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같은 하루를 치르고 난 후 늦은 밤에 음악을 듣는다.
책을 들었다가 그저 음악이 듣고 싶었다.
안데스 음악
첫 곡부터 마음을 애절하게 하는 곡이다.
'슬픈 구름'의 제목을 가진 이 음악은 에콰도르 음악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세상을 떠나면 그 뼈를 깎아 만든 악기로 연주를 하는데 그 악기 이름이 케나이다.
요즈음은 대나무로 만든 케나를 부른다.
<아무도 아무도 없이>
아무도, 아무도 없이 나 홀로 남았네.
초원의 외로운 꽃일 뿐인 그녀와 그녀의 슬픈 그림자.
너무도 걱정스러워 입에서 케나를 뗐네.
그녀의 목소리가 잘 들리도록
너무 많이 울어 그녀 목소리가 쉬었네.
삶이 이럴 수가 있을까!
길은 모두 사라지고 나를 감싸주던 것들은 죽고 없네.
모든 것이, 모든 것이 사라졌네.
(채집, 번역 : 호세 마리아 아르게다스)
오늘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이었다.
느티나무 아래를 아이의 손을 잡고 걷는데
잎새를 울리며 지나가는 저 바람소리와
소리도없이 내리쬐는 한결 뜨거워진 햇살도
고독이라고 하는 공통의 영역을 지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