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일순 선생님이 하루는 제재소를 경영하는 사장인 최병하씨에게 물었다.
"거지가 뭔가?"
"거리에 깡통을 놓고 앉아 지나다니는 사람들에게 구걸을 하여 먹고사는 사람들이지요."
장일순이 선생님이 받았다.
"그렇지, 그런데 자네는 제재소라는 깡통을 놓고 앉아 있는 거지라네. 거지는 행인이 있어 먹고 살고, 자네는 물건을 사가는 손님이 있어 먹고 사네. 서로 겉모양만 다를 뿐 속은 다를 게 없지 않은가?"
선생님이 다시 물었다.
"그렇다면 누가 하느님인가?"
최병하는 얼른 답을 못했다.
"거지에게는 행인이, 자네에게는 손님이, 고객이 하느님이라네. 그런줄 알고 손님을 하느님처럼 잘 모시라고. 누가 자네에게 밥을 주고 입을 옷을 주는지 잘 보라고."
학교 선생님에게는 누가 하느님인가?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