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를 나온 주성태는... | 할 말은 하고 살자
2005.05.24

 

서울대를 욕하고자 함이 아니다..서울대를 비롯하여 어느 대학을 나와도 지극히 기본적인 것들에 대해서는 모르긴 마찬가지이기에..

학교를 벗어나면 대부분은 노동자가 될 수밖에 없다..그런데 노동자가 되거나 될 것이면서도 노동자로서 기본적인 권리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한다...

주성태를 예로 들어 보자...주성태는 신자유주의가 어떻고 하면서 자본주의 국제 질서의 폭압성을 제대로 짚어 내고 있지만, 그는 노동자가 된 친구 강호와 미옥을 위해서는 잘못된 지식을 전달해 주고 있다..미옥에 대한 해고가 부당하다는 것과 그 과정에서 주성태가 잘못 말한 것에 대해서는 이미 말한 바와 같으니 생략하기로 하자..

강호가 해고 통보서를 받는다..강호가 얼마 정도 엘케이에서 일했는지 알 수 없지만 만약 6개월 이상 근무하였다면 해고일로부터 30일 전에 해고예고 통보를 해야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30일분의 통상임금을 지급해야 한다..물론 엄청난 손해를 초래했다면 즉시 해고할 수도 있다..(엘케이의 이후 대처를 보니 엄청난 손해가 발생한 것인지 의문스럽다..별일 아닌 것이 분명한데 별일 아닌 것처럼 대충 넘어가니 이해하기 어려운 회사이기도 하다..)..아무튼 강호는 해고가 부당하다는 싸움은 애초부터 할 생각이 없다..그야 그의 자유이니까 뭐라 할 생각은 없다..

그건 그렇고, 얘기의 본론은 이거다.

주성태는 강호가 퇴직금을 받을 수 없다고 말하면서 사고 친 놈이니까 더욱 그렇다고 하고, 어쩌면 위약금까지 물어야 할 지 모른다고 말했다..

강호가 1년 이상 근무했다면 퇴직금을 받을 수 있다..퇴직금의 지급요건은 오로지 1년 이상 근무했는지 여부이다..따라서 퇴직의 사유가 무엇인지를 따지지 않는다..사고 치고 나가도 퇴직금은 지급되어야 한다..그러므로 주성태는 강호의 퇴직금에 대해서 "너 1년 이상 다녔냐 ?" 그것만을 확인했어야 했다..

퇴직금을 받게 될 노동자가 사고친 게 있어서 회사에 손해배상을 해야 하는 경우라도 그것은 그와 회사가 따로 해결해야 할 문제이므로 사고쳤다고 해서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으로 비칠 수 있는 주성태의 말은 오해의 소지가 있거나 잘못된 지식이라 하겠다..

한편 근로기준법은 "위약금"에 대해서 노동계약의 불이행을 전제로 한 위약금을 정하는 계약 자체를 허용하지 않는다고 되어 있다..그런 계약은 당연 무효가 된다..어떤 손해가 발생할 것을 전제로 한 손해배상을 예정하는 계약도 무효다..물론 주성태가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는 말은, 아마도 강호가 사고를 쳤으니까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말로 이해할 수도 있겠다..

주성태는 강호를 포함하여 여러 친구들에게는 서울대 출신으로서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으로 설정되어 있는데(강호는 그 덕분에 면접을 통과하지 않았던가 !!), 그가 제공하는 지식과 정보는 나름대로 믿을 만하다고 믿고 따르는 친구들과의 관계에 비추어 볼 때, 그가 사용하는 단어나 표현, 의도는 정확해야만 해야 할 것이다..그가 괜히 서울대 출신으로 등장하는 것은 아닐 테니 말이다..

드라마는 드라마니 비현실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에 대해 딴지 걸 생각은 없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 안에서 정확히 전달해야 할 것은 정확히 전달해야 할 게다..가뜩이나 노동자의 기본 권리에 대한 교육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이 땅의 현실이 안타까운 나는, 드라마가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서라도 정확한 지식을 전달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은 작가와 피디가 원망스럽다..그들도 노동자인데 말이다..

주성태가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해서 드라마가 재미없어지지는 않은 텐데 말이다..

 "강호, 퇴직금은 사고 쳐도 받을 수는 있는데 너는 1년도 근무 안했으니까 퇴직금도 못받아..퇴직금은 1년 이상 근무해야 맞을 수 있는 거니까..(아니면, 강호, 퇴직금은 사고 쳐도 받을 수 있어..넌 1년 넘게 열심히 일했잖아..근로기준법대로 하면 말야..)..근데, 사고 치면 회사로부터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당할 지도 모르는데, 네가 친 게 아니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아. 힘내자 강호야,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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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아이 2005-05-26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라마 "신입사원" 이야깁니다. ㅎㅎ

딸기 2005-05-26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

숨은아이 2005-05-26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딸기님 오랜만에 오셨네요. 추천 감사. ^^

chika 2005-05-26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성태'가 누군가...했슴다!! ㅎㅎ

물만두 2005-05-26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 우린 정말 똑같군^^

호랑녀 2005-05-26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만 보고... 무슨 노동부 장관쯤 되는 사람 이름인가.. 했습니다 ㅋㅋ
몸서리치게 싫은 편견...ㅜㅜ

숨은아이 2005-05-26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님, 만두님/홍... 에릭하고 한가인한테 관심이 없으시군요. ㅎㅎ
호랑녀님/저도 성태의 성이 "주"씨인 줄은 몰랐어요. ^^

아영엄마 2005-05-26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주성태가 누군가 했어요. 따로 챙겨서 보지는 않는데 재방송할 때 그 장면을 본 기억이 나네요.

숨은아이 2005-05-26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엄마님/드라마에서 이왕 비정규직 이야기를 할 바에는 좀 정확히 해줬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stella.K 2005-05-26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저도 주성태가 누군가 했다는...^^

깍두기 2005-05-26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은아이님, 오늘 저보다 한술 더 뜨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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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아이 2005-05-26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주성치랑 이름이 비슷하죠? ^^
깍두기님/로봇의 유령이 마을을 배회하나 봐요... 어흥~

릴케 현상 2005-05-26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또 숨은아이님 옆지기 얘긴가 했어요^^

숨은아이 2005-05-26 1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책님/하하! 설마 제가 옆지기 이름을 떡하니 제목에 올려놀까요? 자기 얼굴 공개한 것도 불만이 많은데. 글구 이 사람은 저 학교 안 나왔습니다. ^^

릴케 현상 2005-05-26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옆지기가 자기 친구얘기를 쓴 건 줄 알았다고요^^며칠 전에 댓글을 보며 옆지기 출신학교는 눈치챘어요~

숨은아이 2005-05-27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산책님 너무 많은 걸 알고 계시는군요. ㅎㅎ
 

오늘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말 풀이사전]에서 핫어미/핫아비 항목을 읽었다.
핫어미/핫아비란 한자어로 쓰자면 유부녀/유부남. "핫"이란 "홀" "홑"과 반대가 되는 말이라 한다.
"핫"을 옷에 붙여 말할 때는 솜을 두어 지은 옷을 말한다.

핫것은 솜을 두어서 지은 옷이나 이불 따위를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그러면서 예로 나온 말이 핫옷, 핫두루마기, 핫저고리, 핫이불, 핫반이다.
어, 다른 건 알겠는데 "핫반"은 뭐지? 하여 표준국어대사전에서 검색해 보았다.

핫-반   
「명」두 겹으로 된 솜반.

솜반은 또 뭐냐. -.-

솜-반
[솜ː빤]
「명」솜돗에 펴서 잠을 재운 반반한 솜 조각. 솜 조각을 펴서 솜돗 위에 놓고 함께 두르르 말아서 밟아 만든다.

아, "잠을 재웠다"니, 참 표현이 귀엽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다시 솜돗을 찾아보았다.

솜-돗
[솜ː똗]
〔솜돗만[솜ː똔-]〕「명」솜반을 짓는 데 쓰는 돗자리. 튼 솜이나 편 솜을 놓고 말아서 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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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5-26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핫바지는 솜넣은 두툼한 바진가요? 오... hot바지느낌이 듭니다^^

숨은아이 2005-05-26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hot바지... ㅋ

날개 2005-05-26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핫반을 보고 햇반을 생각했어요..으흐흑~

숨은아이 2005-05-26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하하.

어룸 2005-05-26 1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hot바지, 햇반! 님들땜에 미치겠어요~ 크흐흐흐흐흐^^;;;;;;;;
근데 솜'똣' 솜'빤', 된발음이군요~ 신기해요....^^a

숨은아이 2005-05-27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님이 바지 핫바지~ 뭐 이런 "랩"도 있었지요. ㅎㅎㅎ 그리고 된발음, 정말 그렇지요? 솜돗, 솜반, 글자만 보면 된발음을 안 낼 것 같은데 말이죠. 우리 세대는 벌써 일상생활 용어를 제대로 발음하지도 못한다는... ( "₃~ 후유...
 
분노의 그림자 - 멕시코 한 혁명가로부터 온 편지
마르코스 지음, 윤길순 옮김 / 삼인 / 1999년 3월
평점 :
품절


[마르코스와 안토니오 할아버지]를 읽은 뒤, 이 책을 더 밀쳐두면 안 되겠다 싶어 집어 들었습니다. [분노의 그림자]는 부사령관 마르코스가 대표로 쓴, 멕시코 사파티스타 민족해방군(Ejercito Zapatista de Liberacion Nacional)의 성명서(혹은 편지)들을 묶은 책입니다. 이 책에는 1994년 1월 1일 0시 몇 분에 멕시코 남부 치아파스 주의 중심 도시인 산 크리스토발 데 라스 카사스를 점령하고 라칸도나 밀림의 선언을 발표한 때부터, 다시 밀림으로 돌아가서 정부와 대화하고, 정부의 미봉책을 거부하고, 그해 8월에 ‘전국민주주의대표자회의’를 연 때까지, 현존하는 혁명 세력인 사파티스타가 사태의 진전에 따라 그때그때 발표한 견해, 주장, 호소, 그리고 사파티스타 해방군의 본질과 성격을 드러내고자 하는 글, 부사령관 마르코스의 기발한 상상력이 빛나는 추신과 ‘편지 형식을 빌린’ 우화가 들어 있습니다. 또 사파티스타에 편지를 보내온 어린이들에게 쓴 답장도 있습니다.

이 책은, 낯설었습니다. 우선 멕시코의 역사가 낯설었고, 땅도, 사람들도 낯설었어요. 책에 등장하는 장소가 어디인가 보려고 애용하는 지도책, 고교 지리부도를 찾았는데, 지리부도는 멕시코란 나라를 온전한 지도로 보여주지도 않았습니다. 남아메리카에 조금, 북아메리카에 많이 걸쳐서, 적어도 우리 지리부도에서 멕시코는 양 대륙으로 분단된 나라입니다. 

이때까지 마야족, 이라고 하면 16세기에 에스파냐의 침략을 받아 멸망한 문명만이 떠올랐지요. 마야족은 역사의 갈피로 사라진, 전설과 느낌이 비슷한 이름이었습니다, 제게. 마야족이 버젓이 현존하며, 정복자들의 압박과 착취를 버티며 견디며 혁명을 모색해왔다는 사실이 충격으로 다가왔다니, 정말 라틴아메리카에 대해 전 아는 게 없군요.

1994년 1월이라면, 제가 첫 직장에서 6개월째 적응하려 애쓰던 때로군요. 제가 이 사회에서 존재 방식을 찾으려고 작고도 사소한 전쟁을 벌이던 때, 지구 반대편에서는 역시 자신들의 존재 방식을 찾으려고 많은 사람이 이야기하고 싸우고 꿈꾸고 있었군요. 인터넷이란 말이 있는지도 몰랐던 때, TV 뉴스도 못 보고 곯아떨어지던 때였네요.

이 책에 실린 성명서 하나하나는 길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하나하나에 사파티스타 민족해방군이 왜 일어났는지, 무엇을 원하는지를 담았기 때문에, 쉽게 읽어 넘길 수가 없습니다. 그때는 사파티스타도 인터넷으로 글을 발표할 수 없었기에, ‘혁명적 원주민비밀위원회 총사령부(Revolutionary Indigenous Clandestine Committee-General Command, CCRI-CG)’의 지침에 따라 부사령관 마르코스가 문학적 재능을 발휘해 성명서를 쓰면, 비밀리에 사람들이 밤에 산길과 숲길을 걸으며 손에서 손으로 전한 끝에 신문사에 이 성명서가 전달되었습니다. 도중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래서 사파티스타는 글 하나하나에 모든 것을 담아야 했습니다. 그리고 이 글은 기존 멕시코 체제와 사파티스타가 총으로, 글로 싸우던 그때 그 현장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을 고스란히 반영합니다. 지금 읽는 편지에서 마르코스가 비교적 태평하게 농담을 던졌다 하더라도, 바로 이어지는 다음 글에서 긴박한 결의를 호소할 수도 있습니다. 싸움을 뒤따라가는 여정, 그래서 누워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니라, 읽는 데 참 오래 걸렸습니다.

문장이 난해하거나 복잡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에스파냐어로 “동무” “동지”에 해당하는 compañero를 굳이 “콤파녜로”라 하고, 농장 노동자라고 볼 수 있는 campesino를 “캄페시노”라 한 것이 아무래도 낯선 느낌을 더 부추긴 듯합니다.

혁명을 일으키고 성공하고자 하는 세력이라면 권력 장악을 그 목표로 하는 게 당연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이들은 “모두에게 모든 것을, 우리에게는 아무것도!”라고 외친답니다.

EZLN은 어떤 공화국 대통령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무기를 들고 일어난 것이 아닙니다. EZLN이 추구하는 것은 어떤 당의 승리도 아닙니다. 우리는 국민이 자신들에게 가장 잘 맞는 사람을 선출할 수 있고, 그래서 어떤 결정이 내려지든 이러한 결정이 모든 멕시코 인과 다른 모든 사람들의 존중과 이해를 받을 수 있는 정의와 자유, 민주주의를 추구합니다. -104쪽

그래서 “우리는 우리를 하나밖에 없는 진정한 역사의 전위라고 주장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정직한 멕시코 인이 모두 우리 사파티스타의 기치 아래 일치단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도 않습니다. 우리는 단지 우리의 깃발을 내걸고 있을 뿐입니다.”(131쪽)고 합니다. 대동단결 운운하며 주도권 다툼에 골몰하는 한국의 운동권을 봐왔기에, 이 글에서 저는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마르코스는 사파티스타의 확성기가 되기를 기꺼이 자처한 자그마한 지방 신문 [엘 티엠포(El Tiempo)](영어식으로 쓰자면 The Times가 되겠습니다)에, “[티엠포]가 진정 영웅인 것은 ...(중략)... 여러분이 아무것도 없는 사람들(지금은 무기를 가지고 있지만)에게 목소리를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고 말합니다. 목소리가 없었던 사람들, 그래서 성명서는 곧잘 이렇게 시작합니다.

우리의 마음과 생각 속에 있는 것을 말하기 위해 여러분에게 삼가 편지를 드립니다.

그런 그들을 보고 원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조직 운동을 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외국 세력의 사주를 받았다느니 혹은 그들을 “형성중에 있는 정치 세력으로 인정한다”느니 하며 분석하고 비평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누군가 외치면, 무엇을 외치는지 외치는 이가 어떤 처지에 있는지 알아보고 이해하려 하기보다, 멀찍이 물러서서 분석하고 이건 어느어느 세력과 어느어느 주의의 영향을 받아 어찌어찌한 성격을 띤다는 둥 딱지를 붙이는 사람들. 그 속에 내가 있지 않은지 돌아봅니다.

35쪽 프롤로그 첫머리가 참 재미있습니다.

EZLN의 성명서와 편지를 출판하려는 뜻이 있으며, 각 출판물에 대한 프롤로그를 요청하는 편지를 보냈거나 단독으로 게재할 수 있는 이런저런 종류의 글을 요청한 바 있는, 크고 작은 출판사들을 비롯하여 주변부 출판사와 해적 출판사, 또 불법 출판사 등에게.

남동부 멕시코 산악 지대의 EZLN 총사령부에서
반란군 부사령관 마르코스가

나는 __________(주 : 이런 독점적인 머리말을 써 달라고 요청했던 크고 작은 출판사를 비롯하여 주변부 출판사와 해적 출판사 및 불법 출판사 등의 이름으로 이 빈칸을 채우시오)가 EZLN의 성명서와 편지 및 기타 문건 들을 엮어 출판할 예정인 책에, 일종의 프롤로그나 머리말을 써 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여기서 불법 출판사란 아마 독재 정부의 감시를 피해 지하에서 출판물을 만드는 곳을 말하겠지. 그러나 “해적 출판사”까지 언급하다니, 배타적 저작재산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뜻이군요.

사파티스타는 지금 어떻게 되었을까요? 이제 1994년, 그 후의 사파티스타를 만나러 다음 책, [우리의 말이 우리의 무기입니다], 해냄, 2002도 읽어야지요.

참, 마리아나 모겔에게 보낸 딱정벌레 두리토 이야기는 언젠가 그림책으로 만들어지면 좋겠습니다.

분노의 그림자 -멕시코 한 혁명가로부터 온 편지, 삼인, 1999
영어판 제목 : SHADOW OF TENDER FUTY,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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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나 2005-05-25 0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때 숨은아이님이 마르코스의 책을 가지고 있던 게 생각나네요.. 어떤 책이었는지는 가물가물하지만..

balmas 2005-05-25 0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 들어갑니다~~

내가없는 이 안 2005-05-25 0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햐, 정말 독특한 책인데요. 저도 이거 사볼래요! 님 리뷰는 워낙 조목조목해서 들여다보기 없어도 꼼꼼히만 읽으면 대충 감이 잡혀요. 저도 추천 들어가요. ^^

돌바람 2005-05-25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고 싶네요. 멕시코에 대해선 진짜 전무하지요. 추천하고, 다음번에 살 겝니다.

숨은아이 2005-05-25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노드롭님/바로 이 책이었어요. ^^ 이제야 리뷰를 쓰다니, 참 오래도 걸렸죠?
발마스님/고맙슴다~~
이안님/주저리주저리 길게 늘어놓기만 한 글을 늘 칭찬해주셔서 고마워요.
스토니윈드님/고맙습니다. 모르는 인명 지명이 잔뜩 나오는데, 그냥 건너뛰어도 지장 없답니다. 다만 모렐로스, 게레로가 멕시코 독립운동가의 이름이라는 거, 멕시코 헌법 제27조와 제4조 같은 건 검색포털에서 검색하면 대충 알 수 있어요.
따우님/못 읽었다고 우울하시다니, 그럼 전 서재생활 하면서 진작 우울증 걸렸게요. ^^

로드무비 2005-05-25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숨은아이님 리뷰로 만족할래요.
추천은 당연하겠죠?^^

숨은아이 2005-05-25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헤헷, 고마워요. 밑줄 그은 것도 좀 읽어주시면 더 고맙겠슴니다앙~
 
분노의 그림자 - 멕시코 한 혁명가로부터 온 편지
마르코스 지음, 윤길순 옮김 / 삼인 / 1999년 3월
품절


그리고 아과스칼리엔테스를 두고, 그들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이 나라의 선량한 사람들에게 습관처럼 배어 버린 두려움이, 달콤한 공포가 만연할 거라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앉아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려고 기다리는 분명하고 편안한 길이, 멕시코라고 불리는 이 쓰디쓴 희극에 등장하는 배우들에게 박수를 치거나 야유를 보내는 분명하고 편안한 길이 새롭게 이름을 고친 멕시코 국민, 즉 시민 사회를 계속 지배할 거라고 말했습니다.-322쪽쪽

그리고 아과스칼리엔테스를 두고, 그들은 우리를 산산조각 내고 서로 적대하게 만드는, 결코 화해할 수 없는 차이가 우리가 힘을 합쳐 공동의 적에 대항하는 것을, 전능한 국가-당과 그것을 둘러싸고 그것에 권력을 주는 모든 것, 즉 프레시덴시알리스모(대통령 중심주의)와 안정과 경제적 대성공을 위한 제단에 자유와 민주주의를 제물로 바치는 것, 우리의 특이한 국민성이 되어 버린 사기와 부패, 몇 푼의 적선에 몸을 판 정의, 국민적인 보신주의로까지 격상된 절망한 순응주의에 대항하는 것을 막을 거라고 말했습니다.-322쪽쪽

그리고 아과스칼리엔테스를 두고, 그들은 걱정하지 말라고, ‘범법자들’로 구성된 집단과, 가족이라는 소우주로 파편처럼 흩어져 있어 형제도 없고 조직도 되어 있지 않은 대중, 소위 시민 사회가 서로 대화를 하자는 요청은 아무런 반향도 불러일으키지 못할 뿐더러 공동의 주장도 발견하지 못할 거라고, 그렇게 뿔뿔이 흩어져 있는 집단을 모아놓아 봤자 결국은 더 분열되어 아무것도 하지 못할 거라고 말했습니다.-322쪽쪽

그들은 그 모든 것을 장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회의를 갖게 내버려 두고 여러분이 여기 오는 걸 막지 않은 겁니다. 그러면 분명히 단언할 수 있는 CND의 실패가 권력자들의 탓이 되지 않을 거고, 또 그래서 약자는 약자일 수밖에 없으며, 그들이 약자인 것은 약자일 만하고 또 약자이기를 바라니까 그런 거라는 게 분명해질 테니까요.-323쪽쪽

그러나 아과스칼리엔테스를 두고, 우리는 그렇다, 그것은 미친 짓이다, 하지만 총과 스키 마스크들이 연 지평 위에서 우리는 선거 직전에 국민적인 집회를 소집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323쪽쪽

실패는 바벨탑이 어떻게 올라가는가, 어떻게 지지되는가, 어떻게 붕괴되는가를 그저 앉아서 지켜보는, 무력한 시도 자체에 있었습니다. 실패는 탑에 대해서가 아니라 그저 앉아서 실패를 기다리는 사람들에 대해 역사가 뭐라고 할지를 수수방관하며 기다리는 데 있었습니다.-324쪽쪽

우리가 이 CND에서 바라는 것은, 기회, 이 나라의 정부가 우리에게 주려 하지 않았던 기회, 우리가 죽은 사람들에게 진 빚을 모두 청산한 후에 당당하게 돌아갈 수 있는 기회입니다. 다시 침묵으로, 우리가 왔던 밤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죽음으로 돌아갈 기회, 우리가 나타났을 때와 똑같이 새벽에 얼굴도 미래도 없이 사라질 기회, 다시 우리 역사의 중심으로, 우리의 꿈으로, 우리의 산으로 돌아갈 기회입니다.-332쪽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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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그림자 - 멕시코 한 혁명가로부터 온 편지
마르코스 지음, 윤길순 옮김 / 삼인 / 1999년 3월
품절


우리는 마지막까지 우리 하늘에서 빛나는 붉은 별, 결코 하나뿐이 아닌, 적어도 그 이상인 가장 작은 별.
-258쪽쪽

너희들 자신을 팔지 마라! 저항하라!-314쪽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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