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접 낭독한 시·소설… 이메일로 독자들에게 배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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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텍스트의 즐거움을 위하여… 두 文人의 새로운 디지털 실험.
  • 글=김태훈 기자 scoop87@chosun.com
    사진=이태경 객원기자 ecaro@chosun.com
    입력 : 2007.04.29 23:59 / 수정 : 2007.04.30 00:00
    • 안도현
    • “시가 재미 없다구요? 확실한 감동을 선사하는 시가 무엇인지 보여드리죠.”(시인 안도현)

      “드라마처럼 웃음과 눈물을 주는 문장으로 독자들을 사로잡겠습니다.”(소설가 성석제)

      시와 소설 분야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려온 스타 시인 안도현 씨와 소설가 성석제 씨가 문학을 배달하는 집배원으로 나선다. 문학 전문 인터넷 사이트를 운영하는 문학나눔사업추진위원회(위원장 김치수)로부터 최근 문학 집배원 위촉을 받은 두 작가는 오는 5월부터 1년간 각각 ‘안도현의 시 배달’과 ‘성석제의 문장 배달’ 코너를 운영한다.

      두 작가의 주된 임무는 독자에게 들려줄 시와 산문을 고르고, 짧은 촌평을 곁들이는 것. ‘문학나눔’(www.for―munhak.or.kr)은 이 문장들을 토대로 그림과 사진, 애니메이션 등을 활용해 독자들이 시각과 청각으로 즐길 수 있는 시 편지를 만들어 매주 월요일(안도현의 시 배달)과 목요일(성석제의 문장 배달) 아침 이메일로 전국의 회원들에게 발송한다. 시와 소설 문장은 주로 전문 성우들이 낭송하지만 두 문인도 낭송자로 나서 월 1회씩 각자의 육성을 들려준다.

    • 성석제
    • 시와 소설로 남부러울 것 없는 사랑을 받는 두 작가가 인터넷 초인종을 누르겠다고 나선 것은 영상문화에 치여 위축되고 있는 ‘텍스트 읽기의 즐거움’을 다시 일깨워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이다. 소설집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등으로 해학 넘치는 특유의 문학세계를 구축해 온 성석제 씨는 “5월 한 달은 독자의 배꼽을 빼는 것으로 시작하겠다”며 “최근 한국문학전집을 새로 장만해 독자에게 들려줄 문장을 고르고 있다”는 말로 각오를 과시했다.

      5월 3일 첫 배달을 하는 성 씨는 “단오가 가까웠으니 먼저 춘향전에서 성춘향이 그네 타는 대목부터 들려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유정의 ‘봄봄’, 이문구의 ‘우리 동네 김씨’, 이기호의 ‘갈팡질팡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등을 발췌해 들려준다. 이미 5월분 녹음을 마친 성 씨는 “전문 낭송자들조차 웃느라 NG를 여러 차례 냈을 만큼 배꼽 빠지는 문장들”이라는 말로 흥행을 자신했다.

      육성으로 시를 녹음하기 위해 매달 한 번씩 전주에서 서울로 상경하게 된 안도현 시인은 지난해에도 ‘그 풍경을 나는 이제 사랑하려 하네’라는 애송시 선집을 냈을 만큼 독자들과 함께 시를 나누는 작업에 관심을 보여 왔다.

      7일 첫선을 보이는 안 시인은 주로 감동에 호소한다는 전략. 어머니의 애틋한 사랑을 눈물과 국밥의 짠맛으로 절묘하게 형상화한 함민복의 ‘눈물은 왜 짠가’를 첫 배달 작품으로 골랐다. 이어 14일에는 헤어진 애인이 결혼하는 날 한쪽 눈썹을 밀어버린다는 재미있는 발상이 돋보이는 송찬호의 ‘찔레꽃’을 배달한다. 안 시인은 “쉽고 비유가 절묘해 무릎을 치게 하는 시들로 독자들의 시심을 자극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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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콤한 나의 도시
    정이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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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이현. 관심작가 중의 한 명이었다. 단편집을 읽어본 것은 아니지만 얘기는 들어보았기에. 제대로 처음보는 그녀의 글. 나쁘지 않았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익숙한 대중소설의 형식을 띄고 있는 모습에 누군가는 '별로' 라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렇지 않았다. 연애, 결혼. 그리고 그 사이를 왔다 갔다 정처없이 돌아다니는 이제는 너무 흔한 말이 되어버린 '사랑' 이라는 것에 대해 '오은수'라는 주인공의 모습으로 보여준 소설이다. 굳이 30대라고 연령을 구분짓지 않아도. 또 여성이라는 성별을 나누지 않더라도 소설은 퍽 재미있다. "달콤한 나의 도시" - '달콤한' 이라는 형용사가 왠지 어색하다. 아니 눈에 띈다. 일종의 반어법이 아닌가 싶다.

    끊임없이 사랑에 대해서 말하지만 진짜 '사랑' 이 무언지 잘 모르겠다. 알다가도 모르는 것이 사람 마음이고, 그 안의 사랑이란 감정은 더욱 그렇다.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마음속에서 공상을 부르고 상상을 부르는 감정.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달콤하다. 하지만 '사랑'은? 사실 좋아함과 사랑함의 차이도 잘 모른다. 영악한 것 같지만 선택하지 못하는 어리버리한 오은수의 모습. 갈팡질팡하는 오은수의 모습에 공감이 간다. 소설은 가볍게 읽힌다. 그렇다고 소설이 말하고 있는 주제. 말하는 바가 가벼운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은수 개인이 삶 속에서 부딪치는 여러 문제들마다 내가 생각하고 고민하는 바가 담겨 있었다. 30대. 그 나이를 아직 살아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그 나이가 돼도 아마도 이럴 것이다, 라고 예상하는 모습이 과연 있을까 싶다. 아마도 그런 나이는 없는 거겠지. 편안한 나이. 조금은 알 것 같은 나이. 마음이 아프지 않은 나이 말이다.

    소모적인 사랑이지만 끝없이 생산이 가능한 감정. 문학적 엄숙주의를 띄지 않아서 마음에 든다. 일부러 무겁게 그리는 것보다 좋았던 것 같다. 삶이라고 이름 붙이는 상황들이 모두 다 무거운 것은 아니기에. 가볍게 보여도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것들이 있다. 결혼 적령기에 놓인 한 여성의 삶 속에서 연애와 결혼 사랑을 들여다보게 해주는 이 소설. 이야기가 현실적이든 그렇지 않든 간에 오은수의 '이야기'는 진솔한 편이다. 달콤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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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로세로 세계사 2 : 동남아시아 - 동방의 천년 문명이 열린다 가로세로 세계사 2
    이원복 글.그림 / 김영사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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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칸반도 편에 이어서 이번은 동남아시아 편이다. 같은 아시아지만 우리나라와 좀더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서 그동안 관심도가 현저히 떨어져있다. 더 솔직히 말하자면, 관심이나 있었는지 원. 동남아시아 11개 나라 - 미얀마, 타이, 라오스, 베트남,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브루나이, 동티모르. (휴, 다 쓰기도 힘들었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관한 다양한 역사와 문화를 전면적으로 알려준다. 거대한 그림으로 보는 동남아시아 지역, 우리나라가 견뎌냈던 역사의 소용돌이의 시간들을 비슷하게 살아온 국가들이 많이 있었다. 역시 역사는 돌고도는 것인가. 외세의 침략에 식민지배를 받은 나라가 대부분이라지. 타이만 빼고. 서양세력이 선진 무기를 들고 침략하지 않았다면 천 년 역사를 가지고 독창적인 역사와 문화를 가지고 있는 제국들은 여전히 기세등등하게 건재했을까.

    이런 책을 보면 확실히 '균형잡힌 시선'을 잠시나마 얻을 수 있는 것 같다. 책을 보는 시간 내내 이 나라는 이런 일들을 견뎌내며 독립을 이뤄냈구나 하고 알게 된다. 그리고 우리나라를 생각해본다. 우리나라도 이렇게 투쟁해서 힘들게 자주독립을 이뤄내 성장하고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같은 아시아 국가지만 나도 모르게 깊숙히 자리한 편협한 세계관으로 인해 등한시 했었던 역사를 마주보게 됐다. 책을 다 읽긴 읽었지만, 아무래도 나라의 수도 많고 그 안에 담긴 이야기도 많아서 완전한 이해는 하지 못한 것 같지만 그래도 이 책을 계기로 알게 된 사실이 상당하기에 만족할 수 있었다. 정치 분야는 정말 우리나라 격동기의 것과 흡사하다. 식민지배, 식민해방, 이념대립, 군사독재 등. 더러는 다른 모습도 있었지만 일단 비슷한 면이 더 먼저 눈에 들어오는 법인가 보다. 인상적이었으니까. 동남아시아 국가들 중에는 더러는 혁신적인 성장을 이뤄낸 국가들도 있고 아직은 불안하고 미래가 암담한 국가들도 존재하고 있지만 그래도 다가올 날이 오늘보다는 더 좋은 날들이 되어 세계 모든 나라가 가난을 벗어나 동등한 위치를 가진 채 서로 협력하며 세계사의 한 페이지를 멋지게 써내려갈 날을 도모했으면 좋겠다. 그게 바른 역사가 아닐까. 균형잡힌 역사인식이 우리에겐 필요하다. 한쪽으로 치우진 그런 관심을 공평하게 맞추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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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메리칸 히스토리 X - [할인행사]
    토니 케이 감독, 에드워드 노튼 외 출연 / 씨넥서스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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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품절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인종차별에 대해서 별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냥 나쁜 거라고. 없어져야 하는 구시대적인 산물쯤으로 생각하고 말았었다. 그렇게 그저 멀리있는 이야기쯤으로 가볍게 생각했던 내게 '아메리칸 히스토리 X' 라는 이 영화는 이미 큰 의미가 되어버렸다. 사실 좋아하는 배우의 변신을 기다리며 기대하는 관객 입장에서 에드워드 노튼의 새로운 연기는 황홀할 정도였다. 영화를 선택하는 이유가 여러 가지지만 이 영화는 노튼의 연기도 물론이거니와 작품이 정말 좋았던 것 같다. 전혀 깊이있게 생각해보지 않았던 문제에 대해서 스스로 질문을 던져보게 했고 생각해보게 했으니 말이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 데릭은 백인 우월주의에 점차 깊숙히 빠지게 된다. 백인을 제외한 모든 유색인종들에 대한 데릭의 적대감은 날로 심해진다. 낡은 밴을 훔치러 온 흑인들을 향해 어떠한 망설임도 없이 죄책감도 없이 방아쇠를 당기는 데릭이다. 두 명을 죽인 그 일로 인해 데릭은 교도소에서 3년 간 징역을 산다. 교도소 안에서 목격한 말과 행동이 다른 백인들의 실상을 본 데릭의 신념은 조금씩 허물어지기 시작한다. 무언가 잘못 생각하고 행동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그토록 믿어 의심치 않았던 자신의 이념이 사실은 자신의 생각을 갉아먹고 있었을 뿐 자신에 인생에 관해서 하등의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어, 출소 후 자신의 전철을 밝고 있던 동생 대니에게 모든 이야기를 한 후 형제는 DOC를 탈퇴한다.



    인종차별을 소재로 한 영화가 많이 있겠지만 난 이 영화를 최고로 꼽고 싶다. 피부색으로 사람을 판단하고 차별하며 선을 긋는 행위는 무의미하다. 그런 몹쓸 신념을 맹신하고 행동으로 옮길 수 있게 하는 밑바탕에는 마음속 풀지 못한 분노가 있다는 것. 그런 분노와 뒤틀린 열정이 적을 만들어 죽게 하고 스스로도 서서히 죽게 만드는 것일 테다. 인간의 선함은 부활해야만 하는 것이다. 마지막 대니의 죽음에서 방아쇠를 당긴 흑인 소년의 숨겨진 분노를 보았다. 품었다면 반드시 마음속에서 정리하고 끝내야 하는 감정. 분노는 인간을 달라지게 만든다. 사람을 더욱더 극단적으로 몰고가는 그 감정의 위험성을 말하는 이 영화. 노튼의 연기 변신도 일품이지만, 작품 그 자체로도 좋은 영화가 아닌가 싶다. 마음의 무언가를 건드리는 이런 영화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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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라이멀 피어' 를 보고난 후. 에드워드 노튼의 팬이 되어버렸당.
    연도 순서대로 쫙 볼까 했는데, 그건 왠지 더 지루하게 보인다. 별로라는 느낌만.
    내가 보고 싶은 마음이 가장 충만한 영화 순서대로 보기로 했다.
    이번에도 노튼의 연기는 날 실망시키질 않았다. ^^

    샌님 같은 분위기가 아니다.
    아무래도 운동을 열심히 했었나 보다.
    호리호리하게 봤었는데, 벗겨노니 근육이 있었다. 의외였다는. ㅎㅎ
    거칠고 강한 캐릭터를 훌륭히 소화해내는 모습이 멋졌다는.

    누군가의 연기를 지켜본다는 것.
    그 사람에게 더 열중하게 만들고 있다. 점점 가까워지는 느낌.
    마음에 든다. 리뷰는 내일로~

    영화 작품성 있었다. 작품 그 자체로.
    노튼의 빛나는 연기가 인상에 남는다. 생생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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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로그인 2007-04-26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프라이멀 피어 보고 노튼에게 반했답니다.
    얼마전 본 영화는 페인티드 베일이었군요...:)
    그 영화에서도 정말 닥터 페인 그 자체였어요.

    거친아이 2007-04-27 2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체셔고양이 님, 처음 뵙네요. ^^ 노튼이 드러내놓고 로맨스 영화를 찍은 적은 별로 없지요? 사실 어떤 영화인지도 잘 모르지만 노튼이 나오니까 기대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