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시대 - 우리는 정말 이건희를 알고 있는가?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5년 8월
평점 :
절판


  왜 이건희에 대해 우리는 알아야 하는가? 현재 한국은 삼성열풍에 휩싸여 있다. "삼성에게 좋은 것은 한국에게도 좋다." "삼성이 만들면 표준이 된다." "한국의 대외경쟁력보다는 삼성의 대외경쟁력이 더 강하다."라는 말들은 우리 사회에서 삼성의 위력을 실감하게 해주는 말들이다. 순이익 100억불로 소니와 GM 등 세계의 유수기업들을 깜짝 놀라게 했던 삼성의 변화엔 이건희가 있었고 그의 특별하고도 독창적인 경영방식과 사내의 지배적인 카리스마가 있었다.

  삼성과 이건희에 대한 평가는 극단으로 나뉘고 있다. 하지만 긍정적인 평가가 비판적인 평가를 압도하는 경제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대학을 졸업하는 학생들의 존경하는 기업인 1위, 취직하고 싶은 회사 1위를 차지하는 삼성은 이미 한국 내의 가장 엘리트들이 선호하는 직장이 되었고, 그 엘리트들이 입사하고 나서부터는 철저한 교육을 통해 삼성맨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이건희의 카리스마에 복종하게 되고 자신의 창의성은 말살하게 된다. 그가 한국의 1인당 GDP를 올림으로써 국가경제의 성장과 회복에 기여한 공은 노무현의 경제정책으로 이어져 노무현 정부와의 밀접한 관계는 더욱 밀접해졌고, 그의 지배력은 경제를 넘어 언론, 문화, 사회, 정치 전반에 걸쳐 제왕적인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

  강준만 교수는 이러한 삼성과 이건희에 대한 기존의 극단적이고 고정관념화된 평가를 최대한 탈피해서 객관적으로 서술하려고 노력하였다고 서두에서 밝히고 있다. 그래서 이건희의 성장과정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그 환경 속에서의 이건희의 성격의 형성과 이병철의 후계자로 선정되는 과정에서의 권력다툼과 음모들의 과정속에서 자신의 보호하려는 욕구와 그것의 시스템화는 이건희라고 하는 인물의 성장과정에서 가진 외로움과 두려움 그리고 공포가 그를 어떤 성격으로 만들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그를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삼성이 우리나라 국민에게 가진 고용효과와 경제적인 영향력을 무시할 수는 없다. 비록 그가 이중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마음이 단순히 자신의 치부와 권력욕만으로 삼성을 이끌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더구나 경쟁이 치열한 국제 경제 환경 속에서 앞으로 10년 또는 20년을 내다보는 업계의 현실에 끊임없이 변화해가고 발전해가기 위해 그가 쏟는 노력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제왕적 카리스마가 한국사회에 끼친 악영향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기업의 재벌적 소유구조와 그것의 세습이 가지는 여러 가지 문제들과 기업내 상명하복의 위계적 질서와 민주주의적 의사결정의 부재는 이건희 후의 삼성의 앞날을 여러 가지 면에서 걱정하게 한다. 뿐만이 아니다. 기업의 영향력이 문화, 언론, 교육, 사회, 정치 전반에 확대될수록 참된 삶의 의미와 가치 사회내의 불평등과 위화감 등도 무시할 수 없는 문제로 남게 된다.

  기업 내의 제왕적 카리스마와 사원들에 대한 창의력과 상상력의 요구라는 이중적이고 모순적인 태도는 삼성에게 있어서나 이건희에게 있어서나 해결되지 못한 이중적인 모순이다. 하지만 유심히 살펴보면 그것은 정치적으로는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거나 사회적 정의를 외치면서도 경제적으로는 자신의 잇속을 다 챙기려고 하는 우리들의 자화상이다. 삼성이 그렇게 많은 돈을 들여 이건희와 삼성의 영향력을 확장시키려고 하는 통로는 바로 우리들의 마음속에 자리잡은 이중적인 성격을 통해서라는 사실을 우리는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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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5-09-12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책 오늘 받았어요.
앞의 몇 장을 읽고 있습니다.
나중에 님의 리뷰를 커닝할 생각입니다.^^

달팽이 2005-09-12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저는 여우님의 마음을 커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