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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함의 지혜 - 삶을 치유하고 변화시키는 마음의 힘
에크하르트 톨레 지음, 진우기 옮김 / 김영사 / 2004년 11월
평점 :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의 저자 톨레가 경전과도 같은 책을 썼다. 이 책은 비록 짧은 양의 책이지만 그 에너지는 아주 강렬하다. 그 강렬한 에너지의 분출이 우리들의 마음을 더욱 깊은 곳으로 데려다준다. 이 작은 책의 내용 중에서도 단연 1장의 내용이 액기스다. 단 1장 3장 반의 내용을 읽는 것만으로도 이미 당신의 마음은 고요함을 찾아 어느 오솔길을 걷고 있게 된다.
고요함은 생각과 감각을 벗어버린 경계이다. 이것은 불교에서 말하는 공의 단계이다. 몸을 바탕으로 하는 모든 감각들이 사라지고 마지막 한 생각마저 사라질 때 우리는 고요함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 고요함 속에는 아무것도 없는 것이 아니라 참된 지혜가 있다. 참된 사랑이 있다. 그 참된 지혜와 사랑이 바로 고요함 즉 순수의식을 통해 우리에게 온다.
원제는 'Stillness speaks'이다. '고요함이 말하다' 이다. 최근 일어난 해일 참사를 접하게 되면 우리 사는 세상엔 고통과 비극에서 나는 소음이 너무 많다. 사건을 매개로 하지 않더라도 인간의 몸으로 태어나 우리들이 가진 호오의 생각과 더불어 이미 생로병사의 소음이 끊일날이 없다. 따라서 고요함이란 바로 이러한 자아로부터의 초월을 의미한다. 세상의 모든 선현들과 지인들이 이야기하는 바가 바로 자기 초월이 아닌가? 자기 초월이야말로 진정한 고요함으로 이르는 길이다.
하지만 자기 초월을 어떻게 이루어내는가? 이 책은 그 방법적인 면에서 비판의 소지가 있다. 물론 각 장마다 톨레는 친절하게 고요함으로 들어가기 위한 방법을 설명하고 있으나, 깨달은 자가 보는 세상과 깨닫지 못한 자가 보는 세상은 다를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참된 지혜인 고요함으로 들어가기 위한 순간적이고도 직접적인 방법말고 독자가 이해할 수 있고 실천할 수 있는 생활속의 방법들이 제시되지 못한 것이 아쉬움이라면 아쉬움일 수 있다.
고요함으로 들어가는 일은 개인 스스로가 해야 하는 일임에 분명하지만 그 길로 가기위한 가이드나 지도는 늘 우리의 영적 교사들로부터 제시되어 왔다. 하지만 방향만 제시되고 나머지는 모두가 독자들의 몫이 된다면 아직 지혜의 빛을 밝히지 못한 나같은 사람은 너무나도 많은 시행착오와 반복을 거쳐야 할 것이다. 자신이 알게된 진리의 빛이 세상속으로 스며들기를 원하는 사람은 그 세상의 눈으로 세상을 볼 수도 있어야 한다.
이런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그가 일정기간의 고요함의 시간을 가진 후에 다시 출판된 이 책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늘 손에 가까이 하며 스스로를 초월하여 우리 삶과 인생을 바라보게 하는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