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파한 후 몰운대 쪽으로 차를 몰았다.
그런데 아파트 단지 사이에 허연 연기가 가득 찬게 아닌가?
불이 났나?
길은 지나가고 새로운 아파트 단지에도 뿌연 연기는 가득...
무엇일까?
몰운성당 앞에 있는 전망대에 서서야 비로소 그 정체를 알았다.
남해 바다 가득히 밀려오는 해무...
몰운대를 덮고 아파트 단지를 덮고 있었다.
눈 앞에 지척으로 보이는 도요등은 해무에 완전히 가려 어깻죽지만 드러내고 있었다.
지율 스님을 만났다.
얼굴이 좀 보기 좋아졌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장기간 단식으로 신장이 좋지 않아 부은 것이란다.
성당을 내려오는데 난간에 몸을 의지해서 천천히 내려오는 모습이 아직은 완쾌가 멀었음을 보여준다.
운무 뒤로 해지는 풍경이 좋은 찻집에서 스님의 이야기를 듣다가 길을 나섰다.
바다 위로 거대하게 드리워서 이동하던 운무도 저녁햇살에 흩어지고....
몰운대의 일몰도 멀어져간다.
주위에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다.
운무는 다 어디로 갔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