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헌의 사주명리학 이야기 - 우리 문화 바로 찾기 1
조용헌 지음 / 생각의나무 / 200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제 둘째 아이의 출산일이 가까워온다. 천천히 아이의 작명을 준비해야 한다. 이번에는 좀 더 성명학에 대한 기술뿐만 아니라 사주명리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입문서로 읽을 수 있는 책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지난번 서점에서 '조용헌의 사찰이야기'란 책을 보다가 이 사람이 동양학하는 사람이구나 하고 눈여겨보았고 인터넷 검색 중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사주명리학 하면 의례히 길거리에서 점보는 사람들이 생각난다. 당사주 네가지에서 오행을 추출하여 거기에 맞춰서 이름을 짓고 운명도 가늠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서 그렇게 작명하고 점보는 사람들도 불과 몇 달 공부해서 막 점보거나 이름짓는 사람부터 일생을 주역과 사주명리에 걸고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또한 나아가서 자신의 영달을 위한 사주풀이나 예언보다는 타인을 위하고 세상을 이롭게 하는 마음가짐을 가지면서 자신을 비워낼 때 비로소 참된 역학을 할 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흔히 잡스러운 학문이며 일반인이 좀 꺼려하는 부분이기도 한 동양학은 경희대와 원광대에서 한의대가 생김으로써 제도권으로 편입된 부분과 최창조 교수의 풍수지리로 인정을 받은 분야와 아직은 미신의 영역으로 남아있는 사주명리, 굿, 점 등의 많은 영역이 남아있다. 그동안의 급격한 산업화와 서구화의 물결로 이젠 그 전통의 맥마저도 끊어지고 있는 실정에서 우리 문화의 하나로서 사주명리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벗어버리고 소중한 우리의 문화유산으로서 자리매김할 필요가 있으며 나아가 5000년이 넘게 이어온 인류의 지혜와 예지가 담겨 있는 동양학의 하나로서 우리들에게 새로운 수용과 창조를 필요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할 수 없다.

  사실 작명서도 그러했지만 음양오행이나 주역책들이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지난번에 시윤이 이름을 지을 때에도 천체에 대한 난해한 그림에서부터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으며 서너번 반복해서 읽어내려갔지만 내용을 전체적으로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전체속에 부분이 있고 부분 속에 전체가 있다는 격언처럼 천, 지, 인이 모두 어떤 인연의 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주명리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주역과 음양오행, 사주명리를 전체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고 그 이해 속에서 보다 거시적인 시각과 미시적인 시각을 골고루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이 책은 일반인이 알기 쉽게 쓰여져있으면서도 강호동양학의 역사와 중요한 인물들에 대해 틈틈이 설명하고 있고 우리 나라의 근대사에서 한국적인 동양학의 체계를 수립했던 사람들에 대해서도 잘 보여주고 있다. 나아가 나같이 관심은 좀 있으나 어떤 방법으로 공부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고전에 해당하는 책들과 그 책의 의미에 대해서도 잘 설명해준다. 인터넷 검색으로 몇몇 책들을 찾았으나 절판된 것이 많았고 하지만 구할 수 있는 책도 없지는 않았다.

  둘째 아이의 작명을 계기로 다시 들게 된 역학에 대한 공부가 조금은 더 깊어졌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저자를 만나게 되어서 예전에는 몰라서 이책 저책 그냥 손에 잡히는대로 구입했던 것이 이젠 공부할 방향이 좀 잡혔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어떤 분야에서든 대가들끼리는 통한다는 말이 있듯이 역학의 대가들도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고 그 마음을 비워서 진리가 자신을 통해 드러나게 했다는 점에서 구도자와 같은 길을 걸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속인인 나는 이 분야의 책을 읽어나가면서 기술을 익힌다는 생각보다 구도한다는 생각을 버리지 않는 것이 또한 보잘것없는 재주로 남들을 현혹하지 않는 길임을 알아야겠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로드무비 2006-01-25 0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윤이라는 첫째아이 이름도 참 좋네요.
건강한 출산과 함께 멋진 이름 짓는 것도 성공하시길!^^
(이 책 저도 사놓고 아직 읽지 못하고 있답니다.)

달팽이 2006-01-25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방학때 집에서 간간히 볼 수 있는 영화추천도 감사하구요..

비로그인 2006-01-29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작년 겨울에 읽었던 책이었는데 재미있었던 것 같습니다. 직접 이름을 작명하신다니 대단하시네요.막상 직접 이름을 짓는 것이 생각보다 참 어려운 일일 것 같네요. 새로 태어나는 아이의 사주와 미래와도 조화를 이루어야 하니..성공하시길 바랄게요^^

달팽이 2006-01-30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는 것 없는 저로서는 잘짓는다는 마음없이 그저 좋은 마음써서 짓는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자식의 이름을 좋게 지어 자식이 잘 살아가기를 바라는 그 마음이 더욱 중요한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거든요...
아뭏튼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