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하는 첫 날이다.
아침에 아파트 단지에서 떠드는 소리에 잠이 깨어 다시 잠이 오지 않았다.
조용한 시간에 앉아 책을 읽는 것도 좋을 것이라 생각하여 서재로 갔다.
육조단경을 펼쳐 들고 책 속으로 들어갔다.
읽던 도중 문득 조주 스님의 '무'자 화두가 생각났다.
있다 없다는 상대적인 세상을 떠나 모든생각이 사라진 자리
성성한 화두 하나로 깨어 있는 자리
그 자리가 본래 내가 가진 자성
조주 스님의 무자 화두 하나가 모든 삿된 법을 깨뜨린다.
집을 나서니 훌쩍 높아지고 푸르러진 가을 하늘이 드러난다.
강버들 사이로 비치는 오랫만에 보는 강풀 그 사이로 도도히 흐르는 물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