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여치 한 마리 길을 가는데

내 옷에 앉아 함께 간다

어디서 날아왔는지 언제 왔는지

갑자기 그 파란 날개 숨결을 느끼면서

나는

모든 살아있음의 제 자리를 생각했다

풀여치 앉은 나는 한 포기 풀잎

내가 풀잎이라고 생각할 때

그도 온전한 한 마리 풀여치

하늘은 맑고

들은 햇살로 물결치는 속 바람 속

나는 나를 잊고 한없이 걸었다

풀은 점점 작아져서

새가 되고 흐르는 물이 되고

다시 저 뛰노는 아이들이 되어서

비로소 나는

이 세상 속에서의 나를 알았다

어떤 사랑이어야 하는가를

오늘 알았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달팽이 2005-12-05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를 잊어서
이 세상을 품는
사랑
그런 사랑
나는 오늘
사랑이 무엇인지를
읽었다.

가시장미 2005-12-05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팽이님 이벤트 진행 중입니다. 참여해 주시길... ^-^

달팽이 2005-12-06 0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가시장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