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같은 하루를 치르고 난 후 늦은 밤에 음악을 듣는다.

책을 들었다가 그저 음악이 듣고 싶었다.

안데스 음악

첫 곡부터 마음을 애절하게 하는 곡이다.

'슬픈 구름'의 제목을 가진 이 음악은 에콰도르 음악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세상을 떠나면 그 뼈를 깎아 만든 악기로 연주를 하는데 그 악기 이름이 케나이다.

요즈음은 대나무로 만든 케나를 부른다.

 

<아무도 아무도 없이>

 

아무도, 아무도 없이 나 홀로 남았네.

초원의 외로운 꽃일 뿐인 그녀와 그녀의 슬픈 그림자.

 

너무도 걱정스러워 입에서 케나를 뗐네.

그녀의 목소리가 잘 들리도록

너무 많이 울어 그녀 목소리가 쉬었네.

 

삶이 이럴 수가 있을까!

길은 모두 사라지고 나를 감싸주던 것들은 죽고 없네.

모든 것이, 모든 것이 사라졌네.

 

(채집, 번역 : 호세 마리아 아르게다스)

 

오늘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이었다.

느티나무 아래를 아이의 손을 잡고 걷는데

잎새를 울리며 지나가는 저 바람소리와

소리도없이 내리쬐는 한결 뜨거워진 햇살도

고독이라고 하는 공통의 영역을 지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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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6-05-01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왔어요
돌덩어리처럼 굳은 얼굴로 면사무소 갔다 왔더니 다정하게 반겨주는 책 한권에
잠시 마음을 적십니다. 걸어오는데 벚나무 연초록 잎사귀가 얼마나 예쁜지 몰라요.
나긋나긋해진 마음으로 책 속의 그림을 들여다 봐야 할텐데...
참 고마워요.
참참...^^

달팽이 2006-05-01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인연 되었다 생각하니 마음이 좋군요..
외유에서 돌아오셨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