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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 잠언 시집
류시화 엮음 / 열림원 / 2014년 12월
평점 :
이 책은 잠언 시집이다.
유명한 사람들의 유려한 사고와 상상력의 기록이라기 보다는
삶을 바라보고 관찰하는 눈으로 오랫동안 들여다보아 일종의 깨달음같은 것을
짧은 한 줄의 글로 남겨 놓은 것이다.
때로는 그런 글들이 모여 긴 시가 되기도 하지만
역시 그런 시도 단 한 줄로 줄일 수 있다.
자연의 변화와 그 속에서의 삶의 이치를 깨닫는 사람들이라면
농부든, 어부든 글자를 모르는 문맹이라도
자신의 온 삶을 녹여내어 한 줄의 잠언으로 만들어낸 것이라면
우리는 그 속에서 우리 가슴에 녹아드는 한 편의 시를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시란
내 몸과 자아를 녹여내리는 단 한 편의 시
그것이 목적이 된다.
단 한 편의 시면 족하다.
내 온몸을 녹여 삶의 진실을 순간에 드러낼 수 있는 그런 시
한 편이면 모자람이 없다.
류시화 시인이 이 시집을 엮은 이유도 그러하다.
비록 이름없이 세상의 어느 한 조각 땅을 밟고 평생을 살아왔다고 할지라도
자신의 삶을 완전히 담아내는 단 한 줄의 말
또는 단 한 줄의 글
그것이 시인에게는
자신의 본래 모습을 비추는 단 한줄기의 빛과도 같은
시..
단 한 번의 떨림
하지만 온 세상을 녹여내는
단 한 번의 시가..
시인으로서 그가 꿈꾸는 모든 것인 그런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