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콧 니어링 자서전 역사 인물 찾기 11
스콧 니어링 지음, 김라합 옮김 / 실천문학사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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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완전한 삶을 살기 위해서 인간은 자신을 넘어서 다른 사람 또는 하나의 이념과 목표를 향해 부단히 나아가지 않으면 안된다. 자신을 다른 사람, 집단 또는 특정한 목적, 주의, 이념과 일치시킴으로써 한 개인의 삶은 폭넓어지고 심화될 수 있다. 그렇다고 이것 아니면 저것 식으로 양자택일을 할 필요는 없다. 인간은 이 모든 것들을 동시에 선택하고 진행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자기 너머에 있는 그 무엇과 일치시키는 것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각자는 전체의 일부분이다. 이러한 보편적 진리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이고, 그것에 따라 행동하는 게 그 다음으로 중요한 일이다." 스콧 니어링의 철저한 삶은 바로 이와 같은 그의 마음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한 생각에 따라서는 상류층 사회의 일원으로서 개인적으로 풍족한 생활을 누리며 살 수 있었던 사람, 하지만 자신의 가족과 성장배경과 인간관계를 모두 내던지고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삶을 위해 철저하고도 확고한 삶을 살았던 스콧 니어링의 삶은 두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하나는 늘 진리와 진실을 향한 끊임없는 열정과 정직성을 통해 사회와 국가의 지배이데올로기에 반대하며 전쟁에 반대하고 자신의 이러한 사상을 세상에 알리는데 필요한 노력을 아끼지 않은 실천적인 삶이다. 또 하나는 문명사회와 기득층으로부터 세상에 자신의 사상을 알리는 수단과 통로, 자신의 삶의 기반을 모두 빼앗겨버리고 난 후의 반문명적 삶을 스스로 살아가는 것이었다.

한 사회에서 진실의 추구를 위해 타협하지 않는 삶을 살면서 가족도 잃고 대학교수직도 잃고 세상을 향해 진실을 말하는 입마저 빼앗겨버린 니어링은 인류를 파괴하고 대량학살하는 문명사회에 온몸으로 반대하며 자신의 내면의 흔들리지 않는 진실의 믿음으로 사회적 억압구조에 맞서 싸웠다.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빼앗기고 자신의 삶의 기반마저 송두리채 빼앗기는 상황에서도 자신의 믿음을 버리지 않고 그 믿음에 의한 삶을 계획하고 실천해내는 의지는 그의 말대로 인간존재는 자신의 운명을 성취하기 위해 애쓰는 존재로 보기때문에 가능한 일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다. 문명적 삶을 거부하고 메인과 버몬트에서 자급자족적 삶을 영위하는 한 가운데서도 세상에 대해 진실을 말하며 그 세상에 정면으로 맞서 싸우는 모습은 그가 진실을 위해 살아가는 모범적이고 철저한 교사였음을 말해준다.

문명의 필연적 결과인 전쟁의 인간파괴와 그 추악한 가면(야만민족의 문명화와 국가이익이라는 허울) 속에 자리잡은 인간의 잔인하고도 이기적인 본성에 맞서 싸우고 진실을 대중들에게 알리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쏟아붓던 그의 삶은 물질문명이 극도록 발전한 사회, 그리고 최강의 군사력으로 자신의 지배욕구를 충족시키는 제국으로서의 미국 사회에서 정직하고도 양심적 지식인이 존재하였음을 보여 준다. 더불어 이런 삶의 전형들이 바로 미국사회를 극복하는 내부적인 힘이자 문명사회를 넘어설 수 있는 대안적인 삶의 전형이 되고 있음을 또한 보여준다. 산업사회의 발달과 더불어 형성된 문명사회의 모순에 대해 이렇게도 철저하게 사회적 삶을 살았던 인물을 또 찾아볼 수 있을까?

이런 삶을 살 수 있었던 그의 모습이 단순히 사회적 부조리와 문명사회의 비인간성에 대한 지식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것은 자신의 삶과 그 의미에 대한 깊은 이해와 자신을 넘어서는 존재에로의 연결을 통해서만이 가능했을 것이다. 사회의 부조리에 대한 이해를 갖고서도 천차만별의 삶을 사는 사람들의 차이는 바로 이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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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04-08-09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일종의 충격을 느꼈었죠.
이렇게 자기가 생각하는 것을 그대로 실행하며, 제대로 사는 삶이 있었구나.
이것저것 핑계대며 모든 걸 미루어대던 제 모습이 부끄럽기도 했구요...
철저한 삶. 한 마디로 스콧 니어링의 삶은 이 두 마디로 압축될 수 있겠네요..

달팽이 2004-08-10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니어링 부부의 삶을 우리가 그대로 따라가기는 힘들겠지요...하지만 세상이 모두 자신에게 등을 돌리더라도 자신의 믿음과 신념을 위해 돌아가는 삶을 포기하고 그대로 갈 수 있는 마음은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 많은 교훈을 준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