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니시에이션 러브
이누이 구루미 지음, 서수지 옮김 / 북스피어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책을 적게 읽은 것도 아닌데 여전히 저는 어떻게 별점을 절대평가로 만들어야 하는지를 모르겠습니다. 당장 팔아 버릴 정도로 실망한 책에는 분명히 별 하나를 줍니다만 그 외의 경우 제 별점은 혼란스럽고 난잡하기 그지없어서, '기대 이상' 이라는 이유로 별 넷을 과감하게 날리기도 하고 단순히 '기대했는데 괘씸하다'는 이유로 별 하나나 둘을 주기도 합니다. 이 난잡하고 혼란스러운 체계에는 별 다섯 개를 지독히 아끼는 것도 포함됩니다. 생각도 안 해 보고 별 다섯 개를 준 작품은 스티븐 킹의 [돌로레스 클레이본] 이나 헤닝 만켈의 [리가의 개들] 정도인데 그 외에는 달리 생각이 안 나는군요.  

 그러니까 [이니시에이션 러브]가 정말로 그렇게나 재미있느냐는 말을 들으면 저는 애매한 웃음을 비실비실 흘리며 질문자와의 관계를 고려해서 무슨 대답을 해야 하나 열심히 고민하게 될 겁니다. 물론 이 책은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재미가 있지는 않습니다. 저 별 넷은 칭찬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반항의 표현이며 복잡하지만 매우 하찮은 장시간의 사고의 산물입니다.   

 이야기를 너무 모호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기는 하지만, 이 리뷰의 스포일러 수준은 '띠지 및 뒷표지' 선을 유지하도록 애쓰겠습니다. 저는 이 책에서 사용되는 종류의 트릭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굉장히 여러 번 이런 종류의 트릭에 대한 짜증과 혐오를 표출해 왔습니다. 어딘가에서는 제가 '아, 그 XX트릭 싫어하는 블로거' 로 지칭되고 있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 [이니시에이션 러브]는 지금까지 읽어 본 이런 트릭을 사용하는 작품들 중에서는 제일 낫다고 여겨집니다.   

 그런데, 제가 이 소설과 비교하고 싶은 다른 소설들의 제목을 늘어놓아도 좋을지는 다소 의문입니다. 그 제목을 늘어놓는 것만으로 스포일러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비록 이 [이니시에이션 러브]가 처음부터 '당신을 속일 예정♡' 이라고-기분 탓인지는 몰라도 하트가 꼭 붙어야 할 것 같습니다-과히 작지도 않은 소리로 떠들어대고 있는 종류의 소설이기는 하지만요. 이야기가 길어지는 것을 무릅쓰고, 읽은 사람만 알도록 하는 지칭 방식을 사용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결국은 호기심의 문제입니다. 이런 종류의 트릭은 읽은 사람의 호기심을 다루는 데 실패하면 엄청난 분노를 부를 위험성이 있습니다. 저는 많은 사람의 격찬을 받은 '그 난도질 이야기' 를 보고 엄청나게 분개했습니다. 그 작품의 트릭에 대한 감상은 '뭐 어쩌라고' 였습니다. 같은 작가의 '사이비종교 이야기'는 차라리 나았습니다. 호기심의 방향을 다루는 데 '그 난도질 이야기' 보다는 세련되었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다른 작가의 '노인 등쳐먹는 이야기'는 세부가 마음에 들었고 진상을 알았을 때 피식 웃을 정도의 여유를 발휘할 수가 있었습니다. 업계 고전이 된 '찻잔으로 비밀문 따는 이야기'를 읽었을 때는 어이가 없어 할 말을 잃었습니다. '추리소설상에 응모하는 이야기'는 아직 판단을 보류하고 있습니다. '유괴사건과 사이비종교가 둘 다 나오는 이야기'는...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일 한심했어요.

 이 작품들에 대한 제 호오는 모조리, 문제의 트릭을 '내가 진짜로 궁금한 것과 얼마나 잘 연결시켰는지'와 관련이 있습니다. [이니시에이션 러브]를 높이 평가한 것은 그런 이유에서입니다. 저는 그런 종류의 트릭은 이 정도의 이야기에 사용되는 것이 딱 좋다고, 이 정도 크기의 호기심에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재미있게 읽었어요. '이렇게 속일 작정이군' 하는 생각은 들었지만(아, 저는 덤불로 길을 잘못 들지조차 않았습니다) 속은 것에 화도 나지 않았고, 이야기 속의 한심한 청춘들이 몹시 못 봐줄 꼴을 보이고는 있었지만(오 80년대여, 오 버블이여) 견딜 만은 하더군요. 이 작품의 형식은 독자를 주인공들로부터 떼어내 거리를 두게 하는 데 탁월합니다. 몇 번이고 빙글빙글 비닐 레코드 판을 돌리듯 돌리면서-아니, 새장 속에 새를 넣기 위해 원반(Taumatrope)을 돌리는 데 더 가까우려나요.

 지금까지 읽은 북스피어 책 중 제일 낫다고 생각했는데 생각해 보니 [벌집에 키스하기]와 [나무 바다 건너기]도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거였군요. :] 북스피어의 일서 번역본 중 제일 낫다고 정정해야겠습니다. 표지도 비교적 흉하지 않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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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9-07-17 1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반가워서 한걸음에 달려왔어요, eppie님.
그리고 읽다보니 eppie님의 문체랄까요, 여튼 eppie님 글의 분위기가 느껴져 한껏 더 반가워요. 꼭꼭 씹어 읽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왜, 이 리뷰를 읽고나니 '스티븐 킹'의 『돌로레스 클레이본』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걸까요? 리뷰는 다른 책인데 말입니다. 얼른 보관함에 돌로레스 클레이본 넣어두어야 겠어요.

그리고,
이제 자주 리뷰 쓰실거죠, eppie님?
:)

라로 2009-07-17 17:26   좋아요 0 | URL
아하하하 저도 다락방님과 같은 마음으로 달려왔는데~~~~~~.ㅎㅎㅎㅎ
넘 넘 반가와요,,,,저두 기다렸답니다.=)

eppie 2009-07-19 14:45   좋아요 0 | URL
다락방 님, nabee님 반가워요. ㅜ.ㅠ 앞으로 한동안은 좀 성실해질게요.
돌로레스 클레이본은 언제나 제가 자신있게 추천하는 책이에요.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는데...:)

보석 2009-07-17 1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 건 다 알겠는데 '찻잔으로 비밀문 따는 이야기'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아, 궁금해. 비밀 댓글로 정답 좀...^^;; 다른 건 저도 다 읽었네요.(어쩌면 저 찻잔 책도 읽었는데 기억을 못하는 걸지도)
근데 이런 류의 트릭을 무척 싫어하시는군요. 하긴 제가 아는 분은 '노인 등쳐먹는 이야기'를 읽고 너무 분개해서 출판사에 항의전화까지 했다고 하더군요. 이런 류의 트릭은 읽은 독자를 어떻게 기분 좋게 속이냐가 관건인 듯해요.

리뷰하신 책보다 맛깔난 eppie님의 글솜씨가 더 흥미진진합니다.^^

eppie 2009-07-19 14:54   좋아요 0 | URL
'재미만 있다면야, 재미만...' 이라고 일단은 생각해요. ㅜ.ㅠ 이런 트릭 하나에 모든 것을 거는 시도는 성공적이기가 상당히 힘들 거라는 건 이렇게나 읽지 않아도 충분히 유추 가능한 사실이고요. '노인 등쳐먹는 이야기'는 심지어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해요. '추리소설상에 응모하는 이야기'는 헛갈림을 작품의 일부로 적극적으로 수용한 점이 좋았는데 마지막에 붙은 설명이 좀 추레했던 점이 감점 요인이고요. '유괴사건과 사이비종교가 둘 다 나오는 이야기'는 심지어 이 트릭 자체보다도 다른 내용(이를테면 사이비종교의 의식)이 허름했던 점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문제의 '찻잔으로 비밀문 따는 이야기'는 아마 읽으셨는데 주요 플롯이 아니라 아이템이라서 잊으셨을 거예요. ^^;;;

2009-07-19 14: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보석 2009-07-20 12:06   좋아요 0 | URL
아, 역시 읽은 책이었군요.^^ 답변 감사합니다. 그런데 이 책보단 오히려 같은 작가의 '복잡한집 이야기'가 더 이 분류에 맞지 않나 싶어요. eppie님 생각은 어떠신지?^^

요즘 추리소설이 너무 '반전'에 연연하다가 오히려 재미를 잃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굳이 대단한 반전이나 속임수 없어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요소는 많은데 독자로서 아쉬운 부분이죠.

eppie 2009-07-20 16:25   좋아요 0 | URL
그 작가의 작품은 '찻잔으로 비밀문 따는 이야기'와 '지하실에 파묻은 시체가 소실된 이야기'를 제외하면 (비교적) 인상이 흐린 탓에 확신하지는 못하겠습니다만, 말씀하신 소설이 '액자구조에다 형제 이야기'라면-네, 분명히 같은 선상에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앗 하는 사이 한 마디로 '사람'을 뒤바꾸는 트릭은 '찻잔으로 비밀문 따는 이야기'가 먼저고, 시리즈의 처음이고, 워낙 대표적인 작품으로 여겨지고 있기도 하고요. :]

그보다 개인적인 이유로는, 후자의 경우 바꿔치기의 대상이 우리(독자)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사람이고, 잘 알고 있을 것을 가정하고 있기에 트릭보다는 팬 서비스의 느낌이 강하게 다가오거든요. ^^; 심지어 이쪽은 당했을 때도 그렇게 약오르지 않았어요!

2009-07-19 23: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eppie 2009-07-20 16:29   좋아요 0 | URL
앗 여기로 찾아오실 줄이야! ;ㅁ; 반갑습니다.
이전 블로그 쪽은 잠시 운영계획(-_-)을 짜며 내버려두고 있습니다. 쓰고 싶을 때 너무 나불거려 버리니까 일 할 밑천이 남아나지 않는 것 같아서요. 저는 취미를 일로 즐겁게 할 수 있는 타입은 아닌 것 같아요. ㅜ.ㅠ 대신 너무 갑갑하면 책 리뷰는 이리로 올릴 터이니 가끔 들러주시면 기쁘지요 ;ㅁ;

영어로 번역된 소설...그러고 보니 이번 주문에서도 [피라미드]를 빠뜨렸어요. orz

enoia 2009-07-21 02:01   좋아요 0 | URL
이 블로그는 뭔가 검색-아마도 책 제목;;;-을 하다가 찾았었어요. 그 이후로 RSS구독하고 있지요. :)

피라미드.. 재미있어요. 팬 서비스 같은 느낌도 있지만. (아 뭔가 약올리는 기분; ) 참 스웨덴 사람을 어쩌다 만나게 되어서 물어봤는데 Kurt는 쿠르트와 컬트의 중간쯤 되는 발음(-_-;) 이더군요.

 
외과실 기담문학 고딕총서 7
이즈미 교카 지음, 심정명 옮김 / 생각의나무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처음 읽은 일본 소설이라면 [설국] 일 터인데, 아마도 그 때 나이는 열둘. 그때까지 읽은 다른 소설들과는 다른 느낌에 가슴이 미어지는 기분이 들었던 것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 이후로 15년간 잡다하게 많은 것들을 읽으면서 잊고 있었던 그 때의 기분이, 이 책 한 권에 그대로 돌아오는 것을 느꼈습니다. :] 말로만 듣던 [코야히지리高野聖]를 한국어로 처음 읽는다는 흥분 탓에 좀 자신을 잃어버리지 않았나 싶기도 했어요. 썩 눈에 익은 문장은 아닙니다만 번역에서 그 질감을 내버려둔 선택이 좋았다고 해야겠습니다. 원문도 (어지간히 막 하지 않는 한) 번역한다고 해서 그 성격이 많이 바뀌거나 아름다움이 사라질 종류의 문장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전체를 읽어본 것은 아니라 정확히는 모르겠군요. 수록되어 있는 매 편에서, [설국]은 아닙니다만 역시 가와바타의 소녀, 노천온천 위로 떠오르던 카오루의 어리고 매끈한 나신이, 혹은 그것이 상징하는 기억이나 감각이 떠올라 얼굴이 확확 달았습니다.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高野聖]는, 이야기 자체가 그 여주인공의 몸매와도 닮아 있었습니다. '이런 여자의 땀은 연분홍빛이 되어 흐르겠지'로 대표되는 종류의 매혹, 풍성하고 숨막힐 듯이 아름다운 관능으로 가득 찬 작품이었어요. 달아오른 더위와 마물이 사는 산, 이야기 초반에 등장하는 지명들은 저도 수박 겉핥기로나마 슬쩍 들러본 적 있는 곳들이라 그 고갯길의 여름 풍경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입가에 야릇한 웃음이 감돌 지경이었고요. 이즈미 쿄카의 시대와는 그럭저럭 세 자리수 단위의 차이가 나기는 하겠습니다만... 별 맥락 없이(나중에 약간의 연고가 밝혀지기는 합니다만) 그저 제 3자의 입으로 묘사되는 '아가씨'의 능력 이야기에는, 말이 아주 통하지 않는 것은 아니되 우리와 꼭 같다고는 할 수 없는 존재와의 소통이 담겨 있어서, 거기서 자연스럽게 [아라비안 나이트]의 마신과 같은 세계공통의 것들이 떠오르기도 하고 만화 [유리가면]에서 얼핏 본 홍천녀의 면면들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거기에 적절히 긴장을 풀어 주는 자연스러운 유머가 섞여, 인간미마저 더해 주고요. 그러나 어쨌든 저런 유머로 숨 돌릴 틈을 주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관능적입니다. '소매를 치켜들면 비도 내리고 눈썹을 펴면 바람도 불지' 등의 서술이 담고 있는 심상은 실로 오싹할 정도예요.

 나머지 단편들은 저만큼 황홀하지는 않았습니다만 나름 모두 매력이 있었습니다. 표제작인 [외과실]은 비정상적이고 기괴한 상황에서 오는 긴장감과 그 이면의 부연 설명이 짜릿합니다. 저는 과연 이런 종류의 단편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어요. :] 실은 그 해명이란 것도 피상적이기 짝이 없어, 읽는 사람의 상상력을 미친 듯이 자극합니다. 단순히 초반 외과실의 기이한 분위기만을 언급하는 것보다는 이런 의미에서 이 소설이 자극적이라고 말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외과실] 뿐만 아니라 [눈썹 없는 혼령]도 [띠가 난 벌판]도, 섬세하게 분위기를 끌어올려 갑작스런 파국에서 거침없이 떨어져 내리는 점이 훌륭합니다. [高野聖]는 비교적 탐미(랄까 제 주위 식으로 말하자면 쾌락)외길에 가까운 것 같지만 이것들은, 결정적인 부분에서 한껏 탐미하기 위한 나머지 부분의 튜닝이 대단해요! 시대나 배경이 좀 낯설지라도 과히 적응하기가 어렵지는 않습니다. 아무래도 여러 사람에게 영향을 주었을 작가이다 보니, 우리는 다른 미디어를 보는 동안 어떤 식으로든 이런 분위기에 익숙해져 있으니까요.

 위에 쓴 바와 같이, 내용은 무척 훌륭했습니다만 책의 구성에 대해서는 불만이 좀 있습니다. 저는 생각의나무의 '기담문학 고딕총서' 시리즈에 상당히 호의를 품고 있습니다만...이 책의 경우에는 도저히 찬성할 수 없네요. 표지는 물론이고 사이사이 끼어 있는 그림들이, 내용하고 아무런 상관이 없을 뿐더러 예쁘지도 않잖습니까. 도대체 왜 넣었는지 의도를 모르겠어요. (2008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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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9-02-24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 그림이 참 의문이었습니다.

eppie 2009-02-25 09:47   좋아요 0 | URL
지금까지 들은 가장 그럴싸한 이론은 "일본 문화에 매우 낯선 사람들을 위해서 분위기를 맛이라도 보라고, 혹은 기모노의 구조에 대해서 감이라도 잡으라고"였는데...이것조차도 서글퍼요. ;ㅁ; 진실은 저 멀리...

mooni 2009-02-25 0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국을 열두살에...;; 상당히 조숙한 독자셨네요. ^^)
내용과 상관없고, 예쁘지도 않은 그림들... 편집의 맥거핀일까나요. ㅎㅎ 이 책은 제목이 영 재미없게 들려서 볼까말까 하던 책인데, 리뷰가 뽐뿌질을 해주는군요. ^^

eppie 2009-02-25 11:16   좋아요 0 | URL
웃, 방금 든 생각인데 역시 페이지 수를 불리기 위해서가 아닐까요.
하지만 좀 다른 선택도 있었을 텐데...차라리 선이 굵은 우키요에라든지요. 저 책의 그림들은 다들 관광상품용 일러스트 같아요. 거울 뒷면에 들어가고 라이터에 들어갈 거 같은...ㅜ.ㅠ

[설국]은 아마 그 시절에 보고 으아, 어른의 세계...하고 생각했기에 향후 10년간 가장 좋아하는 소설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 하긴 생각해 보면 제 인생 첫번째 소설은 [오리엔트 특급 살인] 이었죠. 여섯 살 때였고...범인 맞췄어요. -_-; 역시 어린애보다 어른이 속이기 쉬운 거예요!

라로 2009-02-27 13:36   좋아요 0 | URL
어머머, 전 6살은 아니었고 9살쯤 이었던듯~.
저도 범인 맞췃다요~~~.찡긋

이 책은 정말 제목이 그래요~.ㅎㅎㅎ
원작의 제목도 같은가요?????

eppie 2009-03-10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nabi님, 하이파이브라도. ^^;
[오리엔트 특급 살인] 말씀이시라면...진짜로 그런 제목이에요. [Murder on the Orient Express]

라로 2009-03-14 22:34   좋아요 0 | URL
아니요,,,외과실이라는 책이요~.ㅎㅎㅎ
 
Annie on My Mind (Prebind)
Garden, Nancy / Bt Bound / 1999년 10월
평점 :
품절


 두 번의 쓴웃음을 짓게 됩니다. 대한민국에서 90년대 이전에 의무교육을 받고 자란 사람을 무엇보다 당혹스럽게 만드는 것은 미국의 보수성일 겁니다. 어렸을 때 미국 관련 미디어를 접하면서 그런 당혹스러움을 맛본 적이 없으셨나요? 이러한 혼란은 저 나라가 기본적으로 기독교 국가라는 점 이외에도(호머 심슨도 일단 교회에는 갑니다), 하나로 정의하기에는 인구가 너무 많다든지 나라가 너무 크다든지 하는 데서 유래하는 것 같습니다. 한국을 바라보면서 느끼는 혼란은 이 나라가 그 모든 걸 다 쑤셔담고 있기에는 너무 작다는 데서 유래하는 것 같고요. 

 어쨌든, 이 책을 읽고 있으면 도저히 80년대에 일어난 일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종류의 갑갑함과 야만성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나 이 책에서 그려내는 호모포비아의 면면이 아무리 무지하고 야만적이고 찌질해도 현대 한국의 현실보다는 훨씬 관대하다는 데서 두 번째 쓴웃음을 짓습니다. 

 이 이야기의 나머지 부분이 좀 닭살이 돋을 정도로 일반적인 로맨스의 정석을 따르고 있기 때문에, 후반의 'inquisition' 이 씁쓸하게 부각됩니다. 명문 사립 고등학교의 학생회장인 소녀 라이자Liza와 이탈리아 인 이민자 가정의 소녀 애니Annie의, 운명적이고 문학적이면서 달콤한 러브 스토리거든요. 두 사람이 처음 만난 장소는 무려 미술관이고 그 때 애니는 무려 자작곡을 아름다운 목소리로 부르고 있었습니다. 이성적이고 냉철한 건축가 지망생인 것 같지만 실은 몽상가인 라이자는 다소 격한 기질의 소유자에다 예술적인 감성이 풍부하고 역시 몽상가인 애니에게 단숨에 빠져들게 됩니다. 둘의 로맨스는 내내 기사 판타지 혹은 아서 왕 판타지를 동반하며...방과 후의 데이트, 여름에는 바다, 크리스마스에는 서로 '우연히' '매우 비슷한 느낌의' 반지를 선물합니다.

 그러니까 이것은 "내가 게이라니! " 하고 고민하는 종류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애니는 물론이고 라이자도, 좀 흔들리기는 하지만 자신의 감정에 대해서는 좀 지나칠 정도로 침착하고 확고한 자신감을 보여 줍니다. 일단 사랑하기로 한 이상 어쩔 수 없다는 느낌으로, 둘은 서로에게 빠져듭니다. 그러나 이 바보스럽고 사랑스러운 이야기가 소름이 끼칠 정도로 찌질한 악의에 의해 갑자기 냉혹한 현실과 만나게 됩니다. 그 결과 라이자는 '법정보다는 종교재판 같은' 학교 청문회에 서게 돼요. 

 작가는 이 연인들에게 그렇게 가혹하지 않습니다. 이 이야기는 해피 엔딩이에요. 둘은 한동안 만나지 못했지만 다시 만나고, 변함없는 사랑을 확인합니다. 그러나 이들의 주변 캐릭터들에게는 그렇지 않습니다. 라이자의 멘토들은 학교를 떠나야 했고, 샐리 자렐Sally Jarrell의 지나치게 교화되고 상처받은 영혼은 아마 원래대로 돌아오지 못하거나, 돌아오는 데 긴 시간이 걸리겠지요.  

 이 책은 2007년에 번역되었습니다만, [소녀, 소녀를 사랑하다] 라는 제목은 굉장히 마음에 들지 않네요. '내 마음의 애니' 라는 말을 중얼거릴 때 드는 작고 절실한 울림과 비교해 보세요. 원서로는, 제가 가진 책은 현재 품절인 것 같고 25주년 기념 페이퍼백이 나와 있는데, 표지가 참 예쁘고 현대적입니다만 제가 갖고 있는 일레인 노먼Elaine Norman이 그린 1992년작 그림의 우울한 표지가 더 마음에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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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9-02-22 1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소녀,소녀를 사랑하다를 읽었어요. 소름이 끼칠 정도로 찌질한 악의, 네, 그렇지요.

eppie 2009-02-24 14:29   좋아요 0 | URL
그런 사람이, 의외로 많은 것 같아요. 자신과 다르다는 것만으로 진심으로 남의 불행을 바랄 수 있는 사람이...

다락방 2009-02-24 16:58   좋아요 0 | URL
다들 잊고 있는거죠.
다른 사람이 불행해진다고 해서 내가 더 행복해지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말예요.

라로 2009-02-27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어 판의 제목은 좀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려고 한게 아닐까 생각되네요~.^^;;;
님은 저 책을 번역하신다면 제목을 어떻게 하시겠어요????ㅎㅎ

eppie 2009-03-10 12:52   좋아요 0 | URL
위에 썼던 대로 '내 마음의 애니' 겠지요. ^^; 한국어 같지 않다는 지적이 들어오면 '내 마음 속의 애니' 나...
 
Just an Ordinary Day: Just an Ordinary Day: Stories (Paperback)
Jackson, Shirley / Bantam Dell Pub Group / 1997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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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Est Bleu2007 @ Flickr)  

 (역시 외서 코너가 없을 때 페이퍼로 올렸던 내용입니다만, 외서 리뷰로 다시 올리면서 번역본 관련 정보는 삭제했습니다. 이 정보들은 페이퍼 버전에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  

 한국에서 셜리 잭슨은 [제비뽑기The Lottery][힐 하우스의 유령The Haunting of Hill House]의 작가로 알려져 있는 것 같습니다만, 제가 셜리 잭슨이라는 이름을 기억하게 된 계기는 이 [악의 가능성] 입니다. 1965년에 에드가상을 받은 이 단편은 한 문장도 더하고 뺄 틈이 없이 간결하고, 완벽하며 아름답습니다.  

 스트레인지워스Strangeworth집안의 마지막 한 사람인 미스 아델라 스트레인지워스는 일흔 한 살의, 정정하다는 말이 무색할 지경인 노부인입니다. 그녀는 혼자 살며 사람 손을 빌리지 않고도 장미를 가꾸고, 스트레인지워스 저택을 관리하고, 남는 시간에는 마을의 악덕을 정화하는 일에도 힘씁니다. 스트레인지워스 집안 자체가 이 작은 마을의 역사와도 같아서, 미스 스트레인지워스는 이 마을을 스트레인지워스 집안의 장미처럼 '나의 것' 이라고 여기고 있기 때문이지요. 평생을 통틀어 마을 바깥에 나가 본 적이 거의 없는 미스 스트레인지워스에게 실제로 이 마을은 세상의 전부입니다.

 실제로 눈으로 보지는 못했더라도 존재하는 것이 분명한 악덕의 뿌리를 뽑기 위해, 미스 스트레인지워스는 위험한 일을 벌입니다. 그녀의 행동은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사소한 잘못을 바로잡기보다 오히려 주민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분쟁의 근원이 됩니다. 그리고 우연한 실수로 인해 폭발하게 된 사람들의 악의는 그 즉시 미스 스트레인지워스를 덮칩니다. 
 


(사진 : Est Bleu2007 @ Flickr

 '플레전트 가 스트레인지워스 저택의 장미꽃'으로 상징되는, 영원히 별다른 일이 일어나지 않은 채 살아갈 것만 같던 초반의 마을 풍경-미스 스트레인지워스가 지키고 싶어했던 것-과, 악의 씨앗을 모두 뿌리 뽑고 싶어하는 미스 스트레인지워스의 행동, 그리고 그 결말까지, 이 세 가지 요소의 선명한 대비는 너무나 아름답고도 끔찍한 광경을 그려냅니다. 셜리 잭슨은 별로 어려운 말도 쓰지 않으면서 인간의 악의나 야만성의 정수를 짚어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악의 가능성]은 그녀의 스완 송이라고 해도 좋을 겁니다. 실제로 이 작품은, 집필 연대는 알 수 없지만 그녀의 죽음 후 새터데이 이브닝 포스트Saturday Evening Post에 발표되었고, 그 해 에드가상을 수상했습니다.

 현실을 훑어봐도 놓치기 쉬운 고찰을 산뜻하게 잡아내는 것이 단편소설의 훌륭한 점 중 하나겠지요. [악의 가능성] 에서 다루고 있는 바는 실제로 우리의 현실에서도 그렇게 먼 부분이 아니고, 누구나 근처에 비슷한 사람이 하나...아니 상당히 많이 있었을 겁니다. 저는 한국인들이 이 소설을 포함해서, 셜리 잭슨의 단편을 좀 더 많이 읽었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뭘 하고 있는지 잊어버리기 딱 좋은 문화에 살면서, 제 정신을 유지하고 깨어 있기가 힘들 때는 남의 통찰력을 좀 빌릴 필요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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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09-02-27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전 9살때쯤 미스터리를 섭렵(?)한 이후로 미스터리를 잘 안읽어서
잊고 지낸 분야였는데 님 덕분에 눈이 다시 뜨이네요~.ㅎㅎㅎ
셜리 잭슨,,,기억하겠습니다.

eppie 2009-03-10 12:54   좋아요 0 | URL
이쪽 장르를 계속 읽다 보면, 어느 장르나 실은 그렇겠지만...어릴 때는 그냥 무심히 지나쳤던 것들이 다시 눈에 보여요. :] 아가사 크리스티는 나이가 들어야 맛을 안다고 하더니 정말 그래요. :]
 
The William Monk Mysteries: The First Three Novels (Paperback) - The First Three Novels : The Face of a Stranger/A Dangerous Mourning/Defend and Betray
Perry, Anne / Ballantine Books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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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고향과 가장 가까운 대륙에서, 모래바람과 자개색 구름에 둘러싸여.

(예전에, 이 소설 이야기를 페이퍼에 올릴 때는 알라딘에 외서 코너가 없었지요. 이 책이 알라딘 외국도서에 들어와 있기에 페이퍼에 올렸던 내용을 리뷰로 올려 봅니다. 개인적인 취향과 관련된 잡다한 이야기들은 페이퍼 버전에는 남아 있습니다만, 여기서는 삭제했습니다 :D)  

 솔직히 인정합니다. 이 작가의 소설에 흥미를 가진 것은 그녀가 피터 잭슨의 영화 [천상의 피조물]의 모델, 실제 그 사건의 주인공이라는 불순한 이유에서였습니다. 원체 스캔들과 가십에 약한 저입니다만, 변명하자면, 일부러 저걸 찾아 검색한 건 아닙니다. TV 시리즈 [MONK] 관련해서 검색을 하다가 우연히 걸려든 거예요- '그' 앤 페리가 Monk라는 이름의 탐정이 등장하는 빅토리안 디텍티브 스토리를 쓰고 있다는 사실이. 그래서 냉큼 주문했습니다.

 그런데 사 놓고서도 어쩐지 한동안은 읽을 기분이 안 나서...읽기 시작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읽기 시작했을 때, 이것은 흥미 위주로 슬쩍 건드려 보고 말기에는 너무나 매력적인 소설임을 깨닫게 됐지요. 주인공 윌리엄 몽크의 캐릭터에는 작품이 씌어진 시대를 초월하는 독보적인 맛이 있습니다. 자기 손으로 정의를 실현하는 것에 이상할 정도로 집착하는 오만하고 자존심 강한, 한편으로는 권력욕을 숨기지 못하고 젠틀맨처럼 옷을 입는 경찰관이라니, 대다수의 현대 작가들은 시대물을 쓴다 해도 부끄러워서라도 등장시키지 못할 것만 같습니다! 그러나, 감히 말하는데 작가는 한 걸음 더 나갔습니다.

 이야기의 첫머리에서 윌리엄 몽크는, 사고로 기억을 잃고 자신의 이름조차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깨어납니다. 그리고 그 기억상실은 이 책 내내 계속됩니다. 그는 자신이 경찰이라는 것도, 어떤 사건을 쫓고 있었는지도, 그 사건의 얼마만큼을 밝혀냈는지도, 누가 적이고 누가 친구인지도 모두 잊었어요. 그 상황에서 그는, 자신이 기억을 잃었다는 사실을 숨깁니다. 그에게 대뜸 조셀린 그레이 소령의 살인사건을 떠맡긴 상관에게도, 부하에게도, 피해자 가족에게도. 그야말로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어떻게든 더듬어 사건을 해결해야 합니다. 자기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모르는 상태로 온갖 종류의 사람들과 맞닥뜨리는 동안 조금씩 그의 기술(기억이 아닌)이 돌아오고, 상관이 뭐라 하든 그는 훌륭한 전략을 가지고 사건을 뒤쫓고 있었어요. 새로 배치된 부하인 존 에번의 존경심이 그것을 증명해 주지요.

 사건 이전에 자신에 대한 탐색이라는 점에서 이 소설은 물론 발란더 시리즈와 비슷하고, 그래서 마음이 끌리기도 했지만...백지의 탐정이라니 지나치게 공평합니다. 독자와 탐정이 똑같이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출발하는 겁니다. 몽크가 어떻게 사건을 해결할 지 전혀 감을 잡을 수 없습니다. 그는 꼼꼼한 조사를 통해 사건의 윤곽을 파악하는 탐정일 수도 있고, 자유로운 상상력으로 만에 하나의 가능성을 짚어내는 탐정일 수도 있고, 정보원들에게 찔러 주는 돈과 적당한 폭력을 통해 자신만의 열쇠를 얻어내는 탐정일 수도 있는 겁니다. 시대가 시대니만큼, 결과적으로 셋 다 하기는 하지만요. :] 수수께끼의 아름다운 여인이 나타났을 때 그녀가(그녀 쪽은 명백히 몽크를 알고 있습니다) 적일지 친구일지 어떤 비밀을 가지고 있을지 알 수 없고, 상관이 그를 신뢰하고 있을지 아니면 죽도록 미워하고 있을지도 알 수 없습니다. '나는 기억을 잃었소' 라는 카드를 펼지 펴지 않을지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해야만 합니다. 도저히 기억할 수 없는 정보를 다시 얻기 위해서는 기억을 잃었다고 실토해야 하지만, 그건 곧 자신의 약점을 노출하는 것이기도 하니까요.

 어떻게 보면 윌리엄 몽크는 이 기억상실을 통해 엄청난 기회를 잡은 셈입니다. 그는 군데군데서 엿보이는 '(오만하고 이기적이고 출세에 눈먼)원래의 자신'에 대해 혐오를 감추지 못하면서도 온갖 인간군상을 대할 때 그야말로 꼴리는 대로 내뱉습니다!

 사건의 진상은,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는 다소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라 당혹스러운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소재를 다룬 수없이 많은 미디어를 봐 왔기도 하지요. 살해당한 조셀린 그레이가 어떤 인물인가, 윌리엄 몽크가 어떤 인물인가 더듬어가는 과정에서 둘의 자연스러운 대조가 두드러집니다. 현명한 배치였어요. 모두에게 사랑받았던 조셀린 그레이는 윌리엄 몽크에게조차 부러움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던 겁니다. 그러나 결국 그는 자신이기를 선택하고, 자신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최후에 증명하게 됩니다. 온갖 장식적인 요소를 제거하고 나면 몽크는 결국 닥터 그레고리 하우스 류의 고집스런 히어로입니다만, 역시 시대가 시대인만큼 그 온갖 장식적인 요소가 실은 더 재미있는 거지요. 세면대라든지 온갖 의무적인 자선 이벤트들, 살림이 쪼그라들면서 메이드 규모를 축소하는 양상, 전쟁에서 부상당한 그레이 소령의 지팡이 목록... :]

 작품은 긴장감에 차 있고 400페이지가 지겹지 않았습니다. 몽크의 게임은 훌륭했어요. 그러나, 물론 더 잘 한 것은 작가입니다. 이런 소설을 바로 시리즈의 첫 번째로 내놓을 생각을 한 작가의 악마같은 솜씨입니다. 앤 페리가 실제로 시리즈를 만들 의도로 이 작품을 썼는지 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럴 의도가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저는 무릎을 꿇지 않을 수 없어요. 이것은 최소의 설명으로 캐릭터에 더없이 강렬한 존재감을 부여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본 아이덴티티] 가 그랬듯이.   

Dedicated to Ellis Peters
-엘리스 피터스 추모 단편집 [독살에의 초대Past Poisons]을 통해, 
 저는 수많은 다른 작가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 책도 그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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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09-02-16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ㄷㄷㄷ 예삐님 원서를 읽으시나요?

eppie 2009-02-17 09:24   좋아요 0 | URL
네, 하염없이 목을 빼고 기다릴 수 없다고 여겨지는 것들이나...도저히 번역될 것 같지 않은 것은 읽어요. 그냥 재미있을 거 같은 것도 읽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