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의 작업실 - 케이팝 메이커 우지, LE, 라비, 방용국, 박경의 음악 이야기
박희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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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전성시대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이른바 케이팝이 대세다. 실제로 방탄소년단이 우리나라 최초로 빌보드 1위에 올랐다. 이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는 따로 말하지 않겠다.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고 소속사인 빅히트는 상장까지 했다. 이 인기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냉정하게 말하면 지속적이기는 힘들다. 이미 한차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낯설지만 미국에서도 보이밴드, 걸 그룹 열풍이 분 적이 있다. 그야말로 광풍이었다. 현재는? 아무도 기억하지 못한다. 물론 옛 추억을 떠올리는 이들도 있지만. 마치 우리가 90년대 대중음악을 추억하는 식이랄까?


<아이돌의 작업실>은 단순히 노래하고 춤만 추는 게 아니라 직접 작사 작곡은 물론 편곡까지 할 줄 아는 다재다능한 인물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 모음집이다. 이들 면면을 보면 아는 사람은 잘 알겠지만 모르는 이들은 영 알 수 없는 사람들이다. 다행히 나는 80퍼센트 알겠다. 물론 자세히는 아니지만. 개인적으로는 세븐틴의 우지가 반가웠다. 그가 총괄한 ‘박수’라는 노래를 좋아해서다. 매우 단순하지만 그래서 더 매력적이다. 어설픈 아티스트 흉내를 내지 않고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뱉을 줄 아는 능력이 빼어나다. 빅스의 라비도 관심 있게 읽었다. 정직하게 말해 그의 곡은 잘 모르지만 왠지 모르게 원석 같은 느낌을 받곤 했다. 최근엔 1박2일에서도 맹활약하던데. 블락비의 박경은 살짝 서늘했다. 그의 학교폭력을 알고 나서 읽어서 그런지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예사롭지 않았다. 머리가 매우 빼어나지만 알게 모르게 냉정한 모습이 말속에서도 배어나오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이 책은 아이돌 프로듀서의 속내를 전부 드러내지는 못했다. 수박 겉핥기식으로 대충 엮었다는 기분이 든다. 글쓴이가 인터뷰 대상자에 대한 철저한 사전조사를 거쳐 각자에 대한 비평을 함께 실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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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나무의 파수꾼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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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는 믿고 읽는 작가다. 거의 모든 작품이 평타 이상은 한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예외가 있는 법. 그의 최근작 <녹나무의 파수꾼>을 읽고는 고개가 갸웃했다. 게이고도 나이가 든 것인가? 뭔가 영적인 이야기를 꺼내면 의심부터 드는데 아니나 다를까? 정직하게 말해 끝까지 다 읽지도 못했다. 단순히 소재 자체가 지나치게 일본스러워서가 아니다. 핵심은 공감능력이다.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다. 다음 소설을 어서 빨리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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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의 집
강상중 지음, 노수경 옮김 / 사계절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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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출판강국이다. 가장 많이 팔리는 신문의 1면 하단에 늘 책 선전광고가 붙을 정도다. 물론 부작용도 있다. 굳이 책으로 만들 필요조차 없는 잡담류가 넘쳐난다. 저자가 약간의 유명세를 타고 있다면 당연하다고 할 정도로 책을 내자는 러브콜이 이어진다. 강상중도 그 중 한명이다. 재일교포 최초로 동경대 교수가 되어 유명해진 그는 일본에서도 꽤 잘 나간다. 문제는 자기 전공 밖의 분야까지 슬금슬금 영역을 넓힌다는 점이다. 에세이가 대표적이다. <고민하는 힘>은 꽤 팔렸다. 딱히 대단한 내용이 있는 건 아니었지만. 여하튼 거기까지는 그래도 신변잡기는 아니었다. 그러나 <만년의 집>은 완전한 헛다리다. 정직하게 말해 책 제목에 끌려 읽었다. 은퇴를 앞둔 학자가 마련한 집은 과연 어떨까라는 호기심이 확 생겨서다. 정작 책을 읽어보니 집 이야기는 극히 일부고 거의 대부분 어머니에 대한 추억이다. 이미 같은 주제로 단행본까지 낸 사람이. 여기저기 쓴 글을 모아 내다보니 그럴 수 있다 싶지만 이건 완전히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다. 최소한 집 사진이라도 실어야 하는 게 아닌가?


덧붙이는 말


혹시나 해서 원제목을 보았다. 어머니가 가르쳐준 것. 그래, 이게 맞는 타이틀이지? 괜히 우리나라에서 뭔가 그럴 듯한 제목을 찾아 붙인 게 뚱딴지같은 만년의 집이라니. 한 가지 더. 그가 한국사회 보는 시각은 매우 편향적이다. 감안하고 읽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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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북극 출장 중
이유경 지음 / 에코리브르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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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여전히 남자 우위 국가다. 억지로라도 여자들이 사회에 진출해 남성들과 동등하게 경쟁하기 위해서는 절대적인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결혼이나 자녀 출산으로 인한 경력단절을 막아주어야 한다. <엄마는 북극 출장 중>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한 여성 과학자의 분투기다. 호기심 많은 소녀가 공부에 뜻을 품고 날개를 펼치고 북극까지 가서 일을 하게 된 과정을 담고 있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다. 만약 <랩걸>을 읽고 감동을 받아 이 책을 들었다면 실망하게 될 것이다. 한 분야의 전문가가 반드시 글을 잘 쓰는 게 아님을 다시 확다. 비슷비슷한 이야기가 반복되고 있고 딱히 알고 싶지 않은 취업과정을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소개하고 있다. 반면 과학에 대한 순수한 기쁨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읽는 내내 그저 지치고 힘만 든다. 건조하고 딱딱한 보고서와 개인 블러그에 남긴 일기를 섞어놓았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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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WHAT'S LOVE GOT TO DO WITH IT (OST)
/ 199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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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는 상대적이다. 내가 좋아한다고 해서 다른 이들도 사랑하는 건 아니다. 토대도 중요하다. 나라나 지역에 따라 받아들이는 반응이 다르다. 우리에게 흑인음악은 오랫동안 낯설었다. 물론 흉내를 낸 경우는 많았지만 실제 그들이 부르는 노래나 춤을 들으며 감동을 받기란 매우 어렵다. 그럼에도 진심은 통하는 법, 티나 터너가 부르는 라이브 무대를 단 한번이라도 본 적이 있다면 그의 팬이 되기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야말로 혼신의 힘을 다해 부르기 때문이다. 개인사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무명을 거쳐 좀 유명해지려고 하자 남편이 말썽을 부렸다. 단순한 일탈이 아니라 범죄를 일삼고 심지어 아내를 패기까지 했다. 흑인뮤지션들의 단골 레퍼토리다. 이 음반은 티나 터너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이다. 그만큼 미국에서의 입지가 매우 굳건하고 위대하다는 증거다. 우리 식으로 하면 패티 김에 비유할 수 있을까? 딱히 영화를 보지 않더라도 음반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다, 특히 영화제목이기도 한 What's Love Got to Do with It 사랑밖에 난 몰라*는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


* 직역을 하면 사랑 따위가 대체 뭔데 (내 인생을 이다지도 힘들게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역설적으로 사랑에 목매어 생긴 상처가 크다는 점을 부각시켜 의역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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