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전부 몇 년 된 글들이기는 한데,

 제임스 패터슨 - 첫 번째 희생자

-괴하고, 작위적이고, 초반부가 헤닝 만켈의 [한여름의 살인]과 너무 강렬하게 비교되며, 결정적으로 재미가 없습니다. 요약하자면 변태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닙니다.

 

 

 

 세계 서스펜스 걸작선 1-3 (황금가지)

-셀렉션도 썩 마음에 들지 않을 뿐더러 셰어도 모르는 허름한 번역자의 허름한 번역에, 앤솔로지에 목말라 충분한 사전조사 없이 책을 산 게 이렇게 큰 죄였던가 싶었습니다.

 

 

 

 미야베 미유키 - 용은 잠들다

 -그냥 긴 말 할 것 없이 재미 없었습니다. 친구한테 불평했더니 [마술은 속삭인다]가 더 환상적으로 재미 없다고 추천(?) 해 주었습니다. 친구 맞아?! 참고로 저는 미야베 미유키 싫어하지 않습니다. [화차]는 걸작이고 [이유]도 훌륭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모방범]은 싫습니다.

 

 

 아비코 다케마루 - 살육에 이르는 병

-그래서 대체 그게 무슨 상관이란 말입니까? 그게 중요해요?

 

 

 

 히가시노 게이고 - 용의자 X의 헌신

-그냥 재미없습니다. 저는 이공계니까 이공계 욕 해도 됩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에게는, 그렇게 작품마다 핏대 올리며 이공계인 척 안 해도 너 이공계인 줄 다 알아본다고 해주고 싶습니다. 실제 생활이 어쨌든 간에 글의 내용물은 여자 한번 못 사귀어본 이공계 오덕후 그 자체입니다. 제발 여자 심리 묘사 하려고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니가 만든 팜므 파탈 매력 없다고!

 

 니시오 이신 - 너와 나의 일그러진 세계

-'후 던 니트', '엔니그마', '게텔 문제'라니 어느 행성 말이냐...검도할 때 내지르는 게 기합인지 기압인지도 모르는 교정자... 제발 미스터리 번역은 미스터리를 좀 읽은 사람한테 시켜주었으면...

 


또 생각나면 추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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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 2008-12-02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하하. 신랄한 에피님의 비평. 위 리스트 중에 4권을 읽었네요. [첫 번째 희생자]는 1권 초입 읽다 그냥 방치 후 판매, [용은 잠들다]는 작가에 대한 애정으로 보관 중입니다. 미야베 미유키를 꽤 좋아하는데 이 책은 좀 그렇죠. 그래도 전 [마술은 속삭인다]는 뒤쪽 몇십 페이지 빼고는 좋았어요. [살육에 이르는 병] 소문이 자자한 책이라 샀다가 읽고 방치. 알라딘 중고샵이 생기고 바로 팔았어요.(고통 분담 차원?) [용의자 X의 헌신]은 그냥저냥.
[너와 나의 일그러진 세계] 어쩐답니까. 책 상태가 어떨지 읽진 않았지만 몹시 기대되네요;

eppie 2008-12-08 14:42   좋아요 0 | URL
저는 [살육에 이르는 병] 보다는 같은 작가의 [미륵의 손바닥] 이 차라리 나았다는 기억이에요. 이쪽은 필요성도 느껴지고 이해도 갑니다만...ㅠ_ㅠ 문제의 책은 친구네 집에 버렸(?)습니다. 돌려주겠다는데 계속 미루고 있죠.
여담이지만 전 미야베 미유키의 '소년'들이 싫어요. 진짜로.

카스피 2008-12-02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계 서스펜스 걸작선 1-3 (황금가지) 이거 재미없나요?? 어떡하나 2~3권을 구매했는데... ㅠ.ㅠ

eppie 2008-12-08 14:46   좋아요 0 | URL
재미없다기보다 책의 형식적인 부분에 문제가 좀 있어요. 그 덜걱거림을 감안하면서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은 아닌 것 같고요. :<

다락방 2008-12-08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용은 잠들다]를 읽어보지 않았지만 [마술은 속삭인다]가 더 재미없다는데 한표요. 미미여사를 처음에 그 작품으로 접했기 때문에 다시는 안읽으려고 까지 했다지요. [화차]를 읽고 바뀌었지만.

그나저나 [용의자 X의 헌신]이 재미없었어요? 전 재미있게 봤고 선물도 했었는데 말이지요. 끝에 막 먹먹해져서...

그나저나 추가 될 내용(없을지도 모르지만)도 궁금해져요.
eppie님 페이퍼 참 재밌어요. 리뷰도.

eppie 2008-12-10 13:04   좋아요 0 | URL
[마술은 속삭인다]에 강렬한 추천(...)들이 마구...^_^;;;
저는 [모방범]을 보고 좀 시들시들하다가 [화차]를 보고 쬐끔 더 볼까 하다가 [이유]를 보고 이대로라면 괜찮겠다고 했다가...헉헉헉; [모방범] 마지막 권을 보고 짜게 식었다가, [외로운 사냥꾼]을 보고 딱 좋으니 그냥 여기서 멈추자고 마음먹었어요. 더 나오더라도 아마 안 볼 것 같아요. ㅠ_ㅠ

에...저는 히가시노 게이고가 여자 얘기를 안 했으면 좋겠어요. 진짜로. 하나도 아는 거 없으면서 배터지게 아는 척 하는 게 싫어요. 남자에 대해서는 상당히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요. 그리고 그런 젊은애들이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을 읽고 여자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착각을 할 걸 생각하면 머리가 아파져요. ㅠ_ㅠ

제 경우에 [용의자 X의 헌신]을 최대한 좋게 보는 방법은 작가의 자기 고백이라고 보는 것인데, 즉 그 '갈릴레오 씨' 가 아니라 이시가미가 작가의 초상에 해당하는 거죠. 하지만 이것도 히가시노 게이고의 속성을 파악하지 못했던 독자들이라면 재미있을 지 모르는 비틀기지만 제 경우엔 또 뻔한 얘기가 되어버리니까...결국 재미있게는 못 보겠어요. 차라리 [백야행]은, 저는 이 소설을 끔찍하게 싫어하지만, 어디까지 막나가나 보자는 재미라도 있었던 것 같아요.
 
골프장 살인사건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41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이가형 옮김 / 해문출판사 / 1987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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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에 블로그에 썼던 글을 가져옵니다)

-왜 진작 읽지 않았던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재미있었습니다. 온갖 트릭과 비비꼬인 과거사 등의 장치가 100% 활용되어 있고 무엇보다 푸아로가 나오잖아요. 단, 저 '장치'들 때문에 뭐랄까 '이것은 크리스티가 아니다'라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원래 과거사를 파헤치는 것이 크리스티의(그리고 푸아로의) 특기이지만 그 파헤쳐 제시하는 방식이 좀 낯설달까요. 그래도 바로 그 점 때문에 이 소설이 '크리스티 여사도 이런 걸 할 줄 알았다'는 일종의 반증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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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원 여탐정 에이전시 넘버원 여탐정 에이전시 1
알렉산더 매콜 스미스 지음, 이나경 옮김 / 북앳북스 / 2004년 6월
평점 :
절판


-...어이쿠, 느긋하네요. : ) 감상은 "나도 보츠와나에 가서 살고 싶다" 정도일까요. 물론 거기 간다고 해서 뭐가 크게 달라지지는 않겠지만(흠, 체중에 대한 강박증에서는 좀 벗어날 수 있겠군요) 태어난 땅에 대해 별다른 애정을 가져 보지 않은 사람으로써 지금은 결코 이해할 수 없는 그 어떤 것을 아프리카가 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아니, 솔직히 말하면 아프리카에 가본 적이 없고 그냥 가보고 싶다는 얘기지요. 이 책 속의 보츠와나는, 이런 덜 떨어진 것이 가서 눌러앉아도 아무도 타박하지 않을 정도로 느긋해 보입니다.

이 책을 미스터리라고 생각하면 좀 괴한 느낌이기는 합니다. 더불어, "추리소설이라면 살인이지! 그것도 연쇄살인! " ...이런 타입의 분들은 읽으시면 안 됩니다. 또, 이 책이 어디까지나 착한 사람들 이야기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게 달달한 이야기는 아니랍니다. 군고구마 정도의 당도를 가진 이야기일까요.

이 책의 전개 방식에 큰 불만은 없는데, 실제로 탐정 사무소를 내걸고 일하다 보면 일의 흐름은 이런 식이 될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때그때 생활비를 메꾸기 위해 자잘한 사건도 받아야 하고, 몇 달을 소비하는 큰 프로젝트도 있을 것이고, 절대 해결 못 하는 사건도 의뢰인에게 뭐라고도 말해 줄 수 없는 사건도 분명히 있겠지요. ...나쁘지 않습니다. : ) 저도 이런 소설을 생각한 적이 있어요. 가끔은 잃어버린 손톱깎이를 찾아주는 사람도 있어야 하는 겝니다. 물론 몇 달에 걸쳐 누군가가 조직적으로 제 손톱깎이를 빼돌리고 있을 수도 있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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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8-12-01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개를 끄덕이며)음, 뭔지 알겠어요. 가끔은 잃어버린 손톱깍이를 찾아주는 사람도 있어야 한다는 말이요. 추리나 미스터리가 제가 특히 좋아하는 장르는 아니지만, 그럼에도불구하고 제가 이 책을 읽는다면, 그건 백프로 eppie 님 덕일겝니다. 훗.

eppie 2008-12-01 15:11   좋아요 0 | URL
아, 알아 주시는군요. :] 저는 코지 미스터리란 걸 저런 방향으로 받아들이고 있는데, 저랑은 견해가 다른 분들이 더 많은 것 같아요. 물론 저는 규모가 크고 유혈이 낭자한 사건들도 좋아하지만...
...그나저나, 책 뽐뿌질에 성공했을 때만큼 뿌듯할 때도 없지요. ^_^; 좀 낯설기는 한데, 그냥 느긋하게 읽기 좋은 책이에요.

보석 2008-12-02 1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뜨끈한 코코아라도 마시면서 느긋하게 읽으면 좋은 책이지요. 그런데 뒷권으로 가면서 점점 탐정사무실 이야기보다 다른 이야기가 많아져서 장르가 애매해지는 기분이에요.

eppie 2008-12-08 14:47   좋아요 0 | URL
훌륭한 약혼자가 우울증에 걸린다든지...:< 가장 최근에 나온 권을 아직 못 보고 있습니다. 그냥 보츠와나 홍보물이 되어 가는 것 같기도 해요. :]

다락방 2008-12-08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ppie 님. 저 이거 구매해서 지금 책 왔는데요 책에 1이라고 써있어요. 이거 2,3 이렇게 나가는 거예요? 그러니까 한권만으로 끝나는 이야기는 아닌건가요?

eppie 2008-12-08 15:14   좋아요 0 | URL
앗, 아뇨아뇨. 단편이 이어지면서 이야기 하나가 되는 식이긴 한데, 여러 책에 걸친 흐름도 분명 있긴 하고요, 그래도 한 권의 이야기(랄까 요즘 식으로 하자면 '떡밥' :)는 한 권 안에서 끝났던 것 같아요.
 

-아가사 크리스티의 수많은 단편들 중 무엇을 가장 좋아하느냐고 하면, 잠시 생각은 해 봐야겠지만 그래도 [초콜렛 상자]를 꼽겠습니다. '진실은 눈 앞에 있었다' 전개도 좋고, 인물의 배치도 간결하면서도 잘 되어 있고, 현역 경찰 시절의 푸아로가 나오는 등의 장점이 많은 소설이지만 제가 이 소설을 좋아하는 것은 좀 심술맞은 이유에서입니다. 이 이야기는, 전무후무하다시피 한 푸아로의 실패담인 거예요. 전 어릴 때부터 이 단편이 좋아서, 해문판의 [포와로 수사집]을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읽었습니다. 좀 자란 후에는, 처음에 보지 못했던 것들이 보이더군요. 이를테면 독실한 카톨릭 신자 푸아로라는 말이 얼마나 괴이한 울림을 주는지 같은 것들 말이에요. (그의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세요)

 전 요즘도, 각별히 우울한 시기가 아니면 TV에 의존하지 않습니다. DVD로 보는 영화와 달리, TV는 통제할 수 없고 시간을 맞춰 뛰어가서 붙들어야 하는 미디어입니다. 귀찮아요. 꼬박꼬박 챙겨 본 TV 드라마는 정말로 좋아했던 [크로싱 조단Crossing Jordan] 정도인데, 그나마도 그런 참혹한 DVD 출시 스케줄이 아니었으면 안 챙겨봤을 겁니다. 여섯 시즌 하고 잘릴 동안 DVD가 딱 한 시즌 나왔거든요. 하지만 끔찍하게 우울할 때는 TV를 봅니다. 아니 정신을 팝니다. 좀 어릴 때는 투니버스의 [스타쉽 트루퍼스] 애니메이션판을 보며 저녁식사를 만들어서 [다리아]를 보면서 먹는 게 유일한 낙이었고, 나이가 좀 더 들어서는 수요일은 [몽크], 목요일은 히스토리 채널의 푸아로 드라마가 유일한 낙이었던 때도 있었습니다.

 네, David Suchet가 푸아로로 나온 시리즈 [Agatha Christie's Poirot]를 말하는 겁니다. 전 이 드라마 시리즈 험담을 많이 했지만 좋아했어요. 험담은 주로 매번 잽 경감과 미스 레몬과 헤이스팅스가 전부 몰려나와서 비-푸아로적인 방식으로 깽판치며 끝나는 엔딩에 관한 거였는데, 아무튼 저는 그걸 꽤 많이 참을 수 있을 정도로 에르퀼 푸아로라는 탐정을 좋아합니다. David Suchet는 진짜로 완벽한 푸아로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이 시리즈 버전 [초콜렛 상자]에는 좀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일단 앞에 썼다시피 이 이야기의 가치는 전무후무한 '푸아로의 실패담' 입니다. 어느 정도냐면, 푸아로 본인이 자신이 '명백한 사실을 보지 못한 것', 혹은 자신의 실패를 상징하는 단어를 '초콜렛 상자' 라고 생각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쓸데없이 여러 가지 장치를 붙이다 이 이야기의 깨끗하고 간결한 골격이 파묻혀 버렸습니다. 어째서 뜬금없이 '잽이 훈장을 받게 되어 푸아로랑 같이 벨기에에 간다'는 전개가 되어야 하는 거죠? 왜 푸아로가 비르지니 메나르Virginie Mesnard 양한테 반해야 합니까! 물론, 푸아로의 평소 속성을 감안하면 당연히 저 아가씨가 예뻐서 사건을 맡은 거겠지만(...) 그랬다고 저렇게까지 반할 필요는 분명히 없었습니다.

 그러나, 가장 큰 불만은 이겁니다.단편이기는 하지만 이 이야기의 배경에는 명백한 정치적 쟁점이 있었습니다. 즉, 전 이 이야기의 결말이 반드시 '메나르 양이 수녀원에 들어가는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아이러니를 날려버린 각색자는 정말이지 욕을 먹어도 쌉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드라마 버전에 장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화면의 곳곳에 눈 둘 예쁜 것들이 많이 나와요. 일단 David Suchet가 연기하는 제복 차림의 푸아로를 보는 것은 매우 신나는 경험이지요. 흰 끈 장식이 소매에 예쁘게 들어간 데다 스탠드 칼라에 금자수가 놓이고 단추가 잔뜩 달린 벨기에 경찰의 예쁜 제복!

 그리고 두 번째로는 역시 이 이야기의 제목인 '초콜렛 상자' 가 있습니다. 소설 본문에서도 초콜렛의 크기가 '꽤 크기 때문에' 등등의 묘사가 있었지만...화면에 등장한 건 한 입에 하나 넣기도 힘들 것만 같은 크고 맛있어 보이는 초콜렛이었습니다. 벨기에산 초콜렛의 무서움에 대해서는 창해 ABC 북 중 [초콜릿] 을 인용하겠습니다.

 

 

   
 

프랑스 사람들은 블랙 초콜릿을 너무 좋아해서 카카오 함유율이 높은 쓴맛의 초콜릿이 품질이 가장 좋은 것이라고 착각하는 경우도 간혹 있다. 그러나 프랑스의 밀크 초콜릿도 각 나라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만들어져 시장 점유 면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스위스에서는 초콜릿에 우유를 많이 섞는 전통적 방법을 고수하고 있고, 벨기에에서는 크림을 풍부하게 섞어서 더 잘 녹게 한다.

 
   

......크림이라는군요! :]

 [초콜렛 상자]는 영국에서 단편집[Poirot's Early Cases](1974)에 포함되어 처음 출판되었습니다만, 미국에서는 [Poirot Investigates](1924)의 미국판(1925)의 일부로 먼저 출판되었습니다. 한국어판 [포와로 수사집]은 미국판과 구성이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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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08-12-02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ppie님,저는 아직 이 단편을 읽지 않았지만 님 말씀마따나 포와로의 유일한 실패담으로 알고 있읍니다.크리스티는 회색 뇌세포의 실패를 모르는 포와로의 이미지를 좀 인간적으로 보이게 할려고 그렜는지 이 실패담을 자신의 여러 장편속에서 지속적으로 쓰고 있읍니다.포와로 스스로도 헤이스팅즈에게 자신이 너무 잘난체를 하면 자신의 실패담을 말하라고 할 정도니까요.물론 진짜 헤이스팅즈가 이를 들먹이지 무척 화를 내지요.ㅎㅎㅎ
쵸콜렛 상자는 1924년에 출간됬지만 시기적으로는 1920년대 출간된 스타이즈장의 괴사건보다 이전시기를 다루고 있읍니다.포와로가 나오는 작품은 이 작품을 제외하고는 1차대전중 영국으로 망명한 이후부터 시작되는데 이 작품만이 유일하게 그 이전을 다루고 있지요.
다른 장편중에 포와로가 자신의 유일한 실패담을 말하는 장면이 있는데 벨기에 경찰시절 자신의 신참일때라고 말하는 부분이 있는데(아마 대략 40년전이라고 포와로가 회상했던것으로 기억나네요), 이것이 쵸콜렛 상자인지 모르겠네요????

eppie 2008-12-08 14:09   좋아요 0 | URL
당장 이 단편에서도, "내가 너무 잘난 척 하거든 '초콜렛 상자' 라고 말해주게" 해 놓고서, 끝부분에서 헤이스팅스가 진짜 그 말을 하자 발끈하지요. 저도 다른 장편에서 이 사건의 언급을 본 적이 있어요. ^^
 



 -이 제목을 혹은 이 표지를 기억하고 계시는 분이 많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

 저는 프뢰벨 그림동화를 다시 구하고 싶었습니다. 

 이 옛날 버전 프뢰벨 그림동화, 지금은 절판되었지만 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상당히 인기 도서라고 들었어요. 이 전집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ABE 전집이나 지경사 소녀소설과는 난이도가 완전히 다릅니다. 인상에 남아 있는 것은 글보다는 그림 쪽이며, 설사 이야기를 설명할 수 있다고 해도 뜬구름 잡는 소리가 되어 버리게 마련인 내용이 종종 있기 때문입니다(그 예가 될 만한 것으로, [엄마의 슬리퍼]가 떠오르는군요). 무엇보다 대상 연령층이 훨씬 아래이니 읽은 시점도 더 어릴 때일 테고요.

 금성출판사의 칼라텔레비전세계교육동화(소학관 올컬러판 세계의 동화小学館 オールカラー版 世界の童話)의 경우는, '모르는 사람에게 설명하는 경우'를 가정한다면, 저 두 가지 사이에 들어가게 될 겁니다. 역시 인상에 남는 것은 글보다는 그림이되, 한 권에 포함되어 있는 작품의 구성 등으로 어느 정도 파악이 가능하니까요.
실은 저 전집의 이름은 기억하고 있었고, 궁금했던 것은 특정 동화의 삽화를 그린 일러스트레이터의 이름 뿐이었습니다. 이것은 번번이 검색에 실패하고 있던 차에, 다른 어린이책 관련 글에 덧글을 달아 주신 분의 블로그 링크를 탔다가 정보를 얻었습니다. 네, 제가 찾던 것은 저 동화전집의 "인어공주" 삽화를 그린 후지이 치아키藤井千秋였습니다.

 다시 프뢰벨 그림동화로 돌아가서, 저는 이 전집에 대해 많은 것을 기억하고 있지 못합니다. 제목과 내용과 그림이 대강이라도 매치되는 것은 한 손의 손가락으로 꼽으려 해도 손가락이 남을 겁니다. 아, 하지만 그 선명한 그림들! 그것들을 다시 찾아보지 못한다면 너무 섭섭한 일입니다. 그래서 저는 가끔 힌트를 찾아내려 기억을 파헤치곤 합니다. 이글루스의 Clio님만큼 정확하고 아름답게 쓰지는 못하지만 저도 특정 분야의 '정보를 찾는 것' 에 대해 산만한 포스팅을 종종 했었지요. 오로지 집요함만이 무기인 저의 썩 매끈하지 못한 행동양식입니다만 이번에도 같은 식으로 두서없이 그 경과를 늘어놓아 볼까 합니다. :]


 발단은 이 책, 브렌다 기버슨Brenda Z. Guiberson과 미건 로이드Megan Lloyd의 [선인장 호텔Cactus Hotel] 리뷰를 볼 때마다 느껴지던 간질간질한 기분이었습니다. 내가 어릴 적에도 분명히 저런 책이 있었는데? 딱히 선인장은 아닌 것 같지만...
 
 마침 MSN에 접속해 있던 친구와의 대화 끝에, 책의 제목이 [떡갈나무 호텔]이라는 데까지는 알아냈습니다만... 한국의 인터넷 서점에는 저 책이 없고, 헌책방 고구마에서도 쓸만한 정보를 제공해 주지 않고(고구마 탓이 아니라, 단지 원래 책의 표기가 허술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해서 분노의 검색에 들어갔습니다. 저는 저 책의 '비단벌레' 그림만 간신히 기억하고 있었는데, 그 그림으로 미루어 볼 때 일러스트레이터는 분명히 일본인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리고 이후 30분간 장절한 삽질을 했습니다-이 경우 저의 불행은 이 책의 제목 떡갈나무에 해당하는 일본어 단어 カシ를 몰랐고, 온라인 사전에서는 カシワ가 먼저 잡힌다는 점이었습니다. (...)

우연히 경기도교육청 DLS(디지털 자료실 지원센터)의 검색결과가 구글 검색에 잡혀서, 저기서도 검색해 보기로 했습니다.
...[떡갈나무 호텔]을 소장하고 있다고 나오는 25건의 정보 중에서, 딱 한 권, 부천덕산초등학교의 정보가 이 책의 원저자가 쿠보 타카시久保喬라는 사실을 언급하고 있었습니다. 순순히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횡재스러운 정보라 조심스럽게 검색합니다.
위키페디아에는 작품목록이 나오지 않습니다. 동양대학의 문인계보 소설가편의 쿠보 타카시 소개에도 마찬가지. 그러나 아마존에혼나비에서는 쉽사리 찾을 수 있었습니다. 빙고!
 그렇게 해서 나온 것이 저 표지입니다. 저 나무 등에 붙어 있는 파란 애가 아마 그 아름다운 비단벌레겠지요. 저 그림을 다시 한 번 보고프기는 한데, 아마존 중고가 정말로 살인적인 가격으로 나와 있군요. 동네 도서관에는 없고요. 덕산초등학교를 방문해야 하려나 근심했는데, 그 후 아는 분이 일본판 그림을 보내 주셔서 궁금증을 해결했습니다. 기억하고 있던 책이 맞아요! :]

Trivia
1. 저 '간질거림' 이 들쑤셔진 이유는, 아무래도 친구네 사무실에 놀러 가서 이 책을 본 것 때문인 듯합니다. 이 책 엄청 귀여워요! 보시면 알겠지만 내용에 '쿨쿨쿨' 이란 글씨가 무척 많이 나오는데 작품의 성격상 이 '글씨' 가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이 글씨들은 일본인 작가가 직접 쓴 것이라고 합니다. 작가 다시마 세이조는 이 책의 한국판을 위해 캘리그래피 작업을 다시 했다는군요.

2. [떡갈나무 호텔] 일러스트레이터의 이름을 대하고 '얾...설마 진짜로 코마미야 로쿠로라고 읽는 거냐...' 하고 있는데 아는 분이 확인해 주셨습니다. 이 자리에서도 감사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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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tre2 2016-06-04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떡갈나무 호텔...참 그리운 책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