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로부터의 반란 - 김진경 교육 에세이
김진경 지음 / 푸른숲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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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로부터의 반란이 일어나고 있다. 거리에서 사이버공간에서 학교에서도....입시위주의 대학교육으로부터 소외되어 왔던 우리의 아이들이 옛날에는 화장실로 몰려서 자기들만의 문화를 생산하고 소비했다면 지금은 교실로 사이버공간으로 자신의 몸으로 그것이 옮겨왔다고 한다. 자기 몸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여러 가지 노력들(머리를 물들이고 코와 혀 배꼽에 피어싱을 하고 문신을 새겨넣는 행위 등)에서 부터 시작된 미래세대들의 반란은 어른들이 침범할 수 없는 가상공간에 그들의 성채를 높이 쌓고 자신들만의 세계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는 세대간 의사소통구조를 더욱 단절시키고 있다. 예전에는 교사의 권위에 짓눌려 있던 교실의 풍경도 사뭇 달라졌다. 학교의 권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들의 정체성을 찾는 아이들이 교실을 장악해가고 있고, 이젠 교사의 입김이 교실 전체를 커버하기엔 그들이 만들어내는 공간이 너무도 넓어져버렸다.

  그들이 살아가는 세상은 변화의 속도가 너무나 빨라져버렸다. 뭔가에 집착하고 안주하고 있을 때에는 그 무엇인가는 우리들의 기억 속에만 존재할 뿐 이미 세상에서는 사라져버린다. 이런 세상에서 자라는 아이들의 의식 역시 유연해졌다. 기성세대의 권위적인 삶의 질서와 기준으로 그들의 삶을 몰아가는 것은 이미 시대착오적인 것이 되어 버렸다. 그들은 이미 어린이가 아니다. 이 세상을 읽어내고 자신의 삶을 살아가기 위한 인생계획이 이미 그들의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는지도 모른다. 문제는 그런 아이들조차 과거의 기준으로 학교와 우리의 교육이 학교 밖으로 내몰고 그들 앞에 선을 그어 내버린다는 점이다.

  하지만 한국의 교육제도와 입시제도는 사회의 변화를 담아내는 큰 틀의 변화없이 기존의 질서를 유지한 채 겉옷만 갈아입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개혁이라는 명분 속에는 기존의 중산층과 현 정부들어서 등장하고 있는 중간층 상층부와의 권력다툼구조가 그대로 잠재되어 있다는 점이다. 자신들의 경제적 지위와 부를 바탕으로 기본적인 기득권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자기들간의 자리다툼을 위한 패싸움이 현실변화를 고려한 근본적인 교육제도의 개선없이 임시방편적인 정책만을 양산하게 하고 있다.

  이미 세계적으로는 지식기반사회의 도래와 더불어 국가의 발전방향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더불어 교육개혁이 전세계적으로 있어왔다. 프랑스와 영국, 미국의 클린턴 행정부의 교육대개혁은 하나같이 교육관료의 관료주의적 관행을 일소하고 교사들의 자율성과 창발성을 강조하여 획일적인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에 대해 폭넓게 파악하고 그에 대한 대비를 할 수 있는 폭넓고 깊은 독서교육을 통한 준비와 지식과 기능의 학습이라는 목표를 추구해오고 있다. 하지만 독일과 일본, 그리고 한국의 세 나라만은 관료주의가 중심이 되어 개혁을 추진하고 있음으로 해서 관료주의적 폐해를 그대로 노정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의 교육현실을 조망하고 개혁하고자 바라보는 카메라의 렌즈는 처음 아이들의 의식으로부터 화장실에서 학교로 교육현실과 사회현실로 정부의 관료주의적 행태와 국가현실로 나아갔다. 하지만 이제 그 렌즈의 촛점을 다시 우리 스스로의 마음 속으로 돌려야 할 때다. 내 삶이 보다 의미있어지고 행복해질 수 있도록 만드는 교육, 내 아이의 삶과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는 교육이 무엇인지에 대해 우리 스스로가 반성해보고 작은 실천을 해야 할 때이다. 국가의 정책과 관료주의적 행패를 바로잡을 수 있는 것이 우리들의 바른 생각, 삶을 바라보는 보다 성숙한 태도와 가치관이 아닐까? 

  우리들에게 교육이라고 말해지는 것이 아이들에겐 삶이다. 그들이 우리에게 보내오는 반란의 메세지가 "엄마, 아빠, 나는 행복한 삶을 살아가길 원해요"하고 간절하게 외치는 것 같다. 이렇게 우리 기성세대들에게 보내오는 간절한 도움의 손길을 우리는 왜 듣지를 못하고 있는 것일까? 학교라는 우리가 이미 우리 아이들이 자라기엔 너무나도 좁다는 사실을 우리는 왜 알지 못할까? 사회현실이 어쩌니, 교육현실이 어쩌니 하고 늘 우리는 불평은 하면서도 그 사회구조 속에 묻혀 안주한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남탓, 제도탓, 세상탓 하기 전에 우리들의 마음을 먼저 살펴보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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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덕화 2005-04-06 0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제도권의 교육보다는 진정한 자기 자신의 모습을 보게 해 주는 것, 그들이 영혼의 소리에 귀 기울이게 하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하지만 갈 길이 너무 멀고 아득합니다. 우리가 딛는 작은 한 발자국이 지금 눈에 보이지는 않아도 나비의 날개짓처럼 퍼져나가길 바랄뿐입니다.

달팽이 2005-04-06 0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덕화님, 공감합니다. 오랫만에 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