇게 카카오톡 안하고.
그치만 카카오페이 때문에.. 어쩌면 언젠가는 설치하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한다. 가급적 뒤로 미룰것이다.
나는 이시대에 카카오톡 안쓰는 사람. 카카오톡 비유저!
나는 왓츠앱 메신저 사용하는데, 그래서 문제는.. 카카오톡을 안하는 나 땜시롱... 나의 가족들과 친구들이, 나 땜시롱, 순전히 나 땜시롱 왓츠앱 깔아서 사용한다. 여러분 고맙고 미안해.. 내가 잘할게. 내가 다정하게 대해줄게요. 럽 ♡
아무튼 나는 카카오톡에 없고 왓츠앱에 있다.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