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허물 하나

터진 껍질처럼 나무에 붙어 있다.

여름 신록 싱그런 혀들 사방에서 날아와

몸 못 견디게 간질일 때

누군들 터지고 싶지 않았을까?

허물 벗는 꿈 꾸지 않았을까?

허물 벗기 직전 매미의 몸

어떤 혀, 어떤 살아있다는 간절한 느낌이

못 견디게 간질였을까?

이윽고 몸 안과 밖 가르던 막 찢어지고

드디어 허공 속으로 탈각

간지럼 제대로 탔는가는

집이나 직장 혹은 주점 옷걸이 어디엔가

걸려 있는 제 허물 있는가 살펴보면 알 수 있으리.

한 차례 온몸으로

대허하고 소통했다는 감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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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3-08 2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허물말고 보이지 않는 허물이나 벗고 싶네요. 퍼가요.

달팽이 2006-03-08 2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허하고 싶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