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은 잔인한 달이라지만, 꽃구경이니 뭐니 기분 좋은 일도 마구 일어날 것 같은 달이지요. 편집팀도 한 달 내내 북적였습니다. 이번 달에 올라온 페이퍼를 읽다가 눈썰미 좋은 분은 알아차리실 것 같지만요. 뉴페이스 두 분이 들어오셨구요, 편집장님은 훌쩍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나셨어요. 아직 콜렉트콜로 전화가 오지 않은 것을 보니 잘 지내는 것 같아 다행이네요.
이번 달은 모양새가 약간 다릅니다. 4월 23일이 무슨 날인지 알고 계셨나요? 무려 '책의 날'이었답니다. 알라딘 편집팀에서 거하게 축하...하려다가 상황이 여의치 않아 소소한 이벤트를 준비했어요. '책에 대한 10문 10답'. 편집팀원들 모두 성실하게 답해주셨습니다. 사실, 저희는 알라디너의 대답이 더 궁금해요. 여러분의 답변을 댓글로 들려주시겠어요? 기대하겠습니다! :)
*덧: 문의하신 분이 있어 추가합니다. 마감일은 5월 25일, 댓글로도 충분히 쓰실 수 있는 분은 댓글로, 이미지 등을 넣어 길게 써주실 분은 페이퍼로 작성해주신 후, 페이퍼 주소를 올려주시면 되겠습니다.
[책에 대한 10문 10답]
1.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깔끔하게 한 줄이면 더 좋고, 길게는 두 줄 정도까지요.
2. 일 년에 몇 권 정도 책을 읽으세요?
3. 지금까지 읽은 책 중에서 (어떤 의미에서건) 가장 충격적이었던 책은?
4. 읽는 도중 3번 이상 웃었다, 라는 책이 있습니까?
5. 자신과 닮았다고 생각하는, 또는 닮고 싶은 책 속 인물은 누구인가요?
6. 이 작가의 책만큼은 챙겨 읽는다, 누구일까요?
7. 남에게 선물로 줬던 책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나요?
8. 소장하고 있는 책 중 가장 고가의 책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9. '책은 나의 oo(이)다'. oo는?
10. 이번 달에 읽은 책 중 '내맘대로 좋은 책'은 어떤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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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08년 4월 입사한 편집팀 신입사원 이승혜입니다. 반갑습니다.
2. 120권 안팎.
3. <내 친구>(작가 에마뉘엘 보브)란 프랑스 소설. 황홀했습니다. 제 문학적 이상형과 완벽히 일치하는 소설이었어요. 카라멜맛 소설. 내가 좋아한다고 말하기 부끄러울 정도로 못난 주인공이 나오는 소설. 꿈의 소설. 가장 단순하고 완전한 형태의 소설. 이 소설과 만나게 된 경로를 떠올리면 너무나 아찔하고, 그건 정말 우연이어서 충격적인 소설입니다.
4. 롤랜드 플리켓, <코파기의 즐거움 - 손가락 하나로 만나는 해방감>. 제목만 봐도 아시겠죠?
5. <럼두들 등반기>의 등반대장처럼 살고 싶어요. 백치처럼.
6. 문학평론가 이명원. 어느 책에선가 '깊고 맑고 치열한 글'이라는 구절을 읽었을 때 자연스럽게 떠오른 사람. 그런 글을 쓰는 사람. 2001년에 쓰신 <해독>이란 비평에세이를 가장 좋아합니다. 신간이 곧 출간된다는 소식 듣고, 요즘 무척 들떠 있습니다.
7. 상대방의 반응 때문에 기억에 남습니다. 저보고 응큼하대요. 제목 <남자의 성해방>, 지은이는 소설가 양석일.
8. <민따이 소장 우표 카달로그 - 우표로 보는 영화사> 25000원. 어디 소장님이신지는 잘 모르겠어요. 러시아 사람이고, 이름은 민따이 우떼쁘베르게노프이고 우표를 무진장 수집한 것 같고... 아, 또 엘비스 프레슬리랑 성룡 우표가 아주 많은 걸 보면, 그 두 사람의 팬이었던 것 같습니다.
9. 책은 나의 쾌락이다.
10. 이번 달에 읽은 책 중 '내맘대로 좋은 책'은 어떤 것일까요? 쓰카 고헤이의 <비룡전>. 대학에 입학한 첫 해 봄을 너무 생각나게 하는 소설. 미안해 보고싶고.
1. 어렵게 대학 졸업하고 사회로 뛰어든 지 한 달 남짓 지난 20대 후반의 남자임.
2. 팔자 좋던 시절에는 백 권 정도, 만사 꼬이던 시절엔 열댓 권 정도로 왔다갔다...
3. 고딩때 접한 콜린 윌슨의 <아웃사이더>. 책 한 권이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말은 사실이다.
4. 논란이 있는 책이지만, 어쨌든 박민규의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참고로 나는 근래 7년간 8888577위를 기록한 롯데 자이언츠의 팬이다. 인천 야구에 동지애와 더불어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5. 신뢰할 만한 친구에게 물어본 결과 마루야마 겐지의 단편 <만월의 시>에 나오는 주인공하고 비슷하다고 한다. 정말? -_-;
6. 보네거트까지 천국에 가 버렸다... 남은 사람은 이스마일 카다레와 짐 크레이스.
7. 받은 사람이 너무 좋아해줘서 행복했던, 이완교의 <머꼬네 집에 놀러 올래?>.
8. 구입가로 치면 케네스 코브레의 <포토저널리즘>, 헌책 시세로 치면 커트 보네거트의 <자동 피아노>와 조셉 헬러의 <캐치-22>
9. 밥줄.
10. 본의 아니게 테마 독서를 했던 한 달.
안토니오 스쿠라티의 <생존자>는 근래 읽은 가장 지독한 소설이었다. 교육 잘 받고 열성적이고 '자신이 누구인지를 잘 아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버전의 <이방인>이라도 봐도 좋을 듯싶다. 학교 총기 난동 사건을 두고 세상의 모든 이론들(정신병리학이니 사회구조론이니 광신도니 하는)을 하나씩 무너뜨려가는 주인공의 무거운 발걸음은 마치 느릿느릿한 묵시록을 보는 기분이다.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이 해체되고 난 장소에는 정말로 아무것도 없다. <이방인>의 시대가 아직도 시적 흥취를 부여잡고 있었다면, <생존자>는 그조차 없다. 성실한 탐구 끝에는 아무것도 없는 무간지옥 뿐이다. 정말로, 이미 우리는 잘못된 길을 너무 오래 걸어온 것인지도 모른다.
하필 우연히 이어 읽은 책이 아우슈비츠 수용소장의 옥중 회고록인 <헤스의 고백록>이었다. 다른 나치 간부들과 마찬가지로 그 역시 성실하고 군인 정신에 투철한 남자에 불과했다. 그의 수기에 나오는 가장 많은 구절은 바로 "(괴로움에도 불구하고)내 자신이 더욱 냉철하게 보이도록 노력했다." 였다. 하나의 시스템 속에 들어간 인간이 어떻게 충실한 부품으로 변화해가는지, 차라리 총살보다는 가스가 나았다고 덤덤히 중얼거릴 수 있는 인간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에 대한 우울한 메모다. 사회가 인간을 만든다고? 그것은 '형성'이 아니라 '제조'에 가까운 뜻일 것이다.
그리고 (또 하필) <나쁜 기업>을 이어 접했다. 인간 대상의 생체실험, 최대한의 노동력 착취, 자원 강탈, 폭력, 암살... 루돌프 헤스는 나치라는 '악마의 꼬리표'라도 달았지만, 인류를 위한다는 휘황찬란한 문구를 달아놓고 벌이는 대기업들의 횡포 역시 대량학살만을 제외하고는 그와 별 다르지 않다(물론 대량학살 자금을 대 주긴 한다). 이들 대기업들이 제3국가들을 상대로 형성한 노동력 착취 시스템은 마치 저 아우슈비츠 수용소장이 간절히 원하던 '상식적인 유태인 이용'이라는 꿈의 완성을 보는 듯하다. 죽이는 것보다는 써먹는 게 여러모로 나아요. 좀 더 인간적이기도 하고요...
극장에 마땅한 영화가 없어 어제 DVD방에서 본 영화가 또 하필 <도그빌>이었다. 영화를 보고 나서 후배와 20자평을 교환했다. 나는 "인간은 종자가 글러먹었다." 라고 말했다. 유진 오닐의 희곡과의 연관성 블라블라, 혹은 인간이라는 단어를 대중 혹은 군중으로 바꾼다고 뭔 차이가 있겠나 싶다.
쓰고 보니 가관이다. 전혀 희망에 가득 찬 신입사원스럽지 않잖아! -_-;
나는 원래 이렇게 우울한 사람이 아니다. 진짜다. 못 믿겠으면 주위의 트랄화마도르 인들에게 물어보시길. 그리고 덤으로 인류의 미래도 물어 주시길. 그 사람들은 다 알고 있으니까.
p.s:아참참. <생존자>의 엔딩이 '그래도 희망'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아니다. 오히려 내가 본 가장 지독한 배드엔딩 중 하나다. 어디가 그러냐고? 물론 소설 자체의 텍스트에는 그 마수가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소설이 끝난 날짜를 보라. 악몽은 시작에 불과했던 것이다. 우리는 잘못된 길을 너무 오래 걸어와 버린 것인지도 모른다.
1. 얼마 전 MBTI 검사를 해보니 INFJ형이라고 합니다.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가치를 중심으로 생각한다. 스스로도 매우 복잡한 사람들이다. 매사에 심각하다." 너무 잘 맞아서 놀랐습니다.
2. 일주일 1.5권 * 4주 * 12개월 하니 대략 72권 정도 나오네요. 이중 1/3은 반만 읽고 1/3은 한번 읽고 1/은 두 번 정도 읽습니다. 모든 책에 똑같은 시간을 할애하기 보다는 마음을 잡아 끄는 책을 2번 3번 되새기며 읽습니다.
3.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돈에 대해 가지고 있던 기존 관념을 깨트린 책.
4. <나를 부르는 숲> 처음 볼 때는 계속 웃으면서 읽었는데 최근에 다시 읽어보니 어디서 웃었는지 기억이 잘 안나네요.
5. 닮고 싶은 사람은 짐 로저스. 자유분방함, 열정, 뚜렷한 신념, 투자에 대한 통찰 등 모든 면에서 매력적인 인물입니다.
6. '챙겨 읽었다'로 답한다면 시오노 나나미, 양귀자, 김석철, 무라카미 하루키, 빌 브라이슨, 홍은철, 요시모토 바나나, 에쿠니 가오리, 홍은표(천하무적 홍대리)를 들 수 있겠네요. 요즘은 특정 주제로 찾아 읽다 보니 거의 안 겹치는 편입니다.
7. 책 선물을 거의 하지 않아서요...
8. 벤저민 그레이엄의 현명한 투자자. 3만 2천원입니다.
9. 휴식.
10. 최근 구본형의 <세월이 젊음에게>라는 책을 읽고 저자를 과소평가했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반성하는 의미로 전작들을 찾아서 읽고 있습니다.
1. 세상 고민 다 짊어 진것 같은 시기도 있었지만 지금은 결혼 고민만 하고, 주말에 청소 보다는 게임기 앞에 먼저 앉고, 달리기를 시작 한지 2년 정도 되었지만 아직도 10Km 만 뛰면 힘들어하는 알라딘 대리 입니다.
2. 계획은 1주에 한 권씩 해서 1년에 48권입니다. 1년을 52주로 계산하기 보다, 한 달을 4주로 구성되어 있다고 생각하고,한 달 4주 x 12개월로 계산해서 48권이 목표;; 이나 구입하거나 선물 받는책으로 1년에 쌓이는 책은 비슷한것 같기도 하지만, 보았다고 할 수있는건 30권 정도 인 것 같습니다.
3. 어찌보면 단순한 주제일텐데. 글을 쓰는 사람에 따라서 이렇게 많은 독자들을 흥미롭게 만들수도 있구나 하는 면에서 <서재 결혼시키기>(지호)
4. 평소에도 잘 안 웃습니다.
5. ...
6. 임지현 <민족주의는 반역이다>를 본 이후 부터...
7. 언젠가 언론 어쩌구 이야기하는 자리에서 몇 번 본적 없는 사람에 읽고 고집 좀 꺽였으면 하는 기분으로 그냥 준책. <어느 저널리스트의 죽음>(후마니타스)
8. <만들어진 신>(김영사) 세트로 묶으면 <로마인이야기 15권>이 1등..
9. 별똥별. 소원을 비는 대상이기 보다, 원하는것과 비슷한 어떤 상황을 볼 수 있어서.. 어찌보면, 하늘에서 뚝 떨어진 별똥별 이기도 합니다. 제가 서점 다니면서 밥벌이 할 줄은 전혀 몰랐으니.
10. 사물을 대할때나 음악을 들을때 ,당시의 기분이나 상황에 따라서 같은 것을 보고도 같지 않은 착각이 들때가 있지요. 저는 <책을 읽는 방법>(문학동네) 을 보면서 '일 잘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책의 리뷰를 보면 같은 생각을 하고 계신 분은 없더군요.
1. 상당히 부실한 기억력에 경이적 길치, 잦은 싫증으로 주로 민폐를 끼치는 캐릭터.
2. 끝까지 읽는 책은 30권 미만입니다.
3.
<위대한 개츠비> - 순수한 감탄.
<존재에서 존재자로> - 이해할 수 없는 책도 있다.
<자기 앞의 생> - 읽은 줄 모르고 3번 읽는 책도 있다.
<존재의 불행> - "덕성이란 '좋은 것을 행하는 데' 있지 않고 '잘 해나가는 데' 있다."
4.
닉 혼비의 <피버 피치>, 더글러스 애덤스의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커트 보네거트의 <타이탄의 미녀>, 에프라임 키숀의 <피카소의 달콤한 복수>, 우디 앨런의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쓰레기 같은 세상>, 최근엔 쑤퉁의 <마씨 집안 자녀교육기>.
5.
생각하는 - <개인적 체험>의 버드 (무력감 면에서)
닮고 싶은 - <삐리리~ 불어봐! 재규어>의 재규어 준이치.
6. 오에 겐자부로, 로맹 가리, 닉 혼비
7. 이제 보니 없습니다.
8.
<Pocket Penguins Boxed Set> (세트 포함)
<앙리 카르티에-브레송, 그는 누구인가?> (낱권)
9. 왕년엔 여가 / 최근엔 짐
10.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을 읽지 않은 탓에 반신반의했는데 읽고 보니 <네 탓이야>는 아주 괜찮은 소품이었고, 주인공 ‘하무라 아키라’는 근래 만난 캐릭터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친구였다. 무엇보다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마음에 든다. 딱히 신뢰는 하지 않지만, 그래도 애정은 버릴 수 없다는 식의. 막무가내 냉소주의도, 얼빵한 온정주의도 아닌 보통 사람. 전에는 왜 영웅 내지는 반영웅만 고집했는지 반성도 하게 되었고... 시리즈가 계속 나온다니, 몽매 기다릴뿐.
1. 알라딘에서 어린이/유아 분야를 담당했고 5월 부터는 인문/사회 분야를 담당하게 될 금정연입니다. 역촌2동 반지하 방에 기타 1대, 오디오 1대, 노트북 1대와 함께 먼지 쌓인 책과 CD 사이에서 서식하고 있습니다.
2. 직업상 읽는 책은 좀 세기가 곤란하네요. (특히나 유아 그림책을 포함해서 카운트한다면...!) 순전히 개인적인 관심에서 읽는 책들로 한정하자면 60~70권 내외?
3. 네 권만 꼽을게요. 까뮈 <이방인>, 오에 겐자부로 <치료탑/치료탑 혹성>, 커트 보네거트 <타이탄의 미녀>, 이탈로 칼비노 <우주 만화>.
4. 커트 보네거트의 (<마더 나이트>를 제외한) 모든 책. 우디 알렌의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쓰레기 같은 세상>. 어린 시절의 기억을 더듬자면... <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 정도?
5.
닮은 캐릭터 : <삘릴리 불어봐 재규어>의 피요히코
닮고 싶은 캐릭터 : 가난하고 덜 자란 남자들의 아이돌, 필립 말로...
6. 너무 많아서... 커트 보네거트, 레이먼드 카버 정도로 해둘까요. 물론 번역되길 기다리고 있을 뿐이지만. 김연수 씨도 추가. 지금은 오에 겐자부로의 마지막 작품을 기다리고 있어요.
7. <타이탄의 미녀>! 이제 더 이상 구할 수도 없어요.
8. 문학, 예술을 맡고 계시는 김재욱 씨가 선물해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그는 누구인가>가 일단 가장 고가인 것 같고요, 낱권으론 구할 수 없는 세트까지 한 권의 책으로 칠 수 있다면 <Pocket Penguins Boxed Set>?
9. 노코멘트.
10. 개인적으로 책에 밑줄을 그으며 읽지 않는 성격인데 (책을 아껴서가 아니라 똑바로 줄을 못긋는 선천적 수전증 때문에...) 그럼에도 꼭 밑줄을 긋게 만드는 책은 바로 융의 책.
<자연의 해석과 정신>은 언제나처럼 그의 거대한 구상에 백배 공감하고, 세세한 방법론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 책이었습니다. 특히나 동시성의 원리를 설명하기 위해 점성술을 끌어들여, 홀로스코프의 결혼좌상과 실제 결혼의 상관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실제 180쌍의 홀로스코프를 표로 나열한 부분에서는... orz
그렇지만 그의 '의미있는 연관', 즉 '동시성 이론'을 제가 감히 부정할 수 없는 것은 바로 그의 책을 읽고 있던 도중 홍대의 한 카페에서 언제나 생각했지만 또한 생각지도 못했던 오에 겐자부로의 <동시대 게임>을 만나게 되었다는 것! 동시성 이론과 동시대 게임, 융과 오에 겐자부로의 그 결정적 만남을 달리 뭐라 설명할 수 있을까요? (물론 도킨스 님하라면 입에 거품을 무시겠지만요...)
그리하여 <동시대 게임> 역시 내 맘대로 너무나 좋은 책! 성, 장애, (그 장애와의) 공생, 구원/치유, (구원의 공간으로) 우주, (자신의 기원으로) 시코쿠 마을 등 오에가 전 생애를 걸쳐 천착하고 있는 그만의 주제들 중에서, 시코쿠 마을을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는 이 작품은 글쎄, 같은 주제를 다룬 <만연원년의 풋볼> 보다 훨씬 더 흥미롭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신화에의 집착과, 기원에 대한 희구로서 쌍둥이 누이에 대해 '나'가 품고 있는 성적 열망. 그야말로 오에란 말이죠. 하아, 정말이지.
1. 안녕하세요, 제 소개가 뭐 그리 중요한가요.
2. 만화책도 포함한다면 400권은 넘고요. 차별하는 것은 아니지만 권수가 너무 많으니 만화책 제하면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읽는 책은 100권 내외 정도요. 분야 막론, 길이 막론, 저자 막론입니다.
3. 성경. 저는 무교입니다. 충격적이었던 이유에 대해서 언급해봤자 그다지 좋은 소리 들은 적이 없어서 스킵하렵니다.
4. 너무 많은데요; 책이 재미있어서가 아니고 종종 떠오르는 생각 때문에, 아니면 그 책을 두고 주변사람이 한 이야기가 떠올라서 웃을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종종 오해를 사기도 하고요. <망량의 상자>를 읽으면서 웃는 사람은 누가 보더라도 좀 섬뜩하겠지요.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요. 작가 쿄고쿠 나츠히코(<우부메의 여름>, <망량의 상자>)가 만들어낸 인물 교고쿠도가 하는 이야기를 듣다보면 어딘지 모르게 통쾌해서 웃음이 나온답니다. 우디 앨런, (알라딘이 사랑해 마지 않는) 빌 브라이슨은 누구나 아실테지요. 전대미문, 두 개의 알라딘리뷰가 붙은 <우리는 몰바니아로 간다>는 지금까지도 베스트입니다.
5. 자기 입으로 말하기 참 벌쭘하군요; 미군기지에 사는 사람 같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습니다.
6. 전작주의는 조금 퇴색했습니다만. 구매리스트를 찾아보니 또 쏠쏠하네요;
일반-어슐러 K.르 귄,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폴 오스터, 쿄고쿠 나츠히코, 에리히 캐스트너, 우디 앨런, 보르헤스, 닉 혼비, 프리모 레비, 로버트 홀드스톡, 헤닝 만켈, 빌 브라이슨
만화-유시진, 나가노 마모루, 아다치 미츠루, 마츠모토 토모, 오카노 레이코, 니노미야 토모코, 모치즈키 미네타로, 우라사와 나오키, 이토 준지, 카미조 아츠시
7. 남에게 선물로 줬던 책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나요?
없습니다.
8. 이 질문 사실은 제가 만들었는데, 막상 대답하려니 참 궁핍하네요. 중고샵 오픈하고 자취집에 가지고 있는 책을 30% 팔아치웠거든요. 본가에 있는 책이 그나마 비싼 것이겠네요. 원서 중 'Duden 독일어 사전' 시리즈를 종류별로 가지고 있습니다. 권당 4~5만원은 족히 줬고, 전집 10권 내외 정도로 가지고 있어요.
9. 필요악.
10. 어마어마한 상금을 거머쥐었다는 작가의 <스타일>, 재기발랄하지만 저는 너무 나이들었는지도. 무려 아마존 베스트에 올랐다는 <폐허>. 덕분에 방에 둔 화분에 물주러 가기도 겁날 정도로 식물 공포증이 생기고. S사 영업자분이 부끄러워하며 한 권 주고 가신 <우리는 천사의 눈물을 보았다>와, 친애하는 H양이 선사해주신 <헝그리 플래닛>. 화장실에서 읽을 생각을 했다니, 부끄러울 따름. 문득 눈에 들어온 <국화와 칼>. 일본땅 한 번 밟아보지 않고 쓴 이 일본보고서 덕에 저자는 비난과 칭송을 한 몸에 받았다지요. 사려깊고 신중한 문제제기 방식은 개인적으로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괴테의 <친화력>은 근 10년 만에 다시 손에 들었습니다. 인간과 인간 사이에 생겨나는 우호적인 감정을 친화력이라고 일컫지요. 괴테가 이 작품을 두고 한 말이 걸작입니다. '이 작품의 모든 것은 내가 체험한 바이지만, 어느 한 줄도 그대로 싣지는 않았다.'라고요.
1. 매일같이 정장 차림을 하고 굳은 인상으로 온종일 모니터를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지요. 혹자는 일만 하는 로보캅 같아 보
였다고도 하셨지만, 알고보면 털털하고 재미있는 사람(특히 먹는 본능에 가장 충실한;;)입니다. 편집팀에서 유일하게 청바
지가 없고, 유일한 아줌마이기도 하지요. 앗. 세 줄이다;;
2. 찬찬히 따져보니, 정독하는 건 50 여권인 듯,, 반성 좀 해야겠습니다.
3. 의미있게 산다는 것, 지식e, 설득의 심리학, 빵가게재습격, 렉서스와 올리브나무..
충격적이었던 이유는 모두 제각각였습니다. 머리를 탁 치며 깨달음을 주었다던가, 또는 황당무개해서라던가..
4. 우습게도 심각한 독서를 해야할 것 같은 강박이 조금 있는지라, 딱히 이렇다할 책이 떠오르진 않네요.
아, 근래 읽은 책 중에는 '완득이'가 생각납니다. 똥주선생이 죽길 간절히 원하는 완득이의 기도 대목.
이번에 안 죽여주면 나 또 옵니다 라며 하나님을 협박하는 완득이. 참 웃긴 놈이다 싶었지요.
5. 닮았다고 생각하는 인물은 글쎄요. 닮고 싶은 책 속 인물은 많습니다.
빨간머리앤, 워렌버핏, 칼리피오리나, 한비야..
6. 꼭 그런 작가가 있는 거 같진 않은데, 최근 몇년간 그래도 이 작가들 책을 좀 본 거 같아요.
에쿠니가오리, 이외수, 김 훈..
7. 직업 상의 이유로도 작가사인을 직접 받을 기회가 종종 있었는데, 공지영 작가의 사인을 받아 친구에서 선물했던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나이먹는다는 것에 조금 더 당당하고 의연해 질 수 있었다며 활짝 웃던 친구의 모습이 떠오릅
니다.
8. 본가에 있던 세트물을 모두 챙겨오지 않아서인지 그다지 비싼 책은 없는 거 같습니다.
The 20th Century Children's Book Treasury (Hardcover)/정가 \44,000 이 개중 제일 고가네요.
9. 책은 나의 마음안정제다. 요새들어 유난히 지치는 날이나 정신이 산란할 때 더욱 독서의 힘에 기댔던 거 같습니다.
때로는 책이 밥벌이의 지겨움으로 다가오는 날이면 참으로 서글퍼지지요.
10. 강력한 4월의 슬럼프 속에서 나를 건져내 준 '4시간'.
제목에 낚여서 잠깐 읽어볼 생각에 집어와 버리는 바람에 Y MD를 잠시 당혹케 하기도 했지만, 정말이지 깨달은 게 많은
책이었습니다.
간만에 편한 마음으로 후딱 재미나게 읽은 '완득이',
멋진 그녀 '칼리 피오리나, 힘든 선택들',
나쁜 사마리아인을 읽기 전 다시 꺼내본 '쾌도난마 한국경제'.
아직도 '나 좀 읽어봐' 하는 책들이 많기도 하네요. 5월의 시작을 다시 힘차게 계획해 보는 밤입니다.
1.이현아입니다.
2. 대충 백권. 주로 소설요. 매년 목표가 백 권인데, 이렇게 목표를 세워두면 연말에 가까워질수록 마음이 급해져요.
3. 빌리밀리건 (다니엘키스), 引きこもる若者たち(시오쿠라유타카,은둔형외톨이에 관한 책)
4.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성석제)
5. 모르겠어요
6. 아사다 지로, 따뜻함이 전해져서 좋아요.
7. 고르기가 어려워서 책선물은 거의 안하고요, '주120파운드로 사는 런던 생활술' 이라는 일본책을 밑줄 그으면서 본 후 친구에게 주었는데, 그 친구도 밑줄 그으면서 읽은 후 또 다른 사람에게 주었대요.
8. 전공책? 처음부터 끝까지 읽은 전공책은 한권도 없는데, '책꽃이에 꽃아두고 보는 것 만으로도 뿌듯하다' 는 선배의 말을 믿고 되팔지도 않고 끌어안고 있어요
9. 가방 속 필수품. 안읽을거라도 꼭 두 권 정도는 들어있어야 마음이 편해요
10. 슈샨보이(아사다지로), 언제나처럼 따뜻했어요. 격투하는자에게동그라미를(미우라시온) 사놓고 안읽은 원서들 읽겠다고, 이번달에 꺼내놓은 책만 일곱권인데, 그 중 유일하게 끝까지 읽은 책이라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