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우리가 만나서
서로에게 고통뿐일지라도
벗이여 어서 오게나
고통만이 아름다운 밤에
지금은 우리가 상처로
서로를 확인하는 때
지금은 흐르는 피로
하나되는 때
움푹 패인 수갑 자국 그대로
고통에 패인 주름살 그대로
우리 총칼에도 굴하지 않고
어떤 안락에도 굴하지 않고
오직 서로의 상처에 입맞추느니
그것이 이 어둠 건너
우리를 부활케 하리라
우리를 부활케 하리라.
아, 그 시절 인연
뭔가를 위해 나를 잊었던
또 다른 날들의 기억
역사도
민중도
사랑도
그 무엇으로도
행복할 수 있었던 날들
나 이제 여기
그 무엇으로
행복할까
세상 모두를
다가져도
채워지지 않는
삶의 빈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