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고 미루던 썩은 이를 치료하러 가던 날,

치과에서는 의사선생님이 "좀 더 늦었으면 이 몇 개는 뽑아야했겠군요.."한다.

누워서 쇳날이 돌아가며 썩은 이를 갈면서 신경을 건드리는 아픔이 온 얼굴로 전해진다.

이 정도의 아픔에도 내 마음은 가벼운 혼란이 인다.

마취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픈 것은 어쩔 수 없다.

스케일링까지 하고 앞으로의 치료계획을 쭈 욱 듣고 나니

그동안 내가 이를 함부로 다루었다는 반성이 든다.

술마시고 집에 오는 날이면 쓰러져 정신잃기가 수시이고,

어쩌다 집안 일로 밤 늦은 날에는 그냥 누워버리기 일쑤이고,

그렇게 돌보아지지 못한 이가 이제는 '나 이렇게 되었다.'한다.

'날 이렇게 반이나 들어내어 버리면 어떡하냐? 아유, 흉측해라...."

그러는 이에게 내가 미안한 생각이 든다.

하지만 치열이 바르지 못해 언제 시간과 비용들여

교정을 하지 않는 이상 늘 조금씩 썩게 될 것이라는 의사의 말처럼

교정을 해야 하는데 그게 늘 이에 쇠붙이를 붙이고 다니는 게

게으르고 뭔가 붙이고 다니는 것을 싫어하는 내가

늘 미루고 미루던 일이다.

헌데 이런 일을 또 겪고 보니

이제 띠우고 덮어씌우고 하지 않는 온전한 이들이

또 언제 나 차례인가? 하고 불안해 하는 것 같다.

마음먹고 2학기 때에는 치아 교정을 시작해야겠다.

이들아, 너무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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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5-08-25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리곤 시간이 흐르면서 다시 잊혀지던 이...(제 경험담입니다)^^
잘 치료하세요.^^

달팽이 2005-08-25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