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風立ちぬ (바람이 분다, The Wind Rises)(지역코드2)(2DVD)
Walt Disney Video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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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바람이 분다>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은퇴 작품으로 공개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물론 여력이 된다면 또 다른 신작을 들고 짠 하고 등장할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에서도 개봉을 했는데 때 아닌 군국주의 논란을 빚었다. 주인공이 전투비행기 설계자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화를 끝까지 본 사람은 이런 주장이 터무니없음을 바로 알 수 있다. 하야요는 평화주의자로 일본제국주의를 비난했다. 한국에 대해서도 매우 우호적인 태도를 취했다. 그럼에도 뒷맛이 씁쓸한 건 영화 내내 좋았던 일본의 옛 시절에 대한 향수가 너무 강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일본하면 흔히 떠올리는 평화로운 농촌 풍경, 순박한 사람들, 서로에 대한 예의가 강박적으로 강해 과하게 느껴지는 설정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반면 군국주의의 근본적인 문제의식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제국주의를 경험해보지 못한 식민지 국민의 자기비하감정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미야자키 월드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작품으로서는 썩 마음에 와 닿지는 않았다. 마치 지금껏 감추어왔던 혼네(본심)를 드러낸 기분이랄까? 국가는 국가고 나는 나다. 나는 장인으로서 내 할 일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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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위키드 O.S.T. (오리지널 브로드웨이 캐스트 레코딩) [2CD 디럭스 에디션 디지팩]
리앤 라임즈 (LeAnn Rimes) 외, 스테판 슈왈츠 (Stephen Schwartz) / 유니버설(Universal)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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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음반을 새로 지은 대학의 도서관 멀티 룸에서 처음 들었다. 기존 시설에 덧대어 지은 건물은 전망이 빼어났다. 창밖으로 하늘과 산이 한 눈에 들어왔다. 공부하다 지치면 가벼운 마음으로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한 것도 마음에 들었다. 게다가 개인전용 소파까지. 느긋한 마음으로 어떤 음악을 들을까 고민하다 즉흥적으로 <위키드>를 골랐다,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비치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내내 행복했다. 특히 퍼퓰러의 선율은 한동안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을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나중에 원작의 이야기를 듣고는 살짝 당황했다. <오즈의 마법사>을 원적으로 한 번외편이고 내용 또한 우중충했다. 그런데 왜 나는 음악을 듣는 내내 해피했을까? 아직도 그 이유를 잘 모르겠지만 한 번도 본 적 없는 뮤지컬을 음악을 들으면서 상상하는 것도 꽤 근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음반은 두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장은 오리지널 캐스트. 두 번째 장은 여러 나라 버전을 모았다. 우리나라 공연도 들어갔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색다른 즐거움을 주기는 한다. 다만 일본판은 답답했다. 마치 아동극을 보는 느낌이랄까? 포퓰라, 포퓨라, 베리베리 포퓨라, 아도바이스, 듣다가 피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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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 오리지널 캐스트 레코딩
여러 아티스트 (Various Artists) 노래 / 유니버설(Universal)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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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을 능가하는 작품은 없다, 고 단언하곤 하지만 늘 그렇듯이 예외도 있다.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가 그렇다. 영화가 주는 감동이 너무 커서 처음엔 돈 벌려고 괜한 걸 만들었구나 싶었는데 아니었다. 원작의 스토리는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음악을 싹 다 바꾸어 새로운 놀라움을 안겨주었다. 개인적 호불호를 떠나 앨튼 존은 역시 천재다. 특히 춤출 때 기분을 전하는 일렉트리시트는 지금 들어도 전율이다. 이 음반은 오리지널 캐스트가 참여하여 화제를 모았다. 어느덧 빌리도 나이를 들어가고 우리나라에서까지 공연이 되었다. 모두가 다 좋을 수는 없지만 댄스의 기쁨은 늘 영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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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들 주세요 사계절 중학년문고 2
앤드루 클레먼츠 지음, 양혜원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사계절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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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조어에 너그러운 편이나 직접 쓰지는 않는다. 단지 나이 때문은 아니다. 말장난을 하며 놀 수 있는 시기란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갓 말이나 글을 익힐 시기가 최적이다. 그들에게는 하루하루 무궁무진한 단어의 세계가 펼쳐진다. <프린들 주세요>는 아이들의 이런 심리를 잘 간파하고 있다. 모든 것에 왜를 붙이기 좋아하는 학생들에게 어른들은 제대로 된 답을 주지 않는다. 그건 원래 그랬어. 그냥 외워. 사전에 있어. 닉은 반기를 든다. 펜을 왜 펜이라고 부르지, 프린들 이라고 하면 안 되나? 어느 순간 프린들은 펜을 대체하는 쿨한 단어가 되고 선생과 대립하기에 이른다. 만약 이 소설이 이런 소동을 다루다 끝이 났다면 과연 오늘날까지 널리 읽히는 고전(?P)이 되었을까? 만약 궁금하시다면 직접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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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안 하기 게임 일공일삼 65
앤드루 클레먼츠 지음, 이원경 옮김 / 비룡소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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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치사빤스라는 말을 늘 입에 달고 다녔다. 뭔 일만 있어도 ‘흥 치사빤스야’라고 말하곤 했다. 그리곤 언제 그랬냐는 듯 신나게 떠들며 놀았다. <말 안하기 게임>을 읽다가 그 시절이 문득 떠올라 속으로 몰래 웃었다. 정말 유치했지만 재미있었다. 학교에서 인도를 주제로 발표를 하게 된 데이브, 조사를 하다 간디가 일주일에 하루는 말을 하지 않음으로써 마음에 질서가 생긴다는 내용을 보고 감명을 받는다. 바로 실천에 들어간다. 어렵사리 성공 일보직전까지 갔지만 식당에서 수다를 떠는 여자애들 일행을 보고는 그만 참지 못하고 소리를 버럭 지른다.


“넌 오 분만 입을 다물고 있으면 머리가 터져 버릴 거야.”


데이브는 입은 다물었어야 했다. 전쟁을 알리는 핵폭탄을 터뜨린 셈이었다. 결국 데이브는 린다와 세기의 성대결을 벌이게 되는데. 앤드류 클레먼츠는 이야기를 맛깔나게 만드는 솜씨가 있다. 별 거 아닌 듯싶지만 정말 그 나이 때 일어날법한 사소한 사건을 드라마틱하게 연출해낸다. 쉿, 이제부터 입 다물고 마저 읽어,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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