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에서 인간으로 산다는 것 - 에쿠멘(인간적 거처)의 윤리적 원리
오귀스탱 베르크 지음, 김주경 옮김 / 미다스북스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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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만능주의와 과학만능주의에 의해 대자연의 파괴가 더욱 가속화되어 이젠 지구생명체로서의 자기 회복능력마저도 의심되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환경이 단순히 우리가 쾌적하게 살기 위한 조건만이 아님을 인식하게 되었다.  환경은 이제 우리들의 삶의 터전을 넘어 생존의 바탕이 되어가고 있다. 매 1년마다 한반도의 면적에 해당하는 숲이 파괴되고 나무가 잘라지고 토양의 사막화가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과연 인간이 자신의 거주지로서의 대지와 관계맺는 방식의 문제는 무엇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볼 필요성을 가지게 되었고 이 책은 그러한 취지에서 쓰여진 것이다.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은 박이문 교수님이 이 책을 번역한 것에는 나름대로의 특별한 이유가 있다. 지금까지의 환경문제는 생태학적인 관점에서 이해되어왔으며 그것은 주체로서의 인간을 빠뜨리게 되었다는 치명적인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과학만능주의와 개발만능주의가 맹목적 인간의 광적인 자연파괴를 가져왔다면 "인간의 주체성" 이 빠져버린 생태학적 관점에서는 문제해결의 책임과 의무로부터 인간을 해방시켜버렸다는 데 문제점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오귀스탱 베르크는 문제를 보다 치밀하게 분석하고 있다.  그것은 인간 존재를 비롯한 우주의 존재의 본질에 대한 깊은 이해를 필요로 한다. 그가 '풍토성'이라고 지칭한 바, 존재자인 자아가 자아의 경계를 허물고 자신이 바라보는 풍경과 하나되는 특별한 체험과 특별한 세계관이 인간 중심주의와 생태학적 관점이라고 하는 극단적인 시각을 피할 수 있는 비밀의 열쇠가 된다. 즉, 우리가 풍경 속에 놓여질 때 자아의 벽을 허물고 풍경으로 몰입하는 '투과성'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이렇게 하여 갖추어진 환경윤리라야 도시의 발달과 문명의 발달 속에서도 그것이 에쿠맨적인 대안적 환경윤리로서 지속가능하고 자연과 공존하고 자연의 일부가 되는 삶의 거주지로서 이 지구와 관계맺을 수 있는 특별한 방식이 된다.

비단 지구와의 관계 설정 뿐만 아니라 나의 존재자와 나의 존재 자체와의 관계 설정도 다시 살펴보아야 하며 그래서 우리 인생의 의미와 영적인 거주지와의 관계 설정 역시 우리들의 삶의 성숙한 도약을 위해 필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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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아이 2008-04-07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번역자는 박이문 선생님이 아니고 김주경으로 되어있는데요.... 박이문선생님이 환경에 관심이 많고 철학적 관점에서 논하시기는 하지만요

달팽이 2008-04-10 0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그렇군요.
오래되어서 왜 그리 했는지 잘 기억이 안나는군요.
뭔가 박이문 선생님과 연관이 되어서 일텐데..
아뭏튼 고맙습니다.워아이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