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물대포 맞아버렸다
2005.12.08


오늘 오후 여의도 국회 앞 국민은행 근처...

비정규직 노동자를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입법(즉 비정규직 사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일정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그 사유를 명시하여 비정규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하여 올해 국가인권위원회, 노동 사회단체,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주장해 온 것을 내용으로 한 법률의 제정 또는 근로기준법, 노동조합 및 노동조합법 개정 및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폐지 또는 개정 등)을 촉구하는 민주노총 집회가 있었다.

노무현이나 열린우리당이 뻘짓하고 있다고 말하는 내가 오늘은 말만 해서는 안되겠기에 그곳에 가기로 했다.

요새 물대포가 자주 등장하다 보니 대열 뒤쪽에서 비옷으로 갈아 입고 대나무를 들고 앞으로 나서는 이들이 있다. 그들의 등장은 모든 행사가 모두 끝난 후였으므로 어쩌면 하나의 상징적 행사 정도의 성격일 것 같다.

그들이 나서자 선무방송(여자 목소리다)이 들린다.

우리는 시위를 보호하러 온 것이지 시위를 막기 위해 온 것이 아니므로 해산하라 어쩌고 저쩌고..

경력 수송버스로 사람들이 다가서자 곧 노란색 물대포 차량에서 물이 쏟아진다.

겨울에 찬 물을 끼얹다고 생각해 보자. 물 한번 참 차다. 아니 춥다.

선무방송이 계속된다. 물러서라. 해산하라 어쩌고 저쩌고..

그리고 좀 있다가 방패를 든 무리가 나타나고 서로 공방전이 벌어진다.

위에서 어쩌면 상직적 행사라고 정도의 성격이라고 했는데, 서로 밀고 당기지만 서로를 다치게 할 정도로 나서지도 물러서지도 않는 것이 그렇게 말해도 될 듯 싶다. 방패를 든 무리들도 방패날을 세우고(방패를 약간 비스듬하게 세우면 아래쪽 날이 다 보인다. 그렇게 하면 팔 길이와 방패 길이를 합친 곳까지가 공격 범위이고 그 방패날은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얼굴 등 피부에 닿으면 피부가 찢겨진다. 방패를 땅에 갈기도 하고 진압 연습하면서 땅에 부딪히기도 하니 아주 날까롭게 날이 선 것이 많다. 어떤 자세인지 궁금하면 바로 아랫글 첫번째 사진을 보면 된다) 곧 달려들 것처럼 하면서 온갖 무서운 표정을 짓고 욕지거리를 해대지만 선뜻 나서지 못한다.  

선무방송이 계속된다. 방패를 든 무리들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 물러서라. 해산하라.

그렇게 시간이 흐르자 앞선 이들이 뒤로 빠지고 처음에 뒤로 빠졌던 이들이 다시 나선다. 물론 그들은 맨손이다.

그들은 방패를 든 무리들과 몸을 맞댄다. 그리고 서로를 밀친다.

서로 밀치다가 이런 저런 말이 오가기도 하지만, 재밌는 ?? 대화도 오간다.

오늘 내가 그 무리들 중 하나와 나눈 대화다.

그가 먼저 말을 건다. 어께에 파란 테잎을 붙인 걸 보면 계급은 상경이나 수경(군인으로 따지면 상병이나 병장)인 것 같다.

아저씨..여기 집회 끝나면 돈 받는다는 게 사실인가요 ? (존댓말이니 아저씨라는 말은 봐준다..)

누가 그렇다고 가르치던 ?(난 반말이다. 얼추 보아도 내 넷째 조카뻘이니 그냥 그러기로 했다)

아니, 그렇게 들었어요.

누가 그렇게 말했는지 모르지만 거짓말이야.

그에게 누가 그런 말을 해 주었을까 ? 난 지금까지 단 한번도 돈을 받고 그런 곳에 간 적이 없다. 내가 아는 한 그런 집회에 나가는 사람 중에 돈받고 가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다.

물이 떨어졌는지 조용하던 물대포가 다시 움직인다.

방패를 든 무리들과 맞닿은 곳에도 쏠까 ? 같은 편이 물을 뒤집어 쓸텐데.

아 ! 미운 정도 정인가 몇 분 사이에 그들과 정다운 ??? 대화도 오간다.

방패를 든 무리들이 모자 눌러써야 한다고 충고를 해 준다.

니네들 있는 곳에도 물대포 쏘냐고 묻는다.

입술을 힐쭉하면서 헛웃음을 지으며 자기들이 있는 곳에도 막 쏜단다.

뭐야 ? 이런 우라질 ~~~

저 뒤에 숨어 있는 놈들이 움직이라는 대로 움직이거나 아무 개념없이 사는 애들이더라도 그래도 자기들이 부려먹고 있는 애들인데, 역시 그 놈들은 역시 병역의무라는 굴레를 씌워서 얘들을 인간 취급도 안하는 거야 !!!! 정말 나쁜 놈들이다. 그 무리들이 헛웃음을 짓는 이유를 알겠다.

그 순간 내 왼쪽으로 불과 5미터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있는 물대포가 내 왼쪽 뺨을 향해 정면으로 날아온다. 물대포의 위력은 대단하다. 몸을 웅크리고 버티지 않으면 몸을 뒤로 밀쳐버린다.

여름이면 시원하기나 하지. 이런 이런 다 젖었군. 어라, 내 등산화는 방수라고 했는데 젖었네..우띠~

후드점퍼에 달린 모자를 눌러쓴 여자 한명이 물대포를 가까이서 맞고는 어쩔 줄 몰라한다. 어깨를 잡고 내 앞으로 당기고 물대포를 등지고 내가 섰다. 내가 맞는 게 낫다 싶어서. 다행히 곧 물대포는 멎었다.

그래도 선무방송은 계속된다.

마스크를 하기 전부터 선명하게 사진을 찍었고 그것을 근거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파란옷에 안경쓴 사람 물러나라. 누구누구 정말 선명하게 찍혔다 어쩌고 저쩌고...

그 방송을 들으니 웃음이 나온다. 나도 잘 찍었을라나. 너무 잘 찍혀서 내 얼굴이 잘 보일라나. 이왕 잘 찍지. 그래서 머리 속에 확 박혀버리지. 아니 너무 확 박혀 버려서 꿈속에서도 내 얼굴을 확 봐 버리지. 그래, 그리 말하고 하는 게 재밌나 ? 어잉~

허허..자랑스런 대한민국 경찰이 되어 업무에 충실할 뿐인데 놀리면 쓰나 ? 내가 놀린건가 ? 흠...난 그냥 그도 집에 가서 나처럼 내가 오늘 무슨 일을 했나 하면서 천장을 쳐다볼 때 어떤 기분이 들까 하는 생각도 들고 해서 웃자고 한 말이다.

춥다. 그래서 뒤로 물러선다.

점퍼 위에 묻은 물은 곧 얼어 살어음처럼 된다. 모자에서는 얼지 않은 물이 뚝..뚝..바지는 살에 닿아서인지 얼지 않고 젖었다. 차라리 얼어버리지. 더 춥잖아.

행사가 다 끝나고 가까운 식당에 갔다. 얼굴이 확 달아 오른다. 정면으로 맞은 왼쪽 뺨과 귀가 더 그렇다. 소주 한잔을 마신다. 더 달아 오른다.

그리고 집에 간다(지금은 집에 가기 전에 잠시 사무실에 들렀다).

오늘의 교훈...

1. 지편 내편 상관없이 물대포 쏘고 저 뒤에 숨어 있는 놈들 정말 나쁜 놈이다.

2. 방패를 든 무리들과 가깝다고 해서 절대 물대포 피할 수 없으니 자리를 잘 잡아야 한다.

3. 방수되는 옷과 신발을 챙기되 과장광고에 속아 산 것일 수도 있으니 미리 확인해야 한다.

4. 옷이나 양말을 하나 더 챙기되 꼭 비닐로 꼭 싸야 한다.  

5. 저 물이 무슨 물인지 알 수 없으니 입은 꼭 다물고 집에 가거든 깨끗이 씻어야 한다.

저 물대포가 더 이상 쓸모 없어 가뭄난 곳에 물을 나르는 것이 제 일인 줄 아는 날이 빨리 와야 할 텐데.......




  • 마주보며말하기 2005.12.09 10:33:40

    어제 인도쪽에서 충돌이 있었던 것 같은데 오늘 뉴스를 보니 상당했던 모양이다. 잡혀서 구타당하는 시위대 사진과 그것을 못찍게 하는 카메라를 막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무미건조하게 적어본 글인데 그곳에 계셨던 분들이 못마땅해 할 수도 있겠다 생각하니 마음이 좀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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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아이 2005-12-09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쓴 사람(제 옆지기)은 나이 어린 사람에게 함부로 반말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전경들한테는 반말을 합니다. -.- 그것도 전경 한 사람이 떨어져 있을 때는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전경들이 패거리로 몰려 있을 때만 반말을 합니다.

깍두기 2005-12-09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은아이 옆지기님 힘내세요. 숨은아이님도.
이 추위에 집회하는 분들도.
우리 사회가 점점 우리 사회 구성원 중의 일부(아주 중요한 일부)를 포기하는 것 같아 괴롭습니다.

라주미힌 2005-12-09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씨도 추운데...
감사합니다.

물만두 2005-12-09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바뀌어도 나아지는 건 없다는 ㅠ.ㅠ 몸 조심하시길...

숨은아이 2005-12-09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 저야 뭐 하는 일이 없지만...

아영엄마 2005-12-09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운 날에 물대포 맞으시다니.. 감기 안 걸리셔야 할텐데... ㅡㅜ

엔리꼬 2005-12-09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비정규직인데, 나는 왜 집회 참석을 안할까, 잠시 생각해보았습니다. 결론은? 무섭다.

숨은아이 2005-12-09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깍두기님 라주미힌님 만두언니 아영엄마님 걱정하고 격려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왜 한겨울에 물을 쏘는지 몰라요. 서림님, 무섭죠. ^^

릴케 현상 2005-12-09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업자는 이불 뒤집어쓰고 여기가 천당인갑다 합니다~

울보 2005-12-09 1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감기에 걸리지 않으셨는지요,,
숨은아이님도 걱정이 많으시겠네요 ..
두분모두 힘내세요,,

숨은아이 2005-12-09 1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책님/엥? 추운 겨울에 실업자가 되셨군요. 이런.
울보님/고맙습니다. 저는 뭐 힘낼 것도 없어요.

하늘바람 2005-12-09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세상에 ^^

로드무비 2005-12-10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감기 안 걸리셨는지......
두 분은 정말 어쩜 그리 한결같으신지요.
참 귀한 커플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날씨에 물대포를, 참 악독하구만요.ㅉㅉ

숨은아이 2005-12-10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세상에 네상에.^^
로드무비님/저는 칭찬 들을 자격이 없습니다. 다행히 감기는 안 걸렸네요.

2005-12-10 15: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야클 2005-12-10 1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항상 건강하시길.

숨은아이 2005-12-11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지금 주문 마쳤습니다. ^^
야클님/야클님도요. 고맙습니다.
 
조선왕실의 자녀교육법 - 혜경궁 홍씨, 인수대비, 사주당 이씨에게서 조선시대의 총명하고 어진 자녀 교육법을 배운다
신명호 지음 / 시공사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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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노래[音]라고 하는 것은 사람의 마음이 움직임으로써 생긴다. 사람의 마음은 왜 움직이는가? 세상의 온갖 일들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기 때문이다. 사람의 마음은 세상의 온갖 일들에 반응하면서 소리[聲]를 낸다. 이 소리가 서로 반응하면서 일정하게 변하는 것을 노래라고 한다. 노래에 춤까지 더하면 음악[樂]이 된다. 그러니 음악은 노래에서 생겼지만, 그 근본은 세상의 온갖 일들에 반응하는 사람의 마음이다. ([예기]의 "악기(樂記)" 부분에서)-114쪽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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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5-12-08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좋네요. 추천하고 갑니다

숨은아이 2005-12-08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오늘 제 서재에서 많이 읽어주셨네요. 고맙습니다. ^ㅂ^/
 
조선왕실의 자녀교육법 - 혜경궁 홍씨, 인수대비, 사주당 이씨에게서 조선시대의 총명하고 어진 자녀 교육법을 배운다
신명호 지음 / 시공사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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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삼아 읽은 책인데, “혜경궁 홍씨, 인수대비, 사주당 이씨에게서 조선시대의 총명하고 어진 자녀 교육법을 배운다”라는 부제가 참 마음에 들지 않았다. 막상 책을 다 읽고 보니, 저 부제는 사실 아예 붙을 필요가 없었다. 혜경궁 홍씨, 인수대비, 사주당 이씨가 남긴 책의 내용을 인용하며 태교란 늘 삼가는 것이고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절제를 가르치는 것임을 밝히는 부분이 있지만, 그건 책 내용의 일부일 뿐이다. 아마 출판사 쪽에서 전통 엘리트 교육에 대한 부모들의 환상과 욕심에 불을 붙여 조금이라도 팔아먹을 속셈이 아니었나 하는 의심이 짙게 든다. 말 그대로 종묘사직을 잇는 걸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유교적 왕권, 조선 왕실이 왕을 어떻게 길러냈는가 하는, 전통 국왕 교육법에 관한 사료 모음집이라 할 수 있다. 임신 전부터 잉태, 낳은 후, 세자 교육, 국왕 교육에 이르기까지(왕이 된 뒤에도 교육은 끝나지 않는다) 전 생애에 걸쳐 진행된 ‘교육법’을 알 수 있는 각종 사료를 읽기 쉽게 고쳐 썼기 때문에, 드라마나 역사 그림책 등에서 조선 왕실의 생활을 재현하려 할 때 매우 유용할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에서 딱 한 군데 감동한 부분이 있다. 사실 이 부분 때문에 리뷰를 쓸 생각이 들었다. 중전이 임신하고 나서 해산 예정 한두 달 전에, 중전의 방 근처에 아기를 낳을 방, 곧 산실을 마련하는데, 산실을 들이면서 먼저 고사를 지냈다. 동의보감에 이 고사 때 올린 기도문이 나온다.

동쪽 10보, 서쪽 10보, 남쪽 10보, 북쪽 10보, 위쪽 10보, 아래쪽 10보의 방안 40여 보를 출산을 위해 빌립니다. 산실에 혹시 더러운 귀신이 있을까 두렵습니다. 동해신왕, 서해신왕, 남해신왕, 북해신왕, 일유장군, 백호부인께서는 사방으로 10장까지 가시고, 헌원초요는 높이높이 10장까지 오르시고, 천부지축은 지하로 10장까지 내려가셔서, 이 안의 임산부 모씨가 방해받지도 않고 두려움도 없도록 여러 신께서 호위해 주시고, 모든 악한 귀신들을 속히 몰아내 주소서. (127쪽)

인간이 멋대로 아이를 낳을 게 아니라, 아이 낳을 곳도 자연과 천지의 기운에게서 빌린다는 생각, 그리고 아이를 낳는 게 목숨을 거는 일이 되기도 했으니 부디 천지신명께서 살펴주시기를 기원하는 마음. 남자들 가운데에는 임신하고 조심하는 여성에게 “옛날 우리 어머니들은 밭 한가운데에서 일하다가 쑥 낳고 다시 일하기도 했다”는 둥 막된 소리를 하는 사람이 있는데(자기 각시가 임신했을 때도 그랬을지 참 궁금하다), 그 사람들에게 이 기도문을 들려주고 싶다. 출산은 이렇게 삼가는 마음으로 맞이하는 거라고.

삼가는 마음이 어느 정도였냐면 “왕비가 임신을 하게 되면 왕은 온 나라에서 짐승을 잡는 것도 금했다. 비록 짐승이라 해도 혹시 그 원혼이 왕비와 뱃속 태아에게 해를 끼치지 않을까 걱정했기 때문이다. 당연히 왕비가 임신 중일 때는 사람을 사형시키는 일도 중지되었다.”(121쪽) 하긴, 이런 대접도 왕의 자손을 낳을 경우에나 해당하는 것이다. 쳇.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 [동의보감]에서 말하는 임신 중의 금기 사항 중 “산달에는 머리를 감지 말아야 한다” “높은 곳에 있는 화장실에는 올라가지 말아야 한다”(108쪽)는 것도 있다. 머리 감느라 다리를 벌린 채 쪼그리고 앉거나, 높은 곳에 있는 화장실에서 변을 보다가 해산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그랬을까?

재미있는 이야기 둘. [동의보감]에 “요즘 사람들은 아이를 품에 안기만 하고 땅에서 걸리지를 않는다. 이렇게 되면 아이는 뼈와 근육이 약해져 쉽게 병에 든다. 이런 것은 아이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보호하는 방법이 아니다.”(158쪽)고 했단다. 그리고 [소학]에도 “만약에 자식이 태어났을 때 위아래의 예절을 가르치지 않는다면 마침내 부모를 모욕하고 형과 누이를 때리기까지 하게 된다. 그런데도 어떤 부모들은 금하고 꾸짖지 않고 도리어 웃으면서 아이의 기를 꺾지 말아야 한다고 한다.”(182쪽) 했다니, 조선 시대 이전에도 ‘요즘 사람들은’ 아이를 너무 귀애한다고 걱정했다는 이야기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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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5-12-08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그렇군요. 감동입니다. 아이 키우는 맘 진정한 고수들의 방법이 들어 있을 듯해요. 재미있는 이야기도 많군요. 저도 찜해 놓을 게요

숨은아이 2005-12-08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하늘바람님 리뷰 벌써 읽으셨어요. ^^a

chika 2005-12-08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하며 읽다가 마지막 줄 읽고 저도 웃음이 ^^

그로밋 2005-12-09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기도문. 정말 맘에 쏙~ 듭니다. 사실, 산달이 되면 별별 생각이 다 드는데 저렇게 기도하고 나면 좀 안심이 될듯 싶은걸요.
참, 요즘은 아직 걸음마 단계가 아닌 아이를 억지로 걸리면 오히려 안 좋다는데요. 뼈에 무리가 가서

숨은아이 2005-12-09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님/그렇죠. ^^
그로밋님/요즘엔 병원에서 낳으니까... 병원에서도 저런 의식을 하면 좋겠죠? ^^ 그리고 아이 일으켜 앉히고 걸리는 건 물론 단계별로 조심조심 하라고 동의보감에도 나와 있다 합니다. 왕들은 세 살 때부터 조기 교육 받았다지만, 그것도 하루에 한 글자만 배우는 것이었고요. 전통 양육법은 서두르지 않아요.
따우님/에에, 책의 효용은 감동뿐 아니라 지식 정보에도 있으므로... 흠흠.
 
Live !! 1
Ryouko Shitou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1년 1월
평점 :
절판


4권까지는, 내 인생에 빛을 던져주는 작품을 또 하나 만났구나, 하고 감격하며 읽었다.
20만 년 전, 모성을 잃고 화성 임시 기지에서 생활하면서 자신들의 터전이 될 별을 찾는 이들이, 적합성 80%인 지구를 바로 곁에 두고도 건드리지 않는다.

“지구는 현재 지적 생명체로 진화하기 시작한 동물이 있어. 다른 별의 생태계 형성에 개입하면, 생명의 자연적인 전개가 틀어질 수 있어.”

굉장히 감동했다. 만약 지구가 생명을 다해 지구 사람들이 다른 별로 이주해야 한다면, 바로 곁에 지구 사람들이 살기에 딱 알맞은 별이 있다면, 그 별의 독자적인 생태계를 무너뜨릴 위험이 있다고 해서 일부러 피해 다른 별을 찾아 나설 것인가? 지금까지 많은 소설이나 영화 속에서 지구인(대개 서양인)이 상상한 외계인들은 지구를 침략하고 공격한다. 지금까지 서양인들이 지구의 다른 영역을 공격하고 침략했듯이. 자신들이 해온 일을 외계인의 행위에 투사해서 그린 것이다.

그런데 이야기가 갈수록 기괴해지더니(물론 인간의 기괴한 본성을 전제로 한 때문이지만), 폭발 장면이 난무해 머리가 아팠다. (만화든 영화든 공격 무기가 떼거지로 등장하고 폭발 장면이 줄거리를 압도하면 머리가 아파져서 좋지 않다.) 연결고리들도 살짝 엉성해지고. 카이토 사이온지 박사는 뭐냐. 천재 겸 바보냐? 비츠 박사는 왜 샘을 풀어주었을까? 란은 실패작으로 여겨져서 버려졌다 치고, 시나는 그냥 환생한 것인가? 사소한 것이 설득력을 잃으면 심오한 주제 의식도 빛이 바랜다. 서둘러 완결 지으려고 한 탓인가. “바깥 인간들이 만들고 쓸모없다고 버린 기형 생물이라도 죽여도 된다고는 말할 수 없어”라고 말한 란, 인위적인 낙원을 거부하고 스스로 버려진 해롤드 아마노 박사, 그리고 샘, 마리아, 린 등등 사랑스런 등장인물들(인물이라 할 순 없지만 아슬란도 그렇다) 때문에 후반부의 폭주가 마음 아프다. 최대 감동에서 마이너스 2%다.

물론, 아주 재미있었다. 최근 영화 “아일랜드”를 쓴 작가가 혹시 이 만화에서 일부 소재를 딴 거 아냐 싶기도 하고.

한 가지 딴죽. 소설이나 영화나 만화에 나오는 외계인은 지구를 꼭 지구라 부른다. 이상하지, 지구, 地球, earth는 그저 땅 덩어리란 뜻인데. 외계인에게 지구는 태양 주위를 도는 행성일 뿐인데 왜 지구인처럼 “지구”라고 부르는 것일까? 그거야 지구인이 상상한 외계인이니까, 또 독자나 관객의 이해를 도우려고 그렇게 하겠지만, 작가들이 외계인의 시선으로 지구에 다른 이름 하나 지어주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은데.

우리가 돌아가야 할 곳 Live !! (전 7권)
Ryouko Shitou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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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아이 2005-12-08 2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빌려주신 날개님과 건네주신 판다님께 다시 감사!

chika 2005-12-08 2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생각해보니 그것도 그렇군요. '초록별'이라 하기도 하고 또 다른 이름으로 부른거 봤던것 같은데 기억이.. ;;;

날개 2005-12-08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첨엔 참 좋았다가 마무리가 엉성하죠?^^ 재밌게 읽으셨다니 다행...

숨은아이 2005-12-08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님/기억나면 알려주세요~
날개님/마무리가 그래도 여전히 탐나는 책이에요. ^^

2005-12-09 13: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숨은아이 2005-12-09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정말요? 정말 그래도 돼요? 우와아아아아!
 



Stay 1 - 아아, 올 여름도 아무 일 없었구나
니시 케이코 (지은이) | 서울문화사(만화)

글쎄, 올 여름도 아무 일 없었다지만,
카와나카 여고 연극반의 다섯 명 - 유미, 마호, 미치루, 리카, 요코는
한 꺼풀 껍질을 벗었다.
한 여름이 지나고 한 겨울이 지나면 한풀 꺾인다거나 삭는 느낌이 아니라,
한 꺼풀 껍질을 벗고 자라는 느낌인 시기... 정작 당사자들은 그런 줄도 모르고
지내버리지만.




스테이 Stay 2 - 손에 손잡고

1권에서는 유미, 마호, 미치루, 리카, 요코의 이야기가 각각 한 편씩 펼쳐지고,
끝에 “아아, 올 여름도 아무일 없었구나”란 제목으로 다섯 명 모두가 등장하지만,
2권은 다섯 명 중 미치루에 집중한다.
진지하고 차분하지만 엽기적인 미치루는 한 발 한 발 제 갈 길을 나아가지만
미치루가 연극 강좌에서 만난 헛똑똑이 명문고 남학생 아츠시는 삽질을 거듭한다. ㅎㅎ
보통 남자 청소년의 생각이 딱 그 정도겠지.
이야기 한 꼭지가 끝날 때마다 나오는 두 사람의 팔방놀이(?) 그림은
딱 그 시점 두 사람의 관계를 상징하는 듯해 참 재미있다.



으헉, 다음 발 디딜 거리가 엄청난걸. 난감하겠다.




미치루는 겨냥만 잘하면 된다.




음하하, 요리조리 잘도 빠져나간다.




늘 허를 찔리는 아츠시. 그런데 그게 다 제 꾀에 제가 넘어간 것이다.





날개님 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판다님 넘겨주셔서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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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5-12-07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것 보고 싶다고 줄 섰었는데 순번이 어찌 되나 몰러유.^^

숨은아이 2005-12-07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제가 다른 것도 마저 읽고 같이 로드무비님께 보내드리면 될걸요. ^^

2005-12-07 14: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5-12-07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정말요? 야호~~~~

숨은아이 2005-12-07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ㄹ님/네, 알겠습니다. 호호, 메시지를 뭐라고 쓸지 고민 좀 해야겠네요.
로드무비님/그, 그런데 다 읽으려면 아직 멀었어요. ^^;;

로드무비 2005-12-07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천천히 보시고요. 잊지만 않으시면 됩니다.^^

숨은아이 2005-12-07 1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잊지 않을게요. ^^

날개 2005-12-17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이 페이퍼 빼먹고 지나갔군요..!^^;;;;;
재미있어 하시니 다행입니당~

숨은아이 2005-12-17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 늦게라도 봐주셔서 고마워요~ 3권이 궁금해요.

날개 2005-12-17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권은 또 다른 아이의 이야기입니다.. 근데, 일반인들이 보기에 약간 껄끄러울수도 있는 문제가 좀 끼어있는 바람에.. 어떠실지 모르겠어요..^^

숨은아이 2005-12-17 2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래요? 거야 직접 보지 않으면 모르지요. ^^