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바람 같은 이야기
호시노 미치오 지음, 이규원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5년 7월
평점 :
품절


호시노 미치오라는 야생사진가를 알게 된 지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다. 순전히 대한항공 광고로 인해 알게 되었고 그가 찍은 사진을 얼핏 보았을 뿐인데 내 마음을. 내 시선을 빼앗아버리는 그 무엇이 있었음을 느꼈기에 이 책을 보자마자 읽고 싶었던 마음이 동했던 것같다. 알래스카, 나를 꿈꾸게 만든다. 현실성 희박한 먼 자연이지만 호시노 미치오가 보여준 알래스카의 자연 풍광을 담은 사진들과 그가 들려준 이야기만으로도 난 간접적으로나마 알래스카를 볼 수 있었고 느낄 수 있었다.

극북의 찬란한 자연 모습. 그야말로 자연이었다.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이 알래스카에서 살아가는 일상의 모습들을 보여준 점이 좋았다. 자연과 공생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던 점이 좋았다. 시대가 바뀌어가는 것과 동시에 알래스카도 변하고 있다는 것. 하지만 변화라는 것이 자연과 부합되면 새로운 문제들을 야기하게 마련이고 그 안에서 발생되어지고 마는 다양한 사회적인 문제들까지. 그저 꿈 같은 자연 풍광에만 정신이 팔려서 '와, 이런 데 죽기 전에 한번 가 볼 수 있을까? 직접 보면 정말 멋질 텐데...' 솔직히 책을 읽기 전까지 난 이런 생각들만 가지고 있었다. 겉으로 보이는 그런 모습들에만 눈길을 빼앗겼던 거 같다.

사람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마음 속에 강렬하게 자리하는 그 무언가를 만날 수 있다는 것도 축복 같다. 다른 것은 필요없이 정말 인생을 걸고 오로지 딱 그것 아니면 안 되는 거 그런 거 말이다. 호시노 미치오에겐 그것이 '알래스카'였다. 아직 나는 날 꿈꾸게 만들 수 있는 뜨거운 그 무엇을 찾지 못했다. 찾을 수 있을까. 호시노 미치오처럼 말이다. 일부러 요란하게 보여주고 들려주는 그런 이야기가 아니다. 화려하진 않아도 진심을 담은 자연에 대한 외경심을 충분히 그가 쓴 글을 통해 배울 수 있었고, 곳곳에 함께한 그가 찍은 사진들까지 내 마음을 흥건히 젖게 만들어주었다. 알래스카라는 지명을 떠올리면 이제는 언제나 호시노 미치오라는 이름도 함께할 거 같다.

알래스카를 너무나 사랑한 사람. 죽음까지 자연의 법칙처럼 흙으로 돌아간 사람. 그를 잊을 순 없을 거 같다. 불현듯 알래스카가 보고 싶을 때. 난 이 책을 다시 펼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알래스카를 만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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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7 2006-12-19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님의 생각에 동감해요..언제나 알래스카=호시노미치오... 그리고 알래스카란 말에도 바람이 느껴지는것 같아요..이책에는 멋진사진이 더 많은가요?

거친아이 2006-12-19 1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시노 미치오 책을 처음으로 본 거라서요. 솔직히 비교를 못하겠네요.^^;;;
사진 꽤 있어요. 아주 많다고는 못하겠지만 꽤 있는 편이에요.

김대현 2007-08-09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저는 청어람미디어 출판사에서 마케팅 팀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김대현이라고 합니다. 호시노 미치오의 신간 <노던라이츠>가 지금 교보, yes24, 알라딘, 인터파크에서 8월 9일까지 예약판매 이벤트중입니다. 관심있으시면 둘러보시기 바랍니다. 허락없이 글을 올려서 죄송합니다.

 

화차를 마저 다 읽었다.
참, 재미도 있으면서 생각할거리를 제공해주었다.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정말로 흥미만은 아닌 소설이니까 말이다.

2006년 이제 정말 끝이 보인다.
크리스마스도 코앞이고.
뭐....별다른 일은 아마도 없겠지만
착잡한 기분으로는 이제 새해를 보내지 말아야지.

여러 번 해봤는데 재미없다.
붙잡을 수도 없는 세월.
오지 말라고 해도 안 오는 거 아니니,
나는 그냥 억울한 마음도 없이
뭐 해놓은 거 없이 속절없이 가버리는 시간이라는
존재 앞에 그저 겸허한 마음으로 살아가야겠다!

에잇, 생각은 건전하고 바른데
행동이 굼뗘서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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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차
미야베 미유키 지음, 박영난 옮김 / 시아출판사 / 200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개정판이 나온다는 소리에 언제 나오나 했다. 미야베 미유키- 더 이상 말이 필요없는 작가라고 생각한다. 그녀의 글을 한번 읽어본다면 확실하게 느낄 수 있는 거니까. 그게 무엇이 됐든 간에. 미주알고주알 주저리주저리 떠들고 싶지 않다. 책장을 펼치고 한 장 한 장 눈으로 훑어가며 읽는 과정이 이렇게 나를 심각하게 만들다니. 사는 데 별로 심각한 편은 아니지만, 이 책을 읽어내는 시간 만큼은 충분히 심각했고 고민했고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 나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감정에 그저 흥건히 흠뻑 젖어 있었던 거 같다.

사실감 느껴지는 이야기와 그 이야기를 뒷받침해주고 있는 정확한 정보들이 있다. 사실과 허구를 교묘하게 잘 썩는 재주가 있는 작가다. 아니, 그녀의 글은 픽션 같지가 않다. 그냥 눈으로 보이는 사실을 서술한다고 해도 이렇게 세심하게 표현하고 사실처럼 포장할 수 있는 능력은 흔히 볼 수 없다. 그래서 미야베 미유키가 대단한 작가라고 느낄 수 있었을 테지. 그저 행복해지고 싶었던 한 여자와 그 여자의 신분으로 새로운 인생을 살고자 했던 또 다른 여자가 있다.

과연 불행한 이야기의 시작은 어디서부터였을까.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이유가 있다고 해도 용서받을 수 있는 걸까. 현실에서도 신용카드라는 작은 플라스틱 조각 하나로 인해 엄청난 불우한 사건들이 일어났었던 일들은 불과 몇 년전 뉴스를 통해 질리게 보았다. 화차는 허무맹랑하게 떠드는 그런 멀리 있는 얘기가 아니다. 가깝기에 너무나 가까운 거리에 놓여 있는 이야기. 누구나 조금만 부주의하고 조금만 착각한다면 이런 일이 나한테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는 거 아닌가. 현대사회에서 신용이라는 게 무엇인지. 어쩌면 그럴듯하게 포장하고 덮썩 물어 삼킬 사람들을 찾고 다니는 듯한 이 사회라는 틀 속에서 한 개인으로서의 사람이 얼마나 밑으로 떨어질 수 있는지 새삼 알 수 있었던 거 같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화차는 과연 어떤 의미로 남게 될까. 이 이야기를 읽고 난 후의 나의 감상이 고작 이런 끄적거림으로밖에 표현하지 못하는 저주스런 문장력을 마음 깊숙히 저주한다. 그녀만이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에 모두 눈을 맞추고 귀를 기울여보라고 권하고 싶다. 절대 실망하지 않을 테니까 말이다. 절대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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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이 책은 내가 하는 말이 옳다고 믿는 나르시시즘, 틈만 나면 잘난 척하려는 열등감, 자신의 삶에서 실천해야 하는 덕목들을 타인에게 충고하는 투사 방어기제의 산물일 것이다. 소설 쓰기에서 맞닥뜨려야 하는 불안과 좌절감으로부터 뒷걸음질 치는 회피 방어기제의 한 모습일지도 모른다.”(머리글 중)

사람의 심리를 심층적으로 파고든 글을 선보여온 소설가 김형경(46) 씨가 ’사람 풍경’(2004)에 이어 두 번째 심리 에세이 ’천 개의 공감’을 내놓았다.

한겨레신문의 상담 코너 ’형경과 미라에게’에서 독자와 나눴던 질문과 답을 기초로 하고 있는 이 책은 작가의 심리학적 지식, 스스로 정신분석에서 얻은 경험 등을 바탕으로 독자에게 위안을 주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작가는 머리글을 통해 이 책이 스스로 ’회피 방어기제’일지 모른다며 먼저 자신의 마음을 보여준 뒤 ’자기 알기’ ’가족관계’ ’성과 사랑’ ’관계 맺기’ 등 4개 주제별로 도움이 될 만한 글을 적었다.

독자의 고민에 작가가 답하는 식으로 구성된 책에는 다양한 고민이 실렸다. 작은 일에도 너무 큰 상처를 받고, 과도한 죄의식에 시달리며, 자신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가족 때문에 마음이 괴롭다는 내용 등이다.

관계에서 비롯한 갈등에 대응하는 방법은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작가는 유년기 적절한 정서적 양육을 받지 못한 사람들은 어른이 돼 겪는 갈등을 과장 해석하고 대응하는 경향이 있다고 해석한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힘든 삶이 어린 시절 부모의 연금술에 의한 작품이라면 성인이 된 후에는 제2의 연금술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어 성인이 돼 나누는 사랑은 세 번째 연금술이라고 덧붙인다.

작가는 내면의 소리에 귀기울이라고 권한다. 자신의 욕망을 잘 이해하고 스스로 노력으로 그것을 적절하게 충족시켜줘야 한다는 것이다. 괴로운 것도 ’내 마음 탓’이고 이를 다스릴 수 있는 것도 ’내 안’에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화가 날 때마다 화를 내는 것은 서너 살짜리 아이의 방식이라며 화를 내고 폭력을 휘두르려고 할 때마다 ’이건 내 안의 아기야’라고 생각하면서 그 아기를 달래주라고 조언한다.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 씨는 “이 책은 포털 정신분석서라 할 만 하다”며 “자기가 궁금한 이에게 김형경의 공감적인 분석은 스나이퍼의 조준사격이기도 하고 편안한 다락방이기도 하다”고 적었다.

한겨레출판. 334쪽. 1만1천원.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6/12/12/200612120185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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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렷한 직업 없이 생활하니까 나는 백수다.
백수생활을 하더라도 제대로 시간을 보내면서 하루하루를 보내야겠다.
박현욱 작가도 전업이 백수라고 했고,
김지운 감독도 근 십년을 백수생활을 했다니,
난 그렇게 잘난 사람들은 백수생활은 없이
좋은 학교에 좋은 환경에서 데뷔하는 줄 알았다.
꼭 그럴 것만 같았다.
김지운 감독이 말하는 걸 들어보니
내가 생각하고 내가 생활하면서 느끼는 부분들을 말해서 공감했다.

그의 영화는 장화홍련만 못 봤다.
마음의 준비가 안 돼서. 난 그런 영화는 계속 영상이 밥 먹다 말다 생각나고
불현듯 계속 생각나서 공포영화를 못 본다. 보고 싶지도 않고....

백수생활에서 가장 친한 벗은 책이다.
책만한 게 없다. 고독해서 책을 읽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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