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그림자 - 멕시코 한 혁명가로부터 온 편지
마르코스 지음, 윤길순 옮김 / 삼인 / 1999년 3월
품절


그리고 아과스칼리엔테스를 두고, 그들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이 나라의 선량한 사람들에게 습관처럼 배어 버린 두려움이, 달콤한 공포가 만연할 거라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앉아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려고 기다리는 분명하고 편안한 길이, 멕시코라고 불리는 이 쓰디쓴 희극에 등장하는 배우들에게 박수를 치거나 야유를 보내는 분명하고 편안한 길이 새롭게 이름을 고친 멕시코 국민, 즉 시민 사회를 계속 지배할 거라고 말했습니다.-322쪽쪽

그리고 아과스칼리엔테스를 두고, 그들은 우리를 산산조각 내고 서로 적대하게 만드는, 결코 화해할 수 없는 차이가 우리가 힘을 합쳐 공동의 적에 대항하는 것을, 전능한 국가-당과 그것을 둘러싸고 그것에 권력을 주는 모든 것, 즉 프레시덴시알리스모(대통령 중심주의)와 안정과 경제적 대성공을 위한 제단에 자유와 민주주의를 제물로 바치는 것, 우리의 특이한 국민성이 되어 버린 사기와 부패, 몇 푼의 적선에 몸을 판 정의, 국민적인 보신주의로까지 격상된 절망한 순응주의에 대항하는 것을 막을 거라고 말했습니다.-322쪽쪽

그리고 아과스칼리엔테스를 두고, 그들은 걱정하지 말라고, ‘범법자들’로 구성된 집단과, 가족이라는 소우주로 파편처럼 흩어져 있어 형제도 없고 조직도 되어 있지 않은 대중, 소위 시민 사회가 서로 대화를 하자는 요청은 아무런 반향도 불러일으키지 못할 뿐더러 공동의 주장도 발견하지 못할 거라고, 그렇게 뿔뿔이 흩어져 있는 집단을 모아놓아 봤자 결국은 더 분열되어 아무것도 하지 못할 거라고 말했습니다.-322쪽쪽

그들은 그 모든 것을 장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회의를 갖게 내버려 두고 여러분이 여기 오는 걸 막지 않은 겁니다. 그러면 분명히 단언할 수 있는 CND의 실패가 권력자들의 탓이 되지 않을 거고, 또 그래서 약자는 약자일 수밖에 없으며, 그들이 약자인 것은 약자일 만하고 또 약자이기를 바라니까 그런 거라는 게 분명해질 테니까요.-323쪽쪽

그러나 아과스칼리엔테스를 두고, 우리는 그렇다, 그것은 미친 짓이다, 하지만 총과 스키 마스크들이 연 지평 위에서 우리는 선거 직전에 국민적인 집회를 소집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323쪽쪽

실패는 바벨탑이 어떻게 올라가는가, 어떻게 지지되는가, 어떻게 붕괴되는가를 그저 앉아서 지켜보는, 무력한 시도 자체에 있었습니다. 실패는 탑에 대해서가 아니라 그저 앉아서 실패를 기다리는 사람들에 대해 역사가 뭐라고 할지를 수수방관하며 기다리는 데 있었습니다.-324쪽쪽

우리가 이 CND에서 바라는 것은, 기회, 이 나라의 정부가 우리에게 주려 하지 않았던 기회, 우리가 죽은 사람들에게 진 빚을 모두 청산한 후에 당당하게 돌아갈 수 있는 기회입니다. 다시 침묵으로, 우리가 왔던 밤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죽음으로 돌아갈 기회, 우리가 나타났을 때와 똑같이 새벽에 얼굴도 미래도 없이 사라질 기회, 다시 우리 역사의 중심으로, 우리의 꿈으로, 우리의 산으로 돌아갈 기회입니다.-332쪽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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