퓰리처 - 현대 저널리즘의 창시자, 혹은 신문왕
데니스 브라이언 지음, 김승욱 옮김 / 작가정신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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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풀리쳐는 미국의 저명한 저널리즘 상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 나도 이 책을 읽기 전에는 그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풀리쳐는 신문이 어떤 기능을 해야 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람이다. 즉 정확한 보도 못지않게 잘 팔려야한다는 사실을 극단적으로 보여준 사람이다. 또한 그는 신문은 중립적일수 없으며 자신의 견해를 적극적으로 드러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그는 정치인으로 일하기도 하였으며, 신문의 힘으로 대통령을 당선시키기도 한 사람이다.

이러한 그의 철학은 자칫 잘못하면 신문의 본래기능이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조선일보를 보라. 보수일간지를 표방하면서도 신문을 많이 팔기위한 노력은 가히 초특급이며, 현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은 채 깎아 내리기에 급급하고 있다. 또한 북한은 우리의 영원한 적이며 미국은 우리의 튼튼한 우방이며, 재벌만이 우리 경제의 살 길이라고 거침없이 주장한다. 반면 한 연예인의 누드사진을 홈페이지에 싣거나 별 도움도 되지 않을 시시콜콜한 연예뉴스나 재테크뉴스를 가장 빨리 보도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풀리쳐와 조선일보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그 차이는 바로 풀리쳐가 사회적 약자의 입장에서 자신의 힘을 적극적으로 이용한 반면, 조선일보는 사회적 강자의 편에서 그들을 지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풀리쳐가 위대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자신의 힘을 사회적 정의를 실현을 위해 사용하는 것. 조선일보는 꿈도 꾸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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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풀 마인드
실비아 네이사 지음, 신현용 외 옮김 / 승산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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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내쉬박사의 일대기를 다룬 자전적 소설이다. 영화가 유명해져서 그런지 내쉬박사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천재적인 과학자가 어느 순간부터 정신우울증에 빠져 은둔생활에 들어갔다. 그러나 그의 학문적 성취는 뜻밖에도 몇십년이 지나, 그것도 경제학분야에서 인정받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하게 된다. 그러나 더 놀라운 사실은 그가 언제부터인가 서서히 깨어나기 시작하면서 과거의 천재성을 되찾기 시작했다. 그 뒤에는 늘 그의 충실한 부인의 내조가 있었다.

현실같지 않은 이런 이야기는 그 자체가 드라마일수밖에 없다. 그러나 나는 왠지 영화를 보면서도 그 사실이 피부에 와닿지가 않았다. 내 생각에 영화는 드라마만 강조했을 뿐 그가 학술적으로 어떤 기여를 했는지는 빼먹었다. 그런 나에게 이 책은 구세주와 같은 책이었다.

왜냐하면 내쉬 박사의 천재성 못지 않게 그가 어떤 분야에 대해 고민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주장하는 속칭 게임이론은 지식이 상대적일수밖에 없으며, 얼핏 당연하게 보이는 모든 법칙에는 인과관계가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즉 어떤 규칙이 주어져있는 것이 아니라 행위자들의 상호작용에 의하여 규칙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오늘날의 인터넷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책이 다소 두껍기는 하지만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다. 과학에 문외한인 사람이라도 이 책을 읽으면 자신만의 세계를 갖고 있는 사람이 어떤 고민을 하게되는지 알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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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 지식 - 후기비판적 철학을 위하여, 대우학술총서 519
마이클 폴라니 지음, 표재명 외 옮김 / 아카넷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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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폴라니는 칼 폴라니와 함께 양심적 지식인으로 유명한 분이다. (참고로 이 둘은 형제이다) 이 책에서 마이클 폴라니는 서구근대상을 주도한 지식에 대해 정면으로 도전하고 있다. 즉 학교와 같은 제도권을 통한 박제된 지식이 전부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사실 우리는 지식인에 대한 예우가 남다른 국가중의 하나이다. 교수와 같은 지식인에 대해서는 매우 관대한 반면 육체노동을 하는 노동자들은 천대하는 풍조가 아직도 남아있기 때문이다.

나는 그 사실이 늘 궁금했다. 교수나 머리를 써서 익힌 지식이나 노동자가 자신의 육체를 통해 익힌 지식이 왜 차이가 나야 하는가 말이다. 다행히도 마이클 폴라니는 육체노동자의 지식 또한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왜냐하면 그들이 단순히 육체만 쓰는 것 같아도 사실은 머리를 동시에 작동시키기 때문이다. 이른바 말로 표현하기는 뭣하지만 작업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암묵적 지식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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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글 갈고 닦기
이수열 지음 / 한겨레출판 / 199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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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가끔 우리 말과 글이 소중하다는 것을 잊고 산다. 마치 공기와 물처럼 말이다. 그러나 어느날 우리 말과 글이 사라지거나 혹은 오염된다면 어떻게 될까? 그 순간 우리는 살아남기 힘들 것이다. 사실 지금의 우리 말과 글은 위기이다. 비단 외래어나 요상한 말투와 글체가 범람해서만이 아니다. 문제는 우리 말과 글을 아끼는 것을 마치 문화재 다루듯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각은 우리 말과 글을 보존의 대상으로만 삼기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그러나 말과 글은 늘상 쓰여지기때문에 변화는 필연적인 것이다. 그 과정에서 외래어나 이상한 말과 글이 쓰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도리어 우리 말과 글을 헤치는 사람들은 일반 대중이 아니라 식자층인 경우가 많다. 교수나 신문기자들은 대표적인 예이다. 그들은 우리 말과 글의 표준이 되어야함에도 불구하고 현학과 자기 과시가 드러나는 글을 쓰기에 여념이 없다. 나는 이 책을 그들에게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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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열쇠 - 세계문학 29
A.J. 크로닌 지음, 홍준희 옮김 / 하서출판사 / 199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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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을 중학교때 선생님으로부터 선물로 받았다. 그러고 보니 이 책은 학교 선생님들이 좋아하는 책중의 하나인 듯 하다. 하여간 나는 속된 말로 해서 겨울방학동안 이 책을 끼고 살았다. 내 기억으로는 적어도 10번 정도는 읽은 것 같다. 그래서인지 아직도 장면장면이 생생하다. 치셤의 부모님이 돌아가시는 장면이나 안젤모와 치셤의 어린시절, 그리고 중국에서의 고행 등이 눈에 선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제국주의자의 불순한 의도같은 것이 느껴지지만 하여간 그때는 감동 그 자체였다. 무엇보다 성공으로 가는 길을 버리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는 치셤 신부가 보기 좋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른이 된 지금은 왠지 다른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남들은 다 성공을 향해 줄담음질치는데 나만 뒤쳐진 것이 아닌가하는 후회도 든다. 아무래도 오늘밤 다시 천국의 열쇠를 꺼내 읽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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