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당 서정주 시선집
서정주 지음 / 큰나(시와시학사) / 2001년 10월
평점 :
절판

존 크라이어 & 리사 조이너
冬天 가벼히
내 마음 속 우리님의 고은 눈섭을 애인이여
즈문밤의 꿈으로 맑게 씻어서 너를 맞날 약속을 인젠 그만 어기고
하늘에다 옴기어 심어 놨더니 도중에서
동지 섣달 나르는 매서운 새가 한눈이나 좀 팔고 놀다 가기로 한다.
그걸 알고 시늉하며 비끼어 가네 너 대신
무슨 풀잎사귀나 하나
가벼히 생각하면서
너와 나 새이
절깐을 짛더래도
가벼히 한눈 파는
풀잎사귀 절이나 하나 짛어 놓고 가려한다.
진실, 엄숙, 성실, 착함이 덕목임에는 틀림없으나
이 풍진 세상을 사노라 때때로 ‘좀 노는’ 일도 좋을 것이다.
미당은 짐짓 눙친다. “가벼히 한눈 파는 풀잎사귀 절..”
그의 여유가 유쾌하다.
늘 민족과 국가의 운명만을 생각하는 사람들을 나는 믿지 않는다.
閑士
Han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