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의 겉과 속 3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6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대형할인마트에서 통근버스가 사라지자 사람들은 대형할인점의 소비가 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주부들이 가장들을 할인점으로 끌어들이면서 이제 대형할인점은 가족들이 나들이하는 장소로서의 성격을 가지면서 한국인의 라이프스타일을 변화시켰다. 백화점과 24시간 할인점은 이에 맞서 더욱 공격적이고 절박한 판매공세를 펴야만 살아남는 현실이 조성되고 있다. 그 변화된 시장 현실에서 지역 수퍼마켓이나 상인이 살아남는 길은 연합하여 대형 할인마트를 만들거나(농협하나로마트처럼) 유기농이나 특화된 상품을 만들어서 판매하는 것이다. 물론 이런 움직임도 운이 좋을 경우에만 성공한다. 하나로마트같은 경우 경영에 대한 마인드없이 영업의 부실을 초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에서도 세계적인 스타들이 많아지고 있다. 한류를 타고 일본에서 유명 배우가 된 배용준과 최지우를 비롯해서 많은 한류 스타들과 박지성과 설기현 이영표를 비롯한 축구 스타, 박찬호, 김병현, 추신수 등의 메이저리그 야구선수들, 그리고 일본에서 활약중인 승엽짱까지...국내에서도 스타 영화배우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사람들은 "당신, 너무 돈 밝히지 말아."라고 직접 모 연예인 앞에서 말하는 현상까지 생기게 되었다. 물론 자신들의 피나는 노력과 실력 그리고 시장에서의 수요를 무시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내 한 달동안의 피나는 노력의 대가가 박찬호의 손끝을 떠난 공 하나가 포수의 글러브에 박히는 짧은 순간의 보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나도 모르게 올라오는 '울컥'을 제대로 다스릴 수 없다.

인터넷을 이용한 디지털 산업의 성장도 눈부시다. 이번에 수원에서 받았던 KDI연수에서 모 젊은 선생님들이 작은 노트북에다 휴대폰을 연결하여 언제 어디에서건 인터넷을 활용하여 여러 가지 정보를 주고 받고 정리하는 모습을 보면서 보다 디지털이 삶 속으로 밀착된 모습을 신기하게 쳐다보아야만 했다. 물론 나도 휴대폰을 사용한 문자메세지의 문화를 이어가고는 있지만 변화의 속도와 삶과의 밀착이 도저히 현 세대들을 따라갈 수 없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대중문화의 큰 흐름 두가지는 세계화로 인한 대형화 현상과 디지털화 현상이다. 물론 거기에는 세상 변화의 흐름이 담겨 있고 비판만 하기 이전에 왜 그런 현상이 나타나게 되고 그것이 가진 장점이 무엇인지를 우선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우리 나라에서 일고 있는 이런 대중 문화 현상에는 간과할 수 없는 문제점들이 심각하게 도사리고 있다는 저자의 뼈아픈 충고를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대형화되고 스타시스템화되버린 우리의 대중 문화에서는 건전하고 예술성있는 문화가 빛을 보지 못하고 사장될 수 있고 중소 영세 상인이나 중소 영세 문화 생산자의 노력과 땀이 결실을 맺지 못하고 정당한 경쟁도 하지 못한 채 사장될 수 있는 위험이 있으며 천박한 대중주의가 유포되어 국민들의 질의 저하가 유도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또한 무분별하게 디지털화되고 있는 문화 현상 속에서는 건전한 성찰과 반성없이 인간의 수치스러운 탐욕과 욕망을 무분별하게 표출함으로써 타인과의 의사소통의 단절을 가져온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우리가 대중문화의 수동적 소비자로서 전락하지 말고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소비자로서 대중문화에 관심을 갖고 시민으로서 정치에 참여하는 것처럼 대중 문화에 대한 소비자로서의 주권을 행사할 때에 비로소 우리 사회의 대중문화의 격은 한층 상승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우리 삶에 밀접한 대중문화의 겉 모습 이면에 놓여진 속 모습에도 주목할 수 있는 성찰의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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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림 2006-08-16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준만은 '인물과 사상'에 나온 글만 조금 읽어 본 수준인데 님은 어려운 책을 많이 읽으시네요.^^

달팽이 2006-08-16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렵다는 마음없이 용감해서인가요?

파란여우 2006-08-17 1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에서도 여전히 어마어마한 각주를 달았겠죠?
그렇다면 강준만의 대중문화 속성은 '미디어가 지닌 편집'의 효과를
극대화하는데 여실히 드러난 셈이라 여겨집니다.
허긴, 현대의 모든 문화는 짜깁기라는 말이 생각나요.
그건 그렇고 저처럼 '꽃을 든 남자'도 좋아하고,
생상의 '서주와 론도카프리치오'도 좋아하는 사람의 속성은
무엇이라 불러야 하나요? 짬뽕? 아, 저녁에 날씨도 꾸물꾸물한데
얼큰한 짬뽕에 거시기 한 잔~
아, 원래 이렇게 댓글 달려는게 아닌데....아시죠 제맘?^^

달팽이 2006-08-19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대중문화에 대한 여우님의 생각과 문화를 향유하는 여우님의 취향이 꼭 궁합되어야 하나요?
여우님이나 나나 세상 기준으로 무어라도 구분짓기 힘든 존재라는 게 우리들의 취약점이죠...
하지만 그게 바로 장점일 수 있다는 생각...
물론 우리만 그런 것은 아니죠...ㅎㅎ
나 지금 술김에 댓글 답니다.
일종의 음주운행이죠..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