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 잠언 시집
류시화 엮음 / 열림원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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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잠언 시집이다.

유명한 사람들의 유려한 사고와 상상력의 기록이라기 보다는

삶을 바라보고 관찰하는 눈으로 오랫동안 들여다보아 일종의 깨달음같은 것을

짧은 한 줄의 글로 남겨 놓은 것이다.

때로는 그런 글들이 모여 긴 시가 되기도 하지만

역시 그런 시도 단 한 줄로 줄일 수 있다.

자연의 변화와 그 속에서의 삶의 이치를 깨닫는 사람들이라면

농부든, 어부든 글자를 모르는 문맹이라도

자신의 온 삶을 녹여내어 한 줄의 잠언으로 만들어낸 것이라면

우리는 그 속에서 우리 가슴에 녹아드는 한 편의 시를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시란

내 몸과 자아를 녹여내리는 단 한 편의 시

그것이 목적이 된다.

단 한 편의 시면 족하다.

내 온몸을 녹여 삶의 진실을 순간에 드러낼 수 있는 그런 시

한 편이면 모자람이 없다.

류시화 시인이 이 시집을 엮은 이유도 그러하다.

비록 이름없이 세상의 어느 한 조각 땅을 밟고 평생을 살아왔다고 할지라도

자신의 삶을 완전히 담아내는 단 한 줄의 말

또는 단 한 줄의 글

그것이 시인에게는

자신의 본래 모습을 비추는 단 한줄기의 빛과도 같은

시..

단 한 번의 떨림

하지만 온 세상을 녹여내는

단 한 번의 시가..

시인으로서 그가 꿈꾸는 모든 것인 그런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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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07-04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류시화를 상당히 좋아합니다. 예전에는 류시화의 시집을 모으는 것이 취미였는데. 저도 이 시집을 집에 소장해 두었지요. 어렸을 때는 잠언시집이라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읽어보니 님의 말씀대로 깨달음을 전해주는 시집이더군요.
삶은 단 한번의 기회만을 허락하니,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이라는 말을 되네이게 되곤하지요. 그래서 오늘도 생각합니다. 언젠가 다시 이렇게 되네이지 않기 위해서 나는 오늘도 무엇을 깨달아야 한다고요. 그렇게 매일매일 깨닫다보면 그런 말을 하지 않게되는 날이 올까요? 의문입니다.

달팽이 2005-07-04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삶은 과정으로서의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좀 더 지혜가 생기게 되면 예전에는 미처 몰랐던 삶의 의미를
그냥 알아지게 되는 때가 생깁니다.
머릿 속에 지식이 쌓여서가 아니라
삶 전체를 바라보는 통찰력이 생겨서라고 생각합니다.
좀 더 나이가 들어 그런 말이 필요없는 경우도 생길 것이고
여전히 그런 말이 필요한 경우도 생기겠지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단 한 번의 경험으로부터 배우려고 하는 우리들의 의지가 아닌가 하고 생각해봅니다.
아무리 험난하고 거친 삶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우리를 쓰러뜨리지 못하면 결국 그것은 우리들을 더욱 성숙하고 지혜롭게 만들것이니까요...

비로그인 2005-07-04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리 험난하고 거친 삶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우리를 쓰러뜨리지 못하면 결국 그것은 우리들을 더욱 성숙하고 지혜롭게 만든다... 중요한 것은 단 한번의 경험으로부터 배우려고 하는 우리들의 의지가 아닌가... 님의 뎃글을 다시 한번 읽으면서 힘을 얻어갑니다. 뎃글도 굉장히 성의있게 남겨주시니.. 감사하는 마음을 갖지 않을 수가 없네요. ^-^ 머리 속에 지식이 쌓여서가 아니라 삶 전체를 바라보는 통찰력이 생기게 되는 날이 오겠죠? 그렇게 되기까지 얼마나 많이 기다려야 할까요? 그렇게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해야 할까요? 조금은 두렵기는 하지만 의지가 있다면 가능하리라고 믿어봅니다. 살아가는 것은 정말 신비함의 연속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