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고 싶다 밭 가운데 무너지는 무덤, 마른 쑥풀 비석 세우고 이승으로 내려와도 더운밥 한술 뜨지 못하는 당신을 만나고 싶다 산에서 내려온 질경이 아카시아 들쥐에게 온몸내주는 그대의 이력을 얘기해주오 볕바른 산중턱, 이속의 억수비에도 물길 걱정 없는 그곳 버려두었으니 당신의 한평 누운 자리는 허물어지는 목, 들일과 당신이 부린 집짐승과 농사 일지를 기억해주오 서러울 것 없다 바람 얌전하고 망자여, 이 세상 저물녘에 둥근 집으로 지고 들어간 것은 무엇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