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배낭 속에는..."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조너선 사프란 포어 지음 , 송은주 옮김 / 민음사
 
모처럼의 여행. 두꺼운 가이드 북을 잘라 가볍게 만들고, 침낭과 고추장, 팩**도 포기하고 대신 책을 넣었다. 서점 직원다운 면모라니... 고심 끝에 택한 책은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진작 읽을 기회가 있었지만 여행을 위해 아껴둔 책이다 .
 
가장 기억에 남는 한 장면.
 
9.11 테러 때 아빠를 잃고, 상실의 슬픔에 엄청나게 예민해진 오스카. 구급차 한 대가 거리를 달려가는 걸 본다. 그리고 떠올리는 생각들. 누가 실려가는 걸까. 혹시 내가 아는 사람일 가능성도 있을까? 누군가 저 구급차를 보면서 그 안에 혹시 내가 타고 있나 궁금해 하지 않을까? 이럴 때 내가 아는 사람들을 모조리 다 알고 있는 장치가 있다면... 구급차가 거리를 달릴 때 지붕에 커다란 사인을 번쩍일 수 있겠지.
 
걱정 말아요! 걱정 말아요!
심각하지 않습니다! 심각하지 않습니다!
중태입니다 ! 중태입니다!
안녕히! 사랑해요! 안녕히! 사랑해요!
 
바라나시를 떠나 아그라로 가는 새벽 기차 안에서, 저 장면을 읽었다. 평범한 일상을 살다가도 구급차 소리가 들리면 불안한 마음을 머금고 멈춰서 하는 생각들 '혹시... 어쩌면... 설마... 다행히...고마워'. 이것만큼 사랑하는 사람들의 아픈 마음, 두려움, 불안을 보편적으로 그려낸 장면이 또 있을까.
 
이 책 덕분에 여행 내내 "결국은 모두가, 모두를 잃는다"는 말을 마음에 담고 있었다. "안부"라는 말도. 내 안부와 당신의 안부, 나의 안전과 당신의 안전, 나의 살아있음과 당신의 살아있음. 머릿 속에 그 생각이 가득하니 마주치는 풍경, 떠오르는 얼굴 모두  사무치게 소중했다.
 
언젠가는 내 이름과 당신의 이름이 구급차 지붕에서 번쩍일테지만... 그러니, 결국은 모두가, 모두를 잃어야 함을 서로 안타까워하면서, 성의껏 스스로를 지켜내는 거다. "저는 잘 있어요" 라는 신호를 부지런히 보내면서. 모두가 '나'를 지킨다면, '너'도 안녕할테니.
 
완벽한 짜임새를 갖춘 소설이라 말하긴 어렵지만, '엄청나게' 보편적인 감정들 - 사랑 , 불안, 상실의 슬픔에 대해 '믿을 수 없이' 가깝게 말하는 책이다. 이 책이라면 당신을  '믿을 수 없이' 가깝게 위로할 수 있을지도...
 
인문사회담당 김현주
(realsea@aladin.co.kr)
 
 
"당신도 트라이, 아웃도어 라이프!" 

등산교실
이용대 지음 / 해냄
 
같은 팀원 중 아웃도어 라이프라면 정색을 하는 분도 있지만, 그래도 난 야생이 좋다. DK에서 나온 각종 야영이나 등산, 캠핑 관련 백과사전은 물론, 어떻게보면 전혀 필요할 것 같지 않은 서바이벌류의 가이드북까지 구비하고 있다. 가끔 이 곳이 아닌 다른 곳이 몹시 그리워질 때, 조용히 책을 펼쳐들면 바로 그 곳이 해발 1,650m의 산중턱이 된다.
 
가을이 되자 산에 대한 열망이 다시 솟구쳐 오른다. 하지만 모두 비웃는다. '코오롱 등산학교 교장'이 알려주는 배낭꾸리기부터 해외 트레킹까지, 라는 부제가 붙은 <등산교실>을 탐독하기 시작했다. 역시 현장에서는 유용하지만, 집구석에서는 아무런 쓸모가 없는 지식만 무궁무진하게 쌓여간다.
 
초보부터 고급자까지 봐야 할 등산지식을 문답형식으로 꾸려놓은 이 책은, 국내 등산 안내서치고는 매우 훌륭하다. 비록 요즘 책에서는 흔하디 흔한 그림이나 사진은 매우 빈약하지만, 문장도 매우 치밀하고 답 또한 명쾌하도다. 비단 등산에 올인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일반인이 심심할 때마다 펼쳐보기에 좋은 책이다. 책의 편집이나 제본, 종이질은 해냄출판사의 <올 댓 와인>과 흡사하여 두 권을 나란히 꽂아두면 뭐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 개인적으로 유용했던 문답
* 제가 오랫동안 신은 등산화는 발이 편하지만 너무 무거운 게 흠입니다. 무거운 등산화와 가벼운 등산화의 장단점은 무엇인가요?
* 보온병은 내부가 유리로 된 것과 스테인리스 스틸로 된 것이 있는데요. 어느 것이 보온 효과가 더 높고 충격에 강한가요?
 
- 개인적으로 공포스러웠던 문답
* 낡은 슬링이 끊어져 큰 등반 사고가 생기는 걸 목격했습니다. 슬링에 심한 충격이 가해졌을 때는 어느 부분이 가장 쉽게 끊어지나요?
* 인수봉에서 8자 하강기를 떨어뜨리는 바람에 깜짝 놀란 적이 있습니다. 8자 하강기를 떨어뜨리지 않는 방법은 없을까요?
* 몇 차례 추락을 하다보니 확보용 볼트에 걸어둔 카라비너의 개폐구가 바깥쪽으로 튀어 나왔습니다.
* 요즘 멧돼지가 산 아래 마을까지 내려온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습니다. 산에서 갑자기 멧돼지를 만나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 개인적으로 경외스러웠던 문답
* 지도를 보면 북쪽이 세 곳이나 됩니다. 진북, 자북, 도북이 있어 어떤 것을 기준으로 북쪽을 정하는 것인지 매우 혼란스럽습니다.
* 산행을 끝내고 나면 오늘 하루 얼마나 운행했는지 궁금해지곤 합니다. 지도를 가지고 거리를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싶습니다.
* 하얀 눈이 소복히 쌓인 겨울산은 아름답기 그지없습니다. 하지만 등산로가 파묻혀 뚫고 나가기가 어려운데요. 요령을 알고 싶습니다.
 
외국어.만화담당 김세진
(sarah2002@aladin.co.kr)
 
 
"015B is back! 그리고 다시 한번, 온다 리쿠"
 
015B 7집 - Lucky 7
공일오비 노래 / 만월당
 
015B가 돌아왔다. Lucky 7. 추억이 현실 속으로 걸어 들어오는 건 위험한 일이다. 자칫 잘못하면 그 빛을 잃어버리기 쉽다. 다시 시작하는 건 처음 시작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려운 일. 무의미한 덧칠이 되지 않도록, 기존의 성과에 기대어서도 완전히 뒤돌아서도 안된다.

이번 앨범은 그러나 정말 놀랍게도, 프로 냄새가 난다. 자기들 하고 싶은 대로, 스스로가 즐겁지 않으먼 안되는, 아마추어리즘에 기댄, 어떤 부분에선 유치한 음악을 하던 015B가 어른이 되어서 돌아온 것이다. Final Fantasy를 통해 먼저 소개된 11, 12번 트랙은 다소 실망스러웠던 것이 사실. 그러나 약간 장난스러운 1번 트랙을 지나고 나면, 그야말로 원숙해진 그들의 음악과 마주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잘  뽑아진, 완성도 높은 음악이 주는 기쁨이라니. 정말 다행이야, 가슴을 쓸어내렸다. 듣기 전엔 기대 반, 걱정 반이었으니까.

개인적으로 꼽는 베스트 트랙은 2번과 5번. 같은 과인 정석원과 유희열이 무려 듀엣으로 노래한(!) 8번 트랙은 슬픈 가사와 별개로 옅은 미소 없이는 들을 수 없다. (외모부터 노래 실력까지, 정말 최고의 짝! ㅎㅎ) 그러나 오랜만에 돌아온 그들로서는 충분한 앨범이지만, 최고로 만족스럽다고 하기엔 약간 모자란-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발디딤이라는 느낌이 강한 작품이다. 부디 내년, 혹은 내후년에는 그들의 여덟 번째 앨범을 흡족한 마음으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삼월은 붉은 구렁을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북폴리오
 
1. <밤의 피크닉>의 작가 온다 리쿠의 책
 
세상의 모든 책들은 연결되어 있다. 인간 관계의 6단계 법칙이나 케빈 베이컨 게임은 사람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장르를 따라가든, 작가를 따라가든, 저 홀로 뚝 떨어져 존재하는 책은 없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작년에 읽은 소설 중 최고였던 <밤의 피크닉> 역시 <박사가 사랑한 수식>을 통해 소개받은(?) 책이다. 일본 서점 직원들이 선정하는 제2회 서점대상 수상작이었기 때문. 1회 수상작이 바로 <박사가 사랑한 수식>이었다. <박사...>만큼 많이 팔리지는 않았지만, <밤의 피크닉 > 역시 그에 못지 않게 좋은 작품이다. 아니, 개인적 감정을 듬뿍 담아 말하자면 못 견디게 좋았다. 아무것도 아닌듯한 이야기를 정말 멋지게 풀어나간다는 느낌. 어쩌면 이런게 정말 소설이 아닐까 싶은 생각을 품게 하는 소품이었다.

그러므로 올해 초 출간된 <삼월은 붉은 구렁을> 역시 온다 리쿠의 새 책이라는 것만으로 당연히 손이 갈밖에. 4부로 나누어진 이야기를 하루에 한 편씩 4일에 걸쳐 아껴가며 읽었다. 결과는 거의 100% 만족.
 
2. 책에 대한 책, 이야기에 대한 이야기
 
전체 4부로 구성되는 이 책을 뭐라 설명하면 좋을까. 약간의 미스터리가 가미된 대중소설이라 해야 할까.
 
1부 '기다리는 사람들'은 한 평범한 회사원이 겪는 며칠간의 이야기다. 고이치는 3월의 어느 주말, 회장님의 저택에서 열리는 '봄의 다과회'에 초대받는다. 어째서 자신이 선택되었는지 어리둥절해하며 저택에 들어선 그는 '현실과 조금은 어긋난 공간에 들어선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곳엔 내기를 좋아하는 네 사람이 기다리고 있었다. 곳곳이 책으로 가득찬 저택에서 '한권의 책'-<삼월은 붉은 구렁을>을 두고 벌어지는 내기. 그 책은 개인이 자비로 출판한 소설로 200부 밖에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배포시 몇 가지 조건이 있었는데 하나, 작가를 밝히지 않을 것, 둘, 사본을 만들지 말 것, 셋, 친구에게 빌려줄 경우에는 단 한 사람뿐, 그것도 하룻밤만 빌려줄 수 있다. 과거 각자 다른 루트를 통해 전설의 책을 접한 네 명의 인물은 저택의 원래 주인이었던 건축가가 수많은 책들 사이에 숨겨둔 <삼월은...>을 찾기 위해 매년 봄 이 저택에 모여 '다잉 메시지'를 추리해온 것이다. 이틀간의 추리 과정에서 신비의 책의 줄거리와 배경에 대한 여러 이야기가 오간다. 고이치는 조금조금씩 언급되는 전설의 책 이야기를 들으며, 당장에라도 그 책을 찾아 읽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힌다.(책을 읽는 독자 역시 흡사 그 책이 진짜로 존재하는 듯 진심으로 읽고 싶어진다.) 이야기의 끝, 고이치가 결국 찾아낸 진실은?
 
1부가 프롤로그격이라면 2부 '이즈모의 야상곡'은 본격적으로 <삼월은 붉은 구렁을>의 기원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이다. <밤의 피크닉>처럼 단 하룻밤 동안의 이야기. 주말 밤, 두 명의 편집자가 신비의 책의 저자를 찾아 침대열차를 타고 길을 나선다. 다카코와 아카네는 밤새 그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저자의 정체를 추리한다. 아침이 되어 도착한 곳에선 뜻밖의 진실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3부 '무지개와 구름과 새와'는 어떤 면에서 <밤의 피크닉>과 가장 비슷한 느낌의 이야기이다. 성터 공원 낭떠러지 밑에서 두 명의 소녀가 죽은 채 발견된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어느 하루, 아름다운 두 소녀의 죽음. 자살일까, 타살일까. 두 소녀의 이전 남자친구와 과외 선생은 한 권의 노트를 근거로, 그들의 죽음을 불러온 과거를 되짚어간다. '웃음만을 남기고 사라진 소녀들을 대신'하여 이야기되어야만 하는 이야기의 시작.
 
마지막 4부 '회전목마'는 작가가 화자가 되어 그때그때 떠오르는 단상을 그야말로 자유롭게 풀어나가는 형식의 챕터이다. 여러 가지 이야기의 발상과 시작. 한 가지 이야기를 늘어놓다 중간에 그만두기도 하고, 앞의 장의 설정에 대해 설명하기도 한다. '잘된 이야기에 끌리는 이유'라든가 자신이 글을 쓰는 방식 등, 작가가 전면에 나서서 자신을 이야기하는 형식이라 조금은 난삽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나름대로 재미있게 읽히는 부분도 많다. 온다 리쿠 문학의 기저엔 '고독과 그리움'이라는 정서가 깔려 있는데, 그런 면을 엿볼 수 있는 아래 문단이 기억에 남는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회전목마를 싫어했다. 어린 마음에도 가짜 말에 올라타서 한곳을 빙빙 돌기만 하는 행위가 몹시 굴욕적으로 생각되었던 것이다. 도대체 뭐가 재미있다는 것일까? 회전목마에 올라앉아, 원 바깥에서 기다리는 가족들을 볼 때 느끼는 고독. 그 고독은 무엇이었을까? 가족은 자애 어린 눈으로 멀리서 나를 지켜보고 있다. 너는 혼자란다, 하고. 너를 사랑하기는 하지만, 너는 혼자란다, 하고. 홀로 회전목마를 타는 아이들은 가슴이 쓰라릴 정도로 고독한데도 어째서 모두들 웃고 있는 것일까? 아이들은 가족을 향해 웃어 보이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자신이 고독을 눈치 채기 시작했고 그것이 이제부터 살아갈 긴 인생의 반려라는 사실을 눈치챘다는 것을 모두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

결국 이 책의 주인공은 <삼월은 붉은 구렁을>이라는 책이다. 이 책이 과연 존재하는가, 존재한다면 저자는 누구인가, 여러 가지 의문점을 복선처럼 깔아놓고 독자와 저자, 출판과 독서의 의미 등 책에 얽힌 여러 이야기들을 풀어나간다.
 
3. 미스터리한 현실, 그리고 그날의 공기
 
온다 리쿠는 평범하고 운명적이며 전형적으로 보이는 이야기를 특별하게 풀어나가는 재능이 있다. 우리 곁에 존재하는 분명한 현실을 뚝 떼어내 뭔가 미스터리하고 초자연적인 시공간으로 변화시키는 힘이랄까. 한밤중 기차를 타고 가다보면 현실과 자신이 유리되어 외부에서 자신을 지켜보는 듯한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까만 밤, 투명한 막에 의해 현재와 유리된 느낌, 오롯이 '나 혼자'라는 기분. 고요하고 또 고요하여 자기 자신마저 실제처럼 느껴지지 않는 어느 순간을 잘 잡아낸다. '잔잔한 바다같은 시간, 인생에서 잠시 왔다 사라지는, 파도가 고요히 밀려드는 것 같은 순간.'

<삼월은 붉은 구렁은>에서도 그런 느낌들을 잘 살린 부분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조용한 일요일의 오후,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감성의 촉수는 한없이 날카로워져 있는 어느 한때. 이 작가는 특히 불안정한 10대들의 미묘한 심리를 그려내는 데 탁월한 재능이 있다 .
 
4. 숨겨진 열쇠, 새로운 이야기의 시작
 
이 책은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일부를 인용하며 시작한다. 평범한 초콜릿 포장 속에 숨겨진 황금 딱지를 찾아내는 다섯 명의 어린이는 비밀의 공장을 방문할 수 있다. 이처럼 <삼월의 붉은 구렁> 역시 책 속에 여러 가지 열쇠를 숨겨 놓았다. 역자 해설에 따르면 이 책에 등장한 여러 이야기는 후에 실제로 소설화되었다고 한다. 책속의 책인 <삼월은 붉은 구렁을>의 1부인 '흑과 다의 환상'은 장편소설로 씌여졌으며, 4장 '회전목마'에 등장하는 '환상의 학원제국' 이야기는 '보리의 바다에 가라앉는 열매'라는 장편에 다시 등장한다고. 이야기 속에 숨겨진 열쇠를 찾아내어 새로운 책의 페이지를 넘기는 건 독자의 몫. 이 소설은 온다 리쿠 월드로 우리를 이끄는 한 권의 (위험한) 초대장이다.
 
 
문학담당 박하영
(zooey@aladin.co.kr)

 
 
"콩나물 할머니는 항상 부자다."
복리
우제용 지음 / 굿인포메이션
 
80대 행상 할머니의 '佛心' 대학에 5억 기부...
 
올해도 어김없이 콩나물 할머니는 우리의 마음을 훈훈하게 해주었다. 어떻게 몇백원 안 되는 콩나물을 팔아 그 많은 재산을 모을 수 있었을까? 내심 궁금했었는데 이 책을 보고 의문이 풀렸다. 답은 '복리'에 있었다. 기본을 지키는 투자, 거기에 시간이 더해져 만들어 지는 결실이었다.
 
평생 돈 개념 없이 살아온 이면지가 할머니를 만나 배워나간다는 이야기... 설정은 조금 진부했지만 내용만큼은 흥미로웠다. 자리에서 미동도 하지 않고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 건 물론 페이지가 짧아서이기도 하지만 내 생활 속 이야기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공부 좀 했다고 당장이라도 부자가 될 것처럼 생각하고! 푼돈을 우숩게 알고!" 주인공이 아닌 나에게 꾸지람을 하시는 듯 읽으면서도 뜨끔했다. 조금은 들떠있는 재테크 습관을 차분히 가라앉히는 좋은 책이다.
 
경영.컴퓨터담당 윤성화
(rain@aladin.co.kr)
 
 
"굴드베르크 변주곡?"
 
요한 세바스찬 바하 하면 떠올려지는 뻔한 생각은 음악의 아버지라는 것이다. 처음 클래식을 어떻게 어떤 식으로 접근을 해야 할지 지식이 없는 사람조차도 바하의 작품은 한두 가지 알고 있을 정도이니 바하의 인지도에 대해서 말하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처음 클래식을 접했을 때를 생각해보면 매장 한 벽면 가득 채운 그 많은 바하의 CD중에서 어떤 것을 선택하고 어떤 것부터 들어야 할까 한참 고민을 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나름대로 책도 읽고 주변의 조언도 듣고 해서 처음으로 선택한  작품이 골드베르크 변주곡이었다.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아리아로 시작하여 30번의 변주를 거친 후 끝은 다시 아리아로 맺는 형식이다. 원래는 안나 막달레나 소곡집 중 한 아리아에 30번의 변주를 붙인 곡이며, 지금은 건반악기의 통칭으로 일컬어지고 있는 두단의 클라비어로 연주되도록 만들어졌다. 또 불면증 치료를 목적으로 골드베르크 백작의 의뢰를 받아 만들어졌다는 일설도 있는데 그래서 그런가 듣고 있으면 계속 반복되는 멜로디 때문에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도 든다.
 
어느날은 글렌 굴드의 그리그 피아노 소나타를 들으면서 컴컴한 길을 걷다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굴드의 흥얼거림에 기겁한 적이 있었다. 굴드의 예전 녹음들은 그런 잡음(?)을 들을 수 없으나 재발매된 이 음반에는 인위적인 잡음(?)의 삭제 없이 녹음 당시 그대로의 소리들을 담고있다.
 
골드베르크 변주곡의 굴드 연주 하면 55년 81년 두 녹음이 가장 많이 회자되는데, 55년 녹음은 기존의 연주스타일과 확연히 구분된다는 점에서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킨 그 음반이고 81년 녹음은 잘 다듬어져 완성도가 높고 음질도 좋다는 평을 받아 각종 명반소개지들마다 등장하는 음반이라 둘 다 놓칠 수 없는 음반들이다. 그래서 55년과 81년 녹음을 함께 들으며 두 음반의 특색을 비교 감상할 수 있는 이 음반의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
 
음반담당 한미아
(hanmia@aladin.co.kr)
 
 
"이 모든 것 너머에, 우정과 사랑은 존재한다."
영혼의 시선
브레송 지음, 권오룡 옮김 / 열화당
 
솔직한, 가공하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사진을 좋아하는데 그 중에서도 최고를 꼽으라면 으레 사진에 막 입문했거나, 입문하려다 실패하고만 (나와 같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첫 번째 작가일 가능성이 아주 높은 그 사람, 앙리 카르티에-브레송의 것들이다. 순간인 동 시에 완성인 이 아저씨의 사진들은 상황, 인물, 조형, 명암 등 주관적이거나 모호한 미적 요소들을 하나의 이미지를 향해 정렬시킨다. 의미를 분석하지 않아도 충분히 아름답다는 면에서도 단순한 내 취향에 딱인 것이다. 최후에는 회화에 빠지셨지만 본인도 얼마간은 그렇게 생각한 듯 하다. "어떠한 기하학적 분석이나 사진을 하나의 구도로 환원시켜 보려는 어떠한 작업도, 사진이 현상.인화된 후에야 비로소 가능하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그것은 반성의 소재로 이용될 뿐이다." - 브레송
 
환희인지 비애인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벽을 쓰다듬고 있는 발렌시아의 어린 소녀, 포탄에 의해 무너져 내린 벽 뒤로 비정한 놀이를 즐기는 세빌리아의 아이들, 벽과 그림자와 수레 옆에 선 (자코메티의 조각상 같은 인상의) 실처럼 가는 이탈리아 소년, 주변 건물들에 의해 지면으로 드리운 빛의 조각과 그 위를 달리는 로마의 꼬마. 솔직히 말하자면, 그가 매우 유명한 사진작가였음을 알게 되었던 언젠가, 나는 조금 분했던 것도 같다. 책은 1952년 발행된 <결정적 순간>의 서문부터 1995년까지의 에세이들을 담고 있다. '매그넘 포토스'의 설립자답게 주요한 역사.사회적 순간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으면서도 스스로에게 관찰자 이상의 지위를 허락하지 않는 모습이 멋지시다. <내면의 침묵 >에서 확인할 수 있는 각계 유명인사들에 대한 논평이 실려 있는데, 종종 느끼는 사실이지만 거장은 농담도 잘한다.
 
사자 갈기처럼 언제나 도도하게 뒤로 넘겨 빗은 머리때문에 그에게 여자 같은 면이라고는 전혀 없지만, 기이하게도 약간 여성적인 데가 있다. 아마 커다란 엉덩이 때문이 아닐까 싶지만, 좀더 관찰해 보아야 할 것이다. 달리(살바도르)가 브르통에게 "자네와 함께 자는 것이 꿈"이었다고 말하자, 브르통은 아주 의젓하게 "그렇게 해보라고 하지는 않겠네, 친구"라고 쏘아붙였던 기억이 난다. -본문 '앙드레 브르통, 태양왕' 중에서
 
 살아오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마주했을 가상의 적, '엄마친구아들'이나 '고모 딸' 등이 당신을 괴롭히는 명절이 지나갔다. 어떨 땐 아주 강짜를 놓아버리고 싶은 기분이 들지 않는가? 졸업은 멀었고, 성적은 나쁘고, 여자친구는 없고, 취직도 안 되는데 가만히 당신의 얼굴을 들여다보던 삼촌/고모/이모/조카가 당신을 향해 "주름이 늘었네."라고 말해버린다면 말이다. 그런 몹쓸 기분이라면, 통념으로 영 갑갑한 세상에 된통 심술을 부려보고 싶은 당신에게 권하는 나이브하고 쿨한 (야마다 에이미와 요시나가 후미의) 한 방.
 
그래도 아무도 당신을 이해해 주지 않는다면,

삐리리~ 불어 봐! 재규어 11
우스타 쿄스케 지음 / 대원씨아이
 
 
 
 
 
 
 
청소년.예술.종교담당 김재욱
(actually@aladin.co.kr)
 
 
"야구장으로 나를 데려가 줘!"
가을 전어에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고 했던가. 하지만 가을이면 돌아오는 것이 꼭 며느리만은 아니어서, 올해도 어김없이 '가을의 축제'는 돌아왔고, 우리는 전어 대신 찬 맥주 한 병과 튀밥 따위를 들고 TV 앞에 앉는다.
 
사랑을 위하여
샘 레이미 감독, 케빈 코스트너 출연 / 유니버설
 
여전히 야구공은 작고 둥글어 푸른 볼파크에서는 많은 이변이 속출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가장 큰 이변을 꼽자면 역시 ALDS의 두 승자가 아닐까. 바로 작년까지 캔사스시티 로얄스와 지구 꼴찌 다툼을 하던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포스트시즌 단골이지만 좀처럼 이기지 못하던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그 중 디트로이트의 승리는 '제국'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얻어낸 것이기에 더욱 빛난다.
 
5회까지 양키스의 타선을 퍼펙트로 막아내는 타이거스의 투수, 제레미 본더만의 투구를 바라보며 내 머리에 떠오른 것은 바로 샘 레이미 감독의 <사랑을 위하여>였다. 양키스를 침몰시킨 것이 커리어를 마감하는 위대한 노장 투수가 아닌 이제 막 피어나는 영건이라는 차이가 있긴 하지만. 그렇기에 팬들은 더욱 열광하고야 만다. (불과 3년 전, 본더만이 신인으로 기록했던 19패를 떠올려 보라.)
 
머니볼
마이클 루이스 지음, 윤동구 옮김, 송재우 감수 / 한스미디어
 
계속되는 포스트시즌의 부진으로 빌리 빈 단장의 '머니 볼' 이론은 각종 비판에 직면해야만 했다. 하지만 마침내 올해, 요한 싼타나가 버티고 있던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3연전 을 스윕함으로써 여전히 유효함을 스스로 증명했다. 비록 스캇 해터버그가 더 이상 오클랜드의 1루를 사교장으로 만들어주고 있지는 않지만, 책에서 빌리 빈이 사랑하는 유망주로 소개했던 닉 스위셔가 이제 당당한 주전 선수로 뛰고 있는 것을 보자면 감회가 새롭다.
 
ALCS에서 서로 맞붙게 된 디트로이트와 오클랜드. 재미있는 것은 디트로이트의 제레미 본더만이 빌리 빈이 '증오하는' 스타일인 고졸 출신의 강속구를 뿌려대는 유망주였다는 것. 본더만을 데려와야 한다는 스카우터들의 주장에 의자를 던지며 반대한 것은 바로 빌리 빈 자신이었다. 빌리 빈이 아니었다면 오클랜드의 옷을 입었을 본더만과의 승부에 따라 '머니볼'에 대한 평가는 갈릴 듯 하다. 이래저래 볼 것이 많은 가을 축제다.
 
바르바르 이발사
니시무라 토시오 그림, 이누이 에리코 글 / 한림출판사
 
그렇지만 축제는 끝나기 마련. 그렇다고 너무 허탈해 하진 말자. 여기, 뜬 눈으로 지새느라 부스스해진 당신의 머리를 다듬어줄 친절한 바르바르씨가 있으니까. 축제는 가도 헤어 스타일은 남는 법이다.
 
 
 
 
어린이담당 금정연
(stereo@aladin.co.kr)
 
 
"9월의 숨겨진 앨범 찾아보기"
지난 여름의 숨고르기를 보상이라도 하듯, 9월에는 다양한 앨범들이 쏟아져나왔다. 물론 매출을 견인하는 앨범들은 따로 있지만, 이런 대박들의 틈바구니에서 정말 뜻밖의 앨범들이 발매되기도 하는데...
 
나는 노력하는 가수를 좋아하지 않는다. 가수는, 기본적으로 타고나는 무엇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윤하는, 자신에게 필요한 분야를 넘치지 않게 잘 소화하는 가수다. 딱 그 만큼, 예상하는 만큼 좋다. 하지만, 그보다 못한 앨범이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가. 추천곡은 마지막 트랙 'タッチ'!
 
 
 마들렌느 페이루는 목소리만으로도 먹고 들어간다. 개인적으로는 전작 [Careless Love]의 조금은 어두운 느낌이 더 좋았지만 이번 앨범도 나쁘지 않다. 가을, 바람부는 오후에 조용히 산책하고 싶을 때 귀에서 들리면
 
 
 
처음에는 호들갑인 줄 알았다. 클래식도 다른 장르처럼 흥행이 되어야 하니. 하지만 막상 들어보니 이제 내가 더 호들갑이다. 집에 있는 몇 장의 같은 레퍼토리를 담은 것 중 가장 빠르게 가슴에 와닿은 앨범. 이제 미국에서만 발매되었다는 다른 녹음을 구하고자 부지런히 돌아다니고 있다.
 
 
존 메이어는 가면 갈수록 더 좋아진다. 앨범의 발매순서도 그렇고, 듣는 기간도 그렇다. 이 앨범은 들으면 들을수록 좋다. 무리하지 않는 소박하고 인상적인 연주와 노래, 깔끔하게 마무리된 앨범 디자인까지. 30대 이상이 들으면 더 좋을 앨범. 나는 와인을 마실 때 곧잘 틀어놓는다.
 
 
고토 마키라니! 하프프로의 앨범이 국내에 발매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비록 고토 마키를 다른 모닝구 멤버들보다 더 좋아하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그대로 이렇게 나름 한 발 내딛어 주었는데 어찌 무시할 수 있겠는가. 11월 내한 공연이 잡혀 있고 그 전에 또 한 장이 발매 예정이라고. 이제 마츠우라 아야만 내주면...
 
 
p.s. 나도 가끔은 책을 읽는다.
THE LONG TAIL
Chris Andreson 지음 / Random House
 
이번 달에 읽은 책 중 최고는 곧 국내에도 번역될 예정이라는. 인터넷 회사에 다니면서도 끊임없이 그 미래를 불안하게 예측하고 있던 나에게 조금 다른 생각을 품게 해준 책. 더불어 영어가 그렇게 어렵지 않아 백년만의 원서 읽기에 겁먹었던 나의 가슴에도 환하게 불을 밝혀주었다는 부수적인 효과까지 덤으로.
 
음반.DVD담당 서현
(mirinae@aladin.co.kr)
 
 
"미야베 미유키 센세~ 잘 부탁드립니다~"
스텝파더 스텝
미야베 미유키 지음, 양억관 옮김 / 작가정신
 
겁이 많아서 추리소설은 싫은 나(=지은 죄가 있어 무서운 이야기를 싫어하는 나). 왜  대충 다치고 말거나, 적당히 누워있다 멀쩡해지는 이야기의 추리소설은 없는 거냐구요 ;;;
 
하지만 추리소설의 계절이라는 여름에는 좀체로 길을 피해가기가 어렵다. 무서워 무서워를 연발하면서도 지난 8월 역시 <용의자 X의 헌신>를 시작으로 추리소설을 줄줄이 읽어댔는데, 마침표를 찍어준 것은 <모방범>! 한장 한장 그 다음 장의 이야기가 궁금해 넘기지 않고는 못 견디겠는데, 그 덕에 밤마다 악몽에 시달렸다. 아아 그 이후로 너무너무 무서워서 도.저.히 더 추리소설을 읽을 수가 없었다. 앞으로 10년간은 추리소설을 읽지 않겠다고 혼자 맹세했다.
 
이번 달, 그 <모방범>의 작가 미야베 미유키의 신작이 출간되었으니 <스텝 파더 스텝>. 처음에는 이 책이 그리 맘에 들지 않았는데 이유는 두 가지였다.
1. 추리소설이 아니라고 하지만 미야베 미유키라니 무섭고 섬뜩할 거라
2. 뜻하지 않게 부모 잃은 쌍둥이의 아버지 노릇을 하게 된다는 설정은 너무 진부한 것이 아닌가
 
와아- 근데 퇴근길 지하철에서 펴든 이 소설, 너무너무 재미있다. 특별히 대단한 주제가 있다거나 스토리텔링이 훌륭하다기보다 소소한 재미와 재치가 있다. 무엇보다 한마디씩 한마디씩 번갈아 이야기하는 쌍둥이들이 귀여워 못 견디겠다 (서로 다른쪽 볼에 보조개가 패는 쌍둥이에 대한 로망이 끓어오르는 것이다 ; <- 결국은 또 아이 이야기로 귀결 ;)
 
T : 이 정도 이야기라니
S : 정말 책값이 아깝지 않아
T : 미야베 미유키 선생님
S : 이렇게 재미난 이야기도 쓸 수 있으면서
T : 왜 그렇게 무서운 이야기를 쓰는 거야
S : 재밌는 이야기도 잔뜩 부탁해요
 
불편한 진실
앨 고어 지음, 김명남 옮김 / 좋은생각
 
아, 그리고
2006 제24회 한국과학기술도서상 번역부문 수상자이며 알라딘이 사랑해마지 않는 번역자 김명남 선생(김명남 양??)의 일곱 번째 번역서 <불편한 진실>이 9월에 출간되었다. 내용이 얼마나 훌륭하며, 이 책이 왜 지금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굳이 되풀이해 말하지 않아도 되리라 .
 
편집팀장 이예린
(yerin@ala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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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春) 2006-10-10 1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재미있군요. 저는 일단 9월에 나온 리처드 용재 오닐의 새 음반을 주문했는데요. 그 이유는 1집을 구입했기 때문인 데다 이번 앨범은 좀 더 대중적인 구성이더라구요. 서현님의 추천음반 고려해 보도록 하죠.

paviana 2006-10-11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여전히 막강포스의 뽐뿌가 많네요.
참 알라딘이 사랑해마지 않는 김명남 선생님은 이제 전문번역가의 길로 들어서신건가요?

알라딘도서팀 2006-10-12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春) 님 / 어제는 오닐 사마 리사이틀도 있었지요, 저도 가보고 싶었는데 어땠는지 궁금하네요~
Kel 님 / 뭘요, 불편한 점 있으시면 언제든 말씀을 해주셔야지요!
paviana 님 / 아, 네, 적어도 당분간은 그럴 것 같습니다 (함께 사랑해주시어요~ ^^)

iwouldbehappy 2006-10-18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길을 가다보니 이번주 토요일 노원문화예술회관에서 리처드 용재 오닐의 콘서트가 있다는 광고를 보았는데 꽤 저렴한 편이네요.

알라딘도서팀 2006-10-25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엑, iwouldbehappy 님, 답이 늦었습니다 (흑 ㅠ_ㅠ)
저 역시 처음으로 리처드 용재 오닐의 콘서트에 갔던 곳이 광진나루아트센터였습니다. 좀더 가까운 곳에서 좀더 저렴하게 만날 수 있는 공연, 그런 공연이 더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

bksea 2006-10-28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김재욱 님... "살아오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마주했을 가상의 적, '엄마친구아들'이나..." 라뇨! 이거 왜 이제 봤나 몰라요,,
 


 
"클래식 음반 한번 거들떠보자!"
Brahms - Ein Deutsches Requiem Op.45 / Helmut Koch
Rundfunkchor Berlin 노래, 브람스 (Johannes Brahms) 작곡 / Berlin Classics
 
많은 훌륭한 독일 레퀴엠이 있지만, 장엄한 합창에서만큼은 헬무트 코흐의 음반이 단연 최고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 합창파트로 웅장한 북소리와 터질 듯 나오는 합창부분이 압권이다. 신에게 호소하듯 낮게 깔리 우는 바리톤 솔로부분도 이 음반의 매력을 더한다.
 
Denn alles Fleisch, es ist wie Gras    그러므로 모든 육체는 풀과 같고
wie des Grases Blumen.    풀의 꽃과 같으니
Das Gras ist verdorret    풀은 마르고
und die Blume abgefallen.    꽃은 떨어 지도다.(베드로 전서 1장 24절)
 
Arvo Part - Alina / Vladimir Spivakov, Dietmar Schwalke<
아르보 페르트 (Arvo Part) 작곡, Vladimir Spivakov 외 연주 / ECM
 
Alina속에 들어있는 Spiegel im Spiegel(거울 속의 거울). 가을에 들으면 좋을만한 곡으로 바이올린과 피아노 듀엣 곡이다. 이런 회화적인 곡을 표현해 내는데 피아노가 단 세 음만 필요하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뿐이다. 들으면 영상을 그리게 되는 음악이 있는데, 이 음반을 듣는 여러분은 어떤 영상을 그리게 되실지…
 
Sviatoslav Richter In Concert
리히테르 (Sviatoslav Richter) 연주 / Brilliant Classics
 
러시아 출신의 대표적인 피아니스트 리히터. 격동의 세월을 거쳐간 노장답게 그의 연주는 호락호락하게 들어서는 안되는 마력이 있다. 리히터의 일대기를 다큐멘터리식으로 만든 DVD 시작부분에 흐르던 슈베르트의 D.960번 2악장… 드디어 이 음반에서 듣게 되었다. 물론 음질은 그다지 훌륭하지 않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DVD와 똑같은 부분에서 나오는 기침소리를 듣는 순간 감동이었다.
 
 
네트레브코, 흐보르스토프스키, 비르살라제, 마애스키. 출연진들의 화려함도 그렇고 다양한 레퍼토리로 지루함이라곤 없다. 라벨의 왼손을 위한 협주곡을 연주하는 비르살라제의 카리스마 있는 모습과, 요즘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네트레브코와 흐보르로스토프스키가 연출한 로맨틱한 포즈는 딴 곳에서는 볼 수 없었던 장면이었다.
 
음반담당 한미아
>(hanmia@aladin.co.kr)
 
 
"얼씨구 좋구나"
채소밭 잔치
다시마 세이조 지음, 고향옥 옮김 / 우리교육
 
살아가면서 배우게 되는 것 중의 하나는 세상엔 의외로 많은 재능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재능들이 때론 너무 쉽게 사라진다는 것 또한. 재능이란 계곡의 조약돌 같아서 반짝반짝 빛을 내다가도 해가 지면 침묵하고, 때때로 물에 휩쓸려 사라지기도 한다. 열광도 그와 같아 대상이 사라지면 덩달아 지고 만다. 그리하여 열광의 대상을 잃고 식어버린 쇠처럼 단단해진 우리는 회의론자가 되거나 또 다른 대상을 찾아 고독한 길을 떠난다.
 
그것은 공허하고 따라서 우리에게는 친구가 필요하다. 빛나는 재능을 바라보느라 지친 눈을 쉬게 할, 수더분하고 편안한 친구가. 그리고 며칠 전, 나는 그런 친구를 만났다. 그 친구의 이름은 바로 <채소밭 잔치>.
 
처음에 책을 집어 들고는 조금 웃음도 나왔다. 촌스럽도록 강렬한 색상에 투박한 터치 거기다 채소밭이라니, 웰빙 유기농 바람도 한층 꺾인 이 마당에. 파티도 아닌 잔치는 또 뭐야? 하지만 한 장, 한 장 책을 넘길 때마다 나는 슬그머니 웃을 수밖에 없었고 마침내는 이 친구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사실 별 내용은 없다. 밭을 가꾸던 할아버지가 그것보다 더 중요한 일을 떠올린다. 그것은 바로 마을 잔치("아차, 오늘밤에 마을 잔치가 있는 걸 깜빡했군. 얼씨구 좋구나!"). 할아버지는 신이 나서 마을로 내려가고 남아 있는 채소들은 자기들도 잔치를 벌이기로 한다. 그리하여 채소밭 잔치. 이어지는 것은 말 그대로 흥겨운 잔치다. 당근이 튀어나오고 순무가 춤추는.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채소밭 잔치> 책을 만들자고 제안을 받았을 때, 채소들과 진심으로 마음이 통하면 아이들과도 통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채소와 진정한 교제가 이루어지지 않아 15년이 걸린 뒤에야 채소가 친구가 되었다. 아침에 일어나 이슬에 젖은 무우를 보면 섹시해 보여서 어젯밤에 남자친구 만났나며 물어보게 되고, 실제로 달빛 비치는 밤길에 남자 무우가 여자 무우에게 가는 것이 보였다. 내 책에서는 할아버지도 사람같지만 사실은 채소에 눈, 코, 입을 붙여서 나타냈다. 따라서 채소를 손쉽게, 경솔하게 의인화 시키지 않았다."
 
15년이라. 집안 사정상 고기 보다는 채소와 친하게 지냈던, 그러나 한 번도 채소를 진심으로 대해 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조금 반성도 했다. 하지만 역시 고기를 더 사랑하는 나로서는, 그냥 이 책을 그 정도 내곁에 두는 것으로 대신하고 싶다(물론 주식은 채소). 그런데 다시마라니... 다음 작품은 어쩌면 <해초류 한마당> 정도가 아닐까.
 
어린이담당 금정연
(stereo@aladin.co.kr)
 
 
"아마 늦은 여름이었을 거야"
돌이 아직 새였을 때
마르야레나 렘브케 지음, 김영진 옮김 / 시공사
 
돌이 아직 새였을 때. 가슴을 치는 작명센스를 가진 이 책은 마르야레나 렘브케가 만들어낸 아이들인 마티, 오스카리, 투오모, 레나, 페카, 소니아, 야코… 순서는 물론 이름조차 아리송한 여섯 남매(결국 일곱 남매가 됩니다)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로 이루어진 대가족의 이야기입니다. ‘돌이 원래는 새였다’고 믿는 아이 페카는 ‘제왕’ 절개로 태어나 아이들의 병원 어린이 ‘궁전’으로 곧바로 옮겨지죠. 손가락과 발가락이 붙어있고 머리가 어깨에 비딱하게 붙어있는 이 아이는 소아 병원에서 대수술을 받고서야 집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였을까요? 페카는 서슴없이 상대를 향해, 세상 모든 생명과 존재를 향해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아이입니다. 그런 페카의 행동에 아연실색하는 것은 외려 자신의 감정을 어찌 표현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의 몫이죠. 캐나다로 이민을 떠나려다 실패하고, 결국 자기들만의 작은 농장을 꾸려가는 이 대가족의 소동은 잔잔한 웃음을 짓게 하고, 그로 인해 서글픈 이야기들을 동정심 없이 바라보는 것이 가능하게 합니다.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이 가장 전통적인 사랑 이야기였다면, <돌이 아직 새였을 때>는 그저 즐거운 한 가족의 이야기일 뿐이죠. 페카는 과연 돌이 되었다가, 다시 새가 되어 날아오를 수 있을까요?
 
Jason Mraz - Waiting For My Rocket To Come
Jason Mraz 노래 / 워너뮤직코리아(WEA)
 
Jason Mraz의 두 번째 앨범 [Waiting for my rocket to come](제목도 귀엽죠)은 참으로 다양한 색깔을 가졌습니다. 다양한 장르를 뒤섞어 그 색채가 무척 혼란스러울 만 한데도 별로 어지럽지는 않죠. 어쨌거나 말랑말랑한 사랑 노래가 주를 이루니까요. 제이슨 므라즈의 본 실력은 랩처럼 빠르게 흘려버리는 멜로디와 제법 롸킹한 연주가 함께하는 흥겨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아니 어쩌면 다행일지도 모르는 것은 앨범에서 보여주는 정돈된 음악이 라이브에서 훨씬 커다란 힘을 발한다는 거였죠. 간만에 열린 페스티벌, 하루 종일 진흙탕에서 고생하고 찾아든 거대한 천막아래서 맥주와 담배, 수다와 좋은 사람들, 제멋대로 몸을 흔드는 군중과 흥겨운 음악은 므라즈의 음악으로 하나의 화음을 이루며 멋지게 울려 퍼졌습니다. 그러나 모처럼 방한한 뉴욕 씬의 총아들(스트록스)의 공연 시간과 겹쳤다는 것이 이 해사한 청년에겐 악재였나봐요. 공연 막바지에 결국 많은 사람들이 빠져나갔고, 저 역시 그 사람들 중에 하나였거든요. 물론 스트록스의 공연도 좋았지만, 미안한 마음을 지울 수는 없어서 이렇게. (홈페이지를 들러 보기도 했는데 이 친구, 한국행 비행기를 타기 전에는 개고기나 독도... 그런 문제 때문에 걱정이 있었던 것 같군요-_-) 빨간 야구모자를 뒤집어쓰고, 피크를 이마에 붙이기도 하고, 귀여운 춤도 춰주고, 무엇보다 열창으로 가시는 임들을 붙잡으려했던 제이슨 므라즈의 앞길, 부디 창창하길.
 
청소년.예술.종교담당 김재욱
(actually@aladin.co.kr)
 
 
"믿을 수 없게 아름답고 엄청나게 슬픈 이야기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조너선 사프란 포어 지음, 송은주 옮김 / 민음사
 
우리는 잠든다. 내일 아침 눈을 뜨면 곁에 있는 그에게 사랑한다고 말해야지. 그러나 우리는 알지 못한다. 바로 그 내일, 주변의 소중한 것들이, 사랑한다 말하려 했던 그가 흔적조차 찾을 수 없게 사라져버릴 거란 사실을.
 
조너선 사프란 포어는 9.11과 독일 드레스덴 대공습을 소재로 한 이 소설에서, 정치적인 면을 들어내고 개인적 차원으로 내려와 '남은 자들의 이후의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내러티브는 단순한듯 거미줄처럼 섬세하게 짜여있고 독특한 편집과 시각 효과 역시 인상적이다. 세 명의 화자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풀어놓는 이야기 속에서 길을 잃지 않기란 쉽지 않지만, 작은 조각조각들을 잘 맞추어가면 가슴을 꽉 메워 아무 말도 할 수 없게 만드는 지극한 슬픔과 마주할 수 있다.

9.11과 2차 대전을 이야기하면서 어떻게 정치적 관점을 배제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던질 수 있다. 그러나 작가는 아홉살 소년을 주인공으로 내세움으로써 알리바이를 마련한다. 소년에게 아버지의 죽음은 이제 더이상 세상에 '아버지는 없다'는 사실로 다가올 뿐이다. 무덤은 비어있고 아버지가 어떻게 죽음을 맞이했는지 알 수 없지만, 분명한 사실은 그가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그 사실을 어떻게든 받아들이고 계속 살아가야 한다는 것 뿐이다. 
 
익숙한 누군가의 존재는 부재함으로써 더 무겁다. 그렇게 부재의 무게를 이고 사는 법을 아홉 살 소년은 힘겹게 배운다. 그러나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상처는 언제나 새롭게 아프기 마련. 우리는 모두 소중한 누군가를 잃어본 자들이기 때문에, 소년의 슬픔을, 소년의 아픔을, 먼 길의 끝에서 드디어 터져버린 소년의 눈물을 진심으로 이해할 수 있다.
 
왜 내가 있는 곳에 너는 없는가. 왜 네가 있는 곳에 나는 없는가. 곁에 있으나 서로를 보지 못하는 사랑, 끝내 보내지 못한 백지 편지, 비어있는 무덤, 자물쇠를 갖지 못한 열쇠... 감당할 수 없는 슬픔에 귀를 막고 눈을 가리고 입을 꾹 다물어 보아도, 고통은 때로 시간을 이긴다.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은 너무 작고, 한편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란 세상에 없다. 그리하여 언제나, 스스로도 어찌할 수 없는 마음의 문제로 돌아올 뿐. 끊임없이 깁고 덧대어 성한 구석이라곤 한 군데도 찾을 수 없는, 그리하여 언제나 마음의 문제.
 
77년생 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 조너선 사프런 포어의 이름을 기억하게 만드는, 얼핏 평범한 이야기처럼 보이나 비범한 재능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믿을 수 없게 아름답고 엄청나게 슬픈 이야기.
 
문학담당 박하영
(zooey@aladin.co.kr)

 
 
"다섯 장의 CD와 DVD 박스 하나"
책과 달리, 음반은 7-8월이 비수기. 산으로 바다로 여행 떠나는 계절에 누가 음악을 듣겠는가. 특히 올해는 6월 월드컵의 여파까지 더해져 더더욱 신보 발매가 주춤했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귀를 간지럽히는 나름 괜찮았던 앨범들은 꾸준히 있었으니.. 간단하게 코멘트해본다.
 

 
1. 테시마 아오이 - 게드전기 가집 : 애니메이션은 그냥저냥이었지만, 삽입곡과 여자 주인공의 목소리를 맡은 이 10대 소녀의 앨범만큼은, 2006년 말까지 기억할 만한 좋은 곡들로 가득하다. 이미 여기저기 라이브 동영상이 소개되면서 점점 열기를 더해가고 있는 바, '목소리'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싶은 분들께 강력 추천. (솔직히 말하면, 얼마 전 일본에 놀러갔을 때 비싼 가격에 앨범을 사온 터라 조금 배가 아프다. 하지만 좋은 앨범이니 뭐...ㅠ.ㅠ)
 
2. Marc Anthony - Sigo Siendo Yo : 우리 나라에서는 리키 마틴의 아류 정도로 폄하되고 있지만, 마크 앤소니는 지금 가장 인기있는 살사 아티스트 중 한 사람이다. 이번에 발매된 스페인어 베스트 앨범은 영어 앨범은 비할 바 없을 정도의 뜨거움과 에로틱함으로 무장, 듣는 사람의 몸을 한없이 흐느적거리게 만든다.  이전 라이센스사 2002년에 되고 중단되었었는데 잊지 않고 발매해준 음반사 담당자에게 감사할 따름. 보답으로 이전 스페니쉬 베스트도 수입으로 하나 장만하겠습니다!
 
3. Patricia Barber - Mythologies : '이 음악을 들으면 파트리샤 바버에 중독되고 만다!' 라는 광고구를 보고 웃은 것도 잠깐. 한없이 깊고 처절한 이 앨범은 재즈의 범주에 넣기 애매하다 싶을 정도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다. 중독은 무서운 것. 덕분에 전작들을 열심히 거슬러 구입하고 있다; 이 앨범을 들을 때 <변신이야기>라도 같이 읽으면 느낌은 두 배! 무엇보다 cccd로 발표하지 않아 더욱 기쁘다. (왜 라이브는 cccd로 내서!! -_-)
 
4. Jessica Simpson - A Public Affair : 솔직히 말하면 3집 [In This Skin]은 별로였다. 나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그랬는지 이번 4집도 처음에는 미지근한 반응으로 여러 사람 걱정시켰었다. 하지만, 모든 세상일이 그렇듯 뚜껑은 열어봐야 아는 것. 말랑하고 깔끔한데다가 자신의 한계를 정확히 알고 작업한 곡들이 주는 기쁨이 예사롭지 않다. 특히 1번부터 5번까지 주루룩 이어지는 80년대 사운드의 홍수는...아아아! 개인적으로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의 신보보다 더 자주 듣고 있는 앨범.
 
5. Panic! At The Disco - A Fever You Can't Sweat Out : 워너의 8월 주력 팝 앨범은 패리스 힐튼. 하지만 AMG에서 별 넷 반(!)을 받았다는 이 앨범은 곡마다 편차가 심해, 그냥저냥 - 조금 아쉬운 감도 있었다. 패리스에 집중하면서 묻혀버린 안타까운 앨범 중 미국에서는 난리가 난 패닉! 앳 더 디스코를 잠깐 소개할까 한다. 킬러스나 폴 아웃 보이를 좋아했다면 필청해야 할 음반으로 멜로디 감각은 두 앨범보다 한 수 위. ipod 같은 휴대용 기기에 담아두면 언제 어디서나 울적한 기분 한 방에 날려줄 것이라, 장담한다.
 
6. 중경삼림 + 타락천사 : 중경삼림. 이 영화 이후 통조림의 유통기한을 유심히 살피고, 왕비의 앨범을 주주룩 사모았으며 임청하가 나오는 영화라면 아무리 졸작이라도 극장에서 관람하는 것을 철칙으로 삼았던, 그리고 무엇보다 왕가위라는 이름을 평생 존경심을 담아 부르기로 다짐했던 나에게 이 박스는 신이 주신 선물이다. 알토에게 큰 절이라도 하고싶은 심정.
 
p.s. 마감(?) 을 지나 도착한 밥 딜런의 Modern Times와 015B의 7집, 그리고 Paul Weller의 더블 라이브 앨범 또한 범상치 않은 아우라를... 왜 월말에 내서... 쯪쯪... 아쉽게 되었네.
 
음반.DVD담당 서현
(mirinae@aladin.co.kr)
 
 
"여름엔 여행서를"
올 여름은 정말 더웠습니다. 실제로는 작년이 더 더웠을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뭐 그렇습니다. 이번 여름도 여행서만 달고 살았습니다. 여름엔 밥이 잘 안 먹혀 면만 찾는 것과 같은 거겠죠. 매년 여름은 이렇습니다. 이번엔 5권을 찾아 읽었는데 뭐하나 빼기 섭섭할 만큼 다! 재미있었습니다.
 

 
*(순전히 개인적으로) 재미있었던 순서입니다.
 
아직 여권도 없고 해외여행도 가보지 않아서 다른 나라를 걸어 다니는 게 어떤 느낌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책을 읽는 내내 '언젠가 그곳에 도착하게 되면 여기는 꼭 가봐야지'라고 생각한 곳이 많이 있었습니다. NO.1은 아프리카 서부 나미비아에 있는 붉은 사막. 검붉은 사막 위를 낙타가 걸어 다니는 몽한적인 느낌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사막이 넓지 않아 길 잃어버릴 염려가 없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소중한 사람과 안전하게) 존경하는 홍은택씨의 멋진 도전도 기억에 남네요. 젊은 나이인 제가 다 부끄러웠습니다.
 
경영.경제.인생 강좌 45편
윤석철 지음 / 위즈덤하우스
 
여행서만 말하고 가면 섭섭하겠죠. 매년 발표되는 SERI CEO 추천도서가 올해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다 좋은 책들입니다만, 이 책을 목록에서 발견하고는 매우 흐뭇했습니다. <경영.경제.인생 강좌 45편>... 누군가가 "빨리 읽으면 절대 안 되는 책"이라고 했다는군요. 동감입니다. 천천히 읽을수록 더 많은걸 발견하는 매력적인 책입니다.
 
경영.컴퓨터담당 윤성화
(rain@aladin.co.kr)
 
 
"심심하면 외국어를 공부해요."
남들이 다 욕한다. 만약 친구라는 놈이 "심심하면 정석수학을 봐."라고 하면 정말로 친구와의 연을 다시 한 번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어쩌랴. 외국어담당 편집자여서도 아니고, 열심히 공부해서 어디 좋은 곳에 가겠다는 심산도 아니다. 그저 내가 없는 다른 곳에서 쓰이는 말이 궁금한 것, 그 뿐이다.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사람들이 본다면야 '맛보기' 수준에 불과하지만요. 그게 어디인가. 잡지화보 뺨치는 컬러풀한 편집과 배우급의 모델들 덕에 눈요기 톡톡히 하고 있는 중. 한 권을 처음부터 끝까지 본 후에는 간단한 여행회화 정도는 구사할 수 있을 정도이다.
 

 
저것만을 마스터하고 아주 약간의 금단증상에 시달리는 분들을 위해, 친절하게 권할 수 있는 다음 단계 시리즈이다. "저 시리즈를 모두 보고나면 유창하게 말할 수 있나요?"라고 묻는다면, 매우 죄송스럽지만 틀에 박힌 답만을 드릴 수밖에 없다. "하기 나름입니다."
 

 
영어공부를 하고 있다면 허전한 주말을 채워주기에 이 시리즈가 최적격일 것이다.
학습대상자를 굳이 따지자면 취업대상자, 직장인 정도이지만, 비즈니스영어 전반에 걸친 지식을 얻고자 하는 사람에게도 좋은 책이다. 비즈니스 영어를 분야별로 상세하게 나눠서 분권했기 때문에, 필요한 파트만 구입해서 봐도 된다.
 
그래도 주말이 못 견디게 허전하시다면  
당신의 주말은 몇 개입니까
에쿠니 가오리 지음 / 소담출판사
 
 
 
 
  
외국어.만화담당 김세진
(sarah2002@aladin.co.kr)
 
 
 
"옛날이야기 하나를 하겠다. 아무로 모르는 그 이야기를 지금 너한테만""
 
굽이치는 강가에서
온다 리쿠 지음, 오근영 옮김 / 노블마인
 
산도르 마라이의 <열정>과 닮아있다고 생각하며 읽었다. 유년기의 우정, 결정적인 비밀과 그것을 공유하게 된 사람들사이의 긴장, 끊임없는 추측, 질투와 사랑. 무엇보다 그 순간 이후 마음껏 가까워질 수도 마음껏 멀어질 수도 없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란 점에서.

<열정>을 읽을 때처럼 누군가를 생각했다. 누가 더 잘못했는지, 누가 더 솔직했는지, 누가 누구를 더 좋아했는지, 누가 누구를 질투했는지, 그때 그랬다고 해서 그 진심들이 아무렇지 않은 것이 되는 건지, 혹시 서로에게 기대할 것이 남아있지는 않은지...
 
"다 말할 수 없어도, 그 마음 다 같을 거라고 생각해."
 
그리고 책을 덮으면서, 소설 속 주인공들이 서로에게 그렇게 말하듯, 나 역시 이 말을 꼭 담아두었다. 흔들리고 후회하고 화내더라도 마지막에는 이 말만을 믿겠다고 마음을 단단히 해두었다. '그 마음'에 따뜻하고 아름다운 것들을 담고, 그걸 지키면... 서로에게 고마워할 날이 있을거라고 믿으면서.
 
사실 <굽이치는 강가에서는>는 <밤의 피크닉>만큼 섬세하지는 않다. 사건이 비일상적인 만큼 소소하고 살가운 공감을 이끌어내는 힘은 아무래도 떨어진다. 하지만 작가에 대한 믿음은 변함없다. 나는 이 작가가 초반부터 거침없이 집을 부수고 사람 몇을 죽인데도 결국은 인간에 대한 연민, 소중한 것들에 대한 소박한 옹호, 쓸쓸하면서도 따뜻한 삶에 대한 애정, 이야기의 힘에 대해 말할 것임을 믿고 있다.
 
덧붙여, '내 맘대로 좋은 책' 마감처럼, '일정 준수'에 시달리는 팍팍한 날이면 종종 온라 리쿠의 책을 꺼내들 것 같은 예감도^^ 온다 리쿠라면 두고온 시간, 그 시절을 함께 보낸 사람들, 그 풋풋한 마음을 언제든 되살려줄테니까. 그 마음이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테니까.
 
인문사회담당 김현주
(realsea@aladin.co.kr)
 
 
"이번에도 넷이라 죄송합니다"
 
혹시 '내맘대로 좋은책'을 계속 읽어오신 분이라면 기억해주실지도 모르겠다. 딱 1년전의 내맘대로에서, 나는 모험이라면 역시 사남매라고 쓰고, 아이가 넷인 가족을 찬미한 적이 있다. 아아, 1년이 흘렀어도 사람은 변하는 바 없어라. 나의 화두는 요즘도 넷이니 <팬더윅스>를 너무 재미있게 읽은 탓이다.
 
  팬더윅스
  진 벗설 지음 / 지양사
 
  팬더윅 집안의 네 자매가 보내는 여름 한철의 이야기다. 시원하고 부드러운 바람이 부는  
  여름 휴가지를 배경으로 소소한 사건들이 벌어진다. 포인트는 네 자매의 생활방식. 넷 서로
  간에 정해둔 갖가지 생활 방침들-언니들끼리의 한밤 회의라든가 언니라면 지켜야할 책임
  같은 것들-이 더없이 사랑스럽다. 책에 단점이 있다면 책이 끝날 때까지 막내의 이름이 '베
  티'인지 '배티'인지 모르겠더라,는 것 정도?!
 
지난 여름 이 이야기에 폭 빠진 나는 '역시 사남매보다는 네자매가 낫겠어'라고 혼자 끄덕끄덕하고 있는데... 어떻습니까, 다음 달에는 독신생활을 찬미한 소설을 읽어보는 것이 좋겠습니까?
 
편집팀장 이예린
(yerin@ala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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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06-09-13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돌아오셔서 반갑습니다. 격무에 시달리실텐데...아무때나 슬쩍 돌아오시라구요.^^

알라딘도서팀 2006-09-13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진/우맘 님~ 너무너무너무너무 머쓱해요 힝 ;;

게으름뱅이_톰 2006-09-13 2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은근히 기다리고 있답니다. 아무때라도 돌아오시기만 한다면 감사하지요.^^

프레이야 2006-09-13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특히 이예린님 반갑습니다.

chika 2006-09-13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잊을만할즈음 슬쩍,이지만 그래도 반갑네요;;;)
저도 어린이 담당이 바뀌어서 '어라?'했었는데... 팀장님 되신 이예린님, 괜히 더 반갑네요 ^^;;;;;;;;;;

이잘코군 2006-09-13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름과 함께 얼굴까지 보니 더욱 좋군요. ^^ 으흣.

별빛속에 2006-09-14 0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시 오셔서 반가워요. ^ ^

네꼬 2006-09-14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돌아온 '내맘대로' 완전 환영입니다! 새 편집장님, 축하드려요. 히히힛. 그럼 다음 달엔 하나가 좋은 이유를 듣는 건가요? =^^=

알라딘도서팀 2006-09-14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너무 반갑게 맞아주시니 마치 돌아온 탕아가 된 느낌이... 더욱 죄송하고 감사하고 민망하고 그렇습니다 ^^;;;

게으름뱅이 님, 배혜경 님, (생일주간이신) 치카 님, 아프락사스 님, 햇살박이 님, 고양이 님~ 모두모두 감사합니다. 다음 달에 꼭 뵙겠습니당 ^^

starla 2006-09-14 2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와 재밌어요~ 크하하
세진씨 성화씨 바뀐 사진도 멋있구요~

bksea 2006-09-15 1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아 번역가 김명남 님이시다!

paviana 2006-09-15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이페이퍼를 왜 이제야 봤죠?
돌아와주셔서 느무느무 감사해요.
담달에 꼭 꼭 뵈요.ㅎㅎ

알라딘도서팀 2006-09-15 16: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명남 님 / 아, 혹시 중구 중림동 설문, 우리가 사랑하는 번역자 1위로 꼽히셨던 그 김명남 님이신가요? 반갑습니다! 아시겠지만, 저희는 얼굴로 승부하잖아요~

paviana 님 / 무안한 기분에 스리슬쩍 돌아왔거든요 ^^;; 다음 달에 꼭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starla 2006-09-15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래 알라딘 편집팀은 미모로 뽑는...
가?
-_-

알라딘도서팀 2006-09-18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뽑은 사람이 제일 잘 안다는 ;

낯선바람 2006-09-18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돌아와서 반가워요. 여름에 문득 '왜 요즘은 그 재밌는 내맘대로가 안 보일까' 한참 궁금했답니다. 어디다 물어볼 데도 없고... 읽을 책들 주룩 메모하고 갑니다. 감솨~

알라딘도서팀 2006-09-25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사수자리 님! 감사합니다 ㅜ_ㅜ 다음 달에도 어김없이 찾아뵙겠습니다~

요다 2006-09-28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편집팀이 언제부터 자화자찬.. 자뻑의 대가였던가.. >.<
그나저나 예린씨의 날렵한 옆모습 반가워요~!

알라딘도서팀 2006-10-10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제야 보고 답글을~
팀이 그런 게 아니고 뿔난 송아지가 한 마리 있는 거겠지요~ 저희도 반가워요~^^
 

그것이 알고 싶다!
추리소설 편집자들의 세계

바야흐로 여름, 추리소설의 계절입니다. 연일 쏟아지는 신작 소식에 ‘이걸 언제 다 읽어!’, 비명소리가 절로 나오는 요즘인데요. 바로 그 추리소설 출판의 현장에서 열심히 뛰고 있는 편집자들의 모습과 생각은 어떨까요? 여기, 그들의 목소리로 직접 들어보세요. 
                                                                                                            (interview by 편집팀 박하영)


[전체 소개 페이지 보러 가기] >>

* 편집자와 독자의 접점을 찾아서, 시공사 편집자 윤영천

* 요괴 전문 출판사 ?! 손안의책 편집자 이주영

* 사시사철 곁에 있는 밥 같은 장르로, 황금가지 픽션 팀장 김준혁

* 대중들에게 보다 친근한 추리문학을 꿈꾸며, 해문출판사 대표 이경선

* 시선을 뗄 수 없게 하는 스릴러의 재미와 감동, 비채 편집자 박재영

* 스카페타.링컨 라임, 작가 전작주의를 지향하며, 노블하우스 편집장 정지연

* 세계 최고 추리소설을 출간한다, 영림카디널 편집이사 이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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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25 10: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카프리 2006-07-27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편집자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그 책을 만들기 위한 과정이 눈에 보이네요. 책을 읽기 전 책에 대한 이해를 조금이라도 더 높일 수 있어서 좋습니다. 다른 분야에서도 이런 인터뷰 보고 싶네요..

당면사리 2006-08-27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여기다 써야 하는거였나봅니다. 알라딘 편집팀 여러분, 이렇게 좋은 기획을 해 주시다니,,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세계 최고의 추리소설을 출간한다, 영림카디널 편집이사 이승원

#profile
지금껏 읽은 추리소설만 몇백 권 될 겁니다. 고전이랄 수 있는 애거서 크리스티는 단편과 희곡, 자서전을 포함해서 전부. 아무튼 추리거장들 작품은 거의 모두라고 할 수 있고, 그밖에 편식을 하지 않기 위해 여러 추리장르를 골고루 주류했다고 생각합니다. 단, 추리 본류를 좀 벗어나거나 최근 작품에는 좀 약합니다. 단, 최근 작품 중 ‘당연히’ 각국 수상작에 대해서는 훤~하죠.

Q. 영림카디널 블랙캣 시리즈를 간단히 소개해 주셔요. 이후 출간 방향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주세요.

A. 블랙캣 시리즈는 한마디로 세계 최고 추리를 지향하는 데 그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최고 추리’라는 개념에 대해서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요. 또한 고전과 현대물의 구분도 필요하겠고. 그래서 여러 가지로 고민한 끝에 일단 세계추리의 큰 시장이랄 수 있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그리고 아시아의 일본에서 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구성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또한 그중에서도 단편상, 신인상 등이 아닌 실질적으로 최고의 작품에 주는 상에 초점을 맞추기로 하고, 또한 과거 수상작도 배제하기로 했습니다. 항상 당해 연도의 수상작을 가능한 한 빠른 시일 안에 독자들에게 소개해서, 세계 추리의 흐름을 곧바로 느낄 수 있고, 또한 최고의 작품만이 줄 수 있는 즐거움과 감동을 선사하기로 한 것이지요. 앞으로는 여기에 다른 나라의 작품들도 포함시킬 예정입니다.

Q. 추리소설 편집자로 일하며 가장 즐거운 때는 어떤 때인가요?

A. 추리소설의 캐치프레이즈는 ‘살인을 통한 즐거움’입니다. 좀 서늘한가요? 인간의 본성에는 살인에 대한 욕망이 잠재되어 있다고 하네요. 아니, 살인이 아니라 파괴겠지요. 어떻든 그것은 문명화된 세계에서는 어떤 방법으로도 실현될 수 없습니다. 그것이 가능한 세계는? 게다가 말초적이 아니라, 지적이고 흥취가 있는 방법은? 두말할 것도 없이 책이죠. 그동안 많은 추리소설을 대하고 또 편집했습니다. 한때는 추리 거장들의 대형 작품에서 남들이 느끼는 것과 똑같은 감동에 매료됐었지요. 그러나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소소한 작품들에 숨겨져 있는 아주 작은 비밀들, 인간 본성에 핀 찌르듯 콕 하고 파고드는 바로 그런 요소를 찾아냈을 때, 그것을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마음에 밤새도록 잠을 설칠 때의 그 느낌!

Q. 독서 취향이 궁금합니다. 입사 이전에도, 평소에도 추리소설을 즐겨 읽으시나요?

A. 주로 영미권의 고전 작품을 읽어왔습니다. 셜록 홈즈나 모리스 르블랑은 물론 애거서 크리스티, 앨러리 퀸, S.S. 밴 다인, 윌리엄 아리이시 등은 거의 다 읽었습니다. G.K. 체스터튼의 브라운 신부 시리즈나 도로시 세이어즈의 윔지 경 시리즈, 페리 메이슨 시리즈나 P.D. 제임스의 작품 등도 좋아합니다. 존 르 카레, 제임스 힐튼, 그리고 현대추리의 한 분야라 할 수 있는 시드니 셸던이나 존 그리샴 등도 빼놓지 않았죠. 하지만 요즘 독서 취향은 좀 바뀌어 문학 고전과 인문서적을 많이 읽습니다. 그러나 추리에 대한 향수만은 늘 지니고 있기에 새로 나온 추리소설이라면 눈을 크게 뜨고 관심을 가져봅니다.

Q. 지금까지 자신이 펴낸 책 중 개인적으로 가장 애착이 가는 책이 있다면? 또는 작업한 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다면?

A. 블랙캣 시리즈 9번 <캘리포니아 걸>. 이 책은 사건 해결에 치중하는 소설이 아니라 1960년대 캘리포니아 어느 시골 사람들의 삶과 캐릭터의 생생함이 돋보입니다. 살인이 있고 범인을 쫓는 플롯도 있지만 무언가 모를 애잔함이 이 소설의 밑바닥에 흘러 그 감정이 마음에 들었던 작품입니다. 이러한 감정은 캘리포니아라는 공간, 1960년대라는 혼란의 시간, 주인공이라 할 네 형제들의 삶이 가슴에 와 닿으면서 생겨난 것 같습니다. 캐릭터 한명 한명에게 애정을 느끼게 된 작품이지요. 특별히 제가 캘리포니아 해변에 가서 직접 여러 감정을 느껴보았기 때문에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한 작품으로는 <와일드 소울>. 기막힌 대하드라마죠. 한번 읽어보실래요?

Q. 국내 추리소설 시장에 대한 의견이 궁금합니다.

A. (지금까지의 결과로만 말씀드리면 참담합니다. 저희 블랙캣 시리즈가 처음 나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판매된 양을 보면 앞으로 어떻게 이 시리즈를 이어갈지 고민스럽기만 합니다. 그러나 저희 출판사는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

추리소설을 사랑하는 일부 출판사의 일방적인 구애 덕분에 꺼질 듯 꺼질 듯하던 추리시장이 그래도 유지되어 오는 점, 기적 같으면서도 큰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추리시장은 항상 크게 잠재되어 있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단지 그것을 표면화시키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우면서도 또한 이것이 늘 미스터리입니다. 이웃 일본의 경우 추리시장은 우리의 상상을 불허합니다. 여기에는 외국 추리물이 아니라 일본 국내 추리물이 큰 견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만일 한국 추리작가들의 역할이 지금과 같다면, 당분간은 큰 기대를 하기 어렵겠지요. 늘 잠재된 역량만 존재하는 시장으로 남아 있게 될 겁니다. 가끔 상승곡선을 그리기도 하겠지만, 일부 출판사의 일부 작품에만 해당되겠지요. 한국추리작가들이여, 눈을 뜨시라! 잠에서 깨어나시라!

Q. 올 여름 추천하는 추리/스릴러 소설은?

A. <폭스 이블 (블랙캣 시리즈 5번)>을 추천합니다. 블랙캣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작품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작품입니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뒤를 잇는 추리작가인 미네트 월터스가 두 번째로 황금단도상을 받은 이 소설은 번역 수준에 있어서도 최근에 나온 어느 추리소설에 뒤지지 않을 만큼 단단한 문장입니다. 2001년 영국의 시골 마을 셴스테드를 배경으로 살인이 일어나고 밝혀지는 비밀, 그리고 끊임없이 서로를 경계하는 마을 주민 전체가 이 사건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과정이 탁월하게 묘사되었습니다. 거의 모든 캐릭터가 입체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생생하게 살아 있다고 할 수 있죠. 이 여름 독자들에게 자신 있게 추천합니다.

다른 출판사에서 나온 책으로 <결백 - 브라운 신부 전집 1>을 권해봅니다. 이 소설은 두 가지 점에서 차별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체스터턴이라는 꽤 알려진 가톨릭 교인이 피, 살인, 죽음 등 부정적인 이미지가 다분한 추리소설을 썼다는 사실이 첫 번째고, 탐정 역에 범죄하고는 너무나 거리가 멀어 보이는 신부를 설정했다는 것이 두 번째입니다. 자칫 재미가 반감되지 않을까 싶었지만 짧은 단편 하나하나에 긴장감이 살아 있고 캐릭터도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더군요. 전집 다섯 권이 부담스러우면 1권이라도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Q. 다음 출간 예정작을 독자 여러분께 자랑해 주셔요.

A. 2005년 영국추리작가협회 골드대거상(황금단도상)을 받은 아날더 인드리다슨(Arnaldur Indridason)의 <Silence of the Grave>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같은 작가의 대표작 <Jar City>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2006년 에드거상을 받은 제시 월터(Jess Walter)의 <Citzen Vince>와 일본추리협회상 수상작인 온다 리쿠(恩田陸)의 <Eugenia>, 그리고 2006년 영국추리작가협회 던컨 로리 대거(Duncan Lawrie Dagger)상을 받은 <Raven Black>이 소개됩니다. (영국추리작가협회에서는 작년까지는 매년 11월 초에 수상작을 발표했으나 올해부터는 6월말로 변경했고, 작년까지의 골드대거상을 올해부터는 던컨 로리 대거(Duncan Lawrie Dagger)상으로 명칭을 바꾸었습니다. 이것은 영국 유수의 은행인 Duncan Lawrie Bank가 스폰서하는 것으로, 세계 추리소설계에서는 최고 금액인 2만 파운드(3,800만 원 상당)의 상금이 수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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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dai2000 2006-07-25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랙캣 시리즈를 결코 포기하지 않으신다니 멋지세요..^^

상복의랑데뷰 2006-07-25 1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온다 리쿠(恩田陸)의 , <- < >안에 영어가 들어갔는지 무언가 빠진것 처럼 보이네요. 수정 부탁드립니다. ^^

알라딘도서팀 2006-07-25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 태그를 깜빡했군요. 수정하였습니다. ^^

오소리 2006-08-08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지니아..!!! 눈 빠지게 기대되는군요

무난격정 2007-06-04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폭스 이블 최고예요@
 

작가 전작주의를 지향하며, 노블하우스 편집장 정지연

#profile
추리소설을 읽어온 역사만 어언 20여년. YMCA 시청자 모니터 팀장을 하고도 남을 만큼, 고지식한 어머니의 ‘핍박’을 뚫고 <노란방>,<바스커빌 주택>과 <오리엔트 특급열차>안에서 노는 유년기를 거쳤음. 초등학교 5학년 때 학급 문고에 <세계의 명탐정 50인>이라는 책을 ‘반납해야하는 게 너무나 억울해서’ 연습장에 그 이름을 일일이 베껴 50인의 명탐정 파일북을 만들었던 일화가 있음.(그때 익혀둔 작가와 캐릭터 정보가 밥 값하는데 적잖은 도움을 주고 있음). 이대 국문과와 학보사 기자를 거쳐 잡지 기자로 10여 년 근무하는 동안, 에세이 청탁과 온갖 핑계로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작가 선생님들을 ‘알현’하는 영광을 누림. 그렇게 책과 저자 주변을 어슬렁거리다가 본격적으로 책을 만들어보고 싶어 출판계로 전업, 늦깎이 편집자로서 책 만드는 재미에 흠뻑 빠져있음.


Q. 노블하우스에서 출간하고 있는 추리. 스릴러소설 시리즈를 간단히 소개해주셔요. 이후 출간 방향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주세요.


A. 퍼트리샤 콘웰의 '스카페타 시리즈'와 제프리 디버의 '링컨 라임 시리즈'가 대표적입니다. 풍부한 해부학적 지식과 최첨단 감식 장비, 컴퓨터 데이터베이스로 무장한 채 지문 하나, 실밥 하나로 범인을 추적해내는 법의학, 법과학 스릴러 시리즈들입니다.

전 세계 1억만부가 팔린 전무후무한 데뷔작 <법의관>으로 시작된 스카페타 시리즈는 아직도 진행 중. 16년 세월의 향기가 묻어난 작품들은 단순한 범죄추리물을 넘어, 휴먼 드라마의 경지에 진입해 있습니다. 사지마비 천재 법과학자 링컨 라임과 빨강 머리 감식 경찰 아멜리아 색스가 등장하는 디버의 작품 역시 현대 과학으로 무장한 셜록 홈스식 추리과정과 엎치락뒷치락 하는 반전으로 국내에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노블하우스는 '작가 전작주의'를 표방해왔고 앞으로도 그 큰 방향은 유지할 예정입니다. 또한 앞으로는 더욱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살짝 귀띔하자면 로빈 쿡을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테스 게리첸의 메디컬 스릴러 작품, 독일이 제2차 대전의 승자라고 가정하고 쓴 로버트 해리스의 가상역사소설 <파더랜드>와 일련의 작품군, 그리고 영화 <장군의 딸>의 원작자이며,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작가인 넬슨 드밀의 작품들과 영화화가 확정된 의 작가 리 차일드의 작품은 물론 <백야행>의 감동을 능가한다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환야>와 미야베 미유키의 초기 걸작들도 출간 대기 중입니다.
 
Q. 추리소설 편집자로 일하며 가장 즐거울 때는 어떤 때인가요?

A. 추리소설 팬들 중에는 본인이 꼭 읽고 싶은 작품이 국내에 소개되지 않아, 원서로 읽는 열혈 팬들이 수두룩합니다. 그런 만큼 출간된 작품에 대한 애정은 참으로 각별합니다. 편집자로서 독자들의 그런 뜨거운 사랑을 실감할 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독자들이 보내주는 이메일과 편지를 읽어볼 때마다 흐뭇한 마음을 감추기 어렵다. 때론 이메일과 편지도 모자라 커다란 사탕 바구니나 선물을 보내주시기까지 합니다. (왠지 바라는 것처럼 보일 것 같은데, 그건 아닙니다. ^^) 특히 “더운 여름에 고생 많다.”면서, 꽁꽁 얼린 감을 소중하게 포장해 보내주셨던 독자분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Q. 독서 취향이 궁금합니다. 입사 이전에도, 또 평소에도 추리소설을 즐겨 읽으시나요?

어렸을 적부터 추리소설을 좋아했습니다.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코난 도일부터 시작해 에드가 앨런 포우, 모리스 르블랑, 애가사 크리스티, 엘러리 퀸으로 이어지는 궤적을 밟다가 사춘기 시절엔 프레드릭 포사이스에 잠시 빠졌었어요. 요즘 재밌게 읽고있는 건, 김탁환의 백탑파 시리즈입니다.
어쨌건 간에, 흥미진진한 범죄와 트릭이 있고, 지능적인 범인이 있고, 혹은 그 범인을 탄생시킨 괴물 같은 사회나 환경이 있고, 그 범인을 추적하는 매력 만점의 탐정, 형사가 등장하는 추리소설만큼 지적인 재미가 넘치는 소설이 또 어디 있는가. 이런 추리소설을 단지 여름휴가용으로만 한정짓는 건 너무 아깝다고 생각합니다.

Q. 지금까지 자신이 펴낸 책 중 개인적으로 가장 애착이 가는 책이 있다면? 또는 작업한 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다면?

A. <법의관><사형수의 지문>으로 이어지는 '스카페타 시리즈'를 아무래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처음 이 시리즈를 런칭했을 때 역자 선생님과 담당자들이 흘린 피땀에 대해 말하고 싶어요. 오래된 신문, 인터넷, 에이전시, 절판된 책을 바탕으로 작가에 대한 모든 정보를 찾아낸 것은 물론 본문에 등장하는 생소한 법의학 용어를 정확하게, 그리고 대중이 이해할 수 있도록 번역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생소한 영어 표현과 슬랭에 시달리던 번역자 선생님은 법의학 사전과 의학 사전을 끼고 살아야 했고, 그 결과 스트레스성 탈모증(?)에 시달릴 정도였으니…. 그런 철저한 스터디로 단련되었기 때문일까. 이제 담당 편집자는 혈액 추정에 쓰이는 루미놀이나 잠재지문을 보라색으로 드러나게 만드는 시약인 닌히드린 등은 우습게 아는(?) 준전문가가 되었답니다.
 
Q. 국내 추리소설 시장에 대한 의견이 궁금합니다.

A. 추리소설의 본고장이라는 영국이나 현대 추리 작가들이 포진한 미국, 아니 ‘에도가와 란포상’이 있는 이웃나라 일본만 봐도, 소설 부문 베스트셀러의 8할을 차지하는 건 크라임 픽션, 이른바 추리소설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도 문학의 변방에 추리소설을 놓아두고 있습니다. 셜록 홈스 시리즈나 애가사 크리스티 전집이 얼마 전에야 비로소 완역되어 나온다는 것만 봐도 그렇지요. 다행히 요 몇 년 사이에 절판된 작품이나 미 번역 작품이 다량 출판되고 있고, <다 빈치 코드> 열풍이 불러온 팩션 붐이 자연스레 추리소설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어 반갑습니다. 또 추리소설을 내는 브랜드들도 속속 생겨나고, 또 자리를 잡아가는 추세. 지금은 비록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진 않지만, 조만간 국내에서도 추리소설이 인기를 끌게 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Q. 올 여름 추천하는 추리/스릴러소설은?

A. <외과의사>를 추천합니다. 무더운 여름날의 보스턴. 자궁이 도려낸 채 죽은 여자들의 시체가 발견됩니다. 이 시체들은 3년 전 애틀랜타와 사바나에서 벌어진 일련의 살인극을 떠올리게 하고, 언론은 해부학적 지식과 매끄러운 수술을 시행하는 이 범인을 ‘외과의사’라 부릅니다. 3년 전 유일한 생존자였던 응급실 여의사 캐서린 코델은 다시금 범인의 표적이 되고, 토마스 무어와 제인 리졸리 형사는 그녀를 열쇠삼아 사건을 해결하려 하는데…. 로빈 쿡을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전직 의사 출신 작가 테스 게리첸이 쓴 메디컬 스릴러로 독일의 의학 관련 추천 도서 사이트에 의대생을 위한 필수 도서로 올라가 있을 만큼 긴박감 넘치는 수술 장면과 정확한 세부 묘사, 범인의 독백이 등장하는 독창적인 플롯이 한번 잡으면 도저히 손을 놓을 수 없게 만듭니다.

다른 한 권으로 <지푸라기 여자>를 추천합니다. 추리소설 애호가라면 누구나 한번쯤 꿈꿔볼 완전범죄. 그러나 그 완전 범죄가 나를 대상으로 꾸며졌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신데렐라처럼 신분상승을 꿈꿨던 여주인공 힐데가르트의 몰락을 통해 동정 없는 비열한 세상을 맛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예요.

Q. 다음 출간 예정작을 독자 여러분께 자랑해 주셔요.

A. 기발한 상상력의 질주- 이사카 고타로의 <종말의 바보>를 조만간 선보일 예정입니다. 소행성이 떨어져 8년 후에 지구가 멸망한다는 발표가 있은 후 5년 뒤. 공포와 패닉 상태의 혼돈이 서서히 가라앉는 시기, 센다이 힐즈 타운에 사는 가족들의 여덟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만약 지구 멸망이 3년밖에 남지 않는다고 한다면, 당신은 남은 날들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멸망하는 마지막 순간에 당신은 누구와 함께 있겠는가? 피해갈 수 없는 죽음 앞에서, 일상의 행복을 지금 그대로 유지하는 그들을 통해 작가가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보는 동안, 당신은 이전보다 조금 더 행복해지고, 더 의미 있어진 일상을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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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 2006-07-25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이사카 고타로의 신작 너무 흥미진진하겠는걸요~ 설정도 독특하고, 아마 이 작품 역시 매력적인 작품일것 같습니다. CSI시리즈를 좋아해서 그런지, 법의관이라는 작품도 호기심이 생기네요. 본콜렉터의 원작이 그렇게 유명한 시리즈인줄도 몰랐는데, 이외에도 많은 정보를 알게 되서 좋네요. 편집장님이 걸어오신 추리소설 역사도 참 대단합니다. ^^

집사 2006-07-28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작주의... 좋습니다~

꾸리 2006-07-30 0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더욱 열심히 하겠습니다. ^^

당면사리 2006-08-27 1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스카페타 시리즈 1편을 처음봤을때 뒤에 해설이 너무나 자세히 많은 분량이 할애되어 있어, 대단하다, 이 출판사 !! 하고 감탄해 마지 않았는데, 역시 이런 숨은 노고가 숨어있었군요.. 정말 굉장한 해설이었습니다

비로그인 2007-07-30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좋아하던 책들이 이런 여러분들 덕분에 나오게 되네요. 감사합니다. 그저... 지금처럼만 쭈욱 계속되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